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사회적 비용?

영어에 재미난 표현이 하나 있다. “Back of the envelope calculation“. 즉, 봉투 뒤에다 하는 계산이라는 뜻인데, 치밀하계 하는 계산이 아니라 몇 가지 가정을 이용해서 빠르게 대략의 추정을 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미국 내 주유소의 갯수는?”, “장난감 시장의 크기는?”, “한 잔에 2달러짜리 커피 가게를 차렸을 때 일주일간 추정 매출액은?”과 같은 질문에 대해 몇가지 사실과 가정을 이용해서 재빠르게 계산을 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Business School에 있을 때 잠깐 컨설팅 회사 준비를 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 이런 연습을 많이 하곤 했다.

앞에서 쓴 글에 많은 분들이 주신 의견들을 읽다가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네이버가 가져온 비효율성으로 인해 얼마만큼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가를 계산해면 어떨까? 몇 가지 숫자를 찾고 가정을 세우면 금방 가능할 것 같아 한 번 시도해 보기로 했다.

DISCLAIMER:
1. 여기 사용한 숫자와 가정 중에 임의적인 부분들이 있으므로 공신력이 있는 계산은 될 수 없다.
2. 네이버가 아껴주는 시간도 있다. 구글에서는 바로 안나오는데 네이버에서는 바로 나오는 정보들이 있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양쪽을 쓰면서 느낀 건데, 네이버에서 찾을 때 원하는 정보를 얻기까지 대부분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3. 해외에서 네이버를 사용하는 사용자 수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4. 네이버 이외의 다음/네이트 포털 사이트에 대해서는 아는 정보가 많지 않아 네이버만을 예로 든다.

  • 우리나라 총 인구: 약 4천 8백만명 (주: World Bank)
  • 그 중 인터넷 사용 인구: 2725만명 (2009년 2월 자료. 주: 헤럴드경제)
  • 하루중 인터넷 사용 시간: 평균 1.1시간 (comScore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인터넷 사용 시간이 한달 평균 34시간이라고 함. 그러므로 하루 평균 1.1시간. 주: 미디어투데이)
  • 그냥 시간 때우기 위한 것이 아닌, 일을 하다가 찾고자 하는 특별한 정보가 있어서 네이버에서 검색하는 횟수: 0.66번 (3일에 두번 꼴)
  • 검색하려고 들어갔다가 선정적인 기사와 실시간 검색어에 등 낚여서 비생산적으로 낭비하는 시간: 10분
  • 원하는 결과를 빨리 찾지 못해서 블로와 지식인, 그리고 신문 기사 등을 헤메이는 시간: 10분
  • 네이버의 검색시장 점유율: 70% (주: 아시아경제)
  • 1시간의 평균 가치 (시간당 평균 임금): 2만원 (주 40시간 일하는 사람의 경우 연봉 약 4천만원에 해당)
  • 한국의 노동 인구 비율: 60%
  • 하루 중 생산적인 일 (돈 버는 일) 에 쓰는 시간 비율: 30%
  • 이러한 가정을 바탕으로, 네이버가 한국에 미치는 사회적 비용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2725만명 (인터넷 사용 인구) x 0.66회(네이버 검색 횟수)/day x 0.33hour(낭비되는 시간 총합)/회 x 70%(네이버 시장점유율) x 2만원/hour x 60% (노동 인구 비율) x 30% (생산적인 곳에 쓰는 시간) = 150억원/day

    여기에 365일을 곱하면 연간 약 5.5조라는 비용이 나온다. 달리 생각하면, 검색 결과 품질이 좋아지면 그만큼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위 가정을 그대로 사용하면 네이버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찾지 못해 헤메는 시간을 검색 횟수당 1분만 줄여 줘도 연간 276억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숫자 자체가 맞느냐 틀리느냐에는 큰 의미가 없다. 어차피 몇 가지 가정을 이용해서 종이에 끄적여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검색 결과 품질이 좋아져서 사람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것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인가를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이번 블로그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번째 단추, 네이버) 후기

    내 인생의 두 번째 극적인 사건이 어제 일어났다. (가장 극적인 사건은 다음에 기회되면 ^^;) 그동안 많은 사람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단 하루만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글에 나오는 분석은 전적으로 저 혼자 생각해낸 것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얻은 것임을 밝힙니다.) 그 전에도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면 매우 관심있어했던 주제라 어느 정도 공감을 사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이정도의 파급효과가 있을 줄은 몰랐다.

