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산소 섭취량 (Vo2 Max)

최근 뭐하고 지내냐는 질문에 ‘달리기’라는 대답을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렇게 자주 하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요즘엔 그 어느때보다도 달리기에 관심을 가지고 자주 달리고 있다.

원래 나는 달리기에 정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 지루한 걸 무엇하러 하나’. 농구, 테니스, 수영, 골프 등 그보다 더 폼나고 재미도 있는 운동이 많은데, 달리기란 정말이지 고독하고 지루하기만할 뿐인 운동이라고만 생각했다. 게다가 도구도 사용하지 않는데다 운동 시설도 따로 사용하지 않으니, 그야말로 다른 운동을 할 줄 모르거나 할 수 있는 여력이 없을 때만 하는 운동이랄까.

그러다가 갑자기 달리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한 후배 덕분이었다. 구글에 다니다가 나와서 자신의 스타트업을 하는 후배였는데, 그 때문에 종종 만나서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안부를 물어보곤 했었다. 운동을 워낙 좋아한다길래 같이 샌프란시스코 아쿠아틱 파크에서 만나 바다 수영도 하고, 다음엔 또 무슨 운동을 같이 하면 좋을까 이야기하며 지냈는데, 후배가 어느날 제안을 했다. 11월에 몬터레이에서 열리는 하프 마라톤에 같이 나가자는 것.

하프 마라톤은 정말 오래 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여한 이후 완전 잊고 지냈었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어서 고민하다 막판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꾸준히 운동을 했는데 체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목표가 생기면 그동안 운동도 더 열심히 하게 될 것 같아서였다.

마라톤까지 남은 시간은 3주 남짓. 각자 샌프란시스코, 팔로 알토에서 살고 있어서 주말 오전에 한 번씩 만나 트레이닝을 하기로 했다. 중간 지점인 Sawyer Trail 이 적당해 보였다. 실리콘밸리에서 하프문 베이로 가는 관문에 있는 거대한 호수 옆길에 난 달리기 코스였는데, 10월의 일요일 아침 7시 반이라 꽤 추웠지만, 막상 달리기 시작하면 그 차가운 공기를 스치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가볍게 5마일만 뛰자 했는데, 뛰고 나서 보니 8km 가까운 거리였고, 둘이 함께 뛰니 5.14/km로 속도도 꽤 빨랐다. 이렇게 몇 번 더 훈련하면 할만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하프 마라톤 트레이닝의 첫 시작

1주일 후, 그리고 마라톤 1주일 전에 한 번 더 만나서 뛰었고, 이번엔 14.5km를 달렸다. 5:46/km 의 페이스였는데, 마지막 1~2 킬로미터는 확실히 힘들었다. 함께 훈련한 후배가 워낙 잘 뛰어서 겨우 따라갔지, 혼자였으면 이 중간에 벌써 포기했을 거다.

하프 마라톤 두 번째 훈련

15km 가까운 거리를 쉬지 않고 뛸 수 있다니 스스로에게 놀랐는데, 그래도 21km를 달려야 하는 하프 마라톤은 또 다른 이야기였다. 그래도 일단 질렀으니 도전해볼 수밖에.

드디어 마라톤. 하루 전날 2시간 정도 운전해서 몬터레이에 가서 빕(Bip) 등을 받고, 간단한 저녁을 먹고 근처 호텔에서 잤다. 마라톤 당일은 새벽 4시~5시쯤 일어난 것 같다. 긴장한 마음으로 대회 장소에 가니 추운 새벽임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나중에 보니 이날 무려 7000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몬터레이 시 전체가 참여하는 큰 행사였다. 그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몬터레이 해변도로를 함께 달리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몬터레이 하프 마라톤 코스 (출처: https://www.runningusa.org)

하프 마라톤을 2시간 이내에 달리면 괜찮은 기록이라길래 2시간을 목표로 했는데, 마지막 1마일은 정말 쉽지 않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힘을 내었고, 단 한번도 걷지 않고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었다. 정말 아쉽게도 2시간을 살짝 넘긴 2시간 2분의 기록이었다.

몬터레이 하프 마라톤 결과

서론이 많이 길었는데, 원래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고, 이 달리기의 결과로 높일 수 있게 된 중요한 지표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 지표는 바로 ‘최대 산소 섭취량 (Vo2 Max)‘. 말 그대로 단위 시간당 몸이 얼마나 많은 산소를 섭취할 수 있느냐는 지표인데, 아래는 그록(Grok)의 설명이다.


Vo2 Max는 단위 시간당 신체가 흡수할 수 있는 산소의 최대량을 의미하며, 보통 밀리리터(ml) 단위로 몸무게(kg)와 시간(분)을 기준으로 측정된다. 예를 들어, “ml/kg/min”로 표현된다. 이는 주로 심폐 지구력(심혈관계 건강)과 유산소 운동 능력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중요한 지표이다.

