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롭박스에게 미래가 있을까?

좀 도발적인 제목으로 시작해봤다. 어제, 구글 드라이브에 접속했다가 “Get Drive for Mac”이라는 새로운 아이콘을 발견했다.

구글에서 이런 제품을 만들었다는 소식도 못들었는데, 어쨌든 옛날부터 유용하게 쓰던 구글 드라이브를 맥에 설치해서 쓸 수 있으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클릭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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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드라이브

예상했던대로, 구글 드라이브를 마치 드롭박스처럼 쓸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었다. 설치했더니 아래와 같이 Google Drive 아이콘이 생겼고, 동기화가 시작되었다. 동기화를 마치고 나자, 6년 전에 만든 문서를 포함해서 그동안 구글 독스(Google Docs)에서 작업했던 모든 문서가 내 컴퓨터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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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총 저장 공간은 36GB. 이걸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앞으로 드롭박스 쓸 일은 없어지겠구나’였다. 드롭박스와 모든 기능이 사실상 동일하고, 구글의 안정성과 보안성은 이미 검증되었고, 게다가 드롭박스보다 용량도 훨씬 많이 주는데, 그냥 구글로 갈아타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최근, 알렉스 단코(Alex Danco)가 쓴 “드롭박스, 첫 번째로 죽을 데카콘 (Dropbox: the first dead decacorn)“이라는 글이 크게 화제가 되었다. 워낙 분석적이고 설득력있게 잘 쓰여져 크게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여기서 ‘데카콘(Decacorn)’이라는 말은 ‘유니콘(Unicorn)’을 변형한 말인데, 유니콘(Unicorn)은 기업 가치가 1조원($1 billion)이 넘는 스타트업들을 지칭하고, 데카(Deca)는 라틴어로 10을 의미하므로 데카콘은 기업 가치가 10조원이 넘는 스타트업을 뜻한다. 드롭박스는 지난 2014년 1월에 약 2700억원($270M)의 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 10조원($10 billion)을 인정받았고, 그래서 ‘데카콘 스타트업’ 중의 하나로 추앙받고 있던 터였다.

알렉스는, 올해 첫 번째로 죽게 될 데카콘은 드롭박스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그 이유는 구글 드라이브도, 마이크로소프트 스카이드라이브도 아닌, 슬랙(Slack) 때문일 것이라고 말한다. 내가 사랑하는 제품 슬랙에서 대해서는 지난번 블로그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다.

Dropbox will die at the hands of Slack.

그러면서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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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랙(Slack), 드롭박스(Dropbox), 아마존 AWS 각각의 핵심 가치들(Value Proposition)

슬랙은 기업용 메신저이다. 그런데, 그렇게만 이야기하기는 힘든게, 요즘 나는 슬랙을 일과 관련된 모든 용도로 쓰고 있다. 모든 파일 공유를 슬랙에서 하고, 심지어 문서도 슬랙에서 직접 작성한다. MS 워드나 텍스트 문서를 만들어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슬랙에서 직접 마크다운(Markdown) 문법을 이용해서 블로그 포스팅하듯이 글을 쓸 수가 있다. 슬랙에서 작성해서 공유한 문서는 그 채널 안에서만 공유가 되고, 외부 사람에게 공유하기도 쉽지 않으므로 보안이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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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랙에서 문서를 작성하는 장면

보다 긴 문서를 만들어야 하거나 스프레드시트를 만들어야 할 경우에는 구글 독스를 쓴다. 어차피 맥 용 오피스 앱은 후져서 쓸 수가 없는데다, 그정도의 정교한 기능이 필요하지도 않고, 구글 독스에서 문서를 만들어 공유하면 상대방에게 전용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도 않고 실시간으로 편집하거나 코멘트를 다는 것도 가능하므로 MS 오피스를 쓸 이유는 거의 없다.

