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

아마존 주식이 계속 오른다. 2011년에 아마존에 대해 블로그에 글을 한참 쓰던 시절, 이 회사와 사랑에 빠져 180달러에 주식을 사서 보유하고 있다가 300달러 가까이 올랐을 때 기분 좋게 팔았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의 주가는 1,000달러가 넘는다. 기업 가치는 550조원. 최근 실적 발표 후 살짝 떨어지긴 했지만, 이 회사 주식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다. 주가 상승 덕분에  제프 베조스가 자산 100조원을 넘겨 빌게이츠를 제치고 잠시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었다는 소식도 들린다. 빌게이츠는 61세, 제프 베조스는 겨우(?) 53세. 30세에 시작한 회사가 23년만에 자신을 세계 최고 부자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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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런 회사도 없다. 하지만 아마존에 대해 처음 가졌던 신뢰가 흔들려서 주식을 판 건 아니다. 엔젤 투자를 하고, 또 내 사업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가지고 있던 미국 주식을 팔았다. 내 투자가 더 높은 ROI(투자 수익)를 가져오기 바라면서.

아마존의 기업 가치가 이렇게 끝을 모르고 계속 올라가는 것에는 아마존 브랜드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큰 바탕이 된다고 본다. 이제 막 생긴 애송이 회사도 아니고, 23년동안 정말 변함 없이 비전을 유지해 왔으며 (더 싸게, 더 빠르게, 더 다양하게), 또 그 비전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왔기 때문이다. 처음 수년간은 아마존 프라임의 혜택에 반해서 쓰다가, 그 다음은 반품의 편리함에 반했는데, 요즘엔 거실에 있는 아마존 에코(Echo) 스피커가 가족과의 시간을 더 즐겁게 해주고 있다.

에브리씽 스토어(Everything Store)라는 책에서 보면 아마존의 ‘첫 5년’ 이야기가 아주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는데, 그 책을 따라가다보면 사실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은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제프 베조스는 좀 특이한 사람이고, 지나치게 무모할 정도로 위험을 감수하며, 또 잘못된 판단을 내려 수천억원의 돈을 공중에 날리는 일도 계속 발생한다(아마존의 7가지 실패들). 2009년에는 Toys R Us와의 소송에서 패해 $51 million(약 550억원)의 벌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에서도 자신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인간인데 전혀 의심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주요 임원들이 떠나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그는 앞으로 전진했다. 아래는 책 내용의 일부:

In the summer of 2000, with Ravi Suria continuing to press his case in public, the slide in Amazon’s stock price started to accelerate. In the span of three weeks in June, it dropped from $ 57 to $ 33, shedding almost half its value. Employees started to get nervous. Bezos scrawled I am not my stock price on the whiteboard in his office and instructed everyone to ignore the mounting pessimism. “You don’t feel thirty percent smarter when the stock goes up by thirty percent, so when the stock goes down you shouldn’t feel thirty percent dumber,” he said at an all-hands meeting. He quoted Benjamin Graham, the British-born investor who inspired Warren Buffett: “In the short term, the stock market is a voting machine. In the long run, it’s a weighing machine” that measures a company’s true value. If Amazon stayed focused on the customer, Bezos declared, the company would be fine.

2000년 6월, 3주만에 주가가 57달러에서 33달러로 하락하면서, 기업 가치의 거의 절반이 날라갔다. 직원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베조스는 자신의 오피스 화이트 보드에 ‘나는 나의 주가가 아니다’라고 쓴 후에 직원들에게 말했다. “주가가 30% 상승했다고 해서 30% 더 똑똑해지는 것이 아니듯이,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30% 멍청해졌다고 느끼면 안됩니다.” 그는 워렌 버핏에게 영감을 주었던 영국인 투자가 벤자민 그래함의 말을 빌렸다. “단기적으로, 주가는 투표 기계이다. 장기적으로는 체중계가 된다.” 베조스는 선언했다. “아마존이 고객에게 집중하면 회사는 문제 없을 것입니다.”

Stone, Brad. The Everything Store: Jeff Bezos and the Age of Amazon (pp. 110-111). Little, Brown and Company. Kindle Edition.

아마존에 다니는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항상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존 초기 때부터 정해진 원칙들이 해가 지나면서 조금씩 더해지거나 빠지면서 현재 16가지로 정리된 것인데, 그 원칙 중 첫 번째는 ‘Customer Obsession’이다. 즉, 항상 고객으로부터 출발해서 거꾸로 가면서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 ‘경쟁자를 신경써야하기는 하지만, 눈은 항상 고객에게 향해 있어라’

Customer Obsession

Leaders start with the customer and work backwards. They work vigorously to earn and keep customer trust. Although leaders pay attention to competitors, they obsess over customers.

이 리더십 원칙은 하나씩 정독해볼만한데, 제프 베조스의 성격이 드러나기도 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 그 중 하나는 ‘계속해서 배우고 궁금증을 가지라’는 것.

Learn and Be Curious

Leaders are never done learning and always seek to improve themselves. They are curious about new possibilities and act to explore them.

리더십 원칙을 맺는 마지막 문구가 의미심장하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같기도 하고. “실패를 하기도 하지만, 리더는 결국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고, 결코 거기서 안주하지 않는다.”

Deliver Results

Leaders focus on the key inputs for their business and deliver them with the right quality and in a timely fashion. Despite setbacks, they rise to the occasion and never settle.

P.S. 강정석님이 한글로 번역한 아마존 리더십 원칙을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jeongseokkang/7

6 thoughts on “아마존(Amazon)

  1. 아마존의 변화무쌍함도 놀랍지만 조성문님의 블로깅 길이의 미묘함에 놀랍니다. 짧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것이 꼭 필요한 그림과 인용이 어우려져 매번 감탄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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