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두 살된 딸과 함께 Barnes and Noble 서점에 갔다가 흥미로운 책을 발견했다. 나의 눈길을 끌었던 제목은 Steal Like an Artist (예술가처럼 훔쳐라).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한 10가지 원칙’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크리스 앤더슨 Chris Anderson 이 추천을 했다기에 집어들었는데,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이 참 많았다.
몇 장 인용해본다. 책은 “아티스트처럼 세상을 보는 방법”이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훔친다”. 그리고 그 시각으로 보게 되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훔칠만한 것’ 아니면 ‘훔칠 가치가 없는 것’ 두 가지중 하나에 속할 뿐이다.
중요한 가정은 이 세상에 진정한 ‘오리지널’은 없다는 것. 성경에 나와 있듯이, “해 아래에는 새 것이 없나니 There is nothing new under the sun.” (전도서 1:9). 진정한 아티스트는 이것을 이해하는 사람.
새로운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조금 우울해지는데, 앙드레 지드(Andre Gide)가 한 말을 생각해보면 좋다. “해야할 말은 이미 누군가가 다 했다. 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으므로, 모든 말을 다시 해야 한다. Everything that needs to be said has already been said. But, since no one was listening, everything must be said again.” 이렇게 생각하면, 뭔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게 된다.
영웅(Here)을 정하고 그대로 따라해봐라. 인간이 가진 약점 중 하나는 완벽하게 따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터치를 입혀라 (Add something to the world that only you can add).
그리고 아래는 크게 공감했고, 책을 읽은 후에 실천하고 있는 내용인데,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또는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컴퓨터 화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 요즘엔 우리가 창조하는 많은 것이 컴퓨터 소프트웨어 위에서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포토샵, Xcode) 이루어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컴퓨터가 강력하기는 하지만,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클릭하는 느낌은 ‘창조’하는 느낌에서 우리를 멀어지게 한다는 것. 모니터 위에 등장하는 선과 글자들은 모두 완벽해보여서, 그리고 뭔가를 쓰거나 그렸다가 지우기가 너무나 쉬워서 그 위에 나만의 아이디어를 추가하거나 그림을 그리려면 처음부터 완벽해보이도록 해야 하는 압박이 있다는 것 (공감한다). 저자는 그래서 방에 두 개의 책상을 유지한다. 책상 하나에는 종이와 펜 등 손으로 이용하는 것들만 있고, 다른 책상에는 컴퓨터와 프린터가 있다. 모든 창의적인 작업은 첫 번째 책상에서 하고 그것을 완성하는 일을 두 번째 책상에서 한다 (좋은 것 같다). 그러고보면 지금까지 내가 쓴 블로그 글의 대부분은 컴퓨터 없이 머리 속에서 한동안 생각하고 누군가와 그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것에서 시작했고, 컴퓨터 앞에서는 그 생각을 정리하고 완성하는 일을 했을 뿐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가 창의적인 사람이라고는 생각 안했다.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것을 배우거나(학교 공부), 이미 존재하는 자연 현상을 발견하거나(연구), 기존 자료를 정리하거나 어느 정도 만들어져있는 것에 뭔가를 더하는 것(관리)은 잘 한다고 생각했지만 ‘창의성’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느껴졌었다. 하지만 뭔가를 창조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보람과 행복을 가져다주는가를 생각하면, 창조가 빠진 인생은 그만큼 인생이 주는 즐거움의 큰 한가지를 놓치는 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보고 감동받고 다른 사람이 발견한 위대한 법칙들을 배우는 것은 물론 의미가 있고 흥미로운 과정이다. 하지만 창조가 빠진 배움은 언젠가 한계에 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미술 작품을 만들거나 음악을 작곡해야만 ‘창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글을 쓰는 것도 창조적인 과정이고, 이벤트를 기획하는 것, 훌륭한 알고리즘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 음식을 만드는 것 모두가 창의적인 과정이다. 인류 역사 초기부터 사람들은 뭔가를 계속 만들어왔고 우리가 그것을 보고 감동을 받고 있음을 생각하면 창조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생각된다.
어제는 필즈 커피(Philz Coffee)에서 일하고 있는데 노트북 배터리가 다 닳아서 랩탑을 잠시 덮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매장 안을 걸어다니며 사람들을 관찰했다. 연필을 들고 종이에 글자 N을 입체적으로 그리는 한 여자가 눈에 띄었다. 흥미로워서 말을 걸었다. “무얼 그리나요? 학생인가요? 아니면 일하고 있는 건가요?” 그랬더니 이렇게 대답했다.
“디자인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는데, 감을 잃지 않기 위해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씩 손으로 그림을 그려요.”
