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Costco)와 그 창업자 제임스 시네갈(James Sinegal)이야기

오늘 코스트코의 공동 창업자 제임스 시네갈(James Sinegal)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CEO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그의 나이 76세. 코스트코와 같이 경이로운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76세였다는 것도 놀라웠고, 현재 회사 가치가 38조원에 가까운 ($35.4B) 회사인 코스트코를  처음 창업하던 때에 그의 나이가 47세였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약 30년만에 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회사 중 하나를 만든 것이다. 다음은 인터뷰에서 몇 가지 재미있게 봤던 내용이다.

  • 시애틀에서 처음 창업한 이유: 캘리포니아와 같은 시간대에 있었고, 캘리포니아에서 사람들을 많이 고용하고 싶었으므로. 또한 그로서리(grocery) 가격이 가장 높은 곳이었으므로. 투자자들로부터 $7.5M 정도를 받아서 시작.
  • 마음에 드는 위치를 찾아 오픈을 준비했는데, 오픈하려던 바로 전 주에 시에서 오더니 그 건물로 들어가는 길을 18개월간 막겠다고 이야기. 말을 잘 했더니 10일을 연장해주었고 그 후 다른 문제가 생겨서 4, 5주를 추가로 연장. (만약 그 때 시에서 강제로 길을 막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코스트코가 태어나지 못했을 수도.)
  • 세계에서 가장 물건이 많이 팔리는 지점은 서울 양재점. 팔리는 제품의 3분의 1이 미국 제품이라고
  • 코스트코는 시간급 직원의 보수가 높고 복지가 좋기로 유명.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은 시간당 20달러를 지급. 그러면서도 제품 가격이 다른 어느 곳보다도 낮음.
  • 비결은 낮은 숫자의 SKU (Stock Keeping Unit: 물품의 종류). 월마트가 14만가지의 상품을 취급하는 데 비해 코스트코는 단 4,000가지만을 취급. 그러므로 하나하나의 제품에 훨씬 잘 집중할 수 있음
  • 남들과 반대되는 생각: 보통, 다른 장사하는 사람들은 (디지털 레코더를) 49달러에 팔면서 어떻게 하면 이걸 52달러에 팔 수 있을까 고민하는 반면, 우리는 그걸 40달러에 (다른 곳보다 9달러나 낮게) 팔면서 어떻게 하면 가격을 38달러로 낮출 수 있을까를 고민
시애틀의 Costco 1호점. 시애틀 축구/야구 경기장 남쪽으로 약 2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출처: Google Maps)

아내와 나는 코스트코를 자주 이용한다. 가격이 다른 곳과는 비교도 안되게 싸서이기도 하지만 상품의 품질이 너무 좋아서이다. 특히, 코스트코 연어는 품질이 너무 좋아 그냥 회로 먹기도 한다. 가격이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약 20달러면 손질된 커다란 연어 한 마리를 통째로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약 7~8인분). 게다가 다들 크기가 커서 자주 쇼핑하러 갈 필요가 없다는 것도 나에게는 장점이다.

공동창업자인 제임스 시네갈이 누군지 궁금해져 조금 더 찾아봤다. 위키피디아에 자세한 내용이 있었다. 1936년에 출생. 어머니는 그를 키울 능력이 없어 고아원에 맡겼다가 그가 11살이 되던 해에 되찾았다 (왜 많은 뛰어난 사람들은 이런 불행한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있는 것일까?). 그를 다시 찾았을 때는 어머니가 재혼을 한 뒤였고 새로운 아버지는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이었다. 그래서 원래 성이 ‘Wright’가 되어야 했지만 새로운 아버지의 성을 따라 ‘Sinegal’이 되었다. 1954년, 리테일 사업에 관심이 생겨 FedMart에서 일을 시작했고, 1978년엔 프라이스 클럽(Price Club)의 고위 임원, EVP (Executive Vice President: 부사장급)가 되었다. 1983년에 그는 회사를 나와 코스트코를 창업했다.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그의 보수는 보너스와 주식 등을 합해 평균 연 30억원 정도였다.

