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를 전달해서 $28M 투자를 받은 이야기

오늘 읽은 글 하나 소개. 지난번 블로그에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우리는 투자자를 설득하기 위해서,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 제품의 장점과 숫자에 집중하게 되기 쉽지만, 정작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스토리’라는 내용이었다. Medium에 올라온 이 글은 Munchery라는 스타트업의 창업자가 $28M (약 300억원)의 투자를 받게 되기까지의 내용을 글로 쓴 건데 가볍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꼭 ‘도망쳐 나와 보트 타고 건넜다는’ 이야기가 있어야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3년간 갈고 닦은 피치(pitch)를 그대로 소개했으니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트라이: 제 이름은 Tri이며, 저는 이민자입니다. 베트남에서 보트로 도망쳐 나온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죠. 11살때 할머니와 형, 그리고 다른 100명의 사람과 함께 도망쳤고, 강렬한 태양이 쪼이는 망망대해에 5일간 있기도 했습니다.

TRI: Hi, my name is Tri and I’m an immigrant. I’m one of those escaping boat people from Vietnam you might have heard about. When I was 11 years old, I escaped with my grandma and older brother in a tiny boat with 100 people packed like sardines. We were in the open sea, under the hot tropical sun, for 5 days.

그리고 이렇게 진행된다.

콘래드: 저는 트라이를 10년간 알고 지냈습니다. 버클리 스타트업에서 처음 만났죠. Munchery에 대한 아이디어를 들었을 당시 저축한 돈이 많지 않았고 우리 둘 다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안락하고 높은 연봉을 주는 직업을 그만뒀죠. 실패는 옵션이 아니었습니다. 둘 다 가족이 있었으니까요.

CONRAD: I’ve known Tri for over 10 years now. We first met at a Berkeley startup as early team members, where he ran engineering and I ran UX. When Tri told me about the idea of Munchery, he was trying to solve a problem I knew very well. At the time, I had a 1 month old and a 16 month old and it was really hard to plan for dinner. I didn’t have much savings as a safety net and we both had really young kids. With the blessing of our wives, we both took a calculated risk and kissed our comfortable, high-paying day jobs goodbye to start Munchery. Failing wasn’t really an option. Our families were on the line.

여기서 중요한 건, 투자자에게 있어서 ‘우리는 장난으로 하는 거 아니고,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해낼 것이다. 그리고 이 창업팀은 즉석에서 결성된 것이 아닌, 오랜 시간 검증을 통해 단단히 다진 관계를 가지고 있다’라는 내용을 전달해야 한다는 것. 그게 부족한 회사에 투자했다가 투자금을 손실 처리해본 경험이 있기에 더 공감이 간다.

수영 선수 다이애나 나이아드가 준 교훈, 그리고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말

최근 윤지만(@jiman_yoon)씨의 트윗블로그를 팔로우하고 있다. 뉴스 중독자이며, 애플 제품에 관심 많은 수의사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트위터 내용도 좋지만 그의 블로그에 정말 좋은 정보와 감동적인 내용이 참 많다. 얼마 전에 그의 추천으로 Overcast라는 팟캐스트 앱을 받았는데, 뭘 들어볼까 검색하다가 NPR: Ted Talk이라는 것을 봤다. TED에 참 좋은 강연이 많지만, 일일이 보다보면 별 내용이 없는 것들도 있어 어떻게 좋은 강연을 찾아낼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NPR에서 좋은 TED 토크를 선정해준다니 반가웠다.

아침에 운동하면서 NPR: Ted Talk 팟캐스트를 듣는데 다이애나 나이아드(Diana Nyad)와의 인터뷰가 나오길래 누구인가 하고 유심히 들었더니 수영 선수였다. 어렸을 때 그리스 출신의 아버지로부터 들은 “너는 챔피언이다. 그건 운명이다.”라는 말에 꽂혀 수영을 계속 했는데, 언젠가 쿠바에서 플로리다까지의 바다 164km를 수영으로 건너는 최초의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있다가 60세가 되어서야 그 꿈에 대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했고, 4번의 실패 후, 2013년 9월 2일,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성공해냈다. 강한 조류와 독성이 강한 해파리들, 그리고 상어가 있는 바다를 수영으로 건넌 것이다.

