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페이(Apple Pay)

그동안 살면서 온갖 종류의 결제 방법을 다 써봤지만, 진짜 애플 페이를 통한 결제는 정말 최고다. 이보다 더 쉽고, 안전하며, 쾌적한 결제 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최적화됐음. 홀푸드(Whole Foods)에서 장볼 때 항상 애플 페이를 쓰는 건 물론이고, 요즘엔 웹에서 결제할 때도 애플 페이를 뜨면 무조건 이걸 쓴다. 아래는 애플 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장면.

  1. 먼저 결제 방법을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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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금액을 확인하고 아이폰에서 지문을 살짝 갖다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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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초 후 결제 완료. 영수증이 이메일로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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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 신용카드 번호 저장해두는 방법도 있고, 또 1Password를 통해 신용카드 번호를 자동으로 입력하는 방법도 있고, 페이팔 암호를 입력하는 방법도 있고, 세상에 모든 결제 방법들이 있지만, 손가락만 갖다 대면 결제가 끝나는 이런 기분은, 느끼고 또 느껴도 매번 기분이 좋다.

아마존(Amazon)

아마존 주식이 계속 오른다. 2011년에 아마존에 대해 블로그에 글을 한참 쓰던 시절, 이 회사와 사랑에 빠져 180달러에 주식을 사서 보유하고 있다가 300달러 가까이 올랐을 때 기분 좋게 팔았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의 주가는 1,000달러가 넘는다. 기업 가치는 550조원. 최근 실적 발표 후 살짝 떨어지긴 했지만, 이 회사 주식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다. 주가 상승 덕분에  제프 베조스가 자산 100조원을 넘겨 빌게이츠를 제치고 잠시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빌게이츠는 61세, 제프 베조스는 겨우(?) 53세. 30세에 시작한 회사가 23년만에 자신을 세계 최고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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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런 회사도 없다. 하지만 아마존에 대해 처음 가졌던 신뢰가 흔들려서 주식을 판 건 아니다. 엔젤 투자를 하고, 또 내 사업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가지고 있던 미국 주식을 팔았다. 내 투자가 더 높은 ROI(투자 수익)를 가져오기 바라면서.

아마존의 기업 가치가 이렇게 끝을 모르고 계속 올라가는 것에는 아마존 브랜드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큰 바탕이 된다고 본다. 이제 막 생긴 애송이 회사도 아니고, 23년동안 정말 변함 없이 비전을 유지해 왔으며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다양하게), 또 그 비전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왔기 때문이다. 처음 수년간은 아마존 프라임의 혜택에 반해서 쓰다가, 그 다음은 반품의 편리함에 반했는데, 요즘엔 거실에 있는 아마존 에코(Echo) 스피커가 가족과의 시간을 더 즐겁게 해주고 있다.

에브리씽 스토어(Everything Store)라는 책에서 보면 아마존의 ‘첫 5년’ 이야기가 아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그 책을 따라가다보면 사실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제프 베조스는 좀 특이한 사람이고, 지나치게 무모할 정도로 위험을 감수하며, 또 잘못된 판단을 내려 수천억원의 돈을 공중에 날리는 일도 계속 발생한다(아마존의 7가지 실패들). 2009년에는 Toys R Us와의 소송에서 패해 $51 million(약 550억원)의 벌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에서도 자신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인간인데 전혀 의심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주요 임원들이 떠나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그는 앞으로 전진했다. 아래는 책 내용의 일부:

In the summer of 2000, with Ravi Suria continuing to press his case in public, the slide in Amazon’s stock price started to accelerate. In the span of three weeks in June, it dropped from $ 57 to $ 33, shedding almost half its value. Employees started to get nervous. Bezos scrawled I am not my stock price on the whiteboard in his office and instructed everyone to ignore the mounting pessimism. “You don’t feel thirty percent smarter when the stock goes up by thirty percent, so when the stock goes down you shouldn’t feel thirty percent dumber,” he said at an all-hands meeting. He quoted Benjamin Graham, the British-born investor who inspired Warren Buffett: “In the short term, the stock market is a voting machine. In the long run, it’s a weighing machine” that measures a company’s true value. If Amazon stayed focused on the customer, Bezos declared, the company would be fine.

2000년 6월, 3주만에 주가가 57달러에서 33달러로 하락하면서, 기업 가치의 거의 절반이 날라갔다. 직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베조스는 자신의 오피스 화이트 보드에 ‘나는 나의 주가가 아니다’라고 쓴 후에 직원들에게 말했다. “주가가 30% 상승했다고 해서 30%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듯이,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30% 멍청해졌다고 느끼면 안됩니다.” 그는 워렌 버핏에게 영감을 주었던 영국인 투자가 벤자민 그래함의 말을 빌렸다. “단기적으로, 주가는 투표 기계이다. 장기적으로는 체중계가 된다.” 베조스는 선언했다. “아마존이 고객에게 집중하면 회사는 문제 없을 것입니다.”