  • V는 “Volume(부피)”을 뜻하고,
  • O2는 “Oxygen(산소)”를 의미하며,
  • Max는 “Maximum(최대)”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 Vo2 Max 수치가 높을수록 산소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해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고, 이는 운동선수나 건강한 사람에게 중요한 체력 요소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엘리트 마라톤 선수의 Vo2 Max는 보통 70-85 ml/kg/min 정도이고, 일반인의 경우 30-50 ml/kg/min 수준일 수 있다.

측정은 보통 러닝머신이나 자전거 같은 기구를 사용해 최대 운동 강도에서 호흡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수치가 높으면 뭐가 좋은 걸까? 일단, 전반적으로 몸이 가뿐하다고 느끼고 덜 지친다. 계단을 조금만 올라도 숨이 가빠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담배를 피우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흡연자가 아닌데도 쉽게 숨이 가쁨을 느낀다면 아마도 이 수치가 낮을 것이다. 이 수치가 높으면 소위 ‘헉헉거림’이 확 줄게 된다. 숨이 쉽게 가빠지지 않으니 일상 생활에서 가뿐함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체력이 필요하거나 지구력이 필요한 활동에서 숨이 쉽게 가빠지지 않아 훨씬 편안하게 오래 지속할 수 있다. 달리기 등의 운동을 할 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 지표에 대해 처음 알게된 건 눔 정세주 대표를 통해서였다. 약 2년 전에 함께 멕시코에서 열리는 창업자 리트릿에 갔었는데, 딱 한가지만 젠다고 하면 이 지표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야기해준 것이 최대 산소 섭취량이었다. 애플 와치 등 스마트 와치를 차고 있으면 자동으로 측정이 되는데, 당시에 이 지표를 보니 ‘평균 이하’라고 나와서 무척 실망을 했었다. 알고 보니 다이어트하고 운동을 많이 한다고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심장 박동수를 최대로 높이는, 즉 숨이 턱까지 올라오는 격렬한 운동을 해야 높아지는 수치라고 했다. 그 때부터 이 지표를 종종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뭘 해도 잘 안올라가는 걸 보고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 지표가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35 정로도 ‘평균 이하’에 머무르던 수치가 마라톤 훈련을 계기로 상승하기 시작하더니, 그 후 단기간에 상승하여 44.6까지 올라간 것이다 (최근 좀 게으름을 피웠더니 살짝 떨어졌지만). 아이폰 사용자라면 ‘건강(Health)’ 앱에서 이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최대 산소 섭취량 (Vo2 Max)의 1년간 수치 변화.

좀 더 정확하게 측정하고 싶어서 전문 측정 기관에 가서 산소 마스크 같은 것을 쓰고 트레드밀 위에 올라가서 측정을 해봤고, 여기서 얻은 수치는 49였다.

전문 측정 기관에서 측정한 결과

연령대별 이상적인 최대 산소 섭취량 수치는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자 기준).

출처: https://www.bicycling.com/health-nutrition/a61914330/vo2-max-by-age/

아래는 이 수치가 가지는 의미, 과학, 그리고 왜 ‘무병장수’와 깊은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 수치를 높일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한 영상.

요즘 나는 사람들을 만나면 앱을 열어 이 지표를 보여주고 즐겨찾기에 등록해준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지표를 알게 되고,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지능보다는 주도성

OpenAI 의 초기 멤버이자, 테슬라에서 AI 팀을 이끌었던 안드레이 카르파시(Andrej Karpathy)어제 트위터에 올린 글이 하루만에 백만 뷰를 넘기며 화제가 되고 있는데, 공감이 많이 되어 여기에 옮겨 본다. (ChatGPT 번역)

나는 수십 년 동안 이 문제를 직관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다. 아마도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지능(Intelligence)에 대한 찬양, 각종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의 영향, IQ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도성(Agency)은 훨씬 더 강력하고, 훨씬 더 희소한 특질이다.

당신은 채용할 때 주도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가? 우리는 교육을 통해 주도성을 키우고 있는가? 당신은 마치 10배 더 강한 주도성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는가?

