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평한 장점 Unfair Advantage

3년 전인가, 회사를 시작하던 초기 시절에 Start Up (스타트업)이라는 팟캐스트를 정말 재미있게 들었다. 이미 너무 유명한 팟캐스트이고, 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한 번 설명한 적이 있지만, 다시 간략히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알렉스 블룸버그(Alex Bloomberg)는 라디오 방송 프로듀서였다. 그런데 팟캐스트가 부흥하는 것을 보고, 그리고 This American Life 와 Planet Money라는 유명한 방송을 만들고 진행한 후에,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기로 구상한다. 그 아이디어는 전문 팟캐스트 미디어 회사. 그리고 그 회사의 첫 번째 팟캐스트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자신이 사업을 시작하는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논픽션으로 가감 없이 담기로.

그 안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의 독백도 들어 있고, 아내와 밤 늦게, 또는 새벽에 나눈 대화도 있고, 동료들과, 파트너들과, 그리고 투자자들과 나눈 대화도 들어 있다.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다음 이야기를 간절히 궁금해하게 된다. 과연, 알렉스는 이 난관을 뚫고 자신의 사업을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을지? 이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미래이고, 그 당시 나의 꿈이기도 했기에, 나는 알렉스의 성공을 간절히 바랬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장면,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알렉스가 전설적 엔젤 투자자인 로워케이스 케피탈(lowercase capital) 의 크리스 사카(Chris Sacca)를 만난 부분이다. 크리스 사카는 전 구글 직원이었는데, 트위터의 미래를 확신하고 신용카드 빚을 내어 트위터 주식을 샀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후 기회만 되면 꾸준히 주식을 사 모아서, 마침내 트위터 주식이 상장될 때는 자신의 펀드를 통해 주식의 18%를 보유했고, 트위터 상장 이후 그 가치는 5조원이 넘었다. 순식간에 조단위 재산을 부호가 된 것이다.

그런 그가, 당시엔 아직 무명인인, 그리고 가진 것 없고 만든 것 없이 오직 사업 아이디어만 가지고 찾아온 알렉스에게, 한 번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 30초만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것)를 해 보라고 시킨다. 준비가 아직 덜 된 알렉스는 횡설수설 하다가 끝난다. 너무 민망할 정도로.. (사실 알렉스에게 너무 고맙다. 이 장면을 들으며 나는 자신감을 얻었다. MBA에서 보던 현란하게 말을 잘 하던 미국인들이 다가 아니구나. 네이티브 스피커도, 그리고 전직 라디오 쇼 프로듀서도, 투자자 앞에서는 긴장하고 이렇게 헤메는구나.)

이 부분은 직접 한 번 들어봐야 한다. (17분 50초부터)

크리스: “지금 제가 우버를 부른다고 합시다. 2분 후면 차가 오겠죠? 그게 당신이 가진 시간 전부에요. 뭐라고 할래요?”

알렉스: “그러니까요, 제가 디지털 팟캐스트 네트워크를 만들건데요, 어.. 그래서 우리가 모니터를 할.. 아니 그걸 충족시킬… ㅋ; 죄송”

Alex: “So, I am making a network of digital podcasts, ah.. that we will monitor, that, that will… that’s gonna meet, .. hehe. Sorry.”

알렉스의 피치가 끝나고, 크리스가 다시 자신의 언어로 엘리베이터 피치를 해 주는데, 표현이 간결하면서도 필요한 내용을 잘 담고 있어서 들으면서 하하 웃었던 기억이 난다. (19분 30초부터) 이 피치는 정확히 1분 50초가 걸렸다. 이거 일일이 타이핑하느라 힘들어서 번역은 생략. 이렇게 짧고도 좋은 피치를 순식간에 만들어 내는 것도 참 대단한 능력이다.

