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제품의 6가지 속성

위대한 제품이란 뭘까. 사람들은 각자의 정의를 가지고 있다. 최근 Launch Festival에서 링크드인(LinkedIn)의 CEO인 제프 와이너(Jeff Weiner)가 이야기한 위대한 제품의 다섯 가지 속성(What Makes a Truly Great Product Great)을 듣고 많이 공감했는데, 그가 말하는 다섯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단 하나의 가치를 매우 뛰어난 방법으로 제공한다 Delivers on a singular value proposition in a world-class way (예: Google, Headspace)
  2.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필요를 예측한다 Simple, intuitive, and anticipates needs (예: Waze)
  3. 기대를 뛰어넘는다 Exceeds expectations (예: Sonos의 소비자 서비스)
  4. 정서적인 공감을 얻는다 Emotionally resonates (예: 테슬라 모델 S)
  5. 사람들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바꾼다 Changes the user’s life for the better (아이폰 6+)

그가 제시한 요소들을 한 가지씩 살펴보자.

1. 단 하나의 가치를 매우 뛰어난 방법으로 제공한다

생각해보면 Sunrise Calendar, Slack, Appear.inInbox, Moo.do, Product Hunt, Pocket 등 요즘 내가 즐겨 쓰는 대부분의 제품이 이렇게 한 가지를 정말 잘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그런 제품은 시간이 지나도 다른 경쟁자에 의해 잘 교체되지 않는다. 몇 년간 한 가지에만 집중해온 제품을 이기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제품은 사실 하나의 아이디어로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새로운 기능에 의해 그 ‘하나의 아이디어’가 묻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 제품이 다양한 기능을 가지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고, 이런 과정을 통해 제품의 새로운 가능성이 발견되거나 전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은 ‘필터’ 한 가지를 정말 잘 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장 빨리 성장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로 발전했다. 그래서 제프의 주장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서 ‘그 하나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그 가치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은 얼마 전 2년만에 다섯 개의 필터를 추가했는데, 나는 이 새로운 필터들이 너무나 마음이 든다.

인스타그램이 2014년 말에 추가한 다섯 개의 필터들.
인스타그램이 2014년 말에 추가한 다섯 개의 필터.

인스타그램을 이용해서 사진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쉽게 공유하는 기능도 좋고 버락 오바마무라드 오스만(Murad Osman)의 계정을 팔로우하며 끝내주는 사진이 업데이트되는 것을 보게 해주는 기능도 좋지만, 결국 인스타그램이 처음에 탄생하고 인기를 끌었던 이유이자 가장 잘해야 하는 한 가지는 스마트폰에서 사진이 멋지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이 소셜 네트워크의 성공에 취해 필터 기능을 소홀히하고 대신 가수나 영화 배우같은 유명인들을 팔로우하도록 유인하는 쪽으로 제품을 강화한다면 어땠을까? 일시적으로 월간 활성 사용자(Monthly Active User)가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경쟁 제품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있다.

에버노트는 그런 면에서 차츰 나를 실망시키고 있는 제품이다. ‘노트 기록’이 가장 중요한 기능이고 이 한가지를 정말 잘 하면 좋겠는데, 지난 몇 년간 노트 기록의 기능에서는 거의 혁신이 없는 채 유료 기능인 프리젠테이션 기능 모드가 추가되고 협업 기능이 강화되면서 애플리케이션이 무거워지고 투박해져버렸다.

여기서 추가로 생각해야 하는 건, 한 가지의 기능을 정말 잘 하도록 하려면 돈이 많이 들고, 한편 돈을 벌게 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예로 든 것처럼 새로 추가한 기능을 통해 매출이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프가 쓴 글의 제목이 What Makes a Truly Great Product Great 인 것 같다. 다양한 기능을 가진 좋은 제품도 많이 있지만, ‘진정으로‘ 위대한 제품(어찌보면 위대한 제품보다도 더 위대한 제품)은 한 가지를 정말 잘 하는 것이라는 뜻. 그 방향을 추구했을 때, 매출이 나오기까지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2. 단순하고 직관적이며, 필요를 예측한다

단순하고 직관적이라는 원칙은 위 1번에서 한 이야기와 중복되는 것 같고, 필요를 예측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이것이 위대한 제품과 좋은 제품을 구별하는 좋은 기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필요를 예측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위대한 제품만이 이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사고 싶은 제품을 예측하고,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예측하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예측하고,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예측하는 제품이 되려면 그만큼 나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그만큼 내가 그 제품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는 위대한 제품이 되는 조건이라기보다는 위대한 제품이 된 결과에 더 가까운 것 같다.

3. 기대를 뛰어넘는다

제프 와이너는 휴일 전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성의껏 도와주는 소노스(Sonos)의 고객 서비스를 예로 들었는데, 나는 심플(Simple)을 예로 들어 설명해보고 싶다. Simple은 시애틀에 본사를 둔 인터넷 은행이다. 처음 이 은행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는 그 이름에 걸맞게 UI가 좋은 새로운 은행인가보다 했다. 진정, 사용자 경험은 내가 전에 이용하던 Bank of Amercia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좋다. 하지만 사용할수록 내 기대를 뛰어넘는 기능과 서비스에 놀라게 된다. 전통적인 암호 방식이 아닌 패스코드(passcode)라는 방식을 채택해서 문장(예를 들면 ‘나는 필즈 커피를 좋아합니다’)을 암호로 사용하도록 유도한 점이 처음에는 신기했고, 가입하고 나서 배달된 카드의 포장 디자인이 예뻐서 기분이 좋았고, 카드를 어디에 사용했는지 그래프로 분석해준 것이 좋았는데, 여기에 또 한 번 내 기대를 뛰어넘은 것은 너무나 간편하게 수표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UI와 고객 서비스였다.

심플(Simple)의 직불 카드
심플(Simple)의 직불 카드가 배달된 모습

아래는 웹에서 수표(check)를 보내는 UI이다. 받을 사람을 설정하고 금액을 입력한 후에 확인해본 후 SEND 버튼을 누르면 수표가 인쇄되고 봉투에 담겨 상대방 집으로 배달된다. 수표가 어떻게 생겼는지 미리 볼 수도 있다.

