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란?

오라클에서 나의 직함은 Principal Product Manager이다. 내가 하는 일은 자바 개발자들을 위해 우리가 만든 각종 소프트웨어에 추가할 기능을 정의하는 것이다. 회사에 있으면서 “오라클의 프로덕트 매니저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와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도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그래서 여기서 간략하게 하는 일과 자격 조건 등을 설명해보고자 한다.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 PM)는 무슨 일을 하는가?

PM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상품 전략’을 관리하는 것이다. 아주 간략하게 도식화하면, 상품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간략한 상품 개발 프로세스.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다.

아이디어가 정교화되어 제품이 되고, 출시된 후 피드백을 받아 업그레이드하고, 출시된 제품을 통해 고객의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프로덕트 매니저(PM)는 ‘상품 전략’을 세우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아이디어는 누구에게서든 나올 수 있다. PM은 이 아이디어가 시장의 필요에 맞는지, 그 시장의 마켓이 충분히 큰지, 경쟁 제품과 비교해서 우위가 있는지 등을 먼저 생각해봐야 하고, 그 결과물로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제품(product)은 기능(feature)의 집합이다. 예를 들어 얼핏 보기엔 간단하게 보이는 아이폰 하나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기능이 들어가 있다. 예를 들어 앱 실행중에 ‘홈’ 버튼은 한 번 누르면 메뉴 화면으로 나가지만, 메뉴 화면에서 홈 버튼을 누르면 검색 화면으로 간다. ‘최근 통화 목록’에서 오른쪽 화살표를 눌렀을 때, 이미 연락처에 들어있는 번호라면 연락처를 보여주지만, 모르는 번호라면 ‘새로운 연락처 등록’이라는 메뉴가 뜬다. ‘어떤 화면에서 어떤 버튼을 눌렀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는 사실 UX 디자이너(User Experience Designer)가 정의하지만, 그 안에 어떤 기능이 들어가야 할 지 정의하는 것은 PM의 몫이다. 각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우선 순위를 정하고, 이 기능들을 개발자 및 다른 조직과 공유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제품 요구 조건 문서 (Product Requirements Document, PRD)이다. PRD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정의된다.

  1. Requirement (요구 조건)
  2. Problem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점)
  3. Use Case (사용 예)
  4. Background (배경 이유)
  5. Dependencies (다른 요구 조건과의 연관성)
  6. Priority (우선 순위)
  7. Release Version Number (제품 버전)

문서는 파워포인트, 워드, 또는 엑셀로 만들기도 하는데, 아무래도 자주 업데이트하는 문서이다보니 전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Accompa, Access 360, Borland의 CaliberRM등 많은 소프트웨어가 나와 있다.

Accompa 실행 화면 (출처: Accompa.com)

요구 조건은 어떻게 찾아내는가?

요구 조건을 찾아내는 경로는 매우 다양한데, 대략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고객 피드백

가장 중요한 경로이다. 사람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표현한다. 이를 잘 잡아내고, 잡음을 제거하고, 그 중 중요한 것을 추려내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프로덕트 매니저의 몫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어떻게 듣는가?’는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겠다.

2. 경쟁 제품 분석

경쟁 제품을 보고 분석하는 것도 물론 당연히 중요한 절차이다. 경쟁 제품의 장점을 보고 따라할 수도 있고, 단점을 개선하여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그대로 베껴서는 안되지만, ‘창조적 모방’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틱톡은 카카오톡과 비슷하게 생겼고, 기능도 비슷하지만, 사람들이 더 빠른 속도를 원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개발했고, 지금 매우 빠른 속도로 카카오톡을 따라잡고 있다.

카카오톡 실행 화면

틱톡 실행 화면

3. 조직 내부 제안

제안은 어디서든 올 수 있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 그 제안이 오는 경우가 사실 많이 있다. 제품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들과, 품질을 테스트하는 QA 부서에 있는 사람들은 제품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좋은 제안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모으고, 명확히 정의하고, 구체화하는 것은 PM의 일 중 하나이다.

4. 직관

PM은 대개 그 제품의 전문가이다. 따라서 무엇이 개선되어야 하는지, 어떤 기능이 추가되면 좋을지 직관적으로 알 가능성이 높다. “It’s really hard to design products by focus groups. A lot of times, people don’t know what they want until you show it to them. (포커스 그룹을 통해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까지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 Businessweek, 1998″ 라고 했던 스티브잡스는, 직관이 가장 훌륭했던 PM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고객의 목소리는 어떻게 듣는가?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이를 분석하는 것이다. 잡다하게 흩어져있는 정보는 그다지 쓸모가 없는데다, 편견을 주기 쉽다. 보통 목소리는 ‘매우 만족스럽다’와 ‘매우 불만족스럽다’의 양 극단으로 갈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통 불만 있는 사람들이 목소리가 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또한 고려해야 한다. 그동안 내가 사용했던 툴이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제안 및 투표 시스템, UserVoice

UserVoice를 이용하면 고객들이 그들이 원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다른 사람이 이미 비슷한 아이디어를 제안했다면 그것에 투표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쉽게 만들 수 있다. 가격은 월 $15부터 시작한다. 따로 정리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원하는 아이디어는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오는데다, 그 아이디어에 내가 커멘트를 할 수 있고, 제안한 사람들에게 그 기능이 구현되었다는 것을 알리기도 쉽게 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유저보이스(Uservoice)의 화면. 출처:Crunchbase.com

2. 설문 조사 (SurveyMonkey)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약 20,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일을 한 적이 있다. 효과적인 설문조사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선 생략하겠다. 온라인 설문조사 툴은 Vovici, Survey Methods, QuestionPro, LimeSurvey, Zoomerang, Qualtrics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것 저것 써보고, 가격 비교를 해본 후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SurveyMonkey였다. 간단한 설문이라면 무료 계정으로도 충분히 쓸 만하고, 아니면 월 $17를 내면 된다. 설문조사가 끝난 후, SurveyMonkey가 제공해주는 분석 툴을 이용해도 되고, 결과를 엑셀로 export해서 직접 분석해도 된다. 설문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패널의 질이다. 즉, 의도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설문 조사에 응답하는 사람들이 어느 한 지역, 어느 한 언어, 어느 한 나이대, 또는 어느 한 전문 분야로 치우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 전체가 쓸모없게 될 수가 있다.

SurveyMonkey 화면

주관식 답변을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어려운 일 중 하나인데, 이런 경우는 Wordle과 같은 Word Cloud 툴을 사용하면 효과적으로 결과를 전달할 수 있다. Wordle은, 많이 등장하는 단어를 더 크게 보이게 해 준다.

