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

지난번 블로그에서 설명했던 넷플릭스와 함께 내가 사랑하는 회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아마존(Amazon)이다. 이 둘은 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최근 가장 성과가 좋은 회사들이기도 하다. 최근 한 달간 넷플릭스 주식은 19% 상승, 그리고 아마존 주식은 18% 상승했다. 그리고, 구글 파이낸스 자료에 따르면 닷컴 버블 직후 1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던 아마존의 주가는 10년이 지난 현재 150달러가 되어 무려 15배가 상승했다. 현재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무려 675억 달러(약 78.4조원)에 이른다. 현대홈쇼핑의 시가총액이 1.5조원()이고, “우리나라 대표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의 시가총액이 1235억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것 치고는 굉장히 큰 회사가 된 것이다. 아래는 아마존의 2001년 9월부터 2010년 현재까지 주가 추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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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2001년에 무려 상상을 초월하는 5억 7천만달러(약 6600억원)의 적자를 내며 도산설이 돌기까지 했던 회사(), 그리고 반즈 앤 노블이 인터넷으로 책을 팔기 시작하면서 심각한 위협을 맞을 것이라 예상했던 회사가 지금은 화려하게 부활해서 미국 사람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회사 중 하나가 되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오프라인 서점인 반즈 앤 노블의 시가총액은 현재 아마존의 1.5%인, 겨우 10억 달러에 불과하다.() 2009년, 반즈 앤 노블이 $5.1B (약 5.7조원)의 매출과 $75M (약 84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동안(), 아마존은 무려 $24.5B (약 27조원)의 매출과, $902M (약 1조원)의 순이익을 내었다. () 이러한 성공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 있을까? 아마존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지만, 오늘은 일단 유저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1. 개인화된 초기 화면

먼저 첫 화면이다. 깔끔한 인터페이스가 눈에 들어온다.

아마존 초기 화면
아마존 초기 화면

가운데 크게 프로모션하는 화면이 보이고, 오른쪽 아래는 광고가 보인다. 아래 “More Items to Consider”에는 내가 지난번 아마존에서 사려고 알아보던 시계와, 그와 관련있는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그 아래 “Related Items You’ve Viewed”에는 지난번 내가 찾던 것과 관련 있는 제품들이 더 보인다.

Related Items You've Viewed 섹션
Related Items You’ve Viewed 섹션

더 아래에는 “Recommended Based On Your Browsing History” 섹션이 있다. 즉 내가 그동안 쇼핑했던 패턴을 바탕으로 해서 내가 관심있어할만한 제품을 추천해 준다.

나의 쇼핑 패턴을 분석해서 추천한 제품들
나의 쇼핑 패턴을 분석해서 추천한 제품들

결국, 일부를 제외하고 아마존의 초기화면은 나를 위해서 만들어진 셈이다. 이를 한국의 한 쇼핑몰, GS SHOP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하나를 예로 들었지만 내가 아는 한 다른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몰들도 대동소이하다.

GS SHOP 홈페이지
GS SHOP 홈페이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잡다한 인터페이스이다. 내가 전혀 관심 없는 품목들이 너무 많이 나열되어 있다. 가장 크게 광고하는 건 냉장고이고, 그 외에 여성 의류, 여성용 구두, 주방 용품, 그리고 아이 용품들이 잔뜩 보인다. 즉, 타게팅이 전혀 안된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관심이 없으니 이런 것들은 나에게는 눈을 어지럽히는 짜증나는 그림에 불과할 뿐이다. 로그인을 하면 바뀌나 싶어서 로그인을 해봤지만 달라지지 않는다.

2. 원클릭 결제

수많은 경쟁 회사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깔끔하고 알아보기 쉬운 상품 구매 페이지와 원클릭 결제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제품을 사고 싶다고 하자.