사실 6개월 전에 읽었던 책이다. 안그래도 여기 저기서 자포스(Zappos) 이야기를 많이 듣던 차에 친구로부터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킨들로 사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완전히 빠져들었다. 그 때 감동이 참 커서 블로그에 정리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가 미처 정리를 못하고 넘어갔는데, 얼마 전에 라스베가스에 갔다가 회사 투어를 했었고, 또 아는 사람이 이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어 더 자세한 회사 이야기를 들은 김에 시간을 내어 여기 정리를 해 본다.
Zappos. 온라인으로 신발을 파는 회사이다. 특히 왕복 배송료가 모두 무료라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었다. CEO는 이 책의 저자인 토니 셰이 (Tony Hsieh)이다.
재포스(Zappos) 홈페이지
‘딜리버링 해피니스’, 즉 ‘행복을 배달한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책의 읽고 나면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이 회사는 제품이 아닌 행복을 배달한다. 그것이 창업자의 꿈이고 이 회사의 목적이다. “사람들은 결과와 숫자만을 기억한다.” 창업자 토니는 이야기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숫자가 워낙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09년에 아마존에 12억 달러(1조 3천억원)에 매각되어 크게 미디어에서 유명세를 탔다. 사람들은 ’12억달러’라는 인상적인 숫자만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토니에게 있어 이 여정은 오래 전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There’s a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 —MORPHEUS, THE MATRIX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 영화 ‘매트릭스’에서)
“와우(Wow)”. 이 단어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나는 “와우!”했다. 그동안 성공적인 경영, 성공하는 개인에 대한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다음 세 가지 면에서 여느 책과 차별되었다.
첫째, 이 모든 과정을 경험한 토니가 직접 진솔하게 썼다. 꾸미지 않은 내면의 고민과 결정 과정, 그리고 일관적으로 한 가지를 추구한 그의 노력, 그 스토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둘째, 정말 뛰어난 글솜씨를 가졌다. 특히 궁금증을 유발하면서 각 챕터를 끝내는 방법이 인상적이다. 꼭 인기 있는 미국 드라마를 보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다. ‘한 챕터만 더 읽고 끝내야지’, 하지만 그럴 수가 없다. 각 장의 마지막 한 줄을 읽고 나면.
셋째, 책 여기 저기에서 배울 게 너무나 많다. 아마 지금까지 읽은 책 중 내가 가장 하이라이트를 많이 해 놓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을 통해 내가 그에 대해 배운 것 몇 가지를 정리해본다.
1. 하루 아침에 이룬 결과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사업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다.
재포스 창업자 토니. (출처: Wikipedia)
토니의 이야기는 그가 9살이었던 시절, 그가 처음 했던 ‘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벌레 농장’이었는데, 벌레들이 곧 모두 죽고 새한테 먹히는 바람에 얼마 지나지 않아 실패하고 만다. 대만에서 태어나 일리노이 대학으로 유학 왔다가 결혼해서 미국에 정착한 그의 어머니는 다른 아시아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자녀가 박사 학위를 따거나 의사가 되는 것을 바랬다. 하지만 어린 토니는 사업해서 돈을 버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다. 돈이 있으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The idea of one day running my own company also meant that I could be creative and eventually live life on my own terms. (회사를 소유하게 되면 내가 더 창의적이 될 것이고, 결국 내가 스스로 정의하는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었다.) – Tony
초등학교 때는 창고 세일을 하고 그 앞에서 레모네이드를 팔았고 (창고 세일보다 더 많은 수익을 냈다고 한다), 중학교 때는 시간당 2달러를 받고 신문을 배달했다가, Gobbler라는 신문을 직접 만들어서 한 부당 5달러를 받고 친구들에게 팔았다. 그 신문에 전면 광고를 싣고 20달러를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곧 실패로 끝난다. 친구들의 점심 먹을 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후에는 사진을 받아 옷 단추를 만들어 보내주는 일을 시작했다. 단추 하나당 1달러였고, 만드는데 25센트가 들었다. 단추 만드는 기계가 50달러였고, 단추 ‘원자재’ 가격은 50달러가 들었는데, 이는 부모님에게 ‘대출’해달라고 해서 구했다. 2주 후에 첫 주문이 들어왔고, 부모님에게 1달러를 갚았다. 그렇게 시작해서 계속해서 주문이 들어왔고, 한 달이 지나지 않아 200달러 이상을 벌었다. 중학생으로서는 큰 돈이었다. 곧 단추 만드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게 됐고, 300달러짜리 반자동 기계를 구입했다. 매달 200달러가 안정적으로 들어왔고, 나중에는 동생들에게 일을 차례로 물려주었다.
