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인터넷 뱅킹

어제 밤에 국민은행에서 내 미국 Bank of America 은행 계좌로 송금을 하려고 낡은 Windows 랩탑을 켰다. 공인인증서 기한이 거의 만료되었으니 갱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재발급을 받기로 했다. 처음에 아이디와 암호가 헷갈려서 두 번이나 틀렸다. 한 번 더 틀리면 한국에 가서 은행에 직접 가야만 다시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는 절대절명의 순간! 휴우… 세 번째 시도로 다행히 성공했다. 사실 그동안 공인인증서로 로그인을 했었기 때문에 사실 아이디와 암호를 알 필요가 없는데, 갑자기 인증서 갱신 때문에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인내심을 갖고 계좌 정보, 비밀 번호, 개인 정보 등을 입력하고 나니 에러 메시지가 떴다. 나의 경우엔 재발급이 아니라 “갱신”을 해야 한다고 했다. 다시 맨 처음으로 돌아가서 모든 정보를 다시 입력했다. 이제 되는가 싶더니 또 에러 메시지가 떴다. 이번에는 국민은행에서 발급받은 보안카드가 아니라 원래 발급 기관인 시티은행으로 가서 갱신을 해야 한단다. 휴우…

3년 후 계좌만 만들어놓고 이제는 사용하지도 않는 시티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Active X 컨트롤, 보안 모듈 등을 새로이 깔으란다. 열심히 “확인”, “확인” 클릭해서 깔았다. 이번에는 시티은행의 아이디, 암호를 기억해내서 접속했고, 몇 단계의 절차를 거쳐 드디어 인증서 갱신에 성공했다! 그리고 다시 국민은행 홈페이지로 가서 접속하려고 하니, 이번에는 타기관 인증서라며 등록을 해야 한단다. 다시 인증서 암호를 입력하고, 드디어 등록… 결국 성공적으로 송금할 수 있었다. 중간에 절차 하나라도 잘못되면 한국에 날아가야 할 지도 모르는 긴장되는 과정이었다.

이렇게 해서 총 1시간 이상 낭비… 인증서 재발급/갱신이 왜 필요한 건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왜 유효기간이 겨우 1년밖에 되지 않는지도 의문이다. 보안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알겠는데, 너무 높이다보니 이제는 사용하기가 너무 불편해졌다는 생각 뿐이다. 나도 이렇게 어렵게 느끼는데 나이드신 분들이 과연 한국에서 인터넷 뱅킹을 사용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ActiveX라는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이름이 나오면서 보안 “경고”가 뜨면 “예”를 클릭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면 겁부터 덜컥 나지 않을까?

ActiveX 설치 안내 화면

난, 미국에서는 Bank of America 은행을 사용한다. 처음에 인터넷 뱅킹 등록해서 쓰기 시작하면서 깜짝 놀랐다. 너무 간단해서. 그래서 좀 의심이 갔다. 이렇게 간단한 인증법으로 과연 보안이 유지될까? 사고가 나지 않을까?

글쎄… 사고가 분명 있기는 있겠지만, 뉴스를 봐서는 한국의 금융 사고나 미국의 금융사고나 비슷한 비율이 아닐까 싶다.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어쨌든, 여기서는 Bank of America의 예를 들어 미국의 인터넷 뱅킹을 스크릿샷과 함께 간략히만 소개해보고자 한다. 모든 면에서 우월한 것은 아니지만, 분명 간단하고 훨씬 쓰기 편한 것은 사실이다.

1. 로그인 화면

일단 액티브X 같은 것은 없고… 어느 브라우저를 사용해서든 접속할 수 있다. iPhone, iPad에서도 가능한 것은 물론이다.

Bank of America 로그인 화면

흰색 박스에다 아이디를 입력한 후 “Sign In”을 클릭하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2. 암호 입력 화면

피싱(phishing)을 방지하기 위한 인증 절차

재미난 기능이다. 피싱(phishing)을 방지하는 건데, 내가 처음 인터넷 뱅킹 가입할 때 그림을 임의로 고르고 (SiteKey) 로긴할 때마다 그 그림을 확인한 후 암호를 입력하게 하는 거다. 이렇게 하면 누군가가 악의로 내 온라인뱅킹 아이디와 암호를 알아내기 위해 가짜 웹사이트를 보내더라도 그림을 보고, 진짜 Bank of America에서 보낸 건지, 아니면 다른 은행에서 보낸 건지 알 수 있다. 암호를 성공적으로 입력하고 나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간다.

3. 계좌 정보 화면

계좌 개괄 정보 화면

이제 끝이다. 이 상태에서 계좌 정보를 볼 수 있고, 각 계좌나 신용카드에 잔액이 얼마 남았는지 등등을 알 수 있다. 아래와 같이 각 계좌별 세부 입출금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계좌 상세 정보 화면

4. Bill Pay화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능이다. 아래와 같이 생겼다.

Bill Pay 화면

여기서 수도 요금, 할부 요금, 백화점 카드 요금 등 내가 매월, 또는 가끔씩 지불해야하는 “모든” 요금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 한 화면에 쫙 정리되니까 관리하기도 쉽고, 어디에 얼마가 나가고 있는지도 보이고, 불필요하게 매월 지급하는 것이 있는지 없는지도 알 수 있다. 내가 원할 때만 지불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고, “Automatic Payments”를 설정하면 요금 고지서가 나왔을 때 자동으로 지불하도록 할 수도 있다. 아파트 렌트도 여기서 관리한다. 매월 자동으로 관리 사무소로 렌트가 지급되도록 설정해 놓았다.

다른 은행을 써보지 않아서 다른 미국 은행의 온라인 뱅킹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절차가 이렇게 간단하니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Mint.com과 같은 (지난 블로그: “정말 잘 만든 개인 금융 관리 서비스, Mint.com” 참고) 재미있고 유용한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은행, 공인인증서 및 ActiveX를 폐지하기 위한 움직임, 그리고 이를 원하지 않는 보수적인 금감원 및 기존 서비스 회사들의 움직임이 계속해서 보인다. 그동안 이에 관해 언급한 뉴스 기사 및 블로그 등을 많이 읽어보았는데, 법, 금융 제도, 각 회사의 이익, 정부의 방침, 항상 인감도장을 사용해 온 우리나라의 역사, 그리고 PC방, 학교 컴퓨터 등 공용 컴퓨터를 이용해서 뱅킹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등 모든 특수한 상황과 얽혀 있어 변화가 쉽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이에 대해 논의했던 글은 사실 참 많다. 왜 한국이 ActiveX에 의존하고 있는가,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해 분석한 몇 개의 글을 찾았다.