Stone, Brad. The Everything Store: Jeff Bezos and the Age of Amazon (pp. 110-111). Little, Brown and Company. Kindle Edition.

아마존에 다니는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항상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존 초기 때부터 정해진 원칙들이 해가 지나면서 조금씩 더해지거나 빠지면서 현재 16가지로 정리된 것인데, 그 원칙 중 첫 번째는 ‘Customer Obsession’이다. 즉, 항상 고객으로부터 출발해서 거꾸로 가면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 ‘경쟁자를 신경써야하기는 하지만, 눈은 항상 고객에게 향해 있어라’

Customer Obsession

Leaders start with the customer and work backwards. They work vigorously to earn and keep customer trust. Although leaders pay attention to competitors, they obsess over customers.

이 리더십 원칙은 하나씩 정독해볼만한데, 제프 베조스의 성격이 드러나기도 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 그 중 하나는 ‘계속해서 배우고 궁금증을 가지라’는 것.

Learn and Be Curious

Leaders are never done learning and always seek to improve themselves. They are curious about new possibilities and act to explore them.

리더십 원칙을 맺는 마지막 문구가 의미심장하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실패를 하기도 하지만, 리더는 결국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고, 결코 거기서 안주하지 않는다.”

Deliver Results

Leaders focus on the key inputs for their business and deliver them with the right quality and in a timely fashion. Despite setbacks, they rise to the occasion and never settle.

P.S. 강정석님이 한글로 번역한 아마존 리더십 원칙을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jeongseokkang/7

럭키 가이

 

“I think you are a lucky guy.”

오늘 처음 만난, 실리콘밸리의 한 성공한 사업가가 한참 동안 내 인생 이야기와 사업 이야기를 듣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과연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인가?

사실 나는 억수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 한국인으로서 태어났고, 이혼하지 않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고, 또 지금은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전 세계 인구의 0.1%에 속하는 행운을 잡은 것이 아닌가.

사업은 힘든 과정이고, 매일 매일 겪는 어려움이 있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어찌 보면 부차적인 일이고, 궁극적으로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예전에 한 사업가가 나에게 자신의 성공 비결은 ‘나는 될 놈’이라는 것을 항상 믿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모든 사람들이 진작 포기하고 나자빠졌을법한 상황에서 ‘나는 될 놈’이라는 믿음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관철시켜 제품을 만들었고, 훗날 그 제품은 회사에 월 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가져왔다. IQ와 EQ에 더해, 또 한가지 중요한 지수는 AQ라는 말을 오늘 들었다. AQ는 Adversity Quotient의 약자, 즉, ‘역경 지수’인데, 역경이 있을 때 이를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이겨내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TED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라는 강연을 한 펜실베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안젤라 덕워스(Angela Lee Duckworth)는, 수많은 사례를 연구한 결과, 지능 지수도, 부모의 백그라운드도 아닌 그릿(Grit)이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요소라고 했는데, 이것이 결국 AQ와 맛닿아 있는 자질이 아닌가 싶다.

역경을 극복하는 힘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부분도 있겠지만, 후천적으로 키워지는 면이 훨씬 크다고 본다. 다만, 이것은 한 번에 키워지기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더 큰 역경에 노출되고 이를 극복하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

만약 내 도전과 노력의 결과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한 가지 남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 AQ의 성장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스스로 배워야만 하는 것들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의 프레드 윌슨의 글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But at some point, you have to learn things yourself. You can talk to peers until you are blue in your face about how to hire a great VP Engineering or CFO. But making a bad hire or two in these roles will teach you a lot more about it than talking to others. At some point, you are going to have to figure things out by yourself. There is no substitute for direct personal and painful experience. That’s just how life works.

그렇지만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직접 배워야만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임원을 뽑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다. 하지만 잘못된 결정을 몇 번 하고 나면 훨씬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결국 이런 것들은 스스로 알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직접 겪는 개인적이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원래 삶이 그런 것이다.

정말 정말 공감되는 말. 나는 글을 읽는 것을 항상 좋아했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했고, 그래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예를 든대로, ‘누구를 채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힘들더라도 스스로 배워야만 하는 것이었다.