아래는 2011년, 자신을 죽음의 문턱까지 데려간 해파리 독성으로 인해 세 번째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후 TED에서 했던 연설이다.

마지막 말이 인상적이다. “결국 저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자비(Grace)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도전할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2012년에 다시 도전했다. 네 번째 시도도 폭풍과 해파리로 인해 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미디어에서도 거의 다루지 않았다.

2013년 8월, 그는 또 도전했다. 이번에는 해파리를 완전히 막을 수 있도록 온 몸을 수영복으로 감싸고 머리에 마스크도 쓰고서. 30명의 스태프가 함께 했다. 깜깜한 바다 속에서 존 레넌(John Lennon)의 이매진(Imagine)을 천 번 듣고(9시간어치 분량이다), 53시간의 수영 끝에 해낸 일이다. 아래는 그 후에 그가 했던 TED 연설이다. 제목은 “Never, never give up”. 삶의 가장 큰 목표를 이루고 나서인지, 얼굴이 참 밝고, 2011년때보다 오히려 더 젊어진 느낌이다.

해파리 천식과 어깨 통증 때문에 실패했던 경험과, 해파리 독에 쏘여 실패했던 경험이 있는데 어떻게 또 도전해서 결국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 NPR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죽음보다 더 두려웠던 건 실패였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는 또한 “인생이 너무 짧고 소중하기 때문입니다”라는 말도 덧붙인다. 하지만 내가 가장 인상깊게 들었던 부분은,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궁금해서 원문을 찾아봤다. 명문이다. (출처: Goodreads.com)

비평가들은 필요없습니다. 어떻게 강한 사람이 쓰러지고, 어떤 게 부족했고 뭘 더 잘했어야 하는지 말하는 사람들 말입니다. 칭찬은 전장 안에서, 먼지와 땀과 피를 뒤집어쓰고, 실패하고, 또 실패하는 사람, 노력에는 실패가 뒤따르기 마련임을 아는 사람, 가치 있는 목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그 길의 끝에는 빛나는 성공이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실패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실패를 하더라도, 그 자리가 성공이나 실패가 뭔지를 모르는 차갑운 겁장이 영혼들에게는 돌아가지 않도록 말입니다.

“It is not the critic who counts; not the man who points out how the strong man stumbles, or where the doer of deeds could have done them better. The credit belongs to the man who is actually in the arena, whose face is marred by dust and sweat and blood; who strives valiantly; who errs, who comes short again and again, because there is no effort without error and shortcoming; but who does actually strive to do the deeds; who knows great enthusiasms, the great devotions; who spends himself in a worthy cause; who at the best knows in the end the triumph of high achievement, and who at the worst, if he fails, at least fails while daring greatly, so that his place shall never be with those cold and timid souls who neither know victory nor defeat.” – Theodore Roosevelt

반성하게 된다.

상상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말의 의미

최근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먼저 몇 주 전 감동적으로 봤던 동영상을 하나 소개한다. 찰리 로즈가 TED 컨퍼런스에서 래리 페이지와 함께 나누었던 대담이다. 대화의 주제는 “구글의 다음 움직임은 무엇인가?”였다.

동영상을 끝까지 보기가 부담스럽다면 TED 페이지에서 전문을 글로 읽을 수 있다.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매출 60조원, 직원 5만명을 가진 소프트웨어 회사의 CEO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소름끼치기까지 한다. 어눌한 말투와 어색한 목소리 뒤에, 그가 가진 큰 비전과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열망이 강하게 느껴진다. 몇 가지 인용해보면 아래와 같다.

구글이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검색에 대해 생각해보죠. 사람들이 무엇을 찾고 싶어하는지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연결하는 것. 그것을 생각하면 우린 아직도 정말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황당한 일이죠. 15년동안 연구해왔는데 아직도 멀었다니. (But actually, when I think about search, it’s such a deep thing for all of us, to really understand what you want, to understand the world’s information, and we’re still very much in the early stages of that, which is totally crazy. We’ve been at it for 15 years already, but it’s not at all done.)

