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스(Pulse), 또 하나의 실리콘 밸리 성공 스토리

아이패드용 뉴스리더, Pulse

어제 오랜만에 친구 Andreas를 만나 점심을 먹었다. 노르웨이 출신의 유머감각이 뛰어나고 재능이 많은 디자이너인데, 스탠포드대학 디자인 스쿨을 졸업하고 현재 디자인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이런 저런 사는 얘기를 하던 중 아이폰/아이패드용 Pulse 앱 이야기가 나왔는데, 세상에, 그 디자인을 자기가 했다고 했다. 하루만에 한 거라고. 그 말을 듣고 밥먹다 말고 깜짝 놀라서 소리 질렀다. “Wow, I am honored to have lunch with you!” (와, 너랑 점심을 먹다니 영광인걸!)

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필수 어플리케이션 Pulse. 아이패드 앱의 가격은 5천원에 달하지만 전혀 돈이 아깝지 않다. 전부터 Pulse에 대해 소개하고 싶었는데 이 기회에 이야기를 나누어보려 한다.

먼저 Pulse에 대해 설명하면, 아이패드용으로 처음 개발된 정말 쓰기 편하고 디자인이 예쁜 RSS 리더이다. RSS 리더에 대해 기존에 가졌던 관념을 송두리째 바꾸는 앱인데 아래 동영상을 보면 어떤 개념인지 알 수 있다.

출시하자마자 뉴욕타임즈, CNN 등에 소개되며 큰 인기를 끌었고, 곧 아이패드 스토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유료 앱이 되었다. $3.99라는 비싼 가격이지만 순식간에 15,000개가 팔렸고, 몇 달 후에는 50,000개가 넘게 팔렸다. 앱 하나당 4달러라고 치면 4달러 x 50,000 = 20만불 (2억 4천만원). 그 중 개발자가 70%를 가져간다고 하면 14만불, 즉 개발자는 몇 달만에 1억 8천만원에 달하는 돈을 번 셈이다.

창업자 Akshay와 Ankit

누가 이걸 만들었을까? 22살과 23살의 인도 출신 스탠포드 학생 두 명이다. Akshay Kothari 와 Ankit Gupta이다. Akshay 는 퍼듀대 학부를 졸업하고 스탠포드에서 전자공학 석사를 마쳤고, Ankit 은 인도에서 IIT 학부를 졸업한 후 스탠포드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마쳤다. 이 둘은 Launchpad라는 수업 (이 수업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다.) 을 듣다가 만났고, 뭔가 재미난 게 없을까 찾던 중 Pulse를 만들게 된다. 제작 기간은 겨우 1달 반. 사실 이 중 Ankit은 우연한 기회에 잠깐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다시 언급하겠다.

아래 NBC Bay Area 뉴스에서 이 두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뉴스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이게 바로 실리콘밸리가 유명한 이유죠. (중략) 이번에는 구글이나 야후 얘기가 아니라 다음 세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중략) 그들이 자신의 앱을 IDEO의 데이빗 켈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략) 데이빗 켈리: 사람들은 세상에 영향을 끼치는 일들을 합니다. Social Value가 있는 것 말이지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 (중략) 리포터: 자, 여기 22세의 스탠포드 학생으로부터 조언을 들어보시지요. Akshay: 실패를 걱정하지 마세요. 거기서 배우게 될 것이고,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리포터: 2주 후면 그들은 졸업할 것이고, 아이폰 버전을 만들 거라고 합니다. 이미 투자자들로부터 전화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사실, 나에게 NBC 뉴스 출연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스티브 잡스가 WWDC 2010 키노트 연설에서, 성공적인 아이패드 앱들을 나열하면서 Pulse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다. 여기에서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 성공의 뒷 배경에는 스탠포드 대학이 있고, 스탠포드에서 디자인스쿨을 만든 IDEO의 데이빗 켈리가 있다. 스탠포드에는 d.school이라고, Institute of Design at Stanford 라는 학교가 있는데 여기에 Launchpad라는 수업이 있다.

