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어 공부한 방법 – Part II

제 블로그에 ‘스테디 셀러(steady seller)’가 몇 개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내가 영어 공부한 방법‘이라는 글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미국에 유학 오기까지 영어를 어떻게 익혔는지, 그리고 나름 잘 한다고 자부하고 미국에 와서 얼마나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미국 사람들로부터 ‘미국에 오래 살았던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었는지 등을 설명한 글이죠. 검색 엔진에서 ‘영어 공부’로 검색하는 사람이 참 많은지, 이 글 덕분에 검색 엔진을 통한 트래픽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어에 대한 글을 한 번 더 써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얼마전 2년 전에 같이 프로젝트를 했던 한 미국인 동료를 오랜만에 만나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식사가 끝날 때 즈음, 그가 저를 보며 진지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성문, 영어가 정말 좋아졌네요. 2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는 머리 속에서 프로세싱(processing), 즉 번역(translation)을 하고 있는 게 느껴졌는데, 이제 그런 간격이 안느껴져요. 200%쯤 좋아진 것 같은데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참 기분이 좋더군요. “I am flattered (우쭐해지는걸요).” 라고 대답하고 그런 피드백을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얘기했죠. 지난 2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생각해 봤습니다. 확실히, 2년 전보다 지금 영어 실력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는 여전히 영어로 발표하거나 이야기할 때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부담감이 거의 없어졌구요. 한국어처럼 편하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때로는 한국어보다 영어로 이야기하는 게 편할 때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번 썼던 글은 ‘한국에서 영어 공부했던 방법’에 대한 내용이었다면, 이번에는 ‘미국에서 영어 실력을 향상시켰던 방법’을 중심으로 설명해볼까 합니다.

첫째, 역시 발음이 중요했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뜻만 통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발음도 좋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사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좀 마음에 걸렸습니다. 발음이 좋지 않아도 미국에서 성공한 분들이 참 많고, 발음은 일단 굳어지면 참 고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발음을 너무 강조하면 행여나 발음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에게 반감을 살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시 생각해 봤습니다. 정말 중요한 요소인가? 다시 생각해도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다는 아니지만, 제 주변에 영어 실력이 빨리 느는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발음이 아주 좋습니다.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좋은 발음이 자신감에 큰 힘을 실어주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자, 미국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지금은 회의 시간이라고 하죠. 사람들이 심각하게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고, 거기에 기여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용기를 내어 말을 시작했는데, 말이 느리고 발음이 안좋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물론 귀담아 들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매번 말할 때마다 발음이 이상하고 말이 느리고 단어 선택이 이상하면 듣다가 집중이 잘 안되고, 그 사람 말을 한 귀로 흘리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동료 중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프랑스 사람이었는데, 미국에 산 지가 10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음이 정말 안좋았습니다. 그 사람이 글로 쓰면 미국인인지 프랑스인인지 분간을 못할 정도로 훌륭했지만, 회의 시간에 말을 하면 듣고 있기가 참 답답했죠. 발음 때문만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사람은 일한 경력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고, 몇 명 부하 직원들이 있었지만 다 잃고 지금은 혼자 남아 일하고 있습니다.

정말 솔직히 말하면, 저도 가끔 그런 사람들을 귀찮게 여길 때가 있습니다. 전에 러시아인 동료들과 같이 일했었는데, 말은 참 잘했지만 발음이 심각하게 안좋았어요.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자면 알아 듣기가 힘들어 짜증이 날 정도로요. 그만큼 제가 집중을 해야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저만 그런가 싶어 미국인 동료들에게 물어봤는데 그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더군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발음이 안좋으면 나는 괜찮을 지 몰라도 듣는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반면, 발음과 액센트가 좋은 사람들이 하는 말은 다른 일을 하면서 들어도 그냥 잘 들립니다.