이렇게 되니, 파일로 작업하고 파일을 공유할 때 유용했던 드롭박스는 용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니, 알렉스가 ‘드롭박스의 가장 큰 위협은 슬랙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아래 그림은 더욱 공감이 된다. 드롭박스는 파일 시스템에 기반을 둔 툴이지만, 모바일 앱들이 우리 생활의 중심을 차지하는 요즘에는 점차 파일의 개념 자체가 희미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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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롭박스: “내가 파일 관리에는 최고지!” 슬랙: “파일? 그게 뭐야?” (출처: Alex Danco)

The problem for Dropbox is that our work habits are evolving to make better use of what’s available; specifically, the awesome power of the internet. And on the internet, the concept of a ‘file’ is a little weird if you stop and think about it. Files seem woefully old-fashioned when you consider organization tools like Evernote, task management tools like Trello, and communication channels like Slack. Files are discrete objects that exist in a physical place; the internet is … pretty much the opposite of that. (드롭박스에게 당면한 문제는, 우리의 일하는 방식이 점차 인터넷을 더 의존하도록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파일’이라는 개념이 큰 의미가 없다. 정보를 에버노트에 정리하고, 일거리를 트렐로에 싣고, 슬랙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시작하면 파일 구조는 더 이상 신경쓸 필요가 없다. 파일은 물리적 공간에 존재하는 독립적인 개체를 연상시키는데, 인터넷은 사실상 그 반대의 개념이나 다름 없다.)

파일 관리 자체가 낡은 개념이 된다는 것에도 동의하지만, 내가 보기에 드롭박스의 더 큰 문제는 지난 2년간 느껴진 제품 혁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드롭박스의 UI도 똑같고, 나에게 필요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것도 없고, 속도가 특별히 빨리진 것도 아니었다 (사실, 원래 빨랐다). 모바일 앱이든 데스크톱 앱이든 바뀐 게 없었다. 어쩌면 이미 완성된 제품인데다가 ‘한 가지를 아주 잘하는’ 위대한 제품이 되기 위해 겉으로 보이는 면에서는 바꾸지 않고 서버를 바꾸고 성능을 향상시키고 안정성을 높이는데 시간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지난달 기준으로 4억 사용자를 넘긴 드롭박스로서는 안정성과 성능이 아주 큰 골치거리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비즈니스 유저들도 많이 있다고 하는데 수익은 거기서 주로 나고 있을테니 대부분의 시간을 거기에 썼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게 또 문제인게 그 쪽 공간에는 박스(Box.com)가 버티고 있다. 드롭박스가 소비자용 제품을 개선하는데 자원을 쓰는 동안 박스는 기업용 스토리지로서 자신의 영역을 공고히 하고 있었다. 드롭박스가 박스와의 싸움에서 이길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낮아보인다.

여기에 더불어, 기술적 장벽을 끊임없이 높이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았나 한다.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가진 수십, 수백억개의 파일들을 실수 없이 관리하는 것은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핵심 기술에 해당하는 ‘파일을 비교하고 변경된 부분만 추가하는 기능’, 즉 Rsync는 이미 20년 전에 완성된 기술이고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다. 드롭박스는 이 기술을 이용하고 있으며 거기서 파생된 librsync라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문제점은 가격 정책(pricing)이다. 지난번 쓴 ‘소프트웨어에 돈을 내는 것이 좋은 이유‘라는 글에서도 이에 대해 한 번 불평했었는데, 드롭박스 애용자로서 돈을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게 해놨다. 드롭박스는 아주 심플한 가격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데, 개인 사용자는 2GB까지 무료이고, 그보다 많은 공간을 사용하려면 친구 추천 등의 프로모션을 이용하든지 돈을 내야 하는데 이게 월 10달러나 한다. 일년에 120달러. 그 돈을 내면 1 테라바이트의 공간을 준다고 하는데 그게 황당하다. 누가 드롭박스에 그렇게 많은 파일을 저장하는가? 내 맥북의 하드디스크 용량이 다 합쳐야 256GB밖에 안되는데다, 요즘처럼 대부분의 정보가 클라우드에 있을 때는 그 공간으로 이미 충분한데 1TB나 되는 양을 드롭박스에 저장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많은 공간이 필요하면 3TB 짜리 외장 하드 하나 사서 쓰면 끝이다. 게다가 드롭박스에 500기가나 되는 파일을 저장한 후에 새로운 맥북을 사서 동기화를 시작한다고 해보자. 어차피 하드디스크 용량은 많아야 512GB일텐데 500기가나 되는 파일은 동기화하는데만 (미국에서는) 3일이 걸리고, 결국 다 동기화가 되기도 전에 하드디스크가 다 차버리고 말 것이다. 그런 용도로 드롭박스를 쓰지는 않는다. 도대체 누가 드롭박스에서 1TB의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10GB 추가에 월 1달러’같은 가격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월 1달러는 별로 부담도 안되는 가격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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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드라이브는 예전부터 아래와 같은 가격 정책을 제공하고 있었다. 월 2달러에 100GB 저장 공간. 이정도면 말이 된다. 게다가 이렇게 얻은 100GB는 구글 드라이브 뿐 아니라 지메일 등 모든 구글 서비스에서 활용할 수 있다. 나는 오래 전부터 연 5달러에 20GB를 제공하는 플랜에 가입해서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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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소프트웨어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돈을 내야 충성심이 생긴다. 그래야 오히려 다른 더 좋은 서비스가 나오더라도 쉽게 옮겨타지 않는다. 그리고, 개인 고객들이 돈을 내야 회사 입장에서도 그들에게 더 신경쓰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하게 되고, 그들을 지킬 수 있다.