크리스: “Can I get two minutes from you? So here’s the thing. You probably know me as producer of This American Life, the successful radio show, top of the podcast, iTunes, etc. So here’s the thing. I realize there’s hunger for this kind of content, but there’s none of the shit. Just a bunch of jerk-off podcasts. Nothing’s out there. Advertisers are dying for, users are dying for. If you look at the macro environment, you will see more and more podcast integrations in the cars. People want this content. It’s a button on the latest version of iOS. Here’s the thing. Nobody else can make the shit. I know how to make it better than anybody else in the world. So, I’ve already identified a few key areas where I know there’s hunger for the podcast, we got the subject matter, we are going to launch this shit. I know there’s advertisers  who want to get involved with it. But here’s the unfair advantage. Because what I have done in my past career – This American Life and Planet Money – people are actually willing to straight-up pay for this. I am not just talking about traditional subscriptions. I am talking about …. So here’s what we are doing. We are putting together 1.5 million dollars that’s gonna buy us four guys. We are going to launch these 3 podcasts in the next 12 months. We think we can very easily get to the 300,000~400,000 net subscribers across the whole thing… I know what we are going to have in our hands here – we will have a network of 12~15 podcasts. The audience is there. They want it. Nobody else can do it like we can. Are you in?

그가 알렉스에게 했던 질문, 그리고 직접 만든 피치에 넣었던 문구가 내 눈길을 끌었다.

What is your unfair advantage? 당신의 불공평한 장점이 뭐죠?

나는 이 때 이 표현을 처음 들었다. 남들은 가지고 있지 않은, 자신이 남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그 독특한 장점이 무엇인가? 쉽지 않은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을 나에게 해보았다. 다른 사람에게는 없고 나에게만 있어서 남들이 불공평하게 느낄만한 장점이 무엇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불공평하게 느껴질 만큼의 장점은 확 떠오르지 않았고, 그 질문은 계속 내 머리속에 남았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이제는 나의 불공평한 장점이 무엇인지 알 것 같다. 사업을 해보면 정말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남들보다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에게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맡겨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몇 가지 떠오르는 나의 장점은 아래와 같다.

  • 부지런함, 그리고 꾸준함: 일을 하다보면 잘 되는 날도 있고,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는 날도 많다. 그리고 물론 포기하고 싶은 때도 생긴다. 하지만 결국, 나는 고등학교 3년 생활을 통해 훈련을 받은 대로, 부지런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매일 조금씩의 성취를 만들었고, 그것들이 3년간 모이자 그럭 저럭 무언가가 이루어진 느낌이다. 내가 이렇게 하루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원천 중 하나는 아침 운동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짐(gym)에 가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을 2년 전부터 가지게 되었는데,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저녁 9시가 되기까지 피곤함을 안느낀다. 이 생활을 꾸준히 하다 보니, 이제 사정이 있어서 며칠 운동을 쉬면 힘이 없고 의사 결정도 흐리멍텅해지는 것을 느낄 정도.
  • 빠른 의사 결정 능력: 사업이라는 것은 결국, 수백, 수천가지 의사 결정의 집합체이다. 하나하나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한 주에 내리는 의사 결정이 작은 것까지 포함해서 최소한 100개는 되는 것 같다. 이 의사 결정을 빠르게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 게, 직원들과 파트너들, 그리고 고객들의 움직임이 내 의사 결정에 따라 결정되고, 그 속도 또한 여기에 좌우를 받는다. 제품에 대한 의사 결정, 사람을 뽑는 의사 결정, 그리고 마케팅 지출에 대한 의사 결정들을 나는 굉장히 빨리 내리는 편이다. 물론, 그 때문에 잘못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또 다른 빠른 의사 결정을 통해 그 일이 더 크게 잘못되거나 지출이 더 커지는 것을 막는다. 조금 어려운 의사 결정은 하루 이틀 정도 두고 본다. 그 다음날이 되어도, 또 그 다음날이 되어도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싶으면 그 때 결정을 내린다. 가장 긴 시간을 두고 생각했던 건 사람을 내보내는 일이었다. 한 달을 고민했다. 앞으로는 조금 더 빨리 할 수 있을 것 같다.
  • 새로운 분야에 대한 용기: 뭐랄까,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장점이랄까. 나는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두려움이 별로 없고, 배우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자신의 좋아하는 분야를 결정하고 점점 그 쪽으로만 능력 개발을 하도록 유도하는 미국의 교육과 달리, 한국에서는 모든 과목을 두루 다 잘해야 한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정치, 사회, 문화, 역사, 외교, 도덕, 체육, 음악, 미술,…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모든 분야를 커버하고 외우는 훈련을 반복해서가 아닐까 하는데, 내가 처음 접하는 지식에 대해 별로 두려움이나 거부감이 없다. 전자공학을 전공했다는 것도 여기에 한 몫 하는 것 같다. ‘어떻게 인간의 머리로 이런 것을 이해할 수 있지?’ 하는 생각을 하며 당시에 끙끙거리며 공부했었는데, 특히 전자장 Electromagnatism이 가장 어려웠다. 이 수업을 들어 본 사람은 안다. 이건 사람의 머리로 소화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결국 이 수업에서 C 학점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수업을 경험하고 나니 세상의 모든 지식은 시간만 충분히 투자한다면 인간의 머리로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마스터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 경험: 분명히 정의내리기 어려운 영역인데,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15년간 스타트업에서, 그리고 대기업에서 일했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특히 직원들을 대할 때, 그리고 그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내가 윗사람에게 어떤 대접을 받았을 때, 그리고 윗사람이 나를 어떻게 대했을 때 내가 가장 신이 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었는지 자주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렇게 직원들을 대하려고 노력을 많이 한다. 그 중 가장 큰 건 믿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 직원들은 모두 법인 카드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으로 점심 식사를 원하는 대로 사먹을 수 있고, 주유도 할 수 있고, 일하는 데 필요한 것들을 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마음 대로 쓰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그것이 기분이 좋은 일임을 알고 있다. 나도 그러한 경험을 해 봤기에. 또 한가지, 우리 회사에는 연차 제도가 없다. 붐비는 시기를 피해 원할 때 휴가를 가고, 며칠 어디 가는지 세지도 않는다. 그리고 휴가와 일을 결합해서, 일주일은 쉬고, 일주일은 현지에서 일하는 방식으로 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식으로 일을 한다.

