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는 제목이 그냥 Sungmoon’s Blog였고, 내가 느끼는 대로 생각을 정리해서 쓰곤 했다. 그러나 블로그 이름을 ‘실리콘밸리 이야기’로 바꾸고 나서부터는 실리콘밸리와 별 상관 없는 이야기를 쓰기가 웬지 부담스러워졌고, 그런 내용은 구글 플러스에 짧게 공유하거나 정말 길게 할 말이 있을 때만 이 블로그에 쓰게 되었다. 하지만, ValleyInside와는 달리 이건 내 개인 블로그가 아닌가. “실리콘밸리에 사는 조성문의 이야기”. 그거면 제목을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써봐야겠다. 이 글은 ‘실리콘밸리와 상관 없는 이야기’이다. 앞으로도 실리콘밸리나 IT와 별로 상관 없지만 공유하고 싶은 생각들을 여기에 써보려고 한다. 결국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할 때 진심이 나오는 것이고, 그럴 때 글도 술술 잘 써지는 것이니까.
때아닌 여름 감기로 고생하다가 며칠만에 TechCrunch와 TechNeedle, 트위터를 확인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소식을 쭉 접할 때면 트위터 타임라인을 살펴보는 것이 효율적이고, 내 타임라인에서 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임정욱(에스티마)님의 트윗을 살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미국에 사는 덕분에 따로 몇 번 뵈었고, 얼마 전에도 점심 식사를 같이 했는데, 바쁜 와중에도 거의 매일 수많은 기사와 트윗들을 읽고 유용한 정보를 필터링하여 제공해주시는 것을 보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스탠포드의 스타트업 액셀러에이터인 StarX가 Kauffman으로부터 무려 80만 달러의 그랜트를 받았다는 기사를 보고, Kauffman과 같이 훌륭한 비전을 가진 단체에 계속해서 돈이 지원되고, 그런 돈으로 이런 좋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강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WhatsApp 하루 메시지 전송 건수가 10 billion을 돌파했다는 기사를 보고 나만 WhatsApp을 열심히 쓰는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또, 페이스북이 iOS 전용 앱을 아예 다시 만들어 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워 바로 업데이트했다. iPhone 4에서 그동안 페이스북 앱을 쓰려니 너무 느려서 속이 터졌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전에는 HTML로 만들어졌고 겉만 껍데기를 씌운 형태였다. 많은 사람들이 HTML이 모바일 앱의 미래라고들 하는데, 나는 HTML(+JavaScript)로 만들어진 모바일 앱을 써 보면 영 느리고 불편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에 관해서는 예전에 앱과 웹에 대해 조사해보고 내 생각을 정리한 적이 있다. 한편, 트윗이 너무 재미있어 얼마 전부터 팔로우하기 시작한 김정은의 패러디 계정이 팔로워 170만명을 돌파했다는 트윗도 있었다. 가끔씩 트위터 보면서 웃고 싶다면 한 번 팔로우 해보시길.
그 외에도 눈길을 끄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한 것은 단연 안철수 룸살롱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사건과 삼성-애플 소송에서 애플이 압승한 소식이었다.
안철수 룸살롱 사건은 사실 구체적으로 다 살펴본 것은 아니고, 안철수가 출연했다는 무릎팍 도사를 본 것도 아니어서 사건의 전말을 다 알지는 못하고, 이게 왜 그렇게 화제가 될 만한 내용인지도 이해가 안되지만, 이로 인해 네이버가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검색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네이버 직원이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박근혜 콘돔’이 언급되었고, 이로 인해 사건이 더 커지는 바람에 결국 네이버 김상헌 대표가 직접 해명하는 글을 올렸다는 내용을 보았다. 해명의 내용을 보니 어떤 알고리즘으로 운영하고 있고,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이해가 되었지만, 한 가지 갸우뚱하게 만든 단락이 있었다.
