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높은 고객의 중요성

요즘 점차 ‘고객의 질’의 중요성을 생각하고 있다. 그동안 블로그에서 능력있는 창업가들과 아마존, 넷플릭스, 드롭박스, Airbnb, Zipcar 등 그들이 만든 훌륭한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들의 능력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고객의 품질이었음을 간과했던 것 같다.

‘아차’하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지난 2014년 4월 스탠포드 Entrepreneurial Thought Leaders 수업에서 강연했던 칸 아카데미(KhanAcademy)의 창업자 살만 칸(Salman Khan)의 이야기를 들으면서였다. 강의 중 앞부분에서 사촌 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유투브 비디오들이 어떻게 인기를 끌었고, 그로 인해 어떻게 고액 연봉을 받는 월스트리트의 직업을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는가를 설명하는데, 내가 인상적으로 들은 건 그 이야기보다, 그에게 기부를 했던 한 고객의 이야기였다. 여기에 간략히 소개한다.

수십만명이 이용하고 있었고, 좋은 피드백들은 계속 들어왔고, 조회수도 계속 늘었죠. 아내와 상의를 했어요. 통장에 잔금은 많지 않았지만, 1년 정도는 해보기로 결정했어요. 막상 일을 그만두고 시작했는데,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할 지 몰랐어요. 페이팔로 기부를 받기 시작했는데, 5~10달러씩 매일 들어오고는 있었지만 충분치 않았죠. 그 후 아이가 새로 태어났고, 새로운 집으로 이사해야 했어요. 정말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1만 달러의 기부가 들어왔어요. 깜짝 놀랐죠. 팔로 알토에 사는 앤 도어(Ann Doerr)라는 분이었어요. 그에게 바로 이메일을 보냈죠. “기부 고맙습니다. 이게 진짜 학교라면 우리는 당신 이름으로 건물을 하나 지었을거에요 (웃음)” 그러자 답장이 왔어요. “제 딸이 이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고 저도 여기서 배우고 있는데 정말 유용해요. 한 번 만나서 이야기를 더 들어보고 싶네요.”

그리고 그는 3일 후 팔로 알토 유니버시티 거리에서 그녀를 만난다. 그녀가 묻는다. 미션이 뭐냐고. 그러자 살만은 ‘전 세계에 무료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단순히 비디오만을 만들어 올리자는 것이 아니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개인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한다. 그러자 그녀가 다시 묻는다.

생각보다 진전을 많이 시켰네요. 그런데 가족 부양은 어떻게 하나요? (How are you supporting yourself?)

그러자 살만이 ‘자랑스럽게’ 한 대답:

못하고 있어요 (I am not). (웃음)

그녀를 만나고 나서 10분쯤 떨어진 마운틴 뷰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는데, 막 주차를 하려던 차에 그녀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온다.

이 일을 하면서 돈이 떨어지면 안되겠죠. 방금 10만 달러를 보냈어요 (You really need to support yourself. I’ve just wired 100,000 dollars).

그리고 회상한다.

아주 좋은 날이었죠 (So, that was a good day). (웃음)

1달쯤 후에 앤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빌게이츠가 월터 아이작슨과 대담을 하고 있는 이벤트에 있는데, 거기에서 빌게이츠가 칸 아카데미에 대해서 5분동안 이야기를 하더라는 것이다. 2주 후 빌 게이츠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았고, 그는 빌 & 멜린다 게이츠 파운데이션으로부터 기부를 받았다. 그리고 잇따라 구글이 2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 후는 역사이다.

칸 아카데미에 거액의 기부를 했던 ‘앤 도어(Ann Doerr)’라는 이름이 실리콘밸리의 전설적 투자가인 존 도어(John Doerr)를 연상시키길래 한 번 찾아봤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는 존 도어의 부인이었다. 포춘 지 기사에 두 사람의 만남이 더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앤 도어의 기부가 아니었더라도 오늘의 칸 아카데미가 존재했을까?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건이 그에게 훨씬 더 용기를 주고, 나중에 빌 게이츠를 만나 설명할 때 힘을 실어주고, 구글에게도 매력적인 기부 대상으로 보이도록 했을 것임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런 동화 같은 이야기가 살만 칸에게만 있는 독특한 사례일까? 그랬다면 이 글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좋은 소비자’들로부터 후원을 받고 지지를 받고, 또 감동을 받는 이야기는 여러 강연에서 수없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런 좋은 고객들은 미국에, 그리고 실리콘밸리에 유난히 많은 것 같다. 미국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즐겨 쓰는 서비스 중 하나가 태스크 래빗(Task Rabbit)인데, 잡일을 위임하기 원하는 사람과, 그런 일들을 기꺼이 맡아서 해주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곳이다. 예를 들어, ‘집 청소’를 맡기기를 원하면 태스크 래빗에 가서 house cleaning이라고 하고 일을 올리면 된다. 불과 몇 시간 이내에 그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신청을 하고, 나는 그들의 프로필과 가격을 검토한 후 일할 사람을 할당한다. 일이 마무리되면 내 신용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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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스크 래빗에서 일을 포스팅하는 화면