    먼저 블로그 통계. 워드프레스에서 보여 준 통계에 의하면 이번 월, 화, 수요일에 무려 18,380명이 방문했다. (글을 올린 첫째 날:10,549건, 둘째 날: 7,842건) 그 전에도 글을 쓸 때마다 수백 명의 방문자가 있었지만 이번 블로그 때문에 다른 숫자는 난장이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업데이트: 약 1년이 지난 2012년 3월 12일 현재, 이 글의 방문 수는 63,707이며, 다른 웹사이트에 퍼 날라진 글과 블로그 홈페이지 방문자까지 합치면 10만에 가까운 조회수가 나온 듯하다.)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것에 대해 임정욱 님이 “트위터의 파괴력이 하루가 다르게 커간다“는 제목으로 의견을 올린 바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특히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건은 글을 올린 당일 NHN의 김상헌 대표님이 이 글을 읽고 미투데이에서 아래와 같이 의견을 주셨다는 것. 처음엔 “우리 회사 미친 분들”이라는 뜻이 뭔지 몰라 한참을 쳐다보았다. 미투데이를 여기저기 돌아다녀보니 Crazy라는 뜻은 아니고, 아마 “미투데이 친구”를 줄여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재미있는 표현. 😉

    글을 올린 이후에 올라오는 모든 RT, twitter 답글, 그리고 블로그 댓글을 읽었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RT를 보며 트위터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영향력 있는 블로거들이 RT할 경우 그 파워는 대단했다. 먼저, @xguru, @estima7, @mickeyk님 등이 RT를 한 것이 이중 RT가 되면서 글이 퍼져나갔고, 시간이 지나자 @HanBaDa_, @youthinking, @schbard, @hiconcep, @tWITasWIT 등의 RT를 받으며 한창 퍼져나갔다.

    지금 이시각 Topsy에 따르면 무려 805분이 블로그 링크를 RT 또는 한줄 게시 등으로 트윗해 주셨다.

    Topsy에 올라온 글들을 읽으며 정말 많은 분들의 “한줄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hiconcep 네이버, 삼성전자, SKT 문제는 철학이다. 자기들이 다먹고 내부자산화하고 외부의 싹은 죽인다. 외부 싹을 키워서 종묘가 되면 자신들의 산에 태워서 숲을 만든느 구글, 애플 등과 엄청난 차이 http://bit.ly/bYqRAd

    judge249: “매우 공감 RT @lezhin: 네이버 검색의 가장 큰 잘못은 내가 찾고 싶은 정보가 나오질 않고 네이버가 보여 주고 싶은 정보가 나온다는 것. 어제 트위터에서도 이슈가 되었던 글 하나 링크. http://3.ly/eri6

    jellyai: “나또한 아이폰을 하면서 완전 실감하게된 네이버 바깥 세상!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NAVER) « Sungmoon’s Blog http://bit.ly/bYqRAd

    tmgmobile: “RT @BladeKim: http://bit.ly/bN4MEs 정말 좋은 글을 뒤늦게 읽었습니다. 제가 네이버를 쓰지 않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greeksage: “1위 네이버는 바꿀이유가 없겠죠 RT @hs_r 실리콘밸리와 한국은 뭐가 달라서 이런 차이를 만드는지 [말해보마] http://goo.gl/rC2K (via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http://goo.gl/sbim )

    lucidz: “한국 IT생태계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고 있는 글인거 같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원문의 댓글로 의견교환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NAVER)’ http://bit.ly/cd5qR3

    글이 가지는 파워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실감하게 된다. 18,000명이라니, 만약 이것이 사람들 앞에서 나가서 하는 강연이었면 정말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일대 연설을 한 셈이다. 물론 수십만 명에게 읽히는 언론에 비하면 작은 숫자이긴 하지만, 나로서는 사실 상상이 되지 않는 숫자이다.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내가 가진 생각을 전달했던 적은 없었다. 정말 좋았던 것은 내 글을 읽은 한 분 한 분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고, 또 그 분들과 깊이 있게 교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책을 쓰는 분들도 책이 출판된 이후 많은 피드백을 받겠지만, 인터넷이 가져온 속도, 그리고 거기에 트위터가 더해져서 생겨나는 가속력은 그 어떤 시대보다도 초월하는 것 같다.

