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for the ‘기업 분석’ Category
코스트코(Costco)와 그 창업자 제임스 시네갈(James Sinegal)이야기
오늘 코스트코의 공동 창업자 제임스 시네갈(James Sinegal)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CEO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그의 나이 76세. 코스트코와 같이 경이로운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76세였다는 것도 놀라웠고, 현재 회사 가치가 38조원에 가까운 ($35.4B) 회사인 코스트코를 처음 창업하던 때에 그의 나이가 47세였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약 30년만에 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회사 중 하나를 만든 것이다. 다음은 인터뷰에서 몇 가지 재미있게 봤던 내용이다.
- 시애틀에서 처음 창업한 이유: 캘리포니아와 같은 시간대에 있었고, 캘리포니아에서 사람들을 많이 고용하고 싶었으므로. 또한 그로서리(grocery)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이었으므로. 투자자들로부터 $7.5M 정도를 받아서 시작.
- 마음에 드는 위치를 찾아 오픈을 준비했는데, 오픈하려던 바로 전 주에 시에서 오더니 그 건물로 들어가는 길을 18개월간 막겠다고 이야기. 말을 잘 했더니 10일을 연장해주었고 그 후 다른 문제가 생겨서 4, 5주를 추가로 연장. (만약 그 때 시에서 강제로 길을 막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코스트코가 태어나지 못했을 수도.)
- 세계에서 가장 물건이 많이 팔리는 지점은 서울 양재점. 팔리는 제품의 3분의 1이 미국 제품이라고
- 코스트코는 시간급 직원의 보수가 높고 복지가 좋기로 유명.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시간당 20달러를 지급. 그러면서도 제품 가격이 다른 어느 곳보다도 낮음.
- 그 비결은 낮은 숫자의 SKU (Stock Keeping Unit: 물품의 종류). 월마트가 14만가지의 상품을 취급하는 데 비해 코스트코는 단 4,000가지만을 취급. 그러므로 하나하나의 제품에 훨씬 잘 집중할 수 있음
- 남들과 반대되는 생각: 보통, 다른 장사하는 사람들은 (디지털 레코더를) 49달러에 팔면서 어떻게 하면 이걸 52달러에 팔 수 있을까 고민하는 반면, 우리는 그걸 40달러에 (다른 곳보다 9달러나 낮게) 팔면서 어떻게 하면 가격을 38달러로 낮출 수 있을까를 고민
아내와 나는 코스트코를 자주 이용한다. 가격이 다른 곳과는 비교도 안되게 싸서이기도 하지만 상품의 품질이 너무 좋아서이다. 특히, 코스트코 연어는 품질이 너무 좋아 그냥 회로 먹기도 한다. 가격이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약 20달러면 손질된 커다란 연어 한 마리를 통째로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약 7~8인분). 게다가 다들 크기가 커서 자주 쇼핑하러 갈 필요가 없다는 것도 나에게는 장점이다.
공동창업자인 제임스 시네갈이 누군지 궁금해져 조금 더 찾아봤다. 위키피디아에 자세한 내용이 있었다. 1936년에 출생. 어머니는 그를 키울 능력이 없어 고아원에 맡겼다가 그가 11살이 되던 해에 되찾았다 (왜 많은 뛰어난 사람들은 이런 불행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그를 다시 찾았을 때는 어머니가 재혼을 한 뒤였고 새로운 아버지는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이었다. 그래서 원래 성이 ‘Wright’가 되어야 했지만 새로운 아버지의 성을 따라 ‘Sinegal’이 되었다. 1954년, 리테일 사업에 관심이 생겨 FedMart에서 일을 시작했고, 1978년엔 프라이스 클럽(Price Club)의 고위 임원, EVP (Executive Vice President: 부사장급)가 되었다. 1983년에 그는 회사를 나와 코스트코를 창업했다.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그의 보수는 보너스와 주식 등을 합해 평균 연 30억원 정도였다.
회사에 대해서도 조금 조사해보기로 했다. 난 회사의 전체적인 모습을 간략하게 보고 싶으면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의 기업 인사이트 센터(Company Insight Center)를 가장 즐겨 이용한다. 특히 비율(Ratio)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코스트의 Ratio는 다음과 같다.
1) 먼저, 이익성(Profitability)이다.
자산 또는 자기 자본에 대한 리턴(return)이 업계에 비해 높음을 알 수 있다. ROA가 5.67%라는 것은 순수입이 자산 전체의 5.67%라는 뜻이다.
2) 다음은 마진(Margin) 분석이다.
매상 총이익(Gross Margin)은 업계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만큼 물건을 싸게 팔고 이익을 별로 안남긴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9.73%에 불과한 SG&A (Selling, General, and Administrative Expense: 직원 급여, 복지 비용, 세금, 임원 보수 등)등등을 빼고 나면 EBITDA 마진(법인세와 감가 상각 등을 제외한 순 이익)이 3.64%밖에 안된다 (그래도 우습게 볼 일은 아니다. 코스트코의 연간 순이익은 1.6조원이 넘는다). 이를 미국의 프리미엄 그로서리(Grocery) 스토어인 홀푸드와 비교하면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이렇게 마진이 낮은데 어떻게 회사가 그렇게 성공적일까? 아래를 보면 어디에 강점이 있는지 알 수 있다.
3) 자산 회전율
위에서 보면, 동종 업계에 비해 모든 회전율 지표가 높게 나타난다. 특히 재고자산 회전율(Inventory Turnover)이 높은데, 11.0x라는 것은 코스트코 재고 전체가 일년에 11번 회전한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33일(365일/11)만에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 안에 있는 모든 재고가 싹 사라질만큼의 금액이 팔린다는 뜻이다. 코스트코의 거대한 창고 규모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얼마만큼의 양을 의미하는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만큼 회사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물건을 신중하게 고르고, 사람들은 그 물건들을 신뢰를 가지고 잘 사가지고 가기 때문에 매장 안에서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고 없어진다는 뜻이고, 그만큼 코스트코에 물건을 공급하는 회사들은 빨리 빨리 물건을 팔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대신 소비자와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주는 것이 목표인 회사.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대상은 아닐 지 몰라도, 언젠가 좋은 기회가 되면 주식을 사서 오랫동안 보유하고 싶은 회사이다.
그루폰(Groupon) 생각
그루폰 IPO 연기 소식에 이어 지난 주, 그루폰이 다시 원래대로 IPO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뉴욕타임즈 기사). 회사 가치를 30조원 정도($25B ~ $30B)로 책정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기사 아래의 댓글들이 재미있다. 하나같이 그루폰의 미래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아래 몇 가지 인용한다.
It is my opinion that Groupon is akin to a pump and dump. The business plan is not viable and the numbers are misleading. Remember Worldcom. Well, most don’t. But, I expect Groupon and its executives to suffer the same fate. I pity the fool who buys into this scheme. (그루폰은 pump and dump (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좋은 소식을 내보냈다가 주가가 올라가면 팔아버리는 것) 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사업 모델이 튼튼하지 않고 숫자는 사람들을 현혹한다. 이런 사기성 주식을 사게 될 사람이 불쌍하다.)
If Groupon ever had an edge, they lost it a while back. Too many (unsolicited) wannabes fill my inbox daily, and new ones just keep on coming. I’m rarely one to pass up a bargain, but I’ve already grown weary of special offers on things I never wanted in the first place. (그루폰에 경쟁력이 있었다 해도, 이미 그것을 잃은 지 오래다. 너무 많은 비슷한 사이트들이 생겨나서 내 메일함을 채우고 있고 또 새로운 것이 나타난다. 디스카운트를 잘 지나치지 않는 나지만, 애초부터 원하지도 않던 특별 할인들이 많아져서 이미 식상한 지 오래다.)
Groupon sold 120,000+ ferry tickets in Hong Kong 2 weeks before the ferry went bankrupt today Thurday Sept 15 (macao dragon). pump and dump all people now are chasing groupon for refunds…..the losses to groupon are staggering when they dont verify or do quality checks….the model is doomed !!!!!! (2주 전에 그루폰이 홍콩에서 무려 12만개의 페리 티켓을 팔았는데, 그 회사는 9월 15일 파산했다. 지금 모두다 환불 받느라고 난리다. 제대로 확인을 안한 탓에 그루폰의 손실은 천문학적이다. 이런 모델은 한계가 있다!)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한 사업 모델 중 하나인 그루폰을 경이롭게만 바라보다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계기는 2011년 6월 13일, Rocky Agrawal이 테크크런치에 기고한 네 개의 글을 읽고 나서부터이다 (Part I, Part II, Part III, Part IV). 그루폰의 사업 모델에 왜 커다란 문제가 있고, 결국 그루폰과 고객 둘 다 망하게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증거를 들어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Rocky의 글은 오레곤의 포틀랜드에 위치한 Posies Bakery & Cafe라는 작은 커피숍을 경영하던 Jessie라는 여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그루폰 경험에서 시작한다. 그녀의 고객 중 한 명이 만기일이 하루 지난 그루폰 쿠폰을 들고 왔는데 못 받는다고 거절했더니 그 사람이 나중에 다시 찾아와서 정말 기분이 상했다고, 어떻게 자기같은 단골 손님한테 그렇게 대할 수 있냐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고 싶어서 이 글을 썼는데, 그 후 수많은 사람이 블로그에 방문해서 유명한 글이 되었다. 그녀는 그루폰을 통한 프로모션이 자기가 했던 중 최악의 결정이었다고 한다.
아래는 그녀가 쓴 글, “그루폰 회고 (Groupon in Retrospective)“에서 중요한 부분을 뽑은 것이다. 자신의 경험을 생생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I heard about Groupon in January of this year from a friend. I thought the idea was pretty clever. I assumed Groupon would take a percentage, but that it wouldn’t be that huge… maybe 5-10%? I spoke with John, Then we talked pricing. We were going to offer a $6 for $13 (pay $6 and get $13 worth of product) because John told me people really respond to deals that are over 50% discount. John told me that when the consumer pays less than $10, Groupon usually takes 100% of the money. What?! Against my husband’s advice, I decided to do it knowing how many other businesses I admired had utilized Groupon. (친구한테 그루폰 이야기를 들었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그루폰이 5~10% 쯤 수수료로 가져가겠거니 했다. 담당자와 통화해서 가격을 책정했다. 그루폰에서는 50% 이상 할인이 되어야 사람들이 반응을 한다고 하기에 13달러어치를 6달러에 파는 딜을 이야기했다. 담당자가 말하길 가격이 10달러가 안되면 그루폰이 전액 가져간다고 했다. 뭐라고?? 대신 홍보 효과가 있어서 고객이 늘어날 것인데다 쿠폰을 사용해서 오는 사람들이 대개 그 이상을 산다는 말에 한 번 해보기로 했다.)
We were featured on March 9th and sold nearly 1,000 Groupons. When you sign up for Groupon, you are agreeing to sell as many as get sold. Over the six months that the Groupon is valid we met many, many terrible Groupon customers. customers that didn’t follow the Groupon rules and used multiple Groupons for single transactions, and argued with you about it with disgusted looks on their faces, or who tipped based on what they owed (10% of $0 is zero dollars, so tossing in a dime was them being generous). Or how about the lady that came in the day of Groupon (though you’re not technically allowed to use them until the day after) and asked for the Groupon discount without an actual Groupon in hand because she preferred to give us all $6 rather than half of it to Groupon. (3월 9일에 그루폰에 올라갔고 1,000개를 팔았다. 그루폰 정책상 판매 갯수를 제한할 수는 없도록 되어 있었다. 다음 6개월동안, 최악의 고객들이 많이 찾아왔다. 그루폰을 악용해서 여러 개 티켓을 사용하기도 하고, 그렇게 해서 공짜로 사게 되면 팁을 10센트 주면서도 후하다고 여겼고, 심지어 한 여자는 그루폰을 사지도 않고 가게에 와서 6달러를 낼테니 그루폰에 나온 것과 같은 조건으로 13달러어치를 달라고도 했다. 자기가 그루폰을 통해서 사면 그쪽으로 절반이 나갈텐데 그보다는 낫지 않느냐는 논리였다.)