드롭박스는 내 중요한 파일을 관리해주는 서비스이므로 스위칭 코스트(Switching Cost)가 높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살펴보니 스위칭 코스트가 매우 낮다. 드롭박스와 연동해서 쓰는 서비스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드롭박스에서 내 모든 업무가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드롭박스 안에 든 모든 파일을 선택해서 Google Drive로 옮기면 몇 분만에 스위칭이 끝난다.

드롭박스에서 구글 드라이브로 갈아타는 건 10초의 액션밖에 필요하지 않은 일.
드롭박스에서 구글 드라이브로 갈아타는 건 10초의 액션밖에 필요하지 않은 일.

아직은 구글 드라이브의 안정성이 더 검증되길 기다리겠지만, 내가 유료로 쓰던 서비스인 구글 드라이브로 옮겨타며 무료로 쓰던 드롭박스를 버리게 될 날은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수억명이 쓰는 서비스가 쉽게 지는 일은 없겠지만, 드롭박스가 과연 10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증명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는 의문이 든다.


업데이트(10/23): 구글 드라이브를 처음 써보고 흥미로워서 이 글을 올렸는데, 며칠간 써보고 나니 구글 드라이브의 안정성은 아직 더 검증이 필요한 것 같다. 한동안은 드롭박스에 계속 의존하게 될 듯. 다만, 어서 돈을 낼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15 thoughts on “드롭박스에게 미래가 있을까?

  1. 이것 관련해서는 유명한 얘기가 있죠. 처음에 구글에서 구글 드라이브(당시 문서도구)에 이 기능을 넣으려고 했는데 회의 중에 “Files are too 90s.” 혹은 비슷한 말을 누군가 했나 봅니다. 사람들이 사진, 동영상, 문서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싶어하지 파일을 저장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고, 이런 구시대적인 제품을 굳이 개발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얘기 같은데, 드랍박스가 나오고 사랑받으면서 구글의 실수 중에 하나로 알려진 거죠.

    드랍박스는 근데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구글 드라이브가 이와 같은 기능은 제공한지 꽤 됐습니다. 맥용 클라이언트는 없었을지언정 웹 인터페이스는 이용할 수 있었거든요. 드랍박스 뿐만 아니라 이런 류의 서비스는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런데 드랍박스는 잘 나가고 있는데, 이유는 안정성이랍니다. 99%, 99.9%, … 이렇게 9가 몇개인지를 따져보면 드랍박스가 제일 안정적으로 동작한다는 건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가 못 쓸 정도는 아니지만 드랍박스보다 조금 덜 안정적인 것 같다는 게 제 경험입니다. 그리고 구글 드라이브보다는 드랍박스를 지원하는 써드파티 앱들이 더 많고 연동도 더 잘 되나 봅니다.