브라운, UC 버클리, MIT, 프린스턴, 예일, 하버드대학에서 모두 입학 통지서를 받은 후 그는 부모님의 바램에 따라 하버드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정했고, 그 곳에서도 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한 기숙사 건물 1층의 작은 레스토랑을 경영하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서 그는 피자가 매우 마진이 많이 남는 장사라는 것을 깨닫는다. 거기서 더 중요한 일이 일어나는데, 알프레드(Alfred)를 만난 것이다. 알프레드는 매일 찾아와서 핏자 몇 판씩을 사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을 가져다가 조각내어 더 비싸게 팔고 있었던 것이다. 돈은 토니가 더 많이 벌었지만, 시간당 수익으로 따지면 알프레드가 열 배가 넘었다고 한다. 훗날 토니는 알프레드를 Zappos의 CFO이자 COO로 채용한다.
2. 돈보다 일의 재미와 회사의 미래를 더 가치 있게 여겼다.
대학을 졸업하고 토니가 처음 취직한 회사는 오라클(Oracle)이었다. 연봉도 높았고 일이 힘들지도 않았지만 회사 일에 큰 재미를 못 느끼는 그는 웹사이트를 만들어주는 일을 시작으로 산제이(Sanjay)와 함께 또 다시 사업을 시작하고 회사를 그만둔다. 그 사업은 LinkExchange라는 회사로 발전했고, 겨우 다섯 달이 지난 1996년 8월, Lenny라는 사람이 찾아와서 100만 달러 (약 11억원)에 회사를 사겠다고 제안한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두 사람에게 이는 분명히 큰 돈이었을 것이다. 5달 일한 결과로 각자 5억원씩 번다면 결코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하지만 둘은 200만달러를 주어야 회사를 팔겠다고 제안했다. 각자 100만달러씩은 벌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매각 협상은 결렬되었다. 레니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돌아갔다.
“I’ve made a lot of money in my lifetime, but I’ve also lost a lot of money when I decided to bet the farm instead of taking money off the table. I wish you the best of luck.” – Lenny (레니)
그로부터 6개월 후, 이번엔 야후의 창업자 제리 양이 찾아온다. 제리가 제시한 금액은 2천만달러 (약 220억원). 그 숫자를 보고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1) 와우! 2) 다섯 달 전에 회사를 팔지 않기를 잘했다.
각자 100억원 씩. 평생 다시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돈이었다. 그는 돌아와서 생각을 해 본다. 돈이 있으면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 본다.
샌프란시스코에 콘도 사기
화면이 큰 TV 사기
언제든 원할 때마다 여행하기
새로운 컴퓨터 사기
새로운 회사 시작하기
그리고는 생각한다.
I was surprised that my list was so short, and that it was actually pretty difficult for me to add anything else to it. With the savings I had from my previous jobs, I actually already had the ability to buy the TV and computer, and go on mini vacations. I just could never bring myself to do it. (적고 보니 리스트가 너무 짧아서 놀랐다. 더 추가할 것도 없었다. 지금까지 벌어둔 돈이면 TV와 컴퓨터를 살 수 있었고, 휴가도 갈 수 있었다. 시간을 내지 못했을 뿐이다.) – Tony
자기 소유의 집을 제외하면 이미 뭐든지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 그는, 공동창업자들과의 논의 끝에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다.
시콰이어 캐피털 (Sequoia Capital)의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로부터 3백만 달러를 유치한 후에, 그들은 빠르게 회사를 성장시켰고, 2년이 지난 후에 회사를 마이크로소프트에 2억 6천만 달러(약 3천억원)에 매각하게 된다.
2년만에 10억원에서 3천억원. 만약 처음에 ‘5억원’이라는 돈이 크게 보여 회사를 매각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했을 때 내가 이런 배짱을 가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돈이 있으면 하고 싶은 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는 점은 나도 공감이 간다. 당시의 토니에게는 10억원, 100억원이 큰 돈으로 보였다기보다는 성장하는 회사의 미래 가치가 훨씬 크게 보였을 것이다.
I made a list of the happiest periods in my life, and I realized that none of them involved money. I realized that building stuff and being creative and inventive made me happy. (내가 행복했던 순간들을 적어보았다. 그 중 어떤 것도 돈과는 관련이 없었다. 무언가를 만들고 있을 때 나는 가장 행복했다.)
A few days later, I went to the office, sent my good-bye e-mail to the company, and walked out the door. I didn’t know exactly what I was going to do, but I knew what I wasn’t going to do. I wasn’t going to sit around letting my life and the world pass me by. People thought I was crazy for giving up all that money. And yes, making that decision was scary, but in a good way. (며칠 후, 사무실로 가서 사람들 모두에 잘 있으라고 이야기한 후에, 문을 나왔다. 무엇을 할 지 몰랐다. 적어도 그냥 앉아서 삶이 나를 지나가게 하지는 않을 작정이었다. 사람들은 그 많은 돈을 포기한다고 하니 미쳤다고 했다. 좀 오싹한 결정이었다. 그렇지만 좋은 느낌이었다.)