Launchpad 수업 마지막에 제품 발표하는 장면

“Design and launch your company into the real world.” (디자인을 해서 당신의 회사를 세상에 만들어 보세요.)

10주동안 진행되는 이 수업의 목적과 방식은 간단하다. 학생들이 팀을 짜서, 세상에 영향을 미칠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은 10주. 처음 수업 몇 주와 발표에 필요한 몇 주를 제외하면 실제 제품개발에 쓸 수 있는 시간은 겨우 6주 정도에 불과하다. 내가 공동창업자 중 한명인 Ankit을 만난 건 이 수업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Ankit과 같은 수업을 듣던 내 친구 Andreas를 통해 소개받았는데, 그 때 Ankit은 수업 과제를 위한 아이디어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그 때는 Pulse를 만들기 전이었으므로 특별한 건 없었고 그냥 똑똑한 스탠포드 학생인가보다 했다. 몇 달 후 그가 유명인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거다. 정말 실리콘밸리에서는 누구를 만나든 예사롭지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느끼는 것이고, 전에도 많이 언급했지만, 실리콘 밸리는 정말 독특한 곳이다. 창업의 꿈을 안고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 사람들이 꿈을 펼쳐 성공할 수 있는 토양이 있으며, 그런 창업가들의 마음에 불을 붙이는 시스템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제 2, 제 3의 Pulse 성공 스토리가 계속 탄생하고 있다.

아래에서 Pulse와 두 창업자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뉴욕타임즈 소개 기사
TechCrunch 소개 기사
Pulse를 만든 회사 Alfonso Labs 홈페이지
Alfonso Labs 팀 소개

내 마음을 울린 앙상블 디토(DITTO)

이번에 한국에 가 있는 동안 친구 덕분에 정말 좋은 공연 하나를 보았다. 앙상블 디토의 공연이었다. 사실 디토에 대해 잘 몰라서 그냥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공연중 하나인가보다 하고 갔었는데, 엄청난 인파에 놀라고 (콘서트홀 입구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인 건 처음 봤다.), 대부분의 관객이 10대, 20대 여성임에 놀라고, 기존의 클래식 공연과는 다른 참신한 기획에 놀랐다.

앙상블 디토

많이들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앙상블 디토에 대해 간략히만 소개하면, 음악 전문 기획사인 크레디아가 기획한 것으로서, 2007년에 처음 공연을 시작했다. 첫 공연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바이올리니스트 자니 리, 첼리스트 패트릭 지, 피아니스트 이윤수가 맡았으며, 그 다음해에는 피천득의 손자이면서 하버드에서 학부를 졸업해서 유명한 스테판 재키브(Stephen Jackiw)가 합류하며 인기를 더했다. 일반 대중을 클래식 공연장으로 모이게 하며 2008,2009년 예술의전당 유료관객 1위를 기록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올해의 인파를 봐서는 올해도 유료관객 1위를 하지 않았나 싶다.

연주자 한 명 한 명의 실력과 매력도 대단했지만, 그 배후에 있는 회사 크레디아를 궁금해하게 된 건 이런 공연을 생각해내고 기획해서 성공으로 끌어낸 사업 감각때문이었다. 예술의 전당에 가 보면 알겠지만, 우리 나라 공연 시장은 20대~30대 여성이 주 관객층임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이 세그먼트(segment)는 크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공연에 대한 지불 의사(Willingness To Pay)가 크다. 앙상블 디토는 이 세그먼트를 정확하게 공략했다. 연주자들의 실력도 수준급이지만, 다들 꽃미남이들이어서 젊은 여성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앙상블 디토는 왜 성공했을까? 디토에 대해 설명한 몇몇 글들을 읽으며, 그리고 디토 공연을 보며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보았다.