Wordle을 써서 만든 결과

3. 웹 로그, 다운로드 및 Usage 분석

모든 웹 서버는 로그를 기록한다. 이 로그에는 누가, 몇 시에 들어왔고, 무엇을 요청했고, 무엇을 받아갔는지에 대한 정보가 있다. 이 웹 로그를 분석하면 아주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직접 분석할 수도 있지만, 이 역시 툴을 이용하면 편한데, 이 분야의 독보적 1위 회사는 지금은 어도비(Adobe)에 인수된 Omniture이다. Omniture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분석해서 고객 인사이트를 많이 얻을 수 있다. 한편,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구글 웹 분석툴(Google Analytics)도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Google Analytics 화면

제품 사용(Usage) 분석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어떤 기능을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지를 알 수 있는데, 중요하거나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던 기능이 의외로 거의 사용되지 않거나,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넣은 기능이 알고 보니 별로 쓸모가 없다든지 하는 것 등을 알 수 있다. 웹 사이트 분석할 때 히트맵(Heatmap)을 보기도 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눈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를 클릭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CrazyEgg라는 툴이 유용하다. 월 $9부터 시작한다.

히트맵의 예. 출처: crazyegg.com

4. 직접 관찰 (Follow Me Home)

사람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직접 관찰하는 것 만큼 많이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를 적극적으로 잘 활용한 회사로는 회계 및 세금 소프트웨어 회사인 인튜잇(Intuit)이 유명하다. 창업자인 스캇 쿡(Scott Cook)은 스토어에서 사람들이 회사 제품을 사기를 기다렸다가 누군가가 제품을 사면 그 사람 집에 따라가서 제품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한다. 하버드 MBA를 졸업하고, P&G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일했던 그는, 제품의 포장을 뜯고 설치하는 과정에서 고객이 혼란을 느끼면 그것은 고객 책임이 아니라 회사 책임이고, 제품의 문제점이라고 믿었다.(주: Inc.com: Scott Cook, Intuit) 이런 관찰을 통해 제품을 끝없이 개선했고, 그 결과 현재 업계 1위가 되었으며 회사 가치는 무려 17조원이 넘는다. 난 연말 세금 보고를 할 때마다 Intuit의 Turbotax 온라인 버전을 사용하는데, 쓰기가 너무 편해서 복잡한 세금 보고는 나에게 전혀 골치거리가 아니다. Intuit의 이 방법은 매우 효과적이어서,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은 고객의 집 또는 사무실에 찾아가서 그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관찰하곤 한다고 한다. (주: What is a “Follow Me Home?”, Intuit 블로그)

5. 컨조인트 분석 (Conjoint Analysis)

사람들이 설문 조사에서 진실을 이야기할까?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서, 이런 질문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이 생각하기에 이 제품의 가격은 얼마가 적당할까요?
1) 20달러     2) 10달러     3) 5달러     4) 무료

또는,

저희 제품이 클라우드 자동 백업 기능을 추가한다면 얼마를 더 낼 의향이 있습니까?
1) 20달러     2) 10달러     3) 5달러     4) 추가 지불 의향 없음

사람들은 무엇이라고 대답할까? 대부분 5달러 또는 무료라고 할 것이다. 그 마음은 진실이다. 그러나 이를 듣고 제품 전략에 그대로 반영해서 가격 책정을 한다면 어리석은 것이다. 이런 질문으로는 정확한 ‘지불 의사(Willingness to pay)‘를 찾아낼 수 없다. 실제로 사람들은 물건을 살 때 끊임없이 트레이드 오프(Trade-Off)를 한다. 비싼 게 좋다는 건 누구나 안다. 하지만 성능과 가격을 끊임없이 재 보고, 자신이 생각하기에 최소의 비용으로 가장 좋은 성능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할 때 그들은 지갑을 연다. 아래 예를 보자.

1) 삼성 HDTV, 46인치, LED, 240Hz, 테두리 없는 TV: $1500 at Amazon
VS.

2) 비지오 HDTV, 55인치, LED-backlit LCD, 240Hz: $1560 at Amazon

당신은 어떤 제품을 택할 것인가?  값은 60달러 더 비싸지만 화면이 더 큰 Vizio? 아니면 브랜드와 디자인을 생각해서 크기가 작더라도 삼성? 답은 사람들마다, 그 때의 필요에 따라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화면 크기가 더 중요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디자인이 더 중요하다. 이런 때에 아주 유용한 것이 컨조인트 분석이다. 파라미터를 약간씩 바꾸면서 위와 같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고 나면 사람들이 어떤 기능 또는 어떤 브랜드에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불하기 원하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분석이 끝나면, 시뮬레이션도 할 수 있고,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도 할 수 있다.

컨조인트(Conjoint) 분석으로 알아낼 수 있는 Part-worth 그래프. 각 기능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유용도(Utility) 함수를 찾아낼 수 있다. 출처: http://www.sawtoothsoftware.com/

그 이후의 절차는 무엇인가?

PRD가 1차적으로 완성되면 PM은 엔지니어 팀과 함께 항목을 하나하나 점검한다. 불분명한 내용은 없는지 보고, 구현가능 여부도 함께 검토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요구 조건을 동결(freeze)시킨다. 이 과정이 끝나면 이 문서는 PM과 엔지니어 사이의 일종의 ‘계약서’가 된다. 이제 이를 구현하는 것은 엔지니어의 몫이다. 이제부터는 PM의 역할은 줄어든다.

제품이 완성될 즈음에는 출시를 준비해야 한다. 이는 주로 마케팅 부서가 담당하지만, PM은 그 제품을 애초에 기획하고 정의했던 사람이므로, 전달해야 할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PM의 몫이다.

어떤 사람들이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는가?

내가 주변에서 관찰하는 가장 일반적인 프로필은 “컴퓨터과학(Computer Science) 학사+MBA” 이다. 실제로, LinkedIn에서 ‘product manager’로 검색해 보면 그런 프로필을 가진 사람들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구글의 Product Manager로 일하는 한 MBA 동기의 프로필. 버클리에서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을, UCLA에서 MBA를 전공했다.

한편, Job Requirement를 보면 대부분 MBA가 요구되거나(required) 선호된다고(preferred)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어도비(Adobe)의 product manager 포지션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 Proven track record of defining product requirements on schedule and shipping successful products.
  • MBA required.
  • Leadership experience in Business Intelligence or Customer Intelligence a plus.
  • Excellent verbal and written communication skills.

내가 일을 해 보니 MBA 학위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이 포지션에 지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MBA를 마쳤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쪽이 유리하다. 하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가와 제품을 만드는 일 자체가 재미있는가이다.

