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를 웃게 만든 글과 울게 만든 글

일요일 아침, 전날 밤에 늦게 잔 탓에 좀 늦잠을 잤다.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제일 먼저 본 건 물론 트윗. 하루 skip했더니 내 타임라인에 주옥같은 정보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내 개인적인 관심 뿐 아니라 현재 하는 일에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그런 정보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트위터 시작하라고 설득하고 있다. 내가 follow하는 분들을 통해 얻는 정보들이 너무 많고 나한테 정말 큰 도움이 되기에.) 하나라도 놓칠세라 주의하며 읽다가 발견한 @estima7님의 트윗.

이게 무슨 뜻일까? 이해가 안되어 링크를 따라 들어가보았다.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그리고 빵 터졌다. 처음엔 얼핏 보고 이게 뭔가 하다가 밑으로 내려가며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하여 급기야는 일요일 아침에 방에서 혼자 한참을 웃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누군지 시간 참 많다. 그것보다 나를 감동시킨 건, 남을 이해시키고자하는 ‘헌신적인’ 노력이었다. 문득 든 생각: 미국인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가끔씩 못알아들을 때가 있는데, 그 때 물어보면 항상 참을성있게 설명을 해준다. “어쩌면 귀찮을지도 모르겠는데…” 하고 생각도 해보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바꿔서 생각해보면 나도 그럴 것 같다. 상대방이 이해를 잘 못한다고 해서 귀찮아진다기보다는 더 쉬운말로, 더 천천히 다시 이야기해서 내 뜻을 전달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해시키기 원하는 것, 사람의 본능이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아침에 @estima7님 트윗을 RT했더니 하루 종일 retweet이 올라왔다.

# yondoopa 아고 죽겠네..’기둥뒤에 공간있다’는데 왜들 그러시는 거여요 ㅋㅋㅋ RT @sungmoon: 동영상 압권. RT @caffreyss 어케하면 웃음을 멈출 수 있을지 슬픈일들을 생각해봐야겠어요. RT @estima7 http://bit.ly/cwTQ1e 6 minutes ago via twtkr

# sung yong sim sboy211 웃기게 해줘 감사합니다. RT @sungmoon: 저도 한참 웃었어요. 다시 생각하니 또 웃기네요. 동영상 압권. RT @caffreyss 반나절 웃었는데 … 어케하면 웃음을 멈출 수 있을지 슬픈일들을 생각[긴글] http://dw.am/L1g6D 12 minutes ago via twtkr

# Heeyoung Oh leopitt 무도빼고 트윗 보고 이렇게 웃긴 처음입니다 @spacetube 이 둘이 왜 싸우는 걸까요? ㅡ>ㅡ;)+☞ “기둥뒤에 공간이 있어~!” http://bit.ly/cwTQ1e (via @caffreyss @sungmoon @estima7) 17 minutes ago via TwitBird iPhone in reply to spacetube

# eunyoung oh eygrace @sungmoon ㅎㅎㅎ 저도 눈물 흘리며 웃었답니다! 21 minutes ago via web in reply to sungmoon

# 엄태효 dukeom ㅎㅎ 진짜 웃기네요~ RT @sungmoon: 저도 한참 웃었어요. 다시 생각하니 또 웃기네요. 동영상 압권. RT @caffreyss 반나절 웃었는데 … 어케하면 웃음을 멈출 수 있을지 슬픈일들을 생각해봐[긴글] http://dw.am/L1g49 32 minutes ago via twtkr

# Joohee Park caffreyss 크하하하하…. 좀 살려 주셔요.. 웃기 힘들어 못살아~~RT @yyg1219:와 차내리기 힘들었겠다 ㅋㅋㅋ RT @spacetube 이 둘이 왜 싸우는 걸까요? @yyg1219 @spacetube @sungmoon @estima7 35 minutes ago via LipTwit in reply to yyg1219