    그러나 구글 드라이브가 매력적인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유료 모델. 그것에 대해서는 지적하신 것과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저는 구글 드라이브를 쓰고 드랍박스는 안 쓰는데, 그 이유는 구글 드라이브는 돈을 내고 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돈을 내는 것을 중단하긴 했는데, 돈을 내고 쓰고 있었습니다. 1년에 5달러, 즉, 한달에 5달러도 아닌 1년에 5달러로 20기가(?) 정도 되는 용량을 추가로 더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요금제라서 계속 유지하고 있었는데, 구글 제품들 핸드폰이나 크롬북 구입할 때 프로모션으로 50기가씩 100기가씩 주는 게 있다보니… 추가로 유료 모델이 더 매력적인 이유는 지메일이나 구글 포토 용량과 통합 관리된다는 점입니다.

    둘째로 매력적인 점은 이게 용량이 의외로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일단 그림 파일들은 구글 포토스를 이용하고 이것과 용량을 공유하는데 원본 보관을 하지 않는다면 내 용량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원본이 아니라도 꽤 높은 품질을 유지해 주기 때문에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원본 보관을 하지 않습니다. 문서들도 구글 오피스 파일들은 용량을 차지하지 않습니다.

    셋째로는 공유 모델이… 드랍박스를 많이 써 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사람이 나에게 파일을 공유하면 내 공간도 차지하는 것이 드랍박스라면 구글 드라이브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용량이 너무 많이 남아서 제가 착각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드랍박스는 이름도 잘 지었고, 안정적으로 동작하고 고정 팬들이 있기 때문에 유료 모델만 잘 손보면 흥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들이 구글 드라이브와 연동해서 구글 제품들과 경쟁하기보다 드랍박스 위에 올리는 전략을 취하는 것 같기도 하고..

    1. 성문님의 글에도 공감하지만, only2sea님의 댓글에 조금 더 공감합니다.
      Dropbox, Box.com, Google Drive, Onedrive, NDrive, ucloud 등등을 사용해 본 저로서는 실제 안정적으로 믿고 잘 쓰기 좋은 건 아직까진 ‘드롭박스 말고는 없다’ 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일 안정적으로 믿고 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강력한 기능이라고 생각해요. Onedrive는 맥에서 수시로 튕깁니다. Google Drive는 느리고 리소스를 많이 먹습니다. 물론 Dropbox의 가격정책이 정말 마음에 안 들긴 해요. 1달러 요금제로 이용자의 구매습관을 만든 다음 천천히 상위요금제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취했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아무래도 다른 전략을 계획하고 있나 봅니다.

      1. 두 분 의견에 공감 많이 합니다. @only2sea님은 저와 여러가지로 비슷한 경험을 하셨군요. 🙂 구글 일화는 처음 들었습니다. 재미있네요. 저도 사진/비디오 구글 포토로 관리하고 있고 거기서 무제한 저장 공간을 주기 때문에 그 외 데이터는 사이즈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문서까지도 Slack / Google Docs에 저장하고 있으니까요. Keynote 말고는 거의 다 클라우드를 이용하는게 더 편하죠. 요즘 MS Office 를 띄우면 옛날 아래아 한글 띄우는 기분이에요. 오직 문서를 읽는 용도로 쓰려고 설치해둔 프로그램. @Chann님 말씀대로 아직은 구글 드라이브 안정성이 떨어지네요. 싱크가 안될 때도 있구요. 그거 따라잡는 건 시간문제로 본다면, Dropbox는 빨리 사용자들을 유료로 전환시키고 그들에게 Wow Experience를 제공해야 하지 않나 생각…

        1. 맞습니다. 구글 드라이브는 파일이 많으면 싱크가 안되는 버그가 아직까지 있습니다. 모든 사용자들에게는 아니겠지만 막상 큰 용량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구글 것은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지금도 드롭박스가 안정성면에서는 유일한 대안이지요.

  2. DropBox에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아마도 가격이 큰 이유일 것 같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DropBox의 미래를 불안하다 하기는 약간 시기상조 일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주어진 환경이 조금씩은 다르니까요.

    언급하신 세 서비스의 API로 뭔가를 만들어 봤던 입장에서는 DropBox는 충분히 메리트가 있습니다. 간단하고 직관적인 API와 버전컨트롤. 쉬운만큼 (만들기 쉬우니까) 응용 앱들이 (제가 찾아봤을 땐) 많구요, Box는 얼핏 쓸데 없이 복잡한 면이 있습니다. GoogleDrive는 상대적으로 좀 빈약하다는 느낌이네요. 자료들의 연결성도 트리가 아니라 완전 그래프라는게 기술적으론 바람직해 보여도 트리구조에 익숙한 일반사용자들에게 딱히 어필되거나 자주 활용되긴 힘들겠죠. 공통된 API콘솔이나 인증방식 같은 것들이 구글앱들을 만들어온 분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문이 되긴 하겠지만요.

