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에서 인도인들이 가진 파워

예전에 한국에 있는 친구와 통화하다가 이런 이야기를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흔히 말하는 인종 차별.. 그런 거 미국에서 존재하지 않느냐고. 그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생각했다. 글쎄, 그런 게 있을 법도 한데… 내가 그런 걸 느낀 적이 있었던가? 내가 둔해서 못느낀 적은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인종차별이다’라고 생각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건 미국 어디서나 똑같은 이야기라기보다는 내가 있었던 환경 때문일 수도 있다. 미국 와서 처음 접한 Business School은 원래 타문화에 대해 개방적이고 오히려 타문화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므로 그런 게 없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근데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이곳에서 minority에 해당하는 중국인들과 인도인들이 정말 큰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있다.

미국 와서 정말 생각이 바뀐 게 하나 있다면 인도인들을 보는 시각이다. 한국에 있었을 때 개발자를 찾던 중 인도인 개발자를 고용해보면 어떨까 했던 적이 있는데, 사실 회사 내에서 그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한국만큼 인종차별 심한 곳도 드물다) 말이 안통하면 불편할거라는 의견이 많아 채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에서 인도인들은 상당한 대접을 받는다. 그들은 이곳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 “computer science” 와 “quantitative” skill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IT업계에서 인도인을 빼면 돌아가질 않는다. 우리가 대단한 제품을 만든다며 감탄하는 Google, Microsoft, Apple도 결국 들여다보면 실제 그걸 만드는 사람들은 인도, 중국, 한국에서 온 엔지니어들인 경우가 많다.

인도인들의 단체 중 TiE라는 것이 있다. 미국 전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지부를 둔 인도인 사업가/투자가들의 모임인데, 워낙 재정이 많고 파워가 쎄서, 심지어 워싱턴 DC에서 거액의 연봉을 주고 로비스트를 고용해서 H-1B Visa (한 해 발급 수가 50,000개로 제한된 취업 비자) 혜택이 특별히 인도인들에게 많이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Wikipedia 에서 통계를 보면, 인도에서 전체 H-1B 쿼터의 25% 이상을 매년 가져간다.

그 뿐이 아니다. 아래 테이블을 보면 인도 회사들이 엄청난 숫자의 H-1B 비자 신청을 하고, 또 받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에 H-1B Visa를 받아 간 Top 10회사 중 무려 7개 회사가 인도에 본사를 둔 IT 회사들이다.

인도인들이 미국에서 파워 집단으로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보는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미국 문화에 친숙하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카페테리아에서 점심을 먹으면 정말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양한 나라 출신이 많다보니 각국의 음식 문화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하지만, 또 한가지 주제는 영화와 음악이다. 미국 영화에 대해 박식한 건 이해된다. 나도 자라면서 영화를 많이 봤으니까. 근데 음악에 대해서도 상당히 조예가 깊다. 미국 country music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친구들이 오히려 내용을 몰라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영어가 공용어인 이유가 클 것이다. 책, 영화, 음악 등을 원어로 어렸을 때부터 접하다보니 영어권 국가들의 문화에 친숙한 게 아닐까.

2. 아주 똑똑한 친구들이 많고 90% 이상이 engineering background를 가졌다. 그 중 IIT 출신들도 아주 많다.

IIT에 대한 일화 한 가지. 서울대에서 전공 수업을 들을 때의 일이다. 수업 중에 갑자기 교수님이 물었다.
“너희들, IIT라고 들어봤어?”
“아니요.. IIT요? MIT 짝퉁인가?”
“인도 No. 1 대학이다. 앞으로 너희들 유학가면 IIT 출신들 많이 볼 거다. 보면 일단 고개를 숙여라. 걔네들 무시무시한 애들이다.”
“네?”
“한 해에 서울대 입학생이 4000명이라고 하자. 한 해 수험생이 80만명 정도 되니까 매년 고3 수험생의 0.5% 정도가 입학하는 거다. 인도의 인구는 11.7억으로 한국의 25배가 넘는다. 근데 IIT에 몇 명이 입학하는지 아나?”
“……”
“똑같이 4000명이다.” (주: 2008, 2009년에 캠퍼스 수가 두 배로 늘어 현재는 약 8000명이 입학함)
“헉…!”
“그러니까, 인구가 25배인 나라에서 서울대랑 비슷한 숫자의 학생을 뽑는 거지. 같은 비율로 계산한다면 매년 0.02%가 입학하는 거지. 이제 왜 IIT 출신 만나면 고개 숙이라고 하는지 알겠지?”

