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e World Congress 일정을 마치고 나서 (삼성 Bada)

Mobile World Congress. 마지막 날 행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일주일간의 여정을 마쳤고, 내일 새벽이면 San Francisco행 비행기에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여기도 좋긴 하지만 역시 California가 제일 좋은 것 같다. 여기서 있었던 개인적인 일과 전시회에서 본 것들을 위주로 정리를 해볼까 한다.

1. 바르셀로나

가우디의 도시. 2004년에 유럽 배낭 여행하며 처음 방문했는데, 그 때 가우디 건축물들을 보며 경이로움을 느꼈었다. 그 때 찍은 사진들을 다시 보니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가우디가 설계한 Sagrada Familia 등 주요 여행지는 지난번에 이미 둘러본 터라 이번에는 이 도시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보고, 또 맛있는 음식도 좀 더 사먹어 보겠다고 생각하고 온 터였다.

처음 바르셀로나 공항에 내려서 내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은 건 공항이었다. 인천 공항이 제일 좋은줄 알았는데 더 현대적으로 더 깔끔하게 지은 공항이 있는지 몰랐다. 지난번 왔을 때는 못느꼈는데, 아마 터미널을 새로 추가했거나 그 사이 renovation을 한 것 같다. 바르셀로나 방문객이 1992년 올림픽을 기점으로 늘었다더니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도시라는 게 느껴졌다. Wikipedia에서 찾아보니 올림픽이 이 도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아래는 Barcelona 공항에 방문하는 연간 승객 수이다. 정확히 1992년을 기점으로 앞뒤 기울기가 완전히 다르다.


서울 올림픽이 한국을 세계에 알리고 한국 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듯, 바르셀로나의 올림픽은 그 전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바르셀로나와 가우디의 건축물을 전세계에 알렸고, 관광객의 숫자를 비약적으로 증가시켰다. 이번에 내가 참가한 Mobile World Congress도 그런 연장선상에 생겨난 전시회인 것 같다. 누가 기획했는지 몰라도 정말 타이밍과 장소를 잘 잡은 거다.

2. 호텔

출장중 내가 묵은 곳은 Passeig De Gracia 거리에 위치한 Mandarin Oriental Hotel이다. 오기 전에 찾아보고 호텔 참 좋아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만족스러웠다. Five star호텔인데 1년 전 호텔 전체를 renovation해서 방이 상당히 세련되게 잘 꾸며져 있었다.

Mandarin Oriental이라는 말이 암시하듯, 동양적인 느낌을 한껏 살린 곳이다. 작은 것 하나까지 동양적인 느낌을 잘 살렸길래 중국인들이 소유하고 관리하는 호텔이겠거니 했는데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니 사실 서양인들이 모두 운영하고 있다. CEO인 Edouard Ettedgui는 프랑스 태생이고 1998년에 CEO로 취임해서 당시 11개이던 호텔 수를 42개로 늘렸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동양적인 느낌을 가진 곳이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제일 나를 감동시켰던 건 직원들이 내 이름을 항상 기억하고 불러준다는 것이다. 아침 식사하러 내려가면 식당에서 Good morning, Mr. Cho라고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호텔에서 나갈 때도 Concierge에서 Hi, Mr. Cho라고 인사하고… 이런 호텔에서 지낸다면 consultant로 일하면서 매일 호텔에서 사는 것도 참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음식

바르셀로나에서 제일 맘에 들었던 것은 음식! 어딜 가나 맛있다. 스페인 전통 음식인 Pallella와 Tapas 뿐 아니라 새우 요리, 스테이크, 생선, 해산물… 뭘 시켜도 실망스러운 적이 없었다. 와인에는 단 맛이 강하게 났는데 떫지 않고 대부분 맛이 있었다. 다만 단 맛이 너무 강해 내 입맛에는 좀 안맞는 것 같기도 했다.