사람들 앞에서 연설을 하는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이 때는 유창한 발음보다 정확한 문법과 깔끔한 발음이 중요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 상,하의원 합동 연설을 보면, 발음은 단순하고 말도 느린 편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한 마디라도 놓칠새라 고도로 집중해서 듣게 되고, 내용도 훌륭하기 때문에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TED에서 강연했던 Joseph Kim 역시 발음은 간단하지만 그런 게 전혀 문제가 되지는 않구요. 반기문 사무총장의 수락 연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왁자지껄 이야기하는 상황이나, 빠르게 논의가 진전되는 회의에서는, 발음이 안좋은 사람이 등장할 때마다 논의의 맥이 끊기고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좀 방해가 됩니다. 자신이 그런 사람에 속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용기를 잃고 말하기가 싫어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성격과 경험 차이가 있지요. 성격이 대범한 사람은 그런 것과 상관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성격을 가진 게 아니라면 (저처럼…) 발음을 먼저 개선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둘째, 일을 하면서 영어를 썼기 때문입니다.

‘학원’이나 ‘개인 교습’과 같이 내가 돈 내고 영어를 ‘배우는’ 상황이 있고, ‘회사’와 같이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영어를 ‘사용하는’ 상황이 있다고 합시다. 어떤 상황에서 영어 실력이 더 빨리 향상될까요? 물론 항상 긴장해야만 하는 후자의 상황입니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기 위해 영어로 의사 소통을 하는 것이므로 잘 못알아듣거나 말을 잘 못하면 성과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처음 미국 회사에 취직했을 때 회의 때마다 정말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주로 전화로 하는 회의가 많았는데, 항상 반듯이 앉아서 노트 필기 준비를 하고 참여를 해야만 할 만큼 긴장이 되었습니다. 전화로는 알아듣기가 힘들기도 했고, 제가 언제 끼어들어 한 마디 할 지 그 ‘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 때마다 참 귀찮고, 한국어로 회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를 몇 년 하고 나니 이제는 전화 회의가 아주 자연스러워졌고, 남이 말하는 중간에 끊고 내가 끼어들기도 하고, 운전하면서 회의에 참석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실력이 늘었다는 증거인 것 같아 뿌듯합니다.

셋째, 퍼블릭 스피킹(public speaking)을 통해 훈련을 했습니다.

토스트 마스터(toast master)라고,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연설을 연습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일단 여기에 참석하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이 ‘아..’, ‘음..’, ‘You know..’ 와 같은 안좋은 습관들을 사람들이 찾아서 지적해주고, 문법상 오류도 지적해줍니다. 종종 주제를 하나 주고 즉흥적으로 3분짜리 이야기를 하는 연습도 하는데, 그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에게 더 직접적인 도움을 주었던 것은 회사에서 했던 ‘퍼블릭 스피킹(public speaking)’ 수업이었습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동료들과 함께 했는데, 구성이 참 좋았습니다. 세션마다 간단한 주제를 놓고 돌아가면서 발표를 합니다. 그리고 발표한 모든 내용은 강사가 비디오로 녹화했다가 그 다음 수업 전에 한 시간동안 만나서 비디오를 같이 보며 분석을 합니다. 사람들 앞에서 연설할 때 표정은 어떻게 하는지, 목소리 톤은 어떤지, 발음은 자연스러운지, 손 동작이 너무 부족하거나 많지는 않은지 등을 비디오를 통해 정확히 볼 수 있고, 강사가 옆에서 지적해주면 그 자리에서 고쳐서 연습하고 그 다음 수업에서 발표할 때 사용해보곤 했습니다. 특히, 저는 수업 전에 강사에게 ‘발음을 교정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제가 습관적으로 잘못 발음하던 것을 많이 고쳐주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North America’를 발음할 때 앞 단어에 강세를 넣었고 ‘th’ 발음을 유성음처럼 발음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강사가 th를 꼭 ‘무성음’으로 발음하라는 것과, 강세가 뒤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여러 번 강조해서 결국 고칠 수 있었습니다. 또, “Already”와 같이 l과 r이 연이어 등장하는 경우에 ‘올레뒤’라고 발음했었는데, 그건 너무 ‘allady’처럼 들린다며, 거의 ‘오레뒤’로 들릴 만큼 ‘l’ 발음이 약해야 한다고 해서 그것도 고칠 수 있었습니다. 고치고 나서 다른 사람들 발음을 주의 깊게 들어보니 진짜 그렇게 발음하더군요. 이렇게 제가 연설하는 모습을 반복해서 보면서 잘못된 제스처와 발음을 고치고, 제가 뭘 잘하고 못하는지를 자세히 보고 나니, 수업이 끝날 때 즈음에는 훨씬 자신감이 생겨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발표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넷째, 사람들과 많이 어울렸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놀면서 배워야’ 확실하고 빨리 늡니다. 다양한 소셜 이벤트(social event)에 참여해서 사람들과 어울렸고, 그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같이 어울리며 영어 발음과 실력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경우엔 영어 실력을 검증하는 기회도 되지요.

