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ynga와 7-Eleven의 제휴 마케팅,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

얼마전 연 2800억원 가까운 매출 올리고 있다고 추정되는 미국의 가장 큰 소셜 게임 회사인 Zynga와 7-Eleven이 공동 프로모션 제휴를 했다는 기사를 TechCrunch에서 읽은 적이 있다. 7-Eleven에서 물건을 산 후에 거기 적혀 있는 코드를 입력해서 Zynga와 연동할 수 있다는 것이고, 6월 1일부터 시작해서 6주동안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오늘 친구와 식사를 하고 7-Eleven 앞을 지나가다 과연 어떤 식으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매장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그냥 프로모션 정도가 아니라 7-Eleven의 모든 섹션을 Zynga 게임 광고로 도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있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세븐일레븐에서 물건을 산 후 BuyEarnPlay.com 에서 코드를 입력하면 Zynga 게임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포스터
매장 안에 이렇게 Zynga 게임 기프트 카드가 진열되어 있다.
냉장고 위의 FarmVille 광고
심지어 냉장고 칸칸마다 도배되어 있는 Zynga 광고
슬러피 (Slurpee) 컵마다 Zynga 게임 광고가 있다.
너무 재미있다며 좋아하는 친구 Thomas
온통 Zynga 게임 광고로 도배된 아이스크림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Zynga처럼 항상 모든 것을 분석하는 회사라면 별 생각 없이 이런 광고에 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7-Eleven을 찾아오는 고객들과 Zynga 게임을 하는 고객들의 프로필이 겹치지 않는다면 이런 식의 프로모션은 완전한 돈 낭비가 된다. 과연 그럴까? 두 회사의 타겟 고객이 일치할까? 어떤 사람들이 Zynga 게임을 비롯한 소셜 게임을 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이 7-Eleven에 찾아올까? 이를 알아보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해당 회사의 웹사이트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프로필을 보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보통 comScore에서 유료로 제공한다. 한편, Quantcast.com에서 이러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간단하게 알아볼 때는 이를 자주 이용한다. 아래 테이블을 보자.

Zynga.com 방문자 프로파일 7-Eleven.com 방문자 프로파일


두 프로필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일단, 남녀 비율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Zynga.com에는 10대가 많이 방문하는 반면, 7-eleven.com에는 Young Adults (18-34)가 많이 방문한다. Zynga를 방문하는 주된 ethnic group은 히스패닉인 반면, 7-eleven을 많이 방문하는 사람들은 흑인, 아시아인, 또는 히스패닉이다. 그 뒤 재산 정도와 교육 정도를 보면, 둘 모두 저소득, 저교육층이 주된 고객임을 알 수 있다. 이는 Quantcast에서 제공하는 추정치이고, 또 7-eleven.com을 방문하는 사람과 실제로 7-eleven 가게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다르므로 이 데이터를 크게 신뢰할 수는 없지만, 대략의 감을 잡을 수 있다.

여기서 의문점이 들었다. Zynga에서 게임하는 사람들이 7-Eleven의 고객 (저소득, 저교육)과 비슷하다면, 팜빌(FarmVille)로 대표되는 소셜 게임을 주로 즐기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자료를 약간 찾아보았다. 우선 첫 번째로, 이러한 소셜 게임이 바탕을 두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인터넷, Technology에 관한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Royal Pingdom에 의하면,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의 25%가 35-44세에 걸쳐 있고, 전체의 62%가 25세에서 54세 사이이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방문자들의 나이 분포 (자료 출처: http://www.pingdom.com)

한편, 캐주얼 게임을 많이 만들어온 Pop Cap Games에서 최근 미국과 영국의 소셜 게이머 12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PDF 자료는 여기에), 이에 따르면 남자보다 여자가 많고, 주 나이대는 30세~59세 사이에 걸쳐 있다 (평균 나이 43세).

소셜 게이머 연령대

한편 아이가 없는 싱글이거나 집에 아이가 있는 커플인 경우가 많다.

소셜 게임머들의 결혼 여부 및 아이 유무

또한, 주 30시간 이상을 일하거나 은퇴한 사람들, 또는 가정 주부로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

소셜 게이머들의 직업

앞서 Quantcast의 자료와 일치하는데, 교육 수준은 낮은 편이다. 고등학교 이하 또는 전문 대학 이하의 학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대학원 또는 박사 학위 소지자는 드문데, 실제로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 비율 자체가 적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소셜 게이머들의 교육 수준

소득 수준을 보면, 게이머의 1/3이 연 $35,000이하를 벌고 있고, 51%가 $49,000 이하를 벌고 있으니,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편이다. 참고로, 미국의 평균 가구당 소득은 $52,000이고, 캘리포니아의 경우 대학 교육 이상을 받은 사람의 대부분은 연 $80,000 이상을 번다.

소셜 게이머들의 소득 수준

소셜 게임을 하기 시작하면서 희생한 취미 활동은 무엇일까? 독서와 TV 시청, 인터넷 서핑, 취미 활동, 스포츠 등이었다.

