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1556-poster-airbnb-hq-lo

Airbnb에 초기 투자를 하려고 했으나 막판에 퇴짜 맞았던 한 투자자의 이야기

얼마전 Airbnb 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가 썼던 ‘7번의 거절‘이라는 글이 화제가 되었고, 이에 대한 내 의견을 블로그에 정리해 두었다. 어제, 이 일과 관련하여 페이지 크레이그(Paige Craig)라는 한 엔젤 투자자가 Airbnb 투자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글로 써서 블로그에 올렸다. 그가 2008년에 Airbnb를 발견하고 그 시장성을 보고 나서 큰 관심이 가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자들을 만났으며, 4주동안 밸류에이션에 대해 합의하고 변호사를 통해 계약서를 만든 후 이를 축하하는 저녁 식사까지 했는데 막판에 Y컴비네이터에서 투자를 받기로 했다며 그를 퇴짜놓았다는 것이다. 그의 입장에서는 천문학적인 돈을 벌 일생일대의 기회를 날린 셈인데, 이 경험에서 자신이 배운 것들을 차분하게 정리해놓은 내용이 너무 좋아 간략한 번역과 함께 소개한다 (원문이 훨씬 길지만 읽어보길 추천한다).

Airbedandbreakfast.com 사이트를 보고 나서 사인업을 하고 제품을 써봤다. 나는 워싱턴 DC에 있는데 이메일을 주고 받고 나서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창업자들을 만나기로 했다. (After stumbling into “Airbedandbreakfast.com” that August, I immediately signed up, played around and reached out to the guys via their Contact Us email. I was based in Washington, DC at the time, but after a short email thread and review of the original deck I responded within 48 hours that I’d fly out and meet them face-to-face the next week at the Brainwash.)

우리가 협상을 하는 동안에 다른 모든 엔젤 투자자들은 떨어져 나갔다. 결국 이 라운드에 투자하겠다는 사람은 나만 남았다. 상관 없었다. 나는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Over those extra weeks, however, the other investors who had been circling all dropped out of the deal…instead of a handful of us coming together as I expected, I was the one lone dude writing a check for the entire seed round. But ultimately that was fine by me — I was good to move ahead.)

모든 협상을 마치고 나서 며칠 후에 연락이 왔다. 먼저 좋은 소식을 들었다. Y 컴비네이터가 마음을 바꿔 투자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투자자들이 모두 빠졌지만 Y 컴비네이터가 회사를 믿어줬다면 좋은 일이니까. (I hear back from him later in the day. Initially, he had great news to tell me: Y Combinator had changed their mind and was in fact going to participate in the round. “Awesome,” I thought, “that’s another great investor for the guys to have involved,” and it gave me some appreciated reassurance after all the prior investors had opted out.)

그리고 그가 안좋은 소식을 전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Y 컴비네이터만 참여할 것이라고. 좋은 소식 후에 이런 X같은 소식을 전하다니.. 실망스러웠다. 그게 이야기의 전부이다. 6주동안 노력했는데 결국 투자에 참여 못했다. (And then Brian told me the second part — that only YC would be participating. Talk about good news followed by ugly fucking news. YC was taking the full allocation and I was getting bumped. And that was it — end of story. After 6 weeks of work, I didn’t get to invest.)

그 후 100개가 넘는 스타트트업에 투자하고 난 경험을 돌이켜보면, 이 투자를 놓친건 내 실수였지 그들의 실수가 아니었다. 그 때 다시 돌아가서 투자하겠다고 했었어야 옳다. 당시 나는 좀 경험이 미숙했다. 요즘은, 내가 마음에 드는 딜을 발견하면 죽기로 작정하고 쫓아가서 투자를 하고야 만다. (Looking back now with the experience of having invested in well over 100 startups since, I recognize that losing out on this deal had been my fault, not theirs. After getting the boot, I should have gone back to them and found a way to get in. At the time I was still a novice unaware of how venture capital, YC, and the competition for deals works. The reality is I should have worked my ass off to get in that deal even after YC’s decision. These days when I find a deal I want, I chase it until I’m dead and I almost never believe any deal is definitively “closed” off.)