그 외 필요한 스킬은?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중요하다. 세상에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지 않은 일은 없겠지만, PM에게는 특히나 더 중요한 것 같다. 엔지니어 조직이 독립적으로 있고, 그 조직에 직접 명령하는 방식이 아닌 영향(influence)을 주는 방식으로 일하려면, 똑똑한 그들이 이해할 수 있고 설득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회사의 경우라면 기술적 배경지식(technical background)이 중요하다. 꼭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컴퓨터 공학의 기본적인 내용,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본적인 내용을 아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담당하는 제품이 개발툴이라서, 실제로 개발툴을 사용하는 방법은 코딩을 해보는 것이 최고인지라 가끔 코딩을 한다. 최근엔 iOS 개발툴인 Xcode를 이해하기 위해 아이폰으로 간단한 개발을 해보기도 했다.

첨언

PM의 정의는 회사마다 다르다. 어떤 회사에서는 PM을 아웃바운드 프로덕트 매니저(Outbound Product Manager) 및 인바운드 프로덕트 매니저(Inbound Product Manager)의 두 가지로 구별하기도 한다. 한편, 프로덕트 마케팅 매니저(Product Marketing Manager, PMM)의 역할은 마케팅에 보다 집중한다는 점에서 사뭇 다르다. 어떤 회사에서는 PM이 손익 (Profit and Loss, P&L)을 관리하기도 한다.

한편, 애자일(Agile) 프로세스가 요구되는 스타트업에서는 위에서 설명했던 것 같은 절차대로 하지는 않는다.  기능을 정의하는 즉시 구현을 시작하고, 구현된 결과를 보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기존 기능을 변경한다.

참고 자료

딜리버링 해피니스(Delivering Happiness) – 창업자 토니로부터 배운 교훈

딜리버링 해피니스 (Delivering Happiness)

사실 6개월 전에 읽었던 책이다. 안그래도 여기 저기서 자포스(Zappos) 이야기를 많이 듣던 차에 친구로부터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킨들로 사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완전히 빠져들었다. 그 때 감동이 참 커서 블로그에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가 미처 정리를 못하고 넘어갔는데, 얼마 전에 라스베가스에 갔다가 회사 투어를 했었고, 또 아는 사람이 이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어 더 자세한 회사 이야기를 들은 김에 시간을 내어 여기 정리를 해 본다.

Zappos. 온라인으로 신발을 파는 회사이다. 특히 왕복 배송료가 모두 무료라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었다. CEO는 이 책의 저자인 토니 셰이 (Tony Hsieh)이다.

재포스(Zappos) 홈페이지

‘딜리버링 해피니스’, 즉 ‘행복을 배달한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책의 읽고 나면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이 회사는 제품이 아닌 행복을 배달한다. 그것이 창업자의 꿈이고 이 회사의 목적이다. “사람들은 결과와 숫자만을 기억한다.” 창업자 토니는 이야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숫자가 워낙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09년에 아마존에 12억 달러(1조 3천억원)에 매각되어 크게 미디어에서 유명세를 탔다. 사람들은 ’12억달러’라는 인상적인 숫자만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토니에게 있어 이 여정은 오래 전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There’s a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 —MORPHEUS, THE MATRIX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 영화 ‘매트릭스’에서)

“와우(Wow)”. 이 단어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나는 “와우!”했다. 그동안 성공적인 경영, 성공하는 개인에 대한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다음 세 가지 면에서 여느 책과 차별되었다.

  • 첫째, 이 모든 과정을 경험한 토니가 직접 진솔하게 썼다. 꾸미지 않은 내면의 고민과 결정 과정, 그리고 일관적으로 한 가지를 추구한 그의 노력, 그 스토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 둘째, 정말 뛰어난 글솜씨를 가졌다. 특히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각 챕터를 끝내는 방법이 인상적이다. 꼭 인기 있는 미국 드라마를 보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한 챕터만 더 읽고 끝내야지’,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각 장의 마지막 한 줄을 읽고 나면.
  • 셋째, 책 여기 저기에서 배울 게 너무나 많다. 아마 지금까지 읽은 책 중 내가 가장 하이라이트를 많이 해 놓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그에 대해 배운 것 몇 가지를 정리해본다.

1. 하루 아침에 이룬 결과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사업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다.

재포스 창업자 토니. (출처: Wikipedia)

토니의 이야기는 그가 9살이었던 시절, 그가 처음 했던 ‘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벌레 농장’이었는데, 벌레들이 곧 모두 죽고 새한테 먹히는 바람에 얼마 지나지 않아 실패하고 만다. 대만에서 태어나 일리노이 대학으로 유학 왔다가 결혼해서 미국에 정착한 그의 어머니는 다른 아시아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자녀가 박사 학위를 따거나 의사가 되는 것을 바랬다. 하지만 어린 토니는 사업해서 돈을 버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다. 돈이 있으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The idea of one day running my own company also meant that I could be creative and eventually live life on my own terms. (회사를 소유하게 되면 내가 더 창의적이 될 것이고, 결국 내가 스스로 정의하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 Tony

초등학교 때는 창고 세일을 하고 그 앞에서 레모네이드를 팔았고 (창고 세일보다 더 많은 수익을 냈다고 한다), 중학교 때는 시간당 2달러를 받고 신문을 배달했다가, Gobbler라는 신문을 직접 만들어서 한 부당 5달러를 받고 친구들에게 팔았다. 그 신문에 전면 광고를 싣고 20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곧 실패로 끝난다. 친구들의 점심 먹을 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후에는 사진을 받아 옷 단추를 만들어 보내주는 일을 시작했다. 단추 하나당 1달러였고, 만드는데 25센트가 들었다. 단추 만드는 기계가 50달러였고, 단추 ‘원자재’ 가격은 50달러가 들었는데, 이는 부모님에게 ‘대출’해달라고 해서 구했다. 2주 후에 첫 주문이 들어왔고, 부모님에게 1달러를 갚았다. 그렇게 시작해서 계속해서 주문이 들어왔고, 한 달이 지나지 않아 200달러 이상을 벌었다. 중학생으로서는 큰 돈이었다. 곧 단추 만드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게 됐고, 300달러짜리 반자동 기계를 구입했다. 매달 200달러가 안정적으로 들어왔고, 나중에는 동생들에게 일을 차례로 물려주었다.

브라운, UC 버클리, MIT, 프린스턴, 예일, 하버드대학에서 모두 입학 통지서를 받은 후 그는 부모님의 바램에 따라 하버드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정했고, 그 곳에서도 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한 기숙사 건물 1층의 작은 레스토랑을 경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서 그는 피자가 매우 마진이 많이 남는 장사라는 것을 깨닫는다. 거기서 더 중요한 일이 일어나는데, 알프레드(Alfred)를 만난 것이다. 알프레드는 매일 찾아와서 핏자 몇 판씩을 사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을 가져다가 조각내어 더 비싸게 팔고 있었던 것이다. 돈은 토니가 더 많이 벌었지만, 시간당 수익으로 따지면 알프레드가 열 배가 넘었다고 한다. 훗날 토니는 알프레드를 Zappos의 CFO이자 COO로 채용한다.

