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행복에 대하여 – 가족 중심 문화의 중요성

스파크랩(Sparklabs)에서 주최하는 넥스트 컨퍼런스(The Next Conference)에 참석하기 위해 잠시 서울에 다녀왔다. 스파크랩은 버나드 문(Bernard Moon), 이한주, 지미 김(Jimmy Kim) 세 명이 함께 만든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데, 마크 큐번(Mark Cuban)이나 빈트 서프(Vint Cerf)같은 유명인들을 멘토로 섭외했고, 그 외에 100여명의 멘토를 통해 한국의 스타트업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선정되면 2만 5천 달러의 투자와 함께 무료 사무 공간 및 호스팅 등을 지원하며, 노리(KnowRe), 미미박스(Memebox), 아블라 컴퍼니(Ablar Company) 등이 포트폴리오 회사이다.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도 좋았고 컨퍼런스 내용도 좋았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꼭 내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연사들 대부분이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그 과정 중에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다. 원래 서울에 오래 살았었지만, 캘리포니아에 살다가 서울에 가면 몇 가지 대조적으로 느끼는 것들이 있다.

  1. 뿌연 하늘
  2. 친절하고 일처리가 빠른 직원들
  3. 세련된 도시 분위기
  4. 표정이 어두운 사람들

표정이 어두운 사람들“. 택시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길거리를 걷든, 표정이 어두운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당신은 진정 행복하십니까?“라고 질문하면, “글쎄요. 그냥 사는 거죠.” 라고 대답할 것 같은 사람들. 점심 시간이 끝날 즈음이면 삼삼오오 모여서 회사 건물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더 어둡게 보였다. 삶의 모든 스트레스와 무게를 혼자 감당하느라 지친 사람들처럼.

택시 운전사들은 특히 더 심했다. 전에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택시를 탈 때마다 모든 운전사가 “어느 길로 갈까요?”를 물었다. 참 의아했다. 어떤 길로 가면 좋을지는 운전하는 사람이 더 잘 아는거고, 나는 어차피 길도 잘 몰라 택시를 탄 건데 왜 나한테 길을 물을까? 이유를 물었더니 그걸 안 물어보고 그냥 갔다가 차가 막히거나 요금이 조금이라도 더 나오면 손님들이 난리를 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차선을 지정해주기까지 한다니 어이가 없었다. 운전사에게 스트레스를 주면 자신이 위험하지 않을까? 아들을 이미 장가보냈다는, 50이 넘은 한 운전사에게 그 분의 삶을 들었다. 새벽 4시부터 밤 10시까지, 점심시간을 포함해서 하루 18시간을 일하는데, 비싼 기름값을 제외하고 집에 가져가는 돈이 하루 10만원이란다. 워낙 고된 노동이기 때문에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데, 그렇게 한 달간 20일을 일하면 200만원이다. 거기서 보험료, 감가 상각, 차량 유지비 등을 제외하면 160만원이 남는다. 그런 중노동에 대한 대가가 월 160만원이라니. 6년 전에 정부에 의해 정해진 택시 요금은 지금은 너무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릴 때 팁으로 천원을 드렸더니 ‘어, 이러시지 않아도 되는데..’ 하며 진심으로 기뻐하셨다. 그 주름진 눈가에 가득 번진 미소를 보자 눈물이 났다.

그런 분들을 보며,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돈이 많다고 행복한 건 물론 아니다. 시간이 많다고 행복한 것도 아니다. 필요 조건들일 뿐이다. 미국에서 동료들이나 친구들을 보면 행복한 사람들이 참 많은데, 한국의 중견 기업이나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는 스스로를 행복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왜 상대적으로 적을까? 무엇이 다를까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나는 그것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빼앗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캘리포니아에 살면 뭐가 좋느냐고’ 묻는다. 심심하지 않느냐고도 한다. 사실 6년간 미국에 살면서 심심하다고 느껴 본 적은 없다. 그러면 나는 날씨가 좋아서라고도 하고, 여행할 좋은 곳이 주변에 많이 있어서라고도 하고, 차가 안막혀서라고도 하고, 주말에 결혼식과 부고 등 의무적으로 참석할 경조사가 없어서라고도 하는데, 그 모든 것이 내가 캘리포니아에 사는 것을 즐기는 이유가 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이다.

처음 실리콘밸리에서 일을 시작했을 땐 일보다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놀라고 어이가 없었던 적이 많았다. 한 번은 목요일 오후 4시에 팀 전체가 모여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한 임원이 회사 상황에 대해 업데이트를 하다가 5시가 되자 갑자기 “어이쿠, 아들 픽업하러 갈 시간이 되었네요.”하며 급히 회의실을 나갔다. 좀 황당했다. 아이 픽업 때문에 말을 하다 끊고 회의실을 나가다니 가족의 중요성이 참 크긴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생기자 그런 문화가 더 피부로 느껴졌다. 아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리자, 스웨덴 출신의 내 전 매니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I do not expect to see you for two weeks once your kid is born. Don’t even try to email me. If you are gone for two weeks, I would assume that your child was born.” (아이가 태어나면 2주 동안은 회사에 나올 생각 하지 마세요. 연락도 안해도 됩니다. 갑자기 소식이 끊기고 회사에서 사라지면 아이가 태어났다보다 할게요.)

그 말을 듣고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는지 모른다. 보스턴 출신인 지금의 매니저도 마찬가지이다. 아이가 태어난 후부터는 항상 “How is your baby? How is your wife? (아이는 어때요? 아내는 건강해요?)” 하며 아이와 아내에 대해 묻는 것으로 회의를 시작한다. 그에게는 아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 아이에게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아이 이야기를 하면 무척 재미있어 한다. 그래서 그와의 대화가 항상 즐겁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아이를 출산하거나 입양하면 아빠에게 향후 1년간 쓸 수 있는 7주의 휴가를 보장한다. 출산 휴가라기보다는 ‘아이와 친해지는 시간’이라는 의미에서 본딩 타임(bonding time)이라고 한다. 이게 재미있는게, 회사에서는 무급 휴가로 처리하므로 부담이 전혀 없고, 캘리포니아에서 월급의 55%를 지급한다. 나머지 45%는 회사에서 복지 차원으로 내주기도 하고, 남은 휴가 일수로 보충하는 방법도 있다. 나 역시 100일 전에 아이가 태어난 덕에 출산 휴가를 쓸 수 있게 되었고, 이번에 한국에 갈 때 그 7주 중 2주를 사용했다. 아래는 휴가를 사용하기 전에 매니저와 했던 대화이다.

“출산 휴가 7주 중 2주를 이번에 쓰려고 합니다.”

“아, 그래요? 왜 2주만 써요? 7주 다 쓰지 그래요?”

“그것도 좋은데, 한꺼번에 쓰는 것보다는 2주 정도씩 나눠서 쓰는게 일에 지장도 적고 저한테도 더 쓸모가 있어서요.”

“그래요? 좋습니다. 하지만, 그 7주를 꼭 다 쓰도록 하세요. 그걸 남겨서 당신에게 이득되는 것도 없고, 회사에도 득이 없으니 말이에요.”

그래서 아무 부담 없이 2주 휴가를 얻었고, 나머지 5주는 가족과 한국에 한 번 더 가거나 유럽 여행을 하는데 쓸까 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에 살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므로 나 역시 가족과 시간을 많이 쓸 수 있고, 그런 시간에는 진정으로 행복을 느낀다. 2년간의 신혼 생활을 캘리포니아에서 했다는 사실을 나는 축복으로 여기고 있다. 물론, 미국 사람들이라고 모두 그런 행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전략 컨설턴트나 뉴욕의 뱅커들은 주당 120시간 이상을 일하므로 가족과의 시간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러한 희생이 당연시되지는 않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주중에는 거의 항상 야근이다 회식이다 뭐다 해서 저녁 약속이 있고, 주말에는 결혼식, 초상집 등 각종 경조사에 참석해야 한다. 나도 서울에 살 때 경조사에 참 많이 참석했는데, 정말 시간 낭비 돈 낭비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친하지도 않은 친구나 동료가 초대한 결혼식이나 돌잔치에 참석하는 건 고역이었다. 더구나 그런 결혼식이 지방에 있을 때면, 굳이 교통비 4만원을 써서 결혼식에 가서 5만원 부조하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번에 한국에 갔을 때 한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이전에 일하던 회사의 사장이 상을 당했다고 한다. 직원들이 경쟁하듯이 장례식장에 갔는데, 어떤 직원은 비행기를 타고 갔다고 한다. 나중에 일이 정리되고 나서 회식 자리에서 그 사장이 “아, 누구누구가 제일 일찍 왔는데 기억에 남더라구. 역시…” 라며 장례식장에 왔던 직원 한 명 한 명을 기억하고 이름을 언급했다고 한다. 참…

나도 한국에서 결혼을 했고, 결혼식에 600명이 넘는 하객들이 참석했지만, 내 결혼식에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왔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실 일부 손님들은 그냥 인사 치례로 온 분들이었다. 그런 분들은 결혼식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빨리 결혼식 끝나고 식사 하고 나가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보통 결혼식보다 조금 길었던 2시간의 식이 끝나고 나서 인사하러 가니 몇 테이블은 비어 있었다. 아마 토요일이라 다른 결혼식이 또 있어서 가야 했나보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소중한 휴일과 주말을 반납하고 그렇게 결혼식에 찾아다니는 것에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주중 저녁 약속이나 주말 경조사가 없어도 나는 아내와 딸과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그런 일들로 시간을 다 빼앗기고 나서 주말을 잠 보충에 사용한다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대체 어디서 나올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곤히 잠든 아내와 딸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행복보다 큰 게 없다. 가족과 하는 시간을 빼앗긴 채 친구나 동료들과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시면 과연 행복할까? 그렇게 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와서 아내가 늦게 들어온다고 스트레스를 주고, 아이가 술냄새난다며 아빠를 배척하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보통 미국은 ‘개인 주의’이고, 한국은 ‘집단 주의’라고 이야기한다. ‘개인 주의(individualism)’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조직의 이익을 희생한다는 부정적인 어감이 들어 있다. 나는 그 개인주의를 ‘가족 주의(familism)’라고 바꾸고 싶다. 미국에서 ‘개인주의적이다’라고 폄하되는 많은 일은, 사실 가족을 위한 일이다. 김현유씨도 블로그에서 한국과 미국의 문화 차이를 설명하며 ‘가족 중심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거기에는 개가 아프다고 해서 집에 일찍 가는 동료의 이야기가 나온다. 개가 아프다며 조퇴하다니,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라며 비판할 상황이다. 하지만, 개가 가족처럼 여겨지는 사회에서는, 가족이 아픈 것이고, 가족이 회사보다 우선시되는 문화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인간은 누구나 개인주의적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산다. 조직을 위해 개인을 희생한다고 하지만, 따지고 들어가보면 개인의 성공을 위해 (회사에서 높은 자리로 올라가기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나는 이 정도로 가족을 희생할 만큼 회사를 위해 충성을 다한다’라는 이미지만큼 윗사람들에게 인정 받는 것이 있을까? 윗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결과로 승진을 한다면, 그것이 바로 개인주의가 아니고 무엇인가.

얼마 전에는 ‘창조경제는 저녁이 있는 삶에서 시작된다‘는 유병률 기자의 글을 읽고 공감이 되어 트위터에 올렸다. 여기에서는 스티브 워즈니악, 마크 저커버그, 래리 페이지 모두 아버지의 영향으로 위대한 인물이 되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나친 확대 해석이나 논리 비약이 아니라 정말 그렇다. 아이에게 아버지만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그 역할은 정말 크다. ‘남자는 밖에서 돈을 벌고 여자는 집에서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당연시되어서는 안된다.

안타깝게도, 이런 대부분의 주장은 일시적인 파장을 일으키는데 그친다. 작년 대선 때 손학규씨는 ‘저녁이 있는 삶’을 내세우며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지난 2013년 4월 손 고문은 “그러나 이를 제도적으로 수용하기에는 우리사회의 준비, 특히 정치적 준비가 아직 덜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목표임을 인정한 셈이다. 여기서 말하는 정치적 준비가 무엇을 말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나는 ‘부하 직원의 저녁 시간과 주말 시간을 빼앗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상사들의 생각’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한국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어서 이 분위기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사장부터, 임원부터 일찍 퇴근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 자연스럽게 저녁이 있는 삶이 생길 것이고, 사회 전체의 행복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사는 많은 한국 사람들이, 그리고 훌륭한 인재들이, 바로 이 점때문에 한국에 돌아가는 것을 꺼린다. 나는 ‘베이 에어리어 K 그룹 (Bay Area K Group)‘ 이라는 실리콘밸리 한인 모임의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2천명이 넘는 회원들을 만나보면, 비록 나를 비롯해서 모두 이민자로서 미국에 살고 있지만, 행복한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실리콘밸리에서 엔지니어들에 대한 대우가 좋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가족과의 시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고액 연봉을 제시하더라도 그 분들이 한국에 돌아갈 생각을 못하거나, 돌아가더라도 곧 미국으로 다시 나오게 되지 않을까.