태스크 래빗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회사가 ‘좋은 고객들’의 바탕 위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태스크 래빗을 통해 거래를 할 때 태스크 래빗에 내는 수수료가 20%이며, 이는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가격에 따로 표시된다. 내가 낸 돈 80달러 중 래빗이 20%를 제외한 66달러를 가져간다는 것이 명확하게 보인다. 이를 보는 즉시 두 사람에게는 태스크 래빗을 떠나 따로 거래해서 각자 8달러씩 가져가자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만약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했다면 태스크 래빗은 이미 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이 회사는 5년째 잘 견디고 있고, 매출 또한 성장하고 있다. 태스크래빗이 제공하는 편리함에 대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고객들이 많다는 증거이다. 태스크래빗 창업자인 리아 버스크(Leah Busque)의 강연도 얼마 전에 들었는데 그녀는 수수료를 피하는 얌체 고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물론 얌체 고객도 꽤 있을 것이겠지만). 핵심적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강연의 핵심이다.

에어비엔비(Airbnb)도 마찬가지이다. 예약하는 사람에게는 6~12%, 그리고 호스트에게는 3%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마찬가지로 에어비엔비 플랫폼 바깥에서 ‘직거래’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다 (에어비엔비는 전화번호 또는 이메일을 교환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지만, 마음 먹으면 방법은 있다). 몇 달간 Airbnb에서 직접 집 임대를 해보고 나서 느낀 것은 미국과 유럽 고객들 대부분의 질이 참 좋다는 것이다. 묵게 되기 전까지 여러가지를 꼼꼼히 따지지만, 가격을 깎아 달라고 조른다든지, 에어비엔비에 수수료를 내지 않으려고 꽁수를 쓴다든지 하지 않았다. 그들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몇백, 몇천 달러 더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만약 고객들이 어떻게든 회사에 내는 수수료를 피하려 한다면, 회사는 핵심 가치를 만들어내고 이를 보강하는 대신 얌체같은 고객들을 규제하고, 그들에게 다른 방법으로 (광고, 게임 등) 돈을 받아낼 궁리를 하는데 상당한 자원을 소비해야 한다. 돈을 가져오는 노하우는 생기겠지만, 핵심 사업의 발전이 그만큼 느려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회사가 초기부터 ‘질 좋은 고객’들을 확보하고 그들이 지갑을 기꺼이 열만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된다. 일시적이 리워드나 대량 광고 집행 등으로 고객들을 데려오면 순간적으로 가입자와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그렇게 해서 오는 고객들은 질이 낮을 가능성이 높고, 그런 고객들을 만족시키는 쪽으로 가다보면 제품의 방향이 점차 엉뚱한 쪽으로 흐를 수 있다.

질 좋은 고객들을 확보하는 것은 어떻게 하는가? 이들을 데려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개인 네트워크와 명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페이스북의 초기 성공 요인 중 하나가 하버드대 학생이라는 ‘질 좋은 고객’들이었고, 마크 저커버그 본인이 하버드 재학중이기 때문에 그들을 쉽게 데려올 수 있었다. 새로 나온 제품 정보를 공유하는 Product Hunt라는 커뮤티니 사이트를 주말만에 만들어 성공시킨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는데, 거기에 이런 대목이 있다.

라이언은 사이트 초기에 아주 끝내주는 베타 사용자들을 데려왔어요. 이것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쳤죠. 그 덕분에 우리는 사이트가 흥미로워질 수 있을만큼, 그렇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적당한 숫자의 사람들과 함께 시작할 수 있었어요. Ryan did an amazing job inviting an awesome group of early users to test out the site. I won’t speak at length on this, because I frankly was mostly focused on the design / product stuff, but I will share a one big thing I noticed Ryan doing that helped make it a success: we started out with a network that was big enough to be interesting, but small enough to be comfortable.