회사에 대해서도 조금 조사해보기로 했다. 난 회사의 전체적인 모습을 간략하게 보고 싶으면 비즈니스 위크(Business Week)의 기업 인사이트 센터(Company Insight Center)를 가장 즐겨 이용한다. 특히 비율(Ratio)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코스트의 Ratio는 다음과 같다.

1) 먼저, 이익성(Profitability)이다.

코스트코의 이익성 지표

자산 또는 자기 자본에 대한 리턴(return)이 업계에 비해 높음을 알 수 있다. ROA가 5.67%라는 것은 순수입이 자산 전체의 5.67%라는 뜻이다.

2) 다음은 마진(Margin) 분석이다.

코스트코 마진(Margin) 분석

매상 총이익(Gross Margin)은 업계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만큼 물건을 싸게 팔고 이익을 별로 안남긴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9.73%에 불과한 SG&A (Selling, General, and Administrative Expense: 직원 급여, 복지 비용, 세금, 임원 보수 등)등등을 빼고 나면 EBITDA 마진(법인세와 감가 상각 등을 제외한 순 이익)이 3.64%밖에 안된다 (그래도 우습게 볼 일은 아니다. 코스트코의 연간 순이익은 1.6조원이 넘는다). 이를 미국의 프리미엄 그로서리(Grocery) 스토어인 홀푸드와 비교하면 차이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홀푸드(Wholefood)의 마진 분석. 매출 총 이익이 35%에 달하고, SG&A에 많은 돈을 쓰며 (29.07%), EBITDA 마진이 8.35%로 업계에 비해 매우 높다.

이렇게 마진이 낮은데 어떻게 회사가 그렇게 성공적일까? 아래를 보면 어디에 강점이 있는지 알 수 있다.

3) 자산 회전율

자산 회전율(Asset Turnover) 분석

위에서 보면, 동종 업계에 비해 모든 회전율 지표가 높게 나타난다. 특히 재고자산 회전율(Inventory Turnover)이 높은데, 11.0x라는 것은 코스트코 재고 전체가 일년에 11번 회전한다는 뜻이다. 다른 말로 하면 33일(365일/11)만에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 안에 있는 모든 재고가 싹 사라질만큼의 금액이 팔린다는 뜻이다. 코스트코의 거대한 창고 규모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얼마만큼의 양을 의미하는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그만큼 회사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물건을 신중하게 고르고, 사람들은 그 물건들을 신뢰를 가지고 잘 사가지고 가기 때문에 매장 안에서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고 없어진다는 뜻이고, 그만큼 코스트코에 물건을 공급하는 회사들은 빨리 빨리 물건을 팔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대신 소비자와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주는 것이 목표인 회사.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대상은 아닐 지 몰라도, 언젠가 좋은 기회가 되면 주식을 사서 오랫동안 보유하고 싶은 회사이다.

지난 5년간 코스트코 주가 추이. 57달러에서 시작해 지금은 약 87달러가 되었다. (출처: Google Finance)

14 thoughts on “코스트코(Costco)와 그 창업자 제임스 시네갈(James Sinegal)이야기

  1. 저도 에스티마님이 소개해준 글보고 코스트코가 미국에서 어느정도 위치인가 알아볼려고 했더니
    성문님이 이렇게 멋지게 해주셨네요 Company Insight Center소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자주 이용하게 될듯ㅎㅎ
    저도 이번 설날을 맞아 시장을 보러 양재점에 갔는데 사람이 정말!! 많더라구요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줄이 놀이공원줄 맞먹었어요 저도 코스트코 가면서 똑같이 느끼는데 가격도 싸고 품질도 좋은것만 갔다 놓아서 무엇을 골라도 좋더라구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저는 양재점 가 보지는 않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들으니 주차장 들어가는 줄 길이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더군요. 대단하네요.