    트윗 및 RT 분석을 통해 트위터 계정의 영향력을 숫자로 표시해주는 Twitalizer를 통해 Retweeter를 분석해 보았다. 실제 이 사이트에서 통계를 돌렸던 사람들의 정보만 나오기 때문에 전체성을 대표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 RT한 분들이 트위터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가진 분들인지 알 수 있다. 또한 “Impact”와 Follwer 숫자는 1:1 비례하는 것이 아님도 알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을 보면서 흥미로운 생각을 해 보았다. 트위터에서의 정보 전달 방식이 대학 때 생물학 수업 때 배웠던 “신경의 신호 전달 방식”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즉, 트위터 세계는 거대한 신경망 (Neural Network)이다.

    뉴런의 모습. (출처: http://neuralwiki.blogspot.com/)

    사람의 두뇌는 뉴런이라는 최소 단위의 신경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뉴런 사이에는 시냅스(Synapse)라는 틈이 있다. 뉴런의 끝에서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확산되고, 이것이 시냅스를 통해 다음 뉴런으로 옮겨진다. 이 과정이 정말 재미있다. 어떤 정보가 A 뉴런에서 B 뉴런으로 전달되는 과정은 무조건적인 복사가 아니다. 여기서 ‘선택적인 전달’이 일어난다. 한 뉴런은 수많은 다른 뉴런에게 정보를 받은 후에 신호를 다음 뉴런으로 넘기게 된다 (여기서 전달할 지 말 지의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고 알고 있다). 이것은 매우 고도의 정보 전달과정이다. 만약 이런 과정이 없다면 사람들은 극도의 혼란을 겪게 된다. 우리 몸을 통해 들어오는 모든 자극이 뇌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데 주변의 모든 소음이 들린다든지, 책상에 앉아있는데 엉덩이의 압박이 항상 전달된다든지, 영화를 보고 있는데 살갗 한 곳 한 곳에서 주변 온도에 반응해서 신호를 보낸다든지 하는 것이다. 그 모든 자극이 오면 극도의 혼란으로 인해 정신병자가 되고 말 것이다.

    이렇게 비교하면 트위터의 ‘리트윗(retweet)‘이 마치 신호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를 무조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수집 가공한 후에 원할 때만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치면 트위터 전체는 거대한 신경망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100조 개의 뉴런이 모여 만들어진 한 사람의 뇌, 그 수많은 뇌가 모여 새로운 ‘거대한 뇌’를 이루는 곳이 트위터 공간이다.

    주: 이 글을 쓰기 위해 트위터 분석 툴을 찾는 중에 다른 재미난 툴들을 발견했는데, 트윗을 하는 사용자라면 관심이 있을 것 같아 여기에 소개한다.

    • http://www.twitalyzer.com/ 이 글의 예시를 위해 사용한 툴. 트위터 이름을 입력하면 그 사람의 영향력을 숫자로 보여준다.
    • http://www.tweeteffect.com/index.php 자신이 트위터에 쓴 각각의 글로 인해 follower 숫자가 얼마나 늘었거나 줄었는지 보여주는 툴
    • http://tweetstats.com/graphs/sungmoon 자신의 트윗 활동 현황을 날짜별, 요일별, 시간대별로 보여주며, 내가 누구에게 가장 많이 reply했는지, 누구의 글을 가장 많이 retweet했는지를 보여주는 툴

    Mobile World Congress 일정을 마치고 나서 (삼성 Bada)

    Mobile World Congress. 마지막 날 행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일주일간의 여정을 마쳤고, 내일 새벽이면 San Francisco행 비행기에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여기도 좋긴 하지만 역시 California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여기서 있었던 개인적인 일과 전시회에서 본 것들을 위주로 정리를 해볼까 한다.