종종 유명한 사람들이 거창하게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을 보죠. 모든 사람들이 밀물처럼 들어갔다가, ‘진짜 커뮤니티’가 없는 것을 보고 썰물처럼 빠져나가요. 소셜한 요소를 지닌 서비스가 제대로 되려면 사람들간에 ‘친밀감’이 있어야 해요. 라이언이 데려온 베타 유저들은 어떤 한 사람의 소셜 네트워크보다도 큰 규모였어요. 사람들이 가입하자, 라이언은 그들에게 다른 사람들을 초대해달라고 했고, 이렇게 일일이 사람들을 데려왔어요. ‘초대’로만 유저들을 가입하게 한 것도 좋았지요. 사람들은 ‘폐쇄성(exclusivity)’을 좋아하니까요. A lot of times you see big products publicly launch from well-known internet people, and everyone uses it and then leaves because there is no authentic community. You need a certain level of intimacy for the social environment to really work. On the flip side, the group of beta users Ryan invited was bigger than any one person’s social network. Once people joined, Ryan asked them if they knew anyone who might be good for the site and manually recruited new users. It helped a lot that we had an invite-only model, because people love hooking their friends up with exclusive access to new things. By creating artificial scarcity, we had something at least semi-valuable to offer: an invite.

한편, 질 좋은 고객들은 그만큼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들은 제공받은 가치에 대한 대가를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대신, 그만큼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원한다. 사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끼워 파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프라이버시와 기업 윤리, 그리고 기업의 사회적 기여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도 물론이다.

‘질 좋은 고객’들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고 그들을 만족시키느냐가 결국 사업의 장기적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우버의 18조원 기업 가치, 거품일까?

이틀 전, 우버가 $18.2 billion (18.2조원) 의 기업 가치로 $1.2 billion(1.2조원)의 펀딩을 받았다는 소식이 미국을 뜨겁게 달궜다. 덕분에 부자가 된 행복한 사람들의 얼굴도 공개됐다. 아주 초기 투자한 엔젤 투자자의 경우 2,000배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소액인 2천만원을 투자했을 경우 그 주식의 현재 가치가 400억원에 달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18.2 billion이라는 가치가 합리적인가에 대한 논란도 많았다. 일단 $18.2 billion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살펴보자. 포브스 지가 다른 전통적인 회사들과 우버의 기업 가치를 비교했다.

우버와의 기업 가치 비교
우버와 다른 회사들의 기업 가치 비교 (출처: Forbes)

그래프에서 위에서 세 번째가 우버이다. 가만히 보면 믿기 힘든 숫자이다. 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국민 항공’,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보다 살짝 아래에 있다.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보잉 737기를 550대 가지고 있고, 이 비행기의 대당 가격은 약 $50 million (500억원)이다. 비행기를 모두 전액 지불하고 사지는 않았겠지만 비행기 가격의 합만 $27.5 billion (약 28조원)이다. 또한 세계적 호텔 체인인 매리어트는 4000개의 건물을 가지고 있다. 세계 최대 렌트카 회사인 허르츠는 한참 아래에 있다. 아무리 우버가 새로운 모델과 경제를 창조했다고 해도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버는 차도 소유하고 있지 않고, 비행기도 가지고 있지 않다. 공장도 소유하고 있지 않고, 총 직원 수는 1000명이다. 지난 5월에 우버의 기업 가치를 가정을 통해 간단하게 계산해본 사람이 있다. 그에 따르면, 2018년까지 매년 5%씩 시장이 커지고, 우버의 수익률이 30%로 좋아지고, 전 세계 시장을 50% 차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얻게 되는 기업 가치가 $16.85 billion (약 17조원)이다.

우버 기업 가치 예측
우버 기업 가치 예측 (출처: iterativepath.wordpress.com)

워낙 간단한 모델이라 참고만 할 일이지만, 어쨌든 그렇게 낙관적으로 보더라도 $18.2 billion이라는 기업 가치를 정당화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Uber 앱 실행 화면
Uber 앱 실행 화면

한편, 지난 4월에는 범죄 기록을 가졌거나 음주 운전 경력이 있거나, 심지어 승객의 물건을 훔치기까지 한 우버 운전사들이 있다며 NBC 뉴스가 폭로하기도 했다.