다섯째, 직접 비즈니스를 해보았습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중고차를 사고 팔고, 물건을 사고 팔고, 룸메이트를 구하고, 세입자를 찾는 과정에서 ‘생활 비즈니스’를 경험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대방과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하기도 하지만, 내가 우월한 위치에서 미국인들을 상대로 협상을 하기도 합니다. 룸메이트를 구하기 위해 아주 잘 포장해서 Craigslist에 광고를 올리면, 하루에 5번씩 이메일이 날아오는데 그 중 마음에 드는 사람들을 찾아서 전화나 페이스타임 인터뷰를 하기도 했구요. 또, 부동산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부동산 에이전트와 모기지 대출 담당자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은 영어에 직접 도움이 된다기보다 자신감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미국에서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남한테 부탁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틀 안에서 살기 보다는 이렇게 직접 비즈니스를 해보라고 꼭 권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전에 혼자 살 때, 방 하나짜리에 혼자 들어가서 살거나, 룸메이트를 찾는 다른 집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었지만, 그렇게 하는 대신 제가 직접 방 두 개짜리 아파트를 구해서 원하는대로 꾸며놓은 후에 룸메이트를 찾았는데, 그렇게 하니 비용은 반반씩 내면서도 제가 집 주인 행세를 할 수 있어서 훨씬 편했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것은 일단 이 정도입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실력이 더 늘었다고 생각이 되면 또 한 번 블로그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TED 영상으로 영어 액센트 연습하기

오늘 아침에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다가 발견한 한 동영상.

한 아이가 TEDxManhattanBeach 에 나와서 연설을 시작한다. 자신이 만든 아이폰 앱을 소개하고, 왜, 언제, 어떻게 해서 만들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그로 인해서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이야기한다.

이런 아이폰 앱을 만든 학생이 이제 경우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내가 또 인상적으로 봤던 것은 연설 능력이었다. 나이가 아주 어림에도 불구하고 말을 참 자연스럽게 하고, 발음이 깔끔하고 정확한데다 다른 프로페셔널한 TED 연사들에 뒤지지 않는 바디 랭귀지(body language)와 억양을 가졌다. 영어 발음과 억양 교정을 원하시는 분들이 이 짧은 4분 30초짜리 영상을 반복해서 보면서 억양을 그대로 ‘표정까지’ 따라해보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내가 전에 영어 공부를 할 때 많이 썼던 방법이기도 하다. 지난번 내가 영어 공부한 방법을 포스팅한 후 영어 공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기에 여기 간략히 설명과 함께 써 본다.

Hello everyone, my name is Tom Suarez.
(everyone을 발음할 때 끝이 약간 올라가는 것을 주목할 것. 친근한 느낌을 준다.)

I’ve always had fascination for computers and technology.
(always가 다른 단어보다 억양이 높다. 약간 강조되는 느낌. 그리고 영어 문장에서, 이렇게 두 번째 단어가 억양이 높아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다음, “fascination” 발음을 매우 강하게 하는 것도 주목. 특히 ‘fa’ 발음이 아주 강하다. 이렇게 강조하고 싶은 특정 명사를 강하게 발음하는 것도 주목할 것.)

And I made a few apps for iPhone, iPod Touch, and iPad.
(iPhone, iPod Touch, and iPad 발음할 때 , 사이에서 살짝씩 끊어지는 것을 주목.)

I’d like to share a couple with you today.
(‘like to’ 부분이 억약이 높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낮아진다. 전형적으로 많이 관찰되는 영어 액센트이다.)