그저께 저녁에는 한국에서 일하시는 Sun 동료 두 분과 식사를 했는데, 여기서 음식에 완전히 감동했다. Catalunya 광장 근처에 있는 Reial Cercle Artistic이라는 곳인데 바르셀로나에 가는 분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다. 요리 하나하나가 작품이었다. 내가 왕새우를 좋아하는데 여기서 appetizer로 먹었던 새우는 내 인생에서 맛본 가장 맛있는 새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4. Mobile World Congress

5만명이 참석했다고 하던데, 규모가 정말 컸다.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내가 실제로 제대로 본 곳은 정말 관심 있는 몇 군데뿐이라고 할 정도다. 모바일 관련 장비,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다 모인 것 같다. 한국 회사중에는 삼성, SKT, 그리고 mobile browser 개발 회사를 비롯한 몇 개 회사만 눈에 띄었지만 전시회 관람하는 사람 중에 한국 사람이 많아 꽤 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다.
작년보다는 규모가 작다고 하던데, 어쨌든 모바일 산업의 규모가 이렇게 커졌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2000년 말 처음 24KB짜리 모바일 게임을 만들던 때가 있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모든 것이 달라졌고, 모든 면에서 발전을 이루었다. 성장하는 industry가 10년이 지나면 이렇게 되는 구나 싶다.

삼성의 투자가 인상적이었다. 일단 전시장 맞은 편에 초대형 Samsung Wave 광고가 있었고, 전시장 내부에서도 정말 큰 booth를 설치했다. 첫째 날 가봤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프트웨어 기술은 대부분 미국에서 많이 봤던 것들이고 TechCrunch를 통해 들어 본 것이라 특별히 인상적인 곳은 없었다. 몇몇 제품은 완전 기술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았는데 나름대로 전시회장을 차릴 만큼 돈을 벌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 Augmented Reality 기술을 가진 회사들 10여개가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데모를 하는 시간이 있어서 가봤는데 거기에도 특별히 신기할 건 없었다. Map data, 카메라, GPS, Accelerometer, 그리고 Compass를 이용해서 구현했는데 기술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어 몇 개 보고 나니 다  똑같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기분 좋은 수확 한가지는 Android Developer Conference에 참석했다가 깜짝 선물로 Nexus One을 받은 것이다. 참석한 전원에게 나누어주었는데 사전에 등록한 개발자만 참석을 시켜주었기 때문에 나중에 동료들의 부러움을 샀다.

5. 삼성의 새로운 OS, 바다
얼마 전 업계를 떠들석하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 바로 삼성이 Bada라는 자체 OS를 출시한다는 소식이었다. 이번 Mobile World Congress를 통해 처음으로 발표했다. 어떤 건지 무척 궁금했기에 30분동안 부스에 서서 하나하나 실행해보았다. 몇 가지 결론: 1) Google과 Android를 결합한 듯한 모습이다. 메뉴를 클릭하면 아래쪽에서 쪼로록 올라오면서 뜨는 메뉴라든지, 팝업 디자인 등은 Android와 상당히 닮았다. 너무 비슷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살짝 들 정도. 2) 아직은 준비가 안되었는데 무리하게 공개했다는 느낌. 몇몇 메뉴는 반응 속도가 너무 느렸고, application은 실행하다가 폰이 죽어버리는 경우가 몇 번 있었다. 3) 타이핑이 불편하다. Omnia에서도 불편을 느꼈던 부분인데, iPhone에서처럼 자동 correction이 안된다. 대충 쳐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게 없다. 실컷 치고 나면 화면에 오타가 가득했다.

나중에 Bada platform 개발을 제안하고 총 지휘한 홍상무님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왜 굳이 새로운 OS를 만들었냐고 여쭤봤는데 Smart phone 뿐 아니라 삼성에서 feature phone을 잔뜩 출시할 건데 그 단말기들을 위한 OS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삼성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을 통해 홍상무님에 대해 들었는데 삼성에서 혁신을 일으킬만한 인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이라는 조직에서는 좋은 software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글을 얼마 전에 읽었는데, 그래도 이왕 시작하고 돈 많이 들인 프로젝트인 만큼 성공했으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Android처럼 잘 만든 운영체제를 그냥 쓰는 게 모두를 위한 길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아래는 Bada Platform 만져보면서 찍은 비디오 두 개이다.