After three months of Groupons coming through the door, I started to see the results really hurting us financially. There came a time when we literally could not make payroll because at that point in time we had lost nearly $8,000 with our Groupon campaign. We literally had to take $8,000 out of our personal savings to cover payroll and rent that month. (3개월이 지나자 큰 손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루폰으로 인한 손실이 8000달러에 이르자 월급을 줄 수 없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우리는 저축액에서 꺼내 월급을 주고 렌트를 내야 했다…)
Jessie의 경험은 좀 극단적일 수 있고, 이런 종류의 비즈니스에 제한된 케이스일 수 있으니 성급하게 일반화할 수는 없다. 하지만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다음은 Rocky가 쓴 글에서 몇 가지 대목을 인용한 것이다.
The deal companies do essentially the same thing. Businesses buy more of the market than they can effectively serve. But instead of paying upfront for the advertising as you would with a newspaper or phone book, you pay for it over the course of six months to a year in the form of deeply discounted product. (그루폰을 통한 프로모션은 다른 마케팅 활동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신문 광고나 전화번호부 광고처럼 광고비를 먼저 내는 것이 아니라 크게 할인된 상품을 통해 6개월이나 1년동안 광고비를 지불한다는 점이 다르다.)
Businesses are being sold incredibly expensive advertising campaigns that are disguised as “no risk” ways to acquire new customers. In reality, there’s a lot of risk. With a newspaper ad, the maximum you can lose is the amount you paid for the ad. With Groupon, your potential losses can increase with every Groupon customer who walks through the door and put the existence of your business at risk. (소상인들은 위험이 없는 것으로 가장한 매우 비싼 캠페인에 설득당하고 있다. 신문 광고의 경우, 적어도 당신이 돈을 얼마나 쓰는지 미리 안다. 그루폰의 경우, 그루폰 고객이 매장 안에 걸어들어올 때마다 당신은 돈을 잃는 것이다.)
How would you exploit an overpriced loan? Don’t pay it back. Assume that you’re a business that is unscrupulous and you’re looking to make a quick buck. You could create a wildly generous deal that would sell like crazy. In about 30 days, you’ll have 2/3 of your share of the deal. Then you shut down operations. (그루폰의 말도 안되게 비싼 융자를 어떻게 하면 역이용해서 착취할 수 있을까? 그냥 갚지 않는 것이다. 당신의 사업이 망해간다고 해보자. 그러면 그루폰에 전화해서 말도 안되게 싼 가격에 쿠폰을 판다. 30일이 지나면 쿠폰 판매액의 3분의 2가 통장으로 들어온다. 그 후 사업을 접으면 된다.)
They’re using money from new deals to pay for previous deals. They need to keep growing revenue. As of March 31, they owed merchants $290.7 million. (그루폰은 새로운 계약에서 들어온 돈을 이용해서 이전의 계약을 통해 진 빚을 갚는다. 2011년 3월 31일 기준으로 그루폰은 사업주들에게 총 300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새로운 고객을 통해 끌어모은 돈을 이용해서 기존 고객들에게 빚을 갚는다고 하니, 그루폰은 한 때 악명높았던 다단계 판매와 별 다를 바가 없어보인다. 여기서 잠시, 그루폰의 사업 모델에 대해 이해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루폰은 쿠폰 판매를 통해 들어온 돈을 3번에 걸쳐서 지급한다. 즉, 5일 안에 1/3, 30일 안에 또 1/3, 그리고 60일 안에 나머지 1/3을 지급한다. 그루폰을 통해 프로모션하는 사업주 입장에서는, 고객들이 다 찾아오기 전에 일단 돈부터 만질 수 있으니 이런 조건에 현혹되기 싶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쿠폰을 들고 오는 사람들에게 서비스나 상품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비싼 이자가 붙은 단기 융자를 받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되고 만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내가 컵케익을 파는 가게 주인이라고 하자. 컵케익 한 세트에 20달러이고, 재료비와 운영비를 포함한 원가는 16달러쯤 된다고 가정하자. 그루폰과 함께 50% 할인 프로모션을 한다. 20달러짜리 컵케익을 10달러에 파는 조건이다. 즉, 하나 팔 때마다 6달러를 손해보는 조건이다. 1000명이 이걸 샀다면 당장 10,000달러의 돈이 그루폰 통장에 입금된다. 이 중 그루폰이 절반을 가져가고, 나머지 절반은 60일에 걸쳐서 내가 지급 받게 된다. 5,000달러를 선지급받고 나서 내가 제공해야 하는 컵케익은 총 얼마치인가? 1,000개 x 16달러 = 16,000달러어치이다. 결국 나는 1,000명의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11,000달러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한 셈이다. 고객 한 명당 11달러를 지출했으니 꽤 비싼 프로모션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이해가 쉽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루폰을 통해 1,000명의 고객을 모았다고 해보자. 이 중 과연 몇 명이 다시 찾아와서 제 값을 주고 컵케익 세트를 살 것인가? 10%는 될까? 그루폰을 통해서 오는 고객들은 대부분 ‘악성 고객‘이다. 진짜 그 상품이 좋아서, 친구에게 추천받아서 온 것이 아닌, 컵케익을 반값에 살 수 있다고 하니까 그거 하나 보고 온 사람들이고, 싼 것만 찾는 사람들이고, 많은 경우 멀리서 찾아왔기 때문에 한 번 쿠폰을 이용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집 근처 빵집에서 컵케익을 살 사람들이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상점주 입장에서는 ‘고객 충성도’가 가장 높은데, 그루폰 고객들은 대부분 충성도가 제로(0)에 가깝다. 그루폰을 통해 당장 고객을 모았다 해도, 그들이 다시 찾아올 확률이 낮다.
나도 지금까지 그루폰을 통해 몇 번 구매를 했었다. 한 번은 샌프란시스코 관광 상품(Urban Adventures)을 싸다길래 샀는데 시간 제한이 있어서 1년을 썩히고 있다가 결국 못 쓰고 돈을 낭비한 적이 있다. 살 때는 몰랐는데 알고보니 주중 낮에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굳이 휴가까지 내서 쓸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미루다가 만기가 되고 말았다. 또 한번은, 스킨 케어 서비스 쿠폰(그루폰 페이지)을 샀는데, 산 지 거의 1년이 되어가자 돈 낭비되는 것이 싫어서 굳이 샌프란시스코까지 50분을 운전해서 찾아가서 쿠폰을 썼다. 그리고 다시는 가지 않았다. 반값이라면 모를까, 제값을 주고 할 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쿠폰을 내미는 내 스스로가 그렇게 유쾌하지 않았다. 주면서도 과연 제 값을 낸 사람과 똑같은 서비스를 받을까 의심을 하게 된다. 또, 차별 대우를 받는다 해도 내가 알 방법이 없다. 제 값을 주고 가본 적이 없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전 그루폰에서 또 하나 샀다. 이번에는 타호 호수 (Lake Tahoe) 근처의 한 리조트 호텔이다. $301 가치의 상품을 $149에 사는 조건이다.
The Resort at Squaw Creek이라는 곳인데, TripAdvisor 등에서 알아보니 평도 좋은데다, 웹사이트 가서 실제로 가격을 보니 실제 방값이 $199이길래, 적어도 $50는 아낄 수 있다는 생각에 샀다. 방값이 $199인데 왜 $149를 50% 디스카운트라고 부르는가? “Fine Print“에 그 비밀이 있다.
- One-night stay for up to four people in a Deluxe Forest View room (up to $199 value) (방 값은 199달러)
- $20 per person à la carte credit or breakfast buffet for two (up to $40 value) (아침 부페가 40달러어치)
- Bottle of wine ($30 value) (와인 한 병의 가치가 30달러다)
- One-hour bike or snowshoe rental for two ($12 value) (자전거 대여가 포함되어 있는데, 12달러 가치)
- Valet parking ($20 value) (20달러 가치의 발레 파킹이 포함)
즉, 50% 할인이라고는 하지만 자세히 보면 50% 할인이 된 것처럼 보이도록 끼워 맞춘 것이다. 발레 파킹이 20달러 가치라니 좀 말이 안된다. 2달러라면 모를까…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이제 그루폰을 통해서 프로모션하는 회사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장 현금이 들어온다는 유혹 때문에 수많은 사업주들이 그루폰이라는 포식자한테 먹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루폰과 같은 서비스는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쿠폰 발행은 이미 천 년이 넘은 사업 모델이고, 검증된 모델이다. 이를 그루폰이 아주 비싼 수수료를 받고 대신하고 있는 것 뿐이다. 피자나 컵케익과 같이 원가가 분명한 사업이 아니라, ‘경험’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은 그루폰을 통한 광고가 효과적이고, 고객 입장에서도 많은 혜택을 가능성이 있다. 생전 행글라이딩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그루폰에서 좋은 딜을 발견한 후 한 번 해볼 수도 있는 것이고, 언젠가 하와이에 놀러가겠다고 생각하는 사람한테 그루폰에서 마침 방이 비는 하와이 호텔의 숙박권을 싼 값에 제공해서 호텔과 고객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일도 있을 수 있다. 다만, 위에서 예로 들었던 Jessie와 같은 케이스가 반복되거나, 그루폰을 사용해서 프로모션을 했던 상점주들이 이익을 못 보고 고객들도 불만을 가지는 일이 계속 생겨나게 된다면 언젠가 이 회사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업데이트 (9/25): jacobceo님이 수익을 계산할 때 고정비와 변동비를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해 주셨습니다. 당연한 부분인데 제가 간과했었네요. 고정비와 변동비 비율을 가정하기는 힘든데, 고정비 비율이 더 크다고 가정할 경우 (63%), 쿠폰 하나당 손해는 $1로 줄어듭니다. 물론 고정비 비율을 작게 생각할 수록 쿠폰당 손해가 커지겠지요.
업데이트 (9/27): 오늘 월스트리트저널을 읽다가 그루폰에 대한 또 하나의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기사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그루폰이 새로운 고객을 한 명을 끌어오는 비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2009년 $2.52에서 2011년 $5.23), 2) 고객 1인당 매출이 감소하고 있으며 (아래 그래프 참고), 3) 반복되는 비슷한 딜들로 인해 사용자들의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고, 4)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는 것 못지 않게 기존 고객들이 빠른 속도로 떨어져나가고 있다.
그루폰 고객 1인당 매출 감소를 보여주는 그래프. 2009년 1인당 15달러였으나 지금은 고객 1인당 5달러 미만의 매출. 출처: WSJ, "Groupon's Fast-Growing Business Faces a Churning Point" (2011년 9월 26일)
업데이트 (10/1): 지난주에 “The Resort At Squaw Creek”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큰 기대 안하고 갔는데 굉장히 만족스럽더군요. 자전거 렌탈, 와인, 발레 파킹 서비스 등을 포함하니 $150보다 가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마 나중에 또 가게 될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그루폰 경험.
새로운 플랫폼 위에 지어진 비즈니스, Airbnb

