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도달하는 새로운 방법: 소셜 네트워크

얼마전 오랜 동안 알고 지내온 분과 만나 식사하면서 나온 이야기이다.

“나 평생의 소원이 하나 있어. 내 이름으로 된 을 내는거야. 어떻게 하면 될까? 내가 남들보다 훨씬 잘 하는 일은 글을 쓰는 능력이라 자부하는데, 출판사에 찾아가면 번번히 거절당한다.”

“형이 글 잘 쓰시는 건 제가 정말 인정합니다. 그동안 쓰신 글들을 보면 정말 탁월해요. 그런데, 출판사가 소극적으로 나오는 건 당연합니다. 출판사란 원래 블록버스터로 먹고 사는 곳인데, 기존 성공 기록이 없는 신인 작가에게 기회를 주게 되기 힘들지요. 오랜동안 서로 알아온 사이라면 모를까..”

“그럼 어떡하지?”

일단 블로그를 만드세요.”

“블로그를 만든다고 누가 들어와서 읽겠냐?”

“트위터도 시작하세요. 블로그에 글을 한 열 편쯤 올려보세요. 형이 글 솜씨가 있다면 그 중 한 두 편이 많은 사람들의 호감을 사지 않을까요?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될 겁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과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소통을 시작하세요. 시간이 지나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올 겁니다. 연락이 안 오면 이번엔 블로그 주소를 출판사에서 보내보세요. 형 블로그가 인기가 있다면 그쪽에서 다시 생각해볼 겁니다. 일단은 어떻게 하면 책을 낼까를 고민하지 마시고, 형의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세요.

내 말이 설득력이 있었는지, 형은 곧 트위터 계정을 만든 후 블로깅을 시작했다. 언젠가 그 분이 책을 내게 될까? 소셜 네트워크를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아침에 RSS feed를 보다가 Fast Company에 올라온 재미난 글을 하나 발견했다. 제목은 “레이디 가가 vs 저스틴 비버, 소셜 미디어 쇼다운

요즘 미국에서 가장 뜬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저스틴 비버 (출처: Fast Company)

유투브에서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의 뮤직비디오 조회수 총 합이 거의 10억에 이른다는 것이다. 지구 위에 사는 전 세계 인구의 총 합이 60억이다. 이 중 아프리카나 중국, 인도 오지에 사는 약 10억 명은 아마 컴퓨터조차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레이디 가가 뮤직비디오 조회수 총합이 10억이다. 물론 10억명이 봤다는 건 아니다. 중복을 고려하여 한 명당 10번씩 비디오를 봤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무려 1억 명이 레이디 가가의 뮤직비디오를 봤다는 계산이 나온다. 1억..!

그 비결은 뭘까? 간단하다. 소셜 네트워크. Fast Company는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Currently, Lady Gaga has more than 19 million fans on her Facebook page. On Twitter, she boasts 6.6 million followers. Even on Ping, Apple’s slow-to-grow social network for music, the pop sensation has close to a half-million followers. Justin Bieber is almost as popular, with 12 million fans on Facebook and 5.5 million followers on Twitter. But if anything, his fans are more active. Twitter recently revealed that at any given time, more than 3% of its servers are devoted to supporting Bieber tweets.

지금 레이디 가가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1900만명의 팬이 있다. 트위터에서는 660만명이 그녀를 팔로우하고 있다. 저스틴 비버도 마찬가지로 인기있다. 페스북에서 그의 팬은 1200만명이고, 트위터에서는 550만명이 팔로우하고 있다. 트위터에서 최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서버의 3%가 저스틴 비버를 지지하는 트윗을 처리하는 데에 사용된다.

이 글은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로 끝맺는다.

Social media has become integral to every pop star’s arsenal, just as crucial as the white gloves and cone-shaped bras of yore. Ask yourself this question: will anyone be truly successful in music again without being successful in social media?

소셜 미디어는 팝 스타의 성공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보라: 앞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성공하지 않고 음악계에서 진정으로 성공하는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는 “애플걸”, 김여희가 있다. 많이 아시겠지만, 무명이었던 그녀는 유투브에 두 편의 동영상을 올리면서 순식간에 유명해졌다. 아래 비디오의 조회수가 무려 3백만이 넘는다. 한국 뿐 아니라 아닌 전 세계에서 그녀의 노래에 열광한다.

트위터를 시작하면서 그녀의 팔로워 수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었다. 내가 처음 그녀의 트위터 아이디(@0applegirl0)를 찾아내어 팔로우했을 때는 겨우 100여명에 불과했는데,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지금은 무려 14,821명에 달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팔로워가 많은 사람 중 한 명인, 소설가 이외수 씨가 그녀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기 시작하면서 ‘애플걸’은 “떴다”.

김여희와 이외수
6월 1일에 올린 김여희씨의 트윗

요즘엔 소셜 미디어를 상거래에 응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른바 ‘소셜 커머스‘이다. 얼마전 서비스를 시작한 “이야기가 있는 가게” Torsto의 대표 정지웅(@jiwoongchung)씨는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소셜 네트워크가 상거래에서 정말 파워풀한 이유는, 타게팅(targeting)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의 기본은 STP, 즉, 세그먼테이션(Segmentation)과 타게팅(Targeting), 그리고 포지셔닝(Positioning)이다. 이론적으로는 탁월하지만 실천이 어려운 개념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걸어다니는 수많은 사람들, 다들 영화 보기와 음악 듣기,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마시기를 좋아하는 것 같이 보여도 절대 그렇지 않다. 모두 스타일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경제력이 다르다. 이들을 가려내어 내가 파는 제품을 좋아할만한 사람들을 골라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알아내기 위해 많은 회사들이 시장조사에 돈을 쏟아붓거나, 비싼 TV 광고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상품을 알린다. 서치 광고가 생기면서 타게팅이 보다 쉬워졌다. 그래도 내가 가진 상품을 좋아할 만한 사람을 골라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소셜 네트워크는 비슷한 사람들을 묶어준다. 같은 소셜 네트워크에 속한 사람들끼리는 지식 수준, 경제력, 그리고 취향이 비슷할 가능성이 높고, 생활 스타일이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뒷받침하는 한 가지 증거가 있다. 바로 ‘비만의 소셜 네트워크‘이다. 하버드 의대와 UC 샌디에고에서 공동으로 조사해서 2007년에 발표한 연구 결과이다. (출처: Eurekalert.org)

the researchers found that obesity spreads through social ties. When an individual gains weight, it dramatically increases the chances that their friends, siblings, and spouses will likewise gain weight. The closer two people are in a social network, the stronger the effect. Interestingly, geographical distance between persons in a social network appears to have no effect.

