조성문의 실리콘밸리 이야기

LendingClub과 Box, IPO까지의 여정

leave a comment »

오랜만에 쓰는 포스팅. 그동안 공유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개인적 변화를 겪는 시기 동안 나 자신에게 집중하고 싶어 블로그에 손을 놓고 있었는데, 내가 배운 것을 기록하고, 또 좋은 정보를 나누고 싶은 생각에 다시 조금씩 써 보기로 한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머리 속의 생각을 끄집어내어 공개적인 자리에 올려놓는다는 것은 부담되는 일. 오늘 공유하고 싶은 내용은 LendingClub과 Box가 IPO에 가기까지의 여정을 그린 인포그래픽 두 개. EquityZen에서 만들었다.

1. LendingClub (Lendingclub.com)

개인간(P2P) 대출을 중개해주는 회사. 2007년에 세워졌고, 약 7년이 지난 2014년 12월 11월에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당시 기업 가치는 $5.42B (약 6조원). 참고로 현재 기업 가치는 $7.62B. 시리즈 A, B에 투자했던 회사들은 50배에서 80배에 달하는 수익을 남겼으니 그 이전 엔젤 투자자들은 100배 이상의 이익을 남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마지막까지 주식을 안팔았다는 가정하에. 2013년에 구글이 $133M어치의 주식을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사들였다고 하는데, 직원들과 초기 투자자들은 이 때 팔아서 수익 실현을 했을 수도 있다. 맨 아래에는 각 주체가 현재 얼마만큼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지 나오는데, 이런 긴 여정 후에 창업자에게 남겨진 지분은 4.7%에 불과. 그렇다 해도 환산한 가치가 2000억원이 넘으니 나쁘지는 않다. 모건 스탠리의 전 CEO인 John. J. Mack과 전 재무장관인 래리 서머스에게 보드에 앉는 대가로 각각 0.77%, 0.32%의 지분을 주었는데, 150억~400억원의 가치에 해당. 래리 서머스는 2012년부터 보드 멤버가 되었다고 하는데, 참 대단하다 싶다.

LendingClub, IPO 까지의 여정. (출처: equityzen.com)

LendingClub, IPO 까지의 여정. (출처: equityzen.com)

2. Box (Box.com)

이제 서른을 넘긴 젊은 창업자 애런 래비(Aaron Levie)가 대학교 만든 프로젝트가 계기가 되어 시작된 회사. 작년에 IPO 하겠다고 했다가 중단하면서 이슈가 됐는데, 다시 준비해서 그 때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올해 1월 23일에 상장했다. 계속 돈을 잃고 있어 위태위태해보였는데 막상 상장한 당일에는 주가가 66%나 크게 뛰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IPO 때보다 가치가 내려가 있다. LendingClub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상장 시점에 창업자가 보유한 지분은 3.4%뿐. 2006년부터 그를 믿고 투자를 시작한 DFJ는 이후 라운드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서 2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회사의 진짜 경쟁력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란이 많다는 것. 간단하게 보면 그냥 클라우드 스토리지에 보안과 기업용 협업 솔루션을 더한 상품인데, 경쟁이 이미 치열한데다 기술이 다른 회사에 의해 복제되거나 대체되기 쉬워서, 과연 위대한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 게다가 3년 전부터는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내는 중. 101 프리웨이 운전할 때 Box 광고가 항상 크게 보이는 것으로 봐서는 광고비 지출이 꽤 클 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과연 SEC에 제출한 문서를 들여다보니 2013년 한 해동안 지출된 세일즈와 마케팅 비용이 $171 million (약 1900억원)으로 전체 운영 지출인 $257 million (약 2800억원)의 67%나 차지한다.

Box, IPO까지의 여정 (출처: equityzen.com)

Box, IPO까지의 여정 (출처: equityzen.com)

한편, Altos Ventures의 Ho Nam 파트너가 2014년 4월에 Box를 분석해서 쓴 글에 따르면, ‘Annualized Magic Number (연간 마법 숫자)’라는 공식((금년 매출 – 전년 매출) / (전년 세일즈 & 마케팅 비용))에 대입해서 다른 SaaS 회사와 비교하면 Box 는 31 percentile이니, 아주 나쁜 편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돈을 잃으면서 성장하는 SaaS 회사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는 글이므로 추천.