이게 Air bed이다. 공기를 불어서 만든 침대.
최근 화제가 되었던 회사가 또 하나 있다. Airbnb. 2008년에 “Airbed & Breakfast”라는 제목으로 TechCrunch에 기사가 실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던 서비스인데, 얼마전 $100M(약 1000억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1B(약 1조원)의 회사 가치가 매겨진 것이다 (“Airbnb, 1조원 가치 도달“)
AirBnb는 “Air Bed and Breakfast”를 줄여서 만든 이름이다. Air Bed란 평소에는 접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바람을 넣어서 쓰는 침대를 말하고, Bed and Breakfast란 말 그대로 하루 밤 묵을 침대와 아침 식사를 제공해주는 숙소를 의미한다. AirBnb는 자기 집의 일부 또는 방 하나를 여행자를 위해 빌려주는 개인(다시 말해 민박)과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여행자를 연결해주는 사이트이다. 내가 AirBnb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지난 2월 14일에 보았던 TechCrunch의 Airbnb hits 1 million nights booked (Airbnb를 통한 예약 100만일 도달)이라는 기사를 통해서이다.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받아봤었는데, 참 깔끔하게 잘 만들어서 언젠가 한 번 써봐야지 하고 있었던 차였다.

Airbnb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회사에서 만든 아래 동영상을 보면 더 쉽게 이해가 된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집의 마루, 뉴욕의 유명한 스파 위층에 있는 방 하나짜리 집에서부터, 나무 위에 지어진 집, 유럽의 성, 보트에서의 하룻밤, 그리고 개인 소유의 섬에 이르기까지, Airbnb에서 모두 예약할 수 있다.
얼마전, 이 서비스를 이용해 보았다. 아내와 함께 주말을 이용해서 몬터레이(Monterey)와 카멜(Carmel-by-the-sea)에 다녀오려고 호텔을 찾아봤는데 맘에 드는 호텔은 300불이 넘는데다 예약도 거의 다 차서 고민하던 차에 Airbnb가 떠올라서 한 번 검색해 보았다. 정말 매력적인 장소들이 많이 있었다. 몇 개 살펴보던 중 한 집이 눈에 띄었다. 자신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신뢰가 갔고, 무엇보다 40여개의 리뷰 모두 내용이 좋았다.