    특히나 구글드라이브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몇번 써 볼까 하다가 부족함을 느끼고 그냥 지워버렸습니다) 의 문서들은 *.doc(x), *.pages 같이 그냥 파일카피해서 엔드유저들이 자기들의 기본 앱만으로 더블클릭해서 편집할 수 있는 표준 포멧들은 아닙니다. 뭔가 이질적인 것이라고 느낍니다. 물리드라이브 여러개를 사용해서 프라이머리가 아닌 드라이브에 구글드라이브 홈 폴더를 지정해 주면 제대로 작동도 못하더군요. 아직도 완전히 탐색기와 파인더에 녹아들었다고 보기엔 뭔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슬랙은 트렐로나 지라, 컨플루언스 같은 그런 다양한 생산성향상 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조직도 있지만 아예 모든 인프라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회사들도 많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환경도 많이 있겠죠.

    저는 역시 드롭박스 공간이 줄어들거라는 협박성 메일에 ‘이참에 갈아 탈까?’ 라는 생각을 수십번 갖지만 역시나 다시 돌아오게 됩니다.

    1. 아, 물론 드롭박스가 데카콘의 명성이 합당하냐에는 저도 글쎄요 라고 생각 합니다. 이미 경쟁자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CDN 대용으로 쓸 정도로 자기가 올린 자료를 신속하게 배포할 수 있는데도 싸다.. 라고 할 정도가 된다면 앞으로도 넉넉히 잘 버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일 공유 외에 뭔가 더 레이어를 넣어서 이것저것 관련없는 기능들을 붙이는 순간이 DropBox의 확실한 위기 시점 중 하나가 될 것 같네요.

  3. 본문 중 링크 제목에 오타가 있네요 Rync => Rsync.
    개인적으로 syncthing 이라는 오픈 소스가 있어서 개인 서버에 구축해 두고 dropbox처럼 써 보고 있습니다. 오픈 소스이기 때문에 개인 서버를 직접 host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HDD만 연결해주기만하면 용량 제한이 없어지는 것도 장점입니다. 버전관리 옵션이나 백업본도 저장이 가능합니다. 파일 시스템으로 바로 공유가 되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와 경로만 맞추면 ftp (or NAS) 나 web 탐색기 등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서버 비용과 HDD 비용을 따로 계산해야 하기도 하고, 관리 이슈도 있기 때문에 dropbox나 google drive보다는 접근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syncthing 을 비롯한 여러 대안을 고민도 해보고 사용도 해 보았지만, 결국 dropbox를 완전히 대체하진 못했습니다.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서버가 dropbox보다 안정성이 좋을리 만무하고, 공용 폴더, 공유 링크, dropbox API 등 dropbox를 깊게 사용하고 있어서 스위칭 코스트가 예상보다 높아서 안주하지도 벗어나지도 못 하고 있습니다. ㅎㅎ

    1. 서버 구축도 따로 해보셨군요. Rsync가 근간을 이루는 기술이긴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99.99%의 안정성을 지키기 힘들고 해킹의 위험도 있어서 Dropbox를 쓰는 것이 더 경제적일 것 같습니다. Dropbox API를 쓰거나 다른 서비스를 Dropbox와 연결해서 쓰는 경우 스위칭 코스트가 높을 수도 있겠네요. 의견 감사합니다.

  4. Dropbox가 위태위태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기는 한데 몇가지 context를 더 덧붙여 보자면… 최근의 주요 Dropbox 업데이트는 대부분 3rd party developer와 관련된 API쪽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End user 입장에서는 느낄만한 wow factor가 없을 수 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아직 직원수가 600명 정도 수준이고 그나마도 B2B를 위해 최근 2-3년 들어서 많이 뽑은 경우로 알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의 focus 자체가 이미 많이 바뀌었습니다. 일반 end user가 Box의 product에 대해서 활발하게 이야기하지 않듯이 Dropbox도 앞으로 점점 더 wow factor 보다는 Box처럼 돈이 되는 비즈니스를 만들기 위해 역량이 집중될 것입니다. 향후 Gmail과 유사한 정도의 업데이트만 일어나지 않을까요? End user들의 brand awareness를 포기할 필요는 없으니 최소한의 관심만 잡아두는 정도로.