누군가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다 황산벌 전투로 유명한 백제의 계백 장군 이야기가 떠올랐다. 내가 어렸을 때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던 위인이었고, 그의 이야기를 통해 깊은 감명을 받았기에 기억이 난다. 계백 장군의 일화에서 가장 크게 부각되는 것은, 전쟁을 나서기 전 아내와 아이를 자신의 칼로 죽였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처절하고 결연한 심정으로 전쟁에 임했고, 그 때문에 5천밖에 안되는 군사만으로 김유신이 이끄는 5만의 군사를 상대로 네 차례나 승리를 거두었다. 결국 숫자에 밀리고 기술에 밀려 싸움에 패하고 백제는 신라에 의해 짓밟히고 말았지만. ‘용맹한 싸움’만을 생각하면 가슴 뭉클한 이야기이고, 배울 점이 많은 위인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아무리 ‘대의’를 위해서라도 그렇지 아내와 아이를 죽인다는게 말이 되는가? 전쟁에서 이겨야 하는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인데, 가족을 지키기는 커녕 자신의 손으로 죽인다는 건 이해할 수 없고, 이런 행동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일이다. 좀 찾아보니 지금도 ‘소년 한국일보‘ 등을 통해 이 이야기가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까지 죽이고 굳은 결심으로 백제를 구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다 장렬하게 최후를 맞은 계백 장군. 장군의 큰 조국애와 충성심은 1300여 년이 지난 오늘도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라는 김남석 작가의 평가와 함께 어린 아이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끔찍한 일이다. 내가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 ‘황산벌’에서는 그 장면을 이렇게 묘사했다고 한다.

이 염병할 인간아. 니가 가장이라고 해준 것이 뭐가 있어? 평생 전장터로 싸돌아 다니고 자식새끼들 싸질러 놔놓기만 했지 해준것이 뭐가 있어?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뒈지는 것이고, 사람은 이름때문에 뒈지는 거야! 뒈질라면 너나 뒈져. 내 생때같은 자식들은 가만 놔두고!

표현이 좀 격하기는 한데, 나는 아내의 이 말에 틀린 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생때같은 자식들을 왜 죽이는가? 역사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계백 장군의 부인이 그 상황에서 ‘그래요, 당신을 위해, 그리고 당신의 조국을 위해 저와 아이는 희생하겠어요’라며 계백 장군의 칼에 스스로 목을 대었을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아마 울며 불며 자신은 죽이더라도 제발 아이들만큼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것이다.

가족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지금의 한국의 문화, 혹시 계백 장군의 모습을 미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돌아오기 직전, 사촌 동생과 통화를 했다. 이제 막 돌이 지난 아들을 두고 3개월간 사우디 아라비아의 오지로 출장을 가야 한다며 울상이었다. 일 자체의 속성상 출장이 잦고, 특히 중동 지역에 가야 할 일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막 돌을 지난 아이를 둔 아빠를 3개월이나 출장을 보내는 상사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정 그래야 한다면 아내와 아이의 비행기 티켓과 호텔 숙박비까지 함께 주면서 가족이 헤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촌 동생은 ‘회사 생활을 하자면 그 정도의 희생은 각오해야 한다’라며 받아들이고 있는데, 상황이 이해가 되면서도 너무나 안타까웠다.

행복은 본능을 만족시키는 데서 오는 것이다. 먹고 싶은 욕구, 쉬고 싶은 욕구, 그리고 놀고 싶은 욕구들이 충족되면 행복하다. 여기에 더해, 사회적 성공을 거두고 남들이 인정해주면 행복하다. 그렇지만 가족이 빠진 행복은 반쪽짜리라고 생각한다. 특히, 아내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에서 오는 행복은,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사회적, 경제적 성공에서 오는 행복과 비교할 수 없다. 가장 중요한 행복의 요소를 빼앗긴 채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업데이트(6/24): 윤석찬님이 쓴 “나의 가족과 저녁이 있는 삶“도 같이 읽어보세요. 한국에서 가족 중심의 삶을 실천하는 방법입니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아이에게 아빠의 삶을 오픈한다는 것이네요. 한국에서 이게 얼마나 현실적인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있는 곳에서는 직원 개개인마다 모두 각자 사무실이 있어서, 사람들이 아이들을 회사에 자주 데려옵니다. 회의하는 동안 사무실에서 숙제하고, 점심 시간에 뛰어다니고 그러죠.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도 회사에 데리고 와서 같이 일하는 마당에.. 주말에 캠핑하는 아이디어도 참 좋은 것 같구요. 술담배를 줄이거나 개인적인 취미 (TV 시청, 온라인 게임?) 시간을 줄이는 등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일도 많은 것 같습니다.

업데이트(6/27): 이 글을 쓰고 나서 4일만에 블로그에 6만 명이 다녀갔네요. 그 동안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후기를 써서 올렸습니다. 함께 읽어보세요.

141 thoughts on “진정한 행복에 대하여 – 가족 중심 문화의 중요성

  1. 통찰력있는 좋은글 감사합니다! 미국의 “가족 중심” 문화는 정말 많이 부러운 부분이예요. 전 어제 시카고에 왔습니다. 내일부터 학교 시작해요. ^^*

  2. 글말미에 계백을 인용하신 부분이 특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이렇게 가족을 희생하는 게 대의를 위해 당연하다는 식으로 의식이 정착된 게 우리 문화, 전통 그런 것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런 걸 왜곡해서라도 밑에 사람들을 훈련시켜야겠다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이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인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서 유교의 근본역시 가족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집에 일찍 가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만드는 기업문화가 유교적이라 말하긴 참 어렵죠. 선후가 바뀐 겁니다. 그 동안 이 반가족적 문화가 한국 사회에 끼친 여러가지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서 이제라도 윗사람들부터 솔선수범해서 가족을 챙기는 건 당연하다로 바뀌었으면 합니다. 제 은사님이 늘 하시던 말씀이지만 회사 사장은 누구나 할 수 있어도 아버지 역할은 본인 외에는 할 수가 없는 거니까요.

    1. 마지막 문장이 참 와닿습니다. 유교 문화가 사실은 가족 중심이라는 해석도요. 그러면 지금의 가족 희생 주의(?)는 어디서 온걸까요? 새마을 운동의 부작용일까요?

      1. 유교가 한국 현대 경제 개발 과정에서 국가 중심으로 재해석, 강제 적용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위 국가 이데올로기였으니까요. 그 뿌리인 가족은 잃어버리고, 그 결과물인 국가만 남은 격이었죠. 새마을 운동을 포함한 그 당시 사회 운동의 부산물이 아닐까합니다. 그리고 지금도 그 부산물이 위세를 발휘하는 건 그렇게 하는 데서 이득을 얻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이런 논의가 활성화되서 저희도 가족주의가 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가족주의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 전통이기도 하니까요.

      2. ‘국가를 위한 개인의 희생’은 계백장군의 이야기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겠죠.
        바로 군대입니다.
        대를 위한 소의 희생, 공을 위한 사의 희생 … 모두가 집단 전체를 지켜야 하는 특수한 하위집단에게 강요될 수밖에 없는 이념이니까요.

        우리나라에 뿌리박히게 된 것은 일제시대와 해방 후 군사독재정권의 군국주의가 모태라고 봐야겠죠.
        일제시대에 급성장한 일본의 재벌들도 그렇고 그걸 그대로 이어받은 우리나라 재벌들의 조직구조나 조직문화도 일제시대 군대식 조직문화가 밑바탕이라고 하니까요.
        아시다시피 서구에서도 조직구조라는 개념 자체가 고대 군사조직에 뿌리를 두고 있구요.

    2. 동감합니다. 유교적 전통 하나만을 가지고 현재의 권위주의적 사회 분위기를 설명하는 것은 무리라 생각하구요. 오히려 일제강점, 한국전쟁, 산업화 등을 거치면서 현재 사회의 권력구조, 경제구조를 지탱하기위해, 혹은 그로 인해 상호적으로 영향받으며 이와같은 사회분위기가 형성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핵심적 요소는 아니지만 회식문화가 현재의 사회분위기를 대변하는 요소는 아닐까싶네요. 모두가 함께 가야하고 가족적인 요소는 배제되며 저가의 알코올을 흡입하며 없는 일체감을 강요하는. 이와 같은 소의식들은 전통 유교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 현재의 가치관으로 1300여년전 마지막 싸움에 임하는 장수의 정신을 이해하긴 아무래도 힘들듯합니다.
      칼을 든 적들의 위험없이 평화로운 가족과의 삶을 사는 현대인의 가치관과는 말이죠.
      황산벌전투시기는 유럽의 동로마제국시대와 같으나 르네상스 이전 유럽의 정신이 그렇듯,
      고대로부터 이어온 ‘신묘한 도’로 수련한 백제의 최고무사가 마지막 싸움에 앞서 가족을 베고 전쟁에 임했을때 부하5천의 병사들 마음가짐이 어땠을지는 적어도 상상이 가능하겠지요.
      백제무사들은 그런면에서 좀 유난했던듯 합니다.
      “백제 제2대 다루왕(多婁王, 28~77) 때는 신라의 침략을 받아 와산성(蛙山城) 수비병이 끝까지 싸우다가 200여 명이 포로로 잡혀갔는데, 이 가운데 단 1명도 신라에 항복한 사람이 없이 전원이 참수되었다. ”
      어찌보면 현재의 한국은 아직도 가장이 직장을 잃으면 그 가족들은 칼을 든 적들이 우글대는 전쟁터(?)로 내몰리게되는 사회가 아닐런지요.

  3. 저도 10여년 전에 둘째아이가 태어났을때 비슷한 경험을 했죠. 스타트업이라서 새 아빠는 며칠 휴가인지 그런 정책도 뚜렷이 없었고 위에선 그냥 잘 쉬다오라 그랬지만, 왜그랬는지 2일만에 회사를 나갔습니다. 그러자 보스가 이런 이메일을 제게 보냈습니다.
    “Work will always be here. But moments like this don’t come often in your life” (일은 여기에 항상 있다. 하지만 니 인생에서 지금과 같이 소중한 순간은 몇번 없다)

    그니까 다 접어두고 집에 가란 말이였지요. 어찌나 고맙던지. 아직도 보스의 그말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4. 캘리포니아에서 12년이나 살고 애들을 둘이나 낳았지만 7주 휴가가 있다는 이야기를 오늘 처음 알았네요.
    저는 그저 회사에서 주는 1주유급휴가로 만족했는데… 너무 늦게 알았군요. 지금 애를 다시 낳을수도 없고 ㅎㅎ
    제 주위에 아무도 이 제도를 활용한 사람이 없는걸 보면 잘 안알려지긴 한 모양입니다.

    1. ‘진짜 경쟁력’ 와닿는 말입니다. 헛똑똑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죠.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지 모르는…

  5.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는 학창 시절에 미국에 가서 1년동안 생활할 기회가 있었는데 학생들이 명절을 꼭
    챙기는 가족주의에 놀랬던 기억이 나네요. Thanks giving day에 우리나라처럼 자신을 위해 여행을 가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개인주의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나라가 서양의 영향을 받아서
    개인주의가 심해졌다고 하는데 서양의 개인 주의와는 성격이 다른 것 같습니다.

  6. 가족주의.. 참 맘에 드는 말이네요.

    전 한국이지만 지금 일하는 회사에 있는 이유가. 여유시간을 내기 좋다는것이었어요. 돈을 훨씬 더 주는 회사는 있지만 이렇게 까지 정시퇴근에 주말에도 쉴수 있는 회사는… 없었거든요.
    7시 이후와 주말은 언제나 가족과 함께 라는걸 이해 못하는 주변분들도 많지만 계속 지키는 편입니다.
    쓰는 돈은 줄이면 되지만.. 가족간의 관계는 만들수 있는 시기란게 있다고 생각도 들구요. 애 20살 넘어가서 집밖에 다니면 같이 있을시간도 없을텐데..