오늘 일을 계기로, 관련 부서와 다각도로 정책을 검토한 결과, 청유어의 검색에 대한 성인 인증은 현행과 같이 계속 유지하되, 관련된 ‘뉴스 기사’는 성인 인증과 상관없이 검색 결과로 노출되도록 개편을 하려고 합니다. 생각해 보면, 뉴스 자체를 청유물로 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하고, 무엇보다 뉴스는 취재와 데스킹이 있는, 가장 기본적으로 신뢰할 만한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김상헌 대표의 글. 출처: 네이버 다이어리)
과연 그런가? ‘뉴스가 가장 신뢰할만한 콘텐츠’인가? 물론 내가 좋아하는 매일 경제, 머니투데이 등을 비롯해서 주요 일간지의 많은 기사들에는 신뢰할 수 있는 좋은 기사가 많다. 하지만 네이버가 검색해서 보여주고, 첫 화면에 ‘뉴스’로 띄우는 기사들이 모두 정말 신뢰할만한 콘텐츠인지는 좀 의아한 생각이 든다. 신뢰성이나 사실성보다는 ‘클릭수’에 초점을 맞춘 제목과 기사들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방금 캡쳐한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톱 뉴스’ 섹션이다. 여기에 인용된 데일리안, OSEN, 마이데일리, 스포탈 코리아.. 이들은 네이버가 인정한 ‘신뢰할만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언론’이다.

난 사실 이 ‘언론사’들에 대해 대해 잘 모르고 그 설립 배경도 모르지만, 기사를 클릭해서 들어가보면 도저히 그런 신뢰할만한 곳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러한 뉴스캐스트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머니투데이 윤미경 부장기자가 2011년 초에 한 마디 한 적이 있다 (아래)
이는 뉴스캐스트 선정 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선정기준이 수시로 바뀌는데다 평가항목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어떤 언론사에는 가입조건이 ‘설립 5년 이상’이라고 했다가 어떤 언론사에는 ‘설립 1년 이상’이라고 했다. 그런데 설립 1년도 안된 언론사가 뉴스캐스트에 포함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언론사들은 네이버 뉴스캐스트 선정기준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NHN은 “뉴스캐스트는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가 선정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는 식으로 심사위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돌렸다.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올 2월 또다시 개편됐다. 뉴스캐스트에서 노출되는 기사수가 6개에서 9개로 늘어나면서 네이버 초기화면에는 선정적인 제목의 뉴스가 더 넘쳐난다. 이런 기사가 ‘오픈캐스트’ ‘테마캐스트’로 또다시 포장돼 유통되고 있으니 말초적 기사는 비단 뉴스캐스트에서 끝나지 않고 있다. 이것이 하루 17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네이버의 현재 모습이다.
내가 네이버를 쓰기 싫어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이 뉴스캐스트이다. 도무지 읽을 가치가 없는 엉뚱한 기사들로 내 시간을 낭비하게 하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신문사 하나를 정해 놓고 들어가면 대부분 주요 소식은 다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신문사들간의 편집 방향의 차이도 알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신문사 둘은 Wall Street Journal과 The New York Times이다. 이 두 신문사는 색깔이 분명이 다르고, 기사의 품질도 다르다. 그런데 네이버 뉴스캐스트처럼 이렇게 조각 기사만 화면에 보여주면, 언론사간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자극적 제목만 남게 된다. 주요 일간지의 기자가 되는 것과 신변 잡기 언론사의 기자가 되는 것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고, 따라서 그런 차이가 나는 사람들이 쓰는 기사의 품질에도 차이가 있는데, 네이버 뉴스캐스트 때문에 그 모든 신문사들이 같은 선상에 놓이고 말았다. 기사의 품질보다는 자극적인 제목을 얼마나 잘 다느냐에 기자의 경쟁력이 달려 있으니 이 얼마나 개탄할 상황인가.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주요 언론사의 기자가 된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 대해 얼마나 답답해하고 있을까 싶다.
이야기가 뉴스캐스트쪽으로 샜는데, 이왕 샌 김에 네이버에서 검색 결과를 카테고리별로 보여주는 유저 인터페이스에 대해서도 하나 지적해보고 싶다. 이런 카테고리방식 결과가 예전에는 참 편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참 안좋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내 블로그에서 ‘내가 영어공부한 방법‘이 지속적으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에 ‘영어 공부’라는 키워드로 한 번 검색해봤다. ‘영어 공부’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이 뭘까? 영어 공부를 도와주는 사이트를 알고 싶거나, 영어 공부를 잘 하는 노하우를 알고 싶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았다. 네이버는 카테고리별로 보여준다. 프리미엄 링크, 파워 링크, 비즈사이트, 지식iN, 뉴스, 동영상, 책, 이미지, 전문 정보, 웹문서, 뉴스 라이브러리, 지식쇼핑, 지식백과, 지도 순서이다. 소위 ‘백화점식 나열’인데, 과연 이러한 유저 인터페이스가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가 싶다. 첫째, 이 중 절반이 광고이다 – 프리미엄 링크, 파워 링크, 비즈사이트, 책, 전문 정보, 지식 쇼핑. 이런 광고를 클릭하면 네이버가 돈을 번다. 둘째, 거의 관련이 없더라도 ‘카테고리’이기 때문에 검색 결과에 나오는 것들이 많다. 이제, 하나씩 살펴보자.