What is your unfair advantage? 지금도 항상 하고, 그리고 앞으로도 자주 나에게 하게 될 질문이다.

P.S. 알렉스 블룸버그의 회사 ‘Gimlet Media’는 그 이후 청취자들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기관 투자를 받은 후에 더 많은 인기 팟캐스트를 만들었고, 이제는 뉴욕에 본사를 두고 1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대형 미디어 회사가 되었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 후에 만든 팟캐스트 ‘Homecoming’은 아마존의 투자를 받아 TV 시리즈로 제작되었고, 여기에 줄리아 로버츠가 출연했다. 줄리아 로버츠는, 처음 제의를 받고 ‘팟캐스트가 뭐야?’ 하다가, 아들 방에서 레고를 함께 정리하며 알렉스의 팟캐스트를 듣고 빠져들어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Start Up 팟캐스트 의 최근 에피소드, ‘Making A TV Series: The Stars of Homecoming‘에 나온다.

북극점 True North

영어에 True North 라는 표현이 있다. 고등학교 지구 과학 시간에 ‘진북’이라는 표현으로 등장했던 것 같은데, 자석 콤파스가 가리키는 북쪽 방향이 아닌, 지구 자전축을 기준으로 정 가운데에서 북쪽으로 이었을 때 닿는 곳을 말한다. 또한 이곳에 있는 별을 ‘북극성’이라고 한다.

요즘 ‘True North’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있다. 사업이 승승장구 잘 나가기만 할 것 같았는데, 지난주 월요일에 중대한 위기 상황이 있었다. 하늘이 무너진다고 생각했다. 매출이 반쪽이 되며 고객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것을 상상했다.

팀원들과 차분하게 이야기하며 대안을 검토하고 나니, 생각보다 큰 일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고객들에게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불편을 겪는 고객들에게는 전액 또는 일부 환불해줬다. 그들은 우리의 대처 방법을 좋게 생각했다. 그리고 오직 세 명만이 떨어져 나갔다.

아직도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퍼즐을 풀어나가듯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또한 재미있는 도전임을 알게 되었다.

오늘, 내가 아는 한 사업가에게 이런 메시지가 담긴 이메일을 보냈다.

Business goes up and down, and we always wonder if we are doing it right or wrong. However, as long as there’s true north, we don’t have to worry. Hurricanes and storms come our way, but as long as we are heading to true north, we will somehow figure things out. Though we would never actually ‘arrive’ at the true north during our short life span.
We are heading toward the true north as long as we are ethical, treat people fairly, and have two ears open for criticism as well as compliments.

사업에는 부침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우리가 맞는 의사 결정을 하는지 잘못된 결정을 하는지 의심하곤 한다. 하지만, ‘진북’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허리케인과 폭품이 오겠지만, 우리가 진북을 향해 가는 한, 뭔가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우리가 살아있는 짧은 생애에서 실제로 그 북극점에 도달하지는 못하겠지만.
우리가 도덕적인 한,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하는 한, 그리고 칭찬 뿐 아니라 비판에 대해서도 두 귀가 항상 열려있는 한, 우리는 북극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다.