Simple을 통해 수표를 보내는 방법
Simple을 통해 웹에서 수표를 보내는 방법

내 기대를 뛰어넘은 또 한 가지는 Touch ID를 이용해서 앱에 로그인할 수 있게 한 것. 암호를 입력하는 대신 엄지손가락을 아이폰에 대고 있기만 하면 앱에 로그인되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다. 아주 안전하면서 편리한 방식.

심플 로그인 화면
심플(Simple)의 모바일 앱 로그인 화면

그 외에도 내 기대를 뛰어넘는 기능들은 많지만 심플을 소개하고자 시작한 블로그가 아니니 여기에서 줄인다.

4. 정서적 공감을 얻는다

제프는 여기에 테슬라를 예로 들었다. 테슬라를 운전하면서 미래에 이미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며(Driving the future), 이 느낌은 자기만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도 공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건 정말 위대한 제품만 가지는 속성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제품(good product)은 유용하다(useful). 즉,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들에게 유용한 가치(돈이나 시간을 절약해주는 등)를 제공한다. 하지만 위대한 제품(great product)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서적 교감을 불러일으킨다. 버진 아메리카(Virgin America)가 하나의 예이다. 보라색 조명, 착륙할 때 나오는 라운지 음악, 노래하는 직원들, 그리고 빨간색 티켓.

버진 아메리카 기내 조명
버진 아메리카 기내 조명

또는 동물 캐릭터 등을 활용해 제품의 감성성을 높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MailChimp, TaskRabbit, Hipmunk 등은 침펜지, 토끼, 그리고 다람쥐를 전면에 내세워 감성적인 느낌이 들도록 했고, 사용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심지어 Hipmunk는 회사 소개 페이지에서 아래와 같이 직원들이 다람쥐 복장을 하고 찍은 사진을 올렸고, 각 임직원들 사진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다람쥐 옷을 입은 사진으로 바뀌게 했다. 정서적 공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Hipmunk.com의 회사 소개 페이지
Hipmunk.com의 회사 소개 페이지

5. 사람들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바꾼다

‘좋은 방향’이라는 단어가 키워드. 제프는 그가 쓰고 있는 아이폰을 예로 들었다. 이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예는 사실 너무나 많다. 징가(Zynga)의 포커(Poker) 게임을 생각해보자. 좋은 제품이고 큰 인기를 누리는 제품이다. 그런데 위대한 제품인가? 나도 이 게임을 한동안 많이 했고, 덕분에 포커를 배우기는 했지만 그로 인해 내 삶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은 안든다. 반면 구글 쇼핑 익스프레스(Google Shopping Express)는 쇼핑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면서 돈도 아낄 수 있게 해주어, 이 제품이 등장한 후 확실히 내 삶이 좋은 방향으로 바뀌었다.

6. 영감(Inspiration)을 불러일으킨다

위 리스트에 내가 추가하고 싶은 위대한 제품의 속성 하나는 ‘영감(Inspiration)’이다. 위대한 제품은, 그 제품에 영감을 받은 수많은 파생 제품을 탄생시킨다. 에어비엔비(Airbnb)는 공유경제 시대를 활짝 열었고 “Airbnb for X”를 유행어로 만들었다. 우버(Uber) 역시 그런 효과를 낳았다. 아래는 Quora에서 발견한 “Uber for X” 제품 리스트인데, 위대한 제품은 이렇게 영감을 통해 그 제품이 속하지 않은 다른 분야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킨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러한 글은 결과론적이다. 즉,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나 방법을 묘사한다기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위대한 제품들을 보고 속성을 분석해서 제목을 붙인 것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가는 방향이 위대한 제품으로 한 걸음 가까이 가는 방향인가’를 생각해보는데 도움이 되는 가이드라인 정도는 될 수 있을 듯하다.

질 높은 고객의 중요성

요즘 점차 ‘고객의 질’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블로그에서 능력있는 창업가들과 아마존, 넷플릭스, 드롭박스, Airbnb, Zipcar 등 그들이 만든 훌륭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들의 능력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고객의 품질이었음을 간과했던 것 같다.

‘아차’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지난 2014년 4월 스탠포드 Entrepreneurial Thought Leaders 수업에서 강연했던 칸 아카데미(KhanAcademy)의 창업자 살만 칸(Salman Khan)의 이야기를 들으면서였다. 강의 중 앞부분에서 사촌 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유투브 비디오들이 어떻게 인기를 끌었고, 그로 인해 어떻게 고액 연봉을 받는 월스트리트의 직업을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는가를 설명하는데, 내가 인상적으로 들은 건 그 이야기보다, 그에게 기부를 했던 한 고객의 이야기였다. 여기에 간략히 소개한다.

수십만명이 이용하고 있었고, 좋은 피드백들은 계속 들어왔고, 조회수도 계속 늘었죠. 아내와 상의를 했어요. 통장에 잔금은 많지 않았지만, 1년 정도는 해보기로 결정했어요. 막상 일을 그만두고 시작했는데,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 지 몰랐어요. 페이팔로 기부를 받기 시작했는데, 5~10달러씩 매일 들어오고는 있었지만 충분치 않았죠. 그 후 아이가 새로 태어났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해야 했어요. 정말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1만 달러의 기부가 들어왔어요. 깜짝 놀랐죠. 팔로 알토에 사는 앤 도어(Ann Doerr)라는 분이었어요. 그에게 바로 이메일을 보냈죠. “기부 고맙습니다. 이게 진짜 학교라면 우리는 당신 이름으로 건물을 하나 지었을거에요 (웃음)” 그러자 답장이 왔어요. “제 딸이 이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고 저도 여기서 배우고 있는데 정말 유용해요. 한 번 만나서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네요.”

그리고 그는 3일 후 팔로 알토 유니버시티 거리에서 그녀를 만난다. 그녀가 묻는다. 미션이 뭐냐고. 그러자 살만은 ‘전 세계에 무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단순히 비디오만을 만들어 올리자는 것이 아니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개인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그러자 그녀가 다시 묻는다.

