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된 글들의 품질이 유난히 좋은 이유

연말 휴일동안 조금 느리게 살면서 그동안 바빠서 못읽었던 글들을 읽었다. 프레드 윌슨(Fred Wilson)의 글들을 몰아서 읽고 (뉴욕의 유명한 벤처캐피털리스트인데 자신의 블로그에 몇 년째 하루도 빠짐 없이 통찰력있는 글들을 올린다. 대단하다.), 마크 서스터(Mark Suster)의 Both sides of the table 중 최근 글들을 읽고, 그간 도널드 트럼프가 어떤 웃긴 말들을 했는지 찾아보고, 미디엄(Medium)에서 트렌드가 되는 글들을 읽었다. 나에게 영감을 주는 글들이 참 무한하다는 생각을 했다. 운전하면서는 그동안 놓친 팟캐스트, 스타트업(Startup)을 들었는데 (이번에 300억원 기업 가치로 50억원 투자를 받았다고) 그 내용 또한 참 좋았다. 그러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트윗.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을 표시했기에 여기 조금 더 써본다. 팟캐스트를 만드는 Gimlet Media가 3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이유는 그들에게 청취자들이 있기 때문이고, 그 청취자들에게 광고하는 광고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광고주들은 편당 5천달러 이상을 내는데, 그만큼을 지급하는 이유는 5천달러어치의 광고 효과가 있기 때문이고, 그 효과가 있는 이유는 청취자들이 광고를 듣고 서비스를 사용해보고, 그 중 일정 비율 이상이 유료 사용자로 전환(convert)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 팟캐스트의 수준이 높은 이유는 만드는 사람의 실력이 좋아서라기보다는 청취자들이 돈을 많이 내기 때문인 것이다. 단순한 자본의 논리.

이전에 한 한국 3대 신문사의 편집장을 만났을 때 내가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왜 기술을 다루는 기사들의 깊이가 뉴욕타임즈의 technology 섹션에 못미치는가. 그랬더니 그 분이 반문했다. “뉴욕타임즈에서 테크 섹션을 다루는 기자들이 몇 명인지 아세요?” 한국의 3대 일간지임에도 불구하고 그 신문사에서는 담당 기자가 불과 몇 명뿐이지만, 아마 뉴욕타임즈에는 그보다 몇 배 많은 기자들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더 이상 물어볼 말은 없었다.

이전 블로그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돈을 내는 만큼 서비스는 좋아진다. 어떤 서비스가 너무나 마음에 들고, 그만큼 더 서비스가 좋아지길 원하는데 서비스가 무료라면, 회사 계좌 번호를 알아내어 무통장 입금을 하는 방법도 있다. 아마 대표이사로부터 고맙다고 전화가 오지 않을까. 🙂

현재에 머무르기 (Staying Current)

Basecamp (37 Signals)의 창업자이자 리워크(Rework)의 저자 제이슨 프리드(Jason Fried)가 며칠 전에 쓴 글, “Giving less advice“의 일부.

Advice, like fruit, is best when it’s fresh. But advice quickly decays, and 16 year-old advice is bound to be radioactive. Sharing a life experience is one thing (grandparents are great at this — listen to them!), but advice is another thing. Don’t give advice about things you used to know. Just because you did something a long time ago doesn’t mean you’re qualified to talk about it today. (조언은 과일과 같아서 신선할 때 가장 의미가 있다. 그러나 금방 썩는다. 삶을 나누는 것과 조언을 하는 것은 다르다. 한때 알았던 일로 조언을 하지는 말 것. 이전에 무언가 했다는 사실만으로 오늘 누군가에게 이야기할 자격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조금 과격한 표현일 수 있지만 공감이 되어서 옮겨봤다. 나 또한 그렇게 느꼈기에. 게임빌이라는 성공적인 기업의 창업 멤버로, 그리고 미국 MBA 졸업 후 현지 취업에 성공한 사람으로, 그리고 또 엔젤 투자자로서 멘토 역할을 하고 조언을 해주는 것에 한때 재미를 느꼈었다. 처음에는 그럴듯 하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좀 지나자 곧 느낀 건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되는가.’였다. 그래도 누군가의 시간이 낭비되지 않도록 정성을 다했고 준비를 열심히 했지만, 여전히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과연 내가 맞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의심도 됐고, 조언을 하면서도 이게 과연 공감이 될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내가 가수 박진영을 존경하는 것은, 그가 ‘현재에 머물러(staying current)’ 있기 때문이다. JYP라는 대형 기획사를 만들고, 수많은 가수들을 키워낸 그쯤 되면 이제 곡을 쓰거나 노래를 하는 일은 그만 하고 뒷전에 앉아 사람들 관리하고, 심사위원하고 조언하면서 지낼 수도 있지만 (그 일로도 이미 충분히 바쁠테니), 그러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만의 곡을 쓰고 춤을 추고 노래를 하고 있다. 얼마전 K팝스타 시즌 5를 봤는데, 옆에서 양현석이 ‘박진영이 국내 저작권 수입 1위’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자, 박진영이 “나는 평소 생활에서 끝없이 영감을 얻고 곡을 쓴다”고 대답했는데,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올해 4월에 발표한 ‘어머님이 누구니’는 자신이 작사, 작곡, 그리고 편곡에 모두 관여했고, 유투브에서 현재 무려 24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삶을 통해 나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고, 내가 K-Pop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

과거의 성공에 기대어 살기보다는 항상 현재에 머무르고, 그런 삶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영감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 어쩌면 이것이 내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