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 시계 없이 살기 & 아침 운동

새벽 4시에 깨서 계속 일했다. 전에 회사 다닐 때에는 참 잠을 많이도 잤었는데, 요즘에는 잠이 많이 줄었다. 특히 꿀맛같았던 아침잠이 없어진 게 가장 큰 변화. 대략 생각해보니 지난 6개월은 알람 시계 없이 살았던 것 같다. 희안하게 오전 6시에서 7시 사이, 햇빛이 창문으로 들어오면 저절로 눈이 떠지고, 별로 잠이 오지도 않는다. 내가 자는 사이 유럽에서 사람들이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서비스를 알게 되어 가입하지 않았을까, 오늘은 누가 유료 고객이 되었을까, 그리고 오늘은 어떤 기능을 새로 구현하고 누구에게 연락할까 고민하다보면 잠이 싹 달아나고 만다.

그래서 아침 운동을 시작했다. 서울에 살 때는 매일 아침 수영을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삶의 즐거움 중 하나였는데, 미국에 오니 수영이 젊은 사람들에게 그다지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닌지라 수영 대신 gym에서 운동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여전히 혼자 운동하는 것에는 큰 재미를 못느껴서 되도록이면 group exercise에 시간 맞추어 가서 운동하는데, 몇 달 전에 사무실이 근처에서 마음에 드는 gym을 찾았다. 팔로 알토 다운타운에 한가운데 있어서 사무실에서 걷는 거리인데다, 환하게 뚫린 창 밖으로 200년은 넘어 보이는 커다란 나무들과, 여유롭게 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운동할 수 있어서 좋다. CNN에서 도널트 트럼프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좀 지겹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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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 피트니스(Form Fitness)에서 바라본 창밖 풍경

아침에 사람들과 함께 숨이 가빠 하늘이 빙글빙글 돌기까지 1시간 동안 운동을 하고 나면, 밤에 잠드는 순간까지 가슴 깊이 시원한 느낌이 든다. 이런 패턴을 어느 정도 반복하고 나니 이제는 아침에 귀찮은 것보다 운동 후의 기대감이 더 커서 운동을 빼먹으면 훨씬 몸이 피곤하고 기분이 가라앉기에 이르렀다.

사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는가 얼마전 친구가 물었는데, 나의 경우에는 아침 운동이 그 답인 것 같다. 이제 뛰러 나가야겠다.

클러키 (Clerky), 변호사 없이 미국 주식 회사 만들기

정말 유용한 서비스 하나 소개. 미국에서 처음 주식회사(C Corporation)를 만들겠다고 생각했을 때 제일 먼저 필요하다고 여긴 건 변호사였다. 정관도 만들어야 하고, 주식 발행도 해야 하고, 이를 델라웨어 주에 보고도 해야 하고, 임원 등기도 해야 하는 등 만들어야 할 서류가 많은데 하나 하나 서식을 찾아서 만들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아는 사람을 통해 변호사를 소개받는 것이었다.

문제는 변호사가 시간당으로 돈을 청구하는 데 이게 비용이 꽤 높다는 것. 업카운셀(https://www.upcounsel.com)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내 프로젝트를 올려 놓으면 변호사들이 달려 들어 가격(quote)을 보내는데, 법인 설립 수수료가 300달러에서 1500달러까지 천차만별이었다. 몇몇 변호사들과 통화를 하면서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지금 단계에서 나에게 필요한 서류가 무엇인지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었다.

뭐든 원리를 파악하고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에, 이걸 그냥 내가 할 수 없을까 생각하던 중,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을 하는 친구로부터 클러키(Clerky.com)라는 서비스를 소개받았다. 깔끔한 UI에 명확한 설명까지.. 사이트 디자인만 봐도 딱 내 스타일이었다.

클러키(Clerky) 웹사이트

사인업을 하고 들어가면 회사 설립에 필요한 몇 가지 정보들(회사 이름, 주식 수 등)을 물어보는데 친절한 설명과 예제를 보면서 입력한 후, 전사 서명을 하고 나면 끝이 난다. 99달러의 비용에 더해 델라웨어 주 및 대리인들에게 내는 수수료 407달러를 내고 나면 끝. 이미 회사 이름을 알고 있다면 정말 5분이면 끝나는 일. 그리고 나서 일주일쯤 기다리면 델라웨어에 회사 등록이 되었다는 이메일이 날아온다. 그걸 가지고 미국 은행에 가져가면 법인 통장을 만들 수 있다.