Written by Sungmoon

January 28, 2015 at 5:12 pm

Posted in 기업 분석

Tagged with , ,

내가 좋아하는 CEO, 제프 베조스

with 6 comments

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아마존 이야기를, 그리고 제프 베조스 이야기를 많이 했다. 2010년에 처음 아마존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이라는 글을 통해 아마존이 나에게 준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를 설명했고, 이듬해에 아마존(Amazon) 성공의 비결은 소비자 경험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라는 글을 통해 회사의 문화와 제프 베조스의 스타일을 소개했다. 올해에는 아마존에 대항하는 리테일러들의 힘겨운 싸움이라는 글을 통해 아마존이 궁극의 승자로 굳혀져가는 상황에서 다른 리테일러들이 어떻게 대항하고 있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2010년에 150달러이던 아마존 주가는 이제 300달러가 되었고, 직원은 16만명으로 늘었으며, 회사 가치는 150조원이 됐다. 어제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가 끝없이 증가해 이제 5800만에 이른다는 소식도 들었다. 말이 5800만이지, 매년 90달러를 지불하며 온라인 쇼핑을 주로 아마존에서 하는 ‘충성 회원’의 수가 남한 인구의 합보다 많다는 건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나는 2008년에 가입해서 6년째 쓰고 있는데, 프라임 회원으로서 아마존을 더 쓰기 편한 서비스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오늘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올라온 제프 베조스와의 인터뷰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 오랫동안 그를 개인적으로 알아온 Henry Blodget이 한 인터뷰였는데, 아는 사이인 덕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것들을 거침없이 물었고, 그만큼 솔직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최근 큰 실패를 경험한 킨들 파이어 폰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회사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사람들이 대담한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킨들도 그랬고, 프라임 회원 서비스도 그랬고 모두 대담한 실험이었지만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 파이어 폰도 그런 실험의 일부라고.

I think it takes more time to analyze something like that. Again, one of my jobs is to encourage people to be bold. It’s incredibly hard.  Experiments are, by their very nature, prone to failure. A few big successes compensate for dozens and dozens of things that didn’t work. Bold bets — Amazon Web Services, Kindle, Amazon Prime, our third-party seller business — all of those things are examples of bold bets that did work, and they pay for a lot of experiments.

What really matters is, companies that don’t continue to experiment, companies that don’t embrace failure, they eventually get in a desperate position where the only thing they can do is a Hail Mary bet at the very end of their corporate existence. Whereas companies that are making bets all along, even big bets, but not bet-the-company bets, prevail. I don’t believe in bet-the-company bets. That’s when you’re desperate. That’s the last thing you can do.

책에 대해 가질 가장 중요한 시각은, ‘책은 다른 책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책은 블로그, 뉴스, TV, 게임, 영화 등과 경쟁하고 있는 제품. 그런 면에서 자신은 책이 여전히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며, 그 가격을 내리는 데 공을 들여왔다고. 실제로 킨들 출시 후에 책 가격이 낮아졌고, 책을 사는 과정도 너무 쉬워진 덕에 책을 쉽게 소비하고 있다.

The most important thing to observe is that books don’t just compete against books. Books compete against people reading blogs and news articles and playing video games and watching TV and going to see movies.
Books are the competitive set for leisure time. It takes many hours to read a book. It’s a big commitment. If you narrow your field of view and only think about books competing against books, you make really bad decisions. What we really have to do, if we want a healthy culture of long-form reading, is to make books more accessible.

Part of that is making them less expensive. Books, in my view, are too expensive. Thirty dollars for a book is too expensive. If I’m only competing against other $30 books, then you don’t get there. If you realize that you’re really competing against Candy Crush and everything else, then you start to say, “Gosh, maybe we should really work on reducing friction on long-form reading.” That’s what Kindle has been about from the very beginning.

이제 나이 50이 되었는데, 뭔가 바뀐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인상적이다. “별로 바뀐 게 없어요. 여전히 즐겁게 사무실에 가고, 내 삶을 사랑하죠. 네 명의 아이가 있고, 아내는 여전히 나를 사랑한다고 해요. 사실인지 따지지는 않습니다. 매일 밤에 제가 설겆이를 하는데, 그것 때문에 저를 좋아하는 것 같거든요.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근데요, 그게 제가 하는 일 중 아내가 가장 섹시하게 느끼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웃음).” 그의 여유로운 태도가 보기 좋다.

HB: You turned 50 recently.

JB: Yes.

HB: Any changed outlook on life?

JB: No, not really. I’m still dancing into the office. I love my life. I have four kids. My wife still claims to still like me. I don’t question her aggressively on that. I do the dishes every night, and I can see that actually makes her like me. It’s a very odd thing.

HB: I do that, too.

JB: I’m pretty convinced. It’s like the sexiest thing I do. [Laughter]

그와의 1시간 인터뷰 전체를 비디오로 보면 더 좋다. 요즘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부끄러운 행동으로 떠들석한데, 경영자들의 태도만 문제를 삼을 것이 아니라, 그런 태도를 인정하고 강화하는 분위기도 고쳐야 하지 않나 싶다. 재벌 2세를 미화하는 드라마와, 제왕적 권력을 상기시키는 사극들이 일조를 하는 것은 아닐까.

Written by Sungmoon

December 14, 2014 at 5:46 am

Posted in 기타

Tagged with

매트리스를 만드는 스타트업, Tuft & Needle

with one comment

오늘 아침에 우연히 발견한 글을 읽고 감동해서 회사와 제품 정보를 좀 찾아보다가 블로그에 메모. 매트리스를 만드는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다. 미국에서 매트리스를 사본 경험이 있다면 십분 공감할 스토리. 나도 매트리스 살 때 참 답답함을 느꼈고, 사고 나서 며칠 후 후회해도 소용 없게 되자 그 큰 매트리스를 처분하기도 힘들어서 고통을 겪어본 적이 있다. 좋은 걸 사자니 수천달러 이상이고, 값을 절약하자니 너무 안좋아보이고.