생각보다 진전을 많이 시켰네요. 그런데 가족 부양은 어떻게 하나요? (How are you supporting yourself?)

그러자 살만이 ‘자랑스럽게’ 한 대답:

못하고 있어요 (I am not). (웃음)

그녀를 만나고 나서 10분쯤 떨어진 마운틴 뷰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데, 막 주차를 하려던 차에 그녀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온다.

이 일을 하면서 돈이 떨어지면 안되겠죠. 방금 10만 달러를 보냈어요 (You really need to support yourself. I’ve just wired 100,000 dollars).

그리고 회상한다.

아주 좋은 날이었죠 (So, that was a good day). (웃음)

1달쯤 후에 앤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빌게이츠가 월터 아이작슨과 대담을 하고 있는 이벤트에 있는데, 거기에서 빌게이츠가 칸 아카데미에 대해서 5분동안 이야기를 하더라는 것이다. 2주 후 빌 게이츠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고, 그는 빌 & 멜린다 게이츠 파운데이션으로부터 기부를 받았다. 그리고 잇따라 구글이 2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 후는 역사이다.

칸 아카데미에 거액의 기부를 했던 ‘앤 도어(Ann Doerr)’라는 이름이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투자가인 존 도어(John Doerr)를 연상시키길래 한 번 찾아봤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존 도어의 부인이었다. 포춘 지 기사에 두 사람의 만남이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앤 도어의 기부가 아니었더라도 오늘의 칸 아카데미가 존재했을까?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이 그에게 훨씬 더 용기를 주고, 나중에 빌 게이츠를 만나 설명할 때 힘을 실어주고, 구글에게도 매력적인 기부 대상으로 보이도록 했을 것임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가 살만 칸에게만 있는 독특한 사례일까? 그랬다면 이 글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좋은 소비자’들로부터 후원을 받고 지지를 받고, 또 감동을 받는 이야기는 여러 강연에서 수없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좋은 고객들은 미국에, 그리고 실리콘밸리에 유난히 많은 것 같다. 미국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즐겨 쓰는 서비스 중 하나가 태스크 래빗(Task Rabbit)인데, 잡일을 위임하기 원하는 사람과, 그런 일들을 기꺼이 맡아서 해주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곳이다. 예를 들어, ‘집 청소’를 맡기기를 원하면 태스크 래빗에 가서 house cleaning이라고 하고 일을 올리면 된다. 불과 몇 시간 이내에 그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신청을 하고, 나는 그들의 프로필과 가격을 검토한 후 일할 사람을 할당한다. 일이 마무리되면 내 신용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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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스크 래빗에서 일을 포스팅하는 화면

태스크 래빗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회사가 ‘좋은 고객들’의 바탕 위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태스크 래빗을 통해 거래를 할 때 태스크 래빗에 내는 수수료가 20%이며, 이는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가격에 따로 표시된다. 내가 낸 돈 80달러 중 래빗이 20%를 제외한 66달러를 가져간다는 것이 명확하게 보인다. 이를 보는 즉시 두 사람에게는 태스크 래빗을 떠나 따로 거래해서 각자 8달러씩 가져가자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만약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했다면 태스크 래빗은 이미 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이 회사는 5년째 잘 견디고 있고, 매출 또한 성장하고 있다. 태스크래빗이 제공하는 편리함에 대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고객들이 많다는 증거이다. 태스크래빗 창업자인 리아 버스크(Leah Busque)의 강연도 얼마 전에 들었는데 그녀는 수수료를 피하는 얌체 고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물론 얌체 고객도 꽤 있을 것이겠지만). 핵심적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강연의 핵심이다.

에어비엔비(Airbnb)도 마찬가지이다. 예약하는 사람에게는 6~12%, 그리고 호스트에게는 3%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마찬가지로 에어비엔비 플랫폼 바깥에서 ‘직거래’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다 (에어비엔비는 전화번호 또는 이메일을 교환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지만, 마음 먹으면 방법은 있다). 몇 달간 Airbnb에서 직접 집 임대를 해보고 나서 느낀 것은 미국과 유럽 고객들 대부분의 질이 참 좋다는 것이다. 묵게 되기 전까지 여러가지를 꼼꼼히 따지지만, 가격을 깎아 달라고 조른다든지, 에어비엔비에 수수료를 내지 않으려고 꽁수를 쓴다든지 하지 않았다. 그들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몇백, 몇천 달러 더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만약 고객들이 어떻게든 회사에 내는 수수료를 피하려 한다면, 회사는 핵심 가치를 만들어내고 이를 보강하는 대신 얌체같은 고객들을 규제하고, 그들에게 다른 방법으로 (광고, 게임 등) 돈을 받아낼 궁리를 하는데 상당한 자원을 소비해야 한다. 돈을 가져오는 노하우는 생기겠지만, 핵심 사업의 발전이 그만큼 느려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회사가 초기부터 ‘질 좋은 고객’들을 확보하고 그들이 지갑을 기꺼이 열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된다. 일시적이 리워드나 대량 광고 집행 등으로 고객들을 데려오면 순간적으로 가입자와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그렇게 해서 오는 고객들은 질이 낮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쪽으로 가다보면 제품의 방향이 점차 엉뚱한 쪽으로 흐를 수 있다.

질 좋은 고객들을 확보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가? 이들을 데려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 네트워크와 명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초기 성공 요인 중 하나가 하버드대 학생이라는 ‘질 좋은 고객’들이었고, 마크 저커버그 본인이 하버드 재학중이기 때문에 그들을 쉽게 데려올 수 있었다. 새로 나온 제품 정보를 공유하는 Product Hunt라는 커뮤티니 사이트를 주말만에 만들어 성공시킨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는데, 거기에 이런 대목이 있다.