2. 돈보다 일의 재미와 회사의 미래를 더 가치 있게 여겼다.

대학을 졸업하고 토니가 처음 취직한 회사는 오라클(Oracle)이었다. 연봉도 높았고 일이 힘들지도 않았지만 회사 일에 큰 재미를 못 느끼는 그는 웹사이트를 만들어주는 일을 시작으로 산제이(Sanjay)와 함께 또 다시 사업을 시작하고 회사를 그만둔다. 그 사업은 LinkExchange라는 회사로 발전했고, 겨우 다섯 달이 지난 1996년 8월, Lenny라는 사람이 찾아와서 100만 달러 (약 11억원)에 회사를 사겠다고 제안한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두 사람에게 이는 분명히 큰 돈이었을 것이다. 5달 일한 결과로 각자 5억원씩 번다면 결코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하지만 둘은 200만달러를 주어야 회사를 팔겠다고 제안했다. 각자 100만달러씩은 벌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매각 협상은 결렬되었다. 레니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돌아갔다.

“I’ve made a lot of money in my lifetime, but I’ve also lost a lot of money when I decided to bet the farm instead of taking money off the table. I wish you the best of luck.” – Lenny (레니)

그로부터 6개월 후, 이번엔 야후의 창업자 제리 양이 찾아온다. 제리가 제시한 금액은 2천만달러 (약 220억원). 그 숫자를 보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1) 와우! 2) 다섯 달 전에 회사를 팔지 않기를 잘했다.

각자 100억원 씩. 평생 다시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돈이었다. 그는 돌아와서 생각을 해 본다. 돈이 있으면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 본다.

  • 샌프란시스코에 콘도 사기
  • 화면이 큰 TV 사기
  • 언제든 원할 때마다 여행하기
  • 새로운 컴퓨터 사기
  • 새로운 회사 시작하기

그리고는 생각한다.

I was surprised that my list was so short, and that it was actually pretty difficult for me to add anything else to it. With the savings I had from my previous jobs, I actually already had the ability to buy the TV and computer, and go on mini vacations. I just could never bring myself to do it. (적고 보니 리스트가 너무 짧아서 놀랐다. 더 추가할 것도 없었다. 지금까지 벌어둔 돈이면 TV와 컴퓨터를 살 수 있었고, 휴가도 갈 수 있었다. 시간을 내지 못했을 뿐이다.) – Tony

자기 소유의 집을 제외하면 이미 뭐든지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 그는, 공동창업자들과의 논의 끝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다.

시콰이어 캐피털 (Sequoia Capital)의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로부터 3백만 달러를 유치한 후에, 그들은 빠르게 회사를 성장시켰고, 2년이 지난 후에 회사를 마이크로소프트에 2억 6천만 달러(약 3천억원)에 매각하게 된다.

2년만에 10억원에서 3천억원. 만약 처음에 ‘5억원’이라는 돈이 크게 보여 회사를 매각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했을 때 내가 이런 배짱을 가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돈이 있으면 하고 싶은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는 점은 나도 공감이 간다. 당시의 토니에게는 10억원, 100억원이 큰 돈으로 보였다기보다는 성장하는 회사의 미래 가치가 훨씬 크게 보였을 것이다.

I made a list of the happiest periods in my life, and I realized that none of them involved money. I realized that building stuff and being creative and inventive made me happy. (내가 행복했던 순간들을 적어보았다. 그 중 어떤 것도 돈과는 관련이 없었다. 무언가를 만들고 있을 때 나는 가장 행복했다.)

A few days later, I went to the office, sent my good-bye e-mail to the company, and walked out the door. I didn’t know exactly what I was going to do, but I knew what I wasn’t going to do. I wasn’t going to sit around letting my life and the world pass me by. People thought I was crazy for giving up all that money. And yes, making that decision was scary, but in a good way. (며칠 후, 사무실로 가서 사람들 모두에 잘 있으라고 이야기한 후에, 문을 나왔다. 무엇을 할 지 몰랐다. 적어도 그냥 앉아서 삶이 나를 지나가게 하지는 않을 작정이었다. 사람들은 그 많은 돈을 포기한다고 하니 미쳤다고 했다. 좀 오싹한 결정이었다. 그렇지만 좋은 느낌이었다.)

I had decided to stop chasing the money, and start chasing the passion. (돈을 그만 좇기로 했다. 열정을 따르기로 했다.)

3. 조사하는데 시간을 쓰는 대신, 일단 실행에 옮겨 사업 타당성을 검토했다.

회사를 나와 토니가 시작한 일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바로 오늘날의 Zappos의 전신인 ‘shoesite.com’이라는 회사와 그 회사의 창업자인 Nick Swinmurn을 만난다. 신발을 온라인으로 파는 아이디어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그것이 바보같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신어 보지도 않고 온라인으로 신발을 사다니..” 그래도 신발 시장 전체 크기를 생각했을 때 검토해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한 일이 재미있다. 온라인 신발 시장의 크기와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자료를 뒤지고 설문조사를 하는 대신, 근처 신발 가게에 가서 신발 사진을 찍은 후, 이를 웹사이트에 올렸다. 그리고 주문이 들어오면 실제로 가서 신발을 사서 부쳐주었다. 곧, 시장성이 증명되었다. 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것이 한때 자신의 재산을 대부분 날릴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 줄은, 처음엔 몰랐을 것이다.

But it worked. People started buying shoes. I didn’t have the faintest clue about the workings of the shoe industry, but I knew I was on to something. Even though I’d never bought a pair of shoes through mail order, statistics proved there were a ton of people doing it. I stopped thinking, Hey, this is a good idea, and started believing in it. Somehow, I had to make it work. (그러나 작동했다.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신발을 사기 시작한 것이다. 신발 시장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지만, 뭔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 나는 생각을 멈추고 이를 믿기 시작했다. 이제, 이게 제대로 되도록 만들어야 했다.)

4. 결국 이루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졌다.

토니는 조언만 하다가 Zappos에 직접 돈을 투자하며 뛰어들었고, 책에서 그 후에 Zappos를 성장시켜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절대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실수도 많았고, 돈이 떨어지는 극적인 상황도 많았다. 결국 돈이 계속 떨어져 그는 집을 팔았다. 그동안 번 돈을 전부 Zappos에 넣었다. 나중엔 아웃소싱했던 배송 회사에 문제가 생겨 큰 손해를 보기로 했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 그는 킬리만자로 산으로 떠난다. 그리고 그 산을 정복한다.