1. 연주자들의 실력이 좋다. 이들은 많은 경우 줄리어드 음대 등의 세계 정상급 학교에서 수학하고 있거나 졸업했다. 기본적으로 참 잘 한다.
2. 전원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평소에 자주 볼 수가 없다. 그래서 일년에 한 번 있는 앙상블 디토 공연은 그만큼 귀하다.
3. 꽃미남들이다. 인기 가수그룹에 나오는 정도의 꽃미남은 아니다. 그래도 괜찮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멋진 공연 의상을 입으면 꽃미남으로 보이니까. 어쨌든, 보면서 내가 침을 흘릴 정도였으니…
4. 크레디아에서 잘 포장했다. 클래식 음반계에서는 드물게 화보집도 촬영했고, 공연중에 그 화보들을 프로젝터로 쏴서 올리기도 했다.
5. 공연 매너. 스테판 재키브를 보며 든 생각인데, 듣기도 좋지만 보면 참 멋있다. 뭐랄까… 온몸으로, 정성을 다해서 연주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마치 바이올린과 한 몸이 된 것처럼. 아래 비디오에 그런 모습이 나타난다.

이런 생각을 누가 했을까? 그 배경이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크레디아 대표 정재옥씨의 영향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에 대한 정보를 예술의 전당에서 한 인터뷰주간한국, 그리고 한국경제 기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

크레디아 대표 정재옥

중앙일보 문화사업부에 입사하면서 공연기획자로 출발한 그는 1994년, “아티스트와 관객, 스폰서를 위한 창의적인 중간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직원 한 명과 크레디아(CREDIA)를 창업했다. 국내 기획사 최초로 멤버십 회원제 ‘클럽 발코니’를 운영하였고, 2009년 당시 클럽발코니’ 회원 수가 8만5,000명을 넘었다.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공연들, 예컨대 백건우, 조수미, 강동석, 신영옥, 장영주, 장한나 등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한국 출신 연주자들의 국내 무대는 물론 일본의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를 한국에 소개해 대중적인 스타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정재옥 대표이다. 앙상블 디토를 기획할 때 “관람객의 90% 이상인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앙상블을 꾸렸고”, “호감이 가는 잘 생긴 외모뿐만아니라 연주 실력도 수준급인 연주자를 섭외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필요(needs)를 파악하고 만족시키는 일. 그것이 사업이다. 사람들의 필요를 제품을 통해 만족시킬 수도 있지만 이렇게 사람의 매력을 이용해서 만족시킨다는 것, 물론 더 어렵겠지만 그만큼 더 짜릿하고 가치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프트뱅크 새로운 30년 비전‘에서 손정의 회장이 한 말이 생각났다. 48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그 질문에 답변했는데, 손정의 회장이 그 응답을 하나로 요약하니 ‘감동‘이었다고 한다.[] 듣고 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사람은 감동을 받을 때 행복하다. 원하는 것을 이루어 감동을 받으면 행복하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 감동하여 행복하고, 자신의 자녀가 태어나면 감동받아 행복하다.

훌륭한 공연은 감동을 준다. 감동을 받은 관객은 그 감동을 잊지 않고 자신의 친구들에게 (지금 내가 하고 있듯이..) 이야기하고,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어 기다린다. 2011년에도 앙상블 디토의 공연이 있을 것이고, 올해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재옥 대표가 또 무엇을 기획하고 있을 지 사뭇 기대된다.

꽃미남 클래식 연주자 그룹, 앙상블 디토의 공연 동영상을 아래에서 볼 수 있다.

옛 이야기 –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에서 있었던 일

얼마전, 아웃백에서 오랜동안 일하시다가 실리콘 밸리에 와서 무역회사 대표로 일하시는 한 분을 만나서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레스토랑 사업에 대해 평소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정말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러다가 예전에 아웃백에서 있었던 일화 하나가 생각이 나서 여기에 소개한다.

2004년의 일이다. 주말 저녁, 친구와 아웃백 양재점에 갔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Outback은 Bennigan’s와 TGI와 경쟁을 하며 시작한 수많은 패밀리 레스토랑 중의 하나였다. 30여분을 기다려서 자리에 잡고 앉아 맛있는 식사를 하고 나왔다.

식사하는 동안 테이블에 올려두었던 카메라를 안들고 나왔다는 사실은 안 것은 다음날 아침이었다. 아뿔싸, 동생한테 빌린 건데… 걱정을 하며 아웃백 양재점에 바로 전화했다.