    그렇다고 회식자릴 피하거나 그런건 아니구요 평상시 일찍 간만큼 같이 모이는 자리도 중시여기죠… 한국에서 사회생활하며 배운건 그것뿐이니까요..

    그러면서도 제가 저러는걸 설명할때는 제가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서요. 라고 말한적이 꽤 있네요.
    가족주의 참 말이 맘에들어요

    1. 그렇죠… 가족을 위해 시간을 내면서 개인주의라고 할 수는 없는거죠. 가족을 위한 남편, 아들, 아버지의 의무를 지키기 위한 거니까요. 밸런스를 잘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셨다니, 앞으로도 잘 유지되기를 바랄게요!

  7. 좋은 글로 한 주의 아침을 시작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식, 경조사 같은 문화는 어디서부터 잘못되어 유지되고 있는걸까요.
    택시 기사 이야기는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는데, 이유를 알고나니 충격적입니다.
    그래도 제가 일하고 있는 부서의 매니저는 위의 사항을 많이 챙겨주시고 있음에 새삼 감사하게 됩니다.
    좋은 한주 보내세요~

  8. 너무 공감되는 글이네요. 지난 달 K-Night에서 잠깐 뵈었을 때 딸 아이를 데리고 참석하신게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보통의 경우 갓난아이와 엄마는 집에 남겨졌을텐데 함께 오신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저도 이제 결혼을 고민하는 나이가 되면서 한국에서 과연 행복한 워킹맘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이 되곤 하는데 미국의 이런 가족 중심 문화는 정말 부럽네요.

  9. 어쩌면 한국과 미국의 삶의방식중 가장다른하나가 ‘나’중심과 ‘다른사람’중심이 되는듯합니다. 미국에선 나의 존재이유는 나이지만, 한국사회에서 나의 존재이유는 타인과의 비교 라는 점이 이런 현대사회가 만들어진듯합니다. 물론 욕구단계에서도 타인이라는 조건이 있지만, 우선순위와 가중이 바뀌어 버린듯해 안타까운 일입니다.

  10. 곧 두딸의 아빠가 되는 저로써는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런 생각에 환기를 시켜주는 글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어릴때 계백장군의 예시처럼 국가나 일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마음만 가지고 살아왔는데, 곧 태어날 아이들을 생각하면 그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커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나 회사나 모두 전혀 이러한 부모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그저 위기감만 강조하니 그것이 더욱 사회적 위기를 초래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환경은 열악하지만 굴하지 않고 이 글에서 나오는 Bonding Time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11. 계백 장군의 일화를 읽으면서 저는 에밀레종 이야기가 생각이 나는 군요
    결과를 위해 사람(개인)을 희생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이 씁쓸합니다.

  12. 언제부터인지 ‘당연시’되었고 되고 있는 문화인 듯합니다. 법으로 규정된 휴가조차도 쓰지 않는 것이 충성이고, 그런 충성을 칭찬하는 문화, 제가 몸담았던 회사 역시 그랬었구요. 정말 공감되는 글입니다. 늘 접하던 문제를 이렇게 바라보니 새롭습니다. 특히 ‘집단주의’가 ‘개인주의’라는 말씀.
    어쨌든 한국의 기업들 – 어느 정도 규모있는 – 이 변화한다는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다만 이렇게 좋은 생각을 공유해주는 분들이 있고 그러한 생각들에 공감하는 분들이 늘어날 것이니, 앞으로 그 분들이 중심이 되는 기업들이 많이 생기고 성장할 것이라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저도 거기에 동참하고 싶다는 작은 소망..^^
    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1. 공감하시는 분들이 분명 있을거라 생각해서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썼습니다.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13. 불행하게도 한국에서는 가족의 희생은 너무나 당연하다 못해..
    심지어 어떤 회사에서는 가족의 희생을 프로젝트를 열심히 했다는 증거(?)로 이야기 하기까지 합니다.
    군대/건설 쪽 문화에서 나온 현상이라 CEO부터 모든 사람이 몸에 배어있는 습관(?)을 바꿔야 하기에 의지가 있다고 해도 쉽게 바뀔 문제도 아닌 것 같아요.
    한국의 개발자 입장에서는 해외의 회사 분위기가 부럽기만 할 따름입니다.

    1. 쉽게 바꿀 수 있는 일이었으면 벌써 달라졌을겁니다. 그래도 분명 좋아지고 있다고 들었어요. 다같이 조금씩만 생각을 바꾸면 좋겠네요.

  14. 직상 상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흡사 무용담처럼 과거 집과 담을 쌓고 회사에 충성한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습니다. 그럴때마다 저게 과연 자랑할만한 일인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는데요.
    가족주의…좋네요. 야근때문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가 자고 있는 와이프와 딸을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됩니다.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 잘 알죠. 정말로 자랑할 일이 아닌데, 사장이 좋아하니까, 또는 임원이 좋아하니까 자랑을 하는거죠. 씁쓸합니다.

  15. 통찰력 있는 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너무 공감가는 글이고, 사실 저는 한국 사회의 학교 폭력의 문제 해결책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 하는데, 우리 사회가 불행하고 자살이 많은 이유는 그 근원이 되는 가족과의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한가지, 계백 장군의 예를 인용한 의의는 잘 알겠으나,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가 역사를 바라볼 때 현재의 관점으로 과거를 바라볼 때, 역사를 이해하고 수긍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 당시 계백은 결국 수적열세로 백제가 패할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당시의 전쟁학점 관점에서는 패배를 당하면 가족이나 아녀자가 능욕을 당하는 그런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계백이 분명 쉽지 않지만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삼국지에서도 이런 일들은 종종 나오고 그것이 그 당시에는 옳은 결정이었으나 현 시대의 관점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보이긴 하네요.

    어쨌든, 너무 공감가는 글 감사합니다.

    1. 그 당시 계백은 결국 수적열세로 백제가 패할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당시의 전쟁학점 관점에서는 패배를 당하면 가족이나 아녀자가 능욕을 당하는 그런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계백이 분명 쉽지 않지만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삼국지에서도 이런 일들은 종종 나오고 그것이 그 당시에는 옳은 결정이었으나 현 시대의 관점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보이긴 하네요.

      ===> 충분히 일리있는 말씀이시네요. 역사적 사건에 대한 해석과 재해석. 이래서 토론 문화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100분 토론이 아니라, 댓글토론이나요? ^^

      1. 김종서, 조성주님. 계백 장군의 이야기를 당시 상황에 비추어 생각해보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황산벌 전투를 조사해보면서 백제가 패할 확률이 아주 높은 전투였고, 백제 패망 전 마지막 전투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런 상황이라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당시에는 그것이 옳았다 해도 오늘날 그 이야기를 영웅시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구요.

        1. 김종서님 글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씀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중요한 부분은 계백장군이 그 당시에 옳게 행동했느냐, 현명한 판단이었느냐를 생각해보기 보다는, 그 일에 대해 어떻게 우리 사회가 해석을 하고 후대에게 교육 시키는가 인것 같습니다.
          그런 행동이, 그만큼 절박했던 전투였음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일화 정도로 소개되는 것과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거룩함. 그리고, 그 ‘소’에는 가족도 포함된다는 인식을 전달해주는 것 사이에는 너무도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16.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글입니다.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이러한 일이 미국 전반 혹은 실리콘밸리 전반에서 일어나는 일인가요? 아니면 오라클같이 충분히 자리잡은 대기업에서만 누릴 수 있는 문화인가요? 실리콘밸리도 스타트업은 눈코뜰 새 없이 일이 많을 거잖아요? 가진 것은 인력밖에 없으니까. 스타트업들에게도 이러한 가족주의적 문화가 가능한가요? 궁금하네요.

    1. 그 질문은 미국 다른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더 잘 대답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일단 가족 중심 문화는 미국 뿐 아니라 호주, 유럽 등 서양 어느 나라에서나 공통적이니 당연히 실리콘밸리나 오라클 같은 회사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고,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경우 당연히 일시적으로는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해야 할 수 있겠지만 투자를 받고 자리를 잡을 때까지만이겠지요.

  17. 한국만 오면 하는일이 딱히 없어도 마음이 바쁘고, 하늘 볼 일이 잘 없네요. 미국에서 공부하다 한국에 와 일하게 된 지 약 3개월 되가는듯 싶네요. 놀랐던건 한국은 크리스마스가 대목이라 콘서트, 레스토랑은 물론 온갖 거리에 사람이 많은데, 미국은 다른 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가족이 모여 최고의 음식을 나누더라구요, 친 딸도 아닌 저도 초대해서.
    여러 지인의 글 공유로 인해 조성문님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18. 저도 요즘 남편이 좀 특수한 상황에 있어서 집에 매일 일찍 들어오는데 그래서 너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 불안해 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곤 어떻게 사는게 좋은 건가?라는 질문을 하곤 합니다.
    친정에서는 ‘남편이 바뻐서 늦게 들어온다. 바뻐서 집안 행사에 못 온다’고 하면 능력있는 남편이 되어 있구요.
    어짜피 길지 않은 인생 아예 둘이 붕어빵을 팔더라도 같이 지내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19. 안녕하세요. 조성문님의 포스트를 항상 잘 읽고 있는 유학생이에요. 다름이 아니라, 제 블로그에 성문님의 글을 링크걸어놓아도 될까해서 이렇게 여쭤보고 갑니다. (이미 걸어놨지만…) 좋은 글 감사드려요. 읽을 때마다 많이 배우고 많이 느끼고 갑니다.

  20. ‘가족 주의(familism)’라는 표현이 가슴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지적하신대로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적인 인식도 부족하고 제도적으로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선해보자는 인식이 생겨서 어렵사리 제도를 만들어도 인식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는 것이 너무 각박해서 그런 것일까요?..뒤집어서 생각해보면 그런 가족 주의를 잘 실현하게 되면 각박한 삶이 행복한 삶으로 바뀔 것 같은데요~어찌되었든 현실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들의 생각들이 모아져서 조직 문화를 조금씩 바꾸어 나가면 머지 않아 일반적인 사회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은 회사이지만, 사람 중심의 공동체이거든요. 업무적인 이익이 우선시 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의 건강한 발전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입니다. 아직 ‘혁신적이다’라고 할만한 제도는 없지만, 회사 대표님부터 시작해서 많은 구성원들이 가족 주의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계셔서 구성원들이 지혜를 모아내면 좋은 제도들이 나오고 실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되었는데 많은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는 한국의 좋은 사례를 경험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1. 인식이 바뀌기 전에는 제도를 아무리 좋게 만들고 정부에서 아무리 큰 예산을 써서 지원하더라도 바뀌는 건 없을겁니다. 그래서 이 글을 써봤습니다. 가족과의 시간의 중요성을 공감하시는 분들이 늘어났으면 해서요.

  21. 대한민국의 여성 가족부에는 ‘가족친화 기업 인증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관련 링크 : http://ffm.mogef.go.kr/main/main.do) 인증 기간은 총 3년 이며, 인증효력 및 기대효과로는, “가족친화 우수기업·기관 인증표시 활용·홍보를 통한 기업 이미지 제고로 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라고 합니다. 이 뱃지 하나를 취득하면, 국가에서 인정해주는 그 어떤 회사든 ‘가족 친화 우수 기업!’

    노동 환경 개선을 통하여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하기 보다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가족친화 기업 인증 뱃지’를 남발하는 여성 가족부의 작태에 한숨이 나옵니다.

    1. 가족 친화 인증 마크라니.. 의도는 좋은 것 같은데, 본질을 파악 못한 정책 중 하나군요. 여성가족부 전액 지원으로 가족 친화 경영 컨설팅도 하네요. 과연 효과가 있는걸까요? 통계를 보니 65개 대기업이 가족 친화 인증을 받아서 각종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만..

  22. 예전 같이 일했던 상사분중에 항상 자랑하시는것이 자기는 결혼 3달전부터 야근 철야만 하다가 결혼당일 직장에서 바로 예식장으로 가고 바로 회사로 돌아와서 한달만에 집에 처음 들어갔었다고하면서 자랑하시고 그것을 부하직원들에게 강요하시던 분이 계셨죠. 뭐 저희 세대도 그런사람들이 아직 많지만 윗 세대 IT종사하셨던분들은 가족들의 희생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모습이 계백장군의 그 모습과 다르지 않은것 같아요

    1. 에구.. 무슨 ‘전쟁 무용담’처럼 들리네요. 자신이 그런 희생을 하고 나면 남들(특히 부하직원들)도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희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요. 그게 제일 무서운 것 같아요.