소셜 게임을 시작하면서 적게 하게 된 활동들

여기까지 보고 나니 소셜 게임에 대해 좀 회의가 들었다. 요즘 어디가 소셜 게임 이야기가 빠지지 않을 만큼 인기있는 주제이고, 그만큼 많은 돈이 몰리는 곳이기도 한데, 결국 소셜 게임은 사람들(특히 저교육, 저소득층)의 귀한 시간을 빼앗아 사회에 주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것이 아닐까? 그동안 수많은 인터넷 사용자들과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소셜 게이머들로 만든 것으로 모자라 세븐일레븐과의 대대적인 공동 프로모션 이벤트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소셜 게임의 세계로 몰아가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과연 전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물론 긍정적인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 설문을 보자.

소셜 게임을 통해 사람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소셜 게임을 하며 옛 친구와 다시 연결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었으며, 자신이 이미 아는 사람들과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준다고 대답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점은 든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이 살아남아 오랫동안 사랑을 받기 마련인데, 소셜 게임은 그런 카테고리에 속하는 것일까? 나도 소위 소셜 게임이라는 FarmVille, 마피아 등을 친구들과 해봤다. 연락이 뜸한 친구와 가볍게 다시 연결되기에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그 친구에게 직접 이메일을 쓰거나, Facebook Wall에 짧게 메시지를 남기거나 아니면 만나서 한 시간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은 안든다.

소셜 게임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까?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다. 한편, 고소득층이 많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소셜 게임은 그렇게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또 마진율이 거의 60%에 달할까? 그 비결은 마이크로 트랜잭션 (Micro Transaction)에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블로그에서 설명해 보겠다.

고객(Customer)이 아닌 관객(Audience)을 모으는 것이 진짜 마케팅

미국은 인터넷이 느리기로 유명하다. 부유한 나라이지만 이런 데서는 뒤쳐져있다. 한국에서 “광랜” 같은 빠른 인터넷을 즐기다가 미국에 도착하면 오면 처음엔 기술 후진국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역시 한국이 최고구나, 미국은 선진국이라 뻐기지만 이런 데서는 한참 뒤져 있구나’ 하며 으쓱해하곤 했다. (하지만 그것이 가져오는 이점도 있다. 예를 들면 Gmail에서 쓰기 시작해서 유명해진 Ajax (Asynchronous Javascript and XML) 기술은 우리나라처럼 인터넷이 빨랐다면 굳이 연구에 연구를 해서 탄생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아직도 우리나라 웹사이트 중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즉, ‘환경의 제약’이 ‘기술의 혁신’을 불러 온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설명해 보겠다.)

구글이 약 한달 전 (2월 10일) 재미난 (그리고 조금은 생뚱맞은) 계획을 발표했었다. 즉, 인터넷 망 속도가 전체적으로 느린 미국에서 기존보다 100배 빠른 광통신을 깔아보겠다는 것이다. 기존 경쟁자와 비슷한 가격으로, 50,000명 정도에게 먼저 제공을 해보겠다는 아이디어였다. 얼핏 보면 구글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업이다. 소프트웨어 회사가 인터넷 망 사업에 진출하겠다니 생뚱맞지 않은가? 이런 일을 왜 하려고 할까? 그들이 밝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Next generation apps: We want to see what developers and users can do with ultra high-speeds, whether it’s creating new bandwidth-intensive “killer apps” and services, or other uses we can’t yet imagine.
* New deployment techniques: We’ll test new ways to build fiber networks, and to help inform and support deployments elsewhere, we’ll share key lessons learned with the world.
* Openness and choice: We’ll operate an “open access” network, giving users the choice of multiple service providers. And consistent with our past advocacy, we’ll manage our network in an open, non-discriminatory and transparent way.

간략히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 지금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요구하는 차세대 application을 개발하기 위한 기반 제공
* 광통신을 설치하는 새로운 기법 연구
* Open access: 현재 미국 인터넷 케이블망은 지역별로 할당되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사는 곳에서는 Comcast에서 제공하는 케이블 망과 AT&T에서 제공하는 ADSL 망이 유일한 두 가지 인터넷 연결 채널이라 가격이나 품질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구글이 이걸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구글이 다음 세대 킬러 앱(killer app)으로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있어서인지, 앞으로 그런 게 탄생하려면 빠른 인터넷 속도가 도움이 되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걸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서 관심 있는 지역 사회, 지역 정부 등은 연락을 달라고 했다.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났다. 어제 (3월 26일)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600개의 지역 사회가 지원을 한 것을 비롯해서 총 190,000건의 요청이 들어왔다. 아래 도표는 어디서 응답이 왔는지 보여준다. 작은 원은 지역 정부의 요청이 들어온 곳을 표시하고, 큰 원은 1,000명 이상의 주민이 설치해 달라고 요청한 곳을 표시한다.

출처: http://www.google.com/appserve/fiberrfi

Google 광케이블을 자기 지역에 유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심지어 비디오를 만들어 Youtube에 올린 곳도 있는데, 너무 재미있으니 한 번 보시기 바란다. 노래까지 만들었는데 멜로디가 상당히 좋다.