나: “여보세요? 아웃백 양재점이죠? 죄송한데 어제 저녁에 카메라를 놓고 나온 것 같습니다. 확인해주실 수 있어요?”
아웃백: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지금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나: “네…” (제에발…!)
아웃백: “아, 다행이네요. 어제 한 직원이 카메라를 발견해서 저희가 보관하고 있다고 하네요. 찾으러 오시면 됩니다.”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찾으러 가려고 하는데 전화가 울렸다. 이번엔 지점장으로부터의 전화였다.

지점장: “손님, 정말 죄송합니다. 어제 카메라를 발견해서 캐비넷에 넣어두었던 것을 제가 확인했습니다만, 오늘 아침에 다시 보니 카메라가 보이지 않네요.”
나: “네? 그럼… 어떻게 되는 건가요?”
지점장: “처음부터 카메라가 없었으면 다른 손님이 가져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에는 분명 저희가 발견해서 넣어두었는데 밤 사이에 없어진 것이므로 직원이 가져간 것 같습니다. 제가 책임지고 보상해 드리겠습니다. 시간 되실 때 매장을 한 번 방문해 주시면 같이 가서 카메라를 사드릴게요.”

김동진 지점장

정말일까? 80만원 가까이 하던 니콘 카메라였는데… 다음날 오후, 양재점에 다시 갔고, 작달막한 키의 한 분을 만났다. 김동진 지점장이라고 쓰인 명함을 받았다. 그리고 그 분과 함께 뒤쪽 주차장으로 갔다. 아웃백 로고가 박힌 자그마한 차.. 이정도 규모의 지점을 운영하는 분 치고 차가 너무 소박해서 인상이 깊었다. 카메라는 남대문이 싸다고 하기에 같이 남대문으로 가기로 했다. 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중 기억나는 대화 몇 가지..

나: “언제, 어떻게 아웃백에 join하게 되셨나요?”
김지점장: “원래 베니건스 본사에서 오랫동안 일했었습니다. 아웃백이 한국에 진출하고 나서, 양재점을 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제 돈을 투자해서 지점을 시작했습니다.”
나: “왜 옮기게 되셨나요? 그리고 이런 사고가 나면 직접 가서 잃어버린 물건을 사주시나요? 정말 인상깊습니다.”
김지점장: “아웃백은 그게 좋습니다. 제가 바로 바로 결정할 수 있어요. 베니건스는 지점장을 본사에서 고용해서 보내고, 중요한 결정을 본사에서 내리기 때문에 때문에 무슨 일을 하든 결재가 필요하고, 그래서 오늘처럼 이렇게 저의 재량으로 즉시 조치를 취할 수가 없지요. 아웃백은 지점장이 주인이고, 본사와는 이윤을 나누는 방식이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를 높이기 위해 필요하다면 제가 바로 결정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그 점이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나: “아웃백 양재점은 항상 사람이 많던데… 단지 위치가 좋아서인가요? 마케팅은 어떻게 하나요? 독특한 방법이 있다면…?”
김지점장: “정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했던 것 중 한가지 생각나는건 키즈(kids) 마케팅입니다. 아이들에게 한 번은 공짜로 아웃백 점심을 주겠다고 광고한 적이 있어요. 많이들 왔지요. 근데 중요한 건 아이들은 항상 부모님을 데리고 온다는 거에요. 아이들한테 끌려서 한 번 온 후에 그 부모님들이 당골 고객이 되어 좋은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남대문 전자제품 시장에 도착했고, 나는 약 1시간동안 둘러보다가 그 당시 호평을 받던 Canon Powershot G3 카메라를 사기로 결정했다. 김지점장님이 와서 바로 카드로 결재했고, 그 모든 과정이 나에게는 참 신기하기만 했다. 당시에 거액에 달하는 80여만짜리 카메라를, 그것도 내 실수로 테이블에 놓고 나온 건데 이렇게 지점장이 직접 같이 와서 기다려주고 돈을 내주다니… 그런 서비스는 처음이었기에 매우 깊이 인상에 남았다.

