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가이

 

“I think you are a lucky guy.”

오늘 처음 만난, 실리콘밸리의 한 성공한 사업가가 한참 동안 내 인생 이야기와 사업 이야기를 듣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생각했다. 과연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인가?

사실 나는 억수로 운이 좋은 사람이다. 한국인으로서 태어났고, 이혼하지 않은 부모님 밑에서 자랐고,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고, 또 지금은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전 세계 인구의 0.1%에 속하는 행운을 잡은 것이 아닌가.

사업은 힘든 과정이고, 매일 매일 겪는 어려움이 있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모두 어찌 보면 부차적인 일이고, 궁극적으로 나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예전에 한 사업가가 나에게 자신의 성공 비결은 ‘나는 될 놈’이라는 것을 항상 믿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모든 사람들이 진작 포기하고 나자빠졌을법한 상황에서 ‘나는 될 놈’이라는 믿음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관철시켜 제품을 만들었고, 훗날 그 제품은 회사에 월 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가져왔다. IQ와 EQ에 더해, 또 한가지 중요한 지수는 AQ라는 말을 오늘 들었다. AQ는 Adversity Quotient의 약자, 즉, ‘역경 지수’인데, 역경이 있을 때 이를 얼마나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이겨내느냐가 성공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TED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Grit: The power of passion and perseverance“라는 강연을 한 펜실베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안젤라 덕워스(Angela Lee Duckworth)는, 수많은 사례를 연구한 결과, 지능 지수도, 부모의 백그라운드도 아닌 그릿(Grit)이 성공을 예측할 수 있는 요소라고 했는데, 이것이 결국 AQ와 맛닿아 있는 자질이 아닌가 싶다.

역경을 극복하는 힘은 선천적으로 타고 나는 부분도 있겠지만, 후천적으로 키워지는 면이 훨씬 크다고 본다. 다만, 이것은 한 번에 키워지기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더 큰 역경에 노출되고 이를 극복하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

만약 내 도전과 노력의 결과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한 가지 남는 것이 있다면 바로 이 AQ의 성장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4 thoughts on “럭키 가이

  1.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성문님의 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성문님의 깊이있는 글들에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은 입장에서 감히 말씀드리자면, 성문님의 행운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행운이 일반커피였다면 T.O.P급의 행운이 머지않아 올거라 믿습니다.
    아무쪼록 성문님 가정의 지속적인 행복과 사업의 건승을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

    1. 하하 감사합니다. 일반커피와 T.O.P… 비교가 확 와닿는데요? 🙂 세계님에게도 좋은 일들 많이 일어나게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2. 성문님,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성문님의 “감사”와 “의지”가 담긴 글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항상 마음이 담긴 글 감사합니다. 🙂 일전에 페북으로 불쑥 연락드리고서, 정리해서 연락드리지 못했는데요…… 곧 인사드리고, 또 만나뵐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응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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