연구자들은, 비만이 사회적 유대를 통해 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떤 한 사람의 몸무게가 늘어나면, 그의 친구, 형제, 배우자도 비만이 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사람들끼리 가까울수록 이 효과는 크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간의 지리적 거리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Fat kids have fat friends (출처: http://www.weightlosssurgerychannel.com)

In same-sex friendships, individuals experienced a 71 percent increased risk if a friend of theirs became obese. This pattern was also observed in siblings. Here, if a man’s brother became obese, his chances of becoming obese increased by 44 percent. Among sisters, the risk was 67 percent.

동성 친구의 경우, 친구가 비만이 되면, 자기도 비만이 될 확률은 71퍼센트나 증가한다. 형제끼리도 마찬가지이다. 형이나 동생이 비만이 되면 나머지 한 명이 비만이 될 가능성이 44퍼센트 증가한다. 자매간에는 이 비율이 67퍼센트이다.

물론 유전 인자도 영향이 있을 거고, 비만인 사람들끼리 취향이 비슷하므로 (예를 들어, 둘 다 고기 먹는 걸 좋아하므로)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여기서 그건 상관 없다. 중요한 건, 비만인 사람들끼리 페이스북으로, 트위터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고단백 식품을 팔고 싶어하는 회사가 이러한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을 홍보하는데 도움이 되리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소셜 네트워크. 비슷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각각의 묶음을 이루는 경향이 있다.

어떻게 해서든 소셜 네트워크의 영향력 있는 한 명에게 도달하면 그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 전파되고, 그 중의 몇 명을 통해 성격이 비슷한 옆 소셜 네트워크로 정보가 전달된다. 이렇게 해서 순식간에 자신의 제품을 좋아할 만한 고객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낮은 비용으로. 그것도 신뢰를 바탕으로 한 연결고리를 통해.

Fast Company에서 지적했듯, 앞으로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고 성공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아마존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 – 트위터 및 블로그 코멘트 요약

어제 올린 ‘아마존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글을 트윗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커서 놀랐다. 하루만에 166번의 리트윗이 일어나면서 3000여분이 이 글을 읽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답보상태인 국내 쇼핑몰을 아쉬워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누군가 서비스 품질이 높은 쇼핑몰을 만든다면 시장성이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눈에 띄는 트위터 comment와, 블로그 comment를 여기에 인용한다.

트위터 comment

@estima7 아마존이 왜 최고의 인터넷쇼핑몰인지 너무 친절하게 분석. 강추. 슬픈 일이지만 한국의 온라인쇼핑몰은 제가 보기에 총알배송이외에는 경쟁력이 거의 없는 듯 싶습니다. 몇년간 진보된 점도 없고. 지나친 규제가 경쟁력을 좀 먹는 듯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중략) 아마존도 사실 그렇게 될 수 있었죠. 하지만 월스트리트가 뭐라고 하건 16년동안 한우물만 파고 긴 안목으로 투자를 한 창업자 제프베이조스의 리더쉽이 결국 이같은 결과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neozest 한국특유의 쇼핑문화와 시장규모때문일수도 있습니다. 유명 온라인쇼핑몰 기업 이사님들께 추천검색이나 개인화에 대해 말씀드렸을때 관심은 많으셨으나, 소비패턴이 하나로 몰리는 형태고, 남들이 사면 같이 사는 형태가 많다더군요. 한국의 온라인쇼핑몰은 오프라인 매장의 물품에 대한 공동구매를 통한 저가 구매 성향을 해소하는 소비 플랫폼이지요. 시장이 조금 더 커서 아마존같은 시장을 노리고도 일정규모로는 유지할 수 있었거나, 시스템이 잘되어 있어서 그래도 해볼 수 있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좀 더 빨리 혁신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nillilia SW 개발하는 사람입니다. 한국에서는 유저 인터페이스 설계를 하는 인력이 별도로 존재 하지 않고, 그런 분야가 있다는것을 대부분 모르고 있습니다. 집을 지을줄을 알지만 예쁜집은 아닙니다. 차를 만들줄 알지만 모양이 없는 수준입니다

@esstory 아마존의 성공원인을 너무 잘 분석한 포스트네요. 갠적으로 아마존과 구글은 고객 데이터 마이닝을 잘 해서 성공한 회사라고 생각됩니다

@kwnam4u 다른건 동의하기 힘든것도 있지만,CRM ’기술’의 적극적이면서 다양한 도입 그리고계속적인 실험과 최적화과정은 최고인듯!

@kyung88 국내는 쇼핑몰들이 서비스 기획보다는 MD 위주로, 가격과 빠른배송이외에 크게 새로운 요소로 경쟁해보려는 시도가 적은 측면이 있습니다

@shhahn “이용자 중심”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 우리 서비스 기획자들이 꼭 보았으면 합니다.

@puhaha 전직 오픈마켓 직원으로 서비스의 퀄리티를 이야기 하였으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케팅과 md의 관리 능력이면 다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더군요. 그게 제가 그 바닥 떠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youthinking 생각의 단초를 제공하는 좋은글. 덕분에 저도 글썼네요 “한국 온라인(인터넷) 쇼핑몰에서의 타겟 마케팅, CRM 의 현황과 이유는?http://goo.gl/0nLN

@kwontaein 왜 다들 아마존 아마존 하는지 알겠네요

@Iamnataliekim 그런 서비스가 가능하게 만드는 소비자들도 책임 있다 생각. 전 가끔 한국 마켓 보면 정보가 봉쇄된것도 아닌데 태국 시장 같은 느낌이 들어 개운치않네요

@stylestyle 고객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하는 좋은 포스팅

@xguru 제발 국내쇼핑몰도 좀 바뀌었으면

@pr1macy (이미 써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Amazon이 왜 최고의 인터넷 쇼핑몰인가? 답보 상태의 국내 쇼핑몰과 비교해 볼 필요.

@thelastonef 안되요. 아이폰사고 와이프가 지하철에서 쇼핑중 ㅠㅠ 3=3=3=

@yklovesue @sungmoon 아마존 사랑하지않을수가없지 프라임회원안하기도 힘들고 아마존의 갈색박스를 들고 매일 우리집에 와주시던 유피에스 아줌마보고싶네 나보고 뭐하는 사람이냐물으셨지 ㅋ 하루만 집비우면 천장까지 쌓이던 갈박들 ㅎㅎ 아그립다. 한번 세팅해놓으면 자동으로 한달에 한번씩 결재와 배송해주는 시스템 정말 유용했는데. 한국 쇼핑몰들은 갈길이 정말 멀다. 모쇼핑몰 모바일앱 보고 기절할뻔. 가격과 쿠폰,포인트 메릿 외에는 신경 안쓰나봐.