법인 설립 절차

그 후에 Post-Incorporation이라는 걸 하는데, 대표 이사 및 등기 이사의 이름과 지분율, 그리고 주식 가격 등을 입력하고 나면 Clerky가 자동으로 모든 필요한 법적 문서들을 만들어준다. 299달러.

법인 설립 후 서류 작업

스타트업 설립 후 초기 투자는 보통 전환사채(Convertible Loan)라는 형태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양식도 마음에 드는 것을 찾기 위해 Y Combinator의 SAFE 등 다양항 서류를 검토했는데, Clerky에서 제공하는 양식이 가장 일반화되어있고 깔끔해서 이것으로 처리했다. 무엇보다도 편리한 건, 계약서를 인쇄해서 우편으로 보내고 사인하고 다시 또 우편으로 보내는 등의 절차 없이, 모든 것을 Clerky 에서 전자 서명으로 할 수 있다는 것. 투자자는 이메일을 한 통 받는데, 여기에서 링크를 클릭하고 전자 서명을 하고 나면 법적으로 유효한 계약서가 만들어진다.

한 가지 언급할 것은, 주식 수와 주당 가격은 정말 임의로 정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 Clerky 는 총 승인(authorized) 주식 10,000,000 주와 $0.00001을 제시하는데, 이를 그냥 따르면 된다. 이렇게 한 후 1,000,000개의 주식을 발행하고 나면 회사 초기 가치는 둘을 곱한 100달러가 된다. 이 값만 일정하게 유지하면 된다. 시작할 때부터 회사 가치를 100만 달러로 하지는 않을테니, 곱해서 100달러가 되도록 하면 적당하다. 처음에 주식을 얼마나 발행해야 하나를 놓고도 고민을 했는데, 이것도 승인 주식 수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원하는 대로 하면 된다. 예를 들어 4,000,000개를 발행해서 이를 모두 나에게 주면 내가 100% 소유한 회사가 되는 것이고, 4,000,000개를 발행해서 공동 창업자와 반씩 나눠 가지면 각각 지분 50%를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한 번 거쳐서 만들어진 문서들을 살펴보니 일종의 ‘코딩’과 같다는 생각을 했다. 회사 이름과 대표자 이름, 주식 수 등이 변수명이고, 이를 통해 만들어진 서류들은 숫자가 서류 일치해야 하고 그 안에 들어 있는 말들이 ‘버그 없이’ 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된다. 마찬가지로 문제를 해결하는 알고리즘도 여러가지인데, 자기 마음에 드는 알고리즘을 선택하면 된다.

혹시 미국에 법인 만드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소개해봤다. 얼핏 알기 어렵고 귀찮은 절차를 너무나 쉽고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이런 스타트업이 마음에 든다.

(Disclaimer: 필자는 Clerky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페이지만 노자드(Pajman Nozad), 이색적인 실리콘밸리 엔젤 투자자

오늘 읽은 감동적인 (그리고 교훈적인) 글 짤막하게 소개. 앤디 루빈, 드롭박스, 렌딩 클럽, 사운드하운드, 도어대시 등에 초기 투자한, 실리콘밸리에서 너무나 유명한데 나만 모르고 있던 사람인데 오늘 아는 분이 소개를 해주어서 프로필을 살펴보다가 그가 LinkeIn에 포스팅한 글을 보게 됐다. 그동안 좋은 글을 참 많이 읽었지만, 이 글은 특히 공감이 되고 감동이 되어 여기 기록해본다.

Tech’s Most Unlikely Venture Capitalist (테크 산업에서 가장 의아한 벤처 투자자)

글은 아래와 같은 한 문장으로 시작한다.

In 1992 I was homeless in Silicon Valley. (1992년에, 나는 실리콘밸리의 홈리스였다)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요거트 숍에서 먹고 자며 살았는지, 그 다음에 양탄자 파는 곳에서 1년에 80억원어치를 팔 수 있었는지, 그러던 중 어떻게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앤디 루빈의 안드로이드에 초기 투자할 기회를 가졌는지, 그것이 발단이 되어 그 후 투자한 회사들이 모두 합쳐 지금은 시가 총액이 20조원에 달한다는 것 등.