아마존의 원 클릭 결제 버튼
아마존의 원 클릭 결제 버튼

첫 번째로 제일 위 두 개의 버튼은, 언제까지 주문할 경우 정확히 언제 내가 물건을 받게 될 지 분 단위로 보여준다. 오른쪽에 “Two-Day 1-Click-Free“라는 버튼이 보인다. 이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다음과 같은 일련의 일들이 일어난다.

  1. 아마존에서 주문이 접수된다.
  2. 내가 지난번 물건을 살 때 등록했던 신용카드로 결제가 된다.
  3. 주문이 이 시계 판매자에게 전달된다.
  4. 나에게 확인 이메일이 발송된다.
  5. 내가 미리 설정해둔 주소로 물건이 발송된다.

원클릭 쇼핑이 뭔지 몰랐던 처음에는 뭔가 하고 버튼을 눌렀더니 바로 결제와 함께 주문이 되어 버려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실수로 눌렀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30분 이내에 취소할 경우 배송이 취소되면서 전액이 고스란히 다시 신용카드 또는 통장 계좌에 입금된다.
이렇게 편리한 방법이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한국에서는 신용카드를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 불법이라 이런 방식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쇼핑할 때마다 신용카드를 꺼내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게다가 Active X때문에 당연히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지원된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3. 상품 추천 시스템

또 한가지 강력한 것은 상품 추천 시스템이다. 아이패드를 주문하는 페이지의 경우 아래와 같은 리스트를 볼 수 있다. 아이패드를 샀던 사람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여, 다른 사람들이 또 어떤 물건을 동시에 주문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패드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관심이 갈 만한 내용이다. 이 기능은 아마존 초기시절부터 도입되었는데 이 기능이 추가되면서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다.

사람들과 이 제품과 함께 구매하는 제품들을 보여준다.
사람들과 이 제품과 함께 구매하는 제품들을 보여준다.

4. 신뢰할 수 있는 상품 리뷰

다른 모든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직접 본 적이 없는 물건을 살 경우 가장 주의깊게 보는 것은 그것을 샀던 다른 사람들의 리뷰이다. 각 상품마다 아래와 같이 깔끔하게 정리된 그래프를 볼 수 있다. 이걸 읽으면서 느끼는 건데, 구매자들이 상품 리뷰를 참 자세하게 쓴다. 몇몇 리뷰는 감동할 정도다.

내가 가장 신뢰하는 정보. 소비자 리뷰.
내가 가장 신뢰하는 정보. 소비자 리뷰.

5. 잘 만들어진 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 앱

아마존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내가 아마존에서 더 물건을 많이 사게 된 동기 중 하나는 잘 만든 모바일 앱이다. 특히 원클릭 결제 설정이 이미 되어 있기 때문에 쇼핑이 정말 빠르고 편해졌다. 아래는 아이폰 앱 화면들이다. 이러한 모바일 앱을 정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유는 원클릭 결제 때문이다. 휴대폰에서 원하는 제품을 고른 후, 결제하느라 매번 신용카드 꺼내고, 안심클릭 비밀번호/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하는 등등의 과정이 아예 없다.

정돈된 초기 화면
상품 목록 (“perfume”을 검색한 결과이다)
상품 상세 정보 화면
사용자 리뷰
귀찮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과정은 없다. 여기서 ‘Two-Day-FREE’를 선택하면 결제가 되면서 미리 지정해둔 주소로 물건이 발송된다.

아래는 아이패드 앱 화면이다. 아이폰 화면과 비슷하지만 더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보여준다. 참 깔끔하게 잘 만들었다.

아이패드 앱 화면
아이패드 앱 화면

6. 같은 제품들을 묶어 놓기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한 것 한 가지가 있다. 같은 제품이 자꾸 반복해서 나온다는 것이다. 판매자들이 각기 다른 형태로 올린 아이템들을 모두 보여주는 바람에, 같은 물건이 또 등장하고 또 등장하고.. 그래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아마존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 예를 들어, LCD TV를 산다고 하자. 검색창에서 LCD TV를 치면 아래와 같이 제품의 인기도를 기준으로 정렬된 리스트를 보여준다.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 페이지까지 가야 할 경우가 별로 없다. 그리고 그 제품을 다른 판매자들은 어떻게 파는지 알고 싶어서, 더 싸게 파는 게 있는지 보고 싶어서 헤메일 필요도 없다. 한 카테고리 안에서 한 번에 볼 수 있다. 결국, 쇼핑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다.