주말동안 우리가 묵기로 한 몬터레이 바닷가 근처의 집
예약하고 나니 주인으로부터 간단한 이메일이 왔다. 자기들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주차를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려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도착 당일에는, 밝고 친절한 목소리의 집주인 Erika로부터 전화가 왔다. 별 문제가 없는지, 언제 도착하는지 묻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끊은 후, 문자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던 중, 와인 사는 것을 깜빡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가는 길에 마켓을 찾아서 들러서 사갈까 하다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에리카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나: “집에 남는 와인이 있으면 나한테 파실래요? 와인 가져오는 걸 깜빡했는데 근처에 와인 파는 곳을 찾을 수가 없네요.”
에리카: “Sure. 어느 정도 가격대에 어떤 종류의 와인을 좋아해요?”
나: “우와, 고마워요! 15~20달러 정도면 적당할 것 같고 Merlot 품종이 좋겠어요.”
에리카: “하나 사다놓죠.”
집에 도착하니, 식탁 위해 내가 원하던 와인과 와인잔 두 개, 그리고 와인 따개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깨끗한 침대, 타월, 그리고 손님용 샴푸와 비누. 깨끗하게 닦여서 놓여진 접시들… 뭐 하나 나무랄 것이 없었다. 우리만의 정원이 있었고, 게스트룸도 에리카의 하우스와 떨어져 있어서(엄청나게 큰 집이었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었다. 나와서 1분만 걸으니 아름다운 바다가 나왔다. 분명 특별한 경험이었다.
또 한 번 우리를 감동시켰던 것은 아침 식사. 다음날 아침 몇시에 무엇을 먹고 싶은지 적어서 밖에 걸어놓으면 갖다준다고 하기에 걸어놓았는데, 내가 지정한 정확한 시간에 에리카가 아침 식사를 가지고 왔다.

내가 원하는 시간에 배달해준 아침 식사
기분 좋은 경험과 추억을 남기고 집에 돌아오니 에리카로부터 이메일이 와 있었다. 나에 대해 리뷰를 남긴 것이다.
“I enjoyed hosting Sungmoon Cho and his wife. They seem like a very sweet couple and I would definitely recommend them to other Airbnb hosts. Great communication of arrival time, and they were incredibly understanding when I wasn’t able to be here at their desired check-in time.” (성문과 그의 와이프를 호스팅했는데 즐거웠어요. 매우 다정한 커플로 보이고, 당연히 다른 Airbnb 호스트들에게도 추천합니다. 도착하는 시간을 정확히 커뮤니케이션했고,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제가 없었는데 정말 잘 이해해 주었어요.)
이를 읽고 즉시 나도 리뷰를 남겼다.

에리카에게 내가 남긴 리뷰
여기서 잠깐. 이런 서비스를 보면 제일 먼저 이런 생각이 들 것이다. “집 주인 또는 집 빌리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면 어떡하지?” “과연 안전할까?” Airbnb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 세 가지 시스템을 통해서이다.
1. 프로필
집 소개페이지 옆에는 항상 아래와 같이 집 주인의 프로필이 사진과 함께 올라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를 호스트했던 에리카는 다음과 같이 소개를 올려 놓았다. 자기가 졸업한 고등학교와 대학교 이름도 있다. 이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간다.

집주인 에리카와 블레이크의 프로필. (출처: http://www.airbnb.com/rooms/44515)
물론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아래 두 가지가 큰 도움이 된다.
2. 리뷰
아래와 같이, 그 집에 묵었던 사람들이 리뷰를 올리고 있다. Airbnb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졌던 실제 회원/고객들만 리뷰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거짓일 가능성이 적다. 그리고 자세히 읽어보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파악이 된다.