I had decided to stop chasing the money, and start chasing the passion. (돈을 그만 좇기로 했다. 열정을 따르기로 했다.)
3. 조사하는데 시간을 쓰는 대신, 일단 실행에 옮겨 사업 타당성을 검토했다.
회사를 나와 토니가 시작한 일은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바로 오늘날의 Zappos의 전신인 ‘shoesite.com’이라는 회사와 그 회사의 창업자인 Nick Swinmurn을 만난다. 신발을 온라인으로 파는 아이디어라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그것이 바보같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신어 보지도 않고 온라인으로 신발을 사다니..” 그래도 신발 시장 전체 크기를 생각했을 때 검토해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한 일이 재미있다. 온라인 신발 시장의 크기와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자료를 뒤지고 설문조사를 하는 대신, 근처 신발 가게에 가서 신발 사진을 찍은 후, 이를 웹사이트에 올렸다. 그리고 주문이 들어오면 실제로 가서 신발을 사서 부쳐주었다. 곧, 시장성이 증명되었다. 더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것이 한때 자신의 재산을 대부분 날릴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 줄은, 처음엔 몰랐을 것이다.
But it worked. People started buying shoes. I didn’t have the faintest clue about the workings of the shoe industry, but I knew I was on to something. Even though I’d never bought a pair of shoes through mail order, statistics proved there were a ton of people doing it. I stopped thinking, Hey, this is a good idea, and started believing in it. Somehow, I had to make it work. (그러나 작동했다.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신발을 사기 시작한 것이다. 신발 시장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지만, 뭔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 나는 생각을 멈추고 이를 믿기 시작했다. 이제, 이게 제대로 되도록 만들어야 했다.)
4. 결국 이루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졌다.
토니는 조언만 하다가 Zappos에 직접 돈을 투자하며 뛰어들었고, 책에서 그 후에 Zappos를 성장시켜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절대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실수도 많았고, 돈이 떨어지는 극적인 상황도 많았다. 결국 돈이 계속 떨어져 그는 집을 팔았다. 그동안 번 돈을 전부 Zappos에 넣었다. 나중엔 아웃소싱했던 배송 회사에 문제가 생겨 큰 손해를 보기로 했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 그는 킬리만자로 산으로 떠난다. 그리고 그 산을 정복한다.
Anything is possible. Tears welled up in my eyes. I was speechless. I gave Jenn a hug. We took a picture, and I checked Kilimanjaro off my list of things to do. (불가능한 것은 없다.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할 말을 잃었다. 젠을 안아주었다. 사진을 같이 찍었다. 그리고 킬리만자로를 내 ‘해야 할 일 목록’에서 지웠다.)
그 다음부터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배운 각종 교훈, 라스베가스로 본사를 옮기기로 결정하는 과정, 그리고 고객들에게 와우!(Wow!) 경험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 등이 나온다. 정말 배울 것이 많지만 자세한 내용은 여기서 생략한다. 다음과 같은 말로 그는 책을 마무리한다.
I hope reading this book has inspired you to… … make your customers happier (through better customer service), or… … make your employees happier (by focusing more on company culture), or… … make yourself happier (by learning more about the science of happiness). If this book has inspired any of the above, then I’ll have done my part in helping both Zappos and myself achieve our higher purpose: delivering happiness to the world. (이 책을 읽고 나서, 당신의 고객을 행복하게 하고 싶어졌고, 당신의 직원들을 행복하고 하고 싶어졌고, 또 무엇보다 당신 자신을 더 행복하게 하고 싶어졌기를 바랍니다. 그 중 하나라도 이루어졌다면, 저는 저와 저희 회사가 가진 보다 상위 차원의 목적을 달성한 것입니다: 행복을 세상에 전달하는 것)
라스베가스의 자포스 본사를 방문해서 그 직원들을 만나서 느낀 가장 큰 것은, ‘행복’이었다. 출근 시간에 회사에 갔는데, 회사 입구에서 사람들이 서서 출근하는 직원들을 한 명 한 명 소리 질러 환영하며 물을 한 컵씩 주고 있었다. ‘투어’ 입구가 그 곳인줄 알고 들어갔다가 나도 물을 한 컵 받아 마셨다. 모두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는 것. 적어도 직원들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일은 확실히 해낸 것 같다.