사업을 하는 것의 장점 중 또 한가지는, ‘나만의 북극점’을 스스로 정하고, 신념을 가지고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이다. 큰 회사의 위에 있는 누군가가 정한 북극점에 나를 억지로 끼워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방향을 정하고 나를 믿고 가면 된다. 내가 정한 북극점이 과연 옳은가 의심이 될 때도 많지만, 도덕적(ethical)이고 정직하게 의사결정을 내린다면 주변 사람들이 내가 옳은 길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라 믿는다. 하루 하루, 한 걸음씩 앞으로.

“가장 뛰어난 사람들은 스스로를 관리합니다”

지난 15년간 사람들을 채용하고, 관리하고, 해고하고, 그리고 지금은 스타트업을 하며 직접 부딪치면서 더 크게 공감하게 되는 스티브 잡스의 말이 담긴 비디오. 그가 말하는 불변의 진리를 여기에 번역해서 올린다.

The greatest people are self-managed – they don’t need to be managed. Once they know what to do, they’ll go figure out how to do it – they don’t need to be managed at all! What they need is a common vision – and that’s what leadership is. What leadership is, is having a vision, being able to articulate that, so that people around you can understand it – and getting a consensus on a common vision.

가장 뛰어난 사람들은 스스로를 관리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관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해야 할 지 알면, 그들은 가서 그 일을 해냅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공통의 비전이고, 그것이 바로 리더십입니다. 리더십이란, 비전을 가지고, 그것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한 후에, 그것에 사람들이 동의하게 하는 것입니다.

We wanted people that were insanely great at what they did, but were not necessarily those seasoned professionals, but who had at the tips of their fingers and in their passion the latest understanding of where technology was, and what we could do with that technology, and we wanted to bring that to lots of people.

우리는 너무나 완벽하게 자신의 일을 해내는 사람들이 필요했지, 경험 많은 프로들은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최신 기술을 아주 잘 이해하고, 그 기술을 어떻게 적용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져다줄까를 매일 고민하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

So the neatest thing that happens is when you get a core group of, you know, ten great people, it becomes self-policing as to who they let into that group. So I consider the most important job of someone like myself is recruiting.

아주 신기한 건, 아주 뛰어난 사람들을 모아두면, 그들이 다른 어떤 사람들을 그 그룹에 들여보낼 지 스스로 결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와 같은 사람이 하는 가장 중요한 작업은 사람들을 찾는 일입니다.

We went through that stage in Apple where we went out and thought oh, we’re gonna be a big company, let’s hire professional management. We went out and hired a bunch of professional management. It didn’t work at all. Most of them were bozos.

우리도 그런 시기를 거쳤습니다. “이제 큰 회사가 될 거니까 전문 관리자들을 고용하자”. 그래서 잔뜩 뽑아봤습니다. (한숨을 쉬며) 전혀 먹히지 않았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멍청이들(bozos)이었습니다.

They knew how to manage, but they didn’t know how to do anything! And so, if you are a great person, why do you wanna work for someone who can’t learn from it? You know who the best managers are? They are the great individual contributors who never ever want to be a manager. But decided they have to be a manager, because no one else is gonna be able to do as good a job as them.

그들은 사람들을 관리할 줄만 알았지, 할 줄 아는 게 없었습니다! 게다가, 당신이 정말 뛰어난 사람이라면, 배울 게 없는 사람 밑에서 일하고 싶겠습니까? (깨달았다는 듯이) 누가 가장 뛰어난 매니저인 줄 알아요? 절대 매니저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 전문가입니다. 본인이 가장 일을 잘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만큼 일을 잘해낼 수 없기 때문에 관리자가 됩니다.

격하게 공감하는 한 마디 한 마디 말들. 우리 회사에는 중간관리자가 없다. 그리고 앞으로 한동안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하는 이런 회사를 보았고, 경험했기 때문이다. 한 명 한 명이 전문가들이고, 자신의 분야에서 정말 뛰어난 성과를 발휘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이제는 어느 정도 그런 모습을 갖췄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스타트업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날카로운 칼이 아닐까.