딥 마인드(Deep Mind)를 왜 인수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컴퓨터가 정말 배우고 이해를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했죠. 유투브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머신 러닝을 유투브에 적용해봤더니, 스스로 고양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내더라구요. 이건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딥 마인드가 끝내주는 건, 컴퓨터가 사람의 도움 없이(unsupervised) 스스로 개념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지요. (Can we understand YouTube? But we actually ran machine learning on YouTube and it discovered cats, just by itself. Now, that’s an important concept. And we realized there’s really something here. If we can learn what cats are, that must be really important. what’s really amazing about Deep Mind is that it can actually — they’re learning things in this unsupervised way.)

무인 자동차 프로젝트를 왜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냥, 현재의 교통 시스템이 마음에 안들었어요. 버스를 타야 하고 기다려야 하고. 미시건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눈이 오고 정말 추웠지요. 그 때 조사를 좀 해봤는데 그 때부터 교통 시스템에 매료됐어요. 18년 전에, 사람들이 무인 자동차를 연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아주 흥미로웠어요. 생각해보세요. 1년에 교통 사고로 2천만명 이상이 부상을 당해요. 그리고 가장 주된 사망 원인 중 하나지요. 사람을 살리는 것도 하나지만,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어요. LA를 보세요. 도시의 절반이 주차장과 도로입니다. 다른 곳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Yeah. I guess I was just frustrated with this when I was at college in Michigan. I had to get on the bus and take it and wait for it. And it was cold and snowing. I did some research on how much it cost,and I just became a bit obsessed with transportation systems. About 18 years ago I learned about people working on automated cars, and I became fascinated by that, and it takes a while to get these projects going, but I’m super excited about the possibilities of that improving the world. There’s 20 million people or more injured per year. It’s the leading cause of death for people under 34 in the U.S. Yeah, and also saving space and making life better. Los Angeles is half parking lots and roads, half of the area, and most cities are not far behind, actually. It’s just crazy that that’s what we use our space for.)

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기술에 대해 알게 될수록 제가 아는 것이 적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왜냐하면 기술로 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될수록 그것으로 해낼 수 있는 더 많은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죠. (the more I learn about technology, the more I realize I don’t know, and that’s because this technological horizon, the thing that you can see to do next, the more you learn about technology, the more you learn what’s possible.)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신(state of mind, quality of mind)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항상 미래에 대해 생각합니다.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우리가 어떻게 그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거기에 집중하고 빠른 속도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 궁금증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고 실행하지 않는 것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겠죠. 리스크를 지고 말이죠. (I just try to focus on that and say, what is that future really going to be and how do we create it, and how do we cause our organization, to really focus on that and drive that at a really high rate? And so that’s been curiosity, it’s been looking at things people might not think about, working on things that no one else is working on, because that’s where the additionality really is,and be willing to do that, to take that risk.)

이 비디오를 보고 감동에 젖어 있을 무렵, 래리 페이지에 대한 또 하나의 글을 보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실린, ‘래리 페이지의 컴백에 관해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 (The Untold Story of Larry Page’s Incredible Comeback)’라는 글이다. 아주 긴 글인데, 주말을 이용해서 정독해볼 가치가 있다. 흔히 구글의 창업자를 이야기할 때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이야기하는데, 이 글을 보면, 실질적인 리더는 줄곧 래리 페이지였음을 알 수 있다. 하루 아침에 프로그램 매니저를 모두 해고하는 등 돌발적인 행동을 보인 탓에 (그 이유는, 엔지니어는 절대 비 엔지니어로부터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에릭 슈미츠를 CEO로 영입하는 것에 동의해야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관리 권한도 잃었다.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것이다.

구글은 가장 뛰어난 엔지니어들만을 고용했기 때문에, 래리는 그들을 감독하는 것이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그는, 프로젝트 매니저들 때문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엔지니어들이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생각했다. (Since Google hired only the most talented engineers, he thought that extra layer of supervision was not just unnecessary but also an impediment. He also suspected that Google’s project managers were steering engineers away from working on projects that were personally important to him.)

래리 페이지는 구글의 스티브 잡스였다. (Larry Page is the Steve Jobs of Google.)

그리고 스티브 잡스처럼, 그는 큰 야망과 새로운 결심을 가지고 돌아왔다. (Then, like Jobs, Page came back with wild ambitions and a new resolve.)