  23. 여태껏 용단을 내렸다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부인말이 틀린게 하나 없네요.
    회사에서 가정을포기한사람(가포맨)들만 부서장 및 팀장으로 승진을 하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점점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요)
    90년대 학번선배들이 윗자리로 가면서 점점 가족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한국에도 점점 자리잡아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오늘부터라도 딸래미 한번 더 안아주고 책도 읽어줘야 겠네요..
    항상 좋은글 잘 읽고 있습니다요 ^___^

    1. ‘가포맨’이라는 용어가 있었군요. 예전에 저 고등학교 때 내신을 포기한 사람을 ‘내포맨’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점차 새로운 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니 좋은 소식입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24. 현직 프로그래머 입니다. 포스팅을 보고 정말 충격을 받았는데요.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이네요.(정말 한 번 이런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하는 자체도 불가능합니다. 그런 상상력이 없어요.)
    이게 캘리포니아에서 보편적인 상황인 것인지 아니면 다니시는 회사가 매우 복지가 훌륭한 편에 속하는 회사인 것인지요.

    그리고 이렇게 여유롭게 일하면 회사가 잘 돌아가는 것인지요? 뭔가 대단히 효율적으로 하고 있는 것인지요?

    1. 제가 보기엔 캘리포니아의 웬만한 회사에서는 – 심지어 스타트업을 포함해서 –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구요, 제가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사실 ‘제도의 장점’이 아니라, ‘인식의 차이’였습니다. 한국에도 법으로 규정한 육아 휴직 제도가 분명히 있거든요. 사람들이 감히 사용하지를 못해서 문제인 것이지요.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서양 국가에서는 예전부터 ‘가족 우선’의 개념이 사람들의 머리 속에 자리잡았기 때문에 다 같이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는 것이구요.

  25. 행복이란 단어에 이끌려 글을 읽었습니다..

    오늘도 ‘야근을 해야한다’라는 생각으로 출근하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았습니다.

    왼손골절이 있음에도 일정에 차질이 생길까 하여 깁스를 풀어해치고,
    아픈손을 주물러가며 작업했음에도 일정을 지키지못한 나는 죄인이 되어버립니다.

    눈치를 안볼 수 없지요.
    몸 아파가며 이렇게 하는것이 진짜 맞는건가 생각 하지만,
    ‘돈’에 휘둘리는 가장으로써 오늘도 야근을 해야하는
    제가 ‘행복’이란건 단어만 알고있는건 아닐까 생각됩니다.

    “나도 힘들었다. 힘들다고 하는건 사치이다.”
    “이렇게 일을 할수있는것만으로도 행복한줄 알아라”란
    주위 인생 선배들의 말을 되세기며,
    하루하루 참으며 살고있네요…
    언제까지 참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26. 한국에서지만, 많은 걸 느끼게 해주는 글이네요.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

  27. 심지어는 면접 때, “일하는 중에 집에 급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란 질문도 하는데…,

  28.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미국에 있다보면 정말 가족의 소중함이 더 느껴지는것 같아요.

  29. 계백의 일화에 대해 다소 다른 관점이 있어서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계백이 황산벌 전투를 나가던 당시에는, 전쟁에서 패하여 나라가 망하여 포로가 되어 끌려간 왕족이나 귀족들은 적국의 노예가 되어 남은 생을 살아야 했었다고 합니다. 전투에 임하는 장군이었다면, 이러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았을 것입니다. 자신의 나라가 패망하고 가족들이 살아있다면, 끌려가 노예로 살아갈 것은 자명했을 것이고, 이는 장군 뿐 아니라 그 가족들, 특히 부인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당시 백제의 사정이 승전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상황 상, 귀족으로서 영화롭고 자긍심 넘치는 삶으로 당장 생을 마감할 것인지, 아니면 적국의 노예가 되어 비참한 삶을 견디다 생을 마감할 것인지, 계백 장군의 가족들은 좋지 않은 선택의 기로에서 전자를 택했다 보여집니다. 어쩌면 계백 장군은 국가의 패망을 걱정하기 앞서, 가족에게 평안함 삶 대신 괴로운 미래를 남겨줄 수 밖에 없음에 그들이 겪을 고초를 막고자 일화와 같이 가족을 목숨을 손수 거두지 않았을까요?

    이러한 이유로 계백장군이 가족들 죽인 것이 국가를 위한 희생 때문이었단 설명은 완전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대의를 중시하는 우리 문화의 예시로 계백 장군의 일화를 활용하는 것이 적절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일화에 대한 시대적 배경과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실수로 보여지며, 이는 바로잡혀야 할 인식이 아닐까 합니다.

    아직은 이 사회의 어린 구성원으로서, 개인의 행복이 좀 더 중요시되고, 가족들과의 시간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글의 취지에는 백번을 공감하고도 남습니다. 앞으로 당연히 그렇게 바뀌고 이런 문화가 정착 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이렇게 되기 전에 반드시 공유되어야 할 ‘인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1950년 이후, 세계 최빈국 수준의 나라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대의를 위해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그들의 행복을 상당부분 포기하고 희생을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이 희생을 거름 삼아 우리 사회는 그간 큰 성공을 거두며 발전 할 수 있었습니다. 이에 대한 감사함, 이 희생이 현재 삶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인정이 없이는 대립과 갈등 뿐 아니라 성공의 경험이 없는, 뿌리가 약한 철학 없는 발전만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늘 개혁은 저항을 받아 왔습니다. 급진적인 개혁이든 그렇지 않든, 늘 저항을 이기지 못하고 실패하는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이 저항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기존 시스템이 일궈낸 성과와 이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문화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이전 세대의 희생에 대한 존중 및 감사함에 기반한 가시적 보상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후에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명분에 동의를 얻고, 이전 세대의 지혜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노인에 대한 소외, 교권이 존중받지 못하는 교육, 벌어지는 빈부격차, 정치에 대한 불신, 집단이기주의 등 많은 사회적 병리 현상들 또한 직접적이진 않더라도 위 맥락과 무관치는 않아 보입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행복한 사회의 분위기는 과거의 부정으로 비롯된 대결과 갈등을 이기고 얻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시스템을 인정하고, 배울 수 있는 부분에 감사하며, 과거의 시스템으로부터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어야 화합과 상생의 기반 위에서 창조적인 문화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과거의 희생이 정확히 어떠한 형태인지, 누가 한 것인지, 이로 인해 누가 얼마만큼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인식부터 하는 것일 겁니다.

    사회가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존중해 준다면, 후세는 그 희생의 기반 위에서 뿌리 깊은 발전, 원하는 문화를 이룩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자세하게 김재환님의 관점을 설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가지를 설명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1) 계백 장군의 이야기는 그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이해해야 한다는 것과, 2) 가족을 희생하는 현재의 모습은 빠른 속도로 경제 개발을 이루어야 했던 할아버지/아버지 세대의 부산물이라는 것이요.

      두 관점 모두 저도 크게 공감합니다. 사실 계백 장군 이야기를 인용하면서 논리 비약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 부분을 정확히 짚어주셨고, 두 번째 이야기하신 ‘경제 발전의 부산물’이라는 말 역시, 그런 부모님과 조부모님을 가진 저로서는 당연히 인정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다룰까 했지만 글이 너무 장황해질까봐 이 글에서 제 주장만 내세워 봤습니다.

  30. 안녕하세요. 저도 실리콘 벨리에서 잠깐 인턴으로 일했을 때, 처음에 큰 인상을 받았던 것이 제 매니저가 매주 금요일에는 항상집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었어요. 결혼을 한지 얼마 안되서 배려를 해준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그날 일을 안하는건 아니고 항상 메일을 보내면 금방 답장이 왔었지요. 최근에는 아이를 낳으면서 마운틴 뷰에 있는 회사를 나와서 집 근처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다른 옮기는걸 보면서 정말 미국은 특히 실리콘 벨리 회사들은 참 가정을 참 중시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제가 생긱하기에 실리콘벨리에 있는 회사들이 복리후생이 좋고 일하기 좋은 직장인 것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겠지만, 가족 중심의 문화도 큰 몫을 하는 것 같아요. 물론 회사에 운동시설, 식당 등 여러가지 편의시설들이 있었지만, 정작 팀원들은 저녁 식사 시간 전까지 빡세게 일을 하고 6시 전에 퇴근하는 모습이 더 많았고, 보통 일 끝나고 그런 시설을 이용하거나 저녁을 먹고 가는 분들은 보통 저 같은 인턴들이나 솔로이신 분들이더라고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 그리고 위에 댓글 다신 분이 여유롭게 일한다보면 일이 끝내질까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제가 언급했듯이 회사 사람들이 회사에 오면 정말 무섭게 일해 집중해서 끝내는 모습을 보낸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많습니다. 사실 어떤 팀 멤베들은 10시쯤 와서 6시에 퇴근하고 중간에 밥 먹는 시간 빼면 일하는 시간이 채 7시간도 되지 않더라고요. 그런데도 매주 팀 미팅 때는 자기가 맡은 일은 모두 끝내고 들어오니 회사 입장에서는 별로 신경을 안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실 매일같이 야근을 하고 밤을 새워가면서 일을 하는 것이 하루 일과 시간동안 몰입해서 일하는 것에 비해 얼마나 더 효율적일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데드라인이 다가오면 저녁 늦게도 남아 있고 주말에도 오고 그런 분들도 봤지만, 정말 극소수이더라고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나라 사회의 큰 문제점중 하나는 위에 분들이 말하신 것 처럼 워낙에 새마을 운동, 재벌 중심 경제정책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과거에 있었던 관습이나 습관들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실리콘 벨리에 있는 기업인들은 특징은 유연하고 최대한의 효율성을 추구한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의 것들이 비효율적이면 과감히 버릴 줄도 알고, 완전히 이상한 새로운 주장을 하기도 하는 곳이지요. 예를 들면, 구글이 공짜 점심 저녁을 주기 시작한 이래로 신흥 회사나 벤처회사들도 똑같이 따라하는 것도 엔지니어들이 이런 것들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인식을 새로 하기 시작해서겠지요.

      1. 한국에서는 시간 내에 그렇게 자기 할일 딱 집중해서 하고 가면 ‘쟤는 일이 없나보네’ 혹은 ‘할만하군’ 하면서 더 줍니다. 업무시간 내에 집중해서 끝내고 간다는 그 자체를 이해를 못하는 듯 합니다.

  31. 한국의 회식 문화와 미국의 파티 문화의 차이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한국에서 회식하면 술로 시작해서 새벽까지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미국의 파티는 가족들도 초대하고 너무 늦지 않게 집에 돌아가죠.

    특히 미국 시내는 퇴근시간 이후 한국의 중심가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썰렁하더군요. 미국은 보통 일찍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죠. 이에 비해 한국은 늦게까지 야근, 회식(2차, 3차…)으로 인해 불야성~

    1. 회식 이야기와 파티 문화의 차이도 사실 글에 언급할까 고민했던 주제입니다. 두 가지는 비슷해 보이지만 아주 다르지요. 목적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회식은 윗사람이 ‘이렇게 하면 팀워크가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하거나 ‘회사 구성원끼리는 가족같이 되어야 한다’라는 목적으로 하는 것 같고, 파티는 ‘가족과 동료와 함께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가 목적이구요. 회사 동료들끼리 가족처럼 친해지면 좋은 거지만, 그걸 윗사람이 강요하면 안되죠. 그리고 엄연히 일을 목적으로 만난 관계인데 가족처럼 친해지는게 꼭 바람직하지도 않구요.

