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 타호 (Lake Tahoe) 여행

긴 주말을 낀 지난 휴일에 가족과 함께 레이크 타호(Lake Tahoe)에 다녀왔다. 사실 계획에 없던 일이었는데, 막판에 갑자기 캠프 사이트에 자리가 나서 출발 3일 전에 결정해서 다른 계획을 취소하고 갔다. 전에도 몇 번 다녀 왔고 스키를 타러 갔다 오기도 했지만 이번 3박 4일의 여행은 유난히 기억에 남을만한 특별한 경험이었기에 레이크 타호 여행 계획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까 하여 여기에 정리해본다. 호수 경관으로 치면 스위스만큼 아름다운 곳이 없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3시간 반 거리에 그에 뒤지지 않을 아름다운 자연이 있다는 것이 놀라워서 블로그를 통해 공유해 본다. 실리콘밸리 여행지 소개와 함께 북마크 해두면 좋을 내용.

레이크 타호를 방문할 때 대부분 헤븐리 리조트(Heavenly Resort)가 있는 South Lake Tahoe로 가게 된다. 대형 스키장이 있는데다 아무래도 숙소도 많고 편의 시설도 많기 때문. 우리도 이 쪽으로 자주 가봤지만, 사실 사람도 많은데다 상업적인 곳이라 만족감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이번에 간 곳은 남서쪽에 위치한 D. L. Bliss 주립 공원이었는데, 아름다운 에메랄드 베이(Emerald Bay)가 10분 거리에 있고 근처에 하이킹하기 좋은 곳도 많아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다음에도 이쪽으로 가게될 듯하다. 우리가 갔던 좋은 곳들을 아래 소개한다.

총 경비 약 235달러 (캠프사이트 $100, 기름값 $35, 식량 $80, 나무와 얼음 등 $20)

1. D. L. Bliss 주립 공원 (캠프 사이트)

너무나 훌륭한 150개의 캠핑 시설을 갖춘 곳. 하루 35불인데, 돈을 조금 더 내면 해변에서 캠핑을 할 수 있다. 또한 이 해변은 메인 도로에서 꽤 떨어져 있어서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더 좋다. 입장할 때 파크 레인저가 ‘만약 곰을 보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곰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안내해줬는데, 아니나 다를까 둘째 날 오후에 캠프 사이트에 곰이 나타나서 아이들과 함께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어떻게 기회를 봐서 먹을 것을 좀 얻을까 하는 태도였는데,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쫓아내니까 또 옆 자리에 나타나고.. 거의 한시간동안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대략 몸집으로 봐서 3~4살 정도밖에 안된 아기 곰 같았는데, 얼마 배고프면 여기 와서 위험을 감수할까 하는 생각에 좀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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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L. Bliss 주립공원에서 만난 곰

2. 이글 호수(Eagle Lake)

레이크 타호 남서쪽 이글 폭포(Eagle Falls)에서 약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하이킹해서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작은 호수. 땀흘리며 어렵게 올라간 후에 만나는 호수라 그런지 정말 반갑다. 산에서 내려운 물이라 물론 항상 차갑지만 여름에는 충분히 수영을 한 만한데, 가운데에 있는 작은 섬까지 수영해서 갔다 온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다만 너무 차가운 물에 머리를 담그고 수영했더니 머리가 지끈지끈할 정도로 얼얼해서 쉽지 않았다는. 샌드위치를 싸서 올라가서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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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호수(Eagle Lake). 산 속에 위치한 호수라 더 아름답고 정감이 간다. 한여름에 수영하기 좋다.

3. 에메랄드 베이(Emerald Bay)

꼭 지중해 연안을 연상시키는, 내 생각에는 레이크 타호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 워낙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라 주차가 쉽지 않지만, 주차를 하고 나면 아래쪽 해변까지 걸어서 내려갈 수 있다. 간단한 걸음일 것이라 생각하고 고무 보트까지 들고 내려갔는데 해변까지 은근히 멀어 꽤나 고생을 했다는. 하지만 해변에서 보낸 시간은 꿈같았다. 내려가면 하루 85달러에 2인용 카약을 빌릴 수 있는데 (너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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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베이(Emerald Bay). 도로에서, 또는 이글 호수(Eagle Lake)를 하이킹하며 보면 가장 잘 보인다.