@dashing360 아마존에서 항공서적과 시계를 검색했더니 ‘파일럿워치’를 추천한다. 놀랍고 무섭다

@Calpernian @estima7 @sungmoon 아마존 애용자로서 원클릭 결제가 정말 최고인듯합니다. 클릭한번에 결제에 배송지까지 처리되니 구매할 물건을 정한 상태라면 쇼핑하는데 1분도 안걸리더군요.

@drdouble @sungmoon @estima7 저 일본에 있는데요 아마존이 너무 편해서 택배 시켜야 하는 모든 물건을 아마존에서 사요. 싸기도 하구요.

블로그 comment

조종희: 저도 아마존 열혈팬입니다. 아마존의 좋은점을 깔끔하게 정리 잘해주셨네요. 제가 Amazon에서 가장 맘에드는것은 부정적인 내용의 리뷰도 그냥 놔둔다는 것입니다. Jeff Bezos는 이에대한 확실한 신념이 있더군요. 결국에는 부정적인 리뷰를 여과없이 싣는것이 고객을 위하는 길이라는 알고 있는거죠. 부정적인 리뷰 나오면 매출감소를 우려해서 슬쩍 날려버리는 다른 retail management들이 배워야 됩니다. BTW, 오늘 AMZN 가볍게 $160 돌파했던데…저의 Portfolio중에서도 가장 효자종목이네요. ^^

bellstone: 공감하는 글입니다.
한국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아마존 단골이 된 이유가 다 표현되어 있네요. 우리나라 쇼핑몰과의 가장 큰 차잇점은 누구를 중심으로 물건을 팔려고 하느냐 하는 점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쇼핑몰은 “우리가 이런 제품을 팔려고 한다. 싸고 좋은 조건으로 나왔으니 지금 구입해라. 지금 안 사면 후회한다”라는 느낌으로, 좀 과장하자면 보기 싫은데도 억지로 보게 하는 강매의 분위기까지 느껴집니다. 반면 아마존에 들어가면 “당신의 취향에 맞는 물건이 들어왔는데 한 번 보시겠습니까?”하는 느낌이고 게다가 그 제품들이 제가 정말 원하는 것들을 콕 콕 집어주는 것이 놀랍고 기분이 좋더라구요. 좀 배웠으면 좋겠어요.

YES24: 말씀하신 부분들, 제가 SNS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에도 적용하고 싶은데 참 쉽지가 않네요.
기술이 부족한 걸까요, 소비자 인사이트가 부족한 걸까요?ㅎㅎ YES24 페이스북(WWW.FACEBOOK.COM/YES24)에도 공유했는데, 월요일에 출근해서 몇 분들과 함께 읽어보는 시간 가져보려 합니다.^^

참고로, 아마존 주가는 어제 하루만에 5.16%가 다시 올라, $160을 넘어섰다. 현재 아마존의 시가 총액은 $71.98B (약 82조원)이다. 16년동안 일관된 비전을 가지고, 수천억의 적자를 뒤로 하고 지금의 아마존을 낳은 혁신적인 CEO, 제프 베조스(Jeff Bezos)에 대해서는 다음 블로그에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아마존(Amazon) 유저 인터페이스 분석

지난번 블로그에서 설명했던 넷플릭스와 함께 내가 사랑하는 회사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아마존(Amazon)이다. 이 둘은 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최근 가장 성과가 좋은 회사들이기도 하다. 최근 한 달간 넷플릭스 주식은 19% 상승, 그리고 아마존 주식은 18% 상승했다. 그리고, 구글 파이낸스 자료에 따르면 닷컴 버블 직후 1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던 아마존의 주가는 10년이 지난 현재 150달러가 되어 무려 15배가 상승했다. 현재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무려 675억 달러(약 78.4조원)에 이른다. 현대홈쇼핑의 시가총액이 1.5조원()이고, “우리나라 대표 인터넷 서점”인 예스24의 시가총액이 1235억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인터넷 서점으로 출발한 것 치고는 굉장히 큰 회사가 된 것이다. 아래는 아마존의 2001년 9월부터 2010년 현재까지 주가 추이이다.

Screen Shot 2015-07-19 at 10.56.14 PM

아마존. 2001년에 무려 상상을 초월하는 5억 7천만달러(약 6600억원)의 적자를 내며 도산설이 돌기까지 했던 회사(), 그리고 반즈 앤 노블이 인터넷으로 책을 팔기 시작하면서 심각한 위협을 맞을 것이라 예상했던 회사가 지금은 화려하게 부활해서 미국 사람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가장 중요한 회사 중 하나가 되었다. 미국의 대표적인 오프라인 서점인 반즈 앤 노블의 시가총액은 현재 아마존의 1.5%인, 겨우 10억 달러에 불과하다.() 2009년, 반즈 앤 노블이 $5.1B (약 5.7조원)의 매출과 $75M (약 840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동안(), 아마존은 무려 $24.5B (약 27조원)의 매출과, $902M (약 1조원)의 순이익을 내었다. () 이러한 성공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 있을까? 아마존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지만, 오늘은 일단 유저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1. 개인화된 초기 화면

먼저 첫 화면이다. 깔끔한 인터페이스가 눈에 들어온다.

아마존 초기 화면
아마존 초기 화면

가운데 크게 프로모션하는 화면이 보이고, 오른쪽 아래는 광고가 보인다. 아래 “More Items to Consider”에는 내가 지난번 아마존에서 사려고 알아보던 시계와, 그와 관련있는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그 아래 “Related Items You’ve Viewed”에는 지난번 내가 찾던 것과 관련 있는 제품들이 더 보인다.

Related Items You've Viewed 섹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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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아래에는 “Recommended Based On Your Browsing History” 섹션이 있다. 즉 내가 그동안 쇼핑했던 패턴을 바탕으로 해서 내가 관심있어할만한 제품을 추천해 준다.

나의 쇼핑 패턴을 분석해서 추천한 제품들
나의 쇼핑 패턴을 분석해서 추천한 제품들

결국, 일부를 제외하고 아마존의 초기화면은 나를 위해서 만들어진 셈이다. 이를 한국의 한 쇼핑몰, GS SHOP과 비교해보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하나를 예로 들었지만 내가 아는 한 다른 대표적인 인터넷 쇼핑몰들도 대동소이하다.