다음은 How Tuft & Needle Disrupted a Tired Mattress Marketplace (Tuft & Needle이 어떻게 해서 지겨운 매트리스 시장을 Disrupt시켰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인데 몇 가지 대목을 정리해본다.

창업자 중 한 명인 JT는 원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엔지니어.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온라인에서 매트리스 사려고 알아봤는데 분석적 방법이 먹히지 않았다고. 엉터리 정보들만.

In 2011, newlywed John-Thomas (“JT”) Marino ran headfirst into the mattress-buying morass. An engineer at a Silicon Valley startup, Marino took an analytical approach, intending to dissect the process of making his purchase before ever entering a mattress store. Things didn’t go well.

그래서 가게에 방문해서 알아봤는데 똑같은 매트리스에 브랜드만 달리해서 팔고, 똑같아 보이는 매트리스가 500달러 가격 차이.

When he visited mattress stores, things only got murkier, as commissioned salespeople appeared to be putting up smoke screens. “My objective was to learn the brands and compare features and models,” Marino says. Instead, he found that the same mattresses were often rebranded for different stores, or small tweaks were made to differentiate them. Some seemed to be identical, but one cost $500 more than the other. There was no real way to compare and contrast.

결국 3000달러를 들여 매트리스를 샀는데, 몇 주 써보고 나서 후회. 반납하려니 너무 비싸서 결국 쓰게 됐는데, 밤마다 자신이 실수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고.

In the end, Marino spent more than $3,000 on a mattress. After a couple of weeks, he was ready to return it, but shipping costs were prohibitive. “I settled on this thing, and every night it just reminded me of my mistake,” he says.

그래서 같은 회사에서 일하던 Daehee Park (박대희)를 만나 6000달러 투자해서 창업하기로 결심.

Armed with that knowledge, Marino and Park left their jobs in June 2012 to work on their new venture full time, investing $6,000 and renting work space in Tempe, Ariz. They launched Tuft & Needle in December that year.

아마존에서 팔았는데 처음엔 반품이 많다가 지금은 반품이 1% 미만. 고객이 매우 만족.

“We had a much higher return rate then, but we hustled to continuously iterate on our mattress like it was software. Now our return rate is under 1 percent, our customers are super-satisfied, and they’re sharing with friends. That’s how we started to grow. We’re as viral as a mattress company can be.”

2013년 한 해 매출 10억. 2014년 첫 세 달 매출 10억. 이 추세라면 기사가 나가고 난 지금은 매달 매출 10억씩 올리고 있을 듯.

Today, Tuft & Needle’s mattresses, which are made of 1.9-pound density foam–similar to more expensive foam mattresses–are the top-rated product in Amazon’s furniture category. Marino and Park are not sharing unit sales numbers, but they report that overall sales in 2013 hit $1 million. The company, which now employs 13 staffers, reached $1 million in sales in the first three months of 2014 alone.

먼저 회사 홈페이지를 살펴봤다. 좋은 느낌의 첫 화면.

Screen Shot 2014-11-12 at 7.45.34 AM

Tuft & Needle 홈페이지

그리고 들어가면 자신들이 어떻게 해서 비용을 절감하는지 설명하고, 그리고 매트리스를 미국에서 만든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30일 이내에는 이유 불문하고 반품 가능. 반품 비용은 전액 회사 부담.

Tuft & Needle 홈페이지

Tuft & Needle 홈페이지

아마존 판매 페이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별 다섯 개 만점. 그동안 아마존에서 수백 개의 제품을 사봤지만 이렇게 별 다섯 개가 꽉 차 있는 건 처음 봤다. 그정도로 만족도가 높다는 뜻. 이런 정도 리뷰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 가격도 착해서, 트윈 사이즈는 배송비 포함해서 200달러. 다음번 매트리스는 여기서 사야겠다.

Tuft & Needle 아마존 상품 페이지

Tuft & Needle 아마존 상품 페이지

이 회사를 보니 전에 내가 좋아했던 또 하나의 회사 Harry’s가 떠오른다. 100년 묵은 면도기 시장을 개혁해 보겠다며 나타난 스타트업. 너무나 예쁘게 디자인된 면도기 세트가 20달러. 면도기 날은 독일에 있는 1920년부터 운영했던 공장에서 만든다. 이 회사의 창업자는 그 유명한 워비 파커의 공동창업자 중 한 명.

Harry's 면도기 세트. 20달러.

Harry’s 면도기 세트. 20달러.

이렇게 전통적인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통해 기분 좋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주는 회사들이 좋다. 진심으로 이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Written by Sungmoon

November 12, 2014 at 8:05 am

Posted in 기업 분석

Tagged wi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