지점장님은 여전히 불편을 주어 미안하다며 언제든 오면 자기가 맥주 한 잔 대접하겠다고 했고, 그 이후 친구들을 아웃백에 데려가면 종종 지점장님이 계신지 물어서 인사를 했고, 그 분은 볼 때마다 나 뿐 아니라 친구들에게까지도 모두 맥주를 한 잔씩 돌리곤 했다. 아웃백은 그 이후 내가 가장 선호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가 되었고, 그 때 샀던 카메라는 지금까지도 잃어버리지 않고 잘 쓰고 있다.

이 이야기를 마치자 식사를 하던 그 분의 눈이 빛났다. 그 분이 아웃백 양재점에서 일했는데, 양재점 김동진 지점장님이 바로 자신의 직속 상사였다는 것이다. 김동진 지점장 – 그 분은 지금은 지점 10개 정도를 담당하는 본부장으로 승진했다고 한다. 최근 유난히 이런 인연을 많이 만나게 된다. 아는 사람들이 점점 연결되고,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끼리 연결되다보니 그런 것이겠지만, 그래도 언제나 신기하고 감사하다.

한편, 시간을 빨리 돌려서… 2009년에 있었던 일 하나를 더 소개한다. MBA 수업시간 중, 한 조가 Outback Steak가 한국에서 성공한 케이스를 조사해서 발표했다. 미국의 수많은 패밀리 레스토랑 중 하나에 불과했던 아웃백이 한국 시장에서 얼마나 뛰어난 실적을 보여주고 있는지 보여주었는데 그 때 아웃백이 진출한 18개의 나라 중 한국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해외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아웃백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수많은 요인이 있지만, Kyuho Lee, Ph.D., et al, “Outback Steakhouse in Korea: A Success Story” 에서는 Decentralized Organization(분산적 조직)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한 구절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Based on the analyses, it became apparent that the most significant competitive advantage for Outback Steakhouse Korea was its decentralized organization. The company minimized the number of headquarters staff and shifted key activities and responsibilities (such as site selection, contracting with suppliers, and training) to the firm’s eight regional operating partners and the managing partner of each outlet. For instance, each regional operating partner has full responsibility for opening new outlets, ranging from site selection to hiring staff, while managing partners are in charge of such day-to-day activities as employee training, customer service, and local marketing. There are only twenty-one headquarters staff members, far fewer than is true of the firm’s competitors. Overall, this decentralized organizational system facilitates an accelerated decision-making process, enhances supply procurement, and minimizes the costs associated with the upkeep of headquarters.

(한글 요약 번역) 우리의 조사에 따르면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가장 중요한 경쟁 우위는 분산 조직(decentralized organization)이다. 본사 스태프들의 숫자는 최소한으로 줄여, 경쟁사보다 훨씬 적은 21명밖에 되지 않는다. 각 지점 담당자가 직원 고용, 트레이닝, 고객 서비스, 지역별 마케팅을 담당한다. 그 결과 결정을 내리는 속도가 훨씬 빨라지게 된다.

Decentralized organization. 고객이 카메라를 잃어버리자 그 다음날 즉시 신용카드로 새로운 카메라를 사 주는 의사 결정 재량과 속도, 그것이 훗날 아웃백 성공의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이다. 기업이 이 원칙을 적용한다고 모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그런 의사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이 충분한 권한과 책임, 그리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내릴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또한 어떤 의사결정을 어디서 하는 것이 옳은가를 알아야 한다. 모든 의사결정 권한이 분산된다고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업을 인수하거나, 점포를 개설하거나, 회사 전체의 브랜드를 일관적으로 만들어가는 일은 본사에서 해야 한다. 알맞은 곳에 알맞은 정도의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것, 결코 쉽지 않으나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의 인생이 각 순간의 선택의 결과이듯, 의사결정이 모여 기업을 만들기 때문이다.

Zynga와 7-Eleven의 제휴 마케팅, 그리고 그것이 의미하는 것.