My first step was a unique fortune teller called Earth Fortune..
(마찬가지로, ‘my first step’부분이 약간 높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낮아진다.)

..that will display different colors of earth depending on what your fortune was.
(‘different colors of’.. 가 약간 두루뭉실하면서 빠르게 발음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부분은 강조할만큼 중요하지 않으므로 빠르게 넘어간다. 그러나 ‘earth’는 약간 강조된다. 특히 ‘ear’발음이 강하다. ‘depending on what your’도 낮은 억양으로 발음된다. 그러나 다시 ‘fortune’은 높은 억양으로 발음된다는 것을 주목.)

My favoriate and most successful app is, Bustin Jieber..
(‘successful’ 발음을 아주 강하게, 특히 ‘cess’부분이 강하게 발음된다. cess에 강세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successful이라는 단어에 강조를 두고 싶었던 것이다. Bustin Jieber 발음도 아주 재미있다. ‘버스틴 지버’할 때 억양이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영어에서, 특히 이렇게 앞에 나가서 연설할 때 흔하게 관찰되는 억양이다. 꼭 연습해두면 좋을 듯.)

(중략)

A lof of kids these days like to play games.
(‘A lof of’를 ‘얼라러브’로 연음해서 발음 연습하면 좋다. 항상 같이 다니는 표현이기 때문. 그리고 ‘lot’ 발음할 때 억양이 올라가는 것을 주목. ‘play’가 ‘like to’에 비해 강하게 발음되는데, 전형적인 현상이다. ‘~ 하고 싶다’의 의미를 지닌 ‘like to’보다는 ‘play’가 더 중요한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But now they want to make them.
(‘now’ 발음할 때 표정과 억양이 재미있다. 콧소리가 살짝 섞여 약간 강조도 된다. ‘them’을 ‘뎀’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덤’이라고 발음하는데, 이것도 자주 관찰된다. ‘them’에 따로이 강세를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덤’으로 좀 약하게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And it’s difficult.
(‘difficult’ 발음과 억양이 독특한데, 그대로 따라서 반복해서 연습해보면 도움이 될 듯)

..because not many kids know where to go to find out how to make a program
(‘kids’와 ‘go’발음하면서 억양이 내려가는 것을 주목. 그 억양 자체가 의미를 전달한다. ‘where to go’는 ‘웨어루고’, ‘how to make a’는 ‘하우루메이커’로 줄여서 발음되고, 강세도 없다. 이렇게 연이어서 같이 쓰이고 특별히 강조되는 명사가 아닌 단어들은 약하게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거기까지 약하게 하다가 다시 ‘program’은 강하게 발음한다. 명사이기 때문이다.)

(중략)

But what if you wanna make an app?
(‘what if you’는 ‘와리퓨’로 줄여서 발음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but what if you wanna make an’까지는 빠르고 낮게 나가다가 ‘app’이 강조되면서 높게 발음된다. 명사는 이렇게 포인트를 주어 발음하면 듣기에 편하다.)

Where do you go to find out how to make an app?
(많은 한국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Where/How/Why 등의 단어로 시작하는 의문문의 맨 끝을 높이는 것이다. 여기서 들어보면 알겠지만 점점 뒤로 가면서 억양이 낮아지는데다 ‘app’에 다르면 억양이 매우 낮아진다. 질문문인데 끝을 낮춘다는 것이 영 어색하지만, 이 문장을 그대로 따라서 여러 번 발음하다보면 조금 익숙해질 듯하다.)

여기까지가 첫 1분 30초 분량이다. 하는 김에 끝까지 다 써서 분석해보면 좋겠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이만 생략하겠다. 내용도 쉬운데다, 발음이 깨끗하게 잘 들리고 게다가 아이가 ‘귀엽기까지’해서 영어 공부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이용해 보면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간략히 정리해 봤다.