라이언은 사이트 초기에 아주 끝내주는 베타 사용자들을 데려왔어요. 이것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쳤죠. 그 덕분에 우리는 사이트가 흥미로워질 수 있을만큼, 그렇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적당한 숫자의 사람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었어요. Ryan did an amazing job inviting an awesome group of early users to test out the site. I won’t speak at length on this, because I frankly was mostly focused on the design / product stuff, but I will share a one big thing I noticed Ryan doing that helped make it a success: we started out with a network that was big enough to be interesting, but small enough to be comfortable.

종종 유명한 사람들이 거창하게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보죠. 모든 사람들이 밀물처럼 들어갔다가, ‘진짜 커뮤니티’가 없는 것을 보고 썰물처럼 빠져나가요. 소셜한 요소를 지닌 서비스가 제대로 되려면 사람들간에 ‘친밀감’이 있어야 해요. 라이언이 데려온 베타 유저들은 어떤 한 사람의 소셜 네트워크보다도 큰 규모였어요. 사람들이 가입하자, 라이언은 그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초대해달라고 했고, 이렇게 일일이 사람들을 데려왔어요. ‘초대’로만 유저들을 가입하게 한 것도 좋았지요. 사람들은 ‘폐쇄성(exclusivity)’을 좋아하니까요. A lot of times you see big products publicly launch from well-known internet people, and everyone uses it and then leaves because there is no authentic community. You need a certain level of intimacy for the social environment to really work. On the flip side, the group of beta users Ryan invited was bigger than any one person’s social network. Once people joined, Ryan asked them if they knew anyone who might be good for the site and manually recruited new users. It helped a lot that we had an invite-only model, because people love hooking their friends up with exclusive access to new things. By creating artificial scarcity, we had something at least semi-valuable to offer: an invite.

한편, 질 좋은 고객들은 그만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제공받은 가치에 대한 대가를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대신, 그만큼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원한다. 사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끼워 파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프라이버시와 기업 윤리,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도 물론이다.

‘질 좋은 고객’들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고 그들을 만족시키느냐가 결국 사업의 장기적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이해하기

얼마전, 아내의 생일에 팔로 알토(Palo Alto)의 플레밍스(Fleming’s Prime Steakhouse & Wine Bar)라는 스테이크하우스에 갔다. 모처럼 분위기를 잡고 값비싼 안심 스테이크와 등심 스테이크를 하나씩 주문했는데, 먹다 보니 내 스테이크에서 뭔가 딱딱한 것이 나왔다. 웨이터를 불러 불평을 한 후, 나머지 고기엔 이상이 없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먹었다. 먹다 보니 이번엔 아내가 시킨 스테이크에 문제가 있었다. 미디엄(medium)으로 익혀달라고 했는데, 고기가 너무 많이 익어 있었던 것이다. 이미 절반이나 먹었지만, 웨이터는 두말 않고 바로 새로운 스테이크를 가져다 주었다.

식사를 마칠 무렵, 담당 웨이터가 우리에게 와서 계산서를 주면서 말했다.

스테이크 가격은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당신이 다시 오길 바래요. (We didn’t charge you for the price of the steak. We want you to come back. Okay?)

열어보니 과연 스테이크 가격이 청구되어 있지 않았다. 결국 세 개가 주문되었으니 무려 200달러에 달하는 액수였는데 계산서에서 제외된 것이다.

비록 안좋은 경험을 한 번 하긴 했지만, 내가 다음에 거기에 다시 가서 식사를 하게 될까? 물론이다. 어쩌면 다음에는 친구들을 데려갈 지도 모르겠다.

손해가 날 것을 뻔히 알면서 레스토랑은 왜 나에게 그렇게 했을까?

바로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CLV)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이는 MBA 마케팅 수업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개념 중 하나이다. 다시 설명하면, “어떤 소비자가 그 일생 동안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다주는가”를 돈으로 계산한 것이다. 개념은 다음과 같다.


고객 생애 가치(CLV) = (첫 해에 고객이 가져다 준 이익의 총합) – (신규 고객 유치에 들어간 비용)
+ (둘째 해에 고객이 남아 있을 확률) * ((둘째 해에 고객이 가져다 준 이익의 총합) – (고객 유지에 들어간 비용))
+ (셋째 해에 고객이 남아 있을 확률) * ((셋째 해에 고객이 가져다 준 이익의 총합) – (고객 유지에 들어간 비용))
+ …


보다 정확히 하려면 둘째, 셋째 해의 계산에서 나온 숫자에는 “할인율”을 적용해야 한다. 내년의 10달러가 올해의 10달러와 같은 가치는 아니기 때문이다.

숫자로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다. 강남역에 데판야끼 레스토랑, “텟펜”이 새로 생겼다. 홍보 차원에서 길거리에서 나에게 5천원 할인 쿠폰을 주었다고 해 보자. 쿠폰을 받아 지갑에 넣어두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번엔 버스를 타고 가다 보니 광고가 보였다. “아 참, 저기 한 번 가봐야지..” 하다가 또 잊어버렸다. 데이트가 있어 강남역 주변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어디가 좋을 지 몰라 구글에서 “강남역 주변 데판야끼”라고 쳤더니 바로 그 레스토랑 이름이 떴다. 클릭해서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괜찮아 보인다. 안그래도 전부터 궁금했는데, 거기서 식사를 하기로 약속을 한다. 결국, 나를 그 식당에 데려오기 위해 레스토랑은 지금까지 쿠폰값, 버스 광고비, 서치엔진 광고비 등으로 나에게 총 3만원을 썼다고 가정하자. 이 3만원을 고객 획득 비용(Acquisition Cost)라고 한다.

도착해서 식사를 했더니 5만원이 나왔다. 마진(margin)이 30%라고 하면 식당은 나의 방문으로 인해 1만 5천원을 벌었다. 음식도 괜챃고 서비스와 분위기도 좋아 그 식당을 몇 번 더 방문했고, 1년 동안 약 30만원을 썼다고 하자. 식당은 일년간 총 9만원(30만원 * 30%)을 벌었지만, 나를 식당에 데려오기 위해 3만원을 이미 썼으니까, 첫 해에 실제 번 돈은 6만원이다.

