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3G를 손에 넣은지 4일이 지났다. 3G인데다 용량이 큰 버전을 골랐기 때문에 케이스 등을 포함해서 거의 $1000가 든 투자였고, 또 3G를 사용하기 위해서 월 $30를 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굳이 월 30불씩 내면서 3G가 필요하느냐고도 물었다. 두 가지 모두에 대한 내 대답은, “그 돈 이상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이다.
아직은 며칠 되지 않아 좀 더 써봐야 진짜 그 값어치를 할 지 알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경험은 정말 좋았다. 그 중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애플리케이션 몇 개를 소개해 본다.
1. 구글 맵 (Google Maps)
컴퓨터에서 항상 쓰는 거지만, 아이패드에서 보면 느낌이 다르다. 터치스크린만이 줄 수 있는 느낌인 것 같기도 하다. 일단 여기 저기 둘러보고 확대 / 축소하는 인터페이스가 너무 편해서 극도로 자연스럽다. 아래와 같이 예쁜 인터페이스도 마음에 든다.
사람들에게 Google Street View를 보여주면 자기도 사야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래는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주변 거리이다.
이미지 품질 자체가 더 뛰어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패드에서 보면 웬지 더 미려해 보이고 화려해 보인다.
2. 블룸버그 (Bloomberg)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여는 앱이다. 주식 정보 및 금융 관련 기사는 여기서 가장 잘 볼 수 있다. 예전에 아이폰 쓸 때도 참 좋아했던 건데, 아이패드에서는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다. 아래는 구글 주식 정보.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오른쪽 작은 그래프들을 클릭하면 일별, 월간, 6개월, 1년치 주가 변동 정보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아래와 같이 My Stock이라는 게 있어서, 내가 가진 주식들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3. 월 스트리트 저널 (Wall Street Journal)
이것도 놀라운 앱인데, 제일 맘에 들었던 건, 일별로 편집한 기사를 볼 수 있을 뿐더러, 시시각각 나오는 버전도 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종이 신문에 전혀 뒤지지 않을 뿐더러 어찌보면 더 편하다. 이게 있는데 앞으로 내가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
4. 갓 핑거(GodFinger)
내가 신이 되어 행성에 사는 사람들한테 일도 시키고 쉬게 해주기도 하고, 비도 내리고 천둥도 치게 하는 거다…. 내가 어렸을 때 정말 재미있게 했던 파퓰러스(populous)라는 게임과 유사하다.
두 손가락 제스쳐를 이용해 쉽게 확대 / 축소할 수 있다. 확대하면 귀여운 나의 추종자(follower)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PC에서 이 게임을 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마우스와 키보드로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느낌이 정말 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확대 축소키가 따로 필요한데다가, 이 추종자들을 집어서 다른 곳에 던지는 느낌은 완전히 달랐을 거다.
5. 식물과 좀비 (Plants vs. Zombies)
아는 사람이 너무 재미있는 게임이라길래 무려 $9.99를 주고 산 게임인데, 몇 번 해보고 중독되어버렸다. 이 게임 역시 PC로도 할 수 있다. PopCap games 홈페이지에서 플래시 게임을 한 번 해봤다. 근데 느낌이 틀리다.
6. 매직 피아노 (Magic Piano)
Lang Lang이 샌프란시스코 콘서트에서 이걸로 “Flight of Bumblebee”를 연주해서 화제가 되었다. 공연 동영상을 아래에서 볼 수 있다.
화제의 오카리나 앱을 만들었던 스탠포드의 Ge Wang 교수가 만든 앱이다. (estima 님의 블로그 참조) 이건 동영상을 봐야 알 수 있다.
7. 아마존 킨들 (Amazon Kindle)
이제 종이책을 살 일은 없어졌다. 이사할 때마다 무거운 책을 나르느라 땀을 흘릴 일도 없어질 것 같다. 최근 샀던 책들을 모두 반품하고 킨들 버전으로 다시 샀다.
8. 아마존 (Amazon)
더욱 좋아지고 편리해진 쇼핑. 아이패드로 주욱 훑어보다가 버튼 클릭 한 번이면 바로 내 신용카드로 결재가 되고, 이틀 후 사무실 또는 집에 도착한다.
9. 에어 하키 (Air Hockey)
오락실에 있는 그 게임! 아이폰에서도 해봤는데 화면이 작아 그저 그랬다. 아이패드에서 하니 진짜 느낌이 난다. 둘이 시간 잠깐 날 때 하기 딱 좋은 게임.
10. 멘즈 헬스 (Men’s Health)
아이패드에서는 잡지의 개념이 바뀐다. 즉시 지난호를 구매할 수 있고, 잡지 안에서 동영상이 더 효과적인 내용이 있으면 그 부분은 동영상으로 나온다. 아래 그림에서 “플러스 표시”가 된 곳을 클릭하면 동영상이 나온다.
11. IMDB (영화 정보 사이트)
아이폰으로 있는 앱이지만, 아이패드 버전은 훨씬 좋다. 특히 가로, 세로로 돌릴 때 최적화되는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든다.
12. 뉴욕타임즈
기사를 읽다가 동영상을 클릭하면 플레이되고, 동영상이 나오는 상태에서 두 손가락으로 확대 / 축소할 수 있다.
13. ABC 플레이어
이거 정말 최고다. 드라마 좋아는 사람이 이걸 보면 아이패드 사지 않을 수 없다. 3G로도 화질은 훌륭하다. 아래는 와이파이.
임정욱(@estima7)님이 아이패드는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변하는 캔버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블로그),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오직 상상력으로만 제한되는 캔버스. 앞으로 여기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어떤 놀라운 작품이 나올까 생각하니 정말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