GS SHOP 홈페이지
GS SHOP 홈페이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잡다한 인터페이스이다. 내가 전혀 관심 없는 품목들이 너무 많이 나열되어 있다. 가장 크게 광고하는 건 냉장고이고, 그 외에 여성 의류, 여성용 구두, 주방 용품, 그리고 아이 용품들이 잔뜩 보인다. 즉, 타게팅이 전혀 안된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관심이 없으니 이런 것들은 나에게는 눈을 어지럽히는 짜증나는 그림에 불과할 뿐이다. 로그인을 하면 바뀌나 싶어서 로그인을 해봤지만 달라지지 않는다.

2. 원클릭 결제

수많은 경쟁 회사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고 싶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깔끔하고 알아보기 쉬운 상품 구매 페이지와 원클릭 결제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제품을 사고 싶다고 하자.

아마존의 원 클릭 결제 버튼
아마존의 원 클릭 결제 버튼

첫 번째로 제일 위 두 개의 버튼은, 언제까지 주문할 경우 정확히 언제 내가 물건을 받게 될 지 분 단위로 보여준다. 오른쪽에 “Two-Day 1-Click-Free“라는 버튼이 보인다. 이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다음과 같은 일련의 일들이 일어난다.

  1. 아마존에서 주문이 접수된다.
  2. 내가 지난번 물건을 살 때 등록했던 신용카드로 결제가 된다.
  3. 주문이 이 시계 판매자에게 전달된다.
  4. 나에게 확인 이메일이 발송된다.
  5. 내가 미리 설정해둔 주소로 물건이 발송된다.

원클릭 쇼핑이 뭔지 몰랐던 처음에는 뭔가 하고 버튼을 눌렀더니 바로 결제와 함께 주문이 되어 버려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실수로 눌렀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30분 이내에 취소할 경우 배송이 취소되면서 전액이 고스란히 다시 신용카드 또는 통장 계좌에 입금된다.
이렇게 편리한 방법이 있는데, 내가 알기로는 한국에서는 신용카드를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 불법이라 이런 방식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그래서 쇼핑할 때마다 신용카드를 꺼내고,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게다가 Active X때문에 당연히 인터넷 익스플로러만 지원된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3. 상품 추천 시스템

또 한가지 강력한 것은 상품 추천 시스템이다. 아이패드를 주문하는 페이지의 경우 아래와 같은 리스트를 볼 수 있다. 아이패드를 샀던 사람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여, 다른 사람들이 또 어떤 물건을 동시에 주문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패드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히 관심이 갈 만한 내용이다. 이 기능은 아마존 초기시절부터 도입되었는데 이 기능이 추가되면서 매출이 크게 신장했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다.

사람들과 이 제품과 함께 구매하는 제품들을 보여준다.
사람들과 이 제품과 함께 구매하는 제품들을 보여준다.

4. 신뢰할 수 있는 상품 리뷰

다른 모든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직접 본 적이 없는 물건을 살 경우 가장 주의깊게 보는 것은 그것을 샀던 다른 사람들의 리뷰이다. 각 상품마다 아래와 같이 깔끔하게 정리된 그래프를 볼 수 있다. 이걸 읽으면서 느끼는 건데, 구매자들이 상품 리뷰를 참 자세하게 쓴다. 몇몇 리뷰는 감동할 정도다.

내가 가장 신뢰하는 정보. 소비자 리뷰.
내가 가장 신뢰하는 정보. 소비자 리뷰.

5. 잘 만들어진 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 앱

아마존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내가 아마존에서 더 물건을 많이 사게 된 동기 중 하나는 잘 만든 모바일 앱이다. 특히 원클릭 결제 설정이 이미 되어 있기 때문에 쇼핑이 정말 빠르고 편해졌다. 아래는 아이폰 앱 화면들이다. 이러한 모바일 앱을 정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유는 원클릭 결제 때문이다. 휴대폰에서 원하는 제품을 고른 후, 결제하느라 매번 신용카드 꺼내고, 안심클릭 비밀번호/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하는 등등의 과정이 아예 없다.

정돈된 초기 화면
상품 목록 (“perfume”을 검색한 결과이다)
상품 상세 정보 화면
사용자 리뷰
귀찮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과정은 없다. 여기서 ‘Two-Day-FREE’를 선택하면 결제가 되면서 미리 지정해둔 주소로 물건이 발송된다.

아래는 아이패드 앱 화면이다. 아이폰 화면과 비슷하지만 더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보여준다. 참 깔끔하게 잘 만들었다.

아이패드 앱 화면
아이패드 앱 화면

6. 같은 제품들을 묶어 놓기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한 것 한 가지가 있다. 같은 제품이 자꾸 반복해서 나온다는 것이다. 판매자들이 각기 다른 형태로 올린 아이템들을 모두 보여주는 바람에, 같은 물건이 또 등장하고 또 등장하고.. 그래서 시간을 낭비하게 만든다. 아마존에서는 이런 일이 없다. 예를 들어, LCD TV를 산다고 하자. 검색창에서 LCD TV를 치면 아래와 같이 제품의 인기도를 기준으로 정렬된 리스트를 보여준다. 그래서 두 번째, 세 번째 페이지까지 가야 할 경우가 별로 없다. 그리고 그 제품을 다른 판매자들은 어떻게 파는지 알고 싶어서, 더 싸게 파는 게 있는지 보고 싶어서 헤메일 필요도 없다. 한 카테고리 안에서 한 번에 볼 수 있다. 결국, 쇼핑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아낄 수 있다.

7. 매우 편리한 상품 반송

아마존에서 반품을 한 번 해보면 그 편리함에 감탄하고, 아마존의 팬이 된다. 반품은 정말 쉽다. 물건을 받아 상자를 열어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 규정을 확인한 후(거의 대부분의 경우 반품하면 전액 환불이 된다.) 온라인에서 ‘반품하기’를 누른다. 판매자에게 미리 연락할 필요도 없다. 반품할 상자에 주소를 일일이 쓸 필요도 없다. 클릭 몇 번이면 아래와 같이 상자에 붙일 수 있는 종이가 프린터에서 출력된다. 이걸 상자에 붙이고 가까운 우체국 또는 UPS & Fedex에 돌려주면 끝이다. 나같은 경우는 어딜 갈 필요도 없이 회사 로비에 갖다 주면 된다. 반품 비용은 환불액에서 자동으로 차감된다.