그 다음 해 생일날, 식당에서 1만원짜리 쿠폰을 하나 보내주었다. 이번에는 친구들을 잔뜩 데려갔고, 나를 알아본 사장님이 한 번은 2만원짜리 안주를 공짜로 주었다. 이렇게 해서 내가 일년간 총 50만원을 썼다고 하면, 식당은 나에게서 총 12만원 (50만원*30% – 1만원 – 2만원)을 벌었다.

셋째 해에는 20만원을 쓴 후 좀 시들해져 더 이상 그 레스토랑에 가지 않았다. 1만원짜리 쿠폰을 한 번 사용하고 그쳤다. 그 주변에 그보다 값싸고 맛있고 분위기 좋은 곳이 생겼기 때문이다. 식당은 이 해애 나로부터 총 5만원 (20만원*30% – 1만원)을 벌었다.

이 값을 모두 합한 것이 고객 조성문의 ‘생애 가치(Lifetime Value)‘이다. 6만원 + 12만원 + 5만원 = 23만원. 할인율을 10%로 가정하고 계산해보면 생애 가치는 보다 정확하게는 6만원 + 12만원 / (1 + 0.1) + 5만원 / (1 + 0.1)(1 + 0.1) = 21만원이다. 만약 대부분의 고객이 평균적으로 나와 같은 패턴을 보인다고 가정하면, 지금 이 순간 고객 한 명을 유치했을 때 현재 가치로 환산해서 그 고객이 떠나기 전까지 21만원의 이득을 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고객을 획득하기 위해 조금 더 돈을 써도 될까? 물론이다.

만약 내가 셋째 해, 넷째 해에도 계속 식당을 방문하고, 또 친구들에게 식당을 지속적으로 소개한다면 내가 식당에 기여하는 가치는 이것보다 훨씬 커진다.

이를 단순하게 생각해보기 위해 매년 고객이 똑같은 만큼의 돈을 쓴다고 가정하고, 고객 유지 비율(retention rate)이 매년 일정하다고 가정하면 무한 급수 계산법을 통해 다음과 같은 공식을 얻을 수 있다.

고객 생애 가치 (Customer Lifetime Value) 간략 계산 공식
  • M: 고객 1인당 평균 매출. 보통 1년 단위로 계산한다.
  • c: 고객 1인당 평균 비용. 보통 1년 단위로 계산한다.
  • r: 고객 유지 비율 (retention rate), 즉 어떤 고객이 그 다음 해에도 여전히 고객으로 남아 있을 확률
  • i: 이자율 또는 할인율
  • AC: 고객 획득 비용 (Acquisition Cost). 고객이 첫 방문 또는 첫 구매를 하도록 하는데 드는 비용

예를 들어, M = $10, c = $3, r =70%, i=10%, AC=$5를 가정하면, CLV는 $12.5이다.

아래에, 각 파라미터가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숫자를 변화시키면서 두 가지 그래프를 그려 보았다.

고객 유지 비율 변화에 따른 CLV
고객 1인당 수익 변화에 따른 CLV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인사이트(insight)는 바로 다음과 같은 개념이다.

– 일반적으로, 신규 고객 유치에 드는 비용(Acquisition Cost)이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Retention Cost)보다 크다.
신규 고객 획득 비용(AC)을 낮추면 CLV에 즉시 영향을 미친다. 위 계산에서 CLV가 $12.5이었는데, AC를 $5에서 $3으로 낮추면 CLV가 즉시 $15로 올라간다.
고객 유지 비율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예를 들어, 위 공식에서 고객 유지 비율(r)이 70%에서 80%로 높아지면 CLV는 무려 $5나 상승해서 $18로 올라가고, r이 60%로 낮아지면 CLV는 $13에서 $9로 크게 떨어진다.
– 비용을 그대로 둔 채 고객 1인당 평균 매출을 올리거나, 고객 1인당 평균 매출을 그대로 둔 채 고객 1인당 평균 비용을 낮추는 것도 CLV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이 CLV의 관점에서 고객을 보면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진다. 당장 어떻게 해서든 매출을 높이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 유치 비용(Acquisition Cost)을 줄이고, 고객 1인당 수익 기여액을 높이고 (M – c), 고객 유지 비율(Retention Rate)을 높일까에 보다 집중하게 된다. 특히 CLV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고객 유지 비율’을 간과한다면 가장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인기 있는 안드로이드용 피트니스 앱, ‘카디오 트레이너’를 만든 워크스마트랩은 이런 관점으로 아이디어를 평가한다.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가 자신의 “Startup Metrics for Pirates (해적들을 위한 스타트업 메트릭)” 강연에서 소개한 AARRR (Acquisition, Activation, Retention, Referral, Revenue)이라는 메트릭(metric)이다. 아이디어가 AARRR 각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각자 점수를 매기고, 그 결과가 극대되는 아이디어가 채택되는 방식이다. 그들의 의사 결정 방식을 설명한 블로그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We take our existing AARRR (acquisition, activation, retention, referral, revenue) numbers, and we vote by estimating the impact of each feature on each of the AARRR metrics. (우리는 AARRR 이라는 기준을 이용해서, 어떤 아이디어가 그 각각의 요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각자 점수를 매긴 후 이를 합산하여 결정을 내립니다.)

아래는 그 결과이다. 각 아이디어마다 Acquisition(고객 유치), Activation(유료 고객 전환), Retention(고객 유지), Referral(고객의 추천), Revenu(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점수를 매긴다. 각 A, A, R, R, R은 각기 다른 비중을 가지고 있다.

워크스마트랩의 Acquisition, Activation, Retention, Referral, Revenue (AARRR) 프레임을 통해 아이디어를 선택하는 툴 (출처: http://worksmartlabs.com)

아마존 역시 CLV에 집중하는 회사 중 하나이다. 킨들파이어가 너무 가격이 낮아 손해를 볼 것 같다고 하자 아마존의 CFO 톰 (Tom Szkutak)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출처: CNET)

When you think about the economics of the Kindle business, we think about it in totality. We think of the lifetime value of those devices. So we’re not just thinking about the economics of the device and the accessories; we’re thinking about the content. We are selling quite a bit of special offers devices, which includes ads, so we’re thinking about the advertisement and those special offers and those lifetime values.