소위 말하는 제품/마켓 핏(Product/Market Fit) 또한 스스로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크 안드리센의 말에 따르면 제품/마켓 핏은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가지고 ‘좋은 시장’ 안에 들어있는 것”을 의미한다 (“Product/market fit means being in a good market with a product that can satisfy that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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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마켓 핏 (Product/Market Fit)

제품/마켓 핏과 관련한 스타트업의 고민은 대개 둘 중의 하나로 좁혀진다.

  1. 좋은 시장을 찾으면 경쟁자들이 너무 강력해서 제품을 만들 엄두가 안나서 고민 (돈이 너무 많이 들기에)
  2. 틈새를 찾아 제품을 만들면, 그 시장이 너무 틈새이거나 제품이 인기가 없어서 고민.

둘 다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이에 대해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1. 좋은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들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한 – 이왕이면 훨씬 뛰어난 – 성능의 제품을 만들거나
  2. 그 ‘틈새’가 조만간 커지기를 기대하면서, 틈새 시장에서 당분간 머물러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오래 갈 준비가 되어 있거나(그러려면 투자를 충분히 받거나, 아니면 비용이 매우 낮아야 한다).

남이 만든 것을 보고 베껴서 만들었든, 이 세상 그 누구도 만들지 않은 것을 만들었든, 어쨌든 ‘제품’이라는 것은 색깔이 다르든 브랜드가 다르든, 뭔가는 다르다는 이야기이고, 그렇다면 그 제품만을 위한 시장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어쨌건 승부를 해볼 가치는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연 그 시장이 결국 의미 있는 크기가 될 것인가이다. 여기서 말하는 ‘의미 있는 크기’란, 단순히 유저 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수에 1인당 생애 가치(Lifetime Value) 를 곱한 값의 합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만한 서비스라 해도 그들이 돈을 내지 않을 것 같다고 하면, 실컷 고생하고 남 좋은 일만 해주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안타깝게도 좀 과장한다면 에버노트가 그런 운명에 빠진 것 같다(이제 수익이 나고 있다고 발표하기는 했지만). 나는 에버노트에는 돈을 한 번도 안냈지만(대신 CTO에게 와인병을 선물했다), 경쟁 제품인 Bear는 쓰기 시작한 지 한 달만에 연 $14.99달러를 내기 시작했다(그리고 앞으로 몇 년간은 돈을 내게 될 것 같다). 아주 운이 좋다면 (그리고 창업자가 스탠포드 출신이면서 회사와 팀이 미국이나 서유럽에 있다면) 선라이즈 캘린더(Sunrise Calendar)의 사례와 같이 돈을 벌려는 시도도 하기 전에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이 와서 회사를 사가겠지만, 그런 확률은 지극히 낮으니 기대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을 듯.

글을 써놓고 보니 ‘제품/마켓 핏’이라는 건 어찌 보면 별 의미도 없는데 듣기 좋으라고 만든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제품이 후졌거나 시장이 별로 필요로 하지 않은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제품/마켓 핏이 맞지 않다’라고 포장하면 좀 멋지게 들리지 않는가. 사실 나도 많이 사용했던 말임을 고백. 또한 지금도 제품/마켓 핏을 찾아가는 중.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그리고 이더리움이 가져오는 거대한 변화

최근 몇달 사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현재 기준으로 1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제 2,116달러에 달한다. 그래서 좀 마음이 아프다. 항상 그렇지만, 투자라는 건 처음 마음을 그대로 유지하는게 중요한데, 시세 500달러 정도일 때 사뒀던 비트코인을 너무 일찍 팔아버렸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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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 변동 추이. 현재 가격은 무려 $2,116 달러이다. (출처: https://www.worldcoinindex.com/coin/bitcoin)

가격이 오르고 통화량이 늘어난 결과, 이들 가상 화폐가 시장에서 가지는 총 가치(Market Capitalization)는 이제 $70 billion (약 77조원)에 달한다. 77조원이면 무척 크게 느껴지지만, 전 세계 통화량에 비하면 여전히 새발의 피다. 놀라운 건, 불과 한달 전에 시장 총 가치는 이의 절반인 $35 billion이었다는 것. 2013년부터 2017년 초까지 느릿 느릿 올라가던 것이, 지난 두 달 만에 수 배가 뛴 것이다. 이는 위에서 본 최근의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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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화폐의 총 시장 가치 (출처: http://coinmarketcap.com/charts/)

