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점 True North

영어에 True North 라는 표현이 있다. 고등학교 지구 과학 시간에 ‘진북’이라는 표현으로 등장했던 것 같은데, 자석 콤파스가 가리키는 북쪽 방향이 아닌, 지구 자전축을 기준으로 정 가운데에서 북쪽으로 이었을 때 닿는 곳을 말한다. 또한 이곳에 있는 별을 ‘북극성’이라고 한다.

요즘 ‘True North’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있다. 사업이 승승장구 잘 나가기만 할 것 같았는데, 지난주 월요일에 중대한 위기 상황이 있었다. 하늘이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매출이 반쪽이 되며 고객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것을 상상했다.

팀원들과 차분하게 이야기하며 대안을 검토하고 나니, 생각보다 큰 일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고객들에게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불편을 겪는 고객들에게는 전액 또는 일부 환불해줬다. 그들은 우리의 대처 방법을 좋게 생각했다. 그리고 오직 세 명만이 떨어져 나갔다.

아직도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퍼즐을 풀어나가듯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또한 재미있는 도전임을 알게 되었다.

오늘, 내가 아는 한 사업가에게 이런 메시지가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Business goes up and down, and we always wonder if we are doing it right or wrong. However, as long as there’s true north, we don’t have to worry. Hurricanes and storms come our way, but as long as we are heading to true north, we will somehow figure things out. Though we would never actually ‘arrive’ at the true north during our short life span.
We are heading toward the true north as long as we are ethical, treat people fairly, and have two ears open for criticism as well as compliments.

사업에는 부침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우리가 맞는 의사 결정을 하는지 잘못된 결정을 하는지 의심하곤 한다. 하지만, ‘진북’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허리케인과 폭품이 오겠지만, 우리가 진북을 향해 가는 한, 뭔가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우리가 살아있는 짧은 생애에서 실제로 그 북극점에 도달하지는 못하겠지만.
우리가 도덕적인 한,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한, 그리고 칭찬 뿐 아니라 비판에 대해서도 두 귀가 항상 열려있는 한, 우리는 북극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것의 장점 중 또 한가지는, ‘나만의 북극점’을 스스로 정하고, 신념을 가지고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이다. 큰 회사의 위에 있는 누군가가 정한 북극점에 나를 억지로 끼워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향을 정하고 나를 믿고 가면 된다. 내가 정한 북극점이 과연 옳은가 의심이 될 때도 많지만, 도덕적(ethical)이고 정직하게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주변 사람들이 내가 옳은 길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 하루 하루, 한 걸음씩 앞으로.

럭키 가이

 

“I think you are a lucky guy.”

오늘 처음 만난, 실리콘밸리의 한 성공한 사업가가 한참 동안 내 인생 이야기와 사업 이야기를 듣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과연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인가?

사실 나는 억수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 한국인으로서 태어났고, 이혼하지 않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고, 또 지금은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전 세계 인구의 0.1%에 속하는 행운을 잡은 것이 아닌가.

사업은 힘든 과정이고, 매일 매일 겪는 어려움이 있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어찌 보면 부차적인 일이고, 궁극적으로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예전에 한 사업가가 나에게 자신의 성공 비결은 ‘나는 될 놈’이라는 것을 항상 믿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모든 사람들이 진작 포기하고 나자빠졌을법한 상황에서 ‘나는 될 놈’이라는 믿음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관철시켜 제품을 만들었고, 훗날 그 제품은 회사에 월 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가져왔다. IQ와 EQ에 더해, 또 한가지 중요한 지수는 AQ라는 말을 오늘 들었다. AQ는 Adversity Quotient의 약자, 즉, ‘역경 지수’인데, 역경이 있을 때 이를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이겨내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TED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라는 강연을 한 펜실베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안젤라 덕워스(Angela Lee Duckworth)는, 수많은 사례를 연구한 결과, 지능 지수도, 부모의 백그라운드도 아닌 그릿(Grit)이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요소라고 했는데, 이것이 결국 AQ와 맛닿아 있는 자질이 아닌가 싶다.