킨들 사업의 경제학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전체적인 시각에서 봅니다. 우리는 그 기기의 ‘생애 가치(lifetime value)’를 고려합니다. 기기 또는 악세사리 자체의 순익을 생각하지 않고 그 안에 들어가는 컨텐트(content)에 주목합니다.

한편,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은 이를 제대로 적용한 예이다. 1년에 79달러를 내고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하면 이틀 배송이 공짜이다. 미국의 경우 소포 하나당 배송료가 평균 5달러 정도 되는데, 나처럼 아마존에서 일년에 약 100개를 사는 경우엔 무려 500 달러의 비용이니 멤버십이 너무 싸서 아마존이 적자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 나의 경우,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기 전에는 타겟, 월마트 등등에 가서 쇼핑을 했다. 하지만 가입하고 나서는 되도록이면 아마존에서 구입한다. 편하고, 싸면서, 배송이 공짜인데 왜 마다하겠는가? 내가 아마존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아마존은 수수료로 돈을 번다. 따라서 ‘고객 생애 가치’를 고려하면 아마존은 이익을 본다는 계산을 이미 했던 것이다. (이전 블록, “아마존 성공의 비결은 소비자 경험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참고)

‘어떻게 하면 다음달, 또는 올해 매출을 최대로 끌어올릴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를 극대화할까’로의 사고 전환. 이것이 당신이 오늘 내리게 될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참고

마이크로 트랜잭션 – 소비자 잉여를 기업 이익으로 바꾸기

요즘 마이크로 트랜잭션(micro transaction), 마이크로 페이먼트(micro payment), 게임 내 구매(in-game purchase), 프리 투 플레이(free to play)등의 용어가 인기다. 약간씩 의미는 다르지만, 결국 게임을 시작하거나 게임을 즐기는 데는 별로 돈이 들지 않지만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단계가 되면 그 때부터 아이템 등을 사면서 돈을 내게 되는 모델을 말한다. 월 7천만명이 즐기는 팜빌(Farmville), 마피아 워(Mafia Wars)를 개발한 소셜 게임 회사 징가(Zynga)는 돈을 많이 번다. 한마디로, 페이스북(Facebook)을 먹여살리는 회사다. 사용자들이 징가 게임에 낸 돈의 일부를 페이스북이 가져가고, 또 페이스북 광고주 중 가장 돈을 많이 쓰는 회사가 징가이다. 징가의 매출액이 정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은 약 5억달러에서 8억달러 사이, 즉 6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페이스북 광고에 쓰고 있으니, 페이스북과 징가는 공생 관계인 셈이다. 게임 아이템 판매 등으로 3년만에 엄청난 성장을 이룬 징가의 시장 가치는 약 5조원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자료] 얼핏 보기에 상당히 단순한 페이스북 게임을 통해 어떻게 이렇게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있는가? 비결은 마이크로 트랜잭션이다. 마이크로 트랜잭션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마이크로 트랜잭션 모델을 채용하면, 일반적으로 소비자에게 돌려주게 되는 소비자 잉여를 기업이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잉여가 무엇인가부터 생각해보자. 보통 경제학에서 수요 곡선을 다음과 같이 단순화시켜서 표현한다.

만원에 100개의 물건을 팔면 매출은 100만원이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가 줄고,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늘어난다. (고가의 명품 등은 가격이 오를수록 수요가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예외로 한다.) 이 경우, 게임의 가격을 만원으로 책정하면 100명이 게임을 구매하게 되고, 그래서 회사의 매출은 100만원이 된다. 매우 단순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위쪽의 작은 삼각형이다.

빨간색 삼각형에 해당하는 부분이 소비자 잉여이다. 이 경우 50만원.

이것이 바로 ‘소비자 잉여‘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이 경우 소비자 잉여는 (20,000 – 10,000) * 100 / 2, 즉 50만원이다. 즉, 소비자 잉여란, ‘가격이 높았으면 회사가 가져올 수 있었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팔기 위해 가격을 낮게 책정했고, 그래서 현재 가격보다 가격이 높더라도 기꺼이 제품을 구매했을 사람들이 얻게 되는 이익’을 말한다. 말이 좀 복잡한데, 예를 들어 단순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한 장인이 오랜 시간을 들여 아래와 같은 도자기를 10개 만들었다고 하자. 가격은 책정되어 있지 않다. 재료비는 사실 얼마 들지 않기 때문에 원가에 얼마를 붙여서 파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을 것이다.

출처: http://www.andrewquientpottery.com

이걸 가지고 장터에 나가자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 사람들을 향해 장인은 이렇게 말한다. “원하는 가격에 가져가세요.” 도자기가 필요 없는 사람은 천원에 팔아도 안 살거고, 그 도자기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은 100만원을 주고라도 살 것이다. 그렇지만 누구에겐 천원에 주고, 누구에겐 백만원을 내라고 할 수는 없다. 고민하던 그는 도자기 하나의 가격을 30만원으로 책정했다. 그러자 도자기의 가치가 30만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모두 떠났다. 남은 사람들은 30만원 이상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 그 중 몇명은 도자기의 가치를 100만원으로 생각했지만, 장인이 30만원에 팔겠다고 하니 30만원에 산다. 그 순간, 구매자는 이득을 본 것이다. 도자기의 가치를 100만원으로 생각했는데 30만원만 지불했으므로 70만원이 이득이다. 마찬가지로, 도자기의 가치를 50만원으로 본 사람은 20만원의 이득을 본다. 상인 입장에서는 좀 아까운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 만약 도자기의 가격을 100만원으로 올렸다가는 겨우 한, 두사람만 그 자리에 남고 나머지 사람들이 다 돌아갈 것이므로 도자기를 다 못 팔고 다시 들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이렇게 ‘소비자들이 생각한 가치보다 적게 지불함으로서 얻게 되는 무형의 이득의 합‘이 소비자 잉여이다. 소비자 잉여의 특별한 점은, 상인이 원해도 그걸 자신의 이득으로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이다. 가격을 똑같이 책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사람마다 다른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면? 그 물건을 더 원하는 사람에게는 더 비싸게 팔고, 덜 원하는 사람에게는 좀 싸게 팔 수 있다면? 상인의 이득은 즉시 상승한다. 쉽지는 않지만 그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면 상대방의 행색을 보고 그 때마다 가격을 다르게 부르는 것이다. 물론 100% 정확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항공사, 소프트웨어 회사 등 많은 회사에서 이를 이용하여 소비자 잉여를 회사의 수익으로 가져오고 있다. 홈 에디션, 프리미엄 버전, 비즈니스 버전 등 다르게 부르며 가격을 다르게 책정해 파는 것도 그러한 전략의 일부이다.