아래는 자포스 본사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라스베가스에 위치한 자포스 본사. 입구에 사람들이 서 있는데, 이들이 출근하는 직원들 한 명 한 명 환호하며 반겨 준다.행복 배달하기. 회사 투어가 시작되는 곳에서 발견한 표지판.사무실 내부 전경. 여기는 일종의 고객 센터이다. 할로윈을 막 지난 후라 할로윈 장식이 여기 저기 눈에 띈다.자포스에 입사하면 이렇게 자기 책상 위에 달 이름판을 스스로 만든다. 오른쪽 위의 '03'은 3년차라는 뜻이다. 해가 바뀔 때 새로운 숫자를 받는다. 자동차 번호판처럼.매우 중요한 지표라며 설명한 것. 11월 한달간 14만 8천건의 전화가 왔고, 평균 대기 시간은 35초였다.
한편, ‘글로벌 마케터(마두리)’님이 쓴 ‘딜리버링 해피니스 서평’에 더 자세한 내용이 있으니 방문해보시기를 권한다.
티켓 몬스터. 처음 탄생할 때부터 주목하고 있었던 회사이다. 이미 미국에서 그루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비슷한 사업모델로 한국에서 런칭한다고 했을 때, 누군가 아이템을 제대로 짚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나중에 그루폰이 인수하고 싶은 회사가 되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약 1년이 지나, 티켓 몬스터가 리빙소셜에 인수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투자자과 창업자가 짧은 시간 안에 가치를 창출해서 엑싯(exit)할 수 있었다니 좋은 소식이었다. 엑싯(exit)을 통해 초기에 투자했던 엔젤 투자자들이나 벤처 캐피털이 이익을 남기는 사례가 많이 생겨야 벤처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먹튀’ 논란도 있었다. 미국에서 갑자기 들어와서 회사를 만들고, 그 회사를 팔아 자기 이익만 챙기고 튀었다는 주장 같은데, 그 입장이 이해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생각하면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은데 너무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면만 보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던 차에 티켓 몬스터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트위터를 통해 접했다. 친절하게도 저자 유민주씨가 집으로 책을 보내주었다. 어느 금요일 저녁, 한 번 읽어볼까 하고 책을 폈다가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렸다. ‘딜리버링 해피니스’를 읽었을 때와 비슷한 감동을 받았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티켓 몬스터의 사례에서 내가 주목한 특징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초기에, 기사를 통해 효과적으로 회사를 세상에 알렸다.
자본도 없고 한국 내 인맥도 없던 시절, 신현성 대표가 썼던 방법은 자신의 이야기를 기사화하는 것이었다. 언론사에 이메일을 잔뜩 보낸 후에 답장이 온 곳은 코리아 헤럴드였다. 일단 기사가 나가자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고, 소식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나도 그 때 티켓 몬스터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2. 첫 자본금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창업 초기에 배웠고, 그 자본금을 훗날 유용하게 사용했다.
책에, 창업자들과 노정석 대표와의 첫 만남을 묘사하는 장면이 있다. 티몬 창업자들은 창업 베테랑인 노정석 대표에게 조언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그 당시 노정석 대표가 해 준 두 가지 조언은, 1) 창업자들이 돈을 기여한 만큼 지분을 가져가는 것이 가장 공정하다는 것과, 2) 초기 자본금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듣고 창업자들이 돈을 모아 2억 5천만원을 확보했고, 노정석 대표가 추가로 5천만원을 투자해 3억원의 자본금으로 회사를 시작하게 된다. 이 돈은 나중에 매우 유용하게 쓰이는 장면이 나온다. 지나치게 많은 쿠폰을 팔아 고객 불만이 쌓였을 때, 무려 6천만원어치를 환불해줌으로서 불만을 충성도로 바꾸었다. 초기에 자본금을 확보하지 않았다면 내릴 수 없었던 대담한 결정이었다.
3. 인재 확보를 위한 기업 인수를 통해 회사 성장을 가속시켰다.