    1. 바르셀로나

    가우디의 도시. 2004년에 유럽 배낭 여행하며 처음 방문했는데, 그 때 가우디 건축물들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꼈었다. 그 때 찍은 사진들을 다시 보니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가우디가 설계한 Sagrada Familia 등 주요 여행지는 지난번에 이미 둘러본 터라 이번에는 이 도시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보고, 또 맛있는 음식도 좀 더 사먹어 보겠다고 생각하고 온 터였다.

    처음 바르셀로나 공항에 내려서 내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은 건 공항이었다. 인천 공항이 제일 좋은줄 알았는데 더 현대적으로 더 깔끔하게 지은 공항이 있는지 몰랐다. 지난번 왔을 때는 못느꼈는데, 아마 터미널을 새로 추가했거나 그 사이 renovation을 한 것 같다. 바르셀로나 방문객이 1992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늘었다더니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라는 게 느껴졌다. Wikipedia에서 찾아보니 올림픽이 이 도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아래는 Barcelona 공항에 방문하는 연간 승객 수이다. 정확히 1992년을 기점으로 앞뒤 기울기가 완전히 다르다.


    서울 올림픽이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 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듯, 바르셀로나의 올림픽은 그 전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바르셀로나와 가우디의 건축물을 전세계에 알렸고, 관광객의 숫자를 비약적으로 증가시켰다. 이번에 내가 참가한 Mobile World Congress도 그런 연장선상에 생겨난 전시회인 것 같다. 누가 기획했는지 몰라도 정말 타이밍과 장소를 잘 잡은 거다.

    2. 호텔

    출장중 내가 묵은 곳은 Passeig De Gracia 거리에 위치한 Mandarin Oriental Hotel이다. 오기 전에 찾아보고 호텔 참 좋아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만족스러웠다. Five star호텔인데 1년 전 호텔 전체를 renovation해서 방이 상당히 세련되게 잘 꾸며져 있었다.

    Mandarin Oriental이라는 말이 암시하듯, 동양적인 느낌을 한껏 살린 곳이다. 작은 것 하나까지 동양적인 느낌을 잘 살렸길래 중국인들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호텔이겠거니 했는데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사실 서양인들이 모두 운영하고 있다. CEO인 Edouard Ettedgui는 프랑스 태생이고 1998년에 CEO로 취임해서 당시 11개이던 호텔 수를 42개로 늘렸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동양적인 느낌을 가진 곳이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제일 나를 감동시켰던 건 직원들이 내 이름을 항상 기억하고 불러준다는 것이다. 아침 식사하러 내려가면 식당에서 Good morning, Mr. Cho라고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호텔에서 나갈 때도 Concierge에서 Hi, Mr. Cho라고 인사하고… 이런 호텔에서 지낸다면 consultant로 일하면서 매일 호텔에서 사는 것도 참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음식

    바르셀로나에서 제일 맘에 들었던 것은 음식! 어딜 가나 맛있다. 스페인 전통 음식인 Pallella와 Tapas 뿐 아니라 새우 요리, 스테이크, 생선, 해산물… 뭘 시켜도 실망스러운 적이 없었다. 와인에는 단 맛이 강하게 났는데 떫지 않고 대부분 맛이 있었다. 다만 단 맛이 너무 강해 내 입맛에는 좀 안맞는 것 같기도 했다.

    그저께 저녁에는 한국에서 일하시는 Sun 동료 두 분과 식사를 했는데, 여기서 음식에 완전히 감동했다. Catalunya 광장 근처에 있는 Reial Cercle Artistic이라는 곳인데 바르셀로나에 가는 분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요리 하나하나가 작품이었다. 내가 왕새우를 좋아하는데 여기서 appetizer로 먹었던 새우는 내 인생에서 맛본 가장 맛있는 새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4. Mobile World Congress

    5만명이 참석했다고 하던데, 규모가 정말 컸다.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내가 실제로 제대로 본 곳은 정말 관심 있는 몇 군데뿐이라고 할 정도다. 모바일 관련 장비,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다 모인 것 같다. 한국 회사중에는 삼성, SKT, 그리고 mobile browser 개발 회사를 비롯한 몇 개 회사만 눈에 띄었지만 전시회 관람하는 사람 중에 한국 사람이 많아 꽤 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다.
    작년보다는 규모가 작다고 하던데, 어쨌든 모바일 산업의 규모가 이렇게 커졌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2000년 말 처음 24KB짜리 모바일 게임을 만들던 때가 있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모든 것이 달라졌고, 모든 면에서 발전을 이루었다. 성장하는 industry가 10년이 지나면 이렇게 되는 구나 싶다.