Anything is possible. Tears welled up in my eyes. I was speechless. I gave Jenn a hug. We took a picture, and I checked Kilimanjaro off my list of things to do. (불가능한 것은 없다.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할 말을 잃었다. 젠을 안아주었다. 사진을 같이 찍었다. 그리고 킬리만자로를 내 ‘해야 할 일 목록’에서 지웠다.)

그 다음부터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배운 각종 교훈, 라스베가스로 본사를 옮기기로 결정하는 과정, 그리고 고객들에게 와우!(Wow!)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 등이 나온다. 정말 배울 것이 많지만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생략한다. 다음과 같은 말로 그는 책을 마무리한다.

I hope reading this book has inspired you to… … make your customers happier (through better customer service), or… … make your employees happier (by focusing more on company culture), or… … make yourself happier (by learning more about the science of happiness). If this book has inspired any of the above, then I’ll have done my part in helping both Zappos and myself achieve our higher purpose: delivering happiness to the world.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신의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 싶어졌고, 당신의 직원들을 행복하고 하고 싶어졌고, 또 무엇보다 당신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하고 싶어졌기를 바랍니다. 그 중 하나라도 이루어졌다면, 저는 저와 저희 회사가 가진 보다 상위 차원의 목적을 달성한 것입니다: 행복을 세상에 전달하는 것)

라스베가스의 자포스 본사를 방문해서 그 직원들을 만나서 느낀 가장 큰 것은, ‘행복’이었다. 출근 시간에 회사에 갔는데, 회사 입구에서 사람들이 서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한 명 한 명 소리 질러 환영하며 물을 한 컵씩 주고 있었다. ‘투어’ 입구가 그 곳인줄 알고 들어갔다가 나도 물을 한 컵 받아 마셨다. 모두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는 것. 적어도 직원들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일은 확실히 해낸 것 같다.

아래는 자포스 본사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라스베가스에 위치한 자포스 본사. 입구에 사람들이 서 있는데, 이들이 출근하는 직원들 한 명 한 명 환호하며 반겨 준다.
행복 배달하기. 회사 투어가 시작되는 곳에서 발견한 표지판.
사무실 내부 전경. 여기는 일종의 고객 센터이다. 할로윈을 막 지난 후라 할로윈 장식이 여기 저기 눈에 띈다.
자포스에 입사하면 이렇게 자기 책상 위에 달 이름판을 스스로 만든다. 오른쪽 위의 '03'은 3년차라는 뜻이다. 해가 바뀔 때 새로운 숫자를 받는다. 자동차 번호판처럼.
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설명한 것. 11월 한달간 14만 8천건의 전화가 왔고, 평균 대기 시간은 35초였다.

한편, ‘글로벌 마케터(마두리)’님이 쓴 ‘딜리버링 해피니스 서평’에 더 자세한 내용이 있으니 방문해보시기를 권한다.

티켓몬스터의 사례에서 배울 점들 – “티몬이 간다”를 읽고

티켓몬스터의 탄생과 성장을 이야기해주는 책, 티몬이 간다

티켓 몬스터. 처음 탄생할 때부터 주목하고 있었던 회사이다. 이미 미국에서 그루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비슷한 사업모델로 한국에서 런칭한다고 했을 때, 누군가 아이템을 제대로 짚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나중에 그루폰이 인수하고 싶은 회사가 되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약 1년이 지나, 티켓 몬스터가 리빙소셜에 인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투자자과 창업자가 짧은 시간 안에 가치를 창출해서 엑싯(exit)할 수 있었다니 좋은 소식이었다. 엑싯(exit)을 통해 초기에 투자했던 엔젤 투자자들이나 벤처 캐피털이 이익을 남기는 사례가 많이 생겨야 벤처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먹튀’ 논란도 있었다. 미국에서 갑자기 들어와서 회사를 만들고, 그 회사를 팔아 자기 이익만 챙기고 튀었다는 주장 같은데, 그 입장이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은데 너무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면만 보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던 차에 티켓 몬스터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접했다. 친절하게도 저자 유민주씨가 집으로 책을 보내주었다. 어느 금요일 저녁, 한 번 읽어볼까 하고 책을 폈다가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딜리버링 해피니스’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감동을 받았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티켓 몬스터의 사례에서 내가 주목한 특징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초기에, 기사를 통해 효과적으로 회사를 세상에 알렸다.

자본도 없고 한국 내 인맥도 없던 시절, 신현성 대표가 썼던 방법은 자신의 이야기를 기사화하는 것이었다. 언론사에 이메일을 잔뜩 보낸 후에 답장이 온 곳은 코리아 헤럴드였다. 일단 기사가 나가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고, 소식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나도 그 때 티켓 몬스터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2. 첫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창업 초기에 배웠고, 그 자본금을 훗날 유용하게 사용했다.

책에, 창업자들과 노정석 대표와의 첫 만남을 묘사하는 장면이 있다. 티몬 창업자들은 창업 베테랑인 노정석 대표에게 조언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 당시 노정석 대표가 해 준 두 가지 조언은, 1) 창업자들이 돈을 기여한 만큼 지분을 가져가는 것이 가장 공정하다는 것과, 2) 초기 자본금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창업자들이 돈을 모아 2억 5천만원을 확보했고, 노정석 대표가 추가로 5천만원을 투자해 3억원의 자본금으로 회사를 시작하게 된다. 이 돈은 나중에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 장면이 나온다. 지나치게 많은 쿠폰을 팔아 고객 불만이 쌓였을 때, 무려 6천만원어치를 환불해줌으로서 불만을 충성도로 바꾸었다. 초기에 자본금을 확보하지 않았다면 내릴 수 없었던 대담한 결정이었다.

3. 인재 확보를 위한 기업 인수를 통해 회사 성장을 가속시켰다.

윙버스 출신의 베테랑들이 모여 창업한 회사 ‘데일리픽’이 있었다. 맛집 위주의 반값 할인을 시작한 이 회사는, 가공할 만한 티켓몬스터의 경쟁상대였다. 그들과 맞서 싸우는 대신 티켓몬스터가 선택한 전략은 회사를 인수하는 것. 마침 그루폰에서도 이 회사를 인수하려고 제안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더 치열한 경쟁이었다. 결국, 창업한 지 1년도 안된 회사가 96억원을 들여 회사를 인수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스톤브릿지와 IVP 벤처캐피털에서 나왔다. 이 둘은 초기에 티몬에 투자했던 VC들이고, 데일리픽 인수 결정을 지지하며 인수 금액을 투자형태로 지급했다. 결정은 신현성 대표가 내렸지만, 이 두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지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4. 미국과 한국 양쪽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티켓몬스터에 투자했던 두 VC는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IVP)였다. 스톤브릿지 캐피털은 한국의 회사이고 IVP는 미국의 회사이다. 신현성 대표는 이 두 회사를 잘 레버리지(leverage)한 것 같다. 책의 내용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미국 VC로부터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valuation)과 회사 매각에서 유리한 점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미국의 VC가 한국 회사에 투자한 사례가 많이 있다. 내가 알고 있는 회사만해도 꽤 된다. 한국 시장에서 기억 매각 또는 IPO를 통한 엑싯이 많아질수록 이러한 투자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 2011년,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알토스 벤처스는 한국 VC인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이음’에 26억원을 투자했다.[]
  • 2005년 실리콘밸리의 월든 인터네셔널(Walden International)과 스톰 벤처스(Storm Ventures)은 컴투스에 각각 400만불씩, 총 800만불 (약 90억원)을 투자했다.[]
  • 메버릭캐피털과 DCM은 카카오톡에 투자했다. []
  • 매버릭캐피털과 알토스벤처스는 2011년 3월에 쿠팡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