또한, 버지니아 주에서는 우버와 같은 서비스 운영은 합법적이지 않다며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지만 우버는 법적 하자가 없다며 운영을 계속 하고 있어 갈등이 고조되고 있기도 하다.

숫자를 다시 보자. 우버의 매출은 지난 12월, 내부 자료가 흘러 나오면서 세상에 공개된 적이 있다. 당시 숫자로는 10~11월 동안 일주일에 $22 million (22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었다. 이는 승객이 지불한 금액의 총 합이며, 이 중 우버가 수수료로 20%를 가져가는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연매출은 2천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리고 우버의 창업자이자 CEO인 트래비스(Travis)의 말에 따르면 운전자 수, 승객 수, 사용 빈도, 매출 모두 아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아래 몇 마디 인용.

상장하게 되면 기업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잖아요. 그런 것을 생각하면 현재 기업가치는 아직도 한참 아래입니다. (And so I would just say we are at or below the multiples that you see public companies are getting on their revenue and forward looking revenue. Especially given our growth, we would be way off the charts.)

다시 말하지만, 현재의 성장 속도는 전례가 없는 것입니다. 작년에 비해 올해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Again, it comes down to, the size we’re at, and the fact that we’re growing faster this year than last year at this size, is mostly unprecedented. It’s incredibly rare.)

문제는 수익률이다. 우버의 수익률은 내가 아는 한에서는 아직 밝혀진 적이 없다. 직원 수가 300명이던 2013년 8월 기준으로는 수익을 내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이후 Lyft가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고, 현재 빠른 성장 단계에 있는 회사인 만큼 높은 인건비와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쓰고 있을 것이므로 수익률은 제로에 가깝거나 마이너스가 아닐까 한다. 게다가 이번에 1조원이 넘는 큰 돈을 투자받았으니, 우버는 수익률 걱정 없이 한동안 돈을 더 쓸 수 있게 되었다.

Lyft 실행 화면
Lyft 앱 실행 화면

운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지난번 샌프란시스코 갔을 때 택시를 타는 대신 Lyft를 써서 돌아다녔는데, 만난 운전자마다 재미있고 친절하길래, 나도 한 번 시간될 때 운전자가 되어 사람을 태워보면 재미있겠다 싶어 운전자 신청을 해본 적이 있다. 신청하면 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아래와 같이 몇 단계를 거쳐야 한다.

  1. Apply to be a Lyft driver
  2. Download the Lyft app and log in with Facebook
  3. Open the app and complete your driver information
  4. Watch the Lyft welcome videos
  5. Provide your shipping address
  6. Take a test drive with a Lyft mentor (멘토와 테스트 드라이브하기)
  7. Pass background check
  8. Final application review
  9. Give your first

그 중 재미있는 것이 여섯 번째 단계인 멘토를 만나는 절차이다. 이미 리프트(Lyft)로 운전을 하고 있는 사람을 직접 만나도록 되어 있는데, 몇 달을 미루다가 지난 주말에 시간을 내어서 한 번 만나보았다. 내 차를 자세히 검사하고, 운전면허증과 보험 증서, 차량등록증을 확인하더니 옆에 타서 내가 운전하는 모습도 확인했다. 1년동안 리프트로 운전을 했다는데, 도대체 얼마를 버느냐고 물어보니 하나씩 대답을 해주었는데, 흥미로운 점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아래 요약.

  • 벌이가 상당히 괜찮다. 하루 일하면 300달러 번다. 다른 직업도 있었는데 그것보다 이 일이 더 벌이가 좋아 이제 아예 운전기사가 되었다.
  • 시간이나 요일에 따라 요금제가 탄력적으로 변하는데, 특히 공휴일에는 다들 일을 안하는 날이라 요금이 크게 오르기 때문에 벌이가 더 좋다.
  • 가끔 장거리 가는 손님도 있어 돈이 더 된다. 얼마 전 1시간 거리를 운전해서 데려다 주었는데 요금이 130달러가 나왔다 (한국과 비교하면 높은 가격이지만, 사실 미국에서 택시를 타면 이보다 더 나온다)
  • 우버와 리프트를 동시에 하고 있다.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리프트는 현재 수수료가 공짜이지만 우버는 20%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리프트를 선호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버가 유리한 점이 있다. 사실 비밀인데, 리프트에서 운전하다가 우버 운전사로 등록할 때 프로모션으로 500달러를 준 적이 있다 (이 대목에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공휴일 같은 때 우버가 요금을 크게 올려준다. 어떤 때는 시간당 60달러까지. 그럴 때는 우버가 유리하다.
  • 게다가 우버 드라이버가 되면 아이폰 4를 공짜로 보내준다. 그래서 난 항상 휴대폰 두 대에 리프트와 우버를 같이 켜 놓고 다닌다.