    삼성의 투자가 인상적이었다. 일단 전시장 맞은 편에 초대형 Samsung Wave 광고가 있었고, 전시장 내부에서도 정말 큰 booth를 설치했다. 첫째 날 가봤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대부분 미국에서 많이 봤던 것들이고 TechCrunch를 통해 들어 본 것이라 특별히 인상적인 곳은 없었다. 몇몇 제품은 완전 기술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았는데 나름대로 전시회장을 차릴 만큼 돈을 벌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Augmented Reality 기술을 가진 회사들 10여개가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데모를 하는 시간이 있어서 가봤는데 거기에도 특별히 신기할 건 없었다. Map data, 카메라, GPS, Accelerometer, 그리고 Compass를 이용해서 구현했는데 기술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어 몇 개 보고 나니 다  똑같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기분 좋은 수확 한가지는 Android Developer Conference에 참석했다가 깜짝 선물로 Nexus One을 받은 것이다. 참석한 전원에게 나누어주었는데 사전에 등록한 개발자만 참석을 시켜주었기 때문에 나중에 동료들의 부러움을 샀다.

    5. 삼성의 새로운 OS, 바다
    얼마 전 업계를 떠들석하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삼성이 Bada라는 자체 OS를 출시한다는 소식이었다. 이번 Mobile World Congress를 통해 처음으로 발표했다. 어떤 건지 무척 궁금했기에 30분동안 부스에 서서 하나하나 실행해보았다. 몇 가지 결론: 1) Google과 Android를 결합한 듯한 모습이다. 메뉴를 클릭하면 아래쪽에서 쪼로록 올라오면서 뜨는 메뉴라든지, 팝업 디자인 등은 Android와 상당히 닮았다.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 정도. 2) 아직은 준비가 안되었는데 무리하게 공개했다는 느낌. 몇몇 메뉴는 반응 속도가 너무 느렸고, application은 실행하다가 폰이 죽어버리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3) 타이핑이 불편하다. Omnia에서도 불편을 느꼈던 부분인데, iPhone에서처럼 자동 correction이 안된다. 대충 쳐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게 없다. 실컷 치고 나면 화면에 오타가 가득했다.

    나중에 Bada platform 개발을 제안하고 총 지휘한 홍상무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왜 굳이 새로운 OS를 만들었냐고 여쭤봤는데 Smart phone 뿐 아니라 삼성에서 feature phone을 잔뜩 출시할 건데 그 단말기들을 위한 OS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삼성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을 통해 홍상무님에 대해 들었는데 삼성에서 혁신을 일으킬만한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이라는 조직에서는 좋은 software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글을 얼마 전에 읽었는데, 그래도 이왕 시작하고 돈 많이 들인 프로젝트인 만큼 성공했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Android처럼 잘 만든 운영체제를 그냥 쓰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래는 Bada Platform 만져보면서 찍은 비디오 두 개이다.

    서울시 교통 체증 개선을 위한 몇 가지 아이디어

    서울에서 2주동안 생활하며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오늘은 운전을 할 것인가” 아니면 “오늘은 지하철을 이용할 것인가” 이다. 때로는 차가 빠르고 때로는 전철이 빠르다. 가끔 차를 운전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면 운전을 했다. 그리고 곧 후회한다. 정체가 너무 심해 시간 낭비가 심한 데다, 화가 난 듯 운전하는 사람들 때문에 나까지 성격이 안좋아질 정도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혹자는 “빨리빨리” 민족성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미국이나 호주에서 신사적으로 운전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은 아무래도 더 여유가 있으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번 국경을 넘어 맥시코로 나갔다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길에 차가 심하게 막히니까 다들 짜증내고 절대 끼어들기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것을 보고, 역시 사람은 다 똑같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의 교통 체증 문제에는 해답이 없다. 혁신적인 것이 있었으면 벌써 뭔가 나왔을 거다. 지하철 노선 확충과 버스전용차로 등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시도들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차가 막히는 것은 여전하다. 운전할 때 짜증나는 것도 여전하다. 이것의 문제는 사람들이 이미 익숙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high tolerance). 막히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신호등과 도로가 이상하게 꼬인 것을 그냥 받아들이기 때문에 (예를 들어 파란불을 보고 교차로를 건넜는데 즉시 빨간 불에 막히는 경우) 서울시에서 개선 노력이 더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전에 서울에서 생활할 때 교통 체증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뭔가 해결책이 없을까 운전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 미국에서 2년 반동안 지내며 편하게 느낀 것들이 있어 예전에 “미국에서 운전하면 좋은 점 6가지“이라는 주제로 블로그를 쓴 적이 있다. 미국은 참 합리적으로 도로를 잘 설계해놓고 규율을 깔끔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서울에서 운전하면서 느낀 서울에서 도입할만한 몇 가지를 소개해 볼까 한다.