이렇게 읽다보면 신데렐라 스토리다. 그 후에 자기가 투자를 하면서 발견한 위대한 창업가들의 공통점에 대해 자신만의 이야기와 함께 나열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

GREAT ENTREPRENEURS DON’T CHASE BIG IDEAS, THEY SOLVE REAL PROBLEMS

이런 글들은 전에도 많이 봤지만, 이 사람의 글은 묘하게 더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이 글을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싶게 만든 너무나 훌륭한 끝맺음.

For me, it all started in that attic above the yogurt shop.

I did not have much money then, but I had hope. Hope that if I could survive living there, I could survive anything. Hope that with enough sacrifice and enough hard work, I could make something of myself. Hope that this was just the beginning.

And remember the girl? The one I spent all my money calling? We celebrated our 22nd wedding anniversary in June with our two lovely children. Yet another reason why it pays to never, ever give up.

성공하며 글을 잘 쓰게 되었는지 글을 잘 써서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성공과 스토리텔링 실력이 이렇게 같이 곁들어지면 정말 파워풀하다. 오늘의 Inspiration.

블로그 리브랜딩

블로그 제목을 바꿨다. ‘조성문의 실리콘밸리 이야기’ 대신 ‘조성문의 블로그’로. 전에는 실리콘밸리의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리콘밸리의 소식을 전달하는 것이 관심사였지만, 사업을 시작하고 나니 이제 그런 것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어졌다. 실리콘밸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 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에. 무엇보다도, 겉으로 보면서 느끼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은 이야기를 통해 결론을 내리는 것이 피상적인 결론 도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래서 한동안 이 공간에는 글을 쓰지 않았다. 실리콘밸리와 관련 없는 내용을 굳이 써야 할까. 고민 끝에 블로그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뭔가 수식어를 붙일까 하다가, 그냥 ‘조성문의 블로그’라는 제목으로 가기로 했다. 결국 여기에는 다른 무엇도 아닌 조성문의 생각, 조성문의 이야기가 담기게 될테니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그냥 공개적인 일기를 쓰는 기분으로 요즘 느끼는 것, 보는 것, 듣는 것들에 대해 가끔씩 써볼까 한다. 로버트 켈리 교수의 방송 사고같은 재미있는 비디오를 발견하면 기록 삼아 여기에 포스팅하기도 하고.

그런 면에서 요즘 새로 나온 다큐멘터리 하나 소개. BBC에서 ‘Planet Earth II‘가 새로 나왔다. 그 전편인 Planet Earth는 무려 10년 전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내가 본 수많은 다큐멘터리 중에서 가장 걸작으로 생각하는 작품인데, 그 속편이 나왔다기에 너무 반가워서 아마존에서 바로 구매했다. 일주일에 한 편씩 추가되고 있는데, 이렇게 시즌 패스를 미리 구매해서 에피소드가 나오기를 기다려보기는 처음이다. 또 어떤 지구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까. 결코 생명이 존재할 수 없을 것 같은 척박하고 혹독한 환경에 생명체가 존재하고, 그들이 자신만의 생태계 안에서 먹고 먹히는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정말 감동적이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 인간이 만든 오염과 재해의 영향을 받지 않고 대를 이어갈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라게 된다.

아래는 공식 트레일러.

진짜 이런 장면을 촬영한 카메라 기술과 영상을 만들어낸 팀에 박수를 보낸다. 기술의 진보가 우리 삶에 가져다주는 진정한 혜택.

또한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 장면과 너무 잘 맞는 음악에 감동하게 되는데, 그 전편과 이번 편의 모든 음악을 한스 짐머(Hans Zimmer)가 만들었다. 정말 위대하다는 것 이상의 어떤 표현을 붙일까 고민하게 만드는 음악의 거장. 글라디에이터, 다크 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사운드트랙 작곡을 한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한데, 이렇게 평생을 한 가지 일에 바쳐 그 분야의 최고가 된 사람들을 보면 감동적이다. 그가 마스터클래스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한다고 하니 바빠도 꼭 챙겨볼 계획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일

오늘은 미국 대통령 선거일이다. 지난 며칠간 매일 뉴스와 라디오에서 대통령 선거와 관련된 이슈를 다루었다. 그리고 이제 마침내 오늘 그 결말이 난다. 어제 아침에 운동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는 연설을 하는 것을 봤는데, 참 깔끔하게 잘 전달한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진심으로 힐러리를 지지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같은 당이기 때문에,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지지하는 면이 더 크지 않을까.