5. 기업 문화를 고려해서 M&A를 했다. 이에 대해 깊이 고민한 흔적을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음은, 신현성 대표가 동아일보 이남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이야기이다.[]

신현성: 그루폰과 일했다면, (일하는 방식이) 무척 딱딱해졌을 거예요. 우리가 존중하고 배워야 할 점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싶었거든요.

이남희: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들었나요?

신현성: ‘100% 환불해준다’고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그렇게 안 해주는 것이 대표적이에요. 소비자가 환불을 위해 전화를 걸어도 업체가 잘 받지 않고, 설사 통화가 이뤄져도 환불 조건이 까다롭거든요. 또 그루폰은 일본에서 굉장히 많은 사람을 계약직으로 뽑았다가 소수만 정직원으로 전환했어요. 저는 ‘가족 같은 회사’를 원하거든요. 그루폰에 한국은 50개 마켓 중 하나일 뿐인데, 저는 우리만의 회사와 문화, 사람을 키우고 싶었어요.

티켓몬스터가 과연 좋은 선례가 되었는가에 대해 아직도 논란이 많지만, 나는 적어도 그들이 사업을 꿈꾸는 젊은 청년들에게 하나의 좋은 모델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요즘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아주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고, 그 중 많은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보았는데, 곧 제 2, 제 3의 티몬 스토리가 계속 생겨날 것 같다.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이해하기

얼마전, 아내의 생일에 팔로 알토(Palo Alto)의 플레밍스(Fleming’s Prime Steakhouse & Wine Bar)라는 스테이크하우스에 갔다. 모처럼 분위기를 잡고 값비싼 안심 스테이크와 등심 스테이크를 하나씩 주문했는데, 먹다 보니 내 스테이크에서 뭔가 딱딱한 것이 나왔다. 웨이터를 불러 불평을 한 후, 나머지 고기엔 이상이 없어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먹었다. 먹다 보니 이번엔 아내가 시킨 스테이크에 문제가 있었다. 미디엄(medium)으로 익혀달라고 했는데, 고기가 너무 많이 익어 있었던 것이다. 이미 절반이나 먹었지만, 웨이터는 두말 않고 바로 새로운 스테이크를 가져다 주었다.

식사를 마칠 무렵, 담당 웨이터가 우리에게 와서 계산서를 주면서 말했다.

스테이크 가격은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당신이 다시 오길 바래요. (We didn’t charge you for the price of the steak. We want you to come back. Okay?)

열어보니 과연 스테이크 가격이 청구되어 있지 않았다. 결국 세 개가 주문되었으니 무려 200달러에 달하는 액수였는데 계산서에서 제외된 것이다.

비록 안좋은 경험을 한 번 하긴 했지만, 내가 다음에 거기에 다시 가서 식사를 하게 될까? 물론이다. 어쩌면 다음에는 친구들을 데려갈 지도 모르겠다.

손해가 날 것을 뻔히 알면서 레스토랑은 왜 나에게 그렇게 했을까?

바로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 CLV)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이는 MBA 마케팅 수업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개념 중 하나이다. 다시 설명하면, “어떤 소비자가 그 일생 동안 얼마만큼의 이익을 가져다주는가”를 돈으로 계산한 것이다. 개념은 다음과 같다.


고객 생애 가치(CLV) = (첫 해에 고객이 가져다 준 이익의 총합) – (신규 고객 유치에 들어간 비용)
+ (둘째 해에 고객이 남아 있을 확률) * ((둘째 해에 고객이 가져다 준 이익의 총합) – (고객 유지에 들어간 비용))
+ (셋째 해에 고객이 남아 있을 확률) * ((셋째 해에 고객이 가져다 준 이익의 총합) – (고객 유지에 들어간 비용))
+ …


보다 정확히 하려면 둘째, 셋째 해의 계산에서 나온 숫자에는 “할인율”을 적용해야 한다. 내년의 10달러가 올해의 10달러와 같은 가치는 아니기 때문이다.

숫자로 예를 들어서 설명해 보겠다. 강남역에 데판야끼 레스토랑, “텟펜”이 새로 생겼다. 홍보 차원에서 길거리에서 나에게 5천원 할인 쿠폰을 주었다고 해 보자. 쿠폰을 받아 지갑에 넣어두고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이번엔 버스를 타고 가다 보니 광고가 보였다. “아 참, 저기 한 번 가봐야지..” 하다가 또 잊어버렸다. 데이트가 있어 강남역 주변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어디가 좋을 지 몰라 구글에서 “강남역 주변 데판야끼”라고 쳤더니 바로 그 레스토랑 이름이 떴다. 클릭해서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괜찮아 보인다. 안그래도 전부터 궁금했는데, 거기서 식사를 하기로 약속을 한다. 결국, 나를 그 식당에 데려오기 위해 레스토랑은 지금까지 쿠폰값, 버스 광고비, 서치엔진 광고비 등으로 나에게 총 3만원을 썼다고 가정하자. 이 3만원을 고객 획득 비용(Acquisition Cost)라고 한다.

도착해서 식사를 했더니 5만원이 나왔다. 마진(margin)이 30%라고 하면 식당은 나의 방문으로 인해 1만 5천원을 벌었다. 음식도 괜챃고 서비스와 분위기도 좋아 그 식당을 몇 번 더 방문했고, 1년 동안 약 30만원을 썼다고 하자. 식당은 일년간 총 9만원(30만원 * 30%)을 벌었지만, 나를 식당에 데려오기 위해 3만원을 이미 썼으니까, 첫 해에 실제 번 돈은 6만원이다.

그 다음 해 생일날, 식당에서 1만원짜리 쿠폰을 하나 보내주었다. 이번에는 친구들을 잔뜩 데려갔고, 나를 알아본 사장님이 한 번은 2만원짜리 안주를 공짜로 주었다. 이렇게 해서 내가 일년간 총 50만원을 썼다고 하면, 식당은 나에게서 총 12만원 (50만원*30% – 1만원 – 2만원)을 벌었다.