역경을 극복하는 힘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부분도 있겠지만, 후천적으로 키워지는 면이 훨씬 크다고 본다. 다만, 이것은 한 번에 키워지기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더 큰 역경에 노출되고 이를 극복하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

만약 내 도전과 노력의 결과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한 가지 남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 AQ의 성장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스스로 배워야만 하는 것들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의 프레드 윌슨의 글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But at some point, you have to learn things yourself. You can talk to peers until you are blue in your face about how to hire a great VP Engineering or CFO. But making a bad hire or two in these roles will teach you a lot more about it than talking to others. At some point, you are going to have to figure things out by yourself. There is no substitute for direct personal and painful experience. That’s just how life works.

그렇지만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직접 배워야만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임원을 뽑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다. 하지만 잘못된 결정을 몇 번 하고 나면 훨씬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결국 이런 것들은 스스로 알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직접 겪는 개인적이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원래 삶이 그런 것이다.

정말 정말 공감되는 말. 나는 글을 읽는 것을 항상 좋아했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했고, 그래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예를 든대로, ‘누구를 채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힘들더라도 스스로 배워야만 하는 것이었다.

소위 말하는 제품/마켓 핏(Product/Market Fit) 또한 스스로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크 안드리센의 말에 따르면 제품/마켓 핏은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가지고 ‘좋은 시장’ 안에 들어있는 것”을 의미한다 (“Product/market fit means being in a good market with a product that can satisfy that market”).

productmarketfit
제품/마켓 핏 (Product/Market Fit)

제품/마켓 핏과 관련한 스타트업의 고민은 대개 둘 중의 하나로 좁혀진다.

  1. 좋은 시장을 찾으면 경쟁자들이 너무 강력해서 제품을 만들 엄두가 안나서 고민 (돈이 너무 많이 들기에)
  2. 틈새를 찾아 제품을 만들면, 그 시장이 너무 틈새이거나 제품이 인기가 없어서 고민.

둘 다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이에 대해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1. 좋은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들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한 – 이왕이면 훨씬 뛰어난 – 성능의 제품을 만들거나
  2. 그 ‘틈새’가 조만간 커지기를 기대하면서, 틈새 시장에서 당분간 머물러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오래 갈 준비가 되어 있거나(그러려면 투자를 충분히 받거나, 아니면 비용이 매우 낮아야 한다).

남이 만든 것을 보고 베껴서 만들었든, 이 세상 그 누구도 만들지 않은 것을 만들었든, 어쨌든 ‘제품’이라는 것은 색깔이 다르든 브랜드가 다르든, 뭔가는 다르다는 이야기이고, 그렇다면 그 제품만을 위한 시장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어쨌건 승부를 해볼 가치는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연 그 시장이 결국 의미 있는 크기가 될 것인가이다. 여기서 말하는 ‘의미 있는 크기’란, 단순히 유저 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수에 1인당 생애 가치(Lifetime Value) 를 곱한 값의 합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만한 서비스라 해도 그들이 돈을 내지 않을 것 같다고 하면, 실컷 고생하고 남 좋은 일만 해주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안타깝게도 좀 과장한다면 에버노트가 그런 운명에 빠진 것 같다(이제 수익이 나고 있다고 발표하기는 했지만). 나는 에버노트에는 돈을 한 번도 안냈지만(대신 CTO에게 와인병을 선물했다), 경쟁 제품인 Bear는 쓰기 시작한 지 한 달만에 연 $14.99달러를 내기 시작했다(그리고 앞으로 몇 년간은 돈을 내게 될 것 같다). 아주 운이 좋다면 (그리고 창업자가 스탠포드 출신이면서 회사와 팀이 미국이나 서유럽에 있다면) 선라이즈 캘린더(Sunrise Calendar)의 사례와 같이 돈을 벌려는 시도도 하기 전에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이 와서 회사를 사가겠지만, 그런 확률은 지극히 낮으니 기대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을 듯.

