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밸리 (여기서는 Bay Area라고 부른다)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다. 세상을 바꾸는 회사들 – Google, Apple, HP, Adobe, Cisco, Salesforce, Oracle, … – 이 모두 여기에서 시작해서 본사를 두고 있고 (특히 Google 본사는 우리 집에서 10분 거리에 있다), 그 외에도 Cooliris같은 말 그대로 cool한 start-up 회사들을 여기 저기에서 볼 수 있고, 또 지금 이 순간에도 Palo Alto의 수많은 집에서 entrepreneur들이 세상을 바꿀 아이디어를 가지고 일하고 있다.
처음 내가 실리콘 밸리 땅을 밟은 것은 지금부터 정확히 2년 전 2007년 11월 Thanksgiving 때이다. 당시 Business school 1년차. 친구들에게 뭐하냐고 물어보니 다들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 집에 간다고들 했다. 나는 가족도 없고 친척도 없는데… 미국에서 처음 맞는 Thanksgiving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을까, 혼자 여행이나 갈까 하고 있었는데, 마침 같은 section 친구 Dan이 자기 삼촌네 집에서 Thanksgiving 식사를 할 건데 오겠냐고 했다. 당시 Dan은 우리 섹션 President로 일하고 있었고, 나는 Historian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Dan과 이런 저런 일을 몇 번 했었다. 아무튼 그 덕분에 전망 좋은 Bel Air 꼭대기에 위치한 궁전같은 집에서 완벽한 미국식 Thanksgiving dinner를 보냈다.
아직 며칠의 휴일이 더 남아 있었다. 나중에 꼭 Silicon Valley 가서 일하고 싶은데, 이 때를 이용해서 한 번 방문해보고 내가 정말 거기서 살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실리콘 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들을 인터넷으로 찾아본 후 구글 맵을 일일이 인쇄한 후 차를 몰고 소위 말하는 Silicon Valley, 즉 San Jose로 올라왔다.

처음 와서 받은 인상은 두 가지였다. 일단 말로만 듣던 회사들의 본사가 모여 있다는 사실이 참 신기했다. 다른 한 편, 전에 사진에서 볼 때는 말 그대로 계곡 안에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거다. 회사들이 여기저기 다 흩어져 있어서, 한 곳에 가면 실리콘 밸리가 다 보일거라고 생각한 것과는 완전 딴판이었다. 101 고속도로를 운전해서 가다보면 양 옆으로 Adobe, Microsoft, Yahoo, Motorola, Nokia, Oracle 등의 건물이 보였고, 건물을 직접 찾아가보니 생각보다 훨씬 규모가 커서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처음 알게 된 이 곳.. 그 후 2008년 Sun Microsystems에서 여름 인턴 생활을 하면서 Cisco 등의 회사에서 engineer로 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인재가 모이는 이 곳이 참으로 흥미롭다고 느꼈다. 2009년 졸업 후 full time으로 일하게 되어 이곳으로 완전히 이사 온 지 4개월 정도 지난 지금, 전에 있었던 Santa Monica도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High-tech 회사들이 모여 있고 수많은 Start-up 회사들이 둥지를 튼 이 곳이 나는 더 정감이 간다. 오늘은 실리콘 밸리를 실리콘 밸리답게 만들어주는 요소, “entrepreneur”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러한 entrepreneur를 우연히 만나서 advisor로 일하게 된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해보려고 한다.
최근에 Tabulaw라는 변호사를 위한 리서치 시스템 회사를 설립한 Ari Hershowitz 라는 한 entrepreneur를 알게 되었다. 유태계 미국인인 Ari는, Yale을 졸업하고, Caltech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NRDC (Natural Resources Defense Center)에서 일하면서 Georgetown Law Center (워싱턴 DC에 위치한 미국 14대 Law School)을 졸업한 후 DC에서 환경 문제 전문 변호사로 일하다가 얼마 전 가족과 함께 Palo Alto로 이사와서 창업을 했다. 그런데, 창업 아이템이 참 흥미롭다. 변호사들이 현재 쓰는 리서치 시스템이 있는데, 오래 되고, 비싼데다 불합리한 점이 많아 자기가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에 대해 나는 변호사들을 위한 mint.com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mint.com에 대해서는 자세히 소개한 앞의 블로그 참고..) 창업 멤버들도 모였다. Finance를 담당하는 Jaime는 J.P. Morgan, Morgan Stanley, Virgin America등에서 경력을 쌓은 후 Stanford에서 MBA를 이제 막 마쳤고, 디자인을 담당하는 Andreas는 원래 노르웨이 출신이고 Stanford에서 Product Design 프로그램을 막 마쳤다. Ari랑 먼저 만나서 아이디어를 교환하다가 다른 멤버들도 몇 번 만나게 되었고, 내가 mobile쪽에 expertise가 있다는 것을 알자 회사의 advisor로 일할 수 없겠냐고 해서 지금은 공식적으로 Tabulaw의 지분을 가진 advisor가 되었다.