여기까지 총 12개의 섹션. 긴 페이지의 맨 끝까지 내려왔지만 그다지 쓸모 있는 정보는 없었다. 이상하게도 ‘블로그’는 카테고리에서 빠져 있다. 원래 검색 결과 상단에 거의 항상 뜨는 것이 네이버 블로그인데, ‘영어 공부’라는 키워드에는 블로그가 별로 유용한 내용을 제공해주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일까? 카테고리별로 보여주는 이러한 검색 결과, 과연 최선인가? 이것이 과연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유저 인터페이스인가, 아니면 네이버의 수익을 극대화해주는 유저 인터페이스인가 좀 의구심이 든다. 한편, Naver SE에서는 좀 더 효율적으로 보여주나 싶어서 거기서 찾아봤는데, 검색 결과에 유용한 정보가 없었다.
구글에서 ‘영어 공부’로 검색해봤다(Google.co.kr이 아닌 google.com을 이용했다. Google.co.kr의 검색 결과도 비슷하게 나오지만, 내가 보기엔 한글 검색도 Google.com을 이용하는 것이 검색 품질이 높다). 아래는 그 결과이다.

첫 두 개의 링크를 클릭해서 들어가봤다. ‘영어 공부 추천사이트 20선‘. 들어가서 확인해보면 왜 이 사이트가 검색 결과 첫 번째에 나왔는지 알 수 있다. 영어 공부에 도움되는 사이트들을 정말 잘 정리해 놓았다. 두 번째 검색 결과는 유명한 고수민씨의 블로그이다. 들어가서 보면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하는 데’ 도움될만한 팁들이 정말 많이 있다.




여기까지 해서 구글 검색 결과의 첫 페이지가 끝이 난다. 검색 결과는 훨씬 짧지만 훨씬 더 유용하다. 왜 더 유용할까? ‘영어 공부’라는 키워드 위주로 검색해서 잡동사니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영어 공부’와 관련해서 정보를 가장 잘 정리해 둔 사이트를 우선해서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구글이 사용하고 있는 PageRank라는 검색 알고리즘 때문인데, 작은 것 같아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큰 차이를 만든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두 검색 결과를 보며, 검색 회사가 가져야 할 원칙과 철학에 대해 한 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다. 난 네이버라는 회사에 대해 개인적 감정을 가질 이유도 없고, 아는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에서 일하고 있거나 한때 거기서 일했었기에 이런 글을 쓸 때마다 조심스럽지만,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해주기보다는 불필요하게 낭비하도록 하는 뉴스캐스트와 카테고리별 검색 결과를 통해 네이버가 돈을 벌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이 글을 써봤다.
떼르또엔 블로그 인물 수필 경전 철학 인문에서 이 항목을 퍼감.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왜 네이버가 한국에서 인기가 있을까요? 저도 네이버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검색할 때는 검색할 때는 네이버를 쓰게 되더라고요. 광고글은 싫지만, 광고만 스킵하면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나름 쉽게 접근하는 글이 상단에 위치해서 그런 것 같네요. 물론 네이버를 찾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네이버가 익숙하다는 거 겠죠? 제 생각에 가장 큰 문제는 네이버 말고도 국내의 포탈들이 네이버와 다르지 않다는 게 아닐까요?
제가 ‘영어 공부’라는 하나의 케이스를 예로 들기는 했는데, 네이버가 좋은 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네이버 편리하게 많이 썼습니다. 한편, 말씀하신대로 ‘익숙함’도 꽤 큰 영향을 차지하겠지요.
예시를 통한 자세한 분석 잘 봤습니다. 제 주위를 봐도 네이버를 만족하면서 쓰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한국 검색/포털에 스타트업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기도 하죠. 어떤 스타트업이 나와서 한국 싸이트를 잘 검색하고 신뢰할 만한 검색 결과를 보여준다면 판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을텐데 말이죠.
