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지원서

MIT 1학년 학생으로부터 며칠 전에 받은 이메일 하나:

Hi! My name is G, and I, like you absolutely love music! Without writing a complex algorithm I could probably name a few artists off the top of my head that I believe could become chart toppers! But I don’t know how accurate that would be so if I added a few if statements here and there I could really contribute something useful to your project this summer. I am a freshman computer science major at MIT, and I would love nothing more than to be a part of your team this summer in a data analytics role! If you would like to further discuss my experience or opportunities with Chartmetric, feel free to contact me at this address!

하이! 제 이름은 G이고, 저도 당신처럼 음악을 정말 사랑합니다! 복잡한 알고리즘을 쓰지 않아도 이미 저는 앞으로 뜰 가수 몇 명을 바로 골라낼 수 있을 저도이죠! 그렇지만 그런 접근법은 얼마나 정확할 지 모르기 때문에 몇 가지 이야기를 더 한다면 당신의 프로젝트에 이번 여름에 뭔가 유용한 걸 기여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저는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는 MIT 1학년 학생인데, 차트메트릭에서의 데이터 분석 인턴십보다 더 하고 싶은 일은 없습니다. 이에 대해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이메일로 연락 주세요!

G

아래는 그와 함께 온 이력서(resume)이다. 이름과 주소 등은 지웠다. 고등학교 때 축구팀 주장이었고, 40시간의 비행 훈련을 마치고 홀로 10시간 비행한 경험까지 있다. 거기에 더해 내신은 1등급(3.9/4.0)이었고, 만점에 가까운 ACT 점수(35/36)를 받았고(전국 상위 0.8%에 해당), National Honor Society의 멤버였고, MIT에서는 전 과목 A+ 학점 (5.0/5.0)을 취득했다.

이력서가 흥미로운데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열정도 있는 점이 마음에 들지만, 아직 1학년이고 프로그래밍 경력이 많지 않아서 우리 회사에서 기여하기는 좀 부족할 것 같다고 짧게 답장했다. 그 후에 온 이메일.

I understand your concerns that I am currently a freshman and I realize that I will be a stronger candidate in the coming years. That being said, if you decide to move forward with me this summer, I can guarantee you that I will give my 100% to getting on board with the current challenges that Chartmetric faces and contributing to its cause. If there’s another programming language that I would have to learn, I am willing to do that on top of my already programming-heavy schedule here at MIT. If you would like to further discuss my experience or opportunities for another year, I will be available to schedule a call sometime soon. With all that said, I have a lot of respect for your company so I understand and respect your decision if you don’t feel comfortable hiring me for this summer.

당신의 걱정을 이해합니다. 내년이 되면 더 강한 후보가 되겠지요. 하지만, 저와 함께 가기로 한다면 차트메트릭이 가진 도전들에 준비가 될 수 있도록 제 100%를 쏟겠습니다. 다른 수업을 미리 듣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이미 빡센 MIT 수업 스케줄에 그 수업을 얹겠습니다. 제 경험에 대해 듣고 싶으시거나 내년에 있을 기회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다면 곧 전화 약속을 잡고 싶어요. 하지만, 저는 당신 회사를 존중하기 때문에, 제가 아직 이번 여름 인턴으로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끼신다면, 당신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합니다.

G

위 영어 문구는 어디 저장해두고 템플릿으로 써도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훌륭하다!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또 거절할 수가 없어 며칠 후에 전화 통화를 하기로 약속을 했고, 30분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들어보고, 또 차트메트릭이 온 길과 앞으로 갈 방향에 대해 설명해줬다. 결국, 프로그래밍을 해본 경험이 아직은 부족해서 올해 인턴으로는 부족할 것 같지만, 조금 더 수업을 들은 후에 내년에 꼭 지원해 달라고 이야기했다.

2년 전에도, 이렇게 인턴십 요청 이메일이 와서 처음에 거절했다가, 다시 온 이메일을 받고 감동해서 전화 통화를 하고, 결국 인턴으로 뽑아서 큰 도움을 받은 기억이 있다.

한국의 대학교 1학년 학생이 이런 이메일을 보낸다거나, 내가 보낸 이메일에 이렇게 답장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뭐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그냥 양쪽 교육 방식이나 문화에 어떤 차이가 있어서, 19살의 나이에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날까.