그 때 머리에 아주 강하게 남았다. 나중에 IIT나왔다는 사람을 만나면 진짜 다르게 봐야겠다..하고.
근데 재미있는 건, 인도에서는 그렇게 희귀한 IIT 출신을 여기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팀에도 12명 중 두 명이 IIT 출신이다. 역시 똑똑하다.). 인도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IIT 졸업자들을 미국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기 온 사람들은 명문대에서 석, 박사를 마치고 high-tech 기업에 취직하거나 창업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이 Sun Microsystems를 창업한 Vinod Khosla이다. 그외에도 Novell의 CTO Kanwal Rekhi, Cirrus Logic을 창업한 Suhas S. Patil 등 수없이 많다.

3. entrepreneurial하다.
이게 어디서 나온 속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인도 사람들 만나면서 창업 정신이 넘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주변 분위기 때문일까… 인도 사람들을 창업하는 회사에서 데려가려고도 많이 하고, 스스로도 창업해서 뭔가 해보겠다며 눈빛이 반짝반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궁금해서 IIT를 졸업한 한 동료에게 물어보았더니 자기는 두 가지 이유가 생각난다고 했다. 첫째는 인도에 산업이 없다는 것이다. 즉, 번듯하게 다닐만한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소규모 상공업 (mom and pop shop)이 인기가 있다. 자기 아버지가 조그마한 shop을 경영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랐고, 성장하면서 회사 취직보다는 자기도 그런 걸 만들어서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논리이다. 두 번째는 유전자에 ‘창업 정신’이 박혀 있다고 한다. 내가 그런 게 어딨냐고 반박하니, 인도 출신중에 미국 동부, 남아프리카 공화국, 영국 등에 가서 사업해서 크게 성공한 사람이 엄청 많다며 자기 생각엔 유전자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에 동의는 안하지만, 정말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을 만큼 인도 출신 사업가가 많은 건 사실이다. 앞서 얘기한 TiE의 존재도 인도의 창업 정신을 부추기는 큰 힘인 것은 분명하다.

4. 졸업 후 미국에 남는 사람들이 많다.

아래는 얼마전 Wall Street Journal 기사에 나온 그래프이다.

2002년에 미국에서 과학, 공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2007년에 여전히 미국에 남아 있는 숫자를 센 것이다. 한국 사람들 중에서는 41퍼센트가 5년 후까지 미국에 남아있는 것에 반해 인도는 615명 졸업생 중 무려 81퍼센트가 5년 후에도 미국에 남아 있다.

5. 영어를 잘한다.
어찌보면 이게 한국 사람들과 가장 큰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영어가 공용어인 덕에 기본적으로 영어를 잘 한다. 억양 이상하고 발음 이상하지만 영어는 진짜 잘한다. 말하기 뿐 아니라 글쓰기도 잘한다. 인도에 수십가지 언어가 있기 때문에 인도사람들 끼리도 힌디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말을 잘하니까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고, 남들을 관리하는 것도 잘 하고, 그래서 중국, 한국 엔지니어들과 똑같이 출발해도 더 빨리 윗자리로 올라간다. 옆에서 보면 안타깝고,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인도에서 태어난 후 미국에 건너 와서 성공한 인도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데, 최근 내가 알게 된 Silicon Valley의 거물 세 사람만 소개해 보겠다.

Shantanu Narayen, CEO of Adobe
행사 때 Adobe를 대표해서 주로 발표하는 사람은 CTO인 Kevin Lynch이다. 이 사람은 백인인데, Adobe의 CEO는 누굴까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인도 사람이 CEO임을 알고 깜짝 놀랐다. 기술 위주의 회사가 아니라 Design 툴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사람에 대해 좀 더 찾아봤다. 인도 한 가운데 위치한 Hyderabad에서 미국 문학을 가르치는 어머니와 플라스틱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도에 있는 Osmania University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오하이오에 있는 미국 Bowling Green State University로 유학왔다. 미국 내 순위 152의 학교이니 명문대라고 볼 수 없는 학교이다. Apple에서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했고, 그 후 Silicon Graphics에서 일했다. Pictra라는 회사를 창업했고, 1993년에 Berkeley 에서 MBA를 마친 후에 1998년에 product research의 VP로 Adobe에 입사했다. 그 후 승진을 통해, 2007년에 43세의 나이로 연매출 3.8조에 직원 8000여명을 고용한 회사, Adobe의 CEO가 되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현재 그의 연봉은 $875,000, 즉 9억원 정도이다.

