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의 미래 – 웹(Web)인가 앱(App)인가?

오늘 트위터 타임라인을 보다가 임정욱님(@estima7)의 다음과 같은 글을 발견했다.

아이패드 전용 콘텐츠앱보다 사파리로 보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유명블로거 프레드윌슨의 포스팅 http://bit.ly/daFgKP

프레드 윌슨이 최근 아이패드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 후 첫날 24,000부를 팔아 화제가 된 Wired 앱을 사용해 본 후 올린 리뷰이다. 왜 아이패드 전용 앱보다 아이패드에서 사파리로 읽는 것을 좋아하는가에 대해 8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몇 가지 눈에 띄는 주장은 다음과 같다.

i don’t like the various different user interfaces i have to get to know. i am used to the web browser interface. i know where everything is. if there was one standard magazine app UI and one standard newspaper app UI, i might feel differently. but for now, i can’t be bothered learning a new UI for every piece of content i want to consume. (나는 매번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 싫다. 웹에서는 어떤 메뉴가 어디에 있는지 이미 알고 있다.)

web is free, apps are often paid. it’s not really about the actual money to me. it is about the transactional overhead and the principal of it. why would i pay for something i can get for free? (웹은 공짜지면 앱은 종종 돈을 내야 이용할 수 있다. 돈 내는거야 상관 없지만 왜 공짜로 볼 수 있는 것에 내가 돈을 지불해야 하는가?)

you can’t search content apps for what you are looking for with google. (애플리케이션들은 구글에서 검색이 안된다.)

나름 일리가 있는 말이다. 나도 이 주제에 대해 요즘 많이 생각해보고 있다. 특히 아이패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아이폰, 안드로이드폰 등의 스마트폰에서는 사실 답이 명확했다. 화면이 작기 때문에 앱(App)을 선호하는 것이 당연하다. 브라우저를 이용해서 어떤 페이지든 볼 수 있지만 가끔 플래시(Flash)가 지원 안되어 불편할 때도 있고, 글자가 작게 나오므로 자꾸 확대/축소하다보면 귀찮고, 또 무엇보다 항상 페이지 전체를 로드하기 때문에 전용 앱에 비해 웹 브라우징은 항상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로 어떻게 다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1:1 비교를 해보았다.