한국은 주입식 교육이고, 미국은 창의적 교육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들 하지만, 그것이 다인 것 같지는 않다. 미국에서도 주입식 교육이 있다. 암기는 교육의 일부이다.

내가 보기에 더 큰 차이는 책임을 지는 연습에 있는 것 같다. 미국에서는 학생들을 좀 더 성인으로 대우하고, 그렇기에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도록 한다. 이렇게 자라다 보니 대학교 1학년쯤 되었을 때는 이미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도 분명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패턴은 미국 뿐 아니라 서유럽과 북유럽 학생들에게서도 보인다.

아래는 그 전에 또 다른 MIT 학생에게서 받았던 이메일:

My name is N, and I’m a junior at MIT pursuing a dual degree in computer science and music. I’m extremely interested in the industry that combines the two together, and came across Chartmetric when looking into music tech companies in the Bay Area.

My background is a good mix of software, music, and the cross section of the two. I’ve taken the classic set of algorithms/coding courses, as well as music theory and history. I’ve also taken an electronic music composition class (where I learned audio processing, recording, DAW’s, synthesizers), and I’m currently taking an interactive music systems class (with Eran Egozy, a co-founder of Harmonix). I’d love to explore a little bit more in the industry side of things with music and software, and found the work you guys are doing at Chartmetric to be really interesting!

As such, I was wondering if you guys were looking for interns next summer; if so, I’ve attached my resume to this email and would love to learn more about the specifics of your work.

Thank you so much for your time, and I look forward to hearing from you soon!

제 이름은 N이고, 저는 MIT에서 컴퓨터 과학과 음악을 복수 전공으로 하고 있는 3학년 학생입니다. 저는 이 두가지를 결합한 인더스트리에 굉장한 관심이 있고, 실리콘밸리 지역의 회사를 알아보다가 차트메트릭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소프트웨어와 음악, 이 두 가지가 잘 배합된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고리즘과 코딩과 관련된 수업들을 이수한 것은 물론이고, 음악 이론과 역사도 배웠습니다. 심지어 EDM 음악 작곡 수업도 들은 적이 있어요. 이 분야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고 싶고, 그래서 여러분들이 차트메트릭에서 하는 일이 정말 흥미로워요!

올해 인턴을 뽑는지는 모르겠네요. 제 이력서를 첨부했습니다. 시간을 들여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조만간 답장이 오기를 바랄게요!

N

아래는 그와 함께 온 이력서. 2016년에 입학하자마자 MIT 의 음악 기술 실험실에서 경험을 쌓았고, 1학년 마친 여름 방학, 그리고 2학년 마친 여름 방학에 모두 인턴십 등으로 실질적인 경험을 쌓은 것이 돋보인다. 그 외에 MIT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여성 엔지니어 클럽, 그리고 수영 팀에서 리더십 역할을 맡았다는 것도 눈에 띈다. 또한 만점에 가까운 학점 (4.8/5.0)도.

이력서를 보자 마자 흥미가 생겨서 답장을 했고, 내가 1차 인터뷰를 먼저 하고, 2차 기술 인터뷰를 마친 후에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월급 4,000달러가 담긴 오퍼 레터를 보냈다. 그 후에, 작년 인턴 때 받은 급여 기준과 그 사이 쌓인 자신의 실력에 따르면 월 5000달러가 합리적인 보상이라고 생각한다는 답장이 왔다. 그것에 대해 내가 다시 한 번 딴지를 걸었고, 아래는 그 후에 온 이메일이다.

Thank you for taking the time out of your busy schedule to continue the conversation and for understanding where I’m coming from.
I definitely see your concern about the salary of an intern with respect to the pay of full time employees. I agree that, above all, working at Chartmetric will be an incredible learning experience for me—which I am very grateful for the opportunity to do so. However, though I may not have the experience of a senior software engineer, I can guarantee that I am not just another college intern. I believe that the salary that I proposed accurately reflects the type of work that I am going to put in, and I know that I will step in and make an impactful difference. I know there is a difference between saying that through an email, and actually seeing results; I assure you that you will not be disappointed.
That being said, the remainder of my interviews are also located in the Bay Area. As I mentioned before, if you’re able to come closer to matching the offer, I’d be willing to discontinue my other interview processes and give you an answer sooner. Otherwise, for the reasons mentioned above, I will be able to give you a clearer answer upon completing my conversations with the other companies I am talking to.
Thanks again for your time, and look forward to touching base soon.

