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큰 마일스톤. 작년 5월에 2000달러를 기록했던 월 정액 매출이, 9개월 후 2만달러, 그로부터 7개월 후인 지금 5만 달러가 됐다. SaaS (Software as a service) 사업은 정말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 결제 되는 금액이 하나씩 모여서 매출을 만들어내고, 우리는 그 하나 하나에 감사하며 일한다. 마케팅 또는 영업에 쓰는 돈은 거의 없고, 블로그를 통해 우리가 알아낸 것들을 공유하고, 어드바이저를 통해 의사 결정권이 있는 사람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기존 고객들이 주변에 알리는 방식으로 고객을 모았다.
그와 함께, 우리가 고객이라고 부를 수 있는 회사들도 늘어났다. 좋은 점은, 한 두개의 회사가 우리의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말은, 한 두 고객이 우리더러 이리 가라 저리 가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제품의 의사 결정을 내린다.
함께 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어제 랜딩 페이지를 손보며, 팀원들 프로필 사진을 하나씩 찍어서 올렸다.
오늘 출근하면서 Celina Lee가 진행하는 Give One Dream이라는 팟캐스트를 들었는데 Kobre & Kim이라는 글로벌 로펌 공동 창업자이자 공동 대표인 Michael Kim과의 인터뷰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15년전에 부엌에서 갓난아기를 돌보며 창업한 회사를, 이제 10개 오피스에서 300명을 고용하는 대형 로펌으로 성장시켰는데, 그런 그에게 ‘성공의 기준’ 또는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봤을 때 그가 했던 대답이 재미있었고 공감이 됐다.
“Being able to do what I want to do without anyone messing with me”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자유”
회사를 창업할 때의 목표가 그것이었고, 15년이 지난 지금, 가장 만족스러운 것이 무엇이냐고 질문했을 때의 대답 역시 이것이었다.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마음 먹으면 갈 수 있고, 본인이 집중해서 하고 싶은 일을 골라서 할 수 있다는 것이 자신의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내가 스타트업을 해야겠다고 했던 이유도, 돌이켜보면 이것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창업자라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원하는 일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은 일에서 얻는 행복에 큰 영향을 주었다. MBA를 마쳤지만 나는 여전히 코딩하는 게 재미있고, 그래서 한때는 다른 건 아무 것도 안하고 하루 종일 코딩만 한 적도 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미루거나 그 일을 잘 하는 사람을 찾아서 맡긴 후에, 내가 가장 재미있게 할 수 있거나, 내가 꼭 해야만 하거나, 아니면 내가 제일 잘하는 일에 집중한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툴들이 몇 개 있어서 소개한다.
프리랜서를 찾는 플랫폼이다. 시간 단위로 돈이 지급되고, 리뷰 시스템이 잘 되어 있어서 좋은 사람들을 찾아낼 가능성이 높다. 손으로 해야만 하는 일들은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셜린이 바로 바로 처리해주고, 수동으로 인보이스 보내는 작업은 플로리다에 사는 애쉴리가, 그리고 정기적인 QA는 러시아에 있는 드미트리가 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전문성에 따라 시간당 비용은 5달러에서 80달러 사이로 다양한데, 그 다양한 범위를 모두 커버한다는 것이 이 플랫폼의 장점이다.

회계와 관련된 일은 모두 퀵북(Quickbooks)으로 처리하고, 현금 사용은 전혀 없어서 모두 자동 기록이 되기는 하지만, 장부를 정리하는 건 여전히 귀찮은 일이라 자꾸 미루게 된다. 몰아서 한꺼번에 정리하는 것을 몇 번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지난 달부터 이 서비스를 쓰기 시작했다. 한 달에 250달러 정도 내면 장부 정리를 알아서 해 주고, 항목별 매출과 비용 현황을 예쁘게 그려 준다. 아직은 써본 지 얼마 안되어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직원들이 너무나 친절해서 지금까지는 만족하고 있다.

SaaS 회사에게 가장 중요한 지표들인 월 정액 매출(monthly recurring revenue), 고객 유지 비율(retention rate),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등을 손 하나 안대고 볼 수 있게 해준다. 결제 시스템인 스트라이프(Stripe)와 연동해두면, 신규 유료 고객이 생기거나, 그 고객이 업그레이드하거나, 떠나는 사건 등이 미치는 영향을 바로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건, 홈페이지에서 라이브 데모(live demo)를 클릭했을 때 보이는 데모가 바로 이 회사의 대시보드라는 것이다. 내가 처음 가입했을 때 월 5만 달러 남짓 하던 매출이 지금은 월 10만 달러가 됐는데 내 일처럼 기쁘다.

성문형 정말 뿌듯하시겠어요! 축하드립니다 🙂
그러게 뿌듯하다. 🙂 고마워 경재!
멋집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멋지네요! 진심 축하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