이런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 그리고 빠르고 저렴한 배송은 어떻게 해서 탄생한 것일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와의 인터뷰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출처: “The Institutional Yes”, Harvard Business Review, 2007년 10월)

What are some of the things you’re counting on not to change? For our business, most of them turn out to be customer insights. Look at what’s important to the customers in our consumer-facing business. They want selection, low prices, and fast delivery. This can be different from business to business: There are companies serving other customers who wouldn’t put price, for example, in that set. But having found out what those things are for our customers, I can’t imagine that ten years from now they are going to say, “I love Amazon, but if only they could deliver my products a little more slowly.” And they’re not going to, ten years from now, say, “I really love Amazon, but I wish their prices were a little higher.” So we know that when we put energy into defect reduction, which reduces our cost structure and thereby allows lower prices, that will be paying us dividends ten years from now. If we keep putting energy into that flywheel, ten years from now it’ll be spinning faster and faster.

질문: 지금까지 사업하면서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면요? 답변: 우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인사이트(customer insight)입니다. 고객들은 더 다양한 제품군, 더 낮은 가격, 그리고 더 빠른 배송을 원합니다. 가격에 별로 민감하지 않은 고객들을 상대하는 다른 회사들도 있습니다. 우리의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10년이 지난 후에 어떤 고객이, “나는 아마존을 사랑해, 근데 좀 배송이 느렸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건 상상할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10년이 지난 후에 그가, “난 정말 아마존을 사랑해, 근데 제품 가격이 좀 더 높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할 리도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에너지를 결함을 줄이는 데 집중함으로서 가격을 더 낮추고 배송이 더 빨라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그렇게 노력한다면,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욱 개선될 것입니다.

난 이말에 참 공감이 된다. 다른 쇼핑몰보다 물건 가격이 더 비싸다 하더라도 내가 아마존에서 쇼핑하는 것을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그것이 나의 시간을 아껴주기 때문이다. 편리한 유저 인터페이스, 간단한 반송 방법, 그리고 제품 리뷰 등은 물건을 고르는 데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사실 많은 경우 나의 쇼핑은 이동중에 이루어진다. 차를 타고 가다가,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필요한 물건이 생각나면 휴대폰을 꺼내서 찾아보고 ‘주문하기’를 누르면(이 모든 과정은 겨우 몇십 초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다), 이틀 후에 그 물건이 사무실 내 책상 위에, 또는 집 문 앞에 도착한다. 지금보다 더 많은 제품을 지금보다 더 낮은 가격에, 그리고 지금보다 더 빨리 배송하기 위해 아마존은 끊임없이 혁신을 할 것이고, 미국인들의 쇼핑 문화를 점차 바꾸어나갈 것이며, 5년 후,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큰 기업이 되어 있을 것으로 믿는다.

업데이트 (2015년 7월 19일): 이미지 중 몇 개의 링크가 깨져 있어서 최근 이미지로 대체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트위터와 사업의 공통점 6가지

트위터 계정을 처음 생성한 건 꽤 오래 전의 일이다. 처음 몇 달은 계정만 만들어놓고 방치해 두었었다. 솔직히 말하면 별로 흥미롭지도 않았고, 그냥 그러다가 사라지는 서비스이려니 했다. 그런데 아는 사람들이 나를 팔로우하기 시작했고, 그런 이메일을 몇 번 받고 나니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점점 트위터에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나중에는 내 삶의 패턴을 바꾸었고, 내가 신뢰하는 사람을 통해 양질의 정보를 제공받는 채널이 되었고, 때로는 나를 한참 웃게 하는, 때로는 깊이 생각하게 하는, 때로는 생각지도 않게 도움을 주고, 트위터가 아니면 만나기 힘든 사람들을 알게 되는 통로가 되었다. 그동안 1,741개의 메시지를 작성했고, 팔로워 수는 약 3700명으로 늘었다. 이제는 아이폰에서, 아이패드에서, 랩탑에서 하루에 적어도 한 번씩 업데이트를 확인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묻는다. 그걸 왜 하냐구. 그리고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 네트워크에 비해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 트위터는 미국에서 먼저 시작했지만, 막상 주변의 미국 친구들을 보면 트위터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내가 하는 이야기가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트위터가 사업과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트위터와 사업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다음 다섯 가지 면에서 유사점이 있는 것 같다.

1. 처음에 힘들다
트위터: 처음 시작하면 팔로워가 없다. 자기가 하는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으므로 재미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팔로워가 아주 천천히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수십명 수준. 원래 유명인인 경우가 아니라면, 이것이 수백명이 되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사업: 사업 초창기, 첫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 브랜드가 알려진 것도 아니고, 제품의 품질도 아직은 떨어지므로 시간이 지나도 고객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 끈질기게, 꾸준하게 제품을 홍보하고 세일즈 활동을 펴고 제품 개선을 하는 사이에 고객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래도 수백명의 고객을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2. 상품을 제공한다
트위터: 트위터에서의 상품은 140자의 정보와 글이다. 내가 시간을 투자해서 만든 하나하나의 글이 상품이 되어 날아가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시간’을 지불하고 이 상품을 구매한다.

사업: 사업의 본질은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이다. 상품의 가치가 돈의 가치보다 클 때 고객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상품을 구매한다.

3. 고객들의 추천을 통해 성장한다
트위터: 트위터에서는 RT가 중요하다. 자신이 만든 140자 이내의 글이 다른 사람에게 웃음, 감동, 깨달음, 지식을 줄 때 그 글은 리트윗(retweet)이 되며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전달된다. RT를 통해 글을 전달받은 사람들은 그 글을 생산한 사람의 이전 글과 프로필을 보고 팔로우할지를 결정한다. 즉 고객이 된다.

사업: 고객들은 자신의 돈을 내고 상품 또는 서비스를 구입하지만, 이에 만족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시작한다. 광고를 보고 사는 사람도 있고 세일 등의 프로모션에 끌려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는 가장 강력한 동기는 주변 사람(특히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의 추천이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상품은 고객의 추천을 통해 계속해서 퍼져나간다.

4. 일단 규모가 커지면 스스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트위터: 1명에서 10명으로 팔로워를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10명이 100명이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100명을 초과하기 시작하면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노하우가 생기기는 데다가, 메시지가 리트윗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더 쉽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팔로워 숫자가 1000명으로 증가하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된다.