얼마전 연 2800억원 가까운 매출 올리고 있다고 추정되는 미국의 가장 큰 소셜 게임 회사인 Zynga와 7-Eleven이 공동 프로모션 제휴를 했다는 기사를 TechCrunch에서 읽은 적이 있다. 7-Eleven에서 물건을 산 후에 거기 적혀 있는 코드를 입력해서 Zynga와 연동할 수 있다는 것이고, 6월 1일부터 시작해서 6주동안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오늘 친구와 식사를 하고 7-Eleven 앞을 지나가다 과연 어떤 식으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매장에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그냥 프로모션 정도가 아니라 7-Eleven의 모든 섹션을 Zynga 게임 광고로 도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재미있어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세븐일레븐에서 물건을 산 후 BuyEarnPlay.com 에서 코드를 입력하면 Zynga 게임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포스터
매장 안에 이렇게 Zynga 게임 기프트 카드가 진열되어 있다.
냉장고 위의 FarmVille 광고
심지어 냉장고 칸칸마다 도배되어 있는 Zynga 광고
슬러피 (Slurpee) 컵마다 Zynga 게임 광고가 있다.
너무 재미있다며 좋아하는 친구 Thomas
온통 Zynga 게임 광고로 도배된 아이스크림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Zynga처럼 항상 모든 것을 분석하는 회사라면 별 생각 없이 이런 광고에 돈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7-Eleven을 찾아오는 고객들과 Zynga 게임을 하는 고객들의 프로필이 겹치지 않는다면 이런 식의 프로모션은 완전한 돈 낭비가 된다. 과연 그럴까? 두 회사의 타겟 고객이 일치할까? 어떤 사람들이 Zynga 게임을 비롯한 소셜 게임을 하고 있고, 어떤 사람들이 7-Eleven에 찾아올까? 이를 알아보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해당 회사의 웹사이트에 찾아오는 사람들의 프로필을 보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보통 comScore에서 유료로 제공한다. 한편, Quantcast.com에서 이러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간단하게 알아볼 때는 이를 자주 이용한다. 아래 테이블을 보자.

Zynga.com 방문자 프로파일 7-Eleven.com 방문자 프로파일


두 프로필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일단, 남녀 비율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Zynga.com에는 10대가 많이 방문하는 반면, 7-eleven.com에는 Young Adults (18-34)가 많이 방문한다. Zynga를 방문하는 주된 ethnic group은 히스패닉인 반면, 7-eleven을 많이 방문하는 사람들은 흑인, 아시아인, 또는 히스패닉이다. 그 뒤 재산 정도와 교육 정도를 보면, 둘 모두 저소득, 저교육층이 주된 고객임을 알 수 있다. 이는 Quantcast에서 제공하는 추정치이고, 또 7-eleven.com을 방문하는 사람과 실제로 7-eleven 가게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다르므로 이 데이터를 크게 신뢰할 수는 없지만, 대략의 감을 잡을 수 있다.

여기서 의문점이 들었다. Zynga에서 게임하는 사람들이 7-Eleven의 고객 (저소득, 저교육)과 비슷하다면, 팜빌(FarmVille)로 대표되는 소셜 게임을 주로 즐기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자료를 약간 찾아보았다. 우선 첫 번째로, 이러한 소셜 게임이 바탕을 두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인터넷, Technology에 관한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Royal Pingdom에 의하면, 소셜 네트워크 사용자의 25%가 35-44세에 걸쳐 있고, 전체의 62%가 25세에서 54세 사이이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 방문자들의 나이 분포 (자료 출처: http://www.pingdom.com)

한편, 캐주얼 게임을 많이 만들어온 Pop Cap Games에서 최근 미국과 영국의 소셜 게이머 12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 (PDF 자료는 여기에), 이에 따르면 남자보다 여자가 많고, 주 나이대는 30세~59세 사이에 걸쳐 있다 (평균 나이 43세).

소셜 게이머 연령대

한편 아이가 없는 싱글이거나 집에 아이가 있는 커플인 경우가 많다.

소셜 게임머들의 결혼 여부 및 아이 유무

또한, 주 30시간 이상을 일하거나 은퇴한 사람들, 또는 가정 주부로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다.