우리는 가져간 고무 보트 덕분에 5달러에 노만 빌려서 종일 놀았다. 한 20분 노를 저으면 사진에서 가운데 보이는 작은 섬까지 갈 수 있는데, 여기가 대박이다. 돌로 만들어진 섬이라 섬 주변 물이 상당히 깊다. 즉, 돌 위에서 점프를 할 수 있다는 뜻. 여기 저기 호수로 점프하는 사람들이 있어 나도 한 5미터 높이에서 몇 번 뛰어봤다. 꽤 깊이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 물 속이 무진장 차갑기 때문에 머리로 먼저 점프하는 건 권하지 않는다. (갑자기 수압이 높아져서 두통이..)

4. D. L. Bliss 주립 공원 해변

Lake Tahoe 주변에서 어디가 딱히 더 좋다고 말하기 힘들만큼 해변이 많이 있지만, 이 해변은 사람들이 붐비지 않고 모래가 깨끗하고 물이 얕아서 놀기에 좋다. 이 해변의 이름이 따로 있지는 않은데 구글맵에서 대략 이 위치에 있다. 주차장이 바로 옆에 있어 카약을 차 위에 얹어서 오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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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아침을 보낸 D. L. Bliss 주립 공원 해변

여기에서 보트를 띄워두고 시간을 보냈다. 마침 누가 드론을 가지고 왔길래 가족 영상을 하나 부탁: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하여: 현재에 집중하기

예전에 운전하다가 라디오에서 나온 ‘TED Radio Hour‘라는 방송을 통해 알게 된 TED 강연 소개. 행복을 정의하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 사람처럼 정량적으로 접근해서 공감할만한 결론을 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알고보니 2011년 11월에 했던 강연.

행복이 무엇인가, 사람들은 어떤 때 행복을 느끼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지는가’를 연구하고 싶었던 그는, 하버드 대학 박사 과정 재학중에 Track Your Happiness, 즉 ‘행복을 측정하는 앱’을 만들었다. 이 앱을 다운로드한 사람들은 하루 중 무작위 시간대에 알림을 받는데, 이 때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한다.

  • 지금 기분이 어때요? (아주 나쁨 ~ 아주 좋음) (How do you feel, on a scale ranging from very bad to very good?)
  • 지금 무얼 하고 있나요? (22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 (What are you doing, on a list of 22 different activities including things like eating and working and watching TV?)
  • 지금 하는 일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나요? (Are you thinking about something other than what you’re currently doing?)

15,000명의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세 가지 질문에 대답했고, 이를 통해 그는 65만개의 데이터를 얻었다. 여기에서 사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세 번째인데, 무언가 하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을 마인드-원더링(mind-wandering)이라 부른다. ‘딴생각’ 또는 ‘잡생각’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섹스를 하는 동안에도 마인드 원더링, 즉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그의 연구에 따르면, 무언가를 하고 있는 동안 그 일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자꾸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행복 지수가 낮다. (아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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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킬링스워스의 연구 결과. ‘마인드 원더링’을 하는 중에는 행복 지수가 떨어진다.

그 ‘다른 생각’이 즐거운 상상일 수도 있고, 미래에 대한 걱정일 수도 있지만(대부분은 걱정 때문이다), 그 순간에 집중하지 않는 경우에는 행복감이 떨어진다는 것. 예를 들어, 차가 막히는 도로에서 운전해서 회사에 출퇴근 하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즉, 행복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심지어 이 때도 오로지 ‘운전하는 행위’에 집중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말이 된다. 운전하는 행위에 집중한다면, 운전대에 내 손이 올라가 있고, 발로 밟기만 하면 차가 움직인다는 사실, 또는 자동차라는 아주 개인적이고 조용한 공간에 나 혼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과연 반드시 이 순서일까? 현재 하는 일이 재미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이 다른 곳으로 흐르는 것이 아닐까? (아래 그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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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떠오를 수 있는 의문인데, 맷 킬링스워스의 연구에 따르면, 순서는 ‘마인드 원더링 -> 불행’으로 가는 것이지 ‘불행 -> 마인드 원더링’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를 명확히 증명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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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에 따르면, 마인드 원더링 때문에 불행이 온다는 연관성(correlation)을 찾을 수 있었지만, 불행하기 때문에 마인드 원더링을 한다는 통계적 연관성은 없었다.