위 동영상에서 가사 중에 이런 말이 있다. “Because of you there is no limit to all the things that i can do. Now that I find you thank you, Google fiber.” (당신 덕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이 없어요. 이제 당신이 고맙다는 걸 알겠어요. 고마워요, 구글 파이버)

또다른 Youtube 비디오가 있다. 이번엔 조금 우스꽝스러운데, 그래도 묘한 매력이 있다.

참 재미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듯이, 회사가 사람들에게 수천, 수억원의 광고비와 영업비를 써 사며 “우리 제품을 써주세요. 자, 우리 제품으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이러이러한 기능을 갖추었으며 경쟁사 제품보다 값은 더 저렴할 뿐더러 브랜드 인지도도 높으며…”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잠재 고객이 “우리한테 와주세요. 플리즈. 우리는 더 재미있는 사람들이고 우리가 더 간절히 원하고 있으니 우리 동네에 설치해 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식이니 말이다.

구글의 이번 성공을 요약하며 쓴 블로그에서 나는 다음 문장을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

Of course, we’re not going to be able to build in every interested community — our plan is to reach a total of at least 50,000 and potentially up to 500,000 people with this experiment. Wherever we decide to build, we hope to learn lessons that will help improve Internet access everywhere.

물론, 우리 계획에 관심을 보이는 모든 커뮤니티에 설치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의 계획은 적어도 50,000개의 커뮤니티에 설치해서 최대 500,000명에게 서비스를 해보는 것입니다. 어디다 짓게 되든지, 거기서 교훈을 배우게 될 것이고, 그것이 미국 전역의 인터넷 접속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곳 저곳에 일단 지은 후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여 고객을 늘려나가겠다는 접근법이 아니다. 실험적으로 몇 지역을 선정하여 설치하고 난 후, 거기서 교훈을 배운 후에 더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구글이 가진 돈이라면 (구글이 가진 현금성 자산은 2009년 9월 30일 기준으로 $22 billion, 약 25조였다. []), 먼저 거액의 돈을 들여 컨설팅 회사의 자문을 받고 여러가지 리서치를 통해 위치를 선정하고, 그 후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수백억을 써서 TV광고를 하며 가입자를 늘려나가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게 대부분의 회사가 쓰는 방법이고 오랫동안 검증이 되어 온 방법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일단 블로그를 통해 그런 일을 하고자 하는 취지를 설명한 후 사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고객이 아닌, 관객을 모았다. 보통의 방법이라면 수십, 수백억이 들었을 일을 돈 한 푼 안들이고 이뤄낸 것이다. 들인 돈이라고는 블로그에 글 한 편 쓰기 위해 들인 시간 비용이 다라고 할 정도이다.

James Kelly, Product Manager at Google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구글’이라는 추상적인 회사가 아니다. 구글에 입사해서 일하고 있는 똑똑한 사람들이 얼마나 똑똑하게 일을 하는가이다. 그 중 한 명이 Google의 Product Manager인 James Kelly인데, 그의 프로필을 찾아보니 (이렇게 쉽게 프로필을 찾을 수 있어서 나는 LinkedIn을 자주 이용한다), 구글에 입사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구글의 짧은 역사를 생각하면 이정도도 나름대로 오래된 것이기는 하지만)

LinkedIn에서, 그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Product manager, engineer and technologist experienced in optical, broadband, and internet technologies, access, core and cloud networks. A 14 year career in high tech spanning a global Telco carrier (BT), a start-up service provider (Adevia), international and domestic business at a silicon valley technology vendor (Terawave) and global internet service and search (Google).

즉, British Telecom이라는 글로벌 텔레콤회사, Adevia라는 벤처, Terawave라는 벤더에서 일하면서 이 분야에 14년 경력을 쌓아 온 후 Google의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앞으로 이 사람이 이 제품의 방향을 어느 쪽으로 이끌어나갈 지 기대가 된다.

많은 회사들이 고객에 초점을 맞추며 어떻게 하면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모을까 고민하면서 오늘도 마케팅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필요 없다는 것도 아니지만, 나는 고객을 ‘고객’이 아닌 ‘관객’으로 보는 사고의 전환이 이번 프로젝트의 성공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제품을 끼워 팔고, 제품을 한 번 사면 2년간 묶어 두고… 이것은 고객을 모으는 행위이다. 연주자 또는 성악가가 관객을 모을 때는 그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감동시키고, 그들에게 감성적 가치를 제공해야 관객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관객을 유지하기 위해서 연주자는 다음 공연을 정성으로 준비하면서 한편으로 방송 등에 출연하며 인간적인 면모를 알릴 것이다. 또한 그들과 1:1로 소통하기 위하여 순회 공연을 하고 팬 사인회 등을 할 것이다. 공연에 감동한 관객들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자기 친구들, 가족들에게 자신이 받은 감동을 나눈다. 그러면 또 새로운 관객이 생겨난다. 마치 트위터에서 RT를 받으면 그만큼 follower 수가 늘어나듯이 말이다.

고객(Customer)이 아닌 관객(Audience)을 모으는 것, 그것이 진짜 마케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