에리카와 블레이크의 집에 묵었던 사람들이 상세하게 남긴 리뷰
안전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일수록 리뷰가 많이 달린 집을 선택할 것이다.
3. 페이스북 연결
‘페이스북 이펙트‘에서 설명하고 있듯, 페이스북의 가장 큰 힘은 회원들의 정보가 가장 정확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Airbnb에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할 경우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우선,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해서 집을 빌리겠다고 신청하면, 집 주인이 그 사람의 기본 정보를 볼 수 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과 기본 프로필을 보고 나면 그 사람이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쉬워질 것이다. 반대로, 페이스북으로 로그인한 상태에서 자기 집을 올리면, 페이스북 프로필에 있던 내용이 자동으로 들어간다.

페이스북 로그인하고 Airbnb에 내 집을 올리자 자동으로 들어간 프로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고, 심지어 이 회사에 투자한 폴 그래험(Paul Graham)조차 아이디어는 사실 마음에 안들었다고 했던 서비스. 지난 한 해동안만 800%의 성장을 이루었고, 지금까지 무려 160만일의 예약을 중계한 Airbnb는 어떻게 해서 탄생했을까?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Brian Chesky)의 강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주: TechCrunch] 말을 아주 재미있게 하니 직접 보면 제일 좋다.
이 비디오와 몇 가지 조사를 통해 재미난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아래에 요약한다.
창업 배경

Airbnb의 공동창업자 브라인언, 조, 네이썬. (출처: WSJ)
창업자 브라이언과 조(Joe Gebbia)는 미국의 가장 명성 있는 디자인 학교 중 하나인 로드 아일랜드 디자인 스쿨(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만났다. 우리나라로 치면 브라이언은 99학번, 조는 00학번이다 [LinkedIn 프로필]. 조가 먼저 창업을 제안했고 브라이언이 곧 따랐다. 브라이언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으나, 컨퍼런스때문에 호텔이 모두 차서 묵을 곳이 없었다. 문제를 인식한 것이다. 얼마 후 사업을 시작했고, 약간의 돈을 벌기 위해 공기 침대(Air bed)를 이용해서 위층의 남는 공간을 여행자에게 빌려주었는데 참 재미있었고, 이게 사업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둘은 곧 Air Bed and Breakfast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사업을 시작했다.
슬픔의 참호 (Trough of Sorrow)
마케팅에 필요한 돈이 없었으므로 (두 사람 먹고 살기에도 벅찬 상태였음), 발로 뛰며 홍보를 했으나 좀처럼 트래픽이 늘지 않았다. 심지어 2008년에 월스트리트 저널과, 테크크런치도 소개되었으나 별로 반응이 없었다.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올라가고 사람들이 이용했으나, 시간이 지나면 곧 떨어지는 일이 반복되었다. 난 Airbnb가 단시간에 성공한 회사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전혀 그게 아니었다. 트래픽이 치솟기까지 무려 1,000일이 걸렸다고 한다. 그만큼 ‘마켓플레이스‘를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방을 빌려주는 사람이 없으면 빌리는 사람이 왔다가 돌아가 버리고, 또 빌리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방을 올리지도 않는다. 전형적인 닭과 달걀의 문제 상황이다. 이 정도의 시간이 걸렸던 것은 당연했는지도 모른다.

Airbnb의 트래픽 증가 추이. 첫 3년동안 트래픽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출처: Quantcast)
라면 프로피터빌리티(Ramen Profitability)
고생하는 이 두 젊은이를 구출한 사람은 엔젤 투자 회사 “Y 컴비네이터“를 만든 폴 그래함(Paul Graham)이었다. 폴이 이들을 만나 투자를 한 후, 처음 했던 조언은 “라면을 사먹을 수 있을만큼만 돈을 벌어라“였다. 이 둘의 경우, 계산해보니 일주일에 1,000불을 벌면 아파트에서 내쫓기지 않으면서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일주일에 1,000불 벌기. 이게 그들의 사명이었다. “라면 프로피터빌리티”는 폴 그래함의 “스타트업을 위한 13가지 조언” 중 아홉 번째에 등장하는 말이다. 정말 마음에 들고 공감이 간다. 나이가 들수록, 부양할 가족이 생길수록, ‘라면 프로피터빌리티’를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된다. 두 창업자는 싱글이었고, 라면만 먹으면서도 살 수 있을만큼 젊고, 건강했고,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무려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입이 없어도 꿈을 믿고 자신의 아이디어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 Airbnb에서 전 세계 184개 나라 14,800개 도시에 있는 집들을 찾을 수 있다.
고객을 만나기
약 1,000일이 되던 때에, 결정적인 일이 일어났다. 폴은 그들에게 그들의 고객이 있는 곳, 뉴욕에 가야 한다고 했다. 수입이 없어 라면을 먹고 살던 이들에게 뉴욕에 가라니.. 그러나 폴의 조언을 따랐고, 뉴욕으로 날아갔다. 뉴욕에서 두 가지 중요한 임무가 있었다. 하나는 저명한 투자자인 프레드 윌슨(Fred Wilson)을 만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고객을 만나고 웹사이트를 홍보하는 일이었다. 결국 프레드 윌슨에게 투자를 받지는 못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음 블로그에서 설명한다), 다른 중요한 사람을 만났다. 맨하탄에 멋진 아파트를 가진 한 사람이다. 이 사람이 Airbnb의 아이디어를 좋아했고, 곧 자신이 여행하는 동안 집 전체를 빌려주겠다고 Airbnb에 올렸다. 이것이 Airbnb의 사업 모델을 통째로 바꿔놓았다. 그 전에는 주인이 있는 상태에서 방만 빌려주는 서비스였는데, 이제 집 전체를 빌려주는 사람도 이용하게 된 것이다. 이 집이 매우 인기가 있었고, 웹사이트의 트래픽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사람들이 뉴욕에서 자신의 집을 올렸다. 그리고 그 집을 이용했던 여행자들이 자신의 도시 또는 나라로 돌아가서 자기의 집을 Airbnb에 올렸다. 곧이어 유럽의 집, 성, 대저택 등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2010년 7월, 뉴욕타임즈에 기사가 실렸다.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1000일간 ‘슬픔의 참호’를 거친 이후 Airbnb는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Airbnb에서는 심지어 이글루도 빌릴 수 있다. 하루 189달러.