셋째 해에는 20만원을 쓴 후 좀 시들해져 더 이상 그 레스토랑에 가지 않았다. 1만원짜리 쿠폰을 한 번 사용하고 그쳤다. 그 주변에 그보다 값싸고 맛있고 분위기 좋은 곳이 생겼기 때문이다. 식당은 이 해애 나로부터 총 5만원 (20만원*30% – 1만원)을 벌었다.

이 값을 모두 합한 것이 고객 조성문의 ‘생애 가치(Lifetime Value)‘이다. 6만원 + 12만원 + 5만원 = 23만원. 할인율을 10%로 가정하고 계산해보면 생애 가치는 보다 정확하게는 6만원 + 12만원 / (1 + 0.1) + 5만원 / (1 + 0.1)(1 + 0.1) = 21만원이다. 만약 대부분의 고객이 평균적으로 나와 같은 패턴을 보인다고 가정하면, 지금 이 순간 고객 한 명을 유치했을 때 현재 가치로 환산해서 그 고객이 떠나기 전까지 21만원의 이득을 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고객을 획득하기 위해 조금 더 돈을 써도 될까? 물론이다.

만약 내가 셋째 해, 넷째 해에도 계속 식당을 방문하고, 또 친구들에게 식당을 지속적으로 소개한다면 내가 식당에 기여하는 가치는 이것보다 훨씬 커진다.

이를 단순하게 생각해보기 위해 매년 고객이 똑같은 만큼의 돈을 쓴다고 가정하고, 고객 유지 비율(retention rate)이 매년 일정하다고 가정하면 무한 급수 계산법을 통해 다음과 같은 공식을 얻을 수 있다.

고객 생애 가치 (Customer Lifetime Value) 간략 계산 공식
  • M: 고객 1인당 평균 매출. 보통 1년 단위로 계산한다.
  • c: 고객 1인당 평균 비용. 보통 1년 단위로 계산한다.
  • r: 고객 유지 비율 (retention rate), 즉 어떤 고객이 그 다음 해에도 여전히 고객으로 남아 있을 확률
  • i: 이자율 또는 할인율
  • AC: 고객 획득 비용 (Acquisition Cost). 고객이 첫 방문 또는 첫 구매를 하도록 하는데 드는 비용

예를 들어, M = $10, c = $3, r =70%, i=10%, AC=$5를 가정하면, CLV는 $12.5이다.

아래에, 각 파라미터가 미치는 영향을 보기 위해 숫자를 변화시키면서 두 가지 그래프를 그려 보았다.

고객 유지 비율 변화에 따른 CLV
고객 1인당 수익 변화에 따른 CLV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인사이트(insight)는 바로 다음과 같은 개념이다.

– 일반적으로, 신규 고객 유치에 드는 비용(Acquisition Cost)이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Retention Cost)보다 크다.
신규 고객 획득 비용(AC)을 낮추면 CLV에 즉시 영향을 미친다. 위 계산에서 CLV가 $12.5이었는데, AC를 $5에서 $3으로 낮추면 CLV가 즉시 $15로 올라간다.
고객 유지 비율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예를 들어, 위 공식에서 고객 유지 비율(r)이 70%에서 80%로 높아지면 CLV는 무려 $5나 상승해서 $18로 올라가고, r이 60%로 낮아지면 CLV는 $13에서 $9로 크게 떨어진다.
– 비용을 그대로 둔 채 고객 1인당 평균 매출을 올리거나, 고객 1인당 평균 매출을 그대로 둔 채 고객 1인당 평균 비용을 낮추는 것도 CLV에 즉각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이 CLV의 관점에서 고객을 보면 정말 많은 것이 달라진다. 당장 어떻게 해서든 매출을 높이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마케팅을 통해 고객 유치 비용(Acquisition Cost)을 줄이고, 고객 1인당 수익 기여액을 높이고 (M – c), 고객 유지 비율(Retention Rate)을 높일까에 보다 집중하게 된다. 특히 CLV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고객 유지 비율’을 간과한다면 가장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인기 있는 안드로이드용 피트니스 앱, ‘카디오 트레이너’를 만든 워크스마트랩은 이런 관점으로 아이디어를 평가한다. 데이브 맥클루어(Dave McClure)가 자신의 “Startup Metrics for Pirates (해적들을 위한 스타트업 메트릭)” 강연에서 소개한 AARRR (Acquisition, Activation, Retention, Referral, Revenue)이라는 메트릭(metric)이다. 아이디어가 AARRR 각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각자 점수를 매기고, 그 결과가 극대되는 아이디어가 채택되는 방식이다. 그들의 의사 결정 방식을 설명한 블로그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We take our existing AARRR (acquisition, activation, retention, referral, revenue) numbers, and we vote by estimating the impact of each feature on each of the AARRR metrics. (우리는 AARRR 이라는 기준을 이용해서, 어떤 아이디어가 그 각각의 요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각자 점수를 매긴 후 이를 합산하여 결정을 내립니다.)

아래는 그 결과이다. 각 아이디어마다 Acquisition(고객 유치), Activation(유료 고객 전환), Retention(고객 유지), Referral(고객의 추천), Revenu(매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점수를 매긴다. 각 A, A, R, R, R은 각기 다른 비중을 가지고 있다.

워크스마트랩의 Acquisition, Activation, Retention, Referral, Revenue (AARRR) 프레임을 통해 아이디어를 선택하는 툴 (출처: http://worksmartlabs.com)

아마존 역시 CLV에 집중하는 회사 중 하나이다. 킨들파이어가 너무 가격이 낮아 손해를 볼 것 같다고 하자 아마존의 CFO 톰 (Tom Szkutak)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출처: CNET)

When you think about the economics of the Kindle business, we think about it in totality. We think of the lifetime value of those devices. So we’re not just thinking about the economics of the device and the accessories; we’re thinking about the content. We are selling quite a bit of special offers devices, which includes ads, so we’re thinking about the advertisement and those special offers and those lifetime values.

킨들 사업의 경제학에 대해 생각할 때, 우리는 전체적인 시각에서 봅니다. 우리는 그 기기의 ‘생애 가치(lifetime value)’를 고려합니다. 기기 또는 악세사리 자체의 순익을 생각하지 않고 그 안에 들어가는 컨텐트(content)에 주목합니다.