ShowPD의 트렌드 리포트: 왜 한국은 ActiveX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가?
그린마루 :: ActiveX를 통해 본 한국 정부의 IT 삽질 (1)
Mountie it!: 한국에서 ActiveX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이유
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

세 번째 글에 의하면 ActiveX는 전자금융거래법 시행세칙 29조 규정에서 파생되었다고 하는데, 현실이야 어쨌든, 한국에서 “안전하면서도 간단한” 온라인 뱅킹이 하루빨리 나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업데이트: 많은 분들이 comment를 달아 주셨는데, 보안이라는 것, 결국은 수위 조절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간단한 뱅킹이 그만큼 사고 위험이 높을 수도 있는데, 대신 미국에서는 은행에 클레임을 하면 별 말 없이 환불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철통 보안을 유지하느라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고 많은 사람의 시간을 낭비하게 할 것인가 (1명이 공인인증서 설치하고 재발급 받느라 일년에 1시간을 낭비한다면 온라인 뱅킹 이용자가 천만 명이라고 할 때, 연간 천만 시간이 낭비되는 셈), 아니면 조금만 완화함으로써 수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아끼고, 대신 거기서 나오는 이익을 사고 발생시 보상하는데 쓸 것인가의 문제가 아닐까. 은행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와 많은 관련이 있다고 본다.

페이스북(Facebook) 창업자 마크, 그에게서 배우는 교훈

오늘은 샌프란시스코에서 Facebook F8이라는 컨퍼런스가 있었던 날이다. 얼마 전 트위터 이벤트를 했을 때도 그렇고, 요즘엔 이런 행사가 있으면 항상 라이브 스트리밍(live stream)으로 사무실에 앉아 편안히 볼 수 있어서 너무 편하다. UStreamLiveStream이라는 두 회사가 이 분야를 선두하고 있다. 아래 그림처럼, 지금 이 방송을 몇 명이 보고 있는지 알 수 있고 (피크 때 8000명 정도가 보고 있었다), 또 이걸 보고 있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에서 뭐라고 이야기하는지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오늘 Facebook 창업자이자 CEO인 Mark Zukerberg가 컨퍼런스에 키노트 스피커로 등장해서 중요한 세 가지 테마를 발표했다. 재방송을 보려면 여기를 방문.

livestream을 이용해서 컨퍼런스를 생중계하는 모습. 이 사람이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Mark)이다.

오늘 발표한 세 가지 새로운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1. Open Graph (오픈 그래프)
  2. Social Plugins (소셜 플러그인)
  3. Graph API (그래프 API)
오늘부터 시작되는 페이스북의 새로운 서비스 (출처: 페이스북 웹페이지)

이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서 곧 더 자세한 설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므로 간단하게만 소개하겠다. 주요 요지는, 페이스북의 친구 네트워크와 다른 서비스(Yelp, Pandora, ESPN 등)의 소셜 네트워크를 연결시키는 것을 쉽고 안전하게 만들어 주어 활성화시키겠다는 요지이다. 오래전부터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 다루어오던 ‘그래프 이론‘을 소셜 네트워크에 접목시켜 새로운 서비스와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 흥미롭다. 사실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내가 한때 즐겨 했던 게임 ‘Doodle Jump‘에는 다음과 같은 기능이 있다.

아이폰 게임 'Doodle Jump'에서 페이스북 친구들의 하이 스코어를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

즉, 페이스북 계정을 입력하고 로긴을 하면, 내가 모르는 사람들의 랜덤한 점수가 아니라, 페이스북에 있는 ‘내 친구들’의 스코어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기능은 Zynga가 ‘소셜 게임’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토대가 되기도 했는데, 어쨌든 사람들이 이런 걸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획기적으로 쉽게 만들어 많은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 오늘 발표의 골자이다.

내가 처음에 재미있게 보았던 것은 그의 복장이다. 한 달에 5억명이 방문하고, 매출이 3억 달러 (3천여억원), 그리고 직원 수 1200명인 회사의 CEO 치고는 참 캐주얼하다.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면서 청바지에 모자티라니. 하긴 스티브 잡스도 그 나이에도 항상 청바지에 폴라티 하나를 입고 등장하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모자티를 입으니 너무 어려보여 귀엽기까지 하다(실제로 어리지만). 방송을 보고 있는데 누가 “마크가 오늘 많은 사람들을 위해 상당히 갖추어 입었네요.” 라고 코멘트를 날려 씩 웃음이 나왔다.

Mark의 키노트 연설 장면
이런 귀여운(?) 모자티를 입고 있다. 오늘 발표를 위해 주의 깊게 고른 의상일텐데...

현재 25살. 조금 후 5월 14일이면 26살 생일을 맞는 Mark를 보며 예전에 들었던 podcast가 생각이 났다. 내가 운전할 때마다 즐겨 듣는 스탠포드의 Entrepreneurial Thought Leaders 시리즈인데, 그 중 하나가 2005년 10월 26일에 있었던 당시 20살이던 Mark Zukerberg와 Facebook에 투자했던 Accel Ventures의 Jim Breyer와의 대화이다. 제목은 “하버드에서 페이스북으로”. 페이스북은 마크가 18살이던 2004년에 시작되었으므로, 창업한 지 약 1년 반 후의 일이다. Jim이 Mark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던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인데, Jim이 재미난 일화를 한 가지 소개했다.

보통 창업가들 만나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하는데, 와인을 주문할 수가 없었지요. 근데 Mark는 당시 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없는 나이였거든요. 하지만 스프라이트가 아주 맛있었지요. 하하하하.

당시의 두 사람의 대화를 들어보면, Mark는 아직 20살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사업에 대한 철학이 있었고, 조직을 운영하는 원칙이 있었으며, 인터넷 시대가 어떻게 바뀌어갈 것인가에 대한 감각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 내 기억에 강하게 남았던 몇 가지 대화를 여기에 소개한다.

Jim: Facebook을 왜 만들었나요?

Mark: 그냥.. 없길래 만들었어요. 왜 이런 게 아직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말이죠. 졸업 앨범 같은 것 말이에요. 온라인으로 그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서, 기숙사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간단하고 짧은 답변이지만, 나는 이것이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를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왜 사업을 시작했는가? 라는 질문에 많은 성공한 창업가들은 “내가 불편해서”, “이러이러한 게 세상에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해서”라고 대답한다. 이것은 창업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많이 등장하는 테마 중 하나이다. Youtube의 창업자인 Chad Hurley는 저녁 파티에서 찍은 비디오를 친구들과 공유하려고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아서 유투브를 만들었다고 했고[], 앞서 블로그에서 소개한 Mint.com 창업자인 Aaron Patzer도 자신의 자산 관리를 하다가 불편해서 제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Invisalign (투명 교정)의 창업자인 Zia Chishti는 자기가 어렸을 때 교정을 했었는데 너무 불편함을 느껴서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투명 교정 기술을 개발했고[], 얼마 전 블로그에서 소개했던 Netflix 창업자 Reed Hastings는 어느날 비디오를 빌렸다가 늦게 반납했는데 연체료를 너무 많이 물고 나니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회사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 외 불편(Customer Pain)을 해소해서 성공한 회사들의 더 많은 예는 이전에 썼던 블로그 “소비자 불편을 해소해서 성공한 제품들“을 참고하기 바란다.