Sanjay Jha, CEO of Motorola
인도 동쪽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영국 Liverpool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스코틀랜드의 University of Strathclyde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과 San Diego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1994년에 Qualcomm에 조인했고, 들어간 지 4년만에 SVP(senior vice president of engineering)로 승진했고, 2006년에는 COO가 되었다. 들은 얘기로는 Qualcomm 내에서 계속해서 혁신을 일으키는, 파워가 아주 강한 임원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2008년 4월. 꺼져가는 모토롤라의 등불을 살리기 위해 Motorola에서 그를 CEO로 영입했다. Wikipedia에 따르면 연봉 48만 달러(약 5억여원), 주식 등을 포함해서 Motorola에서 총 $100 million (1000억원) 정도를 보상으로 받았다고 한다. Motorola의 Droid 폰을 처음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를 직접 볼 기회가 있었는데, 자신감이 넘치고 Motorola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진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Thomas Kurian, EVP of Oracle
Sun이 Oracle에 합병되면서 우리 팀이 이 사람이 담당하는 그룹으로 들어가게 되어 이 사람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그러니까, 나의 상사의 상사의 상사의 상사가 될 사람이다. 현재 나이는 42세. 매출 25조원 회사의 EVP라니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 CNET에서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었다. 인도에서 태어나 쌍둥이 남동생 둘과 함께 단돈 400불을 가지고 미국에 건너왔다. 공부하며 일하며 열심히 노력한 끝에 미국 최고 명문대학인 Princeton 대학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공부와 일을 병행하면서 학비를 조달하면서도 수업은 최대한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summa cum laude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했고, Stanford에서 MBA를 마쳤다. McKinsey에 입사해서 런던, 브뤼셀,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한 후 Oracle에 입사했고, 지금은 Oracle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사업인 middleware business를 담당하고 있다. 정확한 연봉은 모르겠지만, CEO인 Larry Ellison의 연봉이 $63 million (700억원)임을 고려하면 꽤 괜찮은 연봉을 받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아래는 얼마전 팀 사람들과 점심을 먹은 후 찍은 사진이다. 실리콘 밸리의 여느 회사와 다르지 않게 인도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있다. 다들 포부가 많고 똑똑한 동료들이다. 내일도 나는 그들과 함께 카레와 인도 영화 이야기를 하며 인도의 문화를 한층 더 알아가게 될 것이다.

실리콘밸리 이야기: 중고 매트리스 찾다가 start-up 회사의 advisor가 된 사연

실리콘 밸리 (여기서는 Bay Area라고 부른다)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세상을 바꾸는 회사들 – Google, Apple, HP, Adobe, Cisco, Salesforce, Oracle, … – 이 모두 여기에서 시작해서 본사를 두고 있고 (특히 Google 본사는 우리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그 외에도 Cooliris같은 말 그대로 cool한 start-up 회사들을 여기 저기에서 볼 수 있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Palo Alto의 수많은 집에서 entrepreneur들이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가지고 일하고 있다.

처음 내가 실리콘 밸리 땅을 밟은 것은 지금부터 정확히 2년 전 2007년 11월 Thanksgiving 때이다. 당시 Business school 1년차. 친구들에게 뭐하냐고 물어보니 다들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 집에 간다고들 했다. 나는 가족도 없고 친척도 없는데… 미국에서 처음 맞는 Thanksgiving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을까, 혼자 여행이나 갈까 하고 있었는데, 마침 같은 section 친구 Dan이 자기 삼촌네 집에서 Thanksgiving 식사를 할 건데 오겠냐고 했다. 당시 Dan은 우리 섹션 President로 일하고 있었고, 나는 Historian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Dan과 이런 저런 일을 몇 번 했었다. 아무튼 그 덕분에 전망 좋은 Bel Air 꼭대기에 위치한 궁전같은 집에서 완벽한 미국식 Thanksgiving dinner를 보냈다.

아직 며칠의 휴일이 더 남아 있었다. 나중에 꼭 Silicon Valley 가서 일하고 싶은데, 이 때를 이용해서 한 번 방문해보고 내가 정말 거기서 살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실리콘 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본 후 구글 맵을 일일이 인쇄한 후 차를 몰고 소위 말하는 Silicon Valley, 즉 San Jose로 올라왔다.

2007년 처음 실리콘 밸리 회사들을 방문하며 찍은 사진들 - Google, Adobe, Apple, eBay

처음 와서 받은 인상은 두 가지였다. 일단 말로만 듣던 회사들의 본사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다. 다른 한 편, 전에 사진에서 볼 때는 말 그대로 계곡 안에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거다. 회사들이 여기저기 다 흩어져 있어서, 한 곳에 가면 실리콘 밸리가 다 보일거라고 생각한 것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101 고속도로를 운전해서 가다보면 양 옆으로 Adobe, Microsoft, Yahoo, Motorola, Nokia, Oracle 등의 건물이 보였고, 건물을 직접 찾아가보니 생각보다 훨씬 규모가 커서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처음 알게 된 이 곳.. 그 후 2008년 Sun Microsystems에서 여름 인턴 생활을 하면서 Cisco 등의 회사에서 engineer로 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인재가 모이는 이 곳이 참으로 흥미롭다고 느꼈다. 2009년 졸업 후 full time으로 일하게 되어 이곳으로 완전히 이사 온 지 4개월 정도 지난 지금, 전에 있었던 Santa Monica도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High-tech 회사들이 모여 있고 수많은 Start-up 회사들이 둥지를 튼 이 곳이 나는 더 정감이 간다. 오늘은 실리콘 밸리를 실리콘 밸리답게 만들어주는 요소, “entrepreneur”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러한 entrepreneur를 우연히 만나서 advisor로 일하게 된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한다.