또한, 다른 모든 투자자들이 중간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끝까지 믿고 투자를 결심했던 건 긍정적 경험이었다. 가장 중요한 건 창업자들이 누구냐이지 숫자가 아니다. 사람을 믿는다면 확신을 잃지 말라. 다른 투자자들이 빠진다고 해서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면 안된다. (It’s the positive reasons why I liked Airbnb at the time and recognized its potential when other investors didn’t that have served as my most powerful lessons though. First and foremost — and something I practice every day — is to focus on the founders of a startup, not the metrics. And secondly, if you believe in those people, then don’t lose your nerve when other investors fall out. There is a lot of misguided trust (conscious and subconscious) in social cues among tech investors, and you can’t let it distract your judgement. I went ahead with the deal even after every single other VC and angel dropped out because I trusted my gut about the team and the thesis I had outlined. Don’t be afraid to do the same if you find a startup team you feel the same way about.)

투자라는 건 참 어려운 일이구나 다시 한 번 생각한다. 그리고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기에 많은 공감이 된다. 몇년 전 단기간에 매우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을 놓쳤다. 뼈아픈 경험이었다. 당시에는 나에게 그 딜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며 ‘그런 건 안될 거라고’ 조언해준 사람들이 원망스러웠지만, 결국 내가 부족해서 그랬던 것이다. 경험이 부족하고 자기 확신이 부족해서였다. 그 이후에는 나 자신을 믿자고 생각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가치를 봤다면, 그 초기 확신을 믿자고. 결국 그래야 잘 되도 후회가 없고 잘 안되어도 후회가 없다.

Screen Shot 2015-07-15 at 10.02.07 PM

넥스트 빅 씽(The Next Big Thing)

3일 전, 인터넷을 뜨게 달궜던 글 하나 소개. 에어비엔비(Airbnb)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가 쓴 7번의 거절(7 Rejections)이라는 짧은 글이다.

내용을 요약하면, 회사 초기 시절이었던 2008년, 친구의 소개로 7개의 벤처캐피털과 연락이 닿아 이메일을 보냈는데, 5개 회사가 거절 이메일을 보냈고 나머지 두 개는 답장을 안했다고 한다. 당시 제시했던 조건은 $150k(약 1억 7천만원)에 회사 지분의 10%를 파는 것이었는데, 만약 그 때 이 지분을 샀다면 그 후 희석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가치가 수조원에 달한다 (Airbnb의 현재 회사 가치는 $24B, 약 27조원). 100배, 1000배도 아니고 무려 10,00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일생 일대의 기회를 놓친 것.

그리고 아래와 같이 그 때 받았던 이메일들을 공개하며,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 사람들에게 거절을 당했을 때 아래 이메일들을 기억하라는 말로 글을 맺는다. 다음과 같다.

답장이 늦어서 미안합니다.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보았는데, 안타깝게도 우리게에 좋은 투자 기회는 아닌 것 같아요. 잠재 시장이 크기는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크지가 않네요.

다시 연락줘서 고마워요. 목요일까지 자리를 비울 계획이라 오늘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네요. 지금까지 잘 해온 것 같네요. 그렇지만 투자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어떤 기분이 드는지? ‘에구 멍충이들… Airbnb같은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다니. 게다가 시장이 충분히 크지 않다고? 이런 바보가 있나’ 이렇게 생각하고 투자자들을 무시하게 될 지도 모른다. 과연 그럴까? 당신이라면 그 당시 Airbnb를 보고 투자하는 기회를 잡았을까?

