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블로그를 통해 아마존 이야기를, 그리고 제프 베조스 이야기를 많이 했다. 2010년에 처음 아마존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이라는 글을 통해 아마존이 나에게 준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를 설명했고, 이듬해에 아마존(Amazon) 성공의 비결은 소비자 경험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라는 글을 통해 회사의 문화와 제프 베조스의 스타일을 소개했다. 올해에는 아마존에 대항하는 리테일러들의 힘겨운 싸움이라는 글을 통해 아마존이 궁극의 승자로 굳혀져가는 상황에서 다른 리테일러들이 어떻게 대항하고 있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2010년에 150달러이던 아마존 주가는 이제 300달러가 되었고, 직원은 16만명으로 늘었으며, 회사 가치는 150조원이 됐다. 어제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 수가 끝없이 증가해 이제 5800만에 이른다는 소식도 들었다. 말이 5800만이지, 매년 90달러를 지불하며 온라인 쇼핑을 주로 아마존에서 하는 ‘충성 회원’의 수가 남한 인구의 합보다 많다는 건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나는 2008년에 가입해서 6년째 쓰고 있는데, 프라임 회원으로서 아마존을 더 쓰기 편한 서비스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오늘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올라온 제프 베조스와의 인터뷰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 오랫동안 그를 개인적으로 알아온 Henry Blodget이 한 인터뷰였는데, 아는 사이인 덕인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것들을 거침없이 물었고, 그만큼 솔직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최근 큰 실패를 경험한 킨들 파이어 폰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회사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는 사람들이 대담한 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킨들도 그랬고, 프라임 회원 서비스도 그랬고 모두 대담한 실험이었지만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 파이어 폰도 그런 실험의 일부라고.
I think it takes more time to analyze something like that. Again, one of my jobs is to encourage people to be bold. It’s incredibly hard. Experiments are, by their very nature, prone to failure. A few big successes compensate for dozens and dozens of things that didn’t work. Bold bets — Amazon Web Services, Kindle, Amazon Prime, our third-party seller business — all of those things are examples of bold bets that did work, and they pay for a lot of experiments.
What really matters is, companies that don’t continue to experiment, companies that don’t embrace failure, they eventually get in a desperate position where the only thing they can do is a Hail Mary bet at the very end of their corporate existence. Whereas companies that are making bets all along, even big bets, but not bet-the-company bets, prevail. I don’t believe in bet-the-company bets. That’s when you’re desperate. That’s the last thing you can do.
책에 대해 가질 가장 중요한 시각은, ‘책은 다른 책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책은 블로그, 뉴스, TV, 게임, 영화 등과 경쟁하고 있는 제품. 그런 면에서 자신은 책이 여전히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며, 그 가격을 내리는 데 공을 들여왔다고. 실제로 킨들 출시 후에 책 가격이 낮아졌고, 책을 사는 과정도 너무 쉬워진 덕에 책을 쉽게 소비하고 있다.
The most important thing to observe is that books don’t just compete against books. Books compete against people reading blogs and news articles and playing video games and watching TV and going to see movies.
Books are the competitive set for leisure time. It takes many hours to read a book. It’s a big commitment. If you narrow your field of view and only think about books competing against books, you make really bad decisions. What we really have to do, if we want a healthy culture of long-form reading, is to make books more accessible.Part of that is making them less expensive. Books, in my view, are too expensive. Thirty dollars for a book is too expensive. If I’m only competing against other $30 books, then you don’t get there. If you realize that you’re really competing against Candy Crush and everything else, then you start to say, “Gosh, maybe we should really work on reducing friction on long-form reading.” That’s what Kindle has been about from the very beginning.
이제 나이 50이 되었는데, 뭔가 바뀐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인상적이다. “별로 바뀐 게 없어요. 여전히 즐겁게 사무실에 가고, 내 삶을 사랑하죠. 네 명의 아이가 있고, 아내는 여전히 나를 사랑한다고 해요. 사실인지 따지지는 않습니다. 매일 밤에 제가 설겆이를 하는데, 그것 때문에 저를 좋아하는 것 같거든요.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근데요, 그게 제가 하는 일 중 아내가 가장 섹시하게 느끼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웃음).” 그의 여유로운 태도가 보기 좋다.