어쨌든, 마크는 원래 하버드 학생들만을 위해서 이걸 만들었는데 (처음엔 하버드 대학의 이메일 주소가 있는 사람들만 가입할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학생들의 절반이 가입했다고 한다.[] 그는 다른 학교에서도 이 서비스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예일 대 등 몇 개 학교에 추가로 가입을 허용했고, 가입자 수는 순식간에 늘어났다. 곧이어 서비스를 더 많은 대학으로 확대했고, 나중에는 고등학교에도 가입을 허용했다. 마크에게 있었던 잠재적인 욕구가 수많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람들에게 분명히 있었던 것이다. 다음은 Jim의 또 다른 질문.

Jim: 지금까지 스탠포드 학생들을 많이 채용해 왔는데, 사람을 채용할 때는 무엇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았나요?

Mark: 첫째는, 지능 (raw intelligence) 입니다. 10년의 경험을 가진 사람을 뽑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필요한 걸 금방 만들어낼 것입니다. 그러나 똑똑한 사람은 순식간에 필요한 걸 다 배운 후, 결국은 10년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 냅니다. 둘째는, 우리가 하려는 것과 얼마나 잘 맞는지(alignment with what we are trying to do)입니다. 똑똑하고, 기술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비전을 믿지 않는다면 열심히 일하지 않지요.

이 말도 크게 공감했다. 그리고 내가 전에 게임빌에 있을 때 엔지니어를 채용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이기도 하다. 똑똑한 사람은 처음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결국은 다른 사람들이 해결해내지 못하는 문제를 독창적인 방법으로 해결해 내고, 경쟁자들이 만들 수 없는 제품을 만들어낸다. 비전이 일치하는 것 역시 너무나 중요하다. 어떤 회사에 있으면서 그 회사의 방향에 동의하지 못하고 제품의 비전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신념에 맞게 조직을 바꾸어 나가든지, 아니면 그 조직을 떠나 자신의 비전과 일치하는 곳을 찾는 것이 개인과 회사 모두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Jim: 사업이 잘 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측정했지요? 어떤 숫자를 가장 주의 깊게 보았나요?

Mark: 재방문률이 제일 중요했어요. 즉, 유저들이 일주일 이내, 한달 이내에 다시 방문하는 비율이 무엇인가. 거의 그것 하나만 본 것 같아요. 그 비율이 높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그들에게 가치를 주고 있다는 것을 뜻하거든요.

사업할 때 많은 경우에 “유저 수”를 중점적으로 본다 (아마 대부분의 회사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의 고객 수는 얼마인가, 우리 사이트의 가입자 수는 얼마인가. 이것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생각하고 매주 월요일 회의 때 보고하면서 어떻게 하면 유저 수를 늘릴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나도 그랬다. 그것이 가장 측정하기 쉬워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크는 사용자 수에 집착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다시 방문하는가, 한 달 이내에 사이트를 방문하는 비율은 무엇인가에 가장 집중했다. 간단하지만, 나는 이것이 오늘날의 많은 회사들이 사업을 운영하는 방법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중요한 생각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그 후 4년 반동안 페이스북은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사람들이 사이트를 다시 방문하고 또 방문하도록 만들었고, 오늘날 나 자신, 그리고 내 친구들 대부분이 적어도 일주일에 꼭 한 번은 페이스북을 방문한다. 다음은 나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질문과 답변이다.

Jim: 과연 페이스북이 뭐지요?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전에도 비슷한 회사들이 많이 있었는데, 왜 그런 회사들은 Facebook 만큼 성공하지 못했을까요?

Mark: 페이스북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아닙니다. 사실 저는 페이스북이 유틸리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매일 이용하는 그런 것. 친구, 아끼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도구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전에 나왔던 사이트들과는 달랐지요. Friendster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라고 생각하고, Myspace는… 정말 뭔지 잘 모르겠어요.

이해를 돕기 위해, 영어에서 유틸리티(Utility)가 무엇을 뜻하는지 먼저 설명하겠다. 한국어에서 주로 쓰는 “작은 도구”라는 뜻이 아니다. 미국에 유틸리티 요금(Utility Bill)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전화요금, 전기요금, 가스요금, 수도요금 등을 의미한다. 즉, 마크는 페이스북을 전기나 수도와 같이 우리 일상 생활에서 항상 사용하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정말 놀라운 통찰력이다. 그로부터 4년 반이 지난 지금, 그야말로 페이스북은 ‘유틸리티’가 되었다. 마치 전화와 같이, 나의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나의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그런 필수품 말이다. 그리고 이 페이스북이라는 ‘유틸리티’는, 마치 전기의 발명이 산업의 혁신을 가져왔듯, 인터넷에서의 혁신을 가져왔고, Zynga와 같은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드는 회사의 탄생을 야기했다. 그리고 오늘, 그는 인터넷에서 제 2의 혁신을 가져 올 “오픈 그래프”라는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오늘 페이스북 컨퍼런스의 키노트 연설에서 Mark가 마지막으로 한 이야기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제 여자친구는 지금 의대에 다니고 있습니다. 누가 수업에 와서 이렇게 물어봤대요. “여러분 중에, 어린 시절에 누군가가 다른 사람을 돌보는 것을 본 기억이 있나요?” 그러자 모든 학생들이 손을 들고 자기만의 어린 시절 경험을 나누더랍니다. 똑같은 질문을 법대에 가서도 했는데, 이번에는 아무도 손드는 사람이 없었대요. 그래서 대신, “이 중에 어린 시절에 공평과 정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있나요?”라고 묻자 모두 손을 들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제가 어렸을 때 무슨 생각을 했던가를 이야기하고 싶어서입니다. 저는 항상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 누구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된다면 세상이 얼마나 더 좋아질까” 하는 생각을 항상 하며 자랐습니다.

세상은 훨씬 좋아질 수 있고, 우리가 그렇게 만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World can be a lot better, and we will make it that way. Thank you.)

무엇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가? (Harvard Business Review)

경영대학원에 있을 때 케이스를 참 많이 읽었다. 처음에는 영 어색하고 몇장짜리 하나 읽는 데만 하루 종일이 걸렸는데, 읽고 또 읽다보니 (2년동안 200개 이상 읽은 것 같다) 그 형식과 내용에 익숙해져서 지금은 꽤 재미가 있다.