최근 읽었던 중에 나에게 참 와닿았던 글이 있다. 현재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의 제네럴 파트너(General Partner)로 있는 크리스 딕슨(Chris Dixon)이 2010년 초에 썼던 ‘미래의 큰 물건은 처음에는 장난감처럼 보일 것이다(The next big thing will start looking like a toy)‘라는 글이다. 클레이 크리스텐슨(Clay Christensen)의 ‘파괴적 기술’을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Disruptive technologies are dismissed as toys because when they are first launched they “undershoot” user needs. The first telephone could only carry voices a mile or two. The leading telco of the time, Western Union, passed on acquiring the phone because they didn’t see how it could possibly be useful to businesses and railroads – their primary customers. What they failed to anticipate was how rapidly telephone technology and infrastructure would improve (technology adoption is usually non-linear due to so-called complementary network effects). (파괴적 기술은 처음엔 장난감처럼 보일 겁니다. 이는 그런 기술들이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죠. 처음 나온 전화는 2~3km 정보밖에 신호를 송신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가장 컸던 회사 웨스턴 유니언은 전화 사업을 패스했죠. 어떻게 그게 쓸모가 있을지 몰랐으니까요. 그런데 그들이 한 가지 놓친 건 얼마나 빨리 전화 기술이 발전하고 인프라가 개선될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야기한다. 장난감처럼 보인다고 다 미래의 ‘대박(the next big thing)’이 되는 것은 아니고, 장남감과 진짜를 구별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하나의 프로세스로 보아야(look at products as process)  한다고. 이 말의 의미는, 제품 하나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제품을 둘러싼 주변 기술이 얼마나 빨리 발전하고 의미가 있는가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빌이 그랬다. 처음 내가 만들었던 모바일 게임은 스네이크(Snake)였는데, 그야말로 장난감이에 불과했다. 뱀이 하나 등장하고, 먹이를 먹으면 길이가 길어지는 것이다. 만드는 데 일주일도 안걸렸던 것 같다. 압축한 게임 용량은 20KB쯤? (MB를 잘못쓴 것이 아니다)

내가 처음 만들었던 모바일 게임은 대략 이렇게 생겼다.

내가 처음 만들었던 모바일 게임은 대략 이렇게 생겼다.

그 다음에 세 명짜리 팀을 꾸려서 만든 게임인 커넥트 포(Connect 4)도 그냥 장난감 수준이었다. 그 다음에 공을 들여 ‘라스트 워리어(Last Warrior)’라는 야심작 롤플레잉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지만 ‘젤다의 전설’에 비하면 여전히 장난감. 다행히 그런 장난감을 사람들이 5000원씩 주고 샀고, 우리는 월 1,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그 돈은 더 많은 모바일 게임을 만드는 초석이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주변 기술이 끝없이 발전했다. 64KB에 불과했던 메모리와 24KB에 불과했던 저장 공간은 1년만에 10배로 커졌으며, 2년 후에는 칼라 폰이 나왔다(우리가 처음 게임을 만들 때 모바일 폰들은 모두 흑백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스피커에서 나오던 삐삐삐 하던 후진 소리도 조금 그럴듯한 소리로 바뀌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경쟁적으로 새로운 모델을 출시했고, 거기에 따라 우리는 더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었고 사람들은 더 많은 게임을 즐겼다. 그 후는 역사이다. 게임빌은 시가총액 7000억원의 회사가 되었고, 한편 ‘서머너즈 워‘로 유명한 컴투스는 1조 4천억원의 회사가 되었다. 그리고, 이 두 회사는 기존 일본의 강호들을 이길 정도의 파워를 가지게 됐다. 그야말로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이 된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LG전자 아이북 폰에 출시한 스네이크 게임에서 시작되었음을 생각하면 좀 웃음이 나온다.

처음으로 게임 다운로드가 가능했던 휴대폰, LG 아이북

처음으로 게임 다운로드가 가능했던 휴대폰, LG 아이북

물론, 오늘날의 게임빌 게임들은 용량이 수백 메가바이트에 달하며, 3D 그래픽과 각종 특수 효과가 화면을 가득 메운, 큰 스케일과 멋진 영상을 자랑한다.

게임빌이 최근 출시한 게임 중 하나, 'MLB 퍼펙트 이닝 15'

게임빌이 최근 출시한 게임 중 하나인 ‘MLB 퍼펙트 이닝 15′

좋은 제품을 못 알아봤던 투자자들을 비웃을 것이 아니라, 2008년 당시의 에어비엔비(Airbnb)도 사람들에겐 당연히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절대 큰 물건이 될 수 없을 것 같은 장난감. 위험 요소가 너무 많고 커진다 해도 여전히 별 게 아닐 것처럼 보이는 물건. 장난감처럼 보이는 물건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개 창업자의 가족이나 친구들이다. 오랫동안 창업자들을 지켜보았고, 창업자들이 만든 물건이 지금은 장난감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뭔가 분명히 큰 일을 낼 것이라 믿는 사람들. 내가 했던 엔젤 투자들도 모두 그랬다. 물건은 장난 같았지만 창업자들의 눈빛 속에서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을 보았기 때문.