듣고 나니 우버와 리프트의 출혈 경쟁이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버 운전자가 되는 것만으로 500달러를 주다니. 그것도 리프트를 버리라는 것도 아니고 리프트와 우버를 같이 사용해서 운전하는 대가로 말이다.

한편, 크리스토퍼 밈스(Christopher Mims)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우버의 이번 밸류에이션이 우려스럽고, 그루폰을 많이 연상시킨다며 운전자들이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없음을 그 이유로 들었다.

(우버 운전자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오로지 돈, 그러니까 가격에 의해서만 움직이더군요. 우버에 대한 충성심이 없습니다 (Drivers are completely mercenary and driven by price; they have no specific loyalty to Uber.)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한 운전자는 개인 택시로 우버를 하고 있었는데, 전화기가 네 대였습니다. 하나는 우버용, 또 하나는 리프트용, 또 하나는 플라이휠용. 그리고 또 한대는 택시용. 신용카드로 계산을 할 시점에 그는 다섯 개의 화면을 동시에 보고 있더군요. (One San Francisco driver  drove a cab for a private taxi company. He also had one phone for Uber, one for its primary competitor, Lyft, one for cab-specific Uber clone Flywheel, and a fourth for receiving dispatch orders from the cab company itself. at any given moment he was staring at 5 screens.)

이것이 바로 곧 벌어질 일들입니다. 결코 우버가 바라는 미래가 아니지요. (I’m convinced this man is the future, and it’s not one that’s favorable for Uber.)

결국, 우버는 그루폰을 연상시킵니다. 그 회사가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지요. (In both respects, Uber’s growth is reminiscent of Groupon, and we know what happened to them.)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번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회사들은 주로 뮤추얼 펀드들이며, 피델리티가 $425 million, 웰링턴 매니지먼트가 $209 million, 블랙락이 $175 million을 투자했다. 이전에 투자한 바 있던 서밋 파트너스와 클라이너 퍼킨스, 구글 벤처스, 멘로 벤처스 등도 참여했다. 이전에 투자했던 회사들은 그렇다 치고, 뮤추얼 펀드들은 벤처캐피털과는 다른 논리로 움직이는 회사들이다. 그들은 리스크가 너무 크지 않으면서 원하는 수익률도 너무 높지 않은 회사들에 투자한다. 그들이 투자자로 들어왔다는 건, 우버의 다음 수순이 기업 공개(IPO)가 될 것이라는 것도 암시한다.

IPO 이후 수익성과 주가를 잘 지킨다면 우버는 세상을 바꾼 회사 중 하나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한다면 시장 전체에 커다란 타격을 주면서 주가 붕괴의 시발점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샌프란시스코와 팔로 알토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는 것과 더불어, 버블 붕괴가 가까워오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상상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말의 의미

최근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먼저 몇 주 전 감동적으로 봤던 동영상을 하나 소개한다. 찰리 로즈가 TED 컨퍼런스에서 래리 페이지와 함께 나누었던 대담이다. 대화의 주제는 “구글의 다음 움직임은 무엇인가?”였다.

동영상을 끝까지 보기가 부담스럽다면 TED 페이지에서 전문을 글로 읽을 수 있다. 가만히 듣고 있다 보면 매출 60조원, 직원 5만명을 가진 소프트웨어 회사의 CEO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소름끼치기까지 한다. 어눌한 말투와 어색한 목소리 뒤에, 그가 가진 큰 비전과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 열망이 강하게 느껴진다. 몇 가지 인용해보면 아래와 같다.

구글이 현재 어떤 단계에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검색에 대해 생각해보죠. 사람들이 무엇을 찾고 싶어하는지와 세상의 모든 정보를 연결하는 것. 그것을 생각하면 우린 아직도 정말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어찌 생각해보면 황당한 일이죠. 15년동안 연구해왔는데 아직도 멀었다니. (But actually, when I think about search, it’s such a deep thing for all of us, to really understand what you want, to understand the world’s information, and we’re still very much in the early stages of that, which is totally crazy. We’ve been at it for 15 years already, but it’s not at all done.)