Grok(일론 머스크가 만든 AI 툴)의 설명이 꽤 근접한데, 다음과 같다:

“*주도성(Agency)*이란 성격적 특성으로서, 개인이 스스로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결정을 내리며, 자신의 삶과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태도를 뜻한다. 주도성이 높은 사람은 삶이 자신에게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직접 만들어 간다. 이는 자기 효능감, 결단력, 그리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결합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주도성이 강한 사람은 목표를 세우고, 장애물이 있어도 자신감을 갖고 밀고 나간다. 이들은 ‘어떻게든 해결할 거야’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해결해낸다. 반면, 주도성이 낮은 사람은 자신의 삶에서 주도권을 쥐기보다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며, 운이나 타인, 외부 환경이 자신의 미래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주도성은 단순한 자기 주장(assertiveness)이나 야망(ambition)과는 다르지만,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보다 내면적인 특성으로, ‘내가 행동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실제로 행동하는 의지’가 결합된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통제 위치(locus of control)’ 개념과 연관 짓기도 한다. 주도성이 높은 사람은 내적 통제감을 가지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다고 느낀다. 반면, 주도성이 낮은 사람은 외부 통제적인 경향을 보이며, 삶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즉, 지능보다는 주도성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인데, 와이 컴비네이터의 CEO인 게리 탄(Garry Tan)트위터에서 언급하며 화제가 되었었다.

Intelligence is on tap now so agency is even more important
“이제 지능은 언제든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으므로, 주도성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즉, 이제 AI 가 모든 자료 조사를 대신해줄 수 있고, 심지어 창의적인 일들도 하고, 이제는 말로 설명만 웬만한 코딩까지 다 해내는 시대에 인간이 가지는 중요한 자질은 무엇인가? 정말 주도성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주도성마저도 AI가 더 큰 능력을 발휘할 날도 오래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상대적으로 대체하기 더 어려운 자질이 아닐까.

그동안 회사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채용하면서, 물론 지능과 가진 능력을 중요하게 여겼지만, ‘주도성’이 있는 사람인가를 항상 주의 깊게 보곤 했다. 그 덕분인지, 회사의 주요 임원, 그리고 중간 관리자들은 엄청나게 강한 주도성을 가지고 일을 추진하고 있고, 주니어 직원들도 자기 삶에서 주도성을 가지고 스스로 길을 개척해나가는 것을 자주 본다. 덕분에 나는 ‘관리’에 시간을 훨씬 적게 쓰고 훨씬 덜 걱정할 수 있다.

이 주도성은 배워서 터득한다기보다는 어떤 사람이 가진 보다 본질적인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에서 주도성을 발휘하느냐 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아무리 주도성이 강한 사람이라도 일이 성향에 맞지 않거나, 동기 부여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주도성을 발휘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채용할 때, 항상 그 사람의 동기(motive)를 본다. 회사에 왜 지원하는지, 그 일이 왜 재미있는지는 당연하지만, 더 나아가,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온 길을 봤을 때 (어떤 학교를 다녔고,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것을 재미있어하는지 등)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어하는지를 유추해 본다. 그렇게 가고 싶어하는 방향이 우리 회사에서 하는 일과 일치하거나, 비슷하게 맞출 수 있다면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 주도성을 발휘할 것이지만 이것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항상 억지로 일을 하고 억지로 사람을 끌어야 해서 서로가 힘들어지고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주도성을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과,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나 그 주도성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다면 최고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회사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기를.

창업자만이 할 수 있는 것

어제 내가 투자했던 한 스타트업의 창업자와 점심을 먹으며 회사 운영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했다. 회사의 한쪽이 제대로 안돌아가고 있었는데, 그걸 너무 늦게서야 알게 되었고, 돌이켜보면 그게 자신의 실수였다고 했다. 그동안 ‘하이레벨’에서만 지켜보면서, 신사업에 신경쓰고 있었는데, 주된 사업의 한 구석에서 문제가 생기고 그 문제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을 몰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경험했던 것, 실수한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요즘 내가 어디에 어떻게 시간을 쓰고 있는지를 공유했다.

나는 ‘하이레벨’에 머물러 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항상 디테일이 궁금하고 디테일이 재미있다.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부서장들에게 보고받는 시간이 아니라, 각 엔지니어, 디자이너, 또는 마케팅 담당자들과 나란히 앉아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고,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다. 함께 모여 앉아 이야기하다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좋은 생각이 떠오르고, 다같이 그걸 실행하고 나면 너무나 훌륭한 결과가 나올 때가 많다.