미국 사회에서 인도인들이 가진 파워

예전에 한국에 있는 친구와 통화하다가 이런 이야기를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흔히 말하는 인종 차별.. 그런 거 미국에서 존재하지 않느냐고. 그 이야기를 듣고 한참을 생각했다. 글쎄, 그런 게 있을 법도 한데… 내가 그런 걸 느낀 적이 있었던가? 내가 둔해서 못느낀 적은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인종차별이다’라고 생각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건 미국 어디서나 똑같은 이야기라기보다는 내가 있었던 환경 때문일 수도 있다. 미국 와서 처음 접한 Business School은 원래 타문화에 대해 개방적이고 오히려 타문화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므로 그런 게 없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근데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이곳에서 minority에 해당하는 중국인들과 인도인들이 정말 큰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있다.

미국 와서 정말 생각이 바뀐 게 하나 있다면 인도인들을 보는 시각이다. 한국에 있었을 때 개발자를 찾던 중 인도인 개발자를 고용해보면 어떨까 했던 적이 있는데, 사실 회사 내에서 그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한국만큼 인종차별 심한 곳도 드물다) 말이 안통하면 불편할거라는 의견이 많아 채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실리콘 밸리에서 인도인들은 상당한 대접을 받는다. 그들은 이곳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기술, “computer science” 와 “quantitative” skill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IT업계에서 인도인을 빼면 돌아가질 않는다. 우리가 대단한 제품을 만든다며 감탄하는 Google, Microsoft, Apple도 결국 들여다보면 실제 그걸 만드는 사람들은 인도, 중국, 한국에서 온 엔지니어들인 경우가 많다.

인도인들의 단체 중 TiE라는 것이 있다. 미국 전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지부를 둔 인도인 사업가/투자가들의 모임인데, 워낙 재정이 많고 파워가 쎄서, 심지어 워싱턴 DC에서 거액의 연봉을 주고 로비스트를 고용해서 H-1B Visa (한 해 발급 수가 50,000개로 제한된 취업 비자) 혜택이 특별히 인도인들에게 많이 돌아가도록 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Wikipedia 에서 통계를 보면, 인도에서 전체 H-1B 쿼터의 25% 이상을 매년 가져간다.

그 뿐이 아니다. 아래 테이블을 보면 인도 회사들이 엄청난 숫자의 H-1B 비자 신청을 하고, 또 받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에 H-1B Visa를 받아 간 Top 10회사 중 무려 7개 회사가 인도에 본사를 둔 IT 회사들이다.

인도인들이 미국에서 파워 집단으로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보는 주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미국 문화에 친숙하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카페테리아에서 점심을 먹으면 정말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다양한 나라 출신이 많다보니 각국의 음식 문화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하지만, 또 한가지 주제는 영화와 음악이다. 미국 영화에 대해 박식한 건 이해된다. 나도 자라면서 영화를 많이 봤으니까. 근데 음악에 대해서도 상당히 조예가 깊다. 미국 country music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친구들이 오히려 내용을 몰라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영어가 공용어인 이유가 클 것이다. 책, 영화, 음악 등을 원어로 어렸을 때부터 접하다보니 영어권 국가들의 문화에 친숙한 게 아닐까.

2. 아주 똑똑한 친구들이 많고 90% 이상이 engineering background를 가졌다. 그 중 IIT 출신들도 아주 많다.