딥 마인드(Deep Mind)를 왜 인수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컴퓨터가 정말 배우고 이해를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했죠. 유투브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머신 러닝을 유투브에 적용해봤더니, 스스로 고양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내더라구요. 이건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딥 마인드가 끝내주는 건, 컴퓨터가 사람의 도움 없이(unsupervised) 스스로 개념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지요. (Can we understand YouTube? But we actually ran machine learning on YouTube and it discovered cats, just by itself. Now, that’s an important concept. And we realized there’s really something here. If we can learn what cats are, that must be really important. what’s really amazing about Deep Mind is that it can actually — they’re learning things in this unsupervised way.)

무인 자동차 프로젝트를 왜 시작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냥, 현재의 교통 시스템이 마음에 안들었어요. 버스를 타야 하고 기다려야 하고. 미시건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눈이 오고 정말 추웠지요. 그 때 조사를 좀 해봤는데 그 때부터 교통 시스템에 매료됐어요. 18년 전에, 사람들이 무인 자동차를 연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아주 흥미로웠어요. 생각해보세요. 1년에 교통 사고로 2천만명 이상이 부상을 당해요. 그리고 가장 주된 사망 원인 중 하나지요. 사람을 살리는 것도 하나지만,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어요. LA를 보세요. 도시의 절반이 주차장과 도로입니다. 다른 곳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요? (Yeah. I guess I was just frustrated with this when I was at college in Michigan. I had to get on the bus and take it and wait for it. And it was cold and snowing. I did some research on how much it cost,and I just became a bit obsessed with transportation systems. About 18 years ago I learned about people working on automated cars, and I became fascinated by that, and it takes a while to get these projects going, but I’m super excited about the possibilities of that improving the world. There’s 20 million people or more injured per year. It’s the leading cause of death for people under 34 in the U.S. Yeah, and also saving space and making life better. Los Angeles is half parking lots and roads, half of the area, and most cities are not far behind, actually. It’s just crazy that that’s what we use our space for.)

철학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기술에 대해 알게 될수록 제가 아는 것이 적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왜냐하면 기술로 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될수록 그것으로 해낼 수 있는 더 많은 것들이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죠. (the more I learn about technology, the more I realize I don’t know, and that’s because this technological horizon, the thing that you can see to do next, the more you learn about technology, the more you learn what’s possible.)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신(state of mind, quality of mind)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항상 미래에 대해 생각합니다. 미래는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우리가 어떻게 그 미래를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가 거기에 집중하고 빠른 속도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인가? 궁금증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고 실행하지 않는 것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겠죠. 리스크를 지고 말이죠. (I just try to focus on that and say, what is that future really going to be and how do we create it, and how do we cause our organization, to really focus on that and drive that at a really high rate? And so that’s been curiosity, it’s been looking at things people might not think about, working on things that no one else is working on, because that’s where the additionality really is,and be willing to do that, to take that risk.)

이 비디오를 보고 감동에 젖어 있을 무렵, 래리 페이지에 대한 또 하나의 글을 보았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실린, ‘래리 페이지의 컴백에 관해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 (The Untold Story of Larry Page’s Incredible Comeback)’라는 글이다. 아주 긴 글인데, 주말을 이용해서 정독해볼 가치가 있다. 흔히 구글의 창업자를 이야기할 때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을 이야기하는데, 이 글을 보면, 실질적인 리더는 줄곧 래리 페이지였음을 알 수 있다. 하루 아침에 프로그램 매니저를 모두 해고하는 등 돌발적인 행동을 보인 탓에 (그 이유는, 엔지니어는 절대 비 엔지니어로부터 이래라 저래라 지시를 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에릭 슈미츠를 CEO로 영입하는 것에 동의해야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관리 권한도 잃었다.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한직으로 밀려난 것이다.

구글은 가장 뛰어난 엔지니어들만을 고용했기 때문에, 래리는 그들을 감독하는 것이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그는, 프로젝트 매니저들 때문에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엔지니어들이 전념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생각했다. (Since Google hired only the most talented engineers, he thought that extra layer of supervision was not just unnecessary but also an impediment. He also suspected that Google’s project managers were steering engineers away from working on projects that were personally important to him.)

래리 페이지는 구글의 스티브 잡스였다. (Larry Page is the Steve Jobs of Google.)