많은 학교에서 케이스를 만들지만 미국 대부분의 MBA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케이스는 90% 이상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나온다. 이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는 또한 책과 잡지를 출판하는데,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이다. 매달 한권씩 출판하는데, 컨설팅 회사의 파트너들과 비즈니스 스쿨 교수들, 그리고 회사의 경영자들이 쓰는 주옥같은 글이 많이 들어 있어, “딥 리딩(Deep reading)”의 즐거움을 준다.

오늘은 1, 2월호를 집어서 읽었다. 그 중 눈에 띄는 글이 있어 트위터에서 소개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리트윗을 해주셔서 여기에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보고자 한다.

글의 출처는 ‘2010년의 가장 파격적인 아이디어들(The HBR List: Breakthrough Ideas for 2010 – Harvard Business Review)’이다. 그 중 첫번째가 ‘무엇이 직원들에게 정말로 동기를 부여하는가(What Really Motivates Workers)’라는 글인데,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테레사 애머빌(Teresa M. Amabile)과 연구원(Independent Researcher)인 스티븐 크레이머(Steven J. Kramer)가 기고한 글이다.

무엇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까?

리더들에게 무엇이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라. 그들은 별 문제 없이 대답할 것이다. 최근 우리는 600명의 매니저들에게 설문을 보내 직원들을 북돋우는 5가지를 순서대로 꼽도록 했다. 그 다섯 가지는 인정, 보상, 개인적인 지지, 일을 진행시키도록 돕는 것, 그리고 분명한 목표였다. 그 중 ‘잘 한 일에 대한 인정’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Ask leaders what they think makes employees enthusiastic about work, and they’ll tell you in no uncertain terms. In a recent survey we invited more than 600 managers from dozens of companies to rank the impact on employee motivation and emotions of five workplace factors commonly considered significant: recognition, incentives, interpersonal support, support for making progress, and clear goals. “Recognition for good work (either public or private)” came out number one.

무엇이 직원들에게 가장 큰 동기 부여를 한다고 생각하는가? 다양한 대답이 나왔는데 그 중 첫 번째로 언급된 것은, “잘한 일에 대한 보상 (공개적으로 또는 사적으로)”이었다. 놀랄 일은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이다. 그리고 물론 동기 부여를 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잘못 생각하고 있다. Unfortunately, those managers are wrong.

그들은 이러한 가정이 잘못되었다며 상식에 도전한다. 그리고 수년간의 연구를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 답은 대부분의 관리자들이 가장 낮은 순위로 매겼던 “일의 진전(progress)”이었다. 직원들은 일에서 진전이 있다고 느끼거나, 하다가 막힌 일에서 도움을 받아 해결했을 때 가장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고, 같은 자리에서 멤돌고 있다고 느끼거나 장벽이 가로막고 있을 때 가장 무기력해졌다.

이러한 결론은 12,000개에 달하는 일기에서 얻었다. 그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일이 끝나고 자신들에게 이메일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그 날 있었던 일, 무엇이 그들에게 동기 부여를 했는지, 무엇을 기분 좋게 했는지 등을 간략히 설명하고, 마지막에 그날의 기분을 표현하는 작은 이모티콘을 고르도록 했다. 그 결과, 일에서 진전이 있었을 때 그들은 가장 긍정적인 감정을 느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래 그래프에 요약되어 있다.

출처: hbr.org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그들이 ‘최고의 날’이라고 표현한 날의 76%는 일의 진전을 이루었을 때였고, ‘최악의 날’이라고 표현한 날의 43%는 ‘협동 작업 (아마도 회의)’이 있었을 때였음을 알 수 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동기 부여를 하는 요소는 관리자의 권한 아래에 있다며 저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린다.

당신은 적극적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실제로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당신이 높은 위치에 있는 관리자라면 목표가 분명한지, 직원들이 필요한 도움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노력이 적절히 지지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일정에 대한 지나친 압박으로 인해 작은 실수가 배움의 기회가 아닌 위기(crisis)라고 느끼지 않도록 하라. 서로 도움을 주는 문화를 만들라. 그러는 동안, 당신은 일의 진행을 직접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 소매를 걷고 일에 함께 뛰어들라. 그러면 사람들이 신나서 일을 할 뿐 아니라 결과적으로 일의 진행도 빨라질 것이다. You can proactively create both the perception and the reality of progress. If you are a high-ranking manager, take great care to clarify overall goals, ensure that people’s efforts are properly supported, and refrain from exerting time pressure so intense that minor glitches are perceived as crises rather than learning opportunities. Cultivate a culture of helpfulness. While you’re at it, you can facilitate progress in a more direct way: Roll up your sleeves and pitch in. Of course, all these efforts will not only keep people working with gusto but also get the job done faster.

다시 말해, 일의 진행을 가로막는 것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작은 일에 매달려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지 말고, 사람들이 서로 도움을 주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직접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이 글을 읽고 나의 경우를 생각해 보았다. 어떤 때 가장 동기부여가 되었던가? 물론 내가 한 일이 잘 되어 매니저로부터 칭찬을 들었을 때 분명히 동기 부여가 된다. 그러나 그건 그리 오래 가지는 않는 것 같다. 나는 항상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만들고 싶고, 그래서 내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낄 때 가장 기분이 좋다. 그렇게 생각하면, 일의 진행이 잘 되어 하루 하루 향상을 이루고 있을 때 가장 만족감이 든다. 이 글을 통해 내가 얻은 결론은 다음 세 가지다.

  1. 매니저로서, 결정을 빨리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불확실성이 오래동안 지속되면 진전을 이룰 수 없고 사람들은 곧 흥미를 잃는다.
  2. 일의 진행을 사람들이 항상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Dashboard(전광판: 일의 진행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웹페이지같은 것)를 하나 만들어서 올릴 수도 있고,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다른 일도 좋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만들어야 한다.
  3. Milestone(이정표)을 만들고 이를 이루었을 때 축하를 한다. ‘우리가 한 단계 진전했구나. 이루었구나’하는 것을 다같이 느낄 수 있게 한다.

무엇이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가? 리더십에 대한 논의를 할 때 빼놓지 않는 주제이고, 그만큼 결론 내리기 힘들고 정답이 없는 주제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검증된 몇 가지 방법은 있는 것 같다.


업데이트: 아래는 ‘동기유발의 과학’이라는 다니엘 핑크(Daniel Pink)의 테드 강연입니다. 18분짜리 연설인데, 볼만하네요. 전통적으로 쓰여 온 당근과 채찍 방법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다양한 증거를 이용해서 증명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어려워질수록 보상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고, 그 대신 자율(Autonomy), 전문성(Mastery), 목적 의식(Purpose)이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입니다. 상황에 따라 적용을 다르게 해야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 근본 원칙에는 공감했습니다.