윙버스 출신의 베테랑들이 모여 창업한 회사 ‘데일리픽’이 있었다. 맛집 위주의 반값 할인을 시작한 이 회사는, 가공할 만한 티켓몬스터의 경쟁상대였다. 그들과 맞서 싸우는 대신 티켓몬스터가 선택한 전략은 회사를 인수하는 것. 마침 그루폰에서도 이 회사를 인수하려고 제안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더 치열한 경쟁이었다. 결국, 창업한 지 1년도 안된 회사가 96억원을 들여 회사를 인수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스톤브릿지와 IVP 벤처캐피털에서 나왔다. 이 둘은 초기에 티몬에 투자했던 VC들이고, 데일리픽 인수 결정을 지지하며 인수 금액을 투자형태로 지급했다. 결정은 신현성 대표가 내렸지만, 이 두 벤처캐피털 회사들의 지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4. 미국과 한국 양쪽 벤처캐피털(V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티켓몬스터에 투자했던 두 VC는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IVP)였다. 스톤브릿지 캐피털은 한국의 회사이고 IVP는 미국의 회사이다. 신현성 대표는 이 두 회사를 잘 레버리지(leverage)한 것 같다. 책의 내용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미국 VC로부터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valuation)과 회사 매각에서 유리한 점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미국의 VC가 한국 회사에 투자한 사례가 많이 있다. 내가 알고 있는 회사만해도 꽤 된다. 한국 시장에서 기억 매각 또는 IPO를 통한 엑싯이 많아질수록 이러한 투자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2011년,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알토스 벤처스는 한국 VC인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이음’에 26억원을 투자했다.[주]
2005년 실리콘밸리의 월든 인터네셔널(Walden International)과 스톰 벤처스(Storm Ventures)은 컴투스에 각각 400만불씩, 총 800만불 (약 90억원)을 투자했다.[주]
신현성: 그루폰과 일했다면, (일하는 방식이) 무척 딱딱해졌을 거예요. 우리가 존중하고 배워야 할 점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싶었거든요.
이남희: 어떤 점이 마음에 안 들었나요?
신현성: ‘100% 환불해준다’고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그렇게 안 해주는 것이 대표적이에요. 소비자가 환불을 위해 전화를 걸어도 업체가 잘 받지 않고, 설사 통화가 이뤄져도 환불 조건이 까다롭거든요. 또 그루폰은 일본에서 굉장히 많은 사람을 계약직으로 뽑았다가 소수만 정직원으로 전환했어요. 저는 ‘가족 같은 회사’를 원하거든요. 그루폰에 한국은 50개 마켓 중 하나일 뿐인데, 저는 우리만의 회사와 문화, 사람을 키우고 싶었어요.
티켓몬스터가 과연 좋은 선례가 되었는가에 대해 아직도 논란이 많지만, 나는 적어도 그들이 사업을 꿈꾸는 젊은 청년들에게 하나의 좋은 모델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요즘 한국에서 스타트업이 아주 활발하게 생겨나고 있고, 그 중 많은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보았는데, 곧 제 2, 제 3의 티몬 스토리가 계속 생겨날 것 같다.
몇 달 전부터 킨들로 조금씩 페이스북 이펙트(Facebook Effect)를 읽고 있다. 너무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아 맘에 드는 구절들을 하이라이트해놓았는데, 여기에 몇 가지 옮겨본다.
“We’re a utility,” he said in serious tones, using serious language. “We’re trying to increase the efficiency through which people can understand their world. We’re not trying to maximize the time spent on our site. We’re trying to help people have a good experience and get the maximum amount out of that time.” (우리는 유틸리티입니다. 우리는 효율성을 더 높여서 사람들이 세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사이트에서 보내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높이고자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시간을 활용성을 최대한으로 높이도록 도와주려 하고 있습니다.)
2006년 여름, 저자가 마크를 처음 만나서 들은 이야기이다. 이전에 썼던 블로그,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그에게서 배우는 교훈“에서도 언급했던 이야기인데, 마크는 사람들이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마이스페이스같은 소셜 네트워크를 싫어했고, 때문에 페이스북은 ‘타임 킬러’가 아니라 ‘타임 세이버’로 만들고 싶어했음을 알 수 있다. 정말 타임 세이버가 됐는가? 어느 정도는 그런 것 같다. 이젠 오랜만에 친구랑 이야기하더라도 최근 1년의 근황을 일일이 물어보는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어떻게 지내는지, 요즘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이미 아는 상태에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으니까.