말씀하신 내용 트윗에서도 봤습니다. 🙂 저도 그런 기회가 있겠다는 생각은 드는데요..
네이버에 가끔 들어가도 검색은 하지 않은지 꽤 되었습니다. 쓰신 글 읽으면서 ‘이정도로 심각한가’ 하며 다음, 네이트에도 ‘영어공부’로 검색해봤습니다. 비슷하네요. 또 야후 코리아도 해봤습니다. 귤이 회수를 건너 탱자가 된건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한국 로컬 검색포털의 한계가 아닌가 합니다. 야후 미국판을 검색해보면 이런 광고는 뜨지 않네요. 그래서 든 생각은 이런 광고수익 구조를 이해해주는 사용자들의 문제가 아닐까? 불편한 줄도 모르고 나쁜 줄도 모르고 사용하는 한국 네티즌들이 정말 안타깝네요.
다른 포털들도 비슷하군요. 사용자들의 사용 패턴이 영향을 끼친 부분도 분명히 있지요. 어쩌면 그게 더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블로그를 링크시켜 주셨군요^^ 구글의 경우 해당 포스팅을 얼마나 신뢰 있는 사이트에서 많이 링크시켜 주었는가가 seo에 큰 작용을 하더군요. 특히 조성문님께서 하신 것처럼 키워드를 삽입해서 링크를 걸어주면 더욱 효과가 있다죠. (감사합니다ㅎㅎ) 원하는 정보를 단번에 찾는 데는 구글만한 검색엔진이 없는 것 같습니다.
‘분석’의 교과서와 같은 훌륭한 글입니다. 아주 잘 읽었습니다. 네이버 관계자가 이 글을 읽는다면 뜨끔!하겠군요. 네이버의 미래는 거기서 ‘뜨끔’에 그치느냐, 고통을 감내하고 대대적인 사이트 수정에 들어가느냐에 달려있겠죠. 사이트 곳곳에 뻔히 보이는 상처가 곪고 곪아 결국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까지 가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네이버를 잘 이용하지 않습니다만 가끔 뉴스캐스트 기사를 몇 개 읽다보면 귀중한 내 시간을 이렇게 허비한 데 죄책감까지 들 때가 있거든요. 현재 미국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특별한 감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관련 안좋은 소식이 들리면 굉장히 쓰립니다. 어제 삼성 소식도, 네이버 소식도…
아무튼 성문님 좋은 글 고맙습니다.
이미 생태계가 다 짜여진 뉴스캐스트가 없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봅니다. 이상적이진 않지만, 그냥 그렇게 쓰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좀 아쉬워요.
형 개인적인 생각, 글 더 많이 써주세요 ^^ 논란의 소지가 된다든지 약간 위험할 순 있어도(?), 그게 더 재밌지 않을까요. 화이팅입니다.
그래 화이팅! 🙂
뉴스캐스트에 대한 지적에 대부분 공감하지만 글에서 언급하신 메이저 언론사중 하나도 공개석상에서 네이버 실시간 키워드에 맞춘 기사를 쓰고 있음을 인정한바 있읍다. 메이저 언론사도 뉴스캐스트에는 신변잡기적인 뉴스를 편집하는 경우도 많고요. 아무튼 시원한 문제제기 잘 읽었습니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네이버에서 트래픽을 못 끌어오면 큰일이니까 그렇게 할 수밖에 없겠지만, 아무튼 아쉽습니다.
아주 잘 분석해 놓으셨네요 🙂 그나저나 고수민씨가 유명한 분이셨군요. 이분 미국에 처음 오셨을 때 저한테서 집을 사셨는데..
아 그러세요? 재미있는 인연을 가지고 계시네요. 🙂
네이버를 안쓰는 사용자로서 네이버를 쓰는 ‘보통’ 사람들에게 종종 왜 네이버를 쓰는지 묻곤 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왜 네이버를 쓰는지 저는 이해가 잘 안가네요.