트럼프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여성 비하 발언과 세금 문제로 온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온갖 문제들을 극복하고 힐러리 클린턴과 비등비등한 수준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렸으니 말이다.

클린턴 vs 트럼프 지지율 변화 (출처: BBC Poll Tracker)
클린턴 vs 트럼프 지지율 변화 (출처: BBC Poll Tracker)

나는 수년 전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라는 리얼리티 텔레비전 쇼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를 처음 접했다. 뉴욕 5번가의 트럼프 타워를 지은 사람이 바로 그라는 사실에 감탄하며, 그리고 억만장자의 화려한 삶을 엿보는 것이 재미있어서, 또 출연자들이 ‘어프렌티스’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극도로 긴장된 경쟁을 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그리고 또 한국계 미국인 출연자가 등장해서 아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마지막 라운드까지 간 것이 신기해서 한참을 봤었다. 그리고 매 회마다 도널드 트럼프가 등장해서 출연자들에게 예리한 질문을 한 후에 “당신은 해고야!(You are fired!)”라고 외칠 때 일종의 짜릿함을 느꼈는데, 얼핏 보기에 굉장히 혼란스러운, 그래서 결정하기가 너무 어려운 상황에서 성공한 사업가인 그가 명쾌한 결론을 내리는 모습이 참 멋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막판 토론에서 예상을 뒤엎고 능력이나 화술, 그리고 리더십이 좋은 사람보다는 자신이 왜 더 적합한 사람인가를 소리를 질러가며 주장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을 보며 그가 선호하는 ‘됨됨이’를 엿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래서인가, 지금 트럼프가 TV 출연해서 힐러리와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 그 때 어프렌티스에서 자신이 보여주었던 철학을 그대로 실행하는 것이 보여서, 대선 토론도 또 하나의 리얼리티 TV 쇼처럼 느껴진다. 특히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부분을 그대로 이어갈 지 이야기하는 대신 상대방에 대한 비방으로 일관하는데, 그게 은근히 또 설득력이 있다. “힐러리가 수십년을 국무 장관을 했으면서도 외교 문제를 망쳐서 미국의 적대 국가들이 강해지게 도왔고, 동시에 예산 관리를 잘 못해서 오바마와 함께 나라를 빚더미 위에 올려놓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힐러리는 거짓말장이’라는 것이 트럼프 진영의 주장인데, 어설프고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은근히 그의 지지자들이게는 이 주장이 잘 먹힌다. 군중 심리란 이런 것인가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일관적인 상대방 비방으로 가득찬 대통령 선거 토론은 그래서 별로 재미가 없고, 오히려 SNL에서 다룬 패러디가 훨씬 더 재미있고 내용이 알차다.

결국 두 후보 모두 부적격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건 오바마가 얼마나 훌륭한 대통령이었나 하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번 그가 베어 그릴스의 쇼에 출연했던 것을 이야기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지만, 올해 할로윈에서 오바마가 멋진 농담으로 백악관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것을 보며 다시 한 번 ‘대통령이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가 매년 백악관 출입 기자들과 함께 하는 저녁 만찬에서 했던 C-SPAN 연설들은 내가 본 중 최고였다. 때로는 자신을 비하하기도 하며, 자신의 가장 큰 약점을 유머를 통해 승화시키는 그의 말솜씨는 보고 또 봐도 재미있다.

정치적인 결단력, 군에 대한 통솔력, 그리고 여론을 끄는 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대통령에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유머 감각과, 서로 다른 의견들을 부드럽게 융합하는 능력, 그리고 ‘자신이 원래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지 않다는’ 겸손함이 아닐까 한다.

우리도 언젠가 오바마와 같은 대통령을 가져보면 참 좋겠다. 한국의 발전 속도를 보면, 멀지 않아 그런 날이 오지 않을까 싶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