아프리카 나이로비의 기린 서식지에 지어진 집도 있다. 하루 500달러.
‘고객을 이해하기’. 이 말은, 폴 그래함의 스타트업 조언 중 네 번째에 등장한다. 크게 공감한 말이라 여기 인용하고 번역한다.
“You can envision the wealth created by a startup as a rectangle, where one side is the number of users and the other is how much you improve their lives. [2] The second dimension is the one you have most control over. And indeed, the growth in the first will be driven by how well you do in the second. As in science, the hard part is not answering questions but asking them: the hard part is seeing something new that users lack. The better you understand them the better the odds of doing that. That’s why so many successful startups make something the founders needed.” (스타트업에 의해 창출되는 부는 사각형으로 표현될 수 있다. 한 축은 유저의 숫자이고, 다른 한 축은 그들의 삶을 얼마나 개선했는가이다. 두 번째 축이 바로 당신이 제어할 수 있는 영약이다. 사실, 첫 번째 축은 당신이 두 번째 축에서 얼마나 잘했는가에 의해 좌우된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은 유저들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다. 이를 잘 이해할수록 더 잘 해결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바로 많은 성공적인 스타트업들이 창업자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이유이다.)
오늘, 점심에 회사에서 한 동료가 내 자리로 찾아왔다. 돌아오는 독립기념일(7월 4일) 주말에 여행을 하려고 알아보던 중, 어린 아이가 있어서 부엌과 세탁기가 있는 곳을 찾아야 했는데, 모텔에 전화해보니 부엌이 있긴 하지만 아이가 시끄럽게 하면 다른 손님에게 방해가 되므로 받아줄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그래서 내가 전에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 Airbnb를 찾아봤고, 하루 100불 정도에 크고 멋진 집의 방 하나를 예약했다고 한다. 물론 부엌과 세탁기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과연 나처럼 좋은 경험을 하게 될 지 궁금하다. 나중에 꼭 물어봐야겠다.
민박. 수천년 전부터 존재했던 사업이지만,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이런 서비스가 난 참 재미있다.
아마존(Amazon) 성공의 비결은 소비자 경험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오늘의 주제는 아마존(Amazon.com)이다. 내가 좋아하는 회사 중 Top 3안에 드는 회사이고, 내 재산을 불려주는 회사이기도 하다. 아마존에 대해서는 “아마존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이라는 주제로 작년 9월에 글을 한 번 쓴 적이 있다. 그 당시 150달러이던 주가는 이제 200달러를 넘겼다. 당시 675억달러이던 시가 총액은 이제 915억달러(약 100조원)가 되었다 (참고로 삼성전자 시가 총액이 현재 132조원이다).

2011년 5월 13일 기준 아마존 주가 (출처: Google Finance)
친구들, 회사 동료들과 아마존 이야기를 하면 모두다 한결같이 하는 대답은 “Awesome!(최고!), I love it!(사랑해!)”이다. 지금까지 예외가 없었다. 어떤 회사든, 어떤 서비스든 누구는 좋아하고 누구는 싫어하게 마련인데, 어떻게 아마존은 모두에게 사랑받는 회사가 될 수 있었을까?
‘성공 비결’이라는 주제로 지난번에 넷플릭스(Netflix)라는 회사를 다룬 적이 있는데 (넷플릭스 성공의 비결은 우수한 기업 문화), 마찬가지로 아마존에 대해서도 언젠가 기회가 되면 자세하게 이야기하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트위터(@kyuclee)를 통해 아마존에 대한 자료를 발견했는데, 지금까지 본 아마존에 대한 분석 중 가장 좋기에 이를 기준으로 아마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72장짜리 슬라이드인데, 원본은 여기에 있으니 시간 되시는 분은 꼭 전체를 보시기를: Amazon.com: the Hidden Empire (아마존닷컴: 숨겨진 제국)

아마존, 알고 보면 거대한 회사다. 이베이보다 두 배나 크고, 페이스북보다 15배나 많은 직원을 가지고 있고, 구글보다 매출이 16% 많고, 월마트보다 더 큰 소비자 브랜드이다.

왜 가능했을까? 비전 때문이다. 1994년, 제프 베조스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알았다.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사람이지만, 여기서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에 대한 소개를 잠깐 하겠다. 1964년생. 어머니가 10대에 임신해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1년을 갓 넘겼을 때 부모님이 이혼했고, 다섯살 때 새아버지에게 입양된다. (스티브 잡스의 어린 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그 역시 너무 어린 어머니한테 태어났다가 다른 집에 입양되었다.) 가족이 텍사스를 거쳐 플로리다에 이사한 후 프린스턴대학에 입학했으며 컴퓨터 사이언스 학위를 받은 후 월 스트리트의 D. E. Shaw & Co.라는 금융회사에서 파이낸셜 애널리스트(Financial Analyst)로 일하다가 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1994년에, 그가 서른 살이 되던 시점에 인터넷 서점, 아마존을 창업했다. 현재 아마존 주식의 20%를 소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니 주식으로 인한 그의 개인 재산은 현재 약 20조원이다.
TED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2003년에 “Next Web Innovation” 이란 주제로 했던 강연인데, 제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말을 재미있게 해서 한참을 웃으면서 봤다. 닷컴 버블 이후의 인터넷을 골드 러시 및 전기와 비교하며, 2003년의 인터넷 수준은 1908년의 전기 세탁기 수준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2003년이면 이미 한게임/넷마블 등이 히트치고 네이버가 잘 나가던 때였는데, 제프는 그 시대를 1908년과 비교한 것이다. 왜 아마존이 그 이후에 끝없이 개선되고 성장했는지의 답이 그에게 있다.

TED에서 강연중인 제프 베조스. (이미지 출처: http://www.trustthefedora.com/)

그리고 그 비전은 뛰어난 실행력과 혁신에 의해 실현된다. 인터넷이라는 도구는 아마존에게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제공했다. 1. 낮은 변동비, 2. 실시간 최적화, 3. 프로토타입을 이용한 테스팅, 4. 전세계적인 시장, 5. 무제한의 재고, 6. 끝없이 개선되는 측정 지표와 이를 이용한 최적화

완전히 혁신적인 생각은 아니다. "더 싸게, 더 다양하게, 그리고 더 편리하게 물건을 팔고 소비자에게 배달해주자"

소비자에게 먼저 투자한다: 소비자에게 포커스하고 그들의 요구를 파악한다. 그리고 이 요구를 저렴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혁신이 일어난다.

이렇게 해서 끝없는 혁신을 가져오는데, 1. 소비자 경험을 위해 원클릭 쇼핑과 프라임 멤버십을 도입했고, 2. 일대일의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했고, 3. 구매 프로세스를 상세히 설명함으로서 신뢰를 쌓았다. 결국 아마존은 소비자의 '잠재 요구'를 충족시켜, 그들이 뭔가 온라인에서 사겠다고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가 되도록 했다.
참고로, 2010년 4월 아마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에 따르면 그 해에 세운 452개의 목표 중에서 무려 360가지가 소비자 경험(customer experience)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다고 한다. (출처: Business Insider) 제프 베조스가 얼마나 이를 중요하게 생각해왔는지, 그리고 지금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아마존 서비스를 경험해보면 그동안 투자해온 것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 알게 된다. 이전 블로그에 이러한 소비자 경험을 간략히 정리해 두었다: 아마존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

그 비밀 요리법은 바로 혁신적인 물류 시스템이다. 웹사이트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더 나은 소비자 경험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한다.

그 결과는 경쟁사보다 싸게 제품을 제공하면서도 높은 마진을 남기는 것이다.
여기, 아마존이 인수한 회사 Diapers.com의 놀라운 물류 시스템을 보여주는 비디오가 있다. Kiva Robot 을 이용하여 자동화되어있다.
미국의 많은 성공적인 인터넷 기반의 회사가 그렇듯 (구글, 페이스북, 징가, 넷플릭스, 훌루, …), 아마존 역시 데이터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다. 서비스를 사용하다보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매일 매일 개선을 이루어낸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나의 숨은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것을 보면 감탄할 정도이다. 아래 슬라이드를 보면 매우 초창기부터 이렇게 데이터 분석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데이터에 의해 움직이는 회사. 아마존은 1997년에 처음으로 A/B 테스팅 (두 개의 서로 다른 웹사이트를 만들고 각각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준 후 만족도를 측정하여 반영하는 방법)을 시도했고, 2001년에는 배달되는 제품 하나하나에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또한, 아마존의 소비자 충성도는 놀라울 정도이다. 아마존을 통해 구매한 사람들이 다시 찾아와 구매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고 한다 (그 중 한명이 바로 나다. 1년간 아마존에서 사는 제품이 100개가 넘는다.) 아마존은 어떻게 해서 이렇게 소비자 충성도를 높일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이 아래 세 장의 슬라이드에 소개되어 있다.