  32. 안녕하세요. 친구들의 페북 공유 덕에 여기까지 와서 글을 읽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도 찾아온 적이 있었던 것도 같아요.
    사실..가족주의라는 제목을 읽었을 때, “이거 좀 위험한 이야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수현씨의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우리나라식 대가족제도에 대한 옹호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1%쯤 하면서 클릭했는데, 역시나 그 얘기는 아니군요.다행다행..^^;;
    그런 스타일의 가족제도의 모든 점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 속에서는 가족을 위해서 개인이 희생되어야 한다는 관념이 너무 강해서 좋아하지 않거든요.
    가족들 간의 소통과 화합을 중시하면서 개인 역시 동등하게 존중 받을 수 있는 그런 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어요.
    7주 간의 휴가는 감동적인 멘트였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1

  33. 페이스북 공유 덕에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이복우라는 훌륭한 친구가 공유를 했었지요. ^^ 저도 마침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아버지들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답니다. ‘아버지다움연구소’라는 걸 하고 있기도 하지요.(www.fathering.kr) 종종 소식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

  34. 미국에 살기 좋기로 이름난 켈리포니아 실리콘벨리에서 좋은 직장에 다니시는 분과 한국에 가장 취약한 환경에 살고 있는 택시기사를 언급해서 더 큰 괴리감이 느껴지는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에도 계시는 곳 만큼 좋은 복지를 누리고 사는 사람들도 있고, 서울보다 더 치열하게 밤샘 근무하며 살고 있는 뉴요커들도 많습니다. 다만, 한국에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더 많고 여유있는 사람들이 더 적은건데 이건 노동력 말고는 아무것도 없이 전쟁 이후 경제를 일으켜야했던 한국과 풍부한 자원을 자랑하는 미국 역사 그 둘의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회사 복지, 사회 복지 문제인데요, 미국보다 복지가 훨씬 우수한 유럽국들은 그 지나친 복지로 인해 일부 국가들은 재정이 파탄나고 그 복지를 뒤늦게 줄이려고 하니 반발이 심합니다.
    저도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글이고 우리 나라도 빨리 좀 변했으면 합니다. 인간은 편하고 싶고 놀고 싶은 기본적인 욕구가 있기 때문에 개인적, 사회적으로 여건이될 때가 되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계신곳 처럼 가족중심의 문화는 저절로 찾아올거라 생각합니다.

    1. 아주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Apple-to-apple 비교는 아니지요. 그런데, 제가 택시 기사 이야기로 시작을 한 건 좀 더 극적인 도입을 위해서였구요, 한국의 직장인 / 회사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다들 아실 터라서 굳이 글에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저녁에 맘대로 퇴근 못하고, 휴가를 맘놓고 못 쓰는 문화가 팽배한 것은 사실이지요. 서울에서보다 치열하고 힘들게 사는 미국 사람들도 물론 많이 있구요.

      “노동력 말고는 아무것도 없이 전쟁 이후 경제를 일으켜야했던 한국과 풍부한 자원을 자랑하는 미국 역사 그 둘의 차이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말씀 저도 동의합니다. 자연스럽게 바뀌어가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구요. 다만, 국민 소득이 27000달러를 넘어 ‘선진국 반열’로 옮겨 지고 있는 시점에서, 당장 실행에 옮기지는 못하더라도 ‘가족 중심 문화’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글을 써 봤습니다.

      1. 저도 유학시절 미국에서 근 10년간 거주하며 많이 보고 느꼈던 부분이지만,
        최근 몇년을 한국 실정에 맞춰 살다보니 언제부터인가 택시비가 부담스럽게 느껴지더군요.
        국민 소득이 4만 달러가 된다해도 지금과 딱히 다를게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면 제가 너무 부정적인 걸까요?

        무대도 좁지만, 치열한 경쟁사회인 한국에서
        수도권 지역의 전세를 어떻게든 마련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4만 달러도 부족해보이는게 한국의 현실인거 같습니다.

  35.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많이 느끼고 배우고 갑니다. 저도 현재 싱가폴에서 3년째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가장 큰 장점으로 느끼는 것이 이 부분입니다. 같은 아시아권 국가지만 대부분 싱가폴 직장에서는 일과 개인생활과의 밸런스는 존중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Sales VP와 최종 인터뷰 때 그리고 입사 후 1:1 할 때도 이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에 있을 때처럼 늦게까지 일할 필요없다는 보스의 말을 듣고 엄청난 문화적인 차이를 느꼈던 기억이 있습니다.

  36. 아침에 지인들의 sns를 통해 접했습니다. 시원하고 좋네요. 멋진 생각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가지 생각을 보태자면 한국 사회에서 가정에 소홀한 이유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문화 또는 구조 때문에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모든걸 직시하고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것도 사람입니다.

    모든 사회는 각자 다른 토양과 기후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는 씨앗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문화가 타 국가의 그 것에 비해 아쉬운 점도 있고 뛰어난 점도 있습니다. 부족하고 아쉬운 점은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왔는지 올바로 직시하고 이제는 문제해결을 통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행동해야겠지요.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과 분석은 많은데, 적극적으로 행복을 찾아가며 사는 사람들은 주변에 보기 쉽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우리 각자가 우리가 바라는 그 세상을 위해 사명감과 자신감을 가지고 믿는바를 행동으로 옮겨 봄이 어떨까요?^^

  37. 저도 LA에서 포닥을 하면서 1년반동안 살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너무나도 공감되는 글이였습니다. 지금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처음 SNS에 쓴글이 왜 우리나라는 회색빛 하늘인가와 지하철의 사람들의 표정에 대해서 썼습니다. 아무도 웃고 있지 않고 특히 40,50대의 삶의 무게는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Reply를 달고 있는걸 보면 정말 할말이 많았는데 제가 첫아이를 가져서 유산한 경험이 있는데 새벽에 유산해서 침대에서 출혈을 하고 누워있는데 남편 직장에서 상사라는 분이 끝까지 붙들어 두어 시간이 지체되어 병원에 한시간 후에 갔던 경험이 떠오르네요. 그렇게 참고 버티면서 산 결과 남편 직장에서 LA로 연수를 보내주었고 그 결과 저도 박사를 마치고 박사후 과정을 하였으니 직장에게 너무 복잡한 마음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참 요즘은 OECD 경제대국에 진입하여 부자나라면서 그늘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행복해질 길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는데 저는 우리 이쁜 두 아이들과 있을때 가장 행복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고 그 아이들이 커서 이 세상을 좀더 밝게 빛날 사람으로 커가는거요. 어느 곳에 있던 그런 마음을 가지게 키우고 싶네요.

    더 낳은 세상을 꿈꾸는 아줌마가 몇자 올림니다. 조성문씨도 베이에어리어에서 늘 건강하시길 바라며~

    1. 세상에.. 아내가 유산하고 침대에 누워 있는데 상사가 남편을 붙잡았다니, 얼마나 급한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했네요. 그만큼 더 행복하게 사시길!

  38. 백프고 공감합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래서
    전 오늘도 칼퇴근에 도전(?)합니다. . ㅎ 제 두딸을 보러 가기 위해 …

  39. 정말 마음에 와닿고 좋은 글이네요. 미국의 “가족주의”에 대해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요즘, 정말 격하게 공감하고 정말 느끼는게 많은 글이었습니다.

    문제는, 제 개인적으로도 의구심이 있는게, 회사에 더 오래 있으면 일을 더 많이 해 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 사장님들도 비슷한 생각으로 사원들을 더 회사에 오래 잡아두고 싶을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사원들이 회사에 더 오래 시간을 투자하면 더 빠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미국인들은 없나요?

  40. 회사가 상사를 상사가 직원을 바라 볼 때 수평적 입장이 아닌 갑을의 관계로 파악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불평 부당한 지시 대우를 받았을 때 개인이 저항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다른 분야에서도 소소하게 이야기 해 볼 만한 것들이 많지만, 예전 티맥스라는 업체에서 TMax window라는 국산 OS의 개발발표 했을 때의 이야기는 지속적으로 IT쪽에서 되새김질 되고 있습니다.

    Tmax Window를 개발하기 위해 월화수목금금금의 일정을 보내다가 이혼한 이야기,
    아픈 것을 참다가 30일 만에야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던 이야기

    문제는 회사의 대표가 제품에 대한 공개발표 자리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무용담 자랑이야기 처럼 했다는 것과,
    (물론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게 개발을 했는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 것이겠지만…)

    많은 대형 회사들이 이러한 이야기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는 것이지요.

    이러한 분위기가 20대 인력이 결국 IT쪽으로 유입이 되지 않는 문제점 중에 하나 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41. 개인주의가 좋지 않은 의미가 담긴건 아닌데, 아마도 한국에서는 이런식의 문장을 많이 써서 그런 것 아닐까요? “…개인주의가 팽배하고…이기심이…”. 거의 세뇌 수준으로 학교에서 이런말을 배우니..

    개인주의를 따르면 자연스럽게 가족을 우선순위로 여기게 된다고 생각해요. 자신을 중요시하는 것이 개인주의라면, 많은 사람들 안에서 자신을 위해 어떤 사람을 도와주어야 자신을 위하는 것인가하는 선택의 문제가 남아 는데, 결국 모르는 사람이나 회사를 위해 시간을 쏟는 것 보단, 가족을 위해 쏟는 것이 자신에게 (행복의 관점에서) 큰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닐까요?

    서양사상은 논리적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 하고, 동양사상(집단주의같은..)은 이상향만은 원한다는 느낌도 들고요..

  42. 물론 한국문화가 개선의 여지가 많긴 하지만 동의하기 힘든 요소가 많습니다. 한국같이 인구는 많고 땅덩이와 자원은 지극히 적은 나라가 이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는 “누구보다 열심히 많이 일하기”일 수 있습니다. 미국이 경쟁없는 나라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한국과 미국을 일률적으로 놓고 비교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또,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게 자기일신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인 것처럼 단언하셨는데 과연 그런지요? 조직의 일원으로서 그 조직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으로 여기는, 혹은 조직내에서의 활동으로부터 자아실현의 가능성을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또 그렇게 열심히해서 회사에서 살아남아야만 내가 내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을 것입니다. 그렇게 말씀하실 일이 아니지요.

    계백의 사례가 꼭 한국인들 모두가 칭송하는 일은 아닙니다. 그 한국영화에 그렇게 나온 것, 다수의 한국인들이 그 장면을 보고 웃은 것은 한국사람들도 계백의 객기가 불합리하다고 여기기 때문 아닐까요?

    좀 더 근본적으로, 필자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지 불분명합니다. 우리사회가 가족을 희생하기를 강요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한국인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가족을 희생한다는 것인지? 후자라면 참이 아니고, 전자라면 일면 참일 수 있겠지만 꼭 그게 우리문화가 그렇기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1. J Kim님, 설명을 조금 더 보충해볼게요. 이 글에서 저는 ‘미국은 좋은 나라, 한국은 나쁜 나라’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닙니다. 한국이 잘 하는 점 참 많고, 삼성 갤럭시폰이 애플 아이폰보다 잘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저는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조직을 통해 자아 실현하는 분들 많이 있고, 그런 분들은 세계 어디에나 있습니다. 굳이 열심히 하라고 말할 필요가 없는 분들이지요. 저 역시도 게임빌이라는 회사의 창업 멤버로 있으면서, 스타트업의 성공이 저의 성공이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었습니다. 부양할 가족이 없기 때문에 별 부담은 없었지요. 부모님과 더 많이 여행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울 정도이구요.
      제 글의 초점이 잘 안보인다고 하셨는데, 말씀하신 두 가지 다입니다. 한국 사회가 가족 희생을 ‘강요’한다기보다는 ‘당연시’한다는 것이구요, 그 때문에 자발적으로 가족을 희생하는 일들이 생기고, 때로는 그것을 ‘자랑스럽게’여긴다는 것입니다.

    2.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하셨는데, 도대체 무엇을 위해 살아남아야 하는건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네요. 나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사는것 아닌가요? J Kim님은 ‘땅덩이와 자원이 지극히 적은 나라’의 경제등수 한개라도 올리기 위해서 사시나요?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해서 회사에서 살아남아야 내가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당연시되는것, 그런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는 사실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것 아닌가요? 여기에 ‘열심히’라는 단어가 들어가는것도 웃기네요. ‘열심히’가 아니라 ‘비효율적으로 하는 척만 있는대로 하며 죽도록’이 보다 적당한 단어 아닌가요?

      조리있는 시늉을 하신다고 J Kim님의 비논리가 가려지지는 않는것 같습니다. 필자의 초점은 분명합니다. 님께서 캐치하시지 못하셨을 뿐이죠. 이 글을 맹목적인 미국 찬양으로 곡해하셔서 꼬투리잡고 trolling하시는거 보기 좋지 않네요. 아래 댓글에 소크라테스 apology 읽어보시라는 댓글 다신것도 굉장히 무례하신것같고요. 저 읽어본바 있습니다. 그래서요? 하고싶으신 말씀이 무엇이신가요? 주장을 하실거면 적절히 인용하시고 타당한 근거를 들어가면서 주장하세요. 댓글이 어린아이 땡깡같다는 느낌을 주네요.

  43. 형님 글잘봤습니다. 곧다시 일시작하는데 마음에 많이 와닿네요. 가족과 일 균형을 잘 잡아야 할듯 합니다~ 저도 첫째 아기땐 야근이다 모다해서 잘못봤는데 둘째는 좀더 본딩해볼까 합니다 ㅋ 5주휴가 한국으로 오시게되심 뵈요~!