2023년, 세르게이 브린(Sergey Brin)이 구글로 돌아왔다. 순다 피차이 (Sundar Pichai)라는 대단히 능력 있고 믿음직스러운 CEO를 회사에 심어두고 오랜동안 회사를 떠나 있었는데, 그가 5년 만에 다시 예전 일터로 돌아온 것이다. 그 주된 이유는 AI인데, Open AI나 메타에 비해 구글이 AI 전쟁에서 뒤져 있다는 것이었다. 그가 창업자이긴 하지만, 이미 오랜동안 현장에서 떨어져 있었고, 이미 모든 주된 일들을 위임한 상태였는데, 그가 돌아온다고 해서 뭐가 그리 달라질까? 어차피 그가 AI / LLM 전문가인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가 차세대 AI 엔진 코드를 직접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그가 창업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회사의 리소스를 움직이는 일이다. 상장사 CEO가 장기적인 전략을 세울 수는 있지만, 결국은 단기적 성과에 연연할 수밖에 없다.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을 만족시키는 분기별 성과를 내지 못하면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지고, 결국 자신의 보상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만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이를 신경쓸 필요가 없다. 어차피 구글의 10년, 20년 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긴 호흡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고, 무엇보다 회사에 좋은 인재들을 데리고 오거나, 기존의 인재들에게 파격적인 보상을 내리는 등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실제로 그가 구글에 돌아온 후 구글의 AI 기술은 괄목할 만한 발전을 했다. 구글의 AI 엔진인 제미나이 (Gemini) 기술은 2023년 3월 21일에 바드(Bard) 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고, 그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얼마 전 10월 9일에는 이미젠 3(Imagen 3)을 발표했는데 이로써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꿔 주는 모델 중에서는 오픈 AI 의 달리 3(DALL-E 3)을 따라잡은 것 같다. 2024년 5월부터는 구글 검색 결과에서 AI 오버뷰(AI Overview)를 가장 상단에서 먼저 보여주고 있다. 가장 상단은 광고 단가가 가장 높은 공간인데, 이를 AI에 사용했다는 것은, 그만큼 구글의 AI에게 검색의 자리를 내어주지 않으려는 절실한 시도이며, 또한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매우 큰 베팅을 했다는 뜻이다.

2024년 5월부터는 구글 검색을 할 때 AI 로 생성된 결과가 최상단에 뜬다. 내가 하는 질문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대답이 들어 있어 유용함을 많이 느낀다.

내가 보기에 창업자 중 최정상에 있는 사람은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잘 하고 있는 사람은) 청소기로 유명한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James Dyson)이다. 시가 총액이 20조원이 넘는다고 알려진 이 회사에서 그가 가진 지분율은 무려 100%이다. 예전에 이 블로그에 정리한 적이 있는데, 그가 How I Built This 팟캐스트에서 했던 인터뷰에 이런 내용이 있다.

Guy: 당신이 어떻게 사업을 운영하는지 궁금하네요. 당신은 발명가이고 디자이너이고, 회사 장부를 살펴보고 수많은 미팅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할 것 같지는 않은데 그런 것을 어떻게 처리하나요?

Dyson: 처음엔 그런 것을 해야 했었죠. 하지만 회사가 성장할수록 엔지니어링에 시간을 더 많이 썼어요. 지금은 제 시간의 95%를 그런 일에 씁니다. 다른 일을 하면 그렇게 행복하지가 않아요. 엔지니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즐거워요.. 그리고 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 회사를 100%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제 삶은 아주 심플하죠.

최근 그의 자서전을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자신의 어린 시절과 회사의 첫 시작에 대해서도 자세히 이야기하지만, 첫 모델을 발표한 이후 지속적으로 청소기를 개선하면서 어떤 챌린지가 있었는지, 이를 위해 어떤 혁신을 만들어내야 했는지에 대해 그 기술 하나 하나를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청소기를 만들다가 헤어 드라이어 시장에 진출하기로 한 이유도 이야기하는데 정말 흥미롭다. 특히 인상깊었던 내용은, 2006년에 첫 번째 핸드헬드(한 손으로 잡고 움직일 수 있는) 무선 청소기인 ‘DC 16‘을 만들어낸 과정이었다. 요즘엔 이렇게 한 손으로 잡고 움직일 수 있는 무선 청소기 모양이 대세이지만, 옛날에는 청소기들이 다들 유선이었고, 무겁고, 컸다. 강력한 파워를 가지면서도 손으로 잡고 움직이기에 너무 무겁지 않은 청소기는 그만큼 혁신적이었다. 무선 청소기가 오래 작동하려면 그만큼 배터리가 커야 하고, 배터리가 커지만 그만큼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모터와 배터리는 당연히 함께, 그리고 서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게 디자인하면 무게 중심이 아래쪽으로 가서 한 손으로 잡고 움직일 때 더 무겁게 느껴지니까, 어떻게 하면 무게 중심을 위로 올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한 디자이너/엔지니어가 가져 온 아이디어가, 무거운 모터를 핸들 위로 올리고, 배터리를 핸들 아래에 배치하는, 당시로서는 다소 희안한 디자인이었다. 다이슨은 이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고, 그 이후로 이 디자인은 ‘무선 청소기’를 재정의한, 거의 2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며 수많은 복제품을 만들어낸 다이슨 청소기의 대명사가 되었다.

