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인가, 회사를 시작하던 초기 시절에 Start Up (스타트업)이라는 팟캐스트를 정말 재미있게 들었다. 이미 너무 유명한 팟캐스트이고, 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한 번 설명한 적이 있지만, 다시 간략히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알렉스 블룸버그(Alex Bloomberg)는 라디오 방송 프로듀서였다. 그런데 팟캐스트가 부흥하는 것을 보고, 그리고 This American Life 와 Planet Money라는 유명한 방송을 만들고 진행한 후에,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기로 구상한다. 그 아이디어는 전문 팟캐스트 미디어 회사. 그리고 그 회사의 첫 번째 팟캐스트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자신이 사업을 시작하는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논픽션으로 가감 없이 담기로.

그 안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의 독백도 들어 있고, 아내와 밤 늦게, 또는 새벽에 나눈 대화도 있고, 동료들과, 파트너들과, 그리고 투자자들과 나눈 대화도 들어 있다.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다음 이야기를 간절히 궁금해하게 된다. 과연, 알렉스는 이 난관을 뚫고 자신의 사업을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이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미래이고, 그 당시 나의 꿈이기도 했기에, 나는 알렉스의 성공을 간절히 바랬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장면,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알렉스가 전설적 엔젤 투자자인 로워케이스 케피탈(lowercase capital) 의 크리스 사카(Chris Sacca)를 만난 부분이다. 크리스 사카는 전 구글 직원이었는데, 트위터의 미래를 확신하고 신용카드 빚을 내어 트위터 주식을 샀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 기회만 되면 꾸준히 주식을 사 모아서, 마침내 트위터 주식이 상장될 때는 자신의 펀드를 통해 주식의 18%를 보유했고, 트위터 상장 이후 그 가치는 5조원이 넘었다. 순식간에 조단위 재산을 부호가 된 것이다.

그런 그가, 당시엔 아직 무명인인, 그리고 가진 것 없고 만든 것 없이 오직 사업 아이디어만 가지고 찾아온 알렉스에게, 한 번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 30초만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를 해 보라고 시킨다. 준비가 아직 덜 된 알렉스는 횡설수설 하다가 끝난다. 너무 민망할 정도로.. (사실 알렉스에게 너무 고맙다. 이 장면을 들으며 나는 자신감을 얻었다. MBA에서 보던 현란하게 말을 잘 하던 미국인들이 다가 아니구나. 네이티브 스피커도, 그리고 전직 라디오 쇼 프로듀서도, 투자자 앞에서는 긴장하고 이렇게 헤메는구나.)

이 부분은 직접 한 번 들어봐야 한다. (17분 50초부터)

크리스: “지금 제가 우버를 부른다고 합시다. 2분 후면 차가 오겠죠? 그게 당신이 가진 시간 전부에요. 뭐라고 할래요?”

알렉스: “그러니까요, 제가 디지털 팟캐스트 네트워크를 만들건데요, 어.. 그래서 우리가 모니터를 할.. 아니 그걸 충족시킬… ㅋ; 죄송”

Alex: “So, I am making a network of digital podcasts, ah.. that we will monitor, that, that will… that’s gonna meet, .. hehe. Sorry.”

알렉스의 피치가 끝나고, 크리스가 다시 자신의 언어로 엘리베이터 피치를 해 주는데, 표현이 간결하면서도 필요한 내용을 잘 담고 있어서 들으면서 하하 웃었던 기억이 난다. (19분 30초부터) 이 피치는 정확히 1분 50초가 걸렸다. 이거 일일이 타이핑하느라 힘들어서 번역은 생략. 이렇게 짧고도 좋은 피치를 순식간에 만들어 내는 것도 참 대단한 능력이다.

크리스: “Can I get two minutes from you? So here’s the thing. You probably know me as producer of This American Life, the successful radio show, top of the podcast, iTunes, etc. So here’s the thing. I realize there’s hunger for this kind of content, but there’s none of the shit. Just a bunch of jerk-off podcasts. Nothing’s out there. Advertisers are dying for, users are dying for. If you look at the macro environment, you will see more and more podcast integrations in the cars. People want this content. It’s a button on the latest version of iOS. Here’s the thing. Nobody else can make the shit. I know how to make it better than anybody else in the world. So, I’ve already identified a few key areas where I know there’s hunger for the podcast, we got the subject matter, we are going to launch this shit. I know there’s advertisers  who want to get involved with it. But here’s the unfair advantage. Because what I have done in my past career – This American Life and Planet Money – people are actually willing to straight-up pay for this. I am not just talking about traditional subscriptions. I am talking about …. So here’s what we are doing. We are putting together 1.5 million dollars that’s gonna buy us four guys. We are going to launch these 3 podcasts in the next 12 months. We think we can very easily get to the 300,000~400,000 net subscribers across the whole thing… I know what we are going to have in our hands here – we will have a network of 12~15 podcasts. The audience is there. They want it. Nobody else can do it like we can. Are you in?

그가 알렉스에게 했던 질문, 그리고 직접 만든 피치에 넣었던 문구가 내 눈길을 끌었다.

What is your unfair advantage? 당신의 불공평한 장점이 뭐죠?