50,000 Dollars

또 다른 큰 마일스톤. 작년 5월에 2000달러를 기록했던 월 정액 매출이, 9개월 후 2만달러, 그로부터 7개월 후인 지금 5만 달러가 됐다. SaaS (Software as a service) 사업은 정말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 결제 되는 금액이 하나씩 모여서 매출을 만들어내고, 우리는 그 하나 하나에 감사하며 일한다. 마케팅 또는 영업에 쓰는 돈은 거의 없고, 블로그를 통해 우리가 알아낸 것들을 공유하고, 어드바이저를 통해 의사 결정권이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기존 고객들이 주변에 알리는 방식으로 고객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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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우리가 고객이라고 부를 수 있는 회사들도 늘어났다. 좋은 점은, 한 두개의 회사가 우리의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말은, 한 두 고객이 우리더러 이리 가라 저리 가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품의 의사 결정을 내린다.

함께 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어제 랜딩 페이지를 손보며, 팀원들 프로필 사진을 하나씩 찍어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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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근하면서 Celina Lee가 진행하는 Give One Dream이라는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Kobre & Kim이라는 글로벌 로펌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대표인 Michael Kim과의 인터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15년전에 부엌에서 갓난아기를 돌보며 창업한 회사를, 이제 10개 오피스에서 300명을 고용하는 대형 로펌으로 성장시켰는데, 그런 그에게 ‘성공의 기준’ 또는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봤을 때 그가 했던 대답이 재미있었고 공감이 됐다.

“Being able to do what I want to do without anyone messing with me”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자유”

회사를 창업할 때의 목표가 그것이었고, 15년이 지난 지금, 가장 만족스러운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했을 때의 대답 역시 이것이었다.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마음 먹으면 갈 수 있고, 본인이 집중해서 하고 싶은 일을 골라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자신의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내가 스타트업을 해야겠다고 했던 이유도, 돌이켜보면 이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창업자라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원하는 일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은 일에서 얻는 행복에 큰 영향을 주었다. MBA를 마쳤지만 나는 여전히 코딩하는 게 재미있고, 그래서 한때는 다른 건 아무 것도 안하고 하루 종일 코딩만 한 적도 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미루거나 그 일을 잘 하는 사람을 찾아서 맡긴 후에, 내가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거나, 내가 꼭 해야만 하거나, 아니면 내가 제일 잘하는 일에 집중한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툴들이 몇 개 있어서 소개한다.

업워크(Upwork)

프리랜서를 찾는 플랫폼이다. 시간 단위로 돈이 지급되고, 리뷰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좋은 사람들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 손으로 해야만 하는 일들은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셜린이 바로 바로 처리해주고, 수동으로 인보이스 보내는 작업은 플로리다에 사는 애쉴리가, 그리고 정기적인 QA는 러시아에 있는 드미트리가 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전문성에 따라 시간당 비용은 5달러에서 80달러 사이로 다양한데, 그 다양한 범위를 모두 커버한다는 것이 이 플랫폼의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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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워크(Upwork)에서 내가 채용한 사람들

 

벤치(bench.co)

회계와 관련된 일은 모두 퀵북(Quickbooks)으로 처리하고, 현금 사용은 전혀 없어서 모두 자동 기록이 되기는 하지만, 장부를 정리하는 건 여전히 귀찮은 일이라 자꾸 미루게 된다. 몰아서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을 몇 번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지난 달부터 이 서비스를 쓰기 시작했다. 한 달에 250달러 정도 내면 장부 정리를 알아서 해 주고, 항목별 매출과 비용 현황을 예쁘게 그려 준다. 아직은 써본 지 얼마 안되어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직원들이 너무나 친절해서 지금까지는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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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bench.co)

 

베어메트릭스(baremetrics)

SaaS 회사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들인 월 정액 매출(monthly recurring revenue), 고객 유지 비율(retention rate),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등을 손 하나 안대고 볼 수 있게 해준다. 결제 시스템인 스트라이프(Stripe)와 연동해두면, 신규 유료 고객이 생기거나, 그 고객이 업그레이드하거나, 떠나는 사건 등이 미치는 영향을 바로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건, 홈페이지에서 라이브 데모(live demo)를 클릭했을 때 보이는 데모가 바로 이 회사의 대시보드라는 것이다. 내가 처음 가입했을 때 월 5만 달러 남짓 하던 매출이 지금은 월 10만 달러가 됐는데 내 일처럼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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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메트릭스(baremetrics)