아이폰 전용 애플리케이션 웹 페이지
뉴욕 타임즈
빠른 로딩(3초). 글자가 크다. 아래 툴박스가 있어서 “최근 기사”, “인기 있는 기사”, “저장된 기사”, “검색” 등의 메뉴에 바로 접근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기사를 저장해둘 수 있다. 화면이 아이폰에 최적화되어있기 때문에 확대와 축소를 반복할 필요가 없다. 우선, 광고를 포함해서 페이지 전체를 로드해야하기 때문에 Wifi에서도 10초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브라우저의 렌더링(rendering) 속도에도 병목이 있다. 마음에 드는 기사를 저장해두는 기능이 없다. 비디오의 경우 클릭하면 전체 화면으로 전환된다. 마음에 드는 기사를 찾아 읽기 위해 확대와 축소를 반복해야 한다.
IMDB (영화 정보 사이트)
처음 시작하면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극장 정보를 주기 위해 현재 위치 정보를 이용하겠느냐고 물어본다. 화면에 불필요한 광고가 없다. UI는 320×480 크기의 화면에 최적화되어 있다. 사진을 보는 화면이 마음에 든다. 사진을 아주 빠르게 불러오고, 클릭하면 전체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일단, 로딩이 느리다. 플래시로 된 광고가 위와 오른쪽에 있는데, 크기가 작아서 광고 효과가 별로 없고 불편함만 준다. 마찬가지로 사진을 보는 화면이 있기는 하지만 느린데다가 사진을 클릭해도 전체 화면으로 보이지 않는다. 두 손가락을 써서 사진을 확대해야만 한다.
구글 맵
속도가 빠르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특히 두 번째 스크린의 메뉴 인터페이스가 정말 마음에 든다. 웹 버전 역시 GPS를 사용한 현재 위치를 알아낼 수 있다. 성능도 꽤 좋다. 애플리케이션으로 하던 것들을 대부분 할 수 있다. 주소 자동 완성도 된다. 심지어 두 손가락을 사용해서 지도를 확대하고 축소할 수도 있다. 네이티브 앱(native application)만큼은 아니지만 이정도라면 웹 버전을 사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Facebook)
두번째 사진에서 보이는 빠른 액세스 메뉴를 사용하면 많이 사용하는 중요한 기능 (새로운 피드, 프로필, 친구 정보, 편지함 등) 에 곧바로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사진 보기 화면이 마음에 든다. 아주 빠르게 사진 데이터를 불러온다. 페이스북 원래 페이지가 아닌 모바일 화면에 최적화된 페이지이다. 아이디와 암호를 한 번 입력하면 그 다음부터는 저장이 되어 있어 다시 입력할 필요가 없다. 네이티브 앱에서 할 수 있었던 것들을 거의 동일하게 할 수 있지만, 여전히 속도는 그에 비해 느리다.
블룸버그 (Bloomberg)
툴바 메뉴를 이용해서 News, Markets, My Stocks, Stock Finder 등의 메뉴에 곧바로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주식 그래프가 아주 마음에 든다. 화면 가득 크게 나오는데다, 하루, 한달, 6개월, 1년, 5년동안의 주가 변화 그래프 사이를 아주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과 비슷한 정보와 경험을 제공하지만, 앞서 다른 예와 마찬가지로 로딩이 느리다. 네이티브 앱과는 달리 주가 정보를 하루, 6개월, 1년 등의 다양한 스케일로 볼 수 있는 기능이 없다.
날씨 채널 (The Weather Channel)
아이폰에 최적환 버튼들이 있어 섹션과 섹션을 아주 쉽고 빠르게 왔다갔다할 수 있다. 맵 뷰(map view)는 직관적이고 빠르다. 손가락으로 쉽게 지도를 확대/축소하고 조작할 수 있다. 맵 뷰(map view)의 경우, 확대/축소하는 기능이 없어 불편하다. 지도에서 이동할 수는 있지만 네이티브 앱만큼 직관적이지는 않다.
아바타(Avatar) 게임
OpenGL 라이브러리를 사용한 멋진 3D게임이다. 이러한 성능의 게임을 웹에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다.

그런데, 아이패드가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페이지 전체를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에 두 손가락을 이용해서 화면을 확대했다 축소했다 하며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어졌다. 게다가 웹페이지에 있는 비디오를 화면 전환 없이 바로 재생할 수 있고, 비디오가 나오는 상태에서 화면을 돌리고, 확대하고 축소할 수 있기 때문에 사파리로 컨텐트를 보아도 별다른 불편이 없다. 아래에 아이패드 앱과 웹 페이지를 비교했다.

이름 아이패드 앱(Native Applications) 웹 페이지(Web Applications)
뉴욕 타임즈
IMDB

아이패드에서도 여전히 웹보다는 아이패드용 앱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고 그냥 사파리로 보아도 큰 차이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의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가장 큰 한계는 속도이다. 앱에서는 아이패드에 이미 최적화된, 필요한 컨텐트만 서버에서 바로 받아와 화면에 그리면 되지만, 원래 데스크탑을 목표로 해서 만들어진 웹페이지는 로딩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최근에는 많은 경우 클라이언트에 따라 다른 정보를 전송하기는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orward와 backward를 반복하다보면 확실히 앱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왜 그런 차이가 있을까? 이를 설명하는 한 가지 방법은 OSI Layer를 살펴보는 것이다. 다음 그림을 보자.

네이티브 앱의 경우 아래에서 네 번째 단계에 있는 “Transport Layer”를 통해 정보를 전송한다. 하지만 웹의 규약인 HTTP 프로토콜은 가장 윗단계인 “Application Layer”를 통해 정보를 전송한다. 그만큼 전송해야 할 정보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HTTP는 매번 페이지를 로드할 때마다 접속했다가 접속을 끊는데, 이렇게 연결을 설정하고 해제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많이 걸린다. 여기에 또 한가지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화면에 그리는 속도이다. 브라우저가 화면에 표현하는 속도는 웹킷(WebKit)과 자바스크립트 엔진의 성능에 의존하는데, 아직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