  44. 제목에서 부터 글의 핵심이 분명히 드러나 있으니 무슨말씀을 하고자 하시는지는 잘 알겠습니다만.. “표정이 어두운 사람들”이라던가.. 한국사람은 원래 무표정이라 더 그래보일수도 있는거고.. 길에 다니면서 표정을 어떻게 하고 다녀야 밝은 표정이 되는건지도 잘 모르겠고.. 한국사회는 실제보다 조금 부정적으로 보고계신거 같고 미국사회는 실제보다 조금 미화되어 있는듯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내 주변사람들이 다 이렇게 사니 모두 이렇게 살꺼야 라는 일반화의 오류도 있는듯 하고요. “미국 사람들이라고 모두 그런 행복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전략 컨설턴트나 뉴욕의 뱅커들은 주당 120시간 이상을 일하므로 가족과의 시간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러한 희생이 당연시되지는 않는다.” 여기서 말씀하신 그런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자신들의 선택에 의해 누리지 않고 있는 사람들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미국도 지금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고 “국민의 국민에 의한..” 이 아니라 “1%에 의 1%에 의한…”으로 흘러가고 있고 많은 중하위층 사람들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선택의 여지 없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너무 간과되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1. 이기홍님, 바로 위 댓글에서도 밝혔지만, 저는 한국과 미국을 일방적으로 비교해서 미국을 미화하고 싶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 오류를 피하기 위해 항상 ‘캘리포니아에서는’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구요. 미국 사회도 문제점 참 많습니다. 총기 사고, 터무니없이 비싼 의료비, 불친절하고 느려터진 서비스, 인종 차별, 엉망진창인 이민법, .. 말하자면 끝이 없지요. 미국에서도 하위 20%에 속한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의료 보험조차 없어서 아프면 큰일나지요. 가족과의 시간은 사치입니다. 저는 한국의 회사원과 미국의 회사원을 비교해보고 싶었습니다. 앞서 밝혔듯이, 택시 기사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극적인 도입부를 위함이었구요.

      제가 이 글을 쓸 때는 최소한 1만 명이 읽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판적인 글을 쓰면서 제가 검증도 없이 성급한 일반화를 했을 리는 없지 않을까요. 한국 사람들 표정만 보고 성급히 판단을 내린 것은 결코 아닙니다. 바로 제 동생이, ‘좋은 대기업’에 다니고 있고, 그 생활을 오랫동안 보고 들어왔습니다. 제 친구, 후배중에 한국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 참 많습니다.

      이기홍님은 말씀하시는 중산층에 속하시고, 가족과의 시간을 충분히 누리고 계시나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그것을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에’ 서로 그 시간을 존중하고 보장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다는 것이 이 글의 골자입니다. 캘리포니아의 예를 든 건, 캘리포니아에는 중산층이 많이 살고 있고, 제가 그런 사람들을 만나 보면 예외 없이 가족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아주 큰 행복을 누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캘리포니아에 오셔서 사람들을 사귀어 보고 가족 파티에 초대되어 가 보시면 제가 드리는 말씀을 더 잘 이해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답글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도입부 라던지 예를 들기위해 언급하신 픽업때문에 회의중 중간에 자리를 뜬다던가 개가 아파서 간다던가.. 7주 휴가 라던가 하는 예들이 맘에 와닿지 않아서 글을 남기게 되었던 건데요. 그런게 가능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그럴수 있을 만한 위치/상황에 있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가능한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아무리 미국이라지만 월마트에서 일하는 일개(?) 직원들도 법적으로 보장되는 권리니까 메니져한테 “개때문에.. 픽업때문에..”라고 자연스럽게 얘기할수 있지는 못하지 않을까.. 들어주신 예들이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공감/허용되는것이라면 좋은 예라고 할수 있겠지만.. 뭐랄까 골자는 공감이 가지만 예들은 공감하기에는 좀 아쉬움이 남는달까요?

        1. 글쓴이가 미국 업무 환경을 대변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한국 노동자들의 근무 환경을 대표 묘사하고 있는 것도 아닌, 일례 일례를 들고 있는 개인 블로그 글일 뿐입니다. 쓸데없이 글에 권위나 의미를 부여해서 보려고 하지 마시고,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정도로 읽는게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2. 아하. 알겠습니다. ninamelee님이 말씀하신대로 시간제로 근무하는 월마트 직원에게도 적용되지는 않겠지요. (근데 그 사람도 개가 아프다고 하면 매니저가 보내줄 것 같기는 합니다만..) 제가 택시 기사 이야기를 꺼내서 좀 오해를 산 것 같기도 한데, 저는 한국의 white color 와 미국(캘리포니아)의 white color 를 비교해서 생각한 것입니다. 육체 노동이나 기계적인 일이 아닌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는 해야 하는 사람들이요. 그렇게 이해하시면 될 것 같네요.

        3. “쓸데없이” 그러는건 아닙니다. 더 좋은 예를 들면 더 좋은 글이 될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서 그런것 으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성문님 답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제가 괜히 좋은글에 사소한걸로 트집잡으려고 한것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라고요..

  45. 좋은 글이라 블로그로 공유해갑니다 ^^ 출처 모두 표기하겠습니다 🙂
    20대 중반인 저에게도 정말 중요하고 많은 길을 보여주는 글이면서,
    많은 분들과 함께 이야기나누고싶은 주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46. 플라톤의 대화편들 중, apologia(소크라테스의 변명)를 꼭 읽어보시길 희망합니다. 소크라테스가 가장 현명한 사람을 찾아다니면서 겪었던 일을 술회하는 대목을 자세히 읽어보세요.

    1. 그 대목을 직접 설명해주셨으면 이 댓글을 보는 다른 분들께도 도움이 되었을텐데요. 덕분에 전문을 찾아서 쭉 읽어봤습니다. 다 자세히 보지는 못했는데, 현명한 사람들을 만나고 깨달은 내용은 봤습니다. “현명한 사람이라는 사람을 찾아서 그 사람으로부터 내가 더 현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음으로서 나의 현명함을 증명하려 했는데, 만나고 보니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과는 달리 현명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여전히, 그 사람은 자신이 최고의 현자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더 지혜롭다는 결론을 내렸다. 적어도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나는 사람들의 증오를 받게 되었다.” 는 내용이네요. 이것이 무슨 관련인가요?

    2. 공자의 논어를 꼭 읽어보시기를 희망합니다. 공자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겸손해야하는지 제자들과 이야기하는 대목을 꼭 자세히 읽어보세요.

  47. 본래, 매번 감상만 하고,, 댓글을 잘 남기지 않은 편인데,
    새벽녁에 일찍 출근해서, 본 글을 읽고,,, 참 많이 반성했습니다.
    새롭게 회사를 꾸리면서 분명 함께하는 모든 친구들의 행복과 우리 가족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 시작했는데,
    “행복을 만든다” 라는 이 묘한 말 때문에,, 지금의 행복을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말입니다…
    미래의 큰 꿈을 위해 지금 잠시 희생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외면하고 있는건 아닌지,,, 정말 지난 제 모습에 크게 반성하고 진정한 행복에 대해, 나는 지금 행복한가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들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p.s NEXT컨퍼런스때 꼭 한번 뵙고 싶었는데 하필 그날 예비군훈련때문에 인사드리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기회되면 꼭 한번 오프라인에서 뵙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1. 잘 정리하셨네요. 🙂 만화 미생은 저도 절반쯤 봤는데, 보다가 그게 한국 직장인의 현실이라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에 우울해져서 그만뒀습니다. 회사에 그런 모습이 있다 해도 분명히 점차 줄어들고 있겠지요.

      1. 미생은 정말 술먹고 읽어보면 심금을 울리다 못해 우울해지는 측면도 있는것 같고요.
        친구하고 술자리에서 미생 한 부분 보여주니 한 동안 말없이 술먹던 기억도 있었습니다.

        항상 좋은 글 보고있는데 이번 글을 여러모로 느끼는 점이 많았습니다.
        자주 뵙겠습니다.

  48. 아… 좋은 얘기 잘 읽고 갑니다. 많은 생각을 갖게 만드네요.^^

    다른 생각이 하나 있어서 같이 적어봅니다. 계백장군 얘기 말인데요, 이 글의 흐름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단지 계백 장군 그 일화에 대한 얘기만 적습니다.

    오래 전에도 이런 의견을 어딘가에서 피력한 적이 있는데, 계백 장군의 그 행위는 전쟁에 패한 이후의 상황을 자신도 충분히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 한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즉, 승리를 위한 굳은 의지나 각오 그런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패전할 상황을 충분히 염두에 뒀기 때문에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이죠.

    암튼 그건 그렇고, 가족중심적 문화에 대해 더욱 본질적인 부분까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또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49. 오랫만에 성문님 블로그에 들어와 글을 읽었어요.
    한동안 회사일로 가정일로 글 한 편 읽을 여유가 없었나 봅니다.

    고민한 흔적들이 군데군데 보여서인지…
    정갈하게 다듬어진 성문님의 글은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깔끔하게 차려진 정성스런 밥상을 대접받은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지고,
    배가 부릅니다.
    (글을 읽고 배가 부른다는 표현은 첨 해보네요.^^;)

    회사를 옮길까, 가정을 비중을 줄일까,
    더 바쁘고 급여가 많은 곳으로 가야하나,
    그래도 이때 아니면 못갈거 같은데..
    다 포기하고 남편 월급에 의존해서 워킹맘이 아닌 가정주부로 보내야하나..ㅠㅠ
    이런 돌고 도는 질문들을 하며 최근 몇일을 보내고 있었고,

    오늘 잠깐 글을 보고
    이력서 써서 보내야지..
    이러고 있었는데..

    문득,,,
    어째야 되나..고민이 됩니다.

    일단 이력서는 보내겠지만,
    또 고민해보겠습니다.

    이런 고민들 하다보면
    전 꼭 이 에피소드가 생각나요.
    (아시는 글일수 있지만…
    설마 성문님 글에서 본건 아니겠죠..-_-;)

    ===============================================
    한 경영자가 어느 섬에 가서 낚시하는 어부를 보고

    “왜 이렇게 낚시를 하나요?
    배를 타고 나가서 더 많은 고기를 잡아오면
    돈을 더 많이 벌고,
    그럼 더 좋은 집을 사고
    더 부자가 될 수 있는데요.

    어부는
    “그럼 어떻게 되는데요?”

    경영자는
    “부자가 되면 더 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고
    그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죠”

    어부는
    “그 다음은 어떻게 되는데요?”

    경영자는
    “그럼 노후에 이런 멋진 섬을 사서 편히 낚시를 즐기며
    가족들과 멋진 저녁식사도 할 수 있지요”

    어부
    “전 이미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

    어쩜 제가 바라는 것도
    이 이야기와 크게 틀리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한국에서, 워킹맘으로, 맞벌이부부로, 그것도 주말부부로
    살아간다는 것은

    가족과의 시간, 아이와의 시간, 남편과의 시간
    정말 많은 것을 희생하고 포기해야 가능한 것인데,

    그렇게 해서 제가 원하는게 무엇인가..
    고민해보면,,

    결국 열심히 일해서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게 목표가 아니였을까…싶어요.ㅠㅠ

    집이 조금 커지고, 식탁에 오르는 식재료가 조금 바뀌고
    자동차가 바뀌려나요..?

    정답을 알면서도
    그 길로 가지 못하는 저는
    속물일까요,, 헛똑똑이일까요?

    감사한 맘으로 글 잘 읽고 갑니다.

    P.S 1
    reply되서 연락오면 정말 기분 좋아요!!! 선생님한테 칭찬받는 기분?ㅋㅋ

    P.S 2
    한국에 방문하셨다니 왠지 이상하네요.
    연예인 같아요..ㅋ
    예전에 기무라타쿠야가 한국에 방문하면 왠지 신기하고 반갑고 그랬는데…ㅎㅎㅎ

    1. Ally님, 솔직하게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행히 제 블로그에서 언급했던 일화는 아닙니다. 😉 지금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하고 ‘워킹 맘’으로 살아가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 가장 크게 고민하시는 것 같은데, 사실 거기에 대해서는 저도 뭐라 이야기할 수가 없네요. 장단점이 있으니까요. 저의 경우엔, 제 어머니가 워킹 맘으로 일할 때 참 좋았고, 거기에서 오는 경제적인 혜택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부가 각자 사회 생활을 하는 것은 저는 매우 좋게 생각합니다. 제가 이 글을 쓴 목적은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맞벌이를 줄여야 한다’가 아니라, ‘맞벌이하는 부부를 상사나 동료들이 배려해줘야 한다’였습니다.