바쁜 시간을 내어 저와 이야기를 나누고, 또 제 관심사를 이해하려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이 가진 염려를 충분히 이해합니다. 또한, 차트메트릭에서의 인턴 경험이 분명히 끝내주는 경험이 될 것이라는 것도 동의합니다. 그렇기에 기회에 대해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제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의 경험이 조금 부족할 수는 있지만, 제가 평범한 대학생 인턴은 아니라는 점을 장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제시한 월급은 제가 하게 될 일에 대한 정확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며, 또한 제가 합류하게 되면 분명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낼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로 하는 것과 실제로 해내는 것에 차이가 있다는 것은 압니다. 하지만,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저는 실리콘밸리에서 다른 인터뷰도 잡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시한 조건에 조금 더 가까이 와주신다면 진행중인 다른 인터뷰를 취소하고 확답을 드리겠습니다. 아니라면, 다른 회사들과 인터뷰를 좀 더 진행한 후에 제 상황에 대해 조금 더 명확한 답을 드리겠습니다.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다시 연락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 N

밤 9시 45분에 이 이메일을 받았는데, 바로 답장을 보냈다. 제시한 조건을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그리고 다른 회사와 인터뷰도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진행한 후에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하라고 말했다. 그 후에 받은 답장:

Of all the interviews that I did, I found our conversations to be the most relatable, fun, and genuine, and I could tell that everyone was clearly excited to work on the product. If you could send over a revised offer letter with the numbers that we discussed, I’d gladly sign it and send it back to you.

제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인터뷰 중에 당신과 나눈 대화가 가장 공감이 갔고, 재미있었고,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팀의 다른 사람들 또한 이 제품에 대해 정말 열정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는 것도 보았습니다. 수정된 오퍼 레터를 보내주시면 바로 사인해서 보내겠습니다.

– N

그녀가 합류하게 될 올 해 여름이 무척 기대가 된다.

곁다리로 하나 이야기하면, 한국에서 가끔 이메일을 받을 때 “갑작스럽게 이메일을 보내게 되어 죄송합니다. 놀라셨죠?”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경우가 있는데, 원래 그런 요청 이메일은 갑자기 보내는 거고, 그런 이메일을 한 두개 받는 것도 아니라 놀랄 일도 아닌데, 너무 미안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갑자기 누군가에게 이메일을 보낸다면, 그 사람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이 있어서 보내는 것일 것이고, 그렇다면 죄송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한국에서 교육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 간략히 메모해 봤다.

** 우리 회사에서는 항상 내가 먼저 지원자와 통화를 한다. 보통 실무자가 1차 면접을 보고 그 후에 임원 또는 대표 이사 면접을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나는 그 반대로 하고 있다. 그 전에 실무자로 일할 때, 한참 시간을 들여 이력서를 골라 내고 기술 면접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뽑자고 제안했는데, 위에서 다른 이유를 들어 거절했을 때, 시간 낭비했다고 느껴 기분이 안좋았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순서를 바꿔서 내가 먼저 면접을 보고, 사람이 괜찮다고 생각하면 엔지니어들과 2차 면접을 잡아서 기술 수준을 확인한다. 여기에서 오케이 사인이 오면 바로 연봉 협상으로 넘어간다. 직원들의 시간을 빼앗거나 실망시켜서는 안되기 때문.

** 아래는 위 주제와는 관계 없지만, 내가 너무나 재미있게 봤던 영화, ‘인턴십’이다. 🙂

6 thoughts on “인턴 지원서

  1. 글 잘 읽었습니다 ^^ 저도 이 글에 등장인물들과 비슷한 분야의 학생인데, 저들의 당당함이 뭔가 놀랍게 느껴지네요.

  2. Self Confidence 가 높은 것 그리고 그것을 Presentation 할 줄 아는 능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Case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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