    1) STOP Sign
    Stop sign은, 미국에서 매우 흔히 사용되는 도로 표지판 중 하나인데, 교차로에서 “일단 정지 후 출발”을 하라는 sign이다. 먼저 교차로에 도달한 차가 우선권을 가진다.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골목길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서울에서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골목골목마다 신호등을 설치해 놓는 바람에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차도 없는데 멍하니 신호등 보고 기다리게 되는 때가 많았다. 또 신호등이 없는 경우 속도를 내서 운전하다가 갑자기 끼어드는 차 때문에 짜증내며 급정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곳에는 stop sign 하나 달아놓으면 훨씬 유용할 것이라고 본다. 미국 와서 처음에는 stop sign이 하도 많이 달려 있어 불편하다고 느꼈는데, 서울과 비교해보니 오히려 stop sign을 많이 이용하면 소통이 더 원활하고 도로도 더 안전할 것 같다.

    2) 비보호 좌회전
    서울에 비보호 좌회전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익숙해지고 나면 그다지 위험하지도 많다. 물론 서울에서는 교통량이 더 많으니 비보호 좌회전으로 했다가는 좌회전을 원하는 차가 오랫 동안 좌회전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자세히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좌회전 신호가 사라지기 때문에 사거리에서 직진 신호가 더 자주 오고, 그래서 차량 소통이 원활해지고, 결국 좌회전할 틈이 더 많이 생긴다. 실제로 어디보다도 차가 많이 다는 San Francisco, New York 등에서도 거의 모든 교차로는 비보호 좌회전을 사용하고 있다. 좌회전이 정 힘들면 P턴 (세 번의 우회전으로 좌회전 효과를 가지는 것)을 하면 된다 (물론 이것도 길이 바둑판으로 생겼을 때 얘기지만). 아주 붐비는 곳이나 차로가 넓은 곳에서는 사용할 수 없어 서울에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는 힘들겠지만, 단계적으로 비보호 좌회전이 안전한 곳부터 차례대로 도입한다면 짜증나는 서울 교통 체증을 약간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3) 차량 감지식 신호등
    이전 블로그에도 설명했는데, 차량 유무 및 교통량을 감지하여 작동하는 신호등이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어디서나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운전할 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빨간 불 상태이다가도 내가 접근하면 3초 후에 파란 불로 바뀌는 경험을 많이 한다. 또 교차로에서 특정 방향으로 차가 긴 줄로 서 있으면 그 쪽 신호등은 다소 오래 켜지는 것 같기도 하다. 서초동에서 운전하다가 카메라를 이용해서 교차로 통행량에 따라 신호등을 조절하는 것을 본 적이 있기는 한데, 카메라보다는 미국에서처럼 교차로의 바닥에다 설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4) 고속도로 진입 신호등
    차가 많은 출퇴근시에만 작동하는 고속도로 진입로의 신호등이다. 이 신호등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고속도로로 유입되는 차의 frequency를 조절하는 것이다. 고속도로 정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진입로에서 무자비하게 들어오는 차들이다. 이 차들 때문에 직진 차들의 속도가 갑자기 낮아지고, 그 때문에 그 뒤에 또 차들이 막히기 시작한다. 새로 진입한 차들에게도 별 이점은 없다. 전체적으로 흐름이 느려져 있기 때문이다. 진입되는 차들의 frequency를 줄이면 그만큼 진입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대신 일단 진입하면 빠르게 갈 수 있으니 전체적으로는 이득이 아닐까 한다. 게다가, 진입되는 차의 길이를 보고 고속도로를 탈 것인지 국도로 우회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되므로 전체적으로 traffic 이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 이건 한국의 교통량에 따라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몇 군데서 시범 운행을 해 보고 도입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