아래는 그의 경영 원칙. 참 마음에 드는 원칙들이다: 1) 다른 사람에게 일을 위임하지 말 것, 2) 도움이 되고 있지 않으면 다른 사람 일하는 것 방해하지 말 것, 3) 관료주의에 젖지 말 것, 4) 나이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5) 최악은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일에 대고 ‘그건 안돼’라고 말하는 것임. 그렇게 말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나서서 도와줄 것.

  • Don’t delegate: Do everything you can yourself to make things go faster.
  • Don’t get in the way if you’re not adding value. Let the people actually doing the work talk to each other while you go do something else.
  • Don’t be a bureaucrat.
  • Ideas are more important than age. Just because someone is junior doesn’t mean they don’t deserve respect and cooperation.
  • The worst thing you can do is stop someone from doing something by saying, “No. Period.” If you say no, you have to help them find a better way to get it done.

그리고 래리 페이지가 CEO로 복귀하기 직전에 있었던 일. 제품 리뷰 회의에서 한 임원이 ‘사람들이 가게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을 발표하고 있는데 래리가 갑자기 끼어들더니 한마디 “우리는 이런 거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정말 큰 문제를 해결해서 수백만명에게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듭니다. 안드로이드를 보세요, 지메일을 보세요, 구글 지도를 보세요. 그게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In the fall of 2010, Page’s frustrations flared out into the open during a product-review meeting. Eric Schmidt, Brin, Page, and Google’s top product executives were there along with their respective senior staffs. Page, as usual, sat quietly at the table looking at his phone. Up front, an executive pitched a new product that helped users find the right offline store to do their shopping.

The executive was well into his pitch when, suddenly, Page interrupted him.

“No,” Page said emphatically. “We don’t do this.”

The room grew quiet.

“We build products that leverage technology to solve huge problems for hundreds of millions of people.”

He went on. “Look at Android. Look at Gmail. Look at Google Maps. Look at Google Search. That’s what we do. We build products you can’t live without.”

내가 구글 PM 인터뷰를 할 때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다. 인터뷰어가 물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엔지니어 5명이 당신에게 있다면 무엇을 만들고 싶습니까?” 생각지 못했던 질문이었는데, 마침 교회에서 만났던 방사선과 의사가 수백 수천 장이나 되는 CT 촬영 결과를 일일이 확인하고 판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나서, CT 촬영 판독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적어도 의사가 주의 깊게 봐야 하는 부위를 표시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좋겠다고 대답했는데, 그 이후 탈락한 것을 보면 내 대답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나보다.

구글이 자동차, 온도 조절기, 로봇, 텔레비전 등의 사업에 진출한 것이 랜덤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거기에는 공통된 목적이 있다. 우리가 이용하는 모든 것이 인공 지능 컴퓨터와 연결되어서 그 컴퓨터가 우리의 행동 패턴을 인식해서 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도 전에 결과를 갖다주는 것. 래리 페이지가 여러 번 이야기했듯, 언젠가 이 인공 지능은 우리 뇌에 직접 심어져서 연결될 지도 모르겠다. (So while it may seem random for Google to get into businesses as diverse as cars, thermostats, robotics, and TV production, there is an overriding objective behind it all: Page is envisioning a world where everything we touch is connected with and understood by an artificially intelligent computer that can discern patterns from our activity and learn to anticipate our needs before we even know we have them. Someday, Page has said several times, this AI will be hooked directly to our brains — perhaps through an implant.)

래리 페이지는 2012년에 구글 투자자들에게 이야기했다.

당신이 상상하는 것은 무엇이든 아마 만들어낼 수 있을겁니다. 그저 상상해보고 만들기 시작하면 됩니다” (“Anything you can imagine probably is doable,” Page told Google investors in 2012. “You just have to imagine it and work on it.”)

한편, 애플 CEO 팀 쿡도 얼마전 비츠를 인수한 이유를 설명하며 비슷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우리는 사실 상상할 수 있는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We could build just about anything that you could dream of)

애플은 뭐든지 만들 수 있는 회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츠를 인수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 정말로, 수만 명의 우수한 엔지니어들을 고용하고 있고 그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수십조원의 돈이 있다면, 상상하는 건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 허풍만은 아닐 지 모르겠다.