사업: 어떤 사업이든 처음의 지루한 시기를 거치지만, 일단 상품성이 알려지기 시작하면 입소문과 미디어 등을 통해 빠르게 전파되며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기 시작한다. 연매출이 100만원에서 1000만원이 되고, 1000만원에서 1억이 되는 것은 어렵지만 그 이후부터 어느 정도까지는 시간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5. 고객 세그먼트가 분명하다.
트위터: IT 관련 정보를 원하는 사람, 일상의 소소한 소식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 연예계 소식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 특정 나라의 정보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 지인들과의 의사소통 장으로 쓰고 싶어하는 사람 등, 트위터 사용자들의 욕구와 니즈는 다양하고, 그것이 분명하게 세그먼트를 이루고 있다. 세그먼트가 분명하다는 것은 세그먼트의 크기가 정해져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디자인에 대한 정보를 주로 전달하는 계정과 IT 정보를 위주로 하는 계정, 그리고 정치나 금융 등에 관심을 가지는 트위터 계정은 각각 최대한 도달할 수 있는 팔로워의 수가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소설과 이외수씨나 시인 류시화씨 등 특정 세그먼트에 제한되지 않는 계정은 이러한 제약을 갖지 않는다.

사업: 어떤 사업이든 세그먼트가 분명하게 마련이다. 가격이 낮고 실용적인 옷을 원하는 사람들은 GAP을 선호하고, 그보다 약간 더 스타일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Banana Republic을, 그리고 보다 비싸지만 트렌디한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은 Banana Republic Monogram을 산다. 상품 구매시 가격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사람들과, 스타일과 품질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는 사람들. 이 두 세그먼트는 분명히 구별되고, 사업할 때는 이를 분명히 구별지어서 포지셔닝하는 것이 중요하다.

6. 불량품이 발생하면 고객이 떠나기 시작한다.
트위터: 트윗 업데이트에 좋은 정보가 없어지거나 불쾌한 메시지가 늘어나면 팔로워들은 떠나기 시작한다. 일단 떠난 팔로워는 웬만한 일이 아니면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사업: 불량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불량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고객들은 신뢰를 잃고, 이것이 계속되면 고객들은 떠나기 시작한다. 마찬가지로, 떠난 고객을 다시 붙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렇게 글을 쓰고 나니 사실 당연한 걸 나열해놨다는 생각도 든다. 어쩄든,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작게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커나가는 건 무엇이든 사업과 유사성이 있다고 본다.

실리콘 밸리의 엔젤 투자

오늘은 전부터 벼르던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한다. 엔젤 투자(Angel Investment)이다. 실리콘 밸리를 들여다보면, 엔젤 투자자들이 이 곳의 잘 갖춰진 창업 인프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즈니스위크, 그리고 스타트업의 기록을 모으는 YouNoodle의 공동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투자한 740개의 신생 회사는 328,698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벤처 캐피털로부터 $15.2 billion (약 18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한다. (주: Business Week, 2010년 2월 25일)

한국에 있을 때, 자신을 ‘엔젤 투자자’라고 소개한 사람한테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게임빌 창업 직후인 2000년의 일이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전날 회사에서 밤늦게까지 작업하다가 사무실에서 자고 일어난 후였는데, 갑자기 내 책상의 전화기가 울렸다. 게임빌에 관심이 있다며 투자하고 싶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우리 회사에 투자한다니 기분 좋은 일이었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그런 사람을 상대하면 안된다고 했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한테 투자받았다가는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서 기분이 안좋아졌다. 사기꾼한테 전화받은 듯한 느낌이랄까. 그런 사람들로부터의 계속되는 전화를 무시한 후에, 우리는 동양투자증권으로부터 7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여기서는 얼마 전에 너무나 재미있게 들은 두 엔젤 투자자 Ron Conway와 Mike Maples의 스탠포드대 강연을 통해 실리콘 밸리의 엔젤 투자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엔젤 투자와 벤처 캐피털이 불을 지펴주는 실리콘 밸리의 잘 갖춰진 창업 환경에 대해서는 이전 블로그, 실리콘밸리의 창업 환경에서 소개한 바가 있고, 또 얼마 전 Mickey Kim(@mickeyk)님이 잘 정리해 주신 Entrepreneur가 성공하는 환경과 문화 만들기라는 글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엔젤투자가, 론 콘웨이

먼저 론 콘웨이 Ron Conway에 대해 잠시만 소개하겠다. 그는 컴퓨터 업계에서 영업직으로 커리어를 시작했고, 훗날 Personal Training Systems라는 회사의 CEO가 되었다. 이 회사를 SmartForce/Skillsoft라는 회사에서 팔았고, 여기서 꽤 많은 돈을 번 것 같다. 그 돈을 기반으로 실리콘밸리의 회사들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고 투자한 회사 상당 수가 크게 성공해서 마이다스의 손이 되었다. 그동안 무려 500개의 실리콘밸리 회사(대부분이 웹 기반 컨텐츠)에 투자했고, 작년에만 70개 이상의 딜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까지만해도 다른 사람의 돈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자신의 돈으로만 투자를 했다. 그가 최근에 투자한 회사들을 여기에서 볼 수 있다. Facebook, Twitter, Google, PayPal, TweetDeck 등이 눈에 띈다. 그가 안목을 갖고 투자한 회사들이 앞으로 잘 될 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강연에서, 스탠포드 대학의 티나 Tina 교수가 엔젤 투자자인 론과 마이크와 한 대화는 엔젤 투자의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는데, 그 중 일부를 아래에 소개한다.

엔젤 투자자란 어떤 사람들인가요?

론: ‘리스크(위험)를 지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엔젤 투자자란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50K~$100K (5천만원~1억) 정도의 돈을 투자하는 사람입니다. 이 말은 1930년대에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엔젤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되었지요.

창업자들이 엔젤 투자자를 원하는 이유가 뭐지요?

마이크, 론: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첫째이겠지요. 그 다음은 인맥입니다. 엔젤 투자자들은 대개 인맥이 좋거든요. 즉, 사람들을 찾아줍니다. 사업 개발할 사람이 필요하면 그렇게 하고, 엔지니어가 필요하면 좋은 엔지니어들을 찾아줍니다. 세번째는 조언을 듣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엔젤 투자자들은 전에 사업을 시작해서 성공하거나 실패한 경험이 있지요. 마지막으로, 좋은 엔젤 투자자들은 더 많은 “엑싯 옵션 exit option“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exit” 이란 기업의 상장, 대기업 매각 등으로 지분을 가진 투자자 또는 창업자들이 수익을 남기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그 회사에 관심을 보일 벤처 캐피털리스트(VC)를 찾아서 소개해 줄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당신에게 찾아오면 뭘 먼저 살펴보나요?