    요약하자면 Dropbox는 예전처럼 end user의 무한한 관심을 잡아끄는게 우선순위도 아니거니와 계속 그렇게 하는게 비즈니스적으로 앞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것으로 -이제까지 사실 너무 오래 해왔음- 결정을 한 것이라고 봅니다. Dropbox가 자선단체도 아니고 무료 storage를 계속 제공하기 위해 S3에 쏟아붓는 엄청난 cost를 평생 감당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욕 먹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올해 무료 용량을 대폭 줄인 것이고 pricing scheme도 적자 고객을 한번에 떨궈내기 위해 빡세게 걸어 놓는 de-marketing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조금은 다른 이야기지만 Google Drive도 일반 end user에게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기업용에 비해서 훨씬 적을 것이라고 봅니다. 단, 그럼에도 불구하고 end user들을 위해서도 Dropbox와 달리 generous한 패키지로 퍼줄 수 있는 것은 Google의 광고 사업이 워낙 수익성이 높기에 충분히 balance out을 할 수 있는 것이죠 (앞으로는 저런 물타기를 방지하기 위해 Alphabet을 출범시키긴 했지만, 여전히 Google umbrella 아래 있는 product들은 계속 저런 식의 “전략적 투자”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Storage 하나만 놓고 보면 B2C에서 현재까지는 수익성에 대한 답이 없습니다. 치킨게임까지 일어나는데… 물론 누군가가 결국은 찾을 수도 있겠지만요.

    또 다른 잡설로는, 저도 Slack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과연 Slack은 얼마나 갈 수 있을지도 의문입니다. Dropbox가 이제 7년차고 대략 5년차쯤부터 흔들흔들했는데, 지금은 Slack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지만 5년을 놓고 보면 어떨지 모르겠네요. Dropbox가 절묘한 UX의 차이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었는데 Slack을 보면 Dropbox의 데자뷰입니다. 뭐 tech business에서 영원한 강자가 어디있겠습니까만은 🙂

  5. 저는 최근들어 OS X에서 Windows로 가벼운 파일을 옮길 때 많이 사용하는데, 구글 드라이브는 즉각적으로 동기화가 되지 않는 반면에 드랍박스는 바로 동기화가 되길래 구글 드라이브에서 드랍박스로 옮겨 왔네요. 이런 부분이 업데이트가 된다면 다시 구글 드라이브로 옮길 예정입니다.

  6. 저의 경우에는 Google drive로 대부분의 파일을 sync 해두고 그 안의 중요한 폴더를 dropbox로 다시 한 번 묶어두었습니다.
    Google drive 안에서 dropbox가 돌아가게 해두었지요.
    그러면 두 회사 중에서 한군데가 망하거나 컴퓨터를 잃어버려도 중요한 파일은 잃지 않을 수 있겠더군요.^^

  7. dropbox 가 Paper 라는 새로운 기능으로 Evernote를 위협할만한 공동업무공간을 마련하고 있더군요. 이건 마치 구글에서 시도했던 Wave라는 제품도 떠올리면서 Evernote의 단점을 극복해버리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지금 beta 중이긴하지만, 향후 공동 학습, 공동 작업 분야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단지 파일만을 저장해두는 저장소로서의 클라우드가 아니라, 공동작업공간으로서의 클라우드로 발전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이고, 서비스 lock-in을 위한 전략 산출물이겠죠. ^^

  8. 드롭박스에 대한 IPO 이슈가 있는 요즘 2년 전의 포스팅과 댓글에서 인사이트를 얻어갑니다. 최근에 기사를 보니까 드롭박스 서비스에 대해서 평가하면서 stagment 라고 표현을 하던데 어쩌면 그게 드롭박스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그거에 대한 개개인의 생각은 다를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분명하고 확실한 비지니스 모델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커팅 엣지 테크놀러지에 끌려다지 않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는 그래서 드롭박스라는 스타트업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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