아래는 이러한 주장을 재구성한 뉴스 리포트입니다. 사람들에게 간단한 퀴즈를 주고 풀게 하는데, 문제 해결에 대한 보상이 클수록 오히려 해결까지 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는 실험 결과가 나옵니다.

업데이트(2015년 7월 27일): 무려 5년이 지난 글인데 여전히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가 일어나고 있네요. 글 조회수는 7만을, ‘좋아요’ 수는 6천을 넘었습니다. 이에 글의 번역을 달고 읽기 쉽도록 조금씩 손을 봤습니다.

감동적인 신데렐라 스토리 – 샤리스 펨펭코

얼마전 손정의 사장의 Live 2011에 대해서 글을 한 편 써서 소개한 후 트위터와 블로그를 통해 많은 분들과 함께 그 감동을 나눌 수 있었는데, 나에게 삶을 통해 감동을 준 또 한 사람이 생각났다. 이전 블로그에서 간략히 소개한 적이 있지만, 최근에 아는 분과 만나 점심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얘기를 나누게 되어 보다 자세하게 정리해보고자 한다.

샤리스 (Charice)

16세의 어린 소녀, 그녀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원래 American Idol, British’s Got Talent 등 평범한 사람이 대단한 재능을 사람들 앞에서 인정받아 스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 한국에서도 그런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고 너무 반가워서 Youtube에서 찾아내어 한동안 열심히 보았다. “고딩 파바로티” 김호중 등 나를 깜짝 놀라게 한 재능있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샤리스만큼 온몸에 전율이 오르게 한 사람은 없었다. 아래는 그 비디오이다. 스타킹 출연자들의 반응을 보면 그들도 참 많이 놀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핑크색 옷에 땋은 머리.. 아직은 소녀티가 많이 난다. 이미 Youtube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이야기를 하길래 Youtube에서 한 번 그녀의 이름을 찾아보았다. 과연 수많은 비디오가 올라와 있었다. 그 중 다음 두 개의 비디오가 눈에 띄였다. 첫 번째는, Ellen DeGeneres라는 매우 유명한 미국의 토크쇼 진행자의 프로그램이다. 여기 한 번 등장하는 것 자체가 영광인 그런 프로그램. 스타킹에서 샤리스가 등장했던 장면을 잠깐 보여 준 후에 그녀는 샤리스를 이렇게 소개한다. 심지어 말까지 더듬으면서.

경고하는데, 오늘 저 울겁니다. 샤리스는 미국에 이번에 처음 오는 겁니다. 여러분 정말 놀랄거에요. 오늘 우리가 여러분들께 드리는 최고의 선물이 될겁니다. 여러분들은 증인이 되는거에요. 샤리스를 미국에서 처음 보는 증인이요.

놀랍다고 하는데 설마 그정도일까 하던 방청객들은 노래가 끝나자 모두 감동하여 기립박수를 쳤고, 그렇게 해서 샤리스의 이름은 미국에 알려졌다. 그리고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더 받게 된다. 이번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TV 쇼 호스트, 오프라 윈프리로부터였다. 그렇게 그녀는 미국의 주 무대에 등장했다. 소개를 하면서도 오프라는 그녀가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 몰랐던 것 같다. 깜짝 놀란 오프라의 모습이 재미있다.

다음은 노래가 끝나고 둘이 주고 받은 대화이다. 샤리스: “꿈만 같아요. 제가 여기 있다는 것이.” 오프라: “맙소사! 그동안 어디 있었던거야? 너 정말 너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돼!”

어떻게든 샤리스를 도와주고 싶었던 오프라는 “저는 음악 쪽으로는 재능이 없지만, 샤리스를 도와 줄 사람을 알고 있지요” 라고 말하면서 그녀를 미국의 전설적인 프로듀서,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에게 소개했다. 사실 이 때 나는 그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Wikipedia에서 찾아보니 수많은 스타들의 음악을 만들고 평범한 가수들을 초대형 스타로 키운, 대단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특히 그는 전설적인 팝스타 Celine Dion을 키운 인물로 유명하다. 셀린이 아직 16살쯤 되었을 대 캐나다에서 그녀를 처음 발견하고 미국으로 데려와 스타를 만들었다. 휘트니 휴스턴, 머라이어 캐리, 마이클 볼튼, 케니 G, 브라이언 아담스, 에어 서플라이, 엔싱크, 제시카 심슨 등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수많은 스타들이 데이빗과 함께 일했고,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와 조쉬 그로반(Josh Groban)도 데이빗의 도움을 받아 성장했다. 샤리스의 재능을 알아차린 데이빗은, 그 후에 그녀와 함께 일을 하게 되고, 훗날 샤리스가 두 장의 플래티넘 앨범(백만장 이상 팔린 앨범)을 발행하고 스타로 성장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얼마 후, 샤리스가 다시 오프라 쇼에 등장했다. 이번에는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서. 전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을 (목소리는 원래부터 성숙했지만) 보여주었다. 이 때 오프라는 샤리스와 방청객을 위해 깜짝 선물을 준비한다. (0:40부터)

오프라 쇼에 등장한 셀린이 샤리스에게 하는 말.

난 네가 노래하는 것을 들었단다. 그리고 네 삶의 이야기도 들었어. 우리한테는 공통점이 많은 것 같구나. 데이빗 포스터는 너의 재능을 최대한으로 살려줄 수 있는 사람이야. 너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어. 네게 부탁할 게 하나 있어. 특별한 일을 하나 하고 싶어. 다음주에 뉴욕에서 공연을 하는데, 여기 와서 나와 함께 노래를 해주지 않겠니? 어쩌면 너의 어머니를 위해 Because you loved me를 같이 부를 수 있겠지?

감동한 샤리스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터뜨렸다. 방청객으로 와 있는 어머니도 울었다. 나도 울었다.

그리고, 그녀의 오랜 꿈이 실현되었다. (4:30부터)

셀린 디온은 샤리스를 이렇게 소개한다.

몇 주 전에, 저의 좋은 친구 오프라한테 전화를 한 통 받았어요. 정말 재능있는 젊은 숙녀가 있다구요. 그녀의 이름은 샤리스입니다. 오늘 저와 함께 노래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불렀어요. (사람들의 환호성)

그리고, 샤리스는 셀린 디온과 함께 노래, Because you loved me를 시작했고, 모든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심지어 셀린 디온도 들으면서 놀라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감격적인 장면을 샤리스의 어머니가 자리에 앉아 지켜보고 있다.