내가 영어 공부한 방법

제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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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 맥빌

쑥스러운 이야기이지만, 미국에 공부하러 온 지 1년 쯤 되었을 때 미국인들을 처음 만나면 저더러 미국에 온 지 오래 되었느냐고 많이들 물었습니다. 그럼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교육받으며 평생을 한국에서 살았고, 미국으로 짧은 여행을 왔던 적은 있지만 제대로 미국에서 산 것은 최근 1년 뿐이라고 으쓱하며 이야기합니다. 그럼 다들 놀라죠. 어떻게 영어 공부를 한거냐고. 그러면 ‘내 영어 공부 방법이 효과가 있기는 했나보다’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사실은 미국 티비 쇼를 통해 영어를 배웠다고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프렌즈”, “앨리 맥빌”, “로스트”, “24”, 같은 인기있었던 미국 드라마들을 나열하면 재미있어하다가 “위기의 주부들 (Desperate Housewives)”을 이야기하면 웃음을 빵 터뜨립니다. 남자가 좋아하기엔 좀 뭣한 드라마라고 생각해서인가보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좋아하기는 했습니다. 사실, 원래 좋아했다기보다는 잘 하게 되니 좋아하게 됐습니다. 왜 잘하게 되었느냐 생각하면 초등학교 5학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어머니가 자녀 교육에 지대하게(!) 관심이 많았는데, 사촌형이 영어를 잘 한다는 걸 알고 저를 무작정 맡겼습니다. 사촌형은 당시 서강대에서 석사 논문을 쓰면서 대학원 강연을 하느라 바빴는데 숙모가 간곡히 부탁을 하니 할 수 없이 저에게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한 번 해보고 제대로 못따라오면 그만둘 생각으로. 다행히 제가 그럭저럭 시키는대로 따라갔나봅니다. 그 때는 뭐가 뭔지도 잘 몰랐지만, 단어 제대로 안 외우면 손에 매를 맞으니까 열심히 외웠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데, 사촌형이 저를 불러 앉혀 놓고 제일 먼저 가르쳤던 것은 발음 기호였습니다. ‘성문기초영어’를 펴놓고, 발음 기호 읽는 법부터 배웠습니다. 그 후엔 단어를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성문기초영어 첫 열페이지 안에 있는 모르는 단어는 죄다 외우는 게 첫 번째 숙제였습니다. 95%가 모르는 단어였지요. 그 때 trousers(바지), scissors(가위)같은, 초등학생에겐 어려운 단어들을 처음 외웠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 두번씩 사촌형한테 가서 단어를 제대로 외웠는지 시험 보고.. 이를 계속했습니다. 3년을 그렇게 하니 고등학교 1학년 단어까지 다 알게 되어서, 독해 실력은 아직 부족해도 적어도 단어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큼 자신이 생겼습니다. 그 위에 문법을 쌓으니 영어 공부할 때 시간도 훨씬 적게 들고 영어 과목이 쉬워졌습니다. 그 덕분에 생각지도 않게 외국어 고등학교 영어과에 입학할 수 있었지요. 외고에서는 영어 작문, 영어 독해, 영어 회화, 영어 문법… 등등 영어 관련 과목만 무려 13단위였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영어 공부에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하니 영어 기초가 잘 쌓일 수는 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리스닝, 스피킹이 뻥 뚫려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 자신이 있게 된 건 아니었습니다. 대입 수능 시험에 필요한 정도로 리스닝 실력이 늘어난 것 뿐이지, 여전히 CNN이나 AFKN 틀어놓으면 들리는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리스닝, 스피킹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은 종로 파고다 학원 인석민 선생님의 AFKN/CNN 리스닝 강의를 듣기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2023년 10월 업데이트: 2019년에 강의를 마치고 지금은 영어뉴스 프로라는 유투브 채널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겨울 방학 때마다 2달씩 끊어서 강의를 들었습니다. (여름방학때는 배낭여행이다 뭐다 해서 놀기 바빴지요..) 그렇게 2, 3년 하고 나니 스스로 느껴질 만큼 리스닝 실력이 늘더군요. 그게 재미있어서 나중에 회사 다닐 때도 토요 주말반을 신청해서 계속 강의를 들었습니다. 한 3년동안 토요일마다 찾아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학원에서 공부를 한 게 도움이 많이 되긴 했는데, 학원에 가서 앉아있다고 해서 영어 실력이 늘고 입이 열리는 건 당연히 아닙니다. 그 때 인석민 선생님의 조언을 받아 제가 나름대로 썼던 방법이 있는데, 저한테는 이 방법들이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제가 사용해서 효과를 봤던 듣기/말하기 연습법에 대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제가 사용했던 영어 말하기/듣기 능력 향상법

