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블로그 결산

오늘은 2012년의 마지막 날이다(한국 시간으로는 2013년의 시작). 어제 WordPress로부터 ‘Annual Report’를 받았다. 작년에도 비슷한 보고서를 받았는데, 올해는 훨씬 발전된 모습이다. 업데이트 속도가 더 빨라지고, 더 편리해지고, 더 기능이 많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워드프레스가 약 2년 전부터 유료화 정책을 적극 시행해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열심히 홍보하더니, 그게 확실히 효과가 있었나보다. 워드프레스는 기본적으로 무료 블로깅 플랫폼이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무료로 쓰고 있지만 나는 이런 저런 프리미엄 서비스들을 쓰다 보니 매년 100달러가 넘는 돈을 내고 있는데, 좋은 서비스에 돈을 내면 그 가치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생각이 확실히 든다 (아직 에버노트와 드랍박스를 무료로 쓰고 있는데, 항상 빚진 느낌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올 한 해동안 36만 뷰 정도가 나왔다. 대략 그 중 3분의 2가 고유 방문자(unique visitor)이니, 24만 정도가 고유 방문이다. 같은 사람이 여러 번 방문하는 경우도 많이 있을테니, 사람 숫자로는 8만명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8만 명이라니, 생각해보면 아찔한 숫자이다. 매년 5만 5천명이 리히텐슈타인(Liechtenstein)을 방문하는데, 내 블로그 방문자만큼 되려면 7년이 걸린다며 유럽의 작은 나라보다 더 방문자가 많다고 알려준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날은 2012년 11월 12일.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를 포스팅한 날.

숫자로 보는 블로그의 한 해 성과. 26개 새 글
숫자로 보는 블로그의 한 해 성과. 26개 새 글, 36만 방문.

2012년에 가장 많이 읽힌 글은 아래 다섯 개이다.

  1. 한국 인터넷에서 잘못 끼워진 첫 단추, 그 이름은 네이버 (NAVER)
  2. 내가 영어 공부한 방법
  3. MBA를 준비하는 분들께 드리는 글
  4.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란?
  5.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

사실 이 중 몇 개는 쓴지가 좀 된 글인데 아직도 방문 수가 높다. 첫 번째네이버‘ 글은 블로그 처음 시작할 때 즈음에 쓴 건데 아직도 이렇게 조회수가 높다는 게 좀 의아하다. 이 글을 일부러 찾아온다기 보다는 구글에서 ‘네이버’를 검색했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읽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네이버에서 ‘네이버’로 검색해서는 이 글을 찾을 수 없다).

구글에서 '네이버'로 검색하면, 네이버 관련 글 두 개가 두 번째 페이지에 뜬다'
구글에서 ‘네이버’로 검색하면, 네이버 관련 글 두 개가 두 번째 페이지에 뜬다’

어쨌든, 이 글 덕분에 새로 유입되는 방문자가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8월에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의 하나 더 썼다. 나 말고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문제고, 네이버 측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던지, 그 글을 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수많은 언론사들이 제목만 자극적으로 편집해서 경쟁하는 뉴스캐스트 방식을 없애고, 2013년 1월 1일 부터는 언론사 페이지를 직접 보여주는 ‘뉴스 스탠드’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늘 들어가보니 뉴스 캐스트와 병행해서 뉴스 스탠드가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트래픽을 끌어오기 위한 ‘충격’, ‘뚝’, ‘알몸 시위’ 등의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 위주라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뉴스캐스트에 비해서는 많은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네이버 '뉴스스탠드' 화면
네이버 ‘뉴스스탠드’ 화면

네이버와 언론사 이야기를 하면 또 말이 길어질 수 있으니 이 정도로 줄이기로 하자.

두 번째로 많이 읽힌 글은 ‘내가 영어 공부한 방법‘이다. 이 글을 포스팅하고 나서 ‘영어 공부’라는 주제에 대해 관심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을 알게 되어 ‘TED 영상으로 영어 액센트 연습하기‘란 글을 하나 더 포스팅했었다. 영어 교육 사업은 거의 망하는 일이 없다더니, 영어는 누구에게나 골치거리인가보다.

올해 세 번째로 조회수가 높았던 글은 ‘MBA를 준비하는 분들께 드리는 글‘이었는데, 그동안 후배들에게 MBA에 관한 질문을 많이 받아 한 번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쓴 글이었다. 요즈음에 한국에서도 좋은 MBA 과정이 많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MBA는 대개의 경우 유학을 의미하므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접근하게 되기 쉽다. 나 역시 ‘따뜻한 봄, 넓은 대학 캠퍼스의 푸른 잔디에 누워서 책을 읽고 친구들과 토론하는’ 환상을 가지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다. MBA를 생각하기 전에 비용, 영어 말하기/듣기 실력, 졸업 후 진로 등에 대해 좀 더 비판적으로 고민을 해 보고 나서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

네 번째는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란?‘이다. 올해 초에 썼던 글이다. 좀 드라이(dry)한 주제라 인기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순위에 오른 글은 지난 달에 썼던 ‘스토리가 중요한 이유‘이다. ‘Tell to Win’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감명을 받아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본 것이다. 이 글을 쓴 날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고, 가장 많은 ‘Like’ (1000개 이상)를 받았다. 아마 내년에도 순위권에 오르지 않을까 한다.

워드프레스에서 보내 준 또 다른 자료는 방문한 나라별 순위인데, 총 127개국에서 방문을 했다. 물론 한국이 제일 많지만, 미국과 일본에서의 방문도 꽤 된다. 아프리카나 남미의 나라들도 약간씩 보인다.

총 127개국에서 방문했고, 한국, 미국, 일본 순으로 많았다.
총 127개국에서 방문했고, 한국, 미국, 일본 순으로 많았다.

블로그를 쓰면서 느꼈던 보람을 지난번에도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올 한 해도 지인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로부터 격려와 감사 메시지를 받았고, 새로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만약 지금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김창원 님이 제안하신대로 가벼운 마음으로 새 해에 블로깅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2013년에도 정성을 쏟은 글들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며..

4 thoughts on “2012년 블로그 결산

  1. 안녕하세요^^ 일전에 답글 주고받았던(UCLA관련) 김인준입니다. 성문선배님 블로그보고 워드프레스로 블로그 시작했고 선배님 블로그 많이 벤치마킹하고 있답니다. 2013년에도 좋은 글들 많이 부탁드려요!

    1. 블로그 방문해서 구경 잘 했습니다. 제 블로그와 ValleyInside 소개 감사드리구요. 컨설팅에 관심있는 후배들을 위해 좋은 일 많이 하고 계시네요. 지금 준비하시는 것들, 꼭 원하는 바를 이루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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