최근에 Tabulaw라는 변호사를 위한 리서치 시스템 회사를 설립한 Ari Hershowitz 라는 한 entrepreneur를 알게 되었다. 유태계 미국인인 Ari는, Yale을 졸업하고, Caltech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NRDC (Natural Resources Defense Center)에서 일하면서 Georgetown Law Center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14대 Law School)을 졸업한 후 DC에서 환경 문제 전문 변호사로 일하다가 얼마 전 가족과 함께 Palo Alto로 이사와서 창업을 했다. 그런데, 창업 아이템이 참 흥미롭다. 변호사들이 현재 쓰는 리서치 시스템이 있는데, 오래 되고, 비싼데다 불합리한 점이 많아 자기가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에 대해 나는 변호사들을 위한 mint.com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mint.com에 대해서는 자세히 소개한 앞의 블로그 참고..) 창업 멤버들도 모였다. Finance를 담당하는 Jaime는 J.P. Morgan, Morgan Stanley, Virgin America등에서 경력을 쌓은 후 Stanford에서 MBA를 이제 막 마쳤고, 디자인을 담당하는 Andreas는 원래 노르웨이 출신이고 Stanford에서 Product Design 프로그램을 막 마쳤다. Ari랑 먼저 만나서 아이디어를 교환하다가 다른 멤버들도 몇 번 만나게 되었고, 내가 mobile쪽에 expertise가 있다는 것을 알자 회사의 advisor로 일할 수 없겠냐고 해서 지금은 공식적으로 Tabulaw의 지분을 가진 advisor가 되었다.

이 블로그에서 하려고 하는 진짜 이야기는, 이렇게 멋진 team으로 구성된 Tabulaw라는 회사를 내가 어떻게 만났느냐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중고 매트리스를 사다가 만났다. 올해 7월 이 동네로 이사와서 아파트를 구하고 나니 매트리스를 좀 더 큰 사이즈로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 걸 사자니 좀 부담스럽고… 중고 매트리스를 사면 어떨까 싶어 Craigslist.com (미국에서 사용하는 온라인 벼룩시장) 에서 찾아보니 맘에 드는 것이 몇 가지 있었다. 그 중 Palo Alto 에서 나온 물건이 마음에 들어 한 토요일 아침, 글을 올린 사람(이 사람이 Ari이다.)과 통화를 한 후 매트리스를 보러 갔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전화를 했더니 정말 미안하다면서 조금 전에 온 사람이 이미 매트리스를 맘에 들어해서 돈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구경이라도 하겠냐고 물었다. 같은 종류의 매트리스를 팔겠다는 사람이 또 있어서 어차피 또 보러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한 번 봐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집으로 따라들어갔다. 들어가서 매트리스 구경을 하면서 이런 저런 잡담 (Ari가, 매트리스를 살 때 주의할 점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주었다. 500불 이상은 절대 지불하지 말라는 조언과 함께.)을 한 후 나오면서 한 마디 던졌다. “참, 그런데 여기서 무슨 일을 해요?” 난 이게 궁금했다. Palo Alto같이 비싼 동네에서 살려면 적어도 괜찮은 직업을 사람일 것 같다는 가정을 하면서.. 그랬더니 자기는 원래 환경 문제를 다루는 변호사인데 얼마 전에 창업을 해서 지금 그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바로 흥미가 생겨 아이템에 대해 물어보았고, 얘기를 들으니 모바일에 적용하면 어떨까 싶어 내 아이디어를 신나게 얘기했다. 그렇게 명함을 교환하고 집에 돌아왔다.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Ari 가 재미있어할만한 사이트를 발견해서 그걸 알려주며 다시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Ari, 그리고 Tabulaw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창업자들을 보고 있으면, 이 세명이 정말 많은 일을 해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정말 Tabulaw 가 크게 성공한다면…? 정말 흥미진진할 것 같다.

이것이 내가 실리콘 밸리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여기서는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도 “아무나”인 경우가 없다. 모두가 흥미로운 스토리를 가진 곳, 실리콘 밸리. 참고로, 실리콘 밸리가 어떻게 해서 Ari와 같은 창업가들의 천국이 되었는지는 “실리콘 밸리의 창업 환경“이라는 주제로 전에 쓴 블로그에서 정리한 적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