최근, 아는 회사 – 워크스마트랩(WorkSmartLabs, Inc) – 가 이를 적용하여 매출을 급상승시켰다. 안드로이드 앱스토에서 2.99 달러에 팔리고 있는 카디오 트레이너(Cardio Trainer)라는 한 인기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있다. 소비자의 피드백 중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었다. “This application really made my life different. I can’t live without it any more. I would even pay $10 for this!” (이 애플리케이션이 제 삶을 바꿔놓았어요. 더 이상 없이는 살 수 없지요. 이게 10달러라고 해도 살거에요!” 이 사람에게만 10달러로 팔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방법은 없다. 그래서 이 회사는 프로 버전(Cardio Trainer Pro)을 출시했다. 기능을 추가하고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바꾸어 9.99 달러에 팔기 시작했다. 어떻게 되었을까? 매출이 크게 성장했다. 알고 보니 9.99달러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그 제품의 가치가 2.99달러정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기존 제품을 구매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 가져갔던 ‘소비자 잉여’가 이제는 회사의 매출이 되었다는 것이다.

9월에 프로 버전($9.99)을 출시한 후 워크스마트랩(WorkSmartLabs)의 월별 매출 변화. 출처: 투자자 관계 자료

마이크로 트랜잭션의 매력은, 잘 설계하면 소비자 잉여를 거의 통째로 기업이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징가 게임을 할 때 처음엔 돈을 내지 않는다. 게임을 하다보면 아이템을 사고 싶어지고, 그럴 때마다 돈을 낸다.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돈을 내고, 게임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돈을 거의 내지 않는다. 즉, 각 사람이 ‘이 게임이 자기에게 주는 가치’만큼 돈을 낸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완전히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만약 소비자 잉여를 모두 회사가 가져올 수 있게 되면, 회사의 매출은 다음과 같이 된다.

소비자 잉여를 통째로 가져올 수 있다면 회사 매출은 200만원이 된다.

첫 번째 그래프랑 비교해보면, 일괄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는 대신 각 사람마다 다른 가격을 지불하게 함으로서 회사의 매출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두 배가 늘어난 셈이다. 이것이 바로 마이크로 트랜잭션의 힘이다. 현실에서는 이보다 더 매출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바로 ‘지불 의사’가 매우 높은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월급이 100만원인 사람들은 게임에 1만원 지출하는 것도 크게 느끼겠지만, 매월 1억원을 버는 사람은, 그 게임이 1만원이든 10만원이든 별로 상관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재미만 있으면 한없이 돈을 지불한다. 꼭 소득이 높지 않더라도, 그 게임이 주는 즐거움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외식비, 쇼핑비 등 다른 비용을 줄여서라도 게임에 돈을 소비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매출은 천문학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회사가 이를 이용하여 큰 돈을 벌고 있다. 마이크로 트랜잭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너무 탐욕적으로 보이면 오히려 소비자들이 외면하게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지금 팔고 있는 제품에 최적의 가격이 매겨져 있는지, 최적화를 통해 기업 매출을 상승시킬 여지가 있지는 않은지 면밀히 조사하고 개선하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에게 도달하는 새로운 방법: 소셜 네트워크

얼마전 오랜 동안 알고 지내온 분과 만나 식사하면서 나온 이야기이다.

“나 평생의 소원이 하나 있어. 내 이름으로 된 을 내는거야. 어떻게 하면 될까? 내가 남들보다 훨씬 잘 하는 일은 글을 쓰는 능력이라 자부하는데, 출판사에 찾아가면 번번히 거절당한다.”

“형이 글 잘 쓰시는 건 제가 정말 인정합니다. 그동안 쓰신 글들을 보면 정말 탁월해요. 그런데, 출판사가 소극적으로 나오는 건 당연합니다. 출판사란 원래 블록버스터로 먹고 사는 곳인데, 기존 성공 기록이 없는 신인 작가에게 기회를 주게 되기 힘들지요. 오랜동안 서로 알아온 사이라면 모를까..”

“그럼 어떡하지?”

일단 블로그를 만드세요.”

“블로그를 만든다고 누가 들어와서 읽겠냐?”

“트위터도 시작하세요. 블로그에 글을 한 열 편쯤 올려보세요. 형이 글 솜씨가 있다면 그 중 한 두 편이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지 않을까요?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될 겁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과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소통을 시작하세요. 시간이 지나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올 겁니다. 연락이 안 오면 이번엔 블로그 주소를 출판사에서 보내보세요. 형 블로그가 인기가 있다면 그쪽에서 다시 생각해볼 겁니다. 일단은 어떻게 하면 책을 낼까를 고민하지 마시고, 형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세요.

내 말이 설득력이 있었는지, 형은 곧 트위터 계정을 만든 후 블로깅을 시작했다. 언젠가 그 분이 책을 내게 될까? 소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아침에 RSS feed를 보다가 Fast Company에 올라온 재미난 글을 하나 발견했다. 제목은 “레이디 가가 vs 저스틴 비버, 소셜 미디어 쇼다운

요즘 미국에서 가장 뜬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저스틴 비버 (출처: Fast Company)

유투브에서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의 뮤직비디오 조회수 총 합이 거의 10억에 이른다는 것이다. 지구 위에 사는 전 세계 인구의 총 합이 60억이다. 이 중 아프리카나 중국, 인도 오지에 사는 약 10억 명은 아마 컴퓨터조차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레이디 가가 뮤직비디오 조회수 총합이 10억이다. 물론 10억명이 봤다는 건 아니다. 중복을 고려하여 한 명당 10번씩 비디오를 봤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무려 1억 명이 레이디 가가의 뮤직비디오를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1억..!