David이 전에 셀린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셀린을 16살 때 미국으로 데려오면서 한 가지 약속을 했고, 한 가지 약속을 받아내었습니다. 첫째는, 셀린을 그 당시 이름을 날리던 스타의 콘서트에 출연하게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받아 낸 약속은, 그 출연 이후로는 누구누구의 콘서트에 출연했던 사람이 아니라 ‘셀린 디온’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셀린 디온은 노래를 한 번 한 후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그리고, 똑같은 일이 샤리스에게도 일어났다. 셀린 디온의 무대에서 노래했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이름을 기억했던 것이다.

곧, 그녀의 무대는 더욱 화려해졌다. 전 세계를 돌면서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샤리스, 샤리스, 샤리스, 정말 대단한 인물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한 번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우연히도 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올해 초에 콘서트를 가보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산호세의 HP Pavilion에서 David Foster & Friends라는 공연이 있을 예정이고, 여기에 샤리스가 출연한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좋은 좌석 표를 사서 자리에 앉았다. David이 그동안 키운 대 스타들이 다 공연을 한 후, 제일 마지막 가수. 불이 꺼졌다. 그리고 다시 불이 켜지면서 샤리스가 화려하게 등장했다. (내가 찍은 비디오)

기립 박수를 받은 것은 물론이다. 그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당시 데이빗은 샤리스를 소개하며 이런 일화를 이야기했다.

요즘 길거리를 가다보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필리핀 사람들이 저에게 와서 악수를 합니다. 제 손을 꼬옥 잡으면서 말합니다. 샤리스를 미국으로 데려와줘서, 그리고 그녀를 스타로 만들어주어 정말, 정말 고맙다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제 마음이 얼마나 따뜻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미국 태생이 아닙니다. 캐나다에서 왔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와서 성공했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큰 꿈을 이룰 수 있는 곳입니다.

얼마전, David Foster & Friends의 또다른 공연을, DVD를 빌려서 보았다. 역시 여기서도 샤리스는 화려하게 빛났다. 거기서 데이빗은 샤리스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얼마전 오프라 윈프리한테 전화를 받았습니다. 알죠? 오프라가 전화하면 일단 하던 일을 모두 내려놓아야 합니다. 오프라가 부탁을 했습니다. 정말 재능 있는 여자아이가 있으니 콘서트에 한 번 내보내 달라고. 누가 감히 오프라의 요청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자 여기, 그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샤리스 펨핑코!

샤리스는 무대에 나와 휘트니 휴스턴의 I have nothing, I will always love you를 멋지게 소화해 내었고, 다시 한 번 기립박수를 받았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데이빗이 한 말.

맙소사. 오늘 밤, 스타가 탄생했습니다!

데이빗은 항상 샤리스를 이렇게 묘사한다.

제 2의 셀린 디온으로 이보다 더 적합한 인물은 없습니다.

이런 스타가 어떻게 탄생했을까? 어디서 나왔을까? 그녀의 성장 배경을 보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3살 때 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떠나 어머니와, 그리고 어린 동생과 함께 살았다. 필리핀같이 가난한 나라에서 아버지 없이 산다는 건 분명 매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가수였던 그녀의 어머니는 샤리스가 4살때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그녀의 재능을 발견하여 노래 기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샤리스는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고자 7살 때부터 노래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하였다. 그리고 결국 2005년 필리핀의 American Idol에 해당하는 Little Big Star라는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한동안 그녀의 이름은 잊혀졌다. 2007년 그녀의 재능을 아쉬워한 한 팬(FalseVoice)이 그녀의 노래를 Youtube에 올리기 시작했고, 다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것이 스타킹 제작진에게 알려졌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날의 스타가 된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 감명 깊게 읽었던 그 책이 생각난다. 환경의 영향으로 탄생한 스타. 그리고 10,000시간을 투자해서 만들어진 재능 말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어떤 환경에 태어났는가를 탓할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난한 환경이면 그 나름대로, 부유한 환경이면 그 나름대로 아웃라이어가 되는 길은 있다. 결국 자신이 그 길을 선택하느냐, 아니냐에 달린 것이다.

샤리스가 나에게 준 감동을 잊지 않기 위해서 iTunes에서 이미 백만장 이상이 팔린[] 그녀의 앨범을 샀다. 사람들에게 언제나 감동을 주는 훌륭한 가수로 성장해 주기를…


업데이트: “스타 탄생”이라는 제목으로 그녀가 무명에서 스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3분짜리 비디오로 압축해서 편집한 비디오를 YouTube 공식 채널에서 발견했습니다.

오늘 나를 웃게 만든 글과 울게 만든 글

일요일 아침, 전날 밤에 늦게 잔 탓에 좀 늦잠을 잤다.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제일 먼저 본 건 물론 트윗. 하루 skip했더니 내 타임라인에 주옥같은 정보들이 잔뜩 들어 있었다. 내 개인적인 관심 뿐 아니라 현재 하는 일에도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그런 정보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트위터 시작하라고 설득하고 있다. 내가 follow하는 분들을 통해 얻는 정보들이 너무 많고 나한테 정말 큰 도움이 되기에.) 하나라도 놓칠세라 주의하며 읽다가 발견한 @estima7님의 트윗.

이게 무슨 뜻일까? 이해가 안되어 링크를 따라 들어가보았다.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그리고 빵 터졌다. 처음엔 얼핏 보고 이게 뭔가 하다가 밑으로 내려가며 점점 이해가 되기 시작하여 급기야는 일요일 아침에 방에서 혼자 한참을 웃었다.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온다)

누군지 시간 참 많다. 그것보다 나를 감동시킨 건, 남을 이해시키고자하는 ‘헌신적인’ 노력이었다. 문득 든 생각: 미국인 친구들과 대화하다가 가끔씩 못알아들을 때가 있는데, 그 때 물어보면 항상 참을성있게 설명을 해준다. “어쩌면 귀찮을지도 모르겠는데…” 하고 생각도 해보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바꿔서 생각해보면 나도 그럴 것 같다. 상대방이 이해를 잘 못한다고 해서 귀찮아진다기보다는 더 쉬운말로, 더 천천히 다시 이야기해서 내 뜻을 전달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해시키기 원하는 것, 사람의 본능이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아침에 @estima7님 트윗을 RT했더니 하루 종일 retweet이 올라왔다.