다이슨의 첫 번째 핸드헬드 무선 청소기, DC 16

나 역시 회사를 그렇게 운영하려고 한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회의는, 구성원들이 오직 나만을 위해 모인 회의이다. 예를 들어, 자신들끼리는 이미 모든 정보를 공유했는데, 나한테 그냥 보고하기 위해 잡은 회의가 그렇다. 이런 자리에 열 명이 모여 앉아 있으면 나는 너무나 불편하다. 그게 거기 앉아있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에게 얼마나 큰 시간낭비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내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매니저들이 애초에 그런 회의를 계획하지도 않지만, 만약 실수로 그런 회의가 잡혀서, 내가 그런 분위기를 읽게 되면 회의를 중단하고 물어본다. “Are you guys in here just report to me, or are you also getting new information and getting benefits from this?” 만약 그게 나만을 위한 회의 자리라고 하면, 극단적인 경우엔 그 회의를 중단시키고, 나중에 담당자와 따로 미팅을 잡자고 한다.

상사만을 위해 만들어진 회의 – 오라클에 다닐 때 그런 회의가 많았더란다. 나는 수많은 많은 PM 중의 한 명이었고, 아주 가끔 내가 관여하거나 발표할 일이 있었지만, 주로는 그 위의 VP에게 내 상사가 보고하는 것을 지켜보거나, 아니면 내 동료들이 내 상사 한 명에게 돌아가면서 발표하는 것을 보는 시간이었다. 나의 업무와도 간접적으로 연관이 있기에 그것을 ‘정보 공유의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는 그게 극도로 비효율적인 정보 공유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의 정보는 그냥 다른 방식으로도 쉽게 얻을 수 있고, 굳이 30분을 멍하니 앉아서 불필요하게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 회사에는 이렇게 ‘전체 공유’하는 회의가 한 달에 딱 한 번 있다. 그것을 ‘All Hands (올핸즈)’라고 부르는데, 각 부서별로 한 달동안 있었던 성과를 약 10분씩 ‘서로에게’ 자랑하고 발표하는 자리이다. 이 회의를 통해 내가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하니까 나에게 도움이 되고, 또 매니저가 설명한 이후에 내가 추가로 그 프로젝트가 가지는 장기적인 임팩트, 의미에 대해 설명하니까 회사 구성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물론, 이 회의에서 매달 회사의 현재 매출과 고객 수를 공유하고, 1년에 한 번은 우리가 돈을 얼마나 어디에 썼는지를 공유하기도 한다.

차트메트릭 전체 미팅 중에

얼마전, 중간 관리자로 잘 성장하고 있는 한 직원이, “당신은 어떻게 어떤 일을 위임하고, 어떤 일을 위임하지 않을지 결정합니까?”라고 묻길래, “내가 재미있는 건 남기고, 재미없는 건 전부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려고 한다” 고 대답했더니 깔깔 웃었다. 나에게 재미없는 일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도 재미없는 건 아니다. 한때는 나에게도 재미있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나, 해야 할 일이지만 나에게 가장 큰 관심이 아니거나, 아니면 원래 재미있었는데 여러번 반복하다보니 이제 재미가 없어진 일들. 이런 일들을 위임한다. 이렇게 항상 노력한 덕분에,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정말 재미있다. 디자이너, 엔지니어들과 고객을 위해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고, 기술적 장벽을 뛰어넘고, 앞으로 한 걸음 더 앞서 나가는 것이 재미있다. 창업자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다.

기억력, 리더의 가장 중요한 자질

게임빌(현 컴투스홀딩스)에 다니던 시절의 일이다. 약 20여명 남짓 되는 크기의 회사에서 나의 역할은 개발실장이었다. 개발자들과 함께 일하면서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 즈음, 새로운 사람이 한 명 회사에 들어왔다. 그의 직책은 ‘마케팅실장’. 무척 똑똑해보이는 인상을 가졌고, 실제로 똑똑했다.

하지만 나를 감탄하게 한 건 그의 똑똑함이 아니었다. 그의 기억력이었다. 그는 숫자를 참 잘 기억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숫자를 꽤 정확하게 떠올리는 능력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이랬다. “유저 증가율이 이번달에 20%라고 하는데, 지난달에는 24% 아니었던가요? 4%정도 감소한 원인이 뭐죠?” 또는 이랬다. “마케팅팀에서 2400만원 예산 집행을 해서 15%의 유저 증가가 있었구요, 지난번 1800만원을 집행했을 때에 비해 두 배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나를 감탄하게 한 일들은 수없이 많았다. 그리고 그 때마다, 그렇게 기억력이 높은 사람 아래에서 일한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얼마나 긴장을 하게 될까 생각했다. 실제로 마케팅실은 그렇게 기억력이 좋은 ‘똑똑한’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고, 회사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었다. 특히 회의 진행이 효율적이었다. 일반적인 회사에서 회의 시간에 누가 뭔가를 질문하면, “아, 그건 지금 제가 기억이 안나는데,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고 보고드리겠습니다.” 라고 반응하는 경우가 참 많다. 사실 그 중 절반은 말만 하고 실제 보고하지도 않고, 또 절반은 질문을 한 사람이 질문한 사실을 잊어버려서 그냥 지나가버리기가 일쑤다. 그렇지만 그가 있는 회의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의 경우 즉시 숫자를 대답했고, 바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즉시 그 숫자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서 대답하고는 했다. 의사 결정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전형적인 이과 성향이었던 나는, 학창 시절에 항상 원리를 바탕으로 한 수학과 과학은 자신이 있었지만, 역사, 지리, 사회, 도덕 등의 ‘암기’를 기반으로 한 과목에는 약했다. 그래서 나에게 ‘기억력’은 우선순위가 아니었고, 암기력이 좀 부족해도 논리가 강하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마케팅실장의 기억력은 나를 감탄케 했고, 그 또한 나와 같은 전공인 ‘이과’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나는 ‘이과이기 때문에’ 라는 핑계거리는 사용할 수 없었다.