저는 뉴스는 다음 뉴스를 봅니
IT의 logical 함을 전혀 모르다가 [잘못키운 단추 네이버…] 라는 글을 우연히 접한 후 조성문님 블로그를 들락날락 거리면서 이것저것 많이 배우게된 된 팬으로서 또 네이버 이야기가 언급되니 참 감회가 새롭네요. ^^;; 마침 오늘 일찍 퇴근해 와이프랑 인터넷문제로 옥신각신했는데 그 이야기가 실마리가 될 거 같아 잠깐 썰을 풀어봅니다. 저는 여기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아마도) 익스플로어 기본페이지를 구글로 사용하고 있는데 와이프는 일편단심 네이버를 씁니다. 오늘도 집에 와서 서핑좀 하려니 네이버로 페이지가 바뀌어 있더라고요. –;; 내가 왜 자꾸 네이버를 쓰냐고 물어보니…자기는 네이버가 그냥 편하답니다. 그래서 네이버가 왜 편한데? 라고 물어보니 결론은 본인이 자주 들어가는 카페가 거기 있어서…라는군요. ㅎㅎ 육아맘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있는 “맘스홀릭”을 비롯하여 “중고나라”등 5-6개 사이트 때문이죠. 더하기 이런저런 친구들의 블로그, 및 각종생활에 유익한 정보가 가득한 블로그가 있기때문이라고도 하네요. 지도서비스가 잘되어있기 때문이라고도 하고요. 제가 당신이 보고싶은 것을 찾을때 빨리 찾기가 힘들지 않아? 광고가 너무 많지 않아? 라고 물으니 광고는 그냥 스킵하면되고 본인이 원하는 정보에 대한 기준은 본인의 주관성이지 타인과는 상관없다라는 논리를 폅니다.
참 이해할수 없지만 ㅎㅎ 와이프와의 대화에서 몇가지 인사이트를 얻습니다. 첫째 네이버를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가 스마트하고 논리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네이버는 국민 검색엔진이라고 불리는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사용을 합니다. (우스개소리지만 저희 고모는 지금도 바탕화면이 다음으로 바뀌어있으면 컴퓨터가 안된다며 네이버로 돌려놔달라고 합니다 –;;)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고 해서 사용하는 유저들의 컴퓨터/인터넷을 다루는 스킬이 뛰어나다는 명제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본인들의 목적을 이루기위해 인터넷이라는 수단을 사용할뿐 전문가가 되고싶어 하지는 않을지도 모르죠. 현명하지 못하게 사용한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어쩌면 그건 저와같은 사람의 시각인것뿐이고, 사실 그들은 그렇게 불편해하지도 않고 나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여기저기 널려있는 광고라는 장애물을 그리 신경쓰지 않고 사용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컴퓨터에 그리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본인이 원하는것을 직접 찾는것보다 찾아주는데 촛점을 준 네이버의 서비스는 아주 합리적이질도 모른다는 점이죠.
둘째, 대한민국의 인터넷 유저들에게 커뮤니티란 정말 중요하다…라는 점입니다. 이쪽 생리를 어느정도 아는 사람들은 파워블로거,뉴스캐스팅같은 어드버토리얼 광고는 왠지 상업적인 느낌이 강해 거부감이 심하게 들지만 본인 자신의 기준보다 다른사람의 평가를 중요시하는 한국사람들의 정서상 개인/집단 커뮤니티가 잘 정리되어있는 네이버는 아주 믿을(?)만한 네이버(이웃)이지요. 물론 신뢰할만한 리뷰가 그득한(옐프,아고다) 같은 사이트가 더 매력적일수도 있지만 각종 편향된 리뷰들이 가득한 네이버의 커뮤니티에 익숙해진 유저들은 때론 일부 정보가 왜곡되어있다고 하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것 같습니다.
(다음카페 – 네이트 싸이에서 블로그로 주도권을 쥔뒤 개인/집단 커뮤니티의 육성관리에 노력을 무단히도 쓴 네이버의 승리라고 할까요? 아직까지는…)
이 두가지의 다소 비약적일수도 있는 팩터들로 인해 네이버는 대중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탈로 인식이 되었고 정보의 폐쇄성,부정확성 등 여러가지 개선할 문제점들이 많지만 쉽게 바뀌기는 어려운것 같습니다. 이유는 어찌됐든 현재 가장 많은 고객들이 찾는 사이트이고 대한민국 사람들의 정서에 현재로서는 가장 적합한 사이트거든요. 제가 다니는 회사도 여러 사이트를 통해서 마케팅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뭐라뭐라해도 네이버가 가장 파워풀합니다. 그러니 계속 쓸 수밖에 없고….