# yondoopa 아고 죽겠네..’기둥뒤에 공간있다’는데 왜들 그러시는 거여요 ㅋㅋㅋ RT @sungmoon: 동영상 압권. RT @caffreyss 어케하면 웃음을 멈출 수 있을지 슬픈일들을 생각해봐야겠어요. RT @estima7 http://bit.ly/cwTQ1e 6 minutes ago via twtkr

# sung yong sim sboy211 웃기게 해줘 감사합니다. RT @sungmoon: 저도 한참 웃었어요. 다시 생각하니 또 웃기네요. 동영상 압권. RT @caffreyss 반나절 웃었는데 … 어케하면 웃음을 멈출 수 있을지 슬픈일들을 생각[긴글] http://dw.am/L1g6D 12 minutes ago via twtkr

# Heeyoung Oh leopitt 무도빼고 트윗 보고 이렇게 웃긴 처음입니다 @spacetube 이 둘이 왜 싸우는 걸까요? ㅡ>ㅡ;)+☞ “기둥뒤에 공간이 있어~!” http://bit.ly/cwTQ1e (via @caffreyss @sungmoon @estima7) 17 minutes ago via TwitBird iPhone in reply to spacetube

# eunyoung oh eygrace @sungmoon ㅎㅎㅎ 저도 눈물 흘리며 웃었답니다! 21 minutes ago via web in reply to sungmoon

# 엄태효 dukeom ㅎㅎ 진짜 웃기네요~ RT @sungmoon: 저도 한참 웃었어요. 다시 생각하니 또 웃기네요. 동영상 압권. RT @caffreyss 반나절 웃었는데 … 어케하면 웃음을 멈출 수 있을지 슬픈일들을 생각해봐[긴글] http://dw.am/L1g49 32 minutes ago via twtkr

# Joohee Park caffreyss 크하하하하…. 좀 살려 주셔요.. 웃기 힘들어 못살아~~RT @yyg1219:와 차내리기 힘들었겠다 ㅋㅋㅋ RT @spacetube 이 둘이 왜 싸우는 걸까요? @yyg1219 @spacetube @sungmoon @estima7 35 minutes ago via LipTwit in reply to yyg1219

# 미스테리 spacetube 아침에 이거보고 하루종일 웃고 다닙니다.ㅋ @yyg1219 @spacetube 이 둘이 왜 싸우는 걸까요? ㅡ>ㅡ;)+☞ “기둥뒤에 공간이 있어~!” http://bit.ly/cwTQ1e (via @caffreyss @sungmoon @estima7) 35 minutes ago via TweetDeck

# justin polo cammu2 동영상까지 3D작업해서 올린거 보고 완전 빵 터졌네요 ㅋㅋㅋRT @spacetube 이들이 왜 싸우는 걸까요? ㅡ>ㅡ;)+☞ http://bit.ly/cwTQ1e (via @caffreyss @sungmoon @estima7) 39 minutes ago via TwitBird iPhone in reply to spacetube

# Joohee Park caffreyss 아뛰 넘 웃겨서 반나절 웃었는데 다시 봐도 웃기고, 제목만 봐도 웃기고.. 생각만 해도 웃기고.. 어케하면 웃음을 멈출 수 있을지 슬픈일들을 생각해봐야겠어요.@realpeebit @spacetube @sungmoon @estima7 41 minutes ago via LipTwit

# caffreyss 아 정말 넘 웃겨 넘웃겨. 눈물나게 웃었어요. RT @sungmoon:뭔가 하고 봤다가 한참을 웃었습니다. 하하하 RT @estima7 계속 같은 질문들을 하시네요…. ㅠ.ㅠ; 이 유머가 생각납니다ㅎㅎ http://bit.ly/cwTQ1e

Topsy.com을 방문해서 해당 URL을 치면, 이 URL을 RT한 사람들이 뭐라고 comment했는지 모두 볼 수 있다. 트위터에서 진지한 생각과 정보를 나누는 것도 보람있지만, 가끔 이렇게 나를 웃게 만든 내용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서 함께 웃는 기쁨도 정말 큰 것 같다.

한편, 오늘 나를 울게 만든 글이 있다. 펑펑 울었다는 건 아니지만, 감동해서 눈물이 났다. 얼마 전에 있었던 손정의 LIVE 2011 연설이다. 손정의 사장에 대해서는 10년 전부터 이야기를 들어오던 터였다. 그가 한국계 일본인이고, Vodafone 인수 후 iPhone으로 대박을 냈고, 무려 7조 이상의 개인 자산을 가진 일본 최고의 부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로 그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길을 거쳐서 지금과 같은 사업가가 되었는지는 잘 몰랐다. 고맙게도 @newumare님의 의지와 다른 분들의 도움으로 그 연설 전체가 한글로 번역되었고, 그 덕분에 그의 인생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장문의 연설 중에 내 눈길을 끈 부분이 있다. (UPDATE: BULGARI님이 번역하신 다른 버전이 있습니다. 문체가 좀 더 자연스럽습니다.)

첫번째는 손정의 사장이 미국에 가겠다고 결심하고 선생님한테 한 말.

선생님!저는 약한 남자입니다.
미국에 가도 영어도 잘 몰라요.
혼자 가서 어떻게 생활해야 할 지도 몰라요.
곤란한 상황이 닥치면 좌절해 버려, 마음이 약해져서,
돌아올 옛 보금자리가 있으면 거기에 돌아올지도 몰라요.
그러면, 마음이 흔들리게 됩니다.
퇴로를 끊어버리지 않으면.퇴로를 끊어버리지 않으면, 고난과 맞설 수가 없어요.
그래서 휴학이 아니라 퇴학시켜주세요!

세상에나… 고등학교 때부터 남다른 사람이었던 거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다음의 한 마디다.

퇴로를 끊고 미국에 간 이상, 나에게는 인생의 큰승부 전환점이었던 셈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결심을 하고 한국을 떠나 미국에 온다. 나는 ‘미국에 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그 ‘마음가짐’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 온 대부분의 사람들을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왜 미국에 오셨어요?” “어떻게 해서 미국에 오셨어요?”는 흔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의 인생관을 알 수 있는 질문이 되기도 한다. 손정의 역시 그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고, ‘퇴로를 끊고’ 미국에 간 이상 그만큼 자신을 불태웠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다. 가지고 있던 것을 버리고, 익숙한 환경을 버리고 미국으로 간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거기서 자신을 불태우며 성공해나가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두 번째 눈에 띄었던 대목.

여러분 식사할 때 대개 두 눈으로 그릇을 보고 먹지요?
난 말이죠, 그런 호사스러움이 없었어요.
그런 것은 안된다.
반드시 식사 때도 교과서를 찌직~하고 노려하면서, 시야의 한 구석에 흐릿하게 보이는 접시에 포크를 찔러 박힌놈을 먹는거지요.
때때로 후추같은 것이 그대로 들어가, 어쩔 줄 몰라하는 경우도 있었지요.

그 정도의 상태에서 5 분간 자신에 공부 이외의 시간을 할애해 준다는 것은 얼마나 사치인가?
학교 공부 이외의 시간을 내게 5분 준다.이건 대단한 사치이지요.