작년에 개인적으로, 회사 일로 힘들었을 때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가 많이 있었는데, 그 때 이 강연을 들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운동을 하는 시간이든, 일하는 시간이든, 아니면 그냥 운전하거나 걷고 있는 시간이든, 그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실제로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주제에 대해 내가 본 중 가장 명확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서, 그리고 이 순간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분에게 약간의 영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블로그에 간략히 정리해 봤다.

p.s. 행복의 심리학적, 생리학적 작용에 대해 아주 잘 정리한 또 다른 TED 강연: Dan Gilbert: The surprising science of happiness. 이것도 많이 공감.

애플 페이(Apple Pay)

그동안 살면서 온갖 종류의 결제 방법을 다 써봤지만, 진짜 애플 페이를 통한 결제는 정말 최고다. 이보다 더 쉽고, 안전하며, 쾌적한 결제 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최적화됐음. 홀푸드(Whole Foods)에서 장볼 때 항상 애플 페이를 쓰는 건 물론이고, 요즘엔 웹에서 결제할 때도 애플 페이를 뜨면 무조건 이걸 쓴다. 아래는 애플 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장면.

  1. 먼저 결제 방법을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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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금액을 확인하고 아이폰에서 지문을 살짝 갖다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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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초 후 결제 완료. 영수증이 이메일로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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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 신용카드 번호 저장해두는 방법도 있고, 또 1Password를 통해 신용카드 번호를 자동으로 입력하는 방법도 있고, 페이팔 암호를 입력하는 방법도 있고, 세상에 모든 결제 방법들이 있지만, 손가락만 갖다 대면 결제가 끝나는 이런 기분은, 느끼고 또 느껴도 매번 기분이 좋다.

아마존(Amazon)

아마존 주식이 계속 오른다. 2011년에 아마존에 대해 블로그에 글을 한참 쓰던 시절, 이 회사와 사랑에 빠져 180달러에 주식을 사서 보유하고 있다가 300달러 가까이 올랐을 때 기분 좋게 팔았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의 주가는 1,000달러가 넘는다. 기업 가치는 550조원. 최근 실적 발표 후 살짝 떨어지긴 했지만, 이 회사 주식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다. 주가 상승 덕분에  제프 베조스가 자산 100조원을 넘겨 빌게이츠를 제치고 잠시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빌게이츠는 61세, 제프 베조스는 겨우(?) 53세. 30세에 시작한 회사가 23년만에 자신을 세계 최고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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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런 회사도 없다. 하지만 아마존에 대해 처음 가졌던 신뢰가 흔들려서 주식을 판 건 아니다. 엔젤 투자를 하고, 또 내 사업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가지고 있던 미국 주식을 팔았다. 내 투자가 더 높은 ROI(투자 수익)를 가져오기 바라면서.

아마존의 기업 가치가 이렇게 끝을 모르고 계속 올라가는 것에는 아마존 브랜드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큰 바탕이 된다고 본다. 이제 막 생긴 애송이 회사도 아니고, 23년동안 정말 변함 없이 비전을 유지해 왔으며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다양하게), 또 그 비전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왔기 때문이다. 처음 수년간은 아마존 프라임의 혜택에 반해서 쓰다가, 그 다음은 반품의 편리함에 반했는데, 요즘엔 거실에 있는 아마존 에코(Echo) 스피커가 가족과의 시간을 더 즐겁게 해주고 있다.

에브리씽 스토어(Everything Store)라는 책에서 보면 아마존의 ‘첫 5년’ 이야기가 아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그 책을 따라가다보면 사실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제프 베조스는 좀 특이한 사람이고, 지나치게 무모할 정도로 위험을 감수하며, 또 잘못된 판단을 내려 수천억원의 돈을 공중에 날리는 일도 계속 발생한다(아마존의 7가지 실패들). 2009년에는 Toys R Us와의 소송에서 패해 $51 million(약 550억원)의 벌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에서도 자신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인간인데 전혀 의심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주요 임원들이 떠나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그는 앞으로 전진했다. 아래는 책 내용의 일부:

In the summer of 2000, with Ravi Suria continuing to press his case in public, the slide in Amazon’s stock price started to accelerate. In the span of three weeks in June, it dropped from $ 57 to $ 33, shedding almost half its value. Employees started to get nervous. Bezos scrawled I am not my stock price on the whiteboard in his office and instructed everyone to ignore the mounting pessimism. “You don’t feel thirty percent smarter when the stock goes up by thirty percent, so when the stock goes down you shouldn’t feel thirty percent dumber,” he said at an all-hands meeting. He quoted Benjamin Graham, the British-born investor who inspired Warren Buffett: “In the short term, the stock market is a voting machine. In the long run, it’s a weighing machine” that measures a company’s true value. If Amazon stayed focused on the customer, Bezos declared, the company would be fine.