1. 발음 나는 그대로 연습하기

저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던 방법 중 하나는, 여러 개의 단어로 이루어진 표현을 통째로 묶어서 발음을 연습하는 겁니다. 예를 들면,

“You ought to know about this by now.”

이런 표현을 읽을 때, 단어별로 발음을 익힌 다음에 그걸 이어서 발음하다보면 영 어색하고 폼도 안납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유 오우투 노우 어바웃 디스 바이 나우” 이러다 보면 한이 없고, 또 그렇게 발음하며 이야기하면 듣는 입장에서도 좀 답답합니다. 그대신 “유 어러너바웃디스바이나우” 처럼, 발음이 나는 대로 연음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러노바웃”, “어러노바웃” 하면서 연습하곤 했습니다.

또 하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He should have (should’ve) joined this meeting.”

마찬가지로, 이걸 “히 슈드 해브 조인드 디스 미팅” 이러기보다는 “히 슈르브조인디스미링“이라고 통째로 발음을 익혀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슈르브”, “슈르브” 이렇게 연습하고, “조인디스”, “조인디스” 이렇게 연습했습니다. 영어에 이런 식으로 묶어서 등장하는 표현들이 많이 있는데, 나올 때마다 연습을 해두는 게 좋지요. 모든 문장을 이렇게 연습하겠다고 하면 수천가지의 변형이 있을텐데,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ought to, should’ve 같은 표현은 또나오고 또나오고 하거든요. 몇 십가지만 익혀둬도 듣기가 훨씬 수월해질겁니다. 그 후 하나씩 쌓아나가면 됩니다.

2. 같은 표현을 반복해서 듣고, 듣는 것과 동시에 따라하기

소위 ‘앵무새 공부법‘이라고도 하는데, 저한테는 이 방법이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듣기 실력뿐 아니라 말하기 실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물론 발음 교정도 되구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1. 학원에 가서 한 시간 정도 리스닝 수업을 듣거나 혼자 일정 분량을 연습합니다. 이 때는 영상을 보며 한 문장 한 문장 표현을 살펴봅니다. 새로운 표현을 배우고 새로운 발음들을 연습해 봅니다.
  2. 수업했던 내용, 또는 연습했던 내용을 MP3 플레이어에 담습니다. (비디오에서 오디오 트랙만 따로 뽑아내는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하나 나오네요.)
  3. 출퇴근하는 지하철에서, 운전하는 동안에, 또는 짬이 날 때마다 이걸 반복해서 듣습니다. 10번 이상. 이미 한 번 익혔던 표현이므로 자꾸 듣다보면 처음에는 들리지 않던 단어 하나하나까지 귀에 들어오게 될 겁니다. 영상으로 봤던 장면이 하나하나 연상이 되어 꽤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원래 내용이 재미있는 것이면 더 좋겠지요.
  4. 계속 듣다보면 다음에 무슨 표현이 나올 지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 됩니다. 그러면 따라할 수 있습니다. 뉴스 앵커 또는 티비쇼에서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걸 그대로 따라해봅니다. 처음엔 도저히 그 속도를 따라갈 수 없지만 그래도 상관 없습니다. 우물주물하면서 그냥 그 속도에 맞추어 따라해 봅니다. 계속 하다보면 언젠가는 프렌즈에서 모니카(Monica)가 하는 말을 같은 속도로 따라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이 드라마를 보신 분은 무슨 뜻인지 아시겠지요? 모니카 말이 무척 빠릅니다.) 나중에는 뜻을 모르는 단어나 표현도 따라할 수 있게 됩니다. 뭔지 모르면서 일단 발음만 익혀보는거죠.