그 호화스러운 그 시간을 1 일 1 개, 무언가 발명을 하는 것에 썼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발명. 하루 5분의 시간으로 그는 250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었고, 그 결과 19살에 무려 3억 몇천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이걸 보면, 사람이 생산해낼 수 있는 가치는 정말 크다는 생각이 든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Salary’, 즉 ‘연봉’으로 우리의 가치를 측정하곤 한다. 연봉 3천만원을 받으면 그 사람은 3천만원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1억을 받으면 그 사람은 1억의 가치가 있는 사람..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근데 손정의 사장의 경우를 생각하면 그런 식의 발상이 얼마나 우리를 크게 제한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연봉은 그 사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의 일부분에 대한 평가에 불과하다. 하루 중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12시간이라고 하면, 일주일은 84시간이다. 하루 8시간동안 주 5일 근무하는 사람의 경우 40시간을 회사에서 쓴다. (물론 매일매일 야근하는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받는 연봉은 84시간 중 겨우 40시간에 대한 평가일 뿐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44시간은 뭔가? 아무런 가치를 창출해낼 수 없는 시간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어쩌면 그 시간에 연봉과는 비교도 안되는 가치를 창조할 수도 있다. 손정의 사장의 일화는 이것에 대한 증거가 된다. 하루 5분의 시간. 1년동안 합쳐 5 x 365 = 1825분, 즉, 총 30시간의 투자로 3억 이상을 번 것이다. (스탠포드 학생들이 어떻게 시간의 제약이라는 가정을 뛰어넘어 가치를 창조했는지의 예는 이전에 썼던 블로그, 문제가 클수록 기회도 크다 참고)

다음으로 내 눈을 멈추게 했던 대목은..

그 절정기에 있을 때 정말 대단했습니다.
내가 보유한 주식, 내가 가지고있는 소프트뱅크의 주식이 가만 있어도 1 주일에 1 조엔씩 늘어났습니다.
내 개인 재산이 1 주일에 1 조엔씩 늘어나는 거예요. 어떻게 될까요?

돈욕심이 완전히 없어져요.

긴자에 가도, 어딜 가도, 쇼핑하는 기쁨, 갖고 싶다거나,
갖고 싶지만 어떻게 하지 라든가,
주저 한다든지, 기쁨이라는 기분이 제로가 됩니다.
완전히 제로가 됩니다.

긴자의 미츠코시백화점에 가서, 살까 말까, 어떻게 할까, 백화점을 통째로 사버릴까, 라고.
통째로 산다고 해도 1 조엔이라면 잔돈을 받겠지요.

나는 이런 경지에 도달하지 않아 상상하기 힘들지만, 정말 돈이 많아지면 저런 생각이 들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손정의는 자신만의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그것은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는 것’.

사람을 기쁘게 해주자.
사람들에게서 정말로 감사를 받게 되자.
그런 것을하고 싶다.

그렇게 해서 야후 브로드밴드 사업을 시작한다. NTT보다 빠르고, 그렇지만 훨씬 더 값싼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 그러나 거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NTT에서 허가를 해주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해결이 안되면, 내가 기자회견을 해서
“죄송합니다. 신청해 주셨지만 제공해 드릴 수 없습니다.”
그런 것을 사과를 하고, 기자회견으로 손님들께도 사과하고, 그 다음은 책임을 지겠다.
결국에 나는 기름을 끼얹고, 불을 붙여, 여기서 죽을겁니다!

고 말했지요, 총무성의 임원이 말이죠, “잠시만 기다려 주게! 여기서 죽는 것만은 참아줘! “

여기가 아니고, 다른대는 괜찮다는 이야기인가.라는 이야기입니다만
분신자살해도 여기가 아니면 상관없는 얘기인가, 무슨 소릴 하는거야, 멍청한 것들!
그런 문제가 아니 잖아.당신이 거기서 책임을 회피하면 어떡하냐!!

허허.. ‘여기서 죽는 것만은 참아줘’라고 외친 총무성 임원의 심정도 이해는 되지만, 그 당시 손정의 사장이 어떤 심정이었을까를 생각하면 절대로 위인은 평범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걸 보고 ‘iCON‘이라는 책에서 묘사한 스티브 잡스가 생각났다. 스티브 잡스, 지금도 그렇지만 완전 괴짜다. 자기가 생각하는 방향, 옳다고 믿는 방향이 있으면 끈기 있게 파고 들어 결국 해내고 만다. 위대한 기업을 만드는 CEO의 방정식일까?

마지막으로 내 머리를 띵하게 만든 말은 이것이다.

그래서, 세상이 나쁜다든가, 정치가가 잘못했다든가, 경기가 나쁘다거나, 그런 변명을 말하는 순간, 그런 푸념을 하는 순간, 될 리가 없지요.
불평을 말하면, 자신의 그릇을 작게한다.
푸념 따위를 말한다 하더라도, 세상은 아무 것도 좋아지지 않는다.
불평을 말할 여유가 있으면, 자기 혼자의 목숨이라도 좋으니까, 목숨을 던질 각오가 있다면, 파문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고 나도,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 불평을 하기 시작한다. 그것만으로는 뭔가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말이다. 불평을 들어주는 상대방이 변화를 일으켜주길, 바꾸어주길 원하면서… 그러나 그것은 답이 아니다. 적어도 손정의는 문제에 그렇게 접근하지 않았다. 자신의 목숨을 던질 각오로 실행에 옮겼고, 결국 파문을 일으켰다. (이런 걸 보면 스티브 잡스와 좀 닮은 꼴이라는 생각도 든다. 손정의 역시 스티브 잡스와 마찬가지로 건강이 안좋아 죽음 문턱까지 갔다 온 적이 있다. 그런 사람이 무얼 두려워하겠는가?)

인생은 한 번 뿐입니다.
뜻이란 인생이란 여러분이 오르고 싶은 산을, 스스로 오르고 싶은 산을, 이 번 일 년 동안에 결정하기 바랍니다.자신의 인생을 무엇에 걸 것인가, 마음에 결정하길 바랍니다.

뜻이란, 인생이란, ‘스스로’ 오르고 싶은 산을 선택하는 것. 남들이 오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는 산이 아닌, ‘스스로’ 오르고 싶은 자기만의 산을 결정하는 것.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찌 생각해보면 그것이 바로 ‘위대한 사람’과 ‘성공한 사람’을 구분짓는 차이가 아닐까?

…연설을 다 읽은 후 Harvard Business School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는 Taka라는 한 일본인 친구에게 혹시 이 강연을 보았느냐고 물어봤더니 다음과 같은 답장이 왔다. (한글번역)

물론이지! 모든 일본 MBA 학생들이 이 연설을 봤을 게 확실해. Mr. Son은 정말 cool해!

물론 그는 일본 사람이지만, 그가 ‘한국계 일본인’이라는 사실이 한편으로 나를 뿌듯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