필요한 정보검색은 구글에서, 하지만 사람들의 트랜드 파악은 네이버에서…
한국 시장에서 현재까지는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그리고 누리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꽤 견고한것 같습니다. 간단히 쓰려고 했는데 꽤 길어졌습니다. 흐미…
아무튼 네이버보다는 구글스러움을 좋아하는 저이지만, 솔직히 구글이 한국시장에서 네이버를 이길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쉽게들지 않습니다. (아마 그건 구글의 철학과 맞물려서 연관되어있기 때문) 그렇다고 네이버가 영원할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아직까지 왜 네이버가 대한민국의 대중을 사로잡았는지 정확한 분석이 나오지 않아서이고, 그 방법은 다른분들이 말씀하시는 신뢰성,정확성과는 전혀 다른 변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네이트의 현재 형태로는 한단계 낮은 경쟁상대 그 이상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할듯)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가 전혀 다른 형태이긴 하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어떻게 이 패러다임을 바꿀수 있을까) 그 해답을 찾게되면 네이버의 단추를 잘 꿸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찾으면 꼭 쪽지 보내겠습니다. 태풍이 드디어 오나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박현영님, 이렇게 의견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말씀하시는 부분 모두 저도 공감합니다. 그래서 항상 제가 간과하지 않는 것이, 네이버란 네이버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아쉬워서 글을 써 봤습니다.
저도 메일(파일첨부-특히 대용량 보내는 건 네이버가 지메일보다 저는 편합니다),블로그와 카페때문에 네이버에 가는데요(몇몇은 rss로 보긴 하지만요). 그냥 일단 로그인하면서 시선이 뉴스캐스트쪽으로 가고 땅기는 제목을 보면 낚시일수도 있지만 클릭을 하게 됩니다.하하
저는 제가 원하는 정보를 큐레이팅해주는 도구가 참 필요한데요.. 검색은 저는 한국 내의 쇼핑 정보, 지도정보를 얻고자 할때는 네이버가 편하더라구요
좋은글 항상 감사하게 보고 있습니다. 일반인이 IT에 대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이런 글을 써주셔서 정말 좋습니다.
Naver와 google을 같이쓰는 사용자로써 제가 네이버에 들어가는 이유를 관찰해보니,
1. 뉴스를 보기 위해서
2. 웹툰 보려고
네요.
뉴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아마도 필자님이 언급한 시간 깍아먹기 때문에 안본다가 이유가 비슷한것 같네요. 저는 뉴스를 보는 목적 자체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남는 시간을 쓰러 가는 것 같아요. 특이한 소식이 있나 뉴스 캐스트를 켜놓고 톱부터 스페셜까지 한번 훏게 되는 습관이 생겼네요 지금은.. 본문에서 말씀하신 자극적인 기사는 왠만하면 피하려고 합니다만 가끔 궁금증이 일어날때는 보게 되구요.
웹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어릴적부터 만화를 좋아해서 아직도 즐겨 보곤 합니다. 무료로 하루하루 업데이트가 되다 보니 하루 하루 방문하도록 길들여 졌네요.
이렇게 보면 하루 평균 네이버 메인 화면 근처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대략 1시간 정도 되는 것 같네요.
답글을 달고 나니, 네이버의 콘텐츠에는 하루, 혹은 시간 단위로 변하는 것들이 즐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이게 네이버가 쓰는 공략이 아닐까요? 제한된 시장에서 살아 남는 방법은 검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 처음부터 검색 자체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을 수도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까요(궁금증이 드는군요). 이런면에서, Google vs Naver를 “포털 서비스” vs “검색 서비스”측면에서 바라본다면, 비교자체에 무리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한국뿐만이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도 포털 시장이 강세이니 아마도 포털에 열광하는 이유가 문화적 차이에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포털이 웹의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필자님의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
와 진짜 충격적이에요 .. 이렇게 잘 비교해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제 멘토가 한국에 있으면 우물안개구리 되기가 조금 쉽다고 코멘트해준게 갑자기 생각나네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네이버 메인 완전짜증나서 .. 구글 요새 자주쓰고 있다는 ..
좋은글 너무 잘읽고 갑니다. 아직도 배울게 너무 많네요 🙂
오래된 글이지만, 잘 봤습니다~구글이 짱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