두 번째 한계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이다. 예를 들면 웹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두 손가락 또는 그 이상을 사용하는 멀티 터치를 지원하지 않거나 지원하더라도 웹페이지 자체를 스크롤하는 기능과 섞여서 조작이 다소 불편하다. 또 하나는 롱 클릭(long click)인데, 예를 들어, 아마존 킨들(Amazon Kindle) 앱의 경우 단어를 길게 누르고 있으면 노트를 입력하거나 하이라이트할 수 있는 메뉴가 뜨지만, 웹 기반에서는 길게 누르고 있으면 브라우저가 디폴트로 제공하는 “Copy”라는 메뉴가 뜰 뿐이고, 개발자가 이걸 바꿀 수 없다.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아마존 킨들)에서 단어를 오랫동안 클릭하면 나타나는 컨텍스트(context) 메뉴 웹 브라우저에서 단어를 오래 클릭했을 때 나타나는 메뉴 (http://m.yahoo.com)

세 번째로, 하드웨어 접근이다. 웹 페이지에서 GPS를 이용하여 현재 위치를 불러올 수는 있지만, 카메라를 시작시킨다든지, 컴파스 정보를 가져온다든지, 단말기에 저장된 사진을 불러온다든지 하는 것은 아직은 불가능하다. 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이 이것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앱의 경우 웹으로는 동일한 경험을 제공해줄 수 없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웹의 한계를 극복하여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 바로 HTML5의 등장이다. 이번에 Google I/O 2010에서 가장 크게 다룬 주제인데, 구글은 키노트에서 그동안 개발한 HTML5의 새로운 기술을 통해 웹의 미래를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설명해 보겠다.


업데이트: 그림으로 봐서는 웹이나 앱이나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데, 실제로 손에 잡고 사용해보면 차이가 큽니다. 해당 기기에 최적화되어 속도 빠르고 깔끔한 앱과는 달리 웹은 아무래도 좀 어수선하고 느린 경우가 많습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웹페이지를 따로 제공하는 경우에는 좀 낫긴 합니다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뒤로가기’버튼을 눌렀을 때의 경험입니다. 이미 읽은 페이지인데도 다시 불러오느라고 5초 가량을 기다리게 만듭니다. 그 시간이 참 지루하지요. 앱에서는 이미 캐시가 되어 있기 때문에 0.1초면 앞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업데이트: 블로그를 포스팅한 이후에 트위터에서 많은 분들이 이 주제에 대해 의견을 표해 주셨습니다. 여기에 그 일부를 게재합니다. 90%가 웹을 지지하는데, 저는 아직은 앱이 있으면 무조건 앱을 선호합니다. 돈을 약간 내야 하더라도 말입니다.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지요.

  • @cachoxm ㅎㅎ그림 비교로 보니 걍 확 들어오네요. 스크린의 크기가 결정적 팩터지만, 태블릿정도는 어중간한 ‘웹+앱’ 공존도 UX측면에서 의미있지않을까요?
  • @dukeom 화면 비율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웹/앱이 결정되지 않을까요? 유휴(?) 공간이 존재하는 와이드 스크린 때문에 앱을 통한 광고의 유혹이 거셀지도..
  • @hiinno 궁금해지는데요 저는 웹에 한표 ㅎㅎ
  • @hollobit 지난 15차 MWAC에서의 결론도 보편성은 웹, 사용성은 앱 이었죠. 미래는 웹이라고 공감하면서
  • @meesokim 앞으론 앱이나 웹이냐? 결국 웹이 승리한다는 것이 구글의 믿음. 앱은 웹을, 웹은 앱을 닮아간다. 이 글은 매우 현실적으로 분석해 놓은 좋은 글이네요
  • @emotionist 저 역시, 당근 Web!입니다. 표준과 오픈을 믿는 이라면 누구나!
  • @dialektike 중요한 점은 단순하다고 봅니다.”유료인가 무료인가?” 웹:특성상 정보공유, 앱:유료화 유리하죠
  • @rethinks 모바일의 미래 웹인가 앱인가. 갠적으론 사용성으로 보자면 앱이지만, 확장성으로 보자면 웹이 좋은것 같음 유틸은 앱이고 서비스라면 웹…
  • @newsboi 인터넷에서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는 온라인 환경의 변화… 이젠 “웹(Web) vs. 앱(App)”의 전쟁이 곧 모바일의 미래!! 승패의 향방은 유저들의 손에….
  • @sue_park 점점 웹으로 넘어가겠죠… 소셜화되는 측면에서도요. ^^
  • 권율, 미국 속의 자랑스러운 한국인

    최근 아는 분이 기사 링크 하나를 보내주셨다. “세상엔 연아, 우즈식 성공도 있고 권율식 성공도 있다.“라는 제목의 중앙일보 기사였다.