마이크: 우선, 투자액으로 봤을 때 저는 백만 달러(약 12억) 이상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관심있게 봅니다. 제가 5억 정도 투자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연락해서 투자 받도록 합니다. 둘째, 많은 창업자들이 아이디어만 가지고 저한테 찾아오는데, 아이디어는 사실 매우 값싸고 흔합니다. 요즘처럼 테스트하는데 돈도 별로 안드는 때에, 만들어 보지도 않고 찾아온다는 건 확신이 부족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해요. 결국 그 상품을 살 사람들은 고객입니다. 저는 고객도 아닌데 제가 평가할 수 있나요? 고객이 있어야 그게 좋은 아이디어라는 걸 알 수 있는 거지요.

제안이 몇 개나 들어오고, 그 중 몇개에 투자하고, 그 중 몇 개가 성공하죠?

론: 하루에 약 5개가 들어오고, 그 중 3개가 거절되고 2개가 검토됩니다. 그러면 백그라운드 체크를 하죠. 맘에 들면 회사를 만나봅니다. 한 달에 약 하나씩 투자하니까, 월 150개 제안서 중에 1개가 투자된다고 보면 됩니다. 지난 2년간 125개의 회사에 투자했는데, 2, 3개가 록스타가 됩니다. 페이스북이 물론 그 중 하나입니다. 저는 1/3, 1/3, 1/3씩 나누는데, 1/3은 망하고, 1/3은 원금을 돌려주고, 나머지 1/3은 3배, 5배, 10배의 수익을 남깁니다. 여기서 남긴 수익이 나머지 2/3을 충당하죠. 근데, 결국 그 1/3 중 하나가 히트합니다. 그 하나가 나머지 전체 투자액 전체를 책임지고도 남아요. 운좋게 저는 그런 게 매번 하나씩 있었지요. 결국 우리는 그 하나의 ‘히트’를 찾는 겁니다.

실패한 후 되돌아오는 창업자에게 투자하겠습니까?

에반 윌리엄스

마이크: 물론이지요. 좋은 예가 한 가지 있어요. 제가 전에 오디오(Odeo)라는 회사에 투자한 적이 있습니다. 팟캐스트를 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들고, 창업가 에반 윌리암스가 저를 찾아왔어요. 당시에는 애플이 팟캐스트를 시작하기 전이었죠. 저는 에반을 믿었고, 팟캐스트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일주일 후에 애플에서 팟캐스트 서비스를 발표했지요. 몇 달 후에 에반이 돈을 돌려주겠다며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얘기했습니다. “저는 그 돈을 돌려받을 생각이 없습니다. 다음에 뭐하든지 신경 안쓸테니, 그냥 그 사업에 쓰세요.“. 그러자 에반이 말했습니다. “사실, 요즘 재미있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있어요. 트위터라고…”. “트위터? 이름 재밌는데요? 거기 투자할게요.” 그 다음 이야기는 잘 아시겠지요? 창업자가 실패하는 게 아니라 사업이 실패하는 겁니다. 저는 그걸 개인적인 잘못으로 생각 안해요. 뭐든지 다 성공하는게 아니기 때문이죠.

론: 저는 창업자의 유연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실패하는 창업가는, 사업이 초기 아이디어와는 완전 다른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지요. 그걸 알고 있고 상황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것, 그걸 모르는 사람한테는 투자 안합니다. 저는 이걸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티나가 질문한다.

티나: 실리콘밸리에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론: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세요. 마크 저커버그를 보세요. 하버드에서 시작했지만 실리콘밸리로 왔고, 여기서 성공했습니다. 자원이 여기에 있습니다.
티나: 누구나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론: 그럼 사업 시작하지 마세요.
티나: 하하하하… 다른 곳에서 실리콘밸리와 같은 환경을 조성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론: 힘들어요. 유럽에도 비슷한 게 있긴 하지만, 실리콘밸리와는 비교가 안됩니다. 최고의 창업가들이 여기 와서 사업을 시작합니다. 정말 성공적은 회사들을 보면 캘리포니아 출신이 만든 경우는 별로 없어요. 다들 다른 곳에서 온 사람들이 여기서 경합을 벌이는 거죠.

물론 이 대화는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실리콘 밸리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가 많이 탄생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유럽, 아시아 등 다른 곳에서도 혁신은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날마다 새로운 회사가 생겨나지만,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특히 그것이 웹과 관련된 사업인 경우는 다른 곳에서 사업을 시작했더라도 실리콘 밸리로 오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페이스북이다. 마크는 처음 하버드에서 이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곧 실리콘 밸리로 회사를 옮겼고, 여기서 사업을 크게 키워냈다.

실리콘 밸리의 엔젤 투자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하는 론과 마이크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으려면 이 웹사이트를 방문하면 된다. 또는, 이 블로그에 방문하면 내용 전체를 한글로 번역한 것을 볼 수 있다.

실리콘밸리가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이유를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한 축, 엔젤 투자자. 그렇다면 미국에서 어떤 사람들이 엔젤 투자자로 활동하고 있을까? 통계가 따로 나와 있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링크트인(LinkedIn) 창업자 리드 호프만

첫째, 과거에 창업을 해서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2010년 2월, 비즈니스위크에서 조사해서 발표한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25명의 엔젤 투자자들을 보자. 이 중 1위인 Chris Dixon은 Skype에 투자했는데, 전에 Hunch의 공동창업자였고, 3위 Reid Hoffman은 LinkedIn을 창업했으며, Mark Andreessen은 넷스케이프를, 7위인 Jeff Bezos는 설명이 필요없는 미국의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 쇼핑 기업 Amazon.com을 창업했다. 앞서 설명한 Ron Conway도 역시 이 그룹에 속한다. 이들의 특징은, 자신이 창업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통찰력과 직감을 이용해서 투자 회사를 선택할 수 있으며, 후배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많은 다른 창업가들과 인맥이 좋기 때문에 이들을 자신이 투자한 회사에 연결해줄 수도 있다. 내가 보기에 가장 이상적인 엔젤 투자자의 프로파일이 아닌가 한다.

