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배워야만 하는 것들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의 프레드 윌슨의 글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발견했다.

But at some point, you have to learn things yourself. You can talk to peers until you are blue in your face about how to hire a great VP Engineering or CFO. But making a bad hire or two in these roles will teach you a lot more about it than talking to others. At some point, you are going to have to figure things out by yourself. There is no substitute for direct personal and painful experience. That’s just how life works.

그렇지만 어느 시점에서부터는 직접 배워야만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임원을 뽑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다. 하지만 잘못된 결정을 몇 번 하고 나면 훨씬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결국 이런 것들은 스스로 알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직접 겪는 개인적이고 고통스러운 경험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원래 삶이 그런 것이다.

정말 정말 공감되는 말. 나는 글을 읽는 것을 항상 좋아했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했고, 그래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렇지만 여기에서 예를 든대로, ‘누구를 채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힘들더라도 스스로 배워야만 하는 것이었다.

소위 말하는 제품/마켓 핏(Product/Market Fit) 또한 스스로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크 안드리센의 말에 따르면 제품/마켓 핏은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가지고 ‘좋은 시장’ 안에 들어있는 것”을 의미한다 (“Product/market fit means being in a good market with a product that can satisfy that market”).

productmarketfit
제품/마켓 핏 (Product/Market Fit)

제품/마켓 핏과 관련한 스타트업의 고민은 대개 둘 중의 하나로 좁혀진다.

  1. 좋은 시장을 찾으면 경쟁자들이 너무 강력해서 제품을 만들 엄두가 안나서 고민 (돈이 너무 많이 들기에)
  2. 틈새를 찾아 제품을 만들면, 그 시장이 너무 틈새이거나 제품이 인기가 없어서 고민.

둘 다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결국 이에 대해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래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1. 좋은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들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한 – 이왕이면 훨씬 뛰어난 – 성능의 제품을 만들거나
  2. 그 ‘틈새’가 조만간 커지기를 기대하면서, 틈새 시장에서 당분간 머물러 있어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오래 갈 준비가 되어 있거나(그러려면 투자를 충분히 받거나, 아니면 비용이 매우 낮아야 한다).

남이 만든 것을 보고 베껴서 만들었든, 이 세상 그 누구도 만들지 않은 것을 만들었든, 어쨌든 ‘제품’이라는 것은 색깔이 다르든 브랜드가 다르든, 뭔가는 다르다는 이야기이고, 그렇다면 그 제품만을 위한 시장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어쨌건 승부를 해볼 가치는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과연 그 시장이 결국 의미 있는 크기가 될 것인가이다. 여기서 말하는 ‘의미 있는 크기’란, 단순히 유저 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수에 1인당 생애 가치(Lifetime Value) 를 곱한 값의 합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만한 서비스라 해도 그들이 돈을 내지 않을 것 같다고 하면, 실컷 고생하고 남 좋은 일만 해주게 될 가능성이 있다. 안타깝게도 좀 과장한다면 에버노트가 그런 운명에 빠진 것 같다(이제 수익이 나고 있다고 발표하기는 했지만). 나는 에버노트에는 돈을 한 번도 안냈지만(대신 CTO에게 와인병을 선물했다), 경쟁 제품인 Bear는 쓰기 시작한 지 한 달만에 연 $14.99달러를 내기 시작했다(그리고 앞으로 몇 년간은 돈을 내게 될 것 같다). 아주 운이 좋다면 (그리고 창업자가 스탠포드 출신이면서 회사와 팀이 미국이나 서유럽에 있다면) 선라이즈 캘린더(Sunrise Calendar)의 사례와 같이 돈을 벌려는 시도도 하기 전에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이 와서 회사를 사가겠지만, 그런 확률은 지극히 낮으니 기대하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을 듯.

글을 써놓고 보니 ‘제품/마켓 핏’이라는 건 어찌 보면 별 의미도 없는데 듣기 좋으라고 만든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제품이 후졌거나 시장이 별로 필요로 하지 않은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제품/마켓 핏이 맞지 않다’라고 포장하면 좀 멋지게 들리지 않는가. 사실 나도 많이 사용했던 말임을 고백. 또한 지금도 제품/마켓 핏을 찾아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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