    권율? 특이한 이름이다. 누구지? 싶어서 기사를 좀 더 자세히 읽어보았다. 매우 인상적이었다. 미국의 인기 쇼프로인 서바이버(위키피디아 설명)에서 2006년에 최종 우승을 차지한 사람인데다가, 스탠포드 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맥킨지와 구글을 거쳐 현재 미국에서 가장 힘있는 정부기관중 하나인 FCC(연방통신위원회) 에서 부국장으로 일하는 한국계 미국인이라고 하니 말이다.

    위키피디아(Wikipedia)에서 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았다. 뉴욕에서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로 이주하여 Concord에서 고등학교를 다녔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후 스탠포드에 입학해서 1997년 졸업. 2학년 때, 친한 동양인 친구 Evan Chen이 백혈병 진단을 받았으나 골수를 제 때 기증받지 못해 죽는 것을 보고 아시아계 미국인 기증 프로그램의 대변인으로 활동하게 된다. 스탠포드 졸업 후 예일대 로스쿨에서 학위를 받은 후 로펌에서 근무. 그 후 구글, 맥킨지 등에서 일하다가 2006년에 Cook Island에서 열린 서바이버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권율, 서바이버 2006 최종 우승자, FCC 부국장

    서바이버에 왜 출연하기로 결심했냐는 질문에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들, 특히 한국계 미국인들이 얼간이나 괴짜만 있는 게 아니라 남과 협력할 줄도 알고, 특히 남을 리드할 줄 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라고 대답했다.

    미국에 와서 TV를 많이 보기 시작하면서 이 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TV나 영화에 흑인들은 참 많이 나온다. 한때는 악당이나 가난한 사람들로 주로 등장했을 지 몰라도, 적어도 TV에서 보는 지금의 흑인 이미지는 많이 다르다. 흑인들이 회사의 상사, 병원장, 수사대의 보스 등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참 많다. 미국의 인기 TV쇼 중 하나인 “그레이 아나토미 (Grey’s Anatomy)”가 좋은 예이다. 아래 사진을 보자.

    Grey's Anatomy의 주요 등장 인물들

    위 사진의 주인공들 중 흑인이 두 명 있다. 위 왼쪽은 이 중 가장 높은 사람인 병원장이고, 왼쪽 끝은 상사로 나오는 의사, 그리고 오른쪽 아래 흑인 여자는 인턴들을 관리하는 의사이다. (한 편, Sanra Oh는 한국계 캐나다인이다. 연기를 참 잘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 그들은 똑똑하고, 주장이 강하며, 리더십을 가진 사람들로 묘사된다.

    반면, 미국 드라마와 영화에서 등장하는 한국인들의 모습은 어떤가? 미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인 배우로는 LOST에 출연한 김윤진, Dae Kim, 그리고 MadTV의 코미디언 Bobby Lee 등을 들 수 있다. 김윤진은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한국의 재벌가에서 태어난 딸로 묘사되고, Dae Kim은 김윤진의 아버지 사업을 위해 청부살인을 하는 일을 하다가 김윤진과 결혼하게 된, 영어를 거의 못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사실 Dae Kim은 미국에서 태어나서 한국말이 오히려 서툴다). LOST를 보다 보면 사실 기가 막히는 경우가 있다.

    미국의 인기 TV 쇼, "로스트"에서 Dae Kim과 김윤진의 과거를 묘사하는 장면

    우울하고, 비정상적이고, 딸에게 너무 엄하게 대하는 아버지, 말도 안되는 이유를 위해 피를 흘리는 장면들… 한국에 이런 모습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결코 일반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물론 드라마니까 극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이러한 장면들이 한국을 잘 모르는 많은 미국인들에게 전해져 한국인의 이미지가 그렇게 박힐 것이라고 생각하니 씁쓸했고, 안타까웠다.

    한편, 미국에 잘 알려진 TV 속의 한국인으로 Bobby Lee라는 사람이 있다. 다음 사진은 그의 이미지를 잘 표현해 준다.