  50.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는 좀 동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가족을 생갇하는 것은 맞지만 미국이나 선진유럽은 세계경제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기 때문에 조그만 일해도 그 생산성이 뛰어나게 되고 남는 시간을 가족과 함께하는 물리적인 시간에 투자할수 있겠지요.

    하지만 한국과 같이 자원빈국이고 무역을 통하지 않으면 살수없는 구조에서는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이 이상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세계의 마라톤코스에서 이미 출발해버린 서방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지금의 구조를 유지할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지금 이렇게 죽도록 일하는 것도 편하기 위해 고생을 하는 과정에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1. 맞습니다. 이전 세대에는 99% 맞는 말이었는데, 지금도 그것이 맞을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회사 사정이나 개인의 환경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것 같네요. 다만, “이런 관점도 있다” 정도로 생각하시고 문제 의식을 가지는 정도이면 될 것 같습니다.

  51.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국내 대학원 MBA다니면서 마지막 학기를 MIT 교환학생으로 다녀왔는데, 그 때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던적이 있습니다. 같은 삶인데 미국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를 한국에선 왜 찾을 수가 없을까..하고 말이죠.
    특히,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미주동문회에 선배님들이 초대해주셔서 갔었는데, 미국 각지에 흩어져 지내시던 선배님들께서 가족들과 모두 함께 참석하여 바베큐파티하고 오래도록 이야기하고 이런게 행복이구나 싶었습니다. 한국에선 가족과 함께하는 동문회는 경험해보질 않아서요.
    행복한 개인이 조직을 위한 바탕일텐데, 아직까진 조직을 위해 개인의 행복따위야 희생되어도 마땅하다고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수준의 소득이라면 미국에서의 삶이 질적으로는 훨씬 만족이 높지 않을까요?
    내일이면 저와 결혼할 남자친구가 프로그래머여서 위에 글보여드리고 미국가서 살자고 열심히 설득중에 있습니다. ㅋ

  52. 100%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다른 분들이 얘기하신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비롯된 일 중심, 조직 중심의 문화도 공감하면서 읽었습니다.

    미국에서 살면서 가족 중심적인 문화를 많이 경험했는데요, 이런 좋은 여건과 행복이 upper middle class 에만 적용되는 얘기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블루칼라 직종에 종사하는 많은 미국인들이 지난 몇십년간 꾸준히 높은 이혼율과 실업률, 그리고 낮은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는데요. working class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가족 중심 문화인데도, 왜 유독 이혼율은 높아져만 갈까요? 쉽게 이거다, 하고 이유를 짚을 수 없는 총체적인 문제가 분명 미국에게도 있는 것 같습니다.

    1. 사실 working class는 제가 관찰한 표본이 많지 않아 제가 뭐라 말씀드리기 힘듭니다. 하나 생각나는 건, 실리콘밸리 와서 처음 살았던 싸구려 아파트 옆집에 그런 가족이 살았습니다. 필리핀 이민자였는데, 아버지가 노동일을 하며 가족을 부양하고 있었지요. 힘든 여건이었겠지만, 저녁에는 항상 가족이 함께 식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마, “어이~ 오늘 저녁 집에 가기 전에 쏘주 한잔?”하는 상사나 동료들이 없어서 그런가보죠.

  53. 아폴로기아에 대해서 언급한 건 무례했다고 생각합니다. 올리고 나서 곧 지우려 했는데 안되더라구요. 분명 기분 나쁘셨을 터이고 미안합니다.

    제 글 다시 보시면 아시겠지만, 필자분이 미국을 찬양하기 위해 이런 글을 썼다는 식으로 왜곡하려는 의도가 저에게 없음은 분명합니다.

    제가 이 글에서 감지한 위험은 오히려 타인의 삶을 지나치게 일반화해서 액자에 그림 짜맞추듯 한다는 인상에 있습니다. 왜 꼭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 자기개인의 욕심만을 위한 것인지? 왜 한국인들이 꼭 계백을 미화하는 데에만 익숙하다 여기는지?

    이런 위험은 다른 댓글에서도 엿보입니다. 왜 타인의 “열심히”는 꼭 “능률도 안 오르면서 자리에 앉아있기”로 여겨져야 하나요? 물론 저도 그런 사람들 보면 답답한 건 사실입니다만, 그들은 그들의 저효율을 암묵적으로 깨닫고 그 저효율을 극복할 유일한 방법으로서 어떻든 오래 앉아있기를 택한 것은 아닐까요? 적어도 어느 누구도 능률도 안오르면서 그냥 자리에 앉아있기를 “원해서” 하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1. J Kim님,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과학 논문이 아닌 한, 아니 심지어 과학 논문일지라도 어떤 글이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범할 수 있지요. 덕분에 지적하신 부분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모든 상황이 그런 건 아니겠지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건 개인의 욕심이 아니라 훗날 가족과 더 큰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일 수 있고, 한국인들이 계백을 미화한다는 것도 아닐거구요. 계백 장군 이야기를 아예 모르는 사람들도 있을걸요. 야근을 하는 사람들이 다 능률도 안 오르면서 앉아 있는 것도 아닐겁니다. 정말 일이 재미있어서, 열심히 일하고 싶어서 하는 분들도 많을 거구요. 저 역시 전에 야근 참 많이 했는데, 일이 많고 일이 재미있어서 했습니다.

      핵심은 ‘상사, 동료, 부하 직원의 가족을 배려하는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그 점이 가장 아쉬운 것 같네요.

  54. 미국과 한국의 근본적인 차이를 문화와 배려로도 설명할 수 있겠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시장의 구조에 있지 않을까요?

    미국의 경우엔 직원들에 대한 대우와 배려도 좋지만, 반대급부로 해고도 자유롭고, 이직도 빈번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직을 경영하는 입장에선 자연스럽게 직원들에 대한 대우와 배려에 대한 경쟁이 생길 수 밖에 없지 않을까요.
    실리콘 밸리 기업들이 좋은 예인 것 같네요.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요.

    한국에서도 스타트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좋은 문화를 만들어나가기를 바라고 실천해야겠습니다.

  55.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벌기 위해서, .. 역설적으로 가족을 소홀히 하게되는 악순환(?!)..
    참 아이러니합니다. ㅡ,.ㅡ;;

  56. 한달간 가족들과 한국,유럽 여행을 다녀오느라 이 좋은 글을 읽은 6만명에도 못끼고 이제 봤네. 아빠가 되어 더욱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실천하는 모습이 좋아보입니다. 1인당 GNP가 올라갈수록 가족과의 관계설정이 지속적으로 바뀌는것 같아요. 그 옛날 바삐 일하시던 아버님이 평일에는 못놀아주어도 휴가철, 연휴때마다 같이 여기저기 놀러가준 것들이 그당시에서는 나름 최고의 가족중심의 발런스였던것 같고, 요즘같은 시대에는 그보다 더 많은 것을 기대하고 필요로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주변과의 영향도 있으니까요. 결국은 드러나진 행동보다 가족중심의 사고와 배려하는 주변의 인식이 가장 중요하겠지요. 직장 초년때 유명한 배우출신의 N씨가 하버드대로 유학보내고 자식양육에 대한 비결을 인터뷰한 (그 주인공은 서울에서 국회의원도 하셨지요.) 내용이 당시 저를 wake up call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꼭 지켰던 것중 하나는 자식과 반드시 저녁식사를 집에서 같이 하였다는 것……” , 당시 샐러리맨인 나에게 곧 아이가 태어날 신혼초기였던것 같은데, 그 글을 곱씹어 생각해보니, 거의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지요. 어떻게 집에 그리 일찍 돌아오고, 회식도 안하고…가능할까. 배우니까?…. 그깟 저녁 같이 먹는것이 뭐그리 대수라고…. 등등 생각을 참 많이 했었지요. 그 이후, 한국에서는 거의 지키기가 불가능한 것을 알았고, 미국에 와서 지난 15년동안 그것을 꽤 많이 지킨듯 합니다. 아이들과의 본딩, 자녀와의 대화, 소통…. 모두 같이 밥먹으면서, 같이 놀아주면서, 그것이 최고의 길인거죠. 한국에서도 분명 가능하리라 봅니다. 꼭 주7일 다 그렇게 할 필요는 없겠지요. 아무튼, 성문씨가 이글을 쓰는 싯점이 공교롭게도 비슷하게 느꼈던 나이때이어서 흥미롭습니다. 중요한것은 실천이겠지요.
    블로그 댓글 챙기느라 수아랑 덜 놀지 않도록 ㅋㅋ

    1. 가족들과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겠네요. 저도 나중에 꼭 그렇게 한 달 잡아서 가족과 여행을 해야겠습니다. 말씀하신 주인공은 저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부모님의 그런 철학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네요. 한국에서는 마음을 먹더라도 지키기가 참 어려운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남들도 다 그렇게 지키니까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Soo와 Andrew와 같이 훌륭한 아이들로 자라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군요. 저는 아침부터 수아와 한참 놀다가 옆에 잠깐 뉘여 놓고 이 글 쓰고 있습니다. 🙂

  57. 저도 처음에 싱가폴에 왔을때 한국계 기업에서 밤 11시까지 일을하곤 했었는데 싱가폴 친구들이 자꾸 회사에서 도대체 월급을 얼마나 주길래 퇴근을 안하냐고 진심으로 궁금해 했었어요. 나중엔 당시에 만나던 싱가폴 남자 친구가 끝나고 저녁도 같이 못먹는데 도대체 정상적으로 데이트를 할 수 없다고 불평을 했는데, 저는 되려, 내가 회사에서 중요한 사람이라서 그래.. 라고 대답했었죠.
    지금은 YOLO라고 하죠 You Only Live Once. 여긴 심지어 가족과 밥먹는 날을 정해주며, 네시에 퇴근하라고 해요. 가족과 밥을 먹는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National Family Celebrations is a month-long annual event to celebrate and reinforce the importance of the family. The designated Eat With Your Family Day is on Friday, 25 May. To support this event, we encourage all to leave work earlier at 4:00 pm to spend some time with your family and loved ones. The early release is subject to work exigencies. “

  58. 구구절절 공감가는 얘기 100%에요. 특히 훈오빠에게 바로 읽어보라고 하고 싶네요. 가장 중요한건 가족과의 시간인데. 지금 한국에서 살아가는 직장인들은 정말 꿈속의 이야기처럼 들릴수도 있을꺼에요. 저도 직장생활 10년 넘게 하고 있지만.. 개인주의 또는 가족주의가 한국 문화랑은 잘 맞지 않게 보이거든요.. 조금씩 조금씩 달라졌으면 좋겠네요. 저희 회사가 한달에 한번 패밀리데이를 만들어서 오후 5시면 무조건 퇴근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든것처럼요 .. 작은 변화 하나가 불씨가 되길 희망해요. 글 잘 읽었습니다 ^^

  59. 이번 The Next 컨퍼런스에서 성문님을 뵜었는데, 너무 반가워서 인사를 드리고 싶었지만, 무슨이유때문인지 몰라도 인사를 못드렸네요ㅠㅠ 용기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다음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을게요 ! 제가 이 다음에 회사를 만들면 꼭 가족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게요 :- ) 너무 공감이 가는 얘기들이 많았습니다. 항상 좋은 글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

  60. 성문씨, 오늘 블로그 처음 와봤는데 정말 감동하고 갑니다. 아이 둘을 둔 가정의 엄마로서 200프로 공감합니다. 6년전 함께 MBA 에세이 준비할 때 순수한 성문씨도 참 좋았지만 지금은 정말 큰 인물이 되어 가시는 모습에 지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합니다. 자주 들르겠습니다. 화이팅!!