이 블로그에서 하려고 하는 진짜 이야기는, 이렇게 멋진 team으로 구성된 Tabulaw라는 회사를 내가 어떻게 만났느냐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중고 매트리스를 사다가 만났다. 올해 7월 이 동네로 이사와서 아파트를 구하고 나니 매트리스를 좀 더 큰 사이즈로 하나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 걸 사자니 좀 부담스럽고… 중고 매트리스를 사면 어떨까 싶어 Craigslist.com (미국에서 사용하는 온라인 벼룩시장) 에서 찾아보니 맘에 드는 것이 몇 가지 있었다. 그 중 Palo Alto 에서 나온 물건이 마음에 들어 한 토요일 아침, 글을 올린 사람(이 사람이 Ari이다.)과 통화를 한 후 매트리스를 보러 갔다.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전화를 했더니 정말 미안하다면서 조금 전에 온 사람이 이미 매트리스를 맘에 들어해서 돈을 지불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구경이라도 하겠냐고 물었다. 같은 종류의 매트리스를 팔겠다는 사람이 또 있어서 어차피 또 보러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한 번 봐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집으로 따라들어갔다. 들어가서 매트리스 구경을 하면서 이런 저런 잡담 (Ari가, 매트리스를 살 때 주의할 점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주었다. 500불 이상은 절대 지불하지 말라는 조언과 함께.)을 한 후 나오면서 한 마디 던졌다. “참, 그런데 여기서 무슨 일을 해요?” 난 이게 궁금했다. Palo Alto같이 비싼 동네에서 살려면 적어도 괜찮은 직업을 사람일 것 같다는 가정을 하면서.. 그랬더니 자기는 원래 환경 문제를 다루는 변호사인데 얼마 전에 창업을 해서 지금 그 일에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바로 흥미가 생겨 아이템에 대해 물어보았고, 얘기를 들으니 모바일에 적용하면 어떨까 싶어 내 아이디어를 신나게 얘기했다. 그렇게 명함을 교환하고 집에 돌아왔다.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Ari 가 재미있어할만한 사이트를 발견해서 그걸 알려주며 다시 연락을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Ari, 그리고 Tabulaw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창업자들을 보고 있으면, 이 세명이 정말 많은 일을 해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중에 정말 Tabulaw 가 크게 성공한다면…? 정말 흥미진진할 것 같다.
이것이 내가 실리콘 밸리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여기서는 우연히 만나는 사람들도 “아무나”인 경우가 없다. 모두가 흥미로운 스토리를 가진 곳, 실리콘 밸리. 참고로, 실리콘 밸리가 어떻게 해서 Ari와 같은 창업가들의 천국이 되었는지는 “실리콘 밸리의 창업 환경“이라는 주제로 전에 쓴 블로그에서 정리한 적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보다 더 전의 일이지만,
SK 커뮤니케이션즈의 싸이월드 인수도 내가 보기엔 성공적이다.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를 통합하는 건 기가 막힌 아이디어였고, 그 덕에 MSN 메신저를 쓰던 수많은 사람들이 네이트온으로 옮겨 탔고, 싸이월드의 수명은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재미난 가정을 해 봤다. 삼성전자가 아이리버를 샀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것이다. 아이리버는 제품을 잘 만들어 시장을 선두하고 있었고 삼성은 자원이 많고 강력한 글로벌 마케팅 팀을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리버는 내가 대학 다닐 때 히트를 쳤는데, 그 때 서울대에 방문했던 양덕준 사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대단한 사람이고, 존경할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직접 디자인을 하려 하지 않고 이노 디자인과의 합작을 통해 감탄할 만한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은 것을 보고 앞으로 크게 되겠구나 생각했고, 1, 2년이 지나자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좋은 리뷰를 받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서 뿌듯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오래 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가만히 있다가 돈이 된다고 시작했는지 갑자기 ‘옙(Yepp)’이라는 브랜드로 MP3 플레이어 시장에 진출했고, 곧이어 아이리버를 눌러버렸다. 2005년과 2008년 국내 MP3 시장 점유율은 다음과 같다.
구글의 유투브 인수 사건은 삼성이 아이리버에 대해 대응한 것과 완전히 대조된다. 유투브가 인기를 얻어가던 시절 구글 역시 구글 비디오(Google Video)라는 서비를 하고 있었다. 당시에 유투브, 구글 비디오 모두 써봤는데 둘 다 인터페이스, 기능, 성능 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어떤 면에서는 구글 비디오가 더 우수한 점도 있다. 그러나 구글은 2006년에 유투브를 $1.65 billion (약 1.8조원)이라는 어마어마어마한 가격에 인수했다. 유투브를 구글이 똑같이 만들고, 마케팅하고, 회원 수를 늘렸다면 얼마의 돈이 들었을까? 아무리 많이 들어도 1.8조원이 들 수는 없다. 많이 잡아도 1000억원이면 충분히 하고도 남지 않을까? 그랬으면 유투브는 2등이 되고 지금 사람들이 구글 비디오를 쓰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