주말에 본 한 권의 책과 두 편의 영화

오늘은 메모리얼 위켄드(Memorial Weekend, 미국의 현충일에 해당하는 공휴일)의 마지막 날이다. 주말동안 읽었던 책 한 권과 봤던 다큐멘터리 두 편에서 받은 교훈과 감동을 글로 나누고자 한다.

1. Tell to Win (텔 투 윈)

피터 구버의 텔 투 윈 (이기기 위해 이야기하라)

전 소니 픽쳐스 CEO였고, 현재 만달레이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CEO인 피터 구버 (Peter Guber)가 쓴 책이다. 영화 레인맨, 배트맨 등을 연출하기도 했던 사람이다. 얼마 전에 Fast Company의 기사를 보다가, “Why Storytelling Is The Ultimate Weapon (왜 스토리텔링이 최고의 무기인가)”라는 제목의 글을 인상 깊게 읽었는데 거기서 자세하게 소개되었길래 알게 된 책이다. 워낙 유명한 사람이 쓴 책이기도 하고, 아마존 리뷰가 정말 좋은데다,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이 추천했고, 무엇보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스토리텔러 사업가이자 ‘딜리버링 해피니스’의 저자 Tony Hsieh가 추천서를 썼길래 이번 주말을 투자해서 읽기로 했었다. 사람은 데이터에 의해 설득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에 의해 설득되고, 움직인다는 것이 책의 골자이다. 피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많은 예와 함께 소개되고 있어,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그것이 왜 중요하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블로그를 통해 내가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사실’이 아닌 ‘스토리’였고, 사실 전달보다는 스토리 전달이 훨씬 파급 효과가 크고 강력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에 책 내용에 더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책을 통해 깨달은 점에 대해서는 다음 블로그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다.

인터넷 서점에서 찾아봤는데 한국어 번역은 안나와있는 것 같다. 2011년 3월 9일자 전자신문에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이라는 제목으로 요약된 기사가 있다. 그리고 매일 경제 독서 클럽에도 내용이 간략히 정리되어 있다.

2. Out of the Wild: The Alaska Experiment (아웃 오브 더 와일드: 알래스카 실험)

아웃 오브 더 와일드: 알래스카 실험

넷플릭스에서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총 8편의 리얼리티 티비 쇼이다.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2009년에 방영되었다. 원래 픽션보다는 논픽션을 좋아해서 ‘디 어프렌티스(The Apprentice)’같은 쇼를 좋아했었지만, 이런 서바이벌 쇼는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었다. 미국에서 9명이 선발된다. 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알래스카에서 살아나와서 문명을 찾는 것이다. 비행기가 이들을 싣고 알래스카 깊은 산 속에 떨어뜨린다. 먹을 것은 제공되지 않으며 하이킹과 캠핑에 필요한 도구들 및 불을 피우는 도구 등이 제공된다. 그리고 밤을 지낼 수 있는 오두막집의 위치 등이 표시되어 있는 지도가 제공되는데, 보통 그 사이가 서로 10~20km씩 떨어져 있는데다, 엄청나게 무거운 짐을 들고 가야 하고, 영하 10~20도의 추위를 견디며 산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아주 혹독한 환경이다. 무엇보다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최종 목표점’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매번 캠프에 도착되면 ‘다음 목적지’까지의 지도만 있을 뿐이다. 최종 목적은 문명에 도달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더 가야, 며칠을 더 견뎌야 만날 수 있는지는 표시되어 있지 않다.

이들에게 ‘엑싯 exit 버튼’이 제공된다. 정 힘들고 참기 힘들면 언제든지 GPS 단말기의 버튼을 누를 수 있다. 그러면 구조 헬리콥터가 날아오고, 집에 갈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을 누르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한 번 누르면 되돌릴 수 없기에 누르는 것은 옵션이 아니다. 여행을 마치면 100만 달러의 상금이 이들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전진한다.

아웃 오브 더 와일드 참가자들 (참가자 전체 프로필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먹을 것이 제공되지 않기에 직접 먹을 것을 구해야 한다. 사냥용 총과 낚시대 등이 있지만, 눈이 내리는 겨울에 사냥감을 찾는 것 자체가 원래 어렵고, 원래 사냥을 하는 사람들도 아닌지라 이들은 항상 배고픔에 시달린다. 3일을 굶고 나서 쥐를 한 마리 잡아서 9명이서 나누어 먹는다. 그 다음엔 다람쥐, 새, 물고기.. 생전 먹어본 적 없는 음식들이지만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 그들에게 맛있고 맛없고는 상관이 없다.