# 미스테리 spacetube 아침에 이거보고 하루종일 웃고 다닙니다.ㅋ @yyg1219 @spacetube 이 둘이 왜 싸우는 걸까요? ㅡ>ㅡ;)+☞ “기둥뒤에 공간이 있어~!” http://bit.ly/cwTQ1e (via @caffreyss @sungmoon @estima7) 35 minutes ago via TweetDeck

# justin polo cammu2 동영상까지 3D작업해서 올린거 보고 완전 빵 터졌네요 ㅋㅋㅋRT @spacetube 이들이 왜 싸우는 걸까요? ㅡ>ㅡ;)+☞ http://bit.ly/cwTQ1e (via @caffreyss @sungmoon @estima7) 39 minutes ago via TwitBird iPhone in reply to spacetube

# Joohee Park caffreyss 아뛰 넘 웃겨서 반나절 웃었는데 다시 봐도 웃기고, 제목만 봐도 웃기고.. 생각만 해도 웃기고.. 어케하면 웃음을 멈출 수 있을지 슬픈일들을 생각해봐야겠어요.@realpeebit @spacetube @sungmoon @estima7 41 minutes ago via LipTwit

# caffreyss 아 정말 넘 웃겨 넘웃겨. 눈물나게 웃었어요. RT @sungmoon:뭔가 하고 봤다가 한참을 웃었습니다. 하하하 RT @estima7 계속 같은 질문들을 하시네요…. ㅠ.ㅠ; 이 유머가 생각납니다ㅎㅎ http://bit.ly/cwTQ1e

Topsy.com을 방문해서 해당 URL을 치면, 이 URL을 RT한 사람들이 뭐라고 comment했는지 모두 볼 수 있다. 트위터에서 진지한 생각과 정보를 나누는 것도 보람있지만, 가끔 이렇게 나를 웃게 만든 내용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서 함께 웃는 기쁨도 정말 큰 것 같다.

한편, 오늘 나를 울게 만든 글이 있다. 펑펑 울었다는 건 아니지만, 감동해서 눈물이 났다. 얼마 전에 있었던 손정의 LIVE 2011 연설이다. 손정의 사장에 대해서는 10년 전부터 이야기를 들어오던 터였다. 그가 한국계 일본인이고, Vodafone 인수 후 iPhone으로 대박을 냈고, 무려 7조 이상의 개인 자산을 가진 일본 최고의 부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길을 거쳐서 지금과 같은 사업가가 되었는지는 잘 몰랐다. 고맙게도 @newumare님의 의지와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그 연설 전체가 한글로 번역되었고, 그 덕분에 그의 인생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장문의 연설 중에 내 눈길을 끈 부분이 있다. (UPDATE: BULGARI님이 번역하신 다른 버전이 있습니다. 문체가 좀 더 자연스럽습니다.)

첫번째는 손정의 사장이 미국에 가겠다고 결심하고 선생님한테 한 말.

선생님!저는 약한 남자입니다.
미국에 가도 영어도 잘 몰라요.
혼자 가서 어떻게 생활해야 할 지도 몰라요.
곤란한 상황이 닥치면 좌절해 버려, 마음이 약해져서,
돌아올 옛 보금자리가 있으면 거기에 돌아올지도 몰라요.
그러면, 마음이 흔들리게 됩니다.
퇴로를 끊어버리지 않으면.퇴로를 끊어버리지 않으면, 고난과 맞설 수가 없어요.
그래서 휴학이 아니라 퇴학시켜주세요!

세상에나… 고등학교 때부터 남다른 사람이었던 거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다음의 한 마디다.

