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레미 린(Jeremy Lin) 센세이션

온통 제레미 린(Jeremy Lin) 이야기다. Linsanity(린세니티) 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는데, “Lin(제레미의 성)” 과 “Insanity(미쳤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합친 말이다.

Linsanity (Lin + Insanity)

어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뉴욕 닉스와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제레미 린이 등장해 혼자 무려 38점을 내어 뉴욕 닉스를 92-85로 승리로 이끈 것이다.

전에 얼핏 친구로부터 대만계 사람이 NBA에 등장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궁금해하던 차에, 어제 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 온통 제레미 린 이야기를 하기에 그의 경기 장면과 인터뷰를 보게 됐다. 그리고 감동했다.

몇몇 사람들은 그가 “Out of nowhere”에서 나타났다고, 즉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났다고 이야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어렸을 때부터 촉망받던 선수로 계속해서 올라온 것이 아니라, UCLA에서 장학금을 못 받았고, 스탠포드 대학에 불합격한 후, 하버드 대학에 입학해 경제학과를 졸업했는데 일약 NBA 스타가 된 것이다. 피플(People)지에 따르면 그는 미국 NBA에서 활약하는 최초의 중국계 & 대만계 미국인 선수이고 1957년 이래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최초의 NBA 선수이기도 하다. 경기 시작 전, 레이커스의 스타 선수인 코비 브라이언트(Kobe Bryant)는 인터뷰에서 제레미 린에 대해 잘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고 그의 팀이 패매한 후에,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Players don’t usually come out of nowhere, If you go back and take a look, his skill level was probably there from the beginning but no one ever noticed.” (선수들은 보통 없다가 갑자기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과거로 돌아가서 잘 살펴보면, 제레미의 실력은 이미 거기 있었을 겁니다. 아무도 눈치를 못 챘던 것 뿐입니다.)

“It’s a great story. It’s a testament to perseverance and hard work. I am sure he has put in a great deal of work to always have that belief in himself. Now he has the opportunity to show it.”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땀과 끈기, 그리고 노력의 결과입니다. 제레미 린은 엄청나게 노력했을 것이고, 항상 자신에 대해 신념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제 그걸 보여 줄 때가 왔습니다.)

사실 자신에 대한 신념이 아니다. 그는 하나님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그의 인터뷰 곳곳에, 그리고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잘 드러난다. 그는 훗날 자신의 꿈이 목사라고 이야기한다.

제레미 린의 페이스북 페이지

위키피디아에 있는 Jeremy Lin 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1988년에 LA에서 태어나서 팔로 알토에서 자랐다. 그의 부모는 대만에서 1970년대 중반에 이민 온 중국계였다. 팔로 알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006년에 하버드 대학에 입학했으며, 대학을 졸업한 2010년에 Golden State Warriors에서 처음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는 뉴욕 닉스(New York Knicks)로 옮겨 활약하고 있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의 새 주인인 조 레이콥(Joe Lacob)은 “스탠포드 대학이 그를 데려가지 않은 건 정말 어리석은(really stupid) 결정이었다. 그 아이가 바로 길 건너편에 있었는데도 말이다. (스탠포드 대학은 팔로 알토에 위치해 있음)” 라고 이야기했다. Elie Seckbach과 했던 한 인터뷰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 (중국인, 아시아인)을 대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는, “특권이고 영광입니다. 제가 중국계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부모님이 대만에서 왔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여기에, 그가 NBA 역사의 한 페이지를 남길 닉스와 레이커스의 2월 10일 금요일 경기 장면과, 경기 후 그의 인터뷰를 잘 요약한 약 10분짜리 동영상이 있다.

저보다 더 큰 존재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레이커스와의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에서)

제레미 린 (출처: ESPN.com)

한편, 아래는 지난 2월 5일 그가 CNN과 했던 인터뷰 영상이다. “From Harvard to NBA”. 10년 후, 하버드와 NBA 중 어느 것이 더 빛날 것 같느냐는 질문에 수줍게 웃으며 NBA라고 대답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그가 출연해서 만든 비디오인데 참 재미있어 소개한다. 제목은 “하버드 대학에 들어가는 법“.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멋있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다.