여기서 중요한 건, 자꾸 새로운 표현을 듣기보다는 같은 표현을 반복해서 듣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 영어를 무작정 들으면 어느 날 귀가 뻥 뚫리지 않을까 싶어서 하루 종일 AFKN을 틀어놓아보기도 하고, 자는 동안에도 귀를 뚫자 하고 영어 방송을 틀어놓고 자 보기도 했는데, 별 도움이 안되더군요. 어느 정도 실력 이상이 되어 그 중 80% 정도를 알아들을 수 있으면 이 방법이 유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중 20%정도만 귀에 들어오고 10%만 이해하는데 하루종일 틀어놓고 있는다고 귀가 뚫리리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영어에서, 특히 구어체에서는 같은 표현이 자꾸자꾸 등장합니다. 차라리 이런 표현을 또 듣고 또 들어서 완전히 귀에 익게 만들면, 그 표현을 약간 변형한 말이 나온다 하더라도 알아들을 가능성이 높아질 겁니다.

3. 한글 자막만 켜놓고 미국 드라마/영화 보기

영어 듣기/말하기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을 주었던 드라마, “프렌즈”

영어를 익히기 위해 일부러 영어 자막만 켜놓거나 한/영 통합자막을 켜놓고 미드를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보다는 한글 자막만 켜놓고 보는 편이 더 효과적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토요일 아침이면 미국 드라마를 몇 시간동안 보는 게 취미였습니다. 쉬면서도 동시에 영어 공부도 되니까 시간이 아깝지 않은 놀이라고 할까요.. 이 때 중요한 게 있습니다. 너무 드라마/영화에 빠져서 한글 자막만 멍하니 보면 안됩니다. 그 한글 표현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문장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봐야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드라마 “프렌즈(Friends)”에 나오는 표현 중 하나입니다.  드라마를 보는데 자막에 다음과 같이 나왔다고 합시다.

완벽한 일주일을 완벽하게 끝내는구나.

이 자막을 보는 순간 재빠르게 머리속에서 영어로 작문을 해봅니다.

You are finishing a perfect week perfectly.

그러는 동안 들어봅니다. 과연 주인공은 뭐라고 할까? 실제로 들어보니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It’s the perfect end to this perfect weekend.

이걸 듣는 순간 “아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작문한 건 그냥 단순히 한글을 영어로 순서대로 옮긴 표현이었는데, 영어로는 이렇게 표현하니까 깔끔하게 나오는 겁니다. 그러면 “아하~” 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이걸 머리속에 일일이 담을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물론 외우면 좋지요 ^^). 가끔 너무 재미난 표현이 나오면 메모를 하기도 했는데, 이걸 너무 자주 하면 흐름이 끊겨서 드라마 보는 재미를 잃게 되더군요.

반대로, 영어를 다 들을 때까지 한글 자막을 보지 않고 있다가 다 듣고 나서 무슨 말일까 한 번 생각해본 후 한글 자막을 보며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비교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물론 이 방법이 효과가 있으려면 어느 정도의 작문 실력이나 리스닝 실력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방법은 앞서 말씀드린 두 가지 방법으로 연습을 어느 정도 한 후에 시도해 보는 것을 것을 권장합니다.

영어 리스닝/스피킹에 관한 내 생각

발음이 중요한가? 뜻만 통하면 되는 것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뜻만 통하면 된다.’, ‘대충 말해도 다 알아듣더라’ 라고 이야기하는데, 글쎄요.. 저는 발음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못알아들어서가 아니라 (대충 말해도 미국인들은 다 알아듣기는 합니다), 스스로 민망해서 그렇습니다. 자신감에도 영향을 주고요. 제 발음도 네이티브 따라가려면 아직 한참 멀었지만 (사실, 미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적이 없었던 저로서는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남한테 얘기할 때 스스로 ‘이정도면 괜찮은 발음 아냐’라고 느낄 만큼이 됩니다. 그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발음이요. 어느 정도 발음이 좋아야 만족할 수 있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어쨌든, 저는 이 발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게 되려면 처음 단어를 외울 때부터 주의해야 합니다. 단어를 외울 때 철자만 외운 다음에 나중에 가서 발음을 익히려고 생각하면 잘 되지도 않고 시간도 엄청 걸립니다. 새로운 단어를 외울 때 무조건 발음기호부터 보거나 전자사전으로 발음을 들어보고 익혀야 합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이 원칙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발음을 모르는 채 새로운 단어를 외웠던 기억은 없습니다.