둘째, 회사 초기에 참여해서 회사가 상장/매각되면서 큰 돈을 번 사람들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높은 비상장 회사에 취직했다가 회사가 상장하면 입사할 때 받은 주식으로 인해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천억, 심지어 드물게는 수조원의 돈을 벌게 되는데, 이들이 이 돈으로 새로운 사업을 하기도 하지만,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도 한다. 일례로, 구글 초기에 입사해서 돈을 번 사람들 중 상당수가 투자자가 되었다는 기사가 비즈니스위크에 실린 적이 있다. (“구글의 진짜 힘 – 엔젤 투자자들”)
지난 6년간 구글이 상장하면서 부자가 된 사람들 중 약 50명 정도가 엔젤 투자가가 되어 지금까지 400개의 회사에 투자했다고 한다. 잘 알려진 사람만 50명이고, 작은 규모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이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앞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상장하면서 이런 부자들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고, 난 이들의 영향력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대기업 중역 또는 은퇴한 사람들이다. 우리 회사에 전에 일했던 VP는 엔젤 투자자로 활동하며 자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 지인 중에 미국의 한 대기업에서 중역으로 근무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에게 트위터 초기에 창업자가 투자를 해달라며 찾아왔다고 한다. 주변 친구들에게 수소문해봤으나 아무도 투자겠다는 사람이 없어 결국 자기만 투자했고 한다. 트위터의 눈부신 성장 덕분에, 그는 지금 가장 행복한 사람 중 한 명이 되었다. 또, 전에 내가 Menlo Park 장로교회의 성가대에서 활동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 엔지니어, 대기업 임원 등으로 있다가 은퇴한 미국인들이 많았다. 그들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스타트업 회사에 투자한 후에 이사로 활동하며 회사를 돕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실리콘밸리에서 혁신적인 기업이 계속해서 탄생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는 엔젤 투자자들. 아쉽게도 한국에는 이런 사람들이 별로 없다. 몇몇 선구적인 엔젤 투자자들이 물론 있다. 최근 네오위즈를 공동창업하고, 그 후 검색엔진 ‘첫눈’을 개발해서 NHN에 350억에 매각한 후 최근 본엔젤스를 공동창업해서 투자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병규 대표가 대표적이다.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 (@douglasguen)는 대학생들의 대상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올해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문성을 갖춘 엔젤 투자자는 손에 꼽을 정도가 아닐까 한다. 왜일까?

태퓰러스 창업자, 바트 디크렘

첫째, 엑싯(Exit: 기업이 매각되거나 상장해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안겨주는 것)의 차이에 있다. 실리콘 밸리에서 자신만의 기술과 서비스를 가지고 시작하여 고객들이 만족하는 제품을 개발한 회사가 되면, 즉시 대기업들의 인수/합병 레이더에 감지가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오라클, 구글, 야후,… 이들의 공통점은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계속 편입시켜 회사 성장을 이룬다는 것이다. 매번 발표되지 않아서 그렇지, 거의 한 달에 하나씩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다니는 오라클에서도 회사 인수는 언제나 논의되는 주제이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얼마전에는 디즈니가 “탭탭 레볼루션”을 만들어 유명해진 아이폰/아이패드 게임 개발사 태퓰러스(Tapulous)를 인수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테크 크런치(TechCrunch)에서 기사를 읽으면 거의 매일 하나씩 회사가 매각된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상장보다는 회사 매각이 훨씬 요구조건이 낮고, 가능성이 높다. 기업 매각이 이렇게 자주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투자액 회수를 하기 쉽다는 것을 의미하고, 곧 엔젤 투자자들이 더 쉽게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에서 엑싯 모델(exit model)로 기업 매각을 생각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상장이 되기 전에는 투자액을 회수하기 힘들다. 비상장 주식을 팔 수도 있겠지만, 상장 가능성이 낮은 기업의 경우 (비록 돈을 잘 벌고 있다고 하더라도) 주가가 낮기 때문에 팔기도 힘들 뿐더러 팔아봤자 별로 재미를 못 본다. 한편, 그동안은 대기업들이 가치를 지불하고 뛰어난 기술을 사가기 보다는 복제한 후 중소기업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따라서 엑싯이 불가능하거나 그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두 번째는 투자 인프라의 차이이다. 엔젤 투자와 벤처캐피털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에서 차이가 있다. 4명의 엔젤 투자자가 5천만원씩 2억을 투자했다고 해 보자. 그 돈으로 회사가 제품 개발에 성공해서 고객을 모으기 시작하면, 창업가와 엔젤 투자자들은 벤처 캐피털리스트를 찾아 나선다. Ron Conway같은 유명한 엔젤 투자자들이 투자했다면, 100% 벤처캐피털(VC)의 관심을 받는다. 그 후에 VC들은 A라운드, B라운드, C라운드로 이어지는 투자를 하고, 결국 기업 매각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결과 엔젤과 VC 모두 투자금을 회수한다. 물론 이러한 제도의 부작용도 있다. 엔젤 투자자와 관계가 좋은 창업가들이 계속해서 기회를 가져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투자를 통해 돈이 활발하게 돌도록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유투브 창업자, 스티브 첸

셋째, 한국에 연속적 창업가(Serial Entrepreneur)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창업에 성공한 후 회사를 매각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긴 후 계속해서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다. 또, 실패한 사람들이 계속 도전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경우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다. 반면, 미국엔 연속적으로 회사를 만드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위에서 소개한 트위터 창업자 에반 윌리암스(Evan Williams)가 그런 경우고, 유투브를 창업한 스티브 첸(Steve Chen)과 채드 헐리(Chad Hurley)는 페이팔(PayPal)의 초기 멤버였고, 이전 블로그에 소개한 넷플릭스(Netflix)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 Reed Hastings도 그렇다. 모두 회사를 만든 후 매각했거나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회사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투자를 받고, 회사를 매각하고, 또 회사를 만들고 투자받고, 회사 매각하는 것을 반복하며 더 크고 혁신적인 회사를 만들어낸다.

엔젤 투자. 나 자신도 최근 2개 회사에 투자했고, 또 다른 2개의 미국 회사에 투자하려고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기회가 있으면 투자할 생각이다.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분명히 한국에서도 기업 인수, 합병, 매각이 활성화될 거고, 그에 따라 전문성을 갖춘 엔젤 투자자가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믿는다.

마지막으로, 앞서 소개한 본엔젤스 장병규 대표가 실리콘밸리의 한인 모임인 Bay Area K Group 회원을 대상으로 최근에 세미나를 한 적이 있는데, 이를 요약한 글을 소개한다. 한국과 미국의 엔젤 투자 환경의 차이에 대해 피부로 느낀 점을 잘 설명하고 있다. 초기기업투자의 차이점에 대한 느낌: 한국과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