    Bobby Lee, 우스꽝스러운 이미지

    그리고, 아래와 같이 몸개그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그의 주된 역할이다.

    웃긴 건 사실이다. 사실 생각 없이 보면 그냥 웃어넘길 수 있지만, 그가 한국사람이라는 걸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기는 커녕 인상이 찌뿌려질 때도 있다.

    최근 FlashForward라는 드라마에서 John Cho라는 한국인이 멋있는 역할로 등장한 적이 있기는 하다. 한국에서 1972년에 태어나 1978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건너와서 버클리를 졸업하고 배우가 되어 수많은 미국의 TV 쇼에 조역으로 출연하다가 최근 주역이 된 배우이다.

    John Cho

    하지만 아쉽게도 이 드라마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John Cho는 그 샤프한 이미지를 잘 살려 좋은 역할을 많이 맡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런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느끼고, 이미지를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서바이버에 출연한 사람이 권율이다. 다음 비디오는 서바이버에 등장한 권율의 몇 가지 하이트라이트와 그가 수많은 역경을 거쳐 최종 우승자 후보로 선정된 후에 사람들에게 마지막 변론을 하는 장면이다. (2:50부터)

    제가 여기 출연하고자 결심한 이유는 소수민족이 주류사회에 제대로 표상되지 못하고 있어서입니다. 제가 자랄 때 저같은 사람을 TV에서 본 적이 없습니다. 종종 괴짜로 묘사되곤 하지요. 저는 미국인들이 아시아계 미국인의 진짜 모습을 보게 하고 싶습니다. 제가 여기서 우승하면 소수민족이 TV에서 제대로 비춰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솔직하고도 직설적인 그의 최종 변론에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권율은 마침내 서바이버의 최종 우승자가 되어 상금 백만 달러(약 11억원)를 받았다. 그의 약속대로, 그 후 그는 많은 TV쇼에 출연하고 각종 행사에서 연설을 하며 아시아인, 그리고 한국인의 이미지를 알렸고, 많은 사람들은 그가 자신의 영웅이라며 자랑스러워한다.

    그의 모습에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그간 얼마나 미국 주류사회에서 아시아인들이 제대로 대접을 못 받았길래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솔직히 실리콘밸리처럼 인도, 중국, 한국인들이 대접받는 곳에서는 그런 걸 잘 못느낀다.), 어쨌든 권율과 같은 사람이 있으니 앞으로 더욱 많은 변화가 생겨날 것이라 생각한다. 그는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내가 좋아한 아이패드(iPad) 앱들

    아이패드 3G를 손에 넣은지 4일이 지났다. 3G인데다 용량이 큰 버전을 골랐기 때문에 케이스 등을 포함해서 거의 $1000가 든 투자였고, 또 3G를 사용하기 위해서 월 $30를 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굳이 월 30불씩 내면서 3G가 필요하느냐고도 물었다. 두 가지 모두에 대한 내 대답은, “그 돈 이상의 가치가 충분히 있다”이다.

    아직은 며칠 되지 않아 좀 더 써봐야 진짜 그 값어치를 할 지 알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경험은 정말 좋았다. 그 중 가장 내 마음에 들었던 애플리케이션 몇 개를 소개해 본다.

    1. 구글 맵 (Google Maps)

    컴퓨터에서 항상 쓰는 거지만, 아이패드에서 보면 느낌이 다르다. 터치스크린만이 줄 수 있는 느낌인 것 같기도 하다. 일단 여기 저기 둘러보고 확대 / 축소하는 인터페이스가 너무 편해서 극도로 자연스럽다. 아래와 같이 예쁜 인터페이스도 마음에 든다.

    사람들에게 Google Street View를 보여주면 자기도 사야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래는 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주변 거리이다.

    이미지 품질 자체가 더 뛰어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패드에서 보면 웬지 더 미려해 보이고 화려해 보인다.