가끔 싸우기도 한다. 극한의 상황에 처하면 감정적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9명 중 3명은 초기 단계에서 쉽게 포기하고, 나머지 두 명은 좀 더 진행되다 포기해서, 최종 목적지엔 4명만 도달하게 된다. 그들이 마침내 문명을 찾은 순간의 감격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 감격이 화면으로 보고 있는 나에게도 그대로 전달되었다.

문명이 없다면 오직 ‘생존’만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드는지가 경이롭다. 그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오직 ‘생존’을 위해 사용한다. 얼어 죽지 않기 위해 불을 만들고, 불을 피우고, 나무를 베고, 굶어 죽지 않기 위해 사냥하고, 그 곳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앞으로 걷는다.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배운 가장 큰 점은, 똑똑한사람, 경험 많은 사람, 체력 좋은 사람이 마지막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험이 가장 많았던 페니 존슨은 자신이 사냥을 나가 있는 동안 자신을 위해 먹을 것을 남겨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크게 화나서 초반에 포기했고, 체력이 가장 좋고 튼튼했던 24세 뉴저지의 경찰 댄은 자신의 체력을 과신한 나머지 힘을 너무 쓰다가 완전히 지쳐버려 탈락할 수밖에 없었다. 캐롤린은 똑똑하고 강했고,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끈기도 있었지만, 후반부에 가서 정신력이 약해졌고,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절망적이 되자 최종 목적지를 겨우 하루 남기고 결국 포기했다 (물론 그녀는 목적지가 가까웠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마짐막까지 성공한 네 명은 ‘긍정적인 사람들’이었다. 중간 중간 그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계속해서 인터뷰해서 보여주는데, 마지막 살아남은 사람들은 대개 이렇게 이야기했다. “정말 힘들고 배고픕니다. 집에 가고 싶고, 가족들도 그리워요. 하지만…”. 반면, 중간에 포기한 사람들은 “힘들고 배고픕니다. 이러다가는 포기해야 할 지도 몰라요.”라고 말한다. 그 차이이다. 상황이 어려운 점은 동일하지만,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상황을 설명한 뒤에 “그러나”라고 이야기한다그것이 성공과 실패를 가른 가장 큰 차이였다.

아이튠스에서 $14.99에 시리즈 전 편을 살 수 있다. 검색을 좀 해보니 누군가가 유투브에 모두 올려놓은 듯하다. 아래가 첫 편이다.

3. Turtle: The Incredible Journey (바다 거북의 경이로운 여행)

바다 거북의 경이로운 여행

이것도 넷플릭스에서 찾았다. 위 쇼에 별점 다섯을 주었더니 넷플릭스가 나에게 추천해준 다큐멘터리이다. 그동안 동물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많이 봤지만 이것은 특별했다. 무엇보다도 난 바다 거북이 이렇게 엄청난 거리의 여행을 하는 지는 전혀 몰랐다. 태어난 곳에서 일생을 사는 줄 알았는데, 이 거북은 무려 10,000km를 여행한다. 지구 둘레의 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엄청난 거리이다. 플로리다 해변에서 태어나, 게한테 먹힐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로 돌진해 이틀을 쉬지 않고 헤엄친다. 그리고 나서 거대한 해류에 도달한다. 이를 ‘바다 고속도로’라고도 하는데, 그 안에 상어, 고래를 비롯해서 수많은 물고기들이 함께 여행한다. 그 해류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는 동안 수많은 위험에 처한다. 거대한 화물선을 만나는 바람에 보금자리가 산산조각나기도 하고, 폭풍을 만나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한다. 모든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북쪽으로 간 후엔, 다시 남쪽으로 내려 온다. 그리고 아름다운 카리브해에 도착한다. 태어날 때 4.5cm이던 몸이 무려 1m 가까이 커진다. 거기서 15년을 지낸 후에 다시 플로리다로 돌아온다. 메이팅(mating)을 한 후 해변에 알을 낳는다. 그 엄청난 여행을 하고 돌아온 거북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고, 감격스러웠다.