    1. 현주 누나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영광인데요? 😉 큰 인물이 되려면 아직 멀었으니 앞으로 도움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

  61. 너무나도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저도 또한 한국에서 대학교를 마치고 미국으로 대학원을 갔습니다. 미국에서는 4년반 동안 대학원 생활을 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6년간의 미국 생활을 접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미국에서 들어온지 3개월이 되어 가는데, 첫 두달간은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위에 말씀하신 대로,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을 적응하기가 힘들더군요. 그리고 회사를 다니면서, 괜히 돈을 쫓아서 한국으로 들어왔나 싶은 생각도 너무나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으며, 성문씨와 너무나도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행복에 돈이 제게 얼마나 차지 할 지, 그리고 그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볼 수 있었던 두 달이었습니다. 지금은 제 자신을 좀 내려놓고, 잠시 쉬듯이 일을 하면서, 더 큰 꿈을 가지고, 그 꿈을 향해서 묵묵히 걸어나가보려고 합니다. 오늘 제 친구 덕분에 이렇게 성문씨 블로그에 와서 좋은 글을 읽고 공감할 수 있어서 너무나도 고맙고 행복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가고 있는 길 앞자리에 서 계셔서, 제가 자주 블로그에 다녀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좋은 글 감사합니다…

    1.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6년간 미국 생활 하셨으면 딱 지금 저만큼 하신거네요. 앞으로 돈도 많이 벌면서 행복하게 사시기를 바라겠습니다.

  62.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미국에서 유학을 마친 아내의 졸업식(아, 글고 보니 아내도 앤더슨 후배네요!)에 참석하려고 휴가를 내려는데 남아 있는 연차가 없다면서 끝까지 휴가를 못 내게 인사팀에서 막은 회사를 다니고 있는 저로서는 정말 처절하게 가슴에 와닿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1. 정말 안타까운 사연이네요. 아내의 졸업식에 참석을 못하다니. 저는 앤더슨 졸업할 때 부모님 다 오시라고 해서 같이 여행했는데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거든요. 연차가 없으면 일시적으로 마이너스로 하고 나중에 채우면 될텐데요.. 저희 회사는 그렇게 처리하거든요. 마이너스로. 그리고 일년에 한 번 휴가가 정해지는게 아니라 매달 일정 시간의 휴가가 쌓입니다.

  63. 선배님! 이태원번개에서 뵜었는데, 멋진 글로 또 뵙네요^^ 생뚱맞다고 생각하실수도 있지만, 이제 막 신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여 허둥지둥되고 있는 저에게는 저의 비전과 제 스스로에게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하는 글이었습니다! 앞으로 선배님 글 자주 읽으러 오겠습니다^-^

  64. 우와 정말 멋진 글이에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짚어주시니, 이거구나 싶구 콕 와닿네요, 저녁이 있는 삶! 그래서 오후에 야구도 보고, 취미생활하면서 햇빝을 쬐면 행복해지는것 같아요 🙂 항상 성문님 글 잘읽고갑니다 🙂

  65. 회의하다 말고 애 픽업간다는 것에 충격 받으셨는데 전 예전에 미국 첫직장에서 한 직장 동료가 회사를 떠나게 되어 farewell party로 퇴근후 맥주 한잔 하자고 이멜 돌리는데 떠나는 동료와 꽤 친하게 지내던 애가 참석 못하는 이유가 gym에 가야한다는 것이었어요. 완전 충격이었죠. 정말 정없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미국산지 꽤 지난 지금은 이해가 가요. 본인에게 더 중요한걸 하는거죠. 분위기나 눈치로가 아니라. 작별인사는 꼭 그 파티에 가야만 되는게 아니니까요.
    전 미국이 가족중심이라기 보다는 회사는 이윤 추구를 위해서 구성원들이 맡은 일을 잘 해주면 되는거고 그 이상의 기대는 없는거 같아요. 개인적인 문제들이 있을경우 구멍안나도록 매꿀수 있도록 시스템을 잘 해놓은거구요.
    미국은 출산을 했든 상을 당했든 병에 걸리든 법적으로 쓸수 있는 기간은 당당하게 쓸수있고, 일 외적인 부분은(시간은) 개인의 자유이고 간섭받지 않는 게 장점인거 같네요.
    한국은 일 이상을 바래서 그런거 같아요. 사적인 자리에 참석하길 바라고, 회사를 위해선 개인의 자유도 어느정도 포기할수 있어야 하는 게 당연시 되죠.

    그리고 한가지 덧붙이면
    미국에서는 주에서 maternity leave로 돈을 주지만 55%면 액수가 많은거 같진 않아요. (그리고 제가 알기론 이것도 회사에서 돈을 안받아야만 줄걸요) TEDtalk에서 Sheryl Sandberg가 인용한 중에도 maternity leave동안 회사에서 돈을 주지 않는 나라는 (발전국가들중) 미국밖에 없나 아마 그랬던거 같아요.

    어쨌든 글 잘읽었어요. 저도 많이 생각하는 부분이었더든요. 감사합니다.

    1. Gym.. 중요하죠. 하하 저도 gym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런 식으로 우선순위를 두지 않으면 지키기가 참 힘들더라구요. 그걸 누구나 당연하게 이해를 해주니까 스케줄대로 살 수 있는거겠죠. 말씀하신대로 회사와 개인 사이에 기대감이 크지 않아서인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런 부분에서는 한국의 기업 문화에 장점이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아무리 그래도 사적인 부분에 회사 상사와 동료들이 너무 많이 개입할 필요는 없겠지요? 미국의 출산 복지 제도는 한국보다는 훨씬 좋은 것 같은데, 유럽에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기는 하죠. 스웨덴에 사는 남자 동료가 있었는데, 아이가 생겨서 6개월인가 8개월을 스웨덴 정부에서 돈을 받으며 쉬더군요.

  66. 최근에 좀 고민이 있습니다. 내년 봄에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 다니는 회사가 9시 출근 19시 퇴근입니다. (보통 9시 출근하면 18시 퇴근이죠) 현재 도로 상의 거리로 15km 이내의 지역에 살고 있지만… 교통 상황과 이런 저런 여건들로 인해 이동시간은 1시간을 생각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건강을 위해서도 저녁을 일찍 먹으려고 하는데 그것부터가 안되는 상황이고 뭔가 좀 생산적인 자기 시간을 갖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결혼을 하면 거주지는 더 멀어지게 되고 퇴근 후 과연 가족과 (당장은 와이프만 있겠지요)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서 계속 막히고 있습니다. 사실 “직장”과 “가정”이라는 가치의 사이에서 어디에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져있는데 생각해보니 둘이 “닭과 달걀”같은 관계같아서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을 한번 더 정독해보니… 어떤 가치에 더 비중을 둬야할 지 마음이 좀 정리되는 느낌이네요.

  67. 저도 계백 장군을 떠올렸던 적이 있었는데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이 계시다니 너무 신기하네요 ^-^ 한달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을 훈장 처럼 생각하는 기업. 그리고 그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집에 가지 말아야 한다고 외치는 오너를 보며 저는 화랑을 보냈던 김유신까지 떠오르더라구요.. 대한민국 사회가 희생에 대한 미화를 너무 많이 할 뿐더러 당연하다고 까지 생각하는 분위기에 숨이 막혀오는 요즘입니다.. T_T

  68. 집이 있음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감사한 줄 몰랐고 과외로 쉽게 벌어 쓸 돈도 넉넉해서 매달 주시는 용돈의 감사함도 전혀 몰랐던 전데 대학교 4학년이 되고, 부모님의 지원으로 잠깐의 외국 생활을 거치고서야 부모님이 저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해주시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어요. 외국 가기전에 과외를 그만뒀더니 지금 용돈으로만 친구들을 만나기엔 빠듯해 집에 들어가서 저녁을 먹기 시작했는데, 정말 과장일지는 몰라도 부모님과 대화가 늘기 시작했더니 삶을 대하는 태도 또한 달라지게 되네요. 당연히 나도 자라면 부모님 정도의 모습이려니 라고 생각했던 저였는데, 이제서야 존경스럽고 감사하고 또 어렸던 제 모습을 반성합니다.. 아빠와 밥먹고 커피 한잔 테이크 아웃해서 한시간씩 집 주변을 산책하며 이야기를 하는게 너무 재밌고 많이 배워요. 누구보다 절 생각하는건 부모님이라는 것도 알고나니, 좀 더 자신감도 생기구요! 든든한 가족의 중요성을 ( 항상 있었던 것을 제가 몰랐던 것 뿐이였지만..) 많이 느끼는 요즘인데 좋은 글 읽고 많이 동감하고 갑니다 🙂

  69. 조성문 선배님,
    명덕외고 중국어과 14기 김윤겸이라고 합니다. 부끄럽지만 이런 좋은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남기고 갑니다. 우연히 동문회를 통해서 알게된 선배님 블로그인데 재밌는 글이 너무 많아서 조용히 탐독만 하다가, 이렇게 처음으로 댓글 남겨봅니다.
    늘 영어를 즐기면서 공부하고 세계를 무대로 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이번에 운좋게 미국계증권사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이쪽도 업무 강도가 매우 강하기로 유명하다보니 구구절절 제 얘기가 될 것만 같아서 다른 느낌으로 읽히네요.
    늘 멋지게 사는 모습 부럽습니다. 저도 곧 일도 시작하고 행복한 가정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들 늘 감사합니다.
    김윤겸 배상.

  70. 굉장히 공감되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 자주자주 찾아뵐게요.

    제 얘기를 잠깐 하자면 현재 캐나다 해밀턴의 한 College 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직장인입니다. 4년 전에 여기 와서 막 학교를 졸업하고 다행히 바로 취직을 했습니다. 솔직히 지금은 캐나다든 세계 어디든 다 취직이 쉽지 않은데 바로 취직이 되어서 열심히 일 하고 있습니다.

    저도 여기와서 성문님처럼 가족주의를 많이 느꼈는데요, 다만 제가 느낀 것은 이쪽이라고 다 저런 분위기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쪽에는 가족주의의 비율이 많다고 할 수 있겠네요.

    College에서 인턴하던 시절 저희 사무실에는 저포함 3명의 인턴이 있었는데요, 학교에서 인턴을 할 경우엔 무조건 봉사활동을 4시간 이상 해야하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저흰 그걸 이용해서 정말 재밌게 놀았죠. 하지만 그동안은 일을 못하니까 저희를 고용한 매니저들은 분명 손해보는 것이 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다른 2명은 4시간을 채우고 일만 해야했죠.

    반면 저희 매니저는 무조건 가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단 더 갔지만 사실 미안한 마음에 한번 넌지시 물어보았죠. 그랬더니 매니저가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You should go! get benefits as much as you can and don’t worry about our work. I’m not paying you, school pays you.”

    (“무조건 가! 챙길수 있는 혜택 다 챙기고 일 걱정은 하지 마라. 학교가 너에게 돈을 주는 거지, 내가 돈을 주는게 아니다”)

    그때 정말 크게 한번 머리를 얻어맞았죠. 정말 당연한 사실인데, 한국의 상하 관계에 익숙해지다 보니 문화 충격으로 다가온 문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봉사활동만 30시간 가까이 했지만, 그 후에 전 더 열심히 일하였고, 지금은 이곳 Dean이 저를 계약직으로 고용하려고 생각중인 단계에까지 올라왔습니다.

    또 아시겠지만 여긴 승진에 목숨거는 사람 정말 없죠. 오히려 자리가 비어서 문제인 경우도 많은데, 월급도 오르겠지만 그만큼 책임도 많아지고 가족과의 시간을 포기해야하는게 주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하고싶은 말은 외국이라고 무조건 다 꿈꾸는 이상적인 근무 환경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성문님의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 라는게 더 마음에 와 닿네요. 이곳엔 그렇게 “생각”하는 문화가 많으니까요.

    급하게 쓰느라 구성이 좀 안맞는거 같지만..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71. 잘 읽었습니다…가족은 정말 중요합니다.
    이 글의 요지와는 조금 다르지만, 학교 폭력, 세대 갈등 등등의 문제도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그 사회의 관습과 문화, 그리고 그 외에도 일반적인 세상의 원리들을 익히는 시기는 성인이 되기 전의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기는 특히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부모로부터 올바른 가치관과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갈 공동체 의식등을 배우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가정에 아버지는 없고, 맞벌이 가구에서는 어머니마저 없습니다. 그런 집에서는 아이가 올바른 가정 교육을 충분히 받지 못하고 또래끼리 지내면서 가끔씩은 그릇된 의식을 배우기도 합니다.
    가정 교육 정말 중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의 행복 뿐만 아니라 이 사회 공동체의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하는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버릇없는 아이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들, 자신의 이득을 위해 남을 짓밟고 서는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람들, 원칙과 규칙을 무시하는 풍토 등등…가족의 붕괴가 그 원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72. 친구들을 통해서 제가 보고 들은 게 있어서 그런지 글 내용에 진심으로 공감합니다.
    개인주의가 아니라 가족주의라고 표현하신 것도 인상깊었고요
    페이스북에 링크 스크랩 해가도 될까요?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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