나는 이 때 이 표현을 처음 들었다. 남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그 독특한 장점이 무엇인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을 나에게 해보았다. 다른 사람에게는 없고 나에게만 있어서 남들이 불공평하게 느낄만한 장점이 무엇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불공평하게 느껴질 만큼의 장점은 확 떠오르지 않았고, 그 질문은 계속 내 머리속에 남았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이제는 나의 불공평한 장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사업을 해보면 정말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남들보다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에게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맡겨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몇 가지 떠오르는 나의 장점은 아래와 같다.

  • 부지런함, 그리고 꾸준함: 일을 하다보면 잘 되는 날도 있고,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날도 많다. 그리고 물론 포기하고 싶은 때도 생긴다. 하지만 결국, 나는 고등학교 3년 생활을 통해 훈련을 받은 대로, 부지런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매일 조금씩의 성취를 만들었고, 그것들이 3년간 모이자 그럭 저럭 무언가가 이루어진 느낌이다. 내가 이렇게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원천 중 하나는 아침 운동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짐(gym)에 가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을 2년 전부터 가지게 되었는데,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저녁 9시가 되기까지 피곤함을 안느낀다. 이 생활을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 사정이 있어서 며칠 운동을 쉬면 힘이 없고 의사 결정도 흐리멍텅해지는 것을 느낄 정도.
  • 빠른 의사 결정 능력: 사업이라는 것은 결국, 수백, 수천가지 의사 결정의 집합체이다. 하나하나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한 주에 내리는 의사 결정이 작은 것까지 포함해서 최소한 100개는 되는 것 같다. 이 의사 결정을 빠르게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 게, 직원들과 파트너들, 그리고 고객들의 움직임이 내 의사 결정에 따라 결정되고, 그 속도 또한 여기에 좌우를 받는다. 제품에 대한 의사 결정, 사람을 뽑는 의사 결정, 그리고 마케팅 지출에 대한 의사 결정들을 나는 굉장히 빨리 내리는 편이다. 물론, 그 때문에 잘못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또 다른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그 일이 더 크게 잘못되거나 지출이 더 커지는 것을 막는다. 조금 어려운 의사 결정은 하루 이틀 정도 두고 본다. 그 다음날이 되어도, 또 그 다음날이 되어도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싶으면 그 때 결정을 내린다. 가장 긴 시간을 두고 생각했던 건 사람을 내보내는 일이었다. 한 달을 고민했다. 앞으로는 조금 더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 새로운 분야에 대한 용기: 뭐랄까,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장점이랄까. 나는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고, 배우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좋아하는 분야를 결정하고 점점 그 쪽으로만 능력 개발을 하도록 유도하는 미국의 교육과 달리, 한국에서는 모든 과목을 두루 다 잘해야 한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외교, 도덕, 체육, 음악, 미술,…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모든 분야를 커버하고 외우는 훈련을 반복해서가 아닐까 하는데, 내가 처음 접하는 지식에 대해 별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없다. 전자공학을 전공했다는 것도 여기에 한 몫 하는 것 같다. ‘어떻게 인간의 머리로 이런 것을 이해할 수 있지?’ 하는 생각을 하며 당시에 끙끙거리며 공부했었는데, 특히 전자장 Electromagnatism이 가장 어려웠다. 이 수업을 들어 본 사람은 안다. 이건 사람의 머리로 소화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결국 이 수업에서 C 학점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수업을 경험하고 나니 세상의 모든 지식은 시간만 충분히 투자한다면 인간의 머리로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마스터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 경험: 분명히 정의내리기 어려운 영역인데,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15년간 스타트업에서, 그리고 대기업에서 일했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특히 직원들을 대할 때, 그리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내가 윗사람에게 어떤 대접을 받았을 때, 그리고 윗사람이 나를 어떻게 대했을 때 내가 가장 신이 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었는지 자주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직원들을 대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그 중 가장 큰 건 믿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 직원들은 모두 법인 카드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으로 점심 식사를 원하는 대로 사먹을 수 있고, 주유도 할 수 있고, 일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마음 대로 쓰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것이 기분이 좋은 일임을 알고 있다. 나도 그러한 경험을 해 봤기에. 또 한가지, 우리 회사에는 연차 제도가 없다. 붐비는 시기를 피해 원할 때 휴가를 가고, 며칠 어디 가는지 세지도 않는다. 그리고 휴가와 일을 결합해서, 일주일은 쉬고, 일주일은 현지에서 일하는 방식으로 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식으로 일을 한다.

What is your unfair advantage? 지금도 항상 하고, 그리고 앞으로도 자주 나에게 하게 될 질문이다.

P.S. 알렉스 블룸버그의 회사 ‘Gimlet Media’는 그 이후 청취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기관 투자를 받은 후에 더 많은 인기 팟캐스트를 만들었고, 이제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1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대형 미디어 회사가 되었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 후에 만든 팟캐스트 ‘Homecoming’은 아마존의 투자를 받아 TV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여기에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했다. 줄리아 로버츠는, 처음 제의를 받고 ‘팟캐스트가 뭐야?’ 하다가, 아들 방에서 레고를 함께 정리하며 알렉스의 팟캐스트를 듣고 빠져들어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Start Up 팟캐스트 의 최근 에피소드, ‘Making A TV Series: The Stars of Homecoming‘에 나온다.

2 thoughts on “불공평한 장점 Unfair Advantage

  1. 재미있네요! Unfair advantage 들을 많이 갖을수있고 또한 현재의 나에게서 더 많이 찾을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것 같네요. 좋은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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