첫째 비결은 "반복 사용": A. 판매자는 왜 아마존을 이용하나? 1) 1억 3천 7백만의 소비자를 무시하는 건 말이 안된다. 2) 믿을 수 있는 기술을 이용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3) 아마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데는 시간이 걸린다. B. 왜 소비자들은 아마존을 사용하나? 1) 생태계가 갖추어져 있다. 2) 각 사람들의 미디어 라이브러리가 저장되어 있다.

두 번째 비결은 "고른(seamless) 통합". A. 아마존이 어떻게 판매자들을 통합하는가? 1) 판매자 점수 모니터, 2) 저품질의 제품을 파는 판매자 차단. B. 어떻게 사용자 경험이 통합되어있는가? 1)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별 판매자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2) 대부분의 제품에 대해 아마존 프라임 멤버들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무료 배송).

세 번째 비결은 "락인(lock-in)". A. 어떻게 판매자들이 락인되는가? 1) 판매자의 고객들은 사실은 아마존의 고객이다. 2) 판매자들은 소비자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3) 아마존과 거래를 오래 할수록, 그 수준의 서비스를 직접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어려워진다. B. 어떻게 소비자들이 락인되는가? 1) 킨들 이북은 아마존 자체 포멧이라 일단 아마존에서 구입하면 다른 기기로 볼 수 없다. 2) 아마존 프라임 멤버에 가입하면 (1년에 79불) 이틀 무료 배송 서비스를 받게 된다.
올해 47세의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2010년에 모교인 프린스턴 대학에서 졸업생을 대상으로 연설을 했다. 6분 25초 지점부터 그의 연설이 시작된다. 10살 때 할아버지에게 어떻게 해서 “It’s harder to be kind than clever (똑똑한 것보다 친절한 것이 더 여럽다)“는 원칙을 배우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 뉴욕의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마존을 창업하게 되었는지, 어떤 기분으로 어려운 선택을 내렸는지 등을 설명한다. 연설 중 마지막 대목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마친다.
와이프에게 아이디어를 이야기했습니다. 그녀는 하라고 했어요. 그래서 당시 내가 존경하던 상사에게 가서 이야기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책을 팔고 싶다구요. 센트럴 파크를 한참 걸으면서 주의 깊게 이야기를 듣던 그가 말했습니다. “That sounds like a really good idea, but would be even BETTER idea for someone who already didn’t have a good job. (그거 참 멋진 아이디어군, 근데 이미 좋은 직업이 없는 사람에게 더 좋은 아이디어일텐데..)” 그리고 48시간동안 생각해보라고 했습니다.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 것은 싫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열정을 따르기 위해 가장 안전하지 않은 선택을 한 셈이지만, 저는 그 선택이 자랑스럽습니다. (중략) 시간이 지나 당신이 80세가 되었다고 생각해보세요. 조용한 방에 혼자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혼자 이야기해본다고 생각해보세요. 가장 간결하고 의미있는 이야기는, 결국 당신이 했던 선택들을 나열하는 것일겁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한 선택 그 자체입니다 (In the end, we are our choices).
자기 자신에게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행운을 빕니다. (Build yourself a great story. Thank you, and good luck.)
넷플릭스 (Netflix) 성공의 비결은 우수한 기업 문화
전에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두 회사, 블록버스터와 넷플릭스“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신생 회사인 넷플릭스가 어떻게 전통적 대기업인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리게 되었는가에 대해 설명한 글이다. 그 글을 쓴 이후에 넷플릭스는 계속해서 혁신적인 내용을 발표했고, 나는 이 회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지 궁금해서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오늘 TechCrunch에서 넷플릭스의 사업 전략을 설명한 글을 읽다가 우연히 귀한 자료를 발견했다. 넷플릭스의 문화, 그리고 넷플릭스가 지향하는 가치를 128장의 슬라이드에 정리한 것인데, TechCrunch 기사를 쓴 MG Siegler의 표현대로, 읽고 나면 넷플릭스에서 일하고 싶어진다. (솔직히 이걸 읽고 나서 넷플릭스에서 어떤 자리에 사람들을 채용하고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전에는 겉으로 보이는 넷플릭스의 우수함을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었다. 하지만 이 자료를 보면 성공의 근본적인 원인은 뛰어난 기업 문화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넷플릭스 기업 문화의 7가지 측면은 다음과 같다.

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인지 알기 힘들다. 인상깊었던 슬라이드를 위주로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여기에 소개해 보겠다. 슬라이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한다.
Values are what we Value (우리가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 우리의 가치)

미국에서 가장 비도덕적인 회사중 하나로 비난받는 엔론(Enron)의 네 가지 가치: 도덕성, 커뮤니케이션, 존중, 뛰어난 성과(능력). 이것은 회사 로비의 대리석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그 조직이 진짜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그러나,

귀에 듣기 좋은 말들이 아닌, 회사가 진짜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들은, 누가 보상받고, 승진되고, 해고되는지에 반영된다.
난 이 말이 정말 가슴에 와닿았다. 많은 회사들이 그야말로 듣기 좋은 몇 가지 가치를 이야기하고, 실제로는 그와 다른 방향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있는 회사에서도 그런 모습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내세우는 가치 중 하나는 ‘용기’이다. 옳지 않은 방향으로 갈 때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용기.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모습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이 오히려 보상을 받거나, 승진된다면? 겉으로 내세우는 가치관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오히려 더 좌절하게 만들고, ‘차라리 그런 말을 하질 말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회사에서 누가 승진해서 윗자리로 올라가는지는 정말,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위에서 볼 때 자기 말을 잘 듣거나 친분관계가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승진시킨다면, 아래에서 보기에 정말 황당한 경우가 생기고, 많은 사람들에게, ‘아 이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도덕성, 전문성, 팀워크가 아니라 상사에게 얼마나 잘 보이느냐이구나’라는 잘못된 인식을 주게 되고, 그 어떤 화려한 말로도 이를 바꿀 수 없다. 결국 회사라는 조직 내의 사람들은 자기 위에 있는 사람들을 가장 주의 깊게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Judgment, Communication, Impact, Curiosity, Innovation, Courage, Passion, Honesty, Selflessness라는 9가지 회사의 가치에 대해 나열한다.

여기까지 읽고 나서는 별 기대할 것이 없는 싱거운 자료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음 슬라이드를 보기 전까지는…
High Performance (높은 성과)

"멋진 일터는 끝내주는 동료들이다." 데이케어, 에스프레소 기계, 건강 보험, 일식 점심, 멋진 사무실이나 높은 연봉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최고의 동료들을 끌어오는데 효과적인 일들만 한다.
넷플릭스의 채용 기준과 문화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한 마디 말이다. 그리고 또한 내가 아주 깊이 공감하는 말이다. 회사에 자신에게 inspiration(영감)을 주고, 함께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 곧 그 조직을 떠나고 싶어진다. 즉, “끝내주는 사람들”이 회사에 많은 것은 특히 나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끝내주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 사람들은 또 다른 끝내주는 사람들을 데려오고, 그 사람들은 다른 끝내주는 사람들 때문에 조직에 남는다. 회사 규모가 커지게 되면, 갑자기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지는데 사람이 부족해진다. 그러면 평범한 사람들을 채용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괜찮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회사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간다. 끝내주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좌절감을 느낀다. 결국 회사를 떠난다. 끝내주는 사람 한 명이 떠나면 그런 정도의 다른 사람도 회사를 떠난다. 결국 평범한 사람들만 남은 회사는 내리막길을 걷는다…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다음으로 내 눈을 멈추게 한 말은 이것이다.