IIT에 대한 일화 한 가지. 서울대에서 전공 수업을 들을 때의 일이다. 수업 중에 갑자기 교수님이 물었다.
“너희들, IIT라고 들어봤어?”
“아니요.. IIT요? MIT 짝퉁인가?”
“인도 No. 1 대학이다. 앞으로 너희들 유학가면 IIT 출신들 많이 볼 거다. 보면 일단 고개를 숙여라. 걔네들 무시무시한 애들이다.”
“네?”
“한 해에 서울대 입학생이 4000명이라고 하자. 한 해 수험생이 80만명 정도 되니까 매년 고3 수험생의 0.5% 정도가 입학하는 거다. 인도의 인구는 11.7억으로 한국의 25배가 넘는다. 근데 IIT에 몇 명이 입학하는지 아나?”
“……”
“똑같이 4000명이다.” (주: 2008, 2009년에 캠퍼스 수가 두 배로 늘어 현재는 약 8000명이 입학함)
“헉…!”
“그러니까, 인구가 25배인 나라에서 서울대랑 비슷한 숫자의 학생을 뽑는 거지. 같은 비율로 계산한다면 매년 0.02%가 입학하는 거지. 이제 왜 IIT 출신 만나면 고개 숙이라고 하는지 알겠지?”

그 때 머리에 아주 강하게 남았다. 나중에 IIT나왔다는 사람을 만나면 진짜 다르게 봐야겠다..하고.
근데 재미있는 건, 인도에서는 그렇게 희귀한 IIT 출신을 여기서는 흔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팀에도 12명 중 두 명이 IIT 출신이다. 역시 똑똑하다.). 인도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IIT 졸업자들을 미국으로 보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기 온 사람들은 명문대에서 석, 박사를 마치고 high-tech 기업에 취직하거나 창업을 한다. 그 중 대표적인 사람이 Sun Microsystems를 창업한 Vinod Khosla이다. 그외에도 Novell의 CTO Kanwal Rekhi, Cirrus Logic을 창업한 Suhas S. Patil 등 수없이 많다.

3. entrepreneurial하다.
이게 어디서 나온 속성인지는 모르겠지만, 인도 사람들 만나면서 창업 정신이 넘친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다. 주변 분위기 때문일까… 인도 사람들을 창업하는 회사에서 데려가려고도 많이 하고, 스스로도 창업해서 뭔가 해보겠다며 눈빛이 반짝반짝하는 사람들이 많다. 왜 그럴까 궁금해서 IIT를 졸업한 한 동료에게 물어보았더니 자기는 두 가지 이유가 생각난다고 했다. 첫째는 인도에 산업이 없다는 것이다. 즉, 번듯하게 다닐만한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소규모 상공업 (mom and pop shop)이 인기가 있다. 자기 아버지가 조그마한 shop을 경영하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랐고, 성장하면서 회사 취직보다는 자기도 그런 걸 만들어서 해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논리이다. 두 번째는 유전자에 ‘창업 정신’이 박혀 있다고 한다. 내가 그런 게 어딨냐고 반박하니, 인도 출신중에 미국 동부, 남아프리카 공화국, 영국 등에 가서 사업해서 크게 성공한 사람이 엄청 많다며 자기 생각엔 유전자에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에 동의는 안하지만, 정말 그렇게 주장할 수도 있을 만큼 인도 출신 사업가가 많은 건 사실이다. 앞서 얘기한 TiE의 존재도 인도의 창업 정신을 부추기는 큰 힘인 것은 분명하다.

4. 졸업 후 미국에 남는 사람들이 많다.

아래는 얼마전 Wall Street Journal 기사에 나온 그래프이다.

2002년에 미국에서 과학, 공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2007년에 여전히 미국에 남아 있는 숫자를 센 것이다. 한국 사람들 중에서는 41퍼센트가 5년 후까지 미국에 남아있는 것에 반해 인도는 615명 졸업생 중 무려 81퍼센트가 5년 후에도 미국에 남아 있다.

5. 영어를 잘한다.
어찌보면 이게 한국 사람들과 가장 큰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영어가 공용어인 덕에 기본적으로 영어를 잘 한다. 억양 이상하고 발음 이상하지만 영어는 진짜 잘한다. 말하기 뿐 아니라 글쓰기도 잘한다. 인도에 수십가지 언어가 있기 때문에 인도사람들 끼리도 힌디어를 사용하기보다는 영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말을 잘하니까 자기 생각을 잘 표현하고, 남들을 관리하는 것도 잘 하고, 그래서 중국, 한국 엔지니어들과 똑같이 출발해도 더 빨리 윗자리로 올라간다. 옆에서 보면 안타깝고, 아쉽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인도에서 태어난 후 미국에 건너 와서 성공한 인도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데, 최근 내가 알게 된 Silicon Valley의 거물 세 사람만 소개해 보겠다.