그 때부터 연습하기 시작했다. 숫자를 외우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내가 지시한 일들을 기억하는 연습을 했다. 기억력과 암기력이 원래 나쁘다고 생각했던 나이지만, 계속 훈련을 하다보니, 그리고 그 훈련을 20년 이상 해오다보니, 이제 구체적인 내용을 꽤 정확하게 기억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회사 인수 금액 등 중요한 숫자들을 꽤나 정확하게 기억해서 시간이 지나도 쉽게 떠올려서 언급할 수 있게 되면 뿌듯함을 느낀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회사를 운영하게 되면서, 그 때부터 연습해온 ‘기억하는 능력’ 덕에 시간을 아끼고, 일을 빠르게 진행시키고,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고 느낄 때가 많다. 그러면서, 좋은 기억력이 모든 리더에게 꼭 필요한, 그리고 필요함을 넘어서 매우 필수적인 자질이라고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상사가 하는 최악의 행동 중 하나는, 직원에게 일을 시켜놓고, 조사를 시켜놓고 자기가 잊어버리는 것이다. 처음엔 직원이 열심히 그 일을 한다. 그래서 결과를 보고한다. 그 사이에 상사가 이내 지시를 잊어버렸다는 것을 알면 힘이 다 빠진다. 그 다음에 상사가 또 일을 시킨다. 이번엔 대충 한다. 어차피 시간 조금 지나면 잊어버릴 것이므로. 어떤 경우엔 아예 일을 하지도 않고 시간이 좀 지나 상사가 지시한 내용을 잊어버리기만을 기다리기도 한다. 이런 회사에서 중요한 일들이 착착 진행될 수 있을까?

이렇게 기억력이 나쁜 (또는 기억을 굳이 하려고 하지 않는) 상사가 하는 또 하나의 행동이 있다. 바로 부하직원 또는 비서에게 ‘메모’를 시키는 것이다. 직원은 그러면 필기 로봇이 된다. 비참한 일이다. 필기는 하지만 권한은 없다. 그가 하는 일은 필기한 내용을 상사에게 보내거나 (그러면 기억력이 나쁜 상사는 또 대충 읽고 넘긴다), 필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회의록을 정리해서 다른 부서와 공유하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그렇게 어떤 직원이 보낸 회의록을 진지하게 대한 경험이 있는지. 상사가 직접 정리해서 공유한 내용이 아니면, 또는 상사가 그 회의 시간에 있었던 일들을 상세히 (적어도 다음 2주 동안에) 기억하지 않는다면, 회의록에 있는 내용의 90%는 시간이 지나면서 차차 잊혀지고, 장시간 회의에 소모한 시간은 점차 무의미해져가고 만다. 그리고 나서 다음 회의에 또 똑같은 내용을 다룬다. 그리고 그 내용의 90%는 다시 잊혀져간다.

지금부터 연습해보자. 기억력은 선천적인 능력이라 어느 정도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긴 하지만, 얼마든 훈련에 의해, 그리고 도구의 도움을 받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꾸준히 연습하면, 언젠가 자신의 기억력에 감탄하는 날이 올 것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도 사실 자신이 있는 영역은 아니다. 매우 외향적인 성격 탓에 만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몇년 전에 만났던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너무 죄송하고 민망한 일이지만 – 이것도 좀 더 훈련을 통해 향상시켜보려 하고 있다.)

참고로, 그 당시 나를 감탄하게 했던 사람은 송재준이고, 1500명의 직원을 가진 (주) 컴투스의 대표이사역을 약 2년간 맡으며 코인원, 위지윅스튜디오 등 굵직한 투자들을 결정해 큰 성과를 낸 후 2023년 3월에는 ‘글로벌 최고 투자 책임자’ 역할로 전향했다. 또한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사인 크릿벤처스의 설립자이자 대표이기도 하다. 아래 인터뷰 글에서 그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CEO&STORY] 송재준 컴투스 대표 “콘텐츠와 블록체인 투자 연계…’컴투버스’의 가치는 무한대” – 서울경제

2023년을 돌아보며

2023년의 마지막 날이다. 올해 있었던 일들을 간단히 정리.