Today’s Facebook status update traces its heritage directly back to those AIM away messages (오늘날의 페이스북의 ‘상태 업데이트’는 그 기원이 AIM의 ‘away message’에 있다)
The first social network intended for college students had begun at Stanford University in November 2001. The little-known service, called Club Nexus, was designed by a Turkish doctoral student named Orkut… (대학생들을 위한 첫 번째 소셜 네트워크는 2001년 11월에 시작됐다. 잘 알려지지 않은 서비스인 ‘클럽 넥서스’는 오르쿳이라는 터키 학생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In the fall of 2003, Silicon Valley venture investors had put a total of $36 million into four high-profile social networking start-ups-Friendster, LinkedIn, Spoke, and Tribe. (2003년 가을, 실리콘 밸리의 벤처 투자가들은 프렌스터, 링크드인, 스포크, 트라이브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페이스북이 만들어질 당시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전혀 개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고, 페이스북의 많은 주요 기능들이 처음에 거기에 구현되었던 것도 아니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그 전에 오르쿳, 마이스페이스, 프렌드피드, 프렌스터와 같이 잘 알려진 서비스를 포함해서 수많은 크고 작은 소셜 네트워크가 있었다. 특히 2001년에 스탠포드 학생 오르쿳(Orkut)이 만든 클럽 넥서스(Club Nexus)라는 서비스가 스탠포드대학을 중심으로 크게 인기가 있었다. 친구 신청, 친구 초대, 채팅 등의 기능을 가진데다, 스탠포드 대학 이메일 주소가 있는 사람만 가입할 수 있었다(비슷하게, 페이스북은 처음에 하버드대학 이메일 주소를 가진 사람들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었다). 소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일찌기 인식한 구글이 이를 인수해서(마리사 메이어가 처음 발견했다) Orkut.com이라는 이름으로 페이스북보다 두 달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특히 브라질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오늘날에도 구글이 소유하고 있다. 결국, 페이스북은 이러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수한 품질과 전략을 통해 살아남았고,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페이스북보다 3년 전에 만들어졌던 서비스, 구글의 오르쿳(Orkut.com). 첫 페이지 구성이 페이스북과 흡사하다.
“I had this hobby of just building these little projects,” says Zuckerberg now. “I had like twelve projects that year. Of course I wasn’t fully committed to any one of them.” (뭔가를 계속 만드는 취미가 있었어요. 그 해에 12개의 프로젝트를 했죠.)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
영화,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를 통해 잘 알려져 있지만, 마크는 처음부터 페이스북을 만든 것이 아니었다. 마크는 대학 시절 ‘hot or not’이라는 웹사이트를 비롯해서, 계속해서 생각나는대로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것 중 또 한가지 인기있었던 것이 클래스 같이 듣는 대학생들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인데, 이것이 페이스북과 가장 근접한 서비스였다. 페이스북을 만들기 전에 크고 작은 프로젝트 12개를 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윙클보스 형제가 만든 하버드 커넥션(Harvard Connection)을 개발하는 일도 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윙클보스 형제가 나중에 페이스북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베꼈다고 소송한 계기가 된다. [주] 하버드 커넥션은 나중에 ConnectU로 이름을 바꾸어 서비스했는데, 2008년 이를 이용했던 기억이 난다. UCLA MBA 재학 시절 학생회에서 활동을 했는데, 당시 학생들끼리 책 사고 파는 것을 이메일로 하는 대신 ConnectU를 써 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고 이를 공식적인 장터로 도입했었다. 당시엔 이게 윙클보스 형제에 의해 처음 만들어진 서비스라는 것은 전혀 몰랐다. 페이스북이 이를 베꼈다고는 하지만, 내 기억에 ConnectU는 페이스북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였기 때문에 페이스북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진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Within days after he joined Thefacebook, Sean Parker called his friend Reid Hoffman, the founder of LinkedIn and a big angel investor… Hoffman was impressed, but didn’t want to be its lead investor, given his involvement in LinkedIn… So he arranged for Parker and Zuckerberg to meet with Peter Thiel, the brooding, dark-haired financial genius who had co-founded and led PayPal and was now a private investor… Thiel turned out to be the perfect investor for Thefacebook. (션 파커가 페이스북에 조인한 지 몇 주 후, 그는 친구인 리드 호프만에게 전화했다. 리드 호프만은 링크드인의 창업자이고 엔젤 투자가였다. 호프만은 페이스북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나 리드 인베스터가 되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는 파커와 저커버그를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였던 피터 띠엘에게 소개했다. 피터는 페이스북에게 가장 완벽한 투자자였다…)
Hoffman put in an additional $40,000, as did his friend Mark Pincus… (호프만은 4만달러를 추가로 투자했고, 그의 친구 마크 핑커스도 투자했다.)
Reid Hoffman
리드 호프만(Reid Hoffman), 피터 띠엘(Peter Thiel), 둘 다 널리 알려지진 않았을 지 몰라도 실리콘밸리에서는 전설적인 인물들이다. 소위 ‘페이팔 마피아‘라고 불리는 페이팔 초기 멤버들 중 한명인데, 둘 다 2002년에 페이팔(PayPal)이 이베이에 $1.5 billion (1.7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에 매각되면서 큰 부자가 되었고, 그 후 자신의 회사를 만들고 엔젤 투자자가 되어 활동하고 있었다.