한편,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은 이를 제대로 적용한 예이다. 1년에 79달러를 내고 프라임 멤버십에 가입하면 이틀 배송이 공짜이다. 미국의 경우 소포 하나당 배송료가 평균 5달러 정도 되는데, 나처럼 아마존에서 일년에 약 100개를 사는 경우엔 무려 500 달러의 비용이니 멤버십이 너무 싸서 아마존이 적자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 나의 경우,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기 전에는 타겟, 월마트 등등에 가서 쇼핑을 했다. 하지만 가입하고 나서는 되도록이면 아마존에서 구입한다. 편하고, 싸면서, 배송이 공짜인데 왜 마다하겠는가? 내가 아마존에서 물건을 살 때마다 아마존은 수수료로 돈을 번다. 따라서 ‘고객 생애 가치’를 고려하면 아마존은 이익을 본다는 계산을 이미 했던 것이다. (이전 블록, “아마존 성공의 비결은 소비자 경험 개선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 참고)

‘어떻게 하면 다음달, 또는 올해 매출을 최대로 끌어올릴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를 극대화할까’로의 사고 전환. 이것이 당신이 오늘 내리게 될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참고

TED 영상으로 영어 액센트 연습하기

오늘 아침에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보다가 발견한 한 동영상.

한 아이가 TEDxManhattanBeach 에 나와서 연설을 시작한다. 자신이 만든 아이폰 앱을 소개하고, 왜, 언제, 어떻게 해서 만들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그로 인해서 자신이 다니는 학교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이야기한다.

이런 아이폰 앱을 만든 학생이 이제 경우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내가 또 인상적으로 봤던 것은 연설 능력이었다. 나이가 아주 어림에도 불구하고 말을 참 자연스럽게 하고, 발음이 깔끔하고 정확한데다 다른 프로페셔널한 TED 연사들에 뒤지지 않는 바디 랭귀지(body language)와 억양을 가졌다. 영어 발음과 억양 교정을 원하시는 분들이 이 짧은 4분 30초짜리 영상을 반복해서 보면서 억양을 그대로 ‘표정까지’ 따라해보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내가 전에 영어 공부를 할 때 많이 썼던 방법이기도 하다. 지난번 내가 영어 공부한 방법을 포스팅한 후 영어 공부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기에 여기 간략히 설명과 함께 써 본다.

Hello everyone, my name is Tom Suarez.
(everyone을 발음할 때 끝이 약간 올라가는 것을 주목할 것. 친근한 느낌을 준다.)

I’ve always had fascination for computers and technology.
(always가 다른 단어보다 억양이 높다. 약간 강조되는 느낌. 그리고 영어 문장에서, 이렇게 두 번째 단어가 억양이 높아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다음, “fascination” 발음을 매우 강하게 하는 것도 주목. 특히 ‘fa’ 발음이 아주 강하다. 이렇게 강조하고 싶은 특정 명사를 강하게 발음하는 것도 주목할 것.)

And I made a few apps for iPhone, iPod Touch, and iPad.
(iPhone, iPod Touch, and iPad 발음할 때 , 사이에서 살짝씩 끊어지는 것을 주목.)

I’d like to share a couple with you today.
(‘like to’ 부분이 억약이 높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낮아진다. 전형적으로 많이 관찰되는 영어 액센트이다.)

My first step was a unique fortune teller called Earth Fortune..
(마찬가지로, ‘my first step’부분이 약간 높다. 그리고 뒤로 갈수록 낮아진다.)

..that will display different colors of earth depending on what your fortune was.
(‘different colors of’.. 가 약간 두루뭉실하면서 빠르게 발음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부분은 강조할만큼 중요하지 않으므로 빠르게 넘어간다. 그러나 ‘earth’는 약간 강조된다. 특히 ‘ear’발음이 강하다. ‘depending on what your’도 낮은 억양으로 발음된다. 그러나 다시 ‘fortune’은 높은 억양으로 발음된다는 것을 주목.)

My favoriate and most successful app is, Bustin Jieber..
(‘successful’ 발음을 아주 강하게, 특히 ‘cess’부분이 강하게 발음된다. cess에 강세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successful이라는 단어에 강조를 두고 싶었던 것이다. Bustin Jieber 발음도 아주 재미있다. ‘버스틴 지버’할 때 억양이 올라갔다가 내려간다. 영어에서, 특히 이렇게 앞에 나가서 연설할 때 흔하게 관찰되는 억양이다. 꼭 연습해두면 좋을 듯.)

(중략)

A lof of kids these days like to play games.
(‘A lof of’를 ‘얼라러브’로 연음해서 발음 연습하면 좋다. 항상 같이 다니는 표현이기 때문. 그리고 ‘lot’ 발음할 때 억양이 올라가는 것을 주목. ‘play’가 ‘like to’에 비해 강하게 발음되는데, 전형적인 현상이다. ‘~ 하고 싶다’의 의미를 지닌 ‘like to’보다는 ‘play’가 더 중요한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But now they want to make them.
(‘now’ 발음할 때 표정과 억양이 재미있다. 콧소리가 살짝 섞여 약간 강조도 된다. ‘them’을 ‘뎀’이라고 발음하지 않고 ‘덤’이라고 발음하는데, 이것도 자주 관찰된다. ‘them’에 따로이 강세를 주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덤’으로 좀 약하게 발음하는 경우가 많다.)

And it’s difficult.
(‘difficult’ 발음과 억양이 독특한데, 그대로 따라서 반복해서 연습해보면 도움이 될 듯)

..because not many kids know where to go to find out how to make a program
(‘kids’와 ‘go’발음하면서 억양이 내려가는 것을 주목. 그 억양 자체가 의미를 전달한다. ‘where to go’는 ‘웨어루고’, ‘how to make a’는 ‘하우루메이커’로 줄여서 발음되고, 강세도 없다. 이렇게 연이어서 같이 쓰이고 특별히 강조되는 명사가 아닌 단어들은 약하게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거기까지 약하게 하다가 다시 ‘program’은 강하게 발음한다. 명사이기 때문이다.)

(중략)

But what if you wanna make an app?
(‘what if you’는 ‘와리퓨’로 줄여서 발음한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but what if you wanna make an’까지는 빠르고 낮게 나가다가 ‘app’이 강조되면서 높게 발음된다. 명사는 이렇게 포인트를 주어 발음하면 듣기에 편하다.)

Where do you go to find out how to make an app?
(많은 한국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가, Where/How/Why 등의 단어로 시작하는 의문문의 맨 끝을 높이는 것이다. 여기서 들어보면 알겠지만 점점 뒤로 가면서 억양이 낮아지는데다 ‘app’에 다르면 억양이 매우 낮아진다. 질문문인데 끝을 낮춘다는 것이 영 어색하지만, 이 문장을 그대로 따라서 여러 번 발음하다보면 조금 익숙해질 듯하다.)

여기까지가 첫 1분 30초 분량이다. 하는 김에 끝까지 다 써서 분석해보면 좋겠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이만 생략하겠다. 내용도 쉬운데다, 발음이 깨끗하게 잘 들리고 게다가 아이가 ‘귀엽기까지’해서 영어 공부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이용해 보면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간략히 정리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