호모 크레아티부스 (Homo Creativus)

지난주, 멘로 파크 장로 교회 (Menlo Park Presbyterian Church) 예배에 애플 오프라인 스토어를 만든 전 애플 임원 론 존슨(Ron Johnson)이 등장했다. ‘God at Work’라는 주제로, 하나님이 일과 어떻게 관련이 되는가를 주제로 낸시 오트버그(Nancy Ortberg)가 네 명의 게스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게스트로 나온 것이다. 그가 한 말 중 공감 가는 인상깊은 내용이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전체 비디오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그가 어떤 컨퍼런스에 참석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청중 중 한 명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세 단어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 질문을 듣고 문득 생각난 세 개의 단어는 “In The Beginning (태초에)” 이었다고. 이는 성경에서 가장 처음 등장하는 세 단어이기도 하다. 창세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God created the heavens and earth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그리고 아래와 같이 이야기를 잇는다.

The idea that we are all created in God’s image, therefore he’s this creator, we must have all born to be a creator. (우리는 하나님의 모습대로 만들어졌습니다. 하나님은 창조자이므로, 우리도 창조자로 태어났음이 분명합니다)

이 말이 참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인간은 ‘창조’의 본성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말에 공감이 많이 됐다. 이전에 ‘창의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하여‘라는 글에서도 간략히 언급했듯, 창조하는 행위는 소비하는 행위에 비해 훨씬 오래 지속되는 보람과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한다.

론은 또 다음과 같은 일화를 소개한다.

I remember the first time when we opened the apple store. We created something we knew was right. It brought such joy to me personally, and the joy brought to others, which was wonderful. Connection to the creativity, with which I really feel the connection to the creator (우리가 처음 애플 스토어를 열었던 때를 기억합니다.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들었어요. 저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준 것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쁨을 주었는데, 그 기분이 끝내줬지요. 창조를 하며 저는 창조자와 연결되는 느낌을 갖습니다.)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어 뉴욕시 5번가에 멋진 유리 피라미드가 세워진 것을 본 기분이 어땠을까? 그 후 애플 스토어는 단위 면적(스퀘어풋)당 매출이 4,800로 미국 전체 리테일러 중 1위를 차지했으며(2위는 Tiffany로, 단위 면적당 매출이 3132달러이다), 스티브 잡스가 두고 두고 자랑스러워한 작품이 되었다. 그리고, 론 존슨은 스티브 잡스에게 반대 의견까지 내놓으며 애플 스토어를 만들고 성공시킨 사람으로 기억되었다.

(스티브 잡스가 뉴욕 애플 스토어를 소개하는 장면. 2001년)

호모 크리아티부스(Homo Creativus) = 창조적 인간. 전에 ‘존 가드너의 한 단어 격언‘을 인용하며 나에게 가장 중요한 단어는 ‘Learn(배우다)’라고 했었는데 이제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나에게 가장 중요한 한 단어를 꼽으라면 ‘Create(창조하다)’이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사장, 이사, 부장, 대리 등의 직급, 그리고 회계사, 감독, 공무원, 군인, 교수 등 수많은 직업이 존재하지만, 가장 의미 있는 타이틀은 메이커(Maker of…)가 아닐까. 다른 모든 것들은 그 역할을 마치는 순간 사라지는 타이틀이지만, 메이커는 그가 만든 제품과 함께 영원히 남기 때문이다.

리니지의 메이커는 송재경, 애플 컴퓨터의 메이커는 스티브 워즈니악, 페이팔의 메이커는 맥스 레브친, 테슬라의 메이커는 엘론 머스크, 다이슨의 메이커는 제임스 다이슨, ‘프로듀사’의 메이커는 박지은/서수민.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메이커는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