뉴욕 사무실 확장

뉴욕 맨하탄 사무실

뉴욕에 있는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사무실을 확장 이전했다. 맨하탄의 월스트리트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199 Water St.에 있는 위워크 사무실인데, 34층에 위치한데다 브룩클린 브릿지를 내려다보는 뷰를 가지고 있어 누구라도 방문하면 감탄하게 된다. 뉴욕에 있는 수많은 위워크 건물 중 어디에 사무실을 얻을까 고민하다가 구글 맵을 보니 여기가 뷰가 가장 좋을 것 같아서 가봤는데 감히 뉴욕 최고의 뷰라 할 만했다. 큰 망설임 없이 여기로 골랐다. 이 사무실을 방문하는 게 기분 좋아 분기에 한 번 정도 뉴욕을 방문하고 있다.

공격적 직원 채용

차트메트릭 직원들과 함께

창업한 지 8년차. 내가 직접 하던 일을 점차 줄이고 나를 대신할 사람들을 채용하면서, 풀타임 직원이 40명 정도로 늘어났다. 특히 2023년은 우리에게 채용 운이 좋은 한 해였는데, 그 이유는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대형 테크 회사들이 신규 채용을 중단하거나, 더 나아가 대규모 감원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에게 기회가 되었다. 전 같으면 채용하기 어려울 법한 인재들이 많이 지원했고, 이를 활용해서 좋은 사람들을 채용할 수 있었다.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켈로그 Kellogg 에서 MBA를 마치고,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위워크 등에서 경험을 쌓고 합류한 Akash, UCLA 학사, 하버드 대학 석사를 마치고 디자이너로 합류한 Mike,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에 7개의 인턴 경험을 쌓고 졸업하자마자 마케팅 담당 직원으로 합류한 Sarah, 뉴욕 NYU 대학을 졸업하고 음악 업계에서 수년의 경험을 쌓고 합류해서 차트메트릭 고객들의 모든 질문과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는 Dom, ‘데이터 시각화및 스토리텔링’에 관심을 가지고 수년간 인턴 등의 경험을 쌓고 합류해서 차트메트릭 블로그의 수준을 몇 단계 끌어올린 Nicki, 산타클라라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하고 나를 감동시킨 커버 레터를 써서 지원했던 Nate, 버클리 대학 석사 과정 중 우리 회사에서 인턴십을 마치고 졸업 후 데이터 엔지니어 풀타임으로 합류한 Kashin, 그리고 100명이 넘는 지원자들 중 단연 두각을 나타내어 우리가 데이터 애널리스트로 채용한 Melina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중 그 어떤 사람도 따로이 ‘관리’가 필요하지 않은 인재들이다. 상사의 눈치를 보고, 상사의 관리를 받아 일하는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을 직접 관리하는 사람들. 덕분에 나는 그들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쓰지 않고 그들이 기여한 일을 인정하고 칭찬하는데 시간을 쓴다.

연 구독 매출 $8.5MM (약 110억원) 달성

차트메트릭 매출 그래프 (2022년~2023년)

1년동안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여 $8.5MM을 달성했다. 연초에 계획했던 $9MM에는 조금 못 미치는 수치이지만, 올해 SaaS 시장이 전체적으로 얼었고, 경쟁자가 가격을 크게 인하하는 등 경쟁이 극심했던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라이브 네이션(Live Nation)이 새로이 고객이 되었고, 기존 고객이었던 유니버설 뮤직 그룹, 소니, 워너 등도 소비를 늘렸다. 아티스트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맞춘 제품도 순조로이 성장하고 있다. 내년에 매출을 더욱 견인할 흥분되는 프로젝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회사는 2020년 이래 4년째 흑자를 내고 있고, 올해에 최대 액수의 보너스를 집행했다.

크루즈 여행

캐리비안 크루즈 (16층 짐에서)

태어나서 처음 해 본 크루즈 여행 – 나이 든 사람들만 하는 건줄 알았는데, 사실 어린 아이가 있는 가족이 하기에 정말 좋은 여행 방법이다. 실제로 어린 아이를 둔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배 안에서 내가 제일 좋아했던 공간은 16층에 위치한 짐(Gym). 망망대해와 멀리 있는 섬을 바라보며 트레드밀에서 뛰는 기분은 최고다. 4월에 했던 1주일의 캐리비안 크루즈 여행(플로리다 – 케이만 제도 – 자메이카 – 바하마스 – 코코 아일랜드)의 경험이 좋아서 11월에 또 지중해 크루즈에 다녀왔다. 바르셀로나에서 출발해서 마르세이유 – 제노아 – 로마 – 팔레르모 – 말타 – 를 거쳐 바르셀로나로 돌아오는 일정. 배에서 자고 먹는 것이 모두 해결되고 키즈 클럽도 잘 되어 있어 아이들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배 안의 극장에서 매일 밤 하는 공연들도 볼 만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방법으로 여행하게 될 것 같다.