그리고 스티브 잡스처럼, 그는 큰 야망과 새로운 결심을 가지고 돌아왔다. (Then, like Jobs, Page came back with wild ambitions and a new resolve.)

아래는 그의 경영 원칙. 참 마음에 드는 원칙들이다: 1) 다른 사람에게 일을 위임하지 말 것, 2) 도움이 되고 있지 않으면 다른 사람 일하는 것 방해하지 말 것, 3) 관료주의에 젖지 말 것, 4) 나이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5) 최악은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일에 대고 ‘그건 안돼’라고 말하는 것임. 그렇게 말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나서서 도와줄 것.

  • Don’t delegate: Do everything you can yourself to make things go faster.
  • Don’t get in the way if you’re not adding value. Let the people actually doing the work talk to each other while you go do something else.
  • Don’t be a bureaucrat.
  • Ideas are more important than age. Just because someone is junior doesn’t mean they don’t deserve respect and cooperation.
  • The worst thing you can do is stop someone from doing something by saying, “No. Period.” If you say no, you have to help them find a better way to get it done.

그리고 래리 페이지가 CEO로 복귀하기 직전에 있었던 일. 제품 리뷰 회의에서 한 임원이 ‘사람들이 가게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을 발표하고 있는데 래리가 갑자기 끼어들더니 한마디 “우리는 이런 거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정말 큰 문제를 해결해서 수백만명에게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듭니다. 안드로이드를 보세요, 지메일을 보세요, 구글 지도를 보세요. 그게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In the fall of 2010, Page’s frustrations flared out into the open during a product-review meeting. Eric Schmidt, Brin, Page, and Google’s top product executives were there along with their respective senior staffs. Page, as usual, sat quietly at the table looking at his phone. Up front, an executive pitched a new product that helped users find the right offline store to do their shopping.

The executive was well into his pitch when, suddenly, Page interrupted him.

“No,” Page said emphatically. “We don’t do this.”

The room grew quiet.

“We build products that leverage technology to solve huge problems for hundreds of millions of people.”

He went on. “Look at Android. Look at Gmail. Look at Google Maps. Look at Google Search. That’s what we do. We build products you can’t live without.”

내가 구글 PM 인터뷰를 할 때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두고 두고 기억에 남는다. 인터뷰어가 물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엔지니어 5명이 당신에게 있다면 무엇을 만들고 싶습니까?” 생각지 못했던 질문이었는데, 마침 교회에서 만났던 방사선과 의사가 수백 수천 장이나 되는 CT 촬영 결과를 일일이 확인하고 판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생각나서, CT 촬영 판독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적어도 의사가 주의 깊게 봐야 하는 부위를 표시해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좋겠다고 대답했는데, 그 이후 탈락한 것을 보면 내 대답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나보다.

구글이 자동차, 온도 조절기, 로봇, 텔레비전 등의 사업에 진출한 것이 랜덤하게 보일 수는 있지만, 거기에는 공통된 목적이 있다. 우리가 이용하는 모든 것이 인공 지능 컴퓨터와 연결되어서 그 컴퓨터가 우리의 행동 패턴을 인식해서 우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기도 전에 결과를 갖다주는 것. 래리 페이지가 여러 번 이야기했듯, 언젠가 이 인공 지능은 우리 뇌에 직접 심어져서 연결될 지도 모르겠다. (So while it may seem random for Google to get into businesses as diverse as cars, thermostats, robotics, and TV production, there is an overriding objective behind it all: Page is envisioning a world where everything we touch is connected with and understood by an artificially intelligent computer that can discern patterns from our activity and learn to anticipate our needs before we even know we have them. Someday, Page has said several times, this AI will be hooked directly to our brains — perhaps through an implant.)

래리 페이지는 2012년에 구글 투자자들에게 이야기했다.

당신이 상상하는 것은 무엇이든 아마 만들어낼 수 있을겁니다. 그저 상상해보고 만들기 시작하면 됩니다” (“Anything you can imagine probably is doable,” Page told Google investors in 2012. “You just have to imagine it and work on it.”)

한편, 애플 CEO 팀 쿡도 얼마전 비츠를 인수한 이유를 설명하며 비슷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우리는 사실 상상할 수 있는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We could build just about anything that you could dream of)

애플은 뭐든지 만들 수 있는 회사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츠를 인수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 정말로, 수만 명의 우수한 엔지니어들을 고용하고 있고 그들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수십조원의 돈이 있다면, 상상하는 건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 허풍만은 아닐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