미국과 유럽 사이의 대서양.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 거대한 바다를 왕복 여행한다. 겨우 시간당 8km의 속도로.

더 놀라운 것은 도대체 이를 어떻게 촬영했는가이다. 수 년간 거북을 따라다니며 촬영했는데, 마치 내가 거북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해 준다. 경이로운 바다 속 모습도 나오고, 오로라와 은하수의 모습도 담았다. 작은 거북 한 마리가 그 거대한 바다 속에서 방향을 찾아 가는 것도 놀랍다. 어디서 배운 것도 아닌데, 머리 속에 이미 모든 것이 프로그램된 것처럼, 그리고 바다 전체 지도를 머리 속에 담고 있는 것처럼 움직이다. 폭풍에 휩쓸려서 원래 경로에서 벗어날지라도 결국 다시 해류를 찾아간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헤엄쳐 간다. 말 그대로 ‘놀라운 incredible’ 생명체이다.

작년에 몰디브에서 야생 거북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 거북 역시 엄청나게 먼 길을 헤엄쳐 왔을 것이라 생각하니 경외심마저 든다. 그리고 멸종되어가는 동식물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중국 사람들은 거북을 먹는다고 하는데,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서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 싶다. 네이버에 소개 페이지가 있는 것을 보니 한국에서 방영된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이튠스에서 $5.99에 사거나 $2.99에 렌트할 수 있다. 아래에서 트레일러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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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도시의 시장이 된 최초의 한인, 강석희

오늘 멋진 분을 만났다. 강석희 어바인(Irvine) 시장이다. 어바인은 22만명이 사는, 캘리포니아 주 LA 남쪽 약 40분 거리의 부유한 도시이다[]. 이번에 행사가 있어서 내가 사는 동네에 오셨는데, 마침 아내가 활동하고 있는 북가주 고대 동문회 사람들과 만나 저녁 식사하는 자리가 있다고 하기에 같이 나갔다(강석희 시장은 한국에서 고려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2009년에 출판한 책 “유리천장 그 너머-세일즈맨에서 시장까지, 강석희의 꿈과 도전“, 및 얼마 전에 K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글로벌 성공 시대 (미국에선 OnDemandKorea에서 볼 수 있다)’를 통해 한국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질리 후드’가 이런 말을 한다.

질리 후드, K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에 산다는 것도 즐겁지만, 또 즐거운 것은 한국에서 이민 온 사람이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의 시장이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또, 전 LA타임즈 기자 ‘스티브 첨’은 이야기한다.

그는 항상 인기가 많지는 않았지만 그는 강합니다. 그리고 정말 한결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그것이 많은 사람들이 정당과 관계 없이 그를 지지하는 이유입니다.

한인 1세 최초 직선 시장‘, ‘어바인 시의 최초 유색인 시장‘, ‘64.1%라는, 어바인 역사상 가장 높은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시장’. 실제 만난 그는 매우 차분한 모습이었다. 열 다섯명 정도가 저녁 식사에 참석했는데, 질문이 하도 많아서 거의 식사를 제대로 못하셨다. 몇 가지 기억에 남았던 질문과 답변을 정리해 본다.

질문: 어떻게 해서 시장에 출마할 생각을 하셨고, 당선이 되셨나요?

사실 처음에는 생각 안했습니다. 서킷 시티에서 일하다가 나와 있는데 주변 사람들의 권유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심지어 미국에서 학교를 나오지도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시장 출마를 하나?’ 하고 생각했는데, 주변 사람들의 격려로 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됐지요.

처음엔 저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일단 얼굴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려 4만 가구를 직접 돌았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했더니 알아주는 사람들이 생기더군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좋게 봐 주는 사람들이요. 그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저를 소개했고, 순식간에 제 이름과 존재가 어바인 시에 알려졌습니다. 그 결과 2만표 이상을 얻어서 시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질문: 서킷 시티(Circuit City)에서 일하신 것이 시장에 당선되는데, 그리고 시장으로서 일하는 데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요?

전자제품을 파는 서킷 시티는 미국에 이민 와서 제가 처음 취직했던 곳입니다. 매장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최저 임금이었던 시간당 2.5달러를 받았습니다. 정말 열심히 일했지요. 서킷 시티에서 당시 금성 제품을 판 덕에 제가 한국 전자 제품을 담당했습니다. 금성, LG, 삼성으로 넘어가면서 한국 제품의 브랜드 인지도가 더 높아졌고, 제 매출도 올라갔죠. 고객에게 물건을 팔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질문: 한국에서 대학 졸업하고 미국에 오셨는데 어떻게 영어를 극복하셨나요?