글을 써놓고 보니 ‘제품/마켓 핏’이라는 건 어찌 보면 별 의미도 없는데 듣기 좋으라고 만든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제품이 후졌거나 시장이 별로 필요로 하지 않은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제품/마켓 핏이 맞지 않다’라고 포장하면 좀 멋지게 들리지 않는가. 사실 나도 많이 사용했던 말임을 고백. 또한 지금도 제품/마켓 핏을 찾아가는 중.

베어 그릴스와 버락 오바마의 대화

Man vs Wild는 내가 한때 꽤 좋아했던 TV 쇼이다. 주인공 베어 그릴스(Bear Grylls)는 영국인 탐험가인데, 이 쇼에서 굉장한 위험을 감수하고 상상도 못할 음식을 먹어 매번 놀랄만한 사건을 제공한다. 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나는 드라마나 영화보다 다큐멘터리와 리얼리티 쇼를 좋아하는 편인데, Man vs Wild를 보고 있으면, 야생에서 ‘진짜 모험’을 하는 기분도 들고, 베어가 하는 ‘생존 기술’이 재미있기도 해서 (과연 써먹을 일이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한때 열심히 봤었다. 한편, 사막, 늪지대, 빙하 등 그가 때로는 ‘자신의 오줌을 마셔야 하는’ 극한 상황을 겪는 것을 보며, 먹을 음식이 냉장고에 있고 따뜻한 잠자리가 나에게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를 스스로에게 상기시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프로그램에 1년 전 버락 오바마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다. 상대가 미국의 대통령이어서인지 다른 에피소드에 비해 강도는 약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평범한(?) 한 사람으로 등장해 베어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듣는 것이 재미있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빙하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는 것을 직접 보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라고 하는데, 어쨌든 헬리콥터를 타고 알래스카 빙하지대에 내려 베어와 함께 빙하로 걸어 올라가, 곰이 먹다 버린 연어를 함께 구워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말도 유머로 받아치는 그의 대화 기술이 인상깊었다.

굳이 블로그에 이 이야기를 쓰겠다고 마음먹게 된 이유는 우선 다음 대화 내용 때문.

그릴스: 대통령에 당선되어 백악관에 들어가 살게 되면서, 대통령으로서의 일과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어떻게 함께 했나요?

오바마: 알아요? 사실 재미있는 건, 대통령이 되고부터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왜냐면 우리 가족이 제 집무실 바로 위층에 살았거든요. 그래서 6시 30분이 되면 위층에 올라가서 가족과 저녁 식사를 하고, 필요하면 다시 내려와서 일합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비해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더 즐기게 되었지요.

그릴스: 우와 그거 정말 대단합니다 (Wow, that’s incredible). 가족이 우선이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표현이네요 (That’s such a statement for family first).

오바마: 사실은 가족보다 나를 위한 시간이었고 제가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my joy, my pleasure). 하루가 말도 안되는 일(nonsense)로 가득차 있는 날이 있죠. 그 때 집에 돌아가 내 딸들이 그 날 하루 있었던 일에 대해 나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gives me a whole new perspective), 정신이 새로워집니다 (it renews me).

‘가족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그가 진행해야 하는 회의와 만나야만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얼마나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들이 많이 있을지도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래는 두 번째 레슨.

그릴스: 당신은 당신이 믿는 일을 정말 많이 실현해냈어요. 비결이 뭐였나요?

오바마: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끈기(persistence)입니다. 저는 그 힘을 정말 믿어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에서 자란 아이들 중에 살아남고, 더 나아가 멋진 인생을 사는 (survive and thrive) 아이는 제일 똑똑하거나 가장 힘이 센 아이가 아니라 가장 잘 버티는 (resilient) 아이입니다. 그건 어떤 상황에서도 진실이라고 생각해요. 많은 경우, 생각한 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결심을 굳게 가지고 (stay determined), 일을 진행시키면 일이 되어가기 시작합니다. 너무 높은 기대를, 너무 낮은 기대를 하지 않아야 하겠지요.