비트코인 뿐 아니라 이더리움(Ethereum), 라이트코인(Litecoin) 등 블록체인 기반의 다른 가상 통화량이 크게 늘면서 비트코인의 점유율이 낮아졌다는 것이 또한 큰 변화. 이제 비트코인의 점유율은 50% 미만으로 떨어졌고, 특히 이더리움이 대 약진을 해서 전체 통화량의 2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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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이전에 쓴 글, 비트코인 경제학을 참고하세요. 한마디로 다시 설명한다면, 블록체인은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방법 중 하나인데, ‘정보의 진실성’을 여러 대의 컴퓨터에 나누어 저장해둠으로써 그 정보가 해킹을 당할 우려를 원천 봉쇄합니다. 예를 들어 조성문이 현재 100만원을 가지고 있다는 정보를 국민은행 서버에 저장하는 대신, ‘블록체인’이라는 형태로 저장하게 되면, 국민은행 서버가 아닌 전 세계에 있는 수천대의 서버에 나누어둘 수 있고, 이 서버들이 모여 조성문이 100만원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해줄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에 대한 이야기가 요즘 하도 많이 나오길래 홈페이지에서 좀 살펴보고,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터린(Vitalik Buterin)이 데브콘(Devcon)에서 발표한 강의를 봤는데, 너무나 흥미로웠다. 어려운 개념을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노력하는데, 이전의 기술이 카시오 계산기 수준이었다면, 이더리움은 스마트폰 같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더리움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컨셉 중 하나는 계약(Contract)이다. 우리가 사는 일상 생활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고, 가장 위험의 소지가 높은 것이 바로 계약이다. 집을 사고 팔고, 돈을 투자하고, 또 빌려주고 갚고. 이런 모든 일들은 계약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더리움은 바로 이 계약을 블록체인 형태로 보관하기 쉽게 해 준다(단 몇 줄의 코드로). 이더리움으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유지하는데는 약간의 수수료가 (기존보다는 훨씬 싼!) 드는데, 이것은 이더리움 화폐(ether)로만 결제할 수 있다. 그 결과, 이더리움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날수록 이더리움 화폐의 가치는 올라간다. 아래는 이더리움 기반으로 새로운 계약(Contract)를 만드는 코드이다 (출처: http://ethdocs.org/en/latest/contracts-and-transactions/contracts.html).

contract HelloWorld {
        event Print(string out);
        function() { Print("Hello, World!"); }
}

오늘 미디엄(Medium)에서 Thoughts on Tokens라는 흥미로운 글을 하나 발견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큰 변화는 ‘희소하고 안전하며 식별될 수 있는 자원’인 토큰(Token)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며(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등 블록체인 기반의 화폐 모두를 통틀어 토큰이라 부른다), 토큰의 특성을 15가지로 나눠서 이야기하는데, 정말 한 번 읽어볼만하다. 블록체인이 잘 이해되지 않더라도, 그리고 이 글이 좀 어렵게 느껴지더라도, 그리고 컴퓨터 공학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두 세번 읽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다. 그 중 내가 생각하기에 이해하기 쉬우며 핵심적인 내용은 3번 항목인데, 즉 ‘토큰’을 산다는 것은 결국 프라이빗 키(private key)를 산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프라이빗 키는 컴퓨터 과학의 보안 영역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데, 쉽게 설명하면 금고 주인만 갖고 있는 열쇠 같은 것이다. 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공개 키 암호 방식‘ 글 참고.)

You can think of a private key as being similar to a password. Just like your private password grants you access to the email stored on a centralized cloud database like Gmail, your private key grants you access to the digital token stored on a decentralized blockchain database like Ethereum or Bitcoin.

There is one major difference, however: unlike a password, neither you nor anyone else can reset your private key if you lose it. If you have the private key, you have possession of your tokens. If you do not, you have lost access.

프라이빗 키는 암호와 같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메일 암호가 있어야 지메일과 같이 메인 컴퓨터에 있는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듯, 프라이빗 키가 있어야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과 같이 분산된 블록체인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다.

한 가지 주된 차이점은, 암호와 달리 프라이빗 키는 잃어버린 경우에 리셋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프라이빗 키를 잃으면, 당신이 가진 토큰에 접근할 방법이 사라지고, 영원히 잃어버리게 된다.

분산 저장이라는 것은 원래 우리 뇌로 자연스럽게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수천 수만년의 인류 역사 동안, 정보는 한 곳에 저장되고, 모든 사람들이 이 ‘한 곳’을 통해 동일한 정보를 주고 받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어 왔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 정보를 가지고 있는 등기소처럼. 하지만, 새로운 시대를 사는 다음 세대는, 중앙 집권식 정보 저장 자체를 부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P.S.: 블록체인에 대한 설명은 아래, ‘2분만에 블록체인 이해하기’ 비디오를 참고.

P.S. 2: 아래는 ‘이더리움 25분만에 이해하기’ 강의. 기술적이고 어려운 내용이지만, 한 번 봐둘만하다.

P.S. 3: 비트코인(블록체인)에 관한 다른(부정적인) 시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