Shantanu Narayen, CEO of Adobe
행사 때 Adobe를 대표해서 주로 발표하는 사람은 CTO인 Kevin Lynch이다. 이 사람은 백인인데, Adobe의 CEO는 누굴까 궁금해서 찾아보다가 인도 사람이 CEO임을 알고 깜짝 놀랐다. 기술 위주의 회사가 아니라 Design 툴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사람에 대해 좀 더 찾아봤다. 인도 한 가운데 위치한 Hyderabad에서 미국 문학을 가르치는 어머니와 플라스틱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도에 있는 Osmania University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오하이오에 있는 미국 Bowling Green State University로 유학왔다. 미국 내 순위 152의 학교이니 명문대라고 볼 수 없는 학교이다. Apple에서 처음 회사 생활을 시작했고, 그 후 Silicon Graphics에서 일했다. Pictra라는 회사를 창업했고, 1993년에 Berkeley 에서 MBA를 마친 후에 1998년에 product research의 VP로 Adobe에 입사했다. 그 후 승진을 통해, 2007년에 43세의 나이로 연매출 3.8조에 직원 8000여명을 고용한 회사, Adobe의 CEO가 되었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현재 그의 연봉은 $875,000, 즉 9억원 정도이다.

Sanjay Jha, CEO of Motorola
인도 동쪽의 한 마을에서 태어났다. 영국 Liverpool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스코틀랜드의 University of Strathclyde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과 San Diego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1994년에 Qualcomm에 조인했고, 들어간 지 4년만에 SVP(senior vice president of engineering)로 승진했고, 2006년에는 COO가 되었다. 들은 얘기로는 Qualcomm 내에서 계속해서 혁신을 일으키는, 파워가 아주 강한 임원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2008년 4월. 꺼져가는 모토롤라의 등불을 살리기 위해 Motorola에서 그를 CEO로 영입했다. Wikipedia에 따르면 연봉 48만 달러(약 5억여원), 주식 등을 포함해서 Motorola에서 총 $100 million (1000억원) 정도를 보상으로 받았다고 한다. Motorola의 Droid 폰을 처음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를 직접 볼 기회가 있었는데, 자신감이 넘치고 Motorola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진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Thomas Kurian, EVP of Oracle
Sun이 Oracle에 합병되면서 우리 팀이 이 사람이 담당하는 그룹으로 들어가게 되어 이 사람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그러니까, 나의 상사의 상사의 상사의 상사가 될 사람이다. 현재 나이는 42세. 매출 25조원 회사의 EVP라니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 CNET에서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었다. 인도에서 태어나 쌍둥이 남동생 둘과 함께 단돈 400불을 가지고 미국에 건너왔다. 공부하며 일하며 열심히 노력한 끝에 미국 최고 명문대학인 Princeton 대학 전자공학과에 입학했다. 공부와 일을 병행하면서 학비를 조달하면서도 수업은 최대한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summa cum laude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했고, Stanford에서 MBA를 마쳤다. McKinsey에 입사해서 런던, 브뤼셀,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한 후 Oracle에 입사했고, 지금은 Oracle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사업인 middleware business를 담당하고 있다. 정확한 연봉은 모르겠지만, CEO인 Larry Ellison의 연봉이 $63 million (700억원)임을 고려하면 꽤 괜찮은 연봉을 받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아래는 얼마전 팀 사람들과 점심을 먹은 후 찍은 사진이다. 실리콘 밸리의 여느 회사와 다르지 않게 인도에서 온 사람들이 많이 있다. 다들 포부가 많고 똑똑한 동료들이다. 내일도 나는 그들과 함께 카레와 인도 영화 이야기를 하며 인도의 문화를 한층 더 알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