듣기가 먼저일까 말하기가 먼저일까?

많은 사람들이 듣기 실력이 어느 정도에 이르기 전에 영어 회화 수업부터 신청해서 듣는데, 저는 그게 과연 효과적일까 의문이 듭니다. 사람은 아는 만큼 듣는다는 말이 있지요. 저는 듣기 공부를 먼저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듣기가 되면 말하기가 자연스럽게 되기 시작하고, 말할 때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발음의 중요성을 강조했지요. 듣기가 제대로 안되면 표현을 많이 들어도, 그걸 캐치할 수가 없습니다. 새로운 표현을 캐치하지 못하면 아는 표현만 자꾸 어색한 발음으로 이야기하게 됩니다. 쓰는 표현만 또 쓰면 말하기 실력이 잘 늘지 않겠지요.

2. 듣기가 되어야 외국인들하고 대화할 때 대화가 끊기지 않고 연결이 됩니다. 첫 질문하는 건 쉽지만 그 다음 상대방 말에 대꾸를 못하면 대화는 그냥 중단되어버리고 상대방은 즉시 답답함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나: Hey, what’s up? (헤이, 잘 지내?): 이런 짧은 질문을 던지는 건 쉽습니다.
외국인: Not much. I am heading to the office now. 별로. 지금 사무실 가는 길이야 (이런 짧은 대답은 쉽게 알아들을 수 있지요.)
나: Oh, I see. How are you today? 아 그렇구나. 오늘은 무슨 일? (그래서 짧은 질문을 던져봅니다.)
외국인: Not very good. My boss told me that they would announce reorg today. I am afraid that they will decrease the salesforce this quarter. Because we are already losing battle in the smart phone war, things might get worse if they cut…. 별로.. 보스가 내일 조직 개편을 하게 될거라고 하는데, 세일즈팀 숫자가 줄어들 것 같아. 스마트폰 전쟁에서 이미 지고 있는데, 세일즈팀을 줄이면 더 문제가 될 것 같아… (이제 듣기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나: ??? Pardon me? Excuse me? Can you say that again? Can you speak slowly? 뭐라고? 다시 이야기해줄래? 천천히 이야기해줄래? (뭔소리여…)

이렇게 못알아 들었을 때 다시 물어보면 되기는 합니다만, 이런 게 너무 잦아지면 상대방도 좀 귀찮아지기 시작합니다. 대화가 오랫동안 이어지기 힘들겠지요. 상대 외국인이 학원 강사가 아니라면. 듣기라도 제대로 되면, 적어도 그런 상황에서 몸짓이나 짧은 단어 한 두마디로도 상대방의 말을 이해했다는 것을 보일 수 있습니다. 즉, 계속 대화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해외 연수, 해외 여행, 필요한가?

잘 아시다시피, 해외에서 몇 달 있는다는 것만으로 영어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도움이 안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호주 배낭 여행을 했는데(태어나서 첫 해외여행이었지요), 2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전 블로그, “내 인생을 바꾼 스무살의 호주여행” 참고) 그 짧은 시간동안 영어 몇 마디 한다고 영어가 갑자기 늘었다기보다는, 이렇게 영어만 사용하는 곳에 가서 스스로 여기저기 부딪히면서 불편함을 느껴보니 동기 부여가 확실히 되었습니다. 블로그에서도 썼었지만, 영어가 ‘공부할 대상’이 아닌 ‘의사소통 도구’로 인식이 된 거죠. 더 넓은 세상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도구 말입니다.

결론

영어는 한국인이라면 누구에게나 골치거리고, 정복해야 할 대상인 것 같습니다. 정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하고, 또 힘도 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음을 알게 되실 겁니다. 지금보다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도구를 갖추는 셈이니까요. 모두 화이팅!


업데이트(2013/7/7): 이 글의 속편을 썼습니다. 같이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