"적절한 정도의 성과(adequate performance)를 내는 사람은 해고된다는 것이 우리와 다른 회사와의 차이점입니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다음 슬라이드에 답이 있다.

지키기 테스트 (Keeper Test): 내 부하직원들 중 누군가가 두 달 이내에 경쟁사로 떠나겠다고 이야기하면, 내가 누구를 진짜 노력해서 잡을 것인가?
그리고 나서 말한다.

그 테스트를 통화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은 좋은 보상을 받고 지금 즉시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그 자리를 스타로 채울 수 있으니까요.
즉, “평범한 사람은 회사를 떠나라”인데,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그것만이 회사의 문화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끝없는 경쟁자의 도전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다.
Freedom & Responsibility (자유와 책임)
다음으로 자유와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아래와 한 마디가 인상적이다.

책임감있는 사람은 자유가 있을 때 더 큰 성과를 발휘하고, 그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다음 슬라이드를 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규모가 커질수록 자유를 제약한다
정말 그렇다. 이건 어떤 회사에서나 공통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사실이다. 회사가 커짐에 따라 자유를 제약하는 이유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회사가 커질수록 일이 복잡해지고, 그만큼 실수할 가능성이 커지며 실수로 인한 피해 규모가 커진다. 결국, 아래 그림처럼 성과가 좋은 (high performance) 직원들의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결국은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회사는 망한다.

그렇다면 이런 실수를 막기 위해서 회사를 키우지 말아야 할까? 아니면, 반대로 회사가 커져도 그냥 놔두어서 회사를 혼돈 상태에 둘까? 넷플릭스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중요한 점은 이것: 복잡성이 증가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인재의 비율을 높여나갈 것.
즉, 사업의 복잡성이 높아짐에 따라 그보다 빠른 속도로 우수한 직원의 비율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업계 최고의 보상을 해주고, 가치가 높은 사람들을 끌어오고, 높은 성과를 내는 문화를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다. 또한 자유도가 높아야 그런 사람들이 많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자유가 좋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좋은 프로세스는 창의성을 높인다. 그러나 실수를 방지하자는 명목으로 자꾸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내면 안된다. 단적인 예로, 넷플릭스의 휴가 정책은 다음과 같다.

넷플릭스에는 휴가 정책이 따로 없다. 휴가를 기록하지도 않는다. 넷플릭스에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해야 하느냐는 규정이 없지만 그렇다고 나체로 회사에 오는 사람은 없다. 결국 모든 것에 하나하나 자세한 정책을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즉, 정책이 없는 것이 넷플릭스의 휴가 정책이다. 누구든 휴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쉬면 되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일하면 된다. 또 다른 예로, 많은 회사들은 출장 비용, 어떤 선물을 받아도 괜찮은지에 대해 자세한 규정을 만들고, 이를 규제하고 검사하기 위한 부서가 따로 존재하는데, 이에 대한 넷플릭스의 정책은 다음과 같다.

비용 지출, 선물, 출장에 관한 넷플릭스의 정책: "넷플릭스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할 것" (다섯 단어의 말)
마치 그게 자기의 돈인 것처럼 쓰기. 이렇게 이상적인 정책이 또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게 이상적이지도 않다. 아주 간단한 말이지만,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근데 과연 그게 통할까? 누군가가 제도를 남용해서 회사 돈을 펑펑 써대면 어떡하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간단하다. 도덕성이 부족한 그런 사람은 해고하면 그만이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 행동하는 뛰어난 사람들이 회사에 있으면 된다. 정말 단순하지만 명쾌한 정책이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거기에 따라 정말 뛰어난 사람들을 더 많이 채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LinkedIn에서 내 인맥과 연결되어 있는 넷플릭스 직원들을 찾아보았다.

한 명 한 명 클릭해서 프로필을 살펴봤다. 그리고 그 말을 믿을 수 있었다. 스탠포드대 등 명문대학 졸업자들이 수두룩한데다, 다른 회사에서 많은 좋은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경영진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있을지 몰라도 직원들은 단순히 DVD를 포장하는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겠거니 했었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 같이 일하고 싶은 뛰어난 사람들이 참 많았다.
Context, not Control (통제가 아니라 문맥)
다음으로 넷플릭스에서 가치있게 여기는 회사의 문화는 “Context, not Control”이다. 다음 슬라이드를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CEO인 Reed Hastings는 매니저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매니저들에게: 당신의 부하직원 중 한 명이 멍청한 일을 하면 그들을 비난하지 말 것. 대신, 그들에게 문맥(context)을 제대로 제공했는지를 생각해볼 것
Pay Top of Market (시장에서 가장 높은 보상을 지불한다)
다음은 넷플릭스의 보상 체계에 관한 설명이다. 모든 회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인데, 이것에 대해 넷플릭스는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목표는, 각 직원들에게 "그 시장에서 그 사람이 가지는 최고의 가치"에 맞게 보상해주는 것이다.

이것이 전통적인 모델과 다른 점이다. 전통적인 방법은, 그 사람의 시장 가치와는 상관 없이 이전 연도의 실적을 바탕으로 연봉을 올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너무 많이 보상해주거나 너무 적게 보상해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마디로 시장 가치에 맡기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뛰어나더라도 시장에서 수요가 작으면 그 사람의 가치는 내려가는 것이고, 반대로 그 사람의 시장 가치가 높아지면 회사에서도 그에 맞게 높은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Promotions and Development (승진과 능력 계발)
마지막으로, 승진과 능력 계발에 관한 원칙이다.

1. 맡게되는 역할이 충분히 커야 함. 매니저 직책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 굳이 이사급을 데려와 앉힐 필요는 없다는 말. 2. 그 사람이 현재 역할에서 매우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어야 함.

수업, 멘토링 등의 형식적인 프로그램은 거의 효과가 없다.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경험, 관찰, 성찰, 독서, 토론을 통해 스스로 성장한다. 그들이 뛰어난 사람들과 큰 도전에 둘러싸여 있는 한.
수업, 멘토링… 많은 기업들에서 많은 비용을 들이는 일이고, 나도 매니저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었다. 결과는? 그것으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큰 도움이 안된다.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거나 단순 반복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도움이 되겠지만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형식화된 교육은 큰 도움이 안된다. 여기서 말했듯, 우수한 인재들은 회사에서 배우지 말고 성장하지 말라고 돈을 줘도 스스로 배우고 성장한다. 그것이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성장하고 배울 기회가 없다고 느껴지면, 그들은 곧 떠날 것이다.
전체 슬라이드는 아래에서 볼 수 있다. 내용이 많아 시간이 걸리지만 꼭 읽어볼 가치가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위치에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더불어, “Netflix Business Opportunity (넷플릭스의 사업 기회)”라는 제목의, 넷플릭스 전략을 소개한 다음 슬라이드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