Peter Thiel
마크가 션 파커를 만나지 않았다면, 그래서 실리콘 밸리로 이사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이들을 못 만났거나, 한참 후에 만나게 되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랬다면 페이스북이 오늘날의 페이스북이 될 수 있었을까? 한편, 리드 호프만은 내가 존경하는 인물인데, 투자가와 창업가 두 가지 역할로 모두 크게 성공했다. 잘 알려져있다시피, 그가 2002년에 만든 회사 링크드인(LinkedIn)은 올해 나스닥에 상장했고, 현재 회사 가치가 9조원에 이른다[주: Google Finance]. 링크드인 주식으로 환산한 리드 호프만의 개인 재산만 2조원이 넘는다[주]. 페이스북과 징가(Zynga)에 매우 초기에 투자했고, 이 두 회사도 곧 상장할 예정이다. 한 편, 징가 창업자 마크 핑커스(Mark Pincus)는 호프만의 친구이고, 그 인연으로 마크 핑커스도 페이스북에 매우 초기에 투자했다. 이렇게 실리콘밸리의 창업자들과 투자자들은 밀접하게 얽혀 있다.
He showed ten slides. It was David Letterman-style list of “The Top Ten Reasons You Should Not Invest In Wirehog.” It started out almost seriously. “The number 10: we have no revenue. Number 9: We will probably get sued by the music industry. Number 3: We showed up at your office late in our pajamas. Number 2: Because Sean Parker is involved. Number 1: We’re only here because Roelof told us to come.” (마크는 10장의 슬라이드를 보여주었다. 데이비드 레터만 스타일의 “당신이 Wirehog에 투자하면 안되는 이유 10가지”였다. “이유 10: 우린 매출이 없다. 이유 9: 우린 아마 음악 업계에 의해 소송당할 것이다. 이유 3: 우린 당신 사무실에 파자마를 입고 약속에 늦게 나타났다. 이유 2: 션 파커가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유 1: 무엇보다, 우리는 롤로프(Roelof)가 오라고 해서 온 것 뿐이다.)
이 대목을 읽고 크게 웃었다.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과 별개로 자신이 만든 프로젝트 와이어호그(Wirehog)를 벤처 투자 회사(VC: Venture Capital)인 시콰이어 캐피털(Sequoia Capital)에 소개하는 장면이다. Sequoia는 애플, 시스코, 구글, 오라클, 페이팔, 야후, 유투브를 비롯한 수많은 성공적인 회사에 투자한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VC이다. 창업자들이라면 누구나 그들과 어떻게 해서든 연결되고 싶어하고, 만약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할 기회가 있다면 정성껏 준비해서 깔끔하게 차려 입고 30분 전부터 사무실에 도착해서 준비를 시원찮은 판에… 약속 시간에 늦게 나타난데다가 파자마 차림, 그리고 기껏 그들에게 한 말이 ‘왜 당신이 우리 회사에 투자하면 안되는가’라니, 어이가 없다. 전에 VC에 한 번 크게 당하는 바람에 VC를 혐오하게 된 션 파커의 영향이겠지만, 어쨌든 마크의 일면을 보여주는 에피소드이다.
Cohler’s first hire was Steve Chen, a former PayPal programmer. But after only a few weeks, Chen decided to leave to start a new company with two PayPal friends. It was to be a video start-up, and Cohler tried to dissuade him. “You’re making a huge mistake. You’re going to regret this for the rest of your life. Thefacebook is going to be huge! And there’s already a hundred video sites!” Chen went ahead and left to start a company called Youtube (페이스북에서 리크루팅을 담당한 콜러가 첫 번째로 뽑은 직원이 페이팔 프로그래머였던 스티브 챈이었다. 몇 주도 안되어 첸은 다른 페이팔 친구 두 명과 회사를 시작하기 위해 떠나겠다고 했다. 비디오 스타트업이었다. 콜러는 말했다. “당신 큰 실수를 하는거야. 떠나게 되면 아마 평생 후회하게 될 걸. 페이스북은 정말 크게 성장할거란 말이야. 게다가 비디오 사이트는 이미 수백개나 되잖아!”. 첸은 그대로 회사를 떠났고, 회사를 만들었다. 그 회사가 유투브(Youtube)이다.
스티브 챈이 한 때 페이스북에서 일했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페이스북을 떠나는 실수(?)를 하고 만든 회사가 유투브라니… 이런 극적인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재미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니, 수년 전 게임빌을 아주 초기에 떠나는 실수(?)를 했던 한 친구가 생각난다. 2000년 게임빌의 창업 멤버였으나 곧 회사를 만들기 위해 떠났다. 그 회사가 유명한 교육 기업 이투스와 합병되며 이투스의 부사장이 되었고, 지금은 독립하여 스픽케어(Speakcare)라는 성공적인 영어 교육 회사를 만들었다. 그의 이름은 이비호이다.
이 책은 페이스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보다 넓게는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실리콘밸리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