업데이트 (2/14): ‘제레미 린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 CNN과 언론에서 계속해서 제레미 린 이야기다. 오늘 아침엔 CNN에서, 제레미 린이 메디슨 스퀘어 가든 회사(Madison Square Garden, Inc. 뉴욕 닉스 경기장을 소유한 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제레미 린이 등장한 이후 티켓 가격이 무려 100달러어치 상승($47 -> $142)했다고 한다. 티켓 값이 상승하고,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프렌차이즈 제품 판매가 늘면서 회사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것이다. 그래서 한 번 찾아봤다.

제레미 린이 가져온 경제적 효과. 매디슨 스퀘어 가든 사 주식이 10% 이상 상승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며칠만에 회사 가치가 약 2천 5백억원 상승한 것이다.

관련 기사

업데이트 (2/15):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흥분시킨 영상. 토론토 상대 경기. 마지막 쿼터, 점수는 87-87. 0.5초를 남기고 3점 슛을 성공시켜 모두 기립하게 만듬. 이렇게  짜릿한 운동경기는 정말 오랫만에 봄. 하루만에 조회수 300에서 300,000으로 올라감.

12 thoughts on “제레미 린(Jeremy Lin) 센세이션

  1. 아 제 트윗도 등장하는군요 ^^ 이선수에 대해서 정리 깔끔하게 잘해 주셨네요. 후보생활을 전전하다가 자신에게 온 어렵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결국 스타로 떠오르는 장면이 너무 드라마틱합니다. 충분히 영화로 만들어도 될것 같네요.

    한가지 정정 – 제레미린은 NBA최초의 “동양계 미국인” 선수입니다. 최초의 중국선수는 야오밍이 있었지요.

  2. 한편, 아래는 지난 2월 5일 그가 CNN과 했던 인터뷰 영상이다. “Form Harvard to NBA”. 10년 후, 하버드와 NBA 중 어느 것이 더 빛날 것 같느냐는 질문에 수줍게 웃으며 NBA라고 대답한다

    Form 오타가 난것 같아요.. Form? 해서 무슨 뜻인가 했네요

  3. 이거 그 동네사람들이 의외로 운동 잘 하네요. 팔로알토하이라면 정말 엘카미노리얼을 두고 스탠포드 정문들어가는 길 건너편에 있는 학교아닌가요. 패트리오츠의 톰 브래디도 알고 보니 산마테오고교출신이라 놀랐는데… 잘 읽었습니다.ㅎㅎ

    1. 예 그 학교 맞습니다! 지나갈 때마다 저기 다니는 고등학생들은 좋겠다.. 싶지요. 팔로 알토의 학생들은 팔로 알토 고등학교와 건(Gunn) 고등학교 둘로 나누어 들어갑니다.

  4. 저도 정말 오랜만에 NBA경기를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레이커스와의 경기는 정말 환상적이었어요.

    코비는 경기 시작전에 Lin에 대해서 신경도 안썼더군요. Youtube 에 클립이 올라와서 첨부합니다.

  5. 몸으로 부딪히고 더블 클러치를 하는 장면을 보며 동양인이 저런 파워를 가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감탄했었습니다. 대체로 사람은 노력을 하면 보이는 것만 쫓는데 보이지 않는 것을 위해 사는 친구라 더 친근하고 감동이 되네요.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

  6. 제레미 린에 대한 궁금함이 완전히 해소되었습니다.

    이런 영향력을 준 제레미 린이 무릎 수술을 했습니다.
    등장 만큼이나 놀랍습니다.

    그런데 그의 마음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레미 린을 정말 좋아합니다.

    1. 제레미 린을 트위터, 페북으로 follow하고 있는데, 수술 소식을 들으니 안타깝더군요. 그래도 무사히 잘 끝나서 다행입니다. 빨리 회복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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