2000년 6월, 3주만에 주가가 57달러에서 33달러로 하락하면서, 기업 가치의 거의 절반이 날라갔다. 직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베조스는 자신의 오피스 화이트 보드에 ‘나는 나의 주가가 아니다’라고 쓴 후에 직원들에게 말했다. “주가가 30% 상승했다고 해서 30%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듯이,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30% 멍청해졌다고 느끼면 안됩니다.” 그는 워렌 버핏에게 영감을 주었던 영국인 투자가 벤자민 그래함의 말을 빌렸다. “단기적으로, 주가는 투표 기계이다. 장기적으로는 체중계가 된다.” 베조스는 선언했다. “아마존이 고객에게 집중하면 회사는 문제 없을 것입니다.”

Stone, Brad. The Everything Store: Jeff Bezos and the Age of Amazon (pp. 110-111). Little, Brown and Company. Kindle Edition.

아마존에 다니는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항상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존 초기 때부터 정해진 원칙들이 해가 지나면서 조금씩 더해지거나 빠지면서 현재 16가지로 정리된 것인데, 그 원칙 중 첫 번째는 ‘Customer Obsession’이다. 즉, 항상 고객으로부터 출발해서 거꾸로 가면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 ‘경쟁자를 신경써야하기는 하지만, 눈은 항상 고객에게 향해 있어라’

Customer Obsession

Leaders start with the customer and work backwards. They work vigorously to earn and keep customer trust. Although leaders pay attention to competitors, they obsess over customers.

이 리더십 원칙은 하나씩 정독해볼만한데, 제프 베조스의 성격이 드러나기도 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 그 중 하나는 ‘계속해서 배우고 궁금증을 가지라’는 것.

Learn and Be Curious

Leaders are never done learning and always seek to improve themselves. They are curious about new possibilities and act to explore them.

리더십 원칙을 맺는 마지막 문구가 의미심장하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실패를 하기도 하지만, 리더는 결국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고, 결코 거기서 안주하지 않는다.”

Deliver Results

Leaders focus on the key inputs for their business and deliver them with the right quality and in a timely fashion. Despite setbacks, they rise to the occasion and never settle.

P.S. 강정석님이 한글로 번역한 아마존 리더십 원칙을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jeongseokkang/7

럭키 가이

 

“I think you are a lucky guy.”

오늘 처음 만난, 실리콘밸리의 한 성공한 사업가가 한참 동안 내 인생 이야기와 사업 이야기를 듣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과연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인가?

사실 나는 억수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 한국인으로서 태어났고, 이혼하지 않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고, 또 지금은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전 세계 인구의 0.1%에 속하는 행운을 잡은 것이 아닌가.

사업은 힘든 과정이고, 매일 매일 겪는 어려움이 있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어찌 보면 부차적인 일이고, 궁극적으로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예전에 한 사업가가 나에게 자신의 성공 비결은 ‘나는 될 놈’이라는 것을 항상 믿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모든 사람들이 진작 포기하고 나자빠졌을법한 상황에서 ‘나는 될 놈’이라는 믿음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관철시켜 제품을 만들었고, 훗날 그 제품은 회사에 월 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가져왔다. IQ와 EQ에 더해, 또 한가지 중요한 지수는 AQ라는 말을 오늘 들었다. AQ는 Adversity Quotient의 약자, 즉, ‘역경 지수’인데, 역경이 있을 때 이를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이겨내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TED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라는 강연을 한 펜실베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안젤라 덕워스(Angela Lee Duckworth)는, 수많은 사례를 연구한 결과, 지능 지수도, 부모의 백그라운드도 아닌 그릿(Grit)이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요소라고 했는데, 이것이 결국 AQ와 맛닿아 있는 자질이 아닌가 싶다.

역경을 극복하는 힘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부분도 있겠지만, 후천적으로 키워지는 면이 훨씬 크다고 본다. 다만, 이것은 한 번에 키워지기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더 큰 역경에 노출되고 이를 극복하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

만약 내 도전과 노력의 결과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한 가지 남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 AQ의 성장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