스타트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아직 뚜렷하게 내세울 것 없이 묵묵히 이 길을 가고 있지만, 끈기(persistence)의 중요성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인생의 축약판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 그 과정에서 흥분되는 일도 일어나고 마음처럼 안되고 속상한 일들도 있지만, 끈기를 가지고 하루 하루 조금씩 진전을 이루다 보면 한가지씩 일이 되는 것을 경험한다. 아마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기대하는 것 역시 그 점이 아닐까 한다.

실리콘밸리에서 멋진 스타트업을 만들어 어웨어(Awair)라는 제품을 세상에 내놓은 노범준 대표와 얼마전 점심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는 직원을 채용하기 위한 면접을 볼 때 그들이 CEO로부터 기대하는 가장 큰 것이 무엇인지 항상 묻는다고 했다. 여기에서 거의 일관적으로 나오는 대답이 “persistence”였다고 한다. 즉, CEO가 얼마나 똑똑한지, 말을 잘 하는지, 또는 카리스마가 있는지 등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지, 얼마나 혼란스러운 정보들을 잘 소화하고 그 안에서 중심을 잡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이전 글에서 언급했던 이해진 의장의 모습 또한 그런 것이 아니었나 한다.

블로그에서 언급한 첫 번째 대화는 25:20 지점부터, 두 번째 대화는 29:10 지점부터 나온다.

영어로 된 글들의 품질이 유난히 좋은 이유

연말 휴일동안 조금 느리게 살면서 그동안 바빠서 못읽었던 글들을 읽었다. 프레드 윌슨(Fred Wilson)의 글들을 몰아서 읽고 (뉴욕의 유명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인데 자신의 블로그에 몇 년째 하루도 빠짐 없이 통찰력있는 글들을 올린다. 대단하다.), 마크 서스터(Mark Suster)의 Both sides of the table 중 최근 글들을 읽고, 그간 도널드 트럼프가 어떤 웃긴 말들을 했는지 찾아보고, 미디엄(Medium)에서 트렌드가 되는 글들을 읽었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글들이 참 무한하다는 생각을 했다. 운전하면서는 그동안 놓친 팟캐스트, 스타트업(Startup)을 들었는데 (이번에 300억원 기업 가치로 50억원 투자를 받았다고) 그 내용 또한 참 좋았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트윗.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표시했기에 여기 조금 더 써본다. 팟캐스트를 만드는 Gimlet Media가 3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는 그들에게 청취자들이 있기 때문이고, 그 청취자들에게 광고하는 광고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광고주들은 편당 5천달러 이상을 내는데, 그만큼을 지급하는 이유는 5천달러어치의 광고 효과가 있기 때문이고, 그 효과가 있는 이유는 청취자들이 광고를 듣고 서비스를 사용해보고, 그 중 일정 비율 이상이 유료 사용자로 전환(convert)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팟캐스트의 수준이 높은 이유는 만드는 사람의 실력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청취자들이 돈을 많이 내기 때문인 것이다. 단순한 자본의 논리.

이전에 한 한국 3대 신문사의 편집장을 만났을 때 내가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왜 기술을 다루는 기사들의 깊이가 뉴욕타임즈의 technology 섹션에 못미치는가. 그랬더니 그 분이 반문했다. “뉴욕타임즈에서 테크 섹션을 다루는 기자들이 몇 명인지 아세요?” 한국의 3대 일간지임에도 불구하고 그 신문사에서는 담당 기자가 불과 몇 명뿐이지만, 아마 뉴욕타임즈에는 그보다 몇 배 많은 기자들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더 이상 물어볼 말은 없었다.

이전 블로그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돈을 내는 만큼 서비스는 좋아진다. 어떤 서비스가 너무나 마음에 들고, 그만큼 더 서비스가 좋아지길 원하는데 서비스가 무료라면, 회사 계좌 번호를 알아내어 무통장 입금을 하는 방법도 있다. 아마 대표이사로부터 고맙다고 전화가 오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