그 비결은 뭘까? 간단하다. 소셜 네트워크. Fast Company는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Currently, Lady Gaga has more than 19 million fans on her Facebook page. On Twitter, she boasts 6.6 million followers. Even on Ping, Apple’s slow-to-grow social network for music, the pop sensation has close to a half-million followers. Justin Bieber is almost as popular, with 12 million fans on Facebook and 5.5 million followers on Twitter. But if anything, his fans are more active. Twitter recently revealed that at any given time, more than 3% of its servers are devoted to supporting Bieber tweets.

지금 레이디 가가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1900만명의 팬이 있다. 트위터에서는 660만명이 그녀를 팔로우하고 있다. 저스틴 비버도 마찬가지로 인기있다. 페스북에서 그의 팬은 1200만명이고, 트위터에서는 550만명이 팔로우하고 있다. 트위터에서 최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서버의 3%가 저스틴 비버를 지지하는 트윗을 처리하는 데에 사용된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로 끝맺는다.

Social media has become integral to every pop star’s arsenal, just as crucial as the white gloves and cone-shaped bras of yore. Ask yourself this question: will anyone be truly successful in music again without being successful in social media?

소셜 미디어는 팝 스타의 성공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라: 앞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성공하지 않고 음악계에서 진정으로 성공하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애플걸”, 김여희가 있다. 많이 아시겠지만, 무명이었던 그녀는 유투브에 두 편의 동영상을 올리면서 순식간에 유명해졌다. 아래 비디오의 조회수가 무려 3백만이 넘는다. 한국 뿐 아니라 아닌 전 세계에서 그녀의 노래에 열광한다.

트위터를 시작하면서 그녀의 팔로워 수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었다. 내가 처음 그녀의 트위터 아이디(@0applegirl0)를 찾아내어 팔로우했을 때는 겨우 100여명에 불과했는데,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지금은 무려 14,821명에 달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팔로워가 많은 사람 중 한 명인, 소설가 이외수 씨가 그녀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시작하면서 ‘애플걸’은 “떴다”.

김여희와 이외수
6월 1일에 올린 김여희씨의 트윗

요즘엔 소셜 미디어를 상거래에 응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소셜 커머스‘이다. 얼마전 서비스를 시작한 “이야기가 있는 가게” Torsto의 대표 정지웅(@jiwoongchung)씨는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소셜 네트워크가 상거래에서 정말 파워풀한 이유는, 타게팅(targeting)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기본은 STP, 즉, 세그먼테이션(Segmentation)과 타게팅(Targeting), 그리고 포지셔닝(Positioning)이다. 이론적으로는 탁월하지만 실천이 어려운 개념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걸어다니는 수많은 사람들, 다들 영화 보기와 음악 듣기,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기를 좋아하는 것 같이 보여도 절대 그렇지 않다. 모두 스타일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경제력이 다르다. 이들을 가려내어 내가 파는 제품을 좋아할만한 사람들을 골라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 많은 회사들이 시장조사에 돈을 쏟아붓거나, 비싼 TV 광고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상품을 알린다. 서치 광고가 생기면서 타게팅이 보다 쉬워졌다. 그래도 내가 가진 상품을 좋아할 만한 사람을 골라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소셜 네트워크는 비슷한 사람들을 묶어준다.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속한 사람들끼리는 지식 수준, 경제력, 그리고 취향이 비슷할 가능성이 높고, 생활 스타일이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뒷받침하는 한 가지 증거가 있다. 바로 ‘비만의 소셜 네트워크‘이다. 하버드 의대와 UC 샌디에고에서 공동으로 조사해서 2007년에 발표한 연구 결과이다. (출처: Eurekalert.org)

the researchers found that obesity spreads through social ties. When an individual gains weight, it dramatically increases the chances that their friends, siblings, and spouses will likewise gain weight. The closer two people are in a social network, the stronger the effect. Interestingly, geographical distance between persons in a social network appears to have no effect.

연구자들은, 비만이 사회적 유대를 통해 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한 사람의 몸무게가 늘어나면, 그의 친구, 형제, 배우자도 비만이 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사람들끼리 가까울수록 이 효과는 크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간의 지리적 거리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Fat kids have fat friends (출처: http://www.weightlosssurgerychannel.com)

In same-sex friendships, individuals experienced a 71 percent increased risk if a friend of theirs became obese. This pattern was also observed in siblings. Here, if a man’s brother became obese, his chances of becoming obese increased by 44 percent. Among sisters, the risk was 67 percent.

동성 친구의 경우, 친구가 비만이 되면, 자기도 비만이 될 확률은 71퍼센트나 증가한다. 형제끼리도 마찬가지이다. 형이나 동생이 비만이 되면 나머지 한 명이 비만이 될 가능성이 44퍼센트 증가한다. 자매간에는 이 비율이 67퍼센트이다.

물론 유전 인자도 영향이 있을 거고, 비만인 사람들끼리 취향이 비슷하므로 (예를 들어, 둘 다 고기 먹는 걸 좋아하므로)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서 그건 상관 없다. 중요한 건, 비만인 사람들끼리 페이스북으로, 트위터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고단백 식품을 팔고 싶어하는 회사가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을 홍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소셜 네트워크.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각각의 묶음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해서든 소셜 네트워크의 영향력 있는 한 명에게 도달하면 그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 전파되고, 그 중의 몇 명을 통해 성격이 비슷한 옆 소셜 네트워크로 정보가 전달된다. 이렇게 해서 순식간에 자신의 제품을 좋아할 만한 고객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낮은 비용으로. 그것도 신뢰를 바탕으로 한 연결고리를 통해.

Fast Company에서 지적했듯, 앞으로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고 성공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