  2. 올리브 오일의 경우에도 올리브 오일 업계에 관한 책 Extra Virginity의 저자의 인터뷰를 보면, 현재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이라는 명칭의로 판매되는 대다수의 제품들중에 실제로 (이탈리아 본고장의 정의로) 엑스트라 버진인 제품들은 그다지 없지만, 코스트코의 제품이 그중 하나라는군요 (근데 저는 Sam’s Club 멤버…코스트고보다 가까와서.. OTL)

  3. 지난주에 저희 학교 Finance 수업시간에 홀푸드를 잠시 다룰 일이 있었는데, annual report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Debt은 0이고, 말씀하신 EBITDA마진이… 헉소리 나더군요.

    코스코 양재점이 가장 Turnover가 높은 점포라니 재미있네요 ^^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습니다.

  4.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부산에도 한 군덴가 있는데 그냥 그저 그런 대형 창고형 마트 인줄로만 알았더니

    완전한 오산이었네요 ^^

    그나저나 서울이 가장 잘 팔리는 매장이라니 놀랍네요

  5.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대신 소비자와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주는 것이 목표인 회사. ” 란 것이 맘에 드는 군요.. 그런데 양재점이 제일 많이 팔리는 곳, 그것도 미국 물품이라니.. 재미있습니다.

  6. 지나가다가 남깁니다. 우선 SG&A 마진은 영업이익이 아니고 비용 중에 SG&A가 차지하는 비용일 겁니다. 영업이익은 저 표 기준으로는 Gross margin에서 SG&A margin을 뺀 2.X%일 겁니다. Whole foods의 경우에도 34.XX에서 29.XX를 뺀 5.XX%일거구요. 그 두 숫자를 비교해야 되지 않나 싶네요. 대부분의 유통업이라면 영업이익 5%면 꽤 높은 편입니다. Whole foods도 5% 겨우 남기는 걸거에요. 엄청 남겨먹는 다고 이야기하기는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사업모델 자체가 코스트코는 “창고형” 매장의 박리다매를 추구한다는 걸 감안하면 당연히 COGS는 코스트코가 많고, SG&A는 일반 슈퍼마켓이 많은게 당연한거 같습니다만…

    1. SG&A 마진이 SG&A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게 맞네요. 감사합니다. 어쩐지 마진이 지나치게 차이난다고 생각했었지요. 지금 본문을 수정했습니다. 그래도 EBITDA 마진이 3.64%(COSTCO) vs 8.35%(WHOLE FOODS)로 큰 차이를 보이니 전체적인 문맥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Whole Foods의 SG&A가 업계에 비해 높은 이유가 임원 보수가 높아서인가 해서 좀 찾아봤는데 CEO인 John Mackey가 2006년에 쓴 블로그를 보니 임원 보수가 낮은 편이고, 그 자신도 일년에 1달러밖에 안되는군요. 나중에 기회 되면 Whole Foods를 더 알아봐야겠습니다.

  7. Coporate Relationship의 한 파트에 근무했던 1인으로서.. IR보다 구성원 관리와 Customer Relationship에 더 신경을 쓴다는 점은 상당히 insight 있는 mention이네요. 항상 보면 모든 Relatiohship관리가 win-win하긴 어렵거든요. 일종의 zero-sum game 같달까요..
    잘 지내고 계시죠? 전 Family Manager로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힛..

  8. 저도 최근 코스트코에서 독 스피커를 하나 구매했는데, 일반 가전 매장의 금액보다 10여만원 이상 차이가 나더군요. 싼 건 알았지만 이렇게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글 흥미롭게 읽고 갑니다 ^^

  9. 코스코 물건 값이 싼 이유중엔 그게 회원제(최하 50불)라는 점도 있지요. 뭐 어쨌거나, 다른 건 둘째치고 전 코스코의 환불제도가 마음에 들어서…
    구입한 지 30일이 지나지 않고, 원래 포장용기와 영수증-혹 영수증 없어도 환불해 주기도-만 있으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환불.

  10. 지나가다, 옛글이지만, 궁금해서 질문 남깁니다. SKU를 물품의 종류라고 하셨는데, 맞나요? 내용상 품목이 14만개 vs 4000개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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