미국의 콜 문화

우리 회사는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위치하고 있지만, 고객의 대부분은 이 근처가 아닌 미국 동부 또는 유럽에 있다. 뉴욕, 런던, 그리고 LA가 음악 산업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불편하다는 생각은 거의 들지 않는다. 대부분의 일이 이메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멀리 있는 고객을 위해 굳이 지사를 두거나 내가 그 곳으로 가야 할 필요가 없는 이유는 ‘콜 문화’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이 가까이 연결되어 있어서, 그리고 미국 땅 자체가 커서인지는 몰라도, 미국은 정말 전화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그래서 내 캘린더의 오전 시간은 이런 짧은 전화 통화 약속들로 차 있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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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주의 내 캘린더

오라클에서 일할 때, 내 상사가 Senior Director (부장급)였는데, 그 사람의 달력을 볼 때마다 경이롭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30분 또는 한 시간짜리 전화 약속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다보니 그의 사무실에서는 항상 전화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난 이 사람이 뭐 이렇게 전화를 많이 하나 생각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자신의 상사와, 직원들과, 고객들과, 그리고 파트너들과의 의사 결정 대부분을 전화로 하다 보니 그렇게 전화할 일이 많았던 것이다.

이렇게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의 일과가 전화 통화로 차 있다보니, 스타트업의 CEO로서 좋은 점은 그들의 시간을 얻기가 쉽다는 것이다. 그들이 하루 평균 10개의 30분짜리 콜을 한다고 하면 금요일을 제외하고라도 일주일에 40명과 대화를 할 수 있고, 한달에는 160명이다. 그러다보니 정말 큰 회사의 임원이라 할 지라도 2~3주만 기다리면 전화 약속이 잡히고, 약속이 잡히면 그 사람과 반드시 직접 전화 연결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직급이 낮거나 의사 결정 권한이 없는 사람과 서로 시간 낭비를 할 일이 없다는 것이다. 상대방 회사의 직원과 연결이 되더라도, 30분의 전화 후에는 그 사람이 의사결정 권한이 있는 사람을 찾아 바로 연결을 해 주거나, 전화할 때 그 사람을 회의에 초대한다. 그래서 계단을 밟고 올라가듯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설득하면서 올라갈 필요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나를 연결해줄 때도, 상대 회사에서 정확하게 우리 회사가 하는 일과 관련이 있는 사람과 연결을 해 주는 것이 관행이고 일반적이다. 아래는 얼마 전에 누군가가 나를 다른 회사의 임원과 연결해주면서 보낸 이메일이다.

***,
Long time! Hope all is well. Wanted to introduce you to Sung over at Chartmetric. Not sure if you have been following them but they are doing some amazing things with the Spotify data and API and I thought the two of you should meet. They have pretty much become the gold standard when it comes to Spotify Playlist analytics. In the past, I enjoyed our conversations on everything Spotify and Playlisting and was hoping you could point Sung in the right direction when it comes to doing something more strategic with you guys (hopefully you already use their tools)….

Sung,
*** is the Vice President, Streaming & Playlisting Strategy at *** Records. She is a brilliant mind who saw all this coming while she was still at Sony. We worked together on some of the first Pre-save campaigns we did and was always impressed by her knowledge and insight and just her ability to get things done at Sony. Hopefully the two of you can connect and do something meaningful.

내가 답장을 보낸 후 바로 그 사람에게서 답장이 왔고, 서로에게 맞는 시간을 찾기 위해 자신의 비서를 이메일에 추가했다. 그가 아무리 바쁜 사람이라 할 지라도 1~2주 후에 반드시 전화 약속이 잡힐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경우에 30분의 전화 통화면 중요한 이야기를 다 나눌 수 있다. 처음 5분은 각자 소개에 쓰고, 다음 15분동안 제품 소개를 하며 우리가 왜 이런 것을 만들었는지,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를 이야기하고, 다음 10분은 그 다음 단계로 무엇을 하면 될 지를 이야기한다. 굳이 내가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거나, 저녁을 먹고 술을 먹으며 2~3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다. 친구 사이로 발전시키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아래는 지금 읽고 있는 리처드 브랜슨의 자서전, ‘Losing My Virginity‘의 한 대목인데, 전화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영국과 미국 기업 문화의 극치를 보여준다.