퇴로를 끊고 미국에 간 이상, 나에게는 인생의 큰승부 전환점이었던 셈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결심을 하고 한국을 떠나 미국에 온다. 나는 ‘미국에 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그 ‘마음가짐’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 온 대부분의 사람들을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왜 미국에 오셨어요?” “어떻게 해서 미국에 오셨어요?”는 흔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인생관을 알 수 있는 질문이 되기도 한다. 손정의 역시 그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고, ‘퇴로를 끊고’ 미국에 간 이상 그만큼 자신을 불태웠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가지고 있던 것을 버리고, 익숙한 환경을 버리고 미국으로 간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거기서 자신을 불태우며 성공해나가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두 번째 눈에 띄었던 대목.

여러분 식사할 때 대개 두 눈으로 그릇을 보고 먹지요?
난 말이죠, 그런 호사스러움이 없었어요.
그런 것은 안된다.
반드시 식사 때도 교과서를 찌직~하고 노려하면서, 시야의 한 구석에 흐릿하게 보이는 접시에 포크를 찔러 박힌놈을 먹는거지요.
때때로 후추같은 것이 그대로 들어가,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그 정도의 상태에서 5 분간 자신에 공부 이외의 시간을 할애해 준다는 것은 얼마나 사치인가?
학교 공부 이외의 시간을 내게 5분 준다.이건 대단한 사치이지요.

그 호화스러운 그 시간을 1 일 1 개, 무언가 발명을 하는 것에 썼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발명. 하루 5분의 시간으로 그는 250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었고, 그 결과 19살에 무려 3억 몇천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이걸 보면, 사람이 생산해낼 수 있는 가치는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Salary’, 즉 ‘연봉’으로 우리의 가치를 측정하곤 한다. 연봉 3천만원을 받으면 그 사람은 3천만원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1억을 받으면 그 사람은 1억의 가치가 있는 사람..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근데 손정의 사장의 경우를 생각하면 그런 식의 발상이 얼마나 우리를 크게 제한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봉은 그 사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의 일부분에 대한 평가에 불과하다. 하루 중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12시간이라고 하면, 일주일은 84시간이다. 하루 8시간동안 주 5일 근무하는 사람의 경우 40시간을 회사에서 쓴다. (물론 매일매일 야근하는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받는 연봉은 84시간 중 겨우 40시간에 대한 평가일 뿐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44시간은 뭔가? 아무런 가치를 창출해낼 수 없는 시간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어쩌면 그 시간에 연봉과는 비교도 안되는 가치를 창조할 수도 있다. 손정의 사장의 일화는 이것에 대한 증거가 된다. 하루 5분의 시간. 1년동안 합쳐 5 x 365 = 1825분, 즉, 총 30시간의 투자로 3억 이상을 번 것이다. (스탠포드 학생들이 어떻게 시간의 제약이라는 가정을 뛰어넘어 가치를 창조했는지의 예는 이전에 썼던 블로그, 문제가 클수록 기회도 크다 참고)

다음으로 내 눈을 멈추게 했던 대목은..

그 절정기에 있을 때 정말 대단했습니다.
내가 보유한 주식, 내가 가지고있는 소프트뱅크의 주식이 가만 있어도 1 주일에 1 조엔씩 늘어났습니다.
내 개인 재산이 1 주일에 1 조엔씩 늘어나는 거예요. 어떻게 될까요?

돈욕심이 완전히 없어져요.

긴자에 가도, 어딜 가도, 쇼핑하는 기쁨, 갖고 싶다거나,
갖고 싶지만 어떻게 하지 라든가,
주저 한다든지, 기쁨이라는 기분이 제로가 됩니다.
완전히 제로가 됩니다.

긴자의 미츠코시백화점에 가서, 살까 말까, 어떻게 할까, 백화점을 통째로 사버릴까, 라고.
통째로 산다고 해도 1 조엔이라면 잔돈을 받겠지요.

나는 이런 경지에 도달하지 않아 상상하기 힘들지만, 정말 돈이 많아지면 저런 생각이 들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손정의는 자신만의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그것은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

사람을 기쁘게 해주자.
사람들에게서 정말로 감사를 받게 되자.
그런 것을하고 싶다.