    2. 블룸버그 (Bloomberg)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여는 앱이다. 주식 정보 및 금융 관련 기사는 여기서 가장 잘 볼 수 있다. 예전에 아이폰 쓸 때도 참 좋아했던 건데, 아이패드에서는 더욱 업그레이드 되었다. 아래는 구글 주식 정보.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오른쪽 작은 그래프들을 클릭하면 일별, 월간, 6개월, 1년치 주가 변동 정보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아래와 같이 My Stock이라는 게 있어서, 내가 가진 주식들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3. 월 스트리트 저널 (Wall Street Journal)

    이것도 놀라운 앱인데, 제일 맘에 들었던 건, 일별로 편집한 기사를 볼 수 있을 뿐더러, 시시각각 나오는 버전도 따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종이 신문에 전혀 뒤지지 않을 뿐더러 어찌보면 더 편하다. 이게 있는데 앞으로 내가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 건 상상할 수 없다.

    4. 갓 핑거(GodFinger)

    내가 신이 되어 행성에 사는 사람들한테 일도 시키고 쉬게 해주기도 하고, 비도 내리고 천둥도 치게 하는 거다…. 내가 어렸을 때 정말 재미있게 했던 파퓰러스(populous)라는 게임과 유사하다.

    두 손가락 제스쳐를 이용해 쉽게 확대 / 축소할 수 있다. 확대하면 귀여운 나의 추종자(follower)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PC에서 이 게임을 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마우스와 키보드로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느낌이 정말 달랐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확대 축소키가 따로 필요한데다가, 이 추종자들을 집어서 다른 곳에 던지는 느낌은 완전히 달랐을 거다.

    5. 식물과 좀비 (Plants vs. Zombies)

    아는 사람이 너무 재미있는 게임이라길래 무려 $9.99를 주고 산 게임인데, 몇 번 해보고 중독되어버렸다. 이 게임 역시 PC로도 할 수 있다. PopCap games 홈페이지에서 플래시 게임을 한 번 해봤다. 근데 느낌이 틀리다.

    6. 매직 피아노 (Magic Piano)

    Lang Lang이 샌프란시스코 콘서트에서 이걸로 “Flight of Bumblebee”를 연주해서 화제가 되었다. 공연 동영상을 아래에서 볼 수 있다.

    화제의 오카리나 앱을 만들었던 스탠포드의 Ge Wang 교수가 만든 앱이다. (estima 님의 블로그 참조) 이건 동영상을 봐야 알 수 있다.

    7. 아마존 킨들 (Amazon Kindle)

    이제 종이책을 살 일은 없어졌다. 이사할 때마다 무거운 책을 나르느라 땀을 흘릴 일도 없어질 것 같다. 최근 샀던 책들을 모두 반품하고 킨들 버전으로 다시 샀다.

    8. 아마존 (Amazon)

    더욱 좋아지고 편리해진 쇼핑. 아이패드로 주욱 훑어보다가 버튼 클릭 한 번이면 바로 내 신용카드로 결재가 되고, 이틀 후 사무실 또는 집에 도착한다.

    9. 에어 하키 (Air Hockey)

    오락실에 있는 그 게임! 아이폰에서도 해봤는데 화면이 작아 그저 그랬다. 아이패드에서 하니 진짜 느낌이 난다. 둘이 시간 잠깐 날 때 하기 딱 좋은 게임.

    10. 멘즈 헬스 (Men’s Health)

    아이패드에서는 잡지의 개념이 바뀐다. 즉시 지난호를 구매할 수 있고, 잡지 안에서 동영상이 더 효과적인 내용이 있으면 그 부분은 동영상으로 나온다. 아래 그림에서 “플러스 표시”가 된 곳을 클릭하면 동영상이 나온다.

    11. IMDB (영화 정보 사이트)

    아이폰으로 있는 앱이지만, 아이패드 버전은 훨씬 좋다. 특히 가로, 세로로 돌릴 때 최적화되는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든다.

    12. 뉴욕타임즈

    기사를 읽다가 동영상을 클릭하면 플레이되고, 동영상이 나오는 상태에서 두 손가락으로 확대 / 축소할 수 있다.

    13. ABC 플레이어

    이거 정말 최고다. 드라마 좋아는 사람이 이걸 보면 아이패드 사지 않을 수 없다. 3G로도 화질은 훌륭하다. 아래는 와이파이.

    임정욱(@estima7)님이 아이패드는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변하는 캔버스라는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블로그), 정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오직 상상력으로만 제한되는 캔버스. 앞으로 여기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어떤 놀라운 작품이 나올까 생각하니 정말 흥미진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