에스엠 엔터테인먼트 사외이사

에스엠 엔터테인먼트 명함과 사원증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 마지않던 회사로부터 갑자기 사외이사 제안을 받았을 때의 느낌이란, 그 기분이란. 올해 초, 에스엠이 큰 변화를 겪으면서 사외 이사 의석을 늘렸는데, 그 과정에서 추천을 받았다. 김규식 변호사/의장을 비롯해 이승민 파트너 변호사, 김태희 대표 변호사, 문정빈 고려대 교수와 함께 이사회에 합류했다. 매달 있는 이사회에 참석하며 케이팝 제작 과정에 대해 많이 배웠고, 시가총액 2조원이 넘는 큰 회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배웠다. 형식적인 거수기가 아니라 긴 토론을 거쳐서 결론을 내리는 정식 이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고, 그렇기에 이 일이 나에게 의미가 있다.

숙명여대 객원교수 임명

숙명여대 겸임교수 임명식 – 장윤금 총장과 함께

2022년에 숙명여대 장윤금 총장님을 만났는데 그것으로부터 인연이 되어 숙명여대 겸임교수 임명을 받았다. 수업을 맡은 건 아니고, 한국 방문할 때 특강하고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는 일이다. 지난번 한국 방문 때 학생들 100여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로 돈을 만드는 일’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건강 지표 개선

건강 검진 결과 (2022년 vs 2023년)

원래 꾸준히 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건강한 패턴으로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2022년 말에 했던 건강검진 지표가 맘에 안들어 식사와 생활 패턴을 확 바꾸었다. 탄수화물을 극적으로 줄이며 밥/빵/떡/면을 거의 안먹고(원래 바지락 칼국수를 그렇게 좋아했었더라는), 소고기 및 돼지고기도 특별한 식사가 아니라면 잘 먹지 않는다. 아침은 삶은 계란과 사과, 그리고 그릭 요거트, 점심은 참치 샐러드, 저녁은 다양한 종류의 한식을 먹는다. 매번 식사 후에는 운동하거나 걷고, 저녁에 펠로톤 자전거로(펠로톤 예찬 글 참고) 30분 정도의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일주일에 한 두번은 강한 근력운동을 했다. 그 결과, 10개월만에 거의 지방만으로 8kg이 빠졌고, 혈압도 낮아졌으며, 중성지방 및 간 수치가 크게 낮아졌다. 심뇌혈관 나이는 내 나이보다 7살이 더 낮게 나왔다.

멕시코 리트릿

멕시코 리트릿 영상

차트메트릭 풀타임 직원들을 멕시코 카보(Los Cabos)로 초대해 리트릿을 했다. 워크샵이라고 부르지 않고 리트릿이라고 부르는데, 말 그대로 일이 아닌 놀이 일정이기 때문이다. 3박 4일동안 고급 빌라에서 셰프가 차려주는 요리를 먹고, 바텐더가 만들어주는 칵테일을 마시며 꿈 같은 시간을 보냈다. 오전에는 각자 할 일을 하고, 오후는 ATV, 해변 산책, 테니스, 수영 등 운동하고 노는 일정으로 잡았다. 든든한 COO인 안드레아스(Andreas)가 모든 구체적인 일정을 꼼꼼히 확인하고 챙겨줘서 나도 손님인 것처럼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데이빗 포스터와의 만남

라스베가스 윈(Wynn) 호텔의 백스테이지에서, 데이빗 포스터와 그의 아내 캐서린 맥피와 함께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는 미국의 팝 업계를 주름잡는 대단한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이다. 전설적인 팝 가수 셀린 디온(Celine Dion)이 19살 때 그를 발견하고 함께 일해 지금의 위대한 인물로 키운 것으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안드리아 보첼리, 조쉬 그로반, 마이클 부블레 등이 불러 유명해진 수많은 노래들을 그가 만들었다. 영화 ‘보디가드’에서 휘트니 휴스턴이 불러 유명해진 “I will always love you“를 그가 편곡했고, “I have nothing” 또한 그가 공동 작곡한 작품이다. 라스베가스의 윈(Wynn) 호텔에서 공연할 때 그와 그의 아내를 백스테이지에서 만나 30분간 이야기를 나눴는데, 차트메트릭에 관심을 보이고 농담도 주고 받으며 기억에 남는 시간을 가졌다. 8년 전, 음악 업계에서 사업을 하기로 했던 결정을 했던 것이 자랑스러웠던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