Nervously, I picked up the telephone, called Boeing and asked to speak to the CEO, Phil Conduit. I asked him whether, if we bought ten new Boeing 747-400s, he would throw in the individual seat-back videos in economy class. Phil was amazed that anyone was thinking of buying planes during that recession, and he readily agreed. I then called Jean Pierson at Airbus, and asked him the same question about the new Airbus. He agreed. After a few further enquiries, we discovered that it was easier to get £4 billion credit to buy eighteen new aircraft than it was to get £10 million credit for the seat-back video sets. As a result, Virgin Atlantic suddenly had a brand-new fleet of planes, the youngest and most modern fleet in the industry, at the cheapest price we’ve ever been able to acquire planes before or since.

– Richard Branson, “Losing My Virginity”, p399.

초초해하며 나는 전화기를 들어 보잉에 전화해서 CEO와 통화를 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보잉 747 10대를 살테니 이코노미 클래스 의자에 스크린을 설치해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경기 불황 중에 비행기를 사겠다는 것을 놀라하며 즉시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나는 곧 에어버스(Airbus)의 CEO에게도 전화했다. 그도 역시 해주겠다고 했다. 몇 번 더 전화 끝에, £4B (약 6조원)의 융자를 받았고, 우리는 업계에서 가장 최신형의 비행기를 가장 싼 가격에 살 수 있었다.

무려 6조원을 빌려서 비행기 수십 대를 산 과정이 전화 몇 통화로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겨우 몇 시간만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나진 않았겠지만, 몇 시간만에 일어났다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리처드 브랜슨도  그렇고, 전화 통화를 한 상대방 역시 의사 결정 권한을 가진 CEO들이었기 때문이다.

수십, 수백조원의 기업가치를 지닌 회사의 CEO가 다른 스태프들에게 물어보거나 도움을 받지 않고도 그 자리에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이유가 뭘까?

사업을 하면서 다른 회사의 CEO들과 직접 통화를 할 일이 많았는데, 그들이 얼마나 자세한 부분까지 깊이 알고 있는지를 보며 놀란 적이 많다. 그래서 나 역시 그들이 궁금해할만한 매우 자세하고 기술적인 내용까지도 항상 기억하게 된다. 몇달 전 큰 이슈가 되었던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 사건과 관련해서 지난 4월 마크 저커버그가 미국 의회 앞에서 소위 ‘청문회(Senate hearing)’를 했었는데, 이를 들어보면 얼마나 그가 페이스북의 정책과 기술에 대해 얼마나 상세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아래는 나를 가장 감동시킨 마크 저커버그의 답변 (비디오 보기):

It’s clear now that we didn’t do enough to prevent these tools from being used for harm as well. That goes for fake news, foreign interference in elections, and hate speech, as well as developers and data privacy. We didn’t take a broad enough view of our responsibility, and that was a big mistake. It was my mistake, and I’m sorry. I started Facebook, I run it, and I’m responsible for what happens here.

우리가 이 도구들이 나쁜 목적 – 가짜 뉴스, 외국인의 선거 개입, 비방, 개인 정보 침해 등 – 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충분한 조취를 취하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책임에 대해 충분히 넓게 생각하지 않았고, 그것은 실수입니다. 그것은 제 실수이고, 그래서 사과합니다. 제가 페이스북을 시작했고, 지금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책임이 있습니다.

물론 국회 앞이고, 청문회를 시작하기 전에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서 한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말을 할 때 마크의 표정을 보면 정말 진지하고, 본인에게 책임이 있다고 실제로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요한 의사 결정에 모두 관여하지 않은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태도가 아니다.

미국과 서양의 기업 문화에서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지만, 이렇게 위로 올라갈수록 디테일에 강하고 의사 결정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좋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가장 행복한 사람은 그러한 상사 아래에서 일하는 직원들이다. 불필요하게 외부 미팅에 끌려다니며 수행원 행세를 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이 가장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전문적인 일을 하는 데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전문성을 오랫동안 쌓다 보면 자연스럽게 몸값이 높아지고, 다른 회사에서 곧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다. 이런 현상이 극대화되어 모든 직원들이 소위 ‘전문직’의 품위와 보상을 누리는 곳, 그 곳이 실리콘밸리가 아닐까 한다.

[1] 구글에서 ‘콜 문화’로 검색해보니 에스티마(임정욱)님이 2016년에 비슷한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다. 을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갑에게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되고, 전화로 대부분의 논의를 하는 것이 처음에 신기했다는 내용. https://estimastory.com/2016/01/24/conferencec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