그렇게 해서 야후 브로드밴드 사업을 시작한다. NTT보다 빠르고, 그렇지만 훨씬 더 값싼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 그러나 거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NTT에서 허가를 해주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해결이 안되면, 내가 기자회견을 해서
“죄송합니다. 신청해 주셨지만 제공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런 것을 사과를 하고, 기자회견으로 손님들께도 사과하고, 그 다음은 책임을 지겠다.
결국에 나는 기름을 끼얹고, 불을 붙여, 여기서 죽을겁니다!

고 말했지요, 총무성의 임원이 말이죠, “잠시만 기다려 주게! 여기서 죽는 것만은 참아줘! “

여기가 아니고, 다른대는 괜찮다는 이야기인가.라는 이야기입니다만
분신자살해도 여기가 아니면 상관없는 얘기인가, 무슨 소릴 하는거야, 멍청한 것들!
그런 문제가 아니 잖아.당신이 거기서 책임을 회피하면 어떡하냐!!

허허.. ‘여기서 죽는 것만은 참아줘’라고 외친 총무성 임원의 심정도 이해는 되지만, 그 당시 손정의 사장이 어떤 심정이었을까를 생각하면 절대로 위인은 평범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걸 보고 ‘iCON‘이라는 책에서 묘사한 스티브 잡스가 생각났다. 스티브 잡스, 지금도 그렇지만 완전 괴짜다. 자기가 생각하는 방향, 옳다고 믿는 방향이 있으면 끈기 있게 파고 들어 결국 해내고 만다.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CEO의 방정식일까?

마지막으로 내 머리를 띵하게 만든 말은 이것이다.

그래서, 세상이 나쁜다든가, 정치가가 잘못했다든가, 경기가 나쁘다거나, 그런 변명을 말하는 순간, 그런 푸념을 하는 순간, 될 리가 없지요.
불평을 말하면, 자신의 그릇을 작게한다.
푸념 따위를 말한다 하더라도, 세상은 아무 것도 좋아지지 않는다.
불평을 말할 여유가 있으면, 자기 혼자의 목숨이라도 좋으니까, 목숨을 던질 각오가 있다면, 파문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나도,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불평을 하기 시작한다. 그것만으로는 뭔가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말이다. 불평을 들어주는 상대방이 변화를 일으켜주길, 바꾸어주길 원하면서… 그러나 그것은 답이 아니다. 적어도 손정의는 문제에 그렇게 접근하지 않았다. 자신의 목숨을 던질 각오로 실행에 옮겼고, 결국 파문을 일으켰다. (이런 걸 보면 스티브 잡스와 좀 닮은 꼴이라는 생각도 든다. 손정의 역시 스티브 잡스와 마찬가지로 건강이 안좋아 죽음 문턱까지 갔다 온 적이 있다. 그런 사람이 무얼 두려워하겠는가?)

인생은 한 번 뿐입니다.
뜻이란 인생이란 여러분이 오르고 싶은 산을, 스스로 오르고 싶은 산을, 이 번 일 년 동안에 결정하기 바랍니다.자신의 인생을 무엇에 걸 것인가, 마음에 결정하길 바랍니다.

뜻이란, 인생이란, ‘스스로’ 오르고 싶은 산을 선택하는 것. 남들이 오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는 산이 아닌, ‘스스로’ 오르고 싶은 자기만의 산을 결정하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 생각해보면 그것이 바로 ‘위대한 사람’과 ‘성공한 사람’을 구분짓는 차이가 아닐까?

…연설을 다 읽은 후 Harvard Business School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Taka라는 한 일본인 친구에게 혹시 이 강연을 보았느냐고 물어봤더니 다음과 같은 답장이 왔다. (한글번역)

물론이지! 모든 일본 MBA 학생들이 이 연설을 봤을 게 확실해. Mr. Son은 정말 cool해!

물론 그는 일본 사람이지만, 그가 ‘한국계 일본인’이라는 사실이 한편으로 나를 뿌듯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