지금도 영어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가슴과 가슴이 만나면 (heart-to-heart) 된다고 믿습니다. 청산유수의 말이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에 맞게,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으로 의사소통해서 인간적으로 만날 때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이 역시 서킷 시티에서 세일즈를 하며 배운 것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 이름이 ‘석희’입니다. 영어로는 “Suk-hee”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수키’라고 발음합니다. 수키는 인도에서 ‘행복’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인도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가서 연설할 때는 이런 말로 시작합니다. ‘Suk-hee means happiness (수키는 행복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분위기가 금새 누그러지고 사람들이 제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한 번은 이런 AIPAC행사에 나가서 연설을 한 적이 있습니다. AIPAC이란 미국에 사는 유태인들의 단체인데, 힘이 매우 막강합니다. 대통령이라도 이 단체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지장이 있을 정도이지요. 이 곳에서 연설을 할 일이 있었습니다. 유태인 1,000명이 앉아 있는데 어떻게 말을 시작할까 고민이 됐습니다. 섣부른 농담을 잘못 했다가는 큰일 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말로 시작했습니다. “제 시 의회에 유태인이 세 명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이 두 명 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들이 한국인들을 동양의 유태인이라고 하더다.” 그랬더니 참석자 전체가 크게 웃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상원의원 등 많은 사람들이 연설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중에 저를 찾아와서 제 연설을 기억한다고 했습니다. 그게 중요한 것입니다. 듣는 사람들에게 맞추어, 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말을 하는 것. 그것이 유창한 영어 실력보다 더 중요합니다. 서킷 시티에서 세일즈맨으로 일하면서 배운 교훈입니다.

(다큐멘터리 성공시대 보면 아시겠지만, 강석희 시장의 영어는 발음도 좋고 매우 유창하다. 그리고 말이 명확하고 발음이 아주 깔끔하다. 쉽고 명확한 단어를 사용해서 상대방이 그 표현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강석희 어바인(Irvine) 시장님과 함께

그 외에도 시장으로 일하며 느끼는 어려움들, 그리고 보람 있었던 일 등에 대해 매우 상세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소셜 미디어를 지금보다 좀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 그것에 대한 의견을 말씀 드렸더니 나중에 연락을 달라고 하셨다. 숙제가 또 하나 늘었다. 🙂

강석희 시장은 내년에 미국 연방 하원 의원에 출마한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란, 미국 전역에서 435명밖에 뽑지 않는 자리이다. 3억 인구 중 435명.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거와 비슷하게 미국 전역을 지역구(county)로 나누고, 그 지역구마다 선거해서 지역구 대표를 뽑는다. 강석희 시장이 대표하는 지역구는 Irvine 시 뿐 아니라 라구나 힐(Laguna Hills) 등, 드라마 더 힐즈(The Hills)에 나오는 ‘오렌지 카운티의 비벌리 힐즈’ 같은 백인이 대부분인 부자 동네를  포함한다. 더구나, 어바인 시를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공화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민주당 대표인 그로서는 시작부터 불리한 곳이다. 하지만, 한국인 이민자로서 어바인 시의 시장이 된다는 것도 애초부터 불리한 일이 아니었던가. 그의 열심과 끈기가 그 분을 어디로 이끌 지 매우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성공시대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이 기억에 남아 여기 옮긴다.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인 그의 인생 드라마를 잘 보여준 이 다큐멘터리를 꼭 보시길 권한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진정성(consistancy)입니다. 어디에 있든, 무슨 일을 하든지간에 똑같은 모습으로 임하는 모습,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의 살아온 여정이 그대로 지속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을 보며 ‘진실되다. 진정성이 있다’고 믿는 것이죠.

현재 그의 아들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riceWaterhouseCoopers)의 컨설턴트로, 그의 딸은 Hulu 사의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자기가 두 살때 강석희 시장에게 사진을 보냈었다고 자랑하며, 시장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강석희'라며 수줍게 웃는 한 꼬마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