HB: You turned 50 recently.
JB: Yes.
HB: Any changed outlook on life?
JB: No, not really. I’m still dancing into the office. I love my life. I have four kids. My wife still claims to still like me. I don’t question her aggressively on that. I do the dishes every night, and I can see that actually makes her like me. It’s a very odd thing.
HB: I do that, too.
JB: I’m pretty convinced. It’s like the sexiest thing I do. [Laughter]
그와의 1시간 인터뷰 전체를 비디오로 보면 더 좋다. 요즘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부끄러운 행동으로 떠들석한데, 경영자들의 태도만 문제를 삼을 것이 아니라, 그런 태도를 인정하고 강화하는 분위기도 고쳐야 하지 않나 싶다. 재벌 2세를 미화하는 드라마와, 제왕적 권력을 상기시키는 사극들이 일조를 하는 것은 아닐까.
제가 좋아하는 조성문님이 제프 베조스를 좋아한다하실길래 뜨악했습니다.
아마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좋은 사람일지는 모르겠으나,
(저도 초기에는 그렇게 생각했지요)
우연한 기회에 그의 자서전 ‘세상의 모든것을 팝니다’를 읽고 난뒤에
수많명의 직원을 혹사시키는 그냥 워크홀릭임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뒤 아마존의 눈덩이 처럼 늘어나는 적자에 대하여 보았고,
언젠가는 터질 거품 폭탄돌리기로 보입니다.
(그래도 미국의 주주들은 그를 찬양하고 있지요.)
이 회사는 뭔가 비정상적입니다.
제가 느끼기론 그의 자서전에서 그에게 어떠한 인간적인 깊이나 철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제프 베조스가 CEO로서 덕장이라 불리기 어려운 면모가 많다는 점에 이용 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말씀하신 ‘세상의 모든 것을 팝니다’는 자서전이 아니거니와, 이 때문에 저자의 주관적 판단이 많이 들어가 있지요. 같은 이유로 제프 베조스의 아내 매켄지 베조스가 ‘베조스의 행동에 대한 감정과 동기들을 입증할 증거나 출처도 없이 혼자 추측해 쓴 것’ 이라는 혹평을 남기기도 했구요.
읽으신 책에서 어떠한 인간적인 깊이나 철학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자서전’이 아닌데 자서전만큼의 깊이를 기대하셨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Vagabond님께서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대신 해주셨네요. 저도 그 책 읽어봤는데, 거기 비쳐진 모습이 일면 사실이겠고, 아마존에 다니는 친구들한테 들은 이야기도 있어서 좀 독단적인 면이 있는 것도 알지만, 저는 다른 걸 떠나 그가 장기적으로 보는 관점이 좋습니다. 그래서 아마존이 ‘힘들긴 하지만 보람 있는 회사’로 여겨지는 것이겠지요. 회사 안에서 나타나는 CEO의 모습이 직원들한테 실제 얼마나 인정을 받고 있는지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는 Glassdoor의 Approval Rating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찾아보니 80%이네요. 이 정도면 상당히 높은 편.
제프 베조스가 직접 쓴 책이 아닌듯 하기도?
검색해보니 “브래드 스톤 지음” 이라고 뜨긴 뜨는데…
저도 아마존이나 제프 베조스를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ㅋ
그래도 뭐 또 그렇게까지 나쁘게 생각하지도 않아서…
배울점은 확실히 있는거 같긴 합니다. 우리나라 가족경영하시는 분들보다는? =ㅇ=
한국 드라마를 보면 젊은 재벌 2세와의 러브스토리가 많이 등장하지요.
이런 드라마를 보면서 자라온 우리들은, 주식회사의 주인은 오너가 아니라 주주이고,
이러한 기업을 자식에게 상속하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니라는 최소한의 심리적 견제 장치도 없어진 듯 합니다.
그냥 회장 아들이면 당연히 회사 경영하게 되는걸로 인지하는 문화적인 토양 속에서
이번 대한항공 땅콩회항 같은 문제도 유발되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조성문님, 테크니들 기사를, 언제나 즐겁게 읽고 있는데, 요즘 잘 안 올라와서 아쉽습니다. 이제 곧 크리스 마스인데, 메리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또한 즐거운 연말 되십시요.^^ – 포스티노 박진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