    5) 갑자기 좌회전 차선으로 바뀌는 1차선 제거
    좁은 도로를 감안한 어쩔 수 없는 설계라고는 보이지만, 이거 정말로 고쳐야 한다. 미국에서 운전할 때 1차선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그게 좌회전 차선으로 바뀌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사실 처음에는 크게 못 느꼈다. 1차선이니까 계속 운전할 수 있겠지 싶었다. 서울에 있을 때도 이게 그렇게 불편하다고는 생각 안했고 그렇게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서울에서 운전해보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1차선으로 가다가 갑자기 막혀 버려서 우회해야 하는 것도 소통량에 영향을 주지만, 그보다 더 큰 피해는 옆 차선에 있다. 1차선의 차가 갑자기 2차선으로 옮기면 2차선에서 정상 속도로 가던 차가 속도를 줄여야만 한다. 이것이 민감한 문제인 이유는, 이런 일이 주로 교차로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신나게 1차선으로 가다가 파란불을 보고 속도를 내려 하는데 앞 차가 갑자기 좌회전 신호를 켜고 깜빡깜빡 거려서 갑자기 정지해야 하거나 아슬아슬하게 2차선으로 옮겨야 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6) 색깔로 구별되는 주차 허용 여부 표시
    이건 정말 절실하게 느낀 거다. 서울에서 불법 주차한 차들 때문에 짜증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물론 그 차들이 갈 곳이 없어서(또는 유료주차 요금을 내기 싫어서)이기도 하겠지만, 때로는 차를 좀 안쪽으로 치울 수 있는데도 단속을 안 하니까 버젓이 도로 가에 차를 세워 다른 차의 흐름을 방해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에서 쓰는 방법은 각 도로가마다 색을 칠해놓는 것인데, 예를 들어 빨간 색을 칠한 곳에서는 잠시라도 정차를 하면 안된다. 걸리면 대부분의 경우 10만원이 넘는 벌금을 낸다 (장애인 주차 구역 위반은 25만원 이상). 색으로 확연히 구별이 되니까 애매한 점이 없어 더 잘 지키게 되는 것 같다. 빨간색 보도블럭 옆에 차를 세워 두면 다른 사람들도 지나가며 다 보게 되니 얼마나 마음이 불편할까… 미국에서는 차가 우회전하는 코너마다 빨간색으로 칠해 두어 코너에 차가 서 있어서 흐름을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있다. 서울에서 우회전하려 하다가 거기 서 있는 택시들 때문에 짜증을 내며 우회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되면 뒤에서 오는 직진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게 되어 소통을 심각하게 저해하게 된다. 특히 소통이 가장 원활해야 할 교차로에서 말이다.

    이 이외에도 서울에서 도입하면 좋은 아이디어는 많이 있을 것이다. 미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를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서울에서 도입하기 힘들다면 적어도 모든 걸 새로 짓는 세종시에서는 새로운 도로 및 신호등 체계를 디자인해보면 어떨까? 물론 도로교통법을 고치는 데 시간이 많이 들고 우리나라 수천만 운전자들을 재교육하는 것에 드는 부담은 있겠지만, 좋은 것은 하나씩 도입해서 개선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다.

    Textcube에서 이사오다

    Textcube 에서 블로그를 작성하다 오늘부터 WordPress로 옮겼다. Word press, 미국에서 쓰기에는 속도가 빨라 좋고 기능도 더 다양한 것 같아 앞으로는 여기서 블로그를 쓰려 한다. Estima님의 깔끔한 블로그도 한 영향 끼쳤다. 심지어 같은 theme을 이용!

    기존 내용을 여기로 옮길까 하다가 너무 일이 많고 그만큼의 효용도 없는 것 같아 여기 링크를 남긴다. 기존 블로그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