7. 매우 편리한 상품 반송

아마존에서 반품을 한 번 해보면 그 편리함에 감탄하고, 아마존의 팬이 된다. 반품은 정말 쉽다. 물건을 받아 상자를 열어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 규정을 확인한 후(거의 대부분의 경우 반품하면 전액 환불이 된다.) 온라인에서 ‘반품하기’를 누른다. 판매자에게 미리 연락할 필요도 없다. 반품할 상자에 주소를 일일이 쓸 필요도 없다. 클릭 몇 번이면 아래와 같이 상자에 붙일 수 있는 종이가 프린터에서 출력된다. 이걸 상자에 붙이고 가까운 우체국 또는 UPS & Fedex에 돌려주면 끝이다. 나같은 경우는 어딜 갈 필요도 없이 회사 로비에 갖다 주면 된다. 반품 비용은 환불액에서 자동으로 차감된다.

이런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 그리고 빠르고 저렴한 배송은 어떻게 해서 탄생한 것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와의 인터뷰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출처: “The Institutional Yes”, Harvard Business Review, 2007년 10월)

What are some of the things you’re counting on not to change? For our business, most of them turn out to be customer insights. Look at what’s important to the customers in our consumer-facing business. They want selection, low prices, and fast delivery. This can be different from business to business: There are companies serving other customers who wouldn’t put price, for example, in that set. But having found out what those things are for our customers, I can’t imagine that ten years from now they are going to say, “I love Amazon, but if only they could deliver my products a little more slowly.” And they’re not going to, ten years from now, say, “I really love Amazon, but I wish their prices were a little higher.” So we know that when we put energy into defect reduction, which reduces our cost structure and thereby allows lower prices, that will be paying us dividends ten years from now. If we keep putting energy into that flywheel, ten years from now it’ll be spinning faster and faster.

질문: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면요? 답변: 우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인사이트(customer insight)입니다. 고객들은 더 다양한 제품군, 더 낮은 가격, 그리고 더 빠른 배송을 원합니다. 가격에 별로 민감하지 않은 고객들을 상대하는 다른 회사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10년이 지난 후에 어떤 고객이, “나는 아마존을 사랑해, 근데 좀 배송이 느렸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건 상상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10년이 지난 후에 그가, “난 정말 아마존을 사랑해, 근데 제품 가격이 좀 더 높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리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에너지를 결함을 줄이는 데 집중함으로서 가격을 더 낮추고 배송이 더 빨라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그렇게 노력한다면,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욱 개선될 것입니다.

난 이말에 참 공감이 된다. 다른 쇼핑몰보다 물건 가격이 더 비싸다 하더라도 내가 아마존에서 쇼핑하는 것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그것이 나의 시간을 아껴주기 때문이다.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 간단한 반송 방법, 그리고 제품 리뷰 등은 물건을 고르는 데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사실 많은 경우 나의 쇼핑은 이동중에 이루어진다. 차를 타고 가다가,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필요한 물건이 생각나면 휴대폰을 꺼내서 찾아보고 ‘주문하기’를 누르면(이 모든 과정은 겨우 몇십 초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다), 이틀 후에 그 물건이 사무실 내 책상 위에, 또는 집 문 앞에 도착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제품을 지금보다 더 낮은 가격에, 그리고 지금보다 더 빨리 배송하기 위해 아마존은 끊임없이 혁신을 할 것이고, 미국인들의 쇼핑 문화를 점차 바꾸어나갈 것이며, 5년 후,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큰 기업이 되어 있을 것으로 믿는다.

업데이트 (2015년 7월 19일): 이미지 중 몇 개의 링크가 깨져 있어서 최근 이미지로 대체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