소셜 게이머들의 직업

앞서 Quantcast의 자료와 일치하는데, 교육 수준은 낮은 편이다. 고등학교 이하 또는 전문 대학 이하의 학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대학원 또는 박사 학위 소지자는 드문데, 실제로 이런 교육을 받은 사람 비율 자체가 적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소셜 게이머들의 교육 수준

소득 수준을 보면, 게이머의 1/3이 연 $35,000이하를 벌고 있고, 51%가 $49,000 이하를 벌고 있으니, 저소득층 비율이 높은 편이다. 참고로, 미국의 평균 가구당 소득은 $52,000이고, 캘리포니아의 경우 대학 교육 이상을 받은 사람의 대부분은 연 $80,000 이상을 번다.

소셜 게이머들의 소득 수준

소셜 게임을 하기 시작하면서 희생한 취미 활동은 무엇일까? 독서와 TV 시청, 인터넷 서핑, 취미 활동, 스포츠 등이었다.

소셜 게임을 시작하면서 적게 하게 된 활동들

여기까지 보고 나니 소셜 게임에 대해 좀 회의가 들었다. 요즘 어디가 소셜 게임 이야기가 빠지지 않을 만큼 인기있는 주제이고, 그만큼 많은 돈이 몰리는 곳이기도 한데, 결국 소셜 게임은 사람들(특히 저교육, 저소득층)의 귀한 시간을 빼앗아 사회에 주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것이 아닐까? 그동안 수많은 인터넷 사용자들과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소셜 게이머들로 만든 것으로 모자라 세븐일레븐과의 대대적인 공동 프로모션 이벤트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소셜 게임의 세계로 몰아가고 있는데 과연 이것이 과연 전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물론 긍정적인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음 설문을 보자.

소셜 게임을 통해 사람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소셜 게임을 하며 옛 친구와 다시 연결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었으며, 자신이 이미 아는 사람들과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준다고 대답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점은 든다. 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이 살아남아 오랫동안 사랑을 받기 마련인데, 소셜 게임은 그런 카테고리에 속하는 것일까? 나도 소위 소셜 게임이라는 FarmVille, 마피아 등을 친구들과 해봤다. 연락이 뜸한 친구와 가볍게 다시 연결되기에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그 친구에게 직접 이메일을 쓰거나, Facebook Wall에 짧게 메시지를 남기거나 아니면 만나서 한 시간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은 안든다.

소셜 게임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까?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겠다. 한편, 고소득층이 많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소셜 게임은 그렇게 많은 돈을 벌고 있고, 또 마진율이 거의 60%에 달할까? 그 비결은 마이크로 트랜잭션 (Micro Transaction)에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블로그에서 설명해 보겠다.

넷플릭스 (Netflix) 성공의 비결은 우수한 기업 문화

전에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두 회사, 블록버스터와 넷플릭스“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신생 회사인 넷플릭스가 어떻게 전통적 대기업인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리게 되었는가에 대해 설명한 글이다. 그 글을 쓴 이후에 넷플릭스는 계속해서 혁신적인 내용을 발표했고, 나는 이 회사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 지 궁금해서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다. 오늘 TechCrunch에서 넷플릭스의 사업 전략을 설명한 글을 읽다가 우연히 귀한 자료를 발견했다. 넷플릭스의 문화, 그리고 넷플릭스가 지향하는 가치를 128장의 슬라이드에 정리한 것인데, TechCrunch 기사를 쓴 MG Siegler의 표현대로, 읽고 나면 넷플릭스에서 일하고 싶어진다. (솔직히 이걸 읽고 나서 넷플릭스에서 어떤 자리에 사람들을 채용하고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전에는 겉으로 보이는 넷플릭스의 우수함을 예를 들어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을 분석했었다. 하지만 이 자료를 보면 성공의 근본적인 원인은 뛰어난 기업 문화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넷플릭스 기업 문화의 7가지 측면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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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어떤 내용인지 알기 힘들다. 인상깊었던 슬라이드를 위주로 넷플릭스의 기업 문화를 여기에 소개해 보겠다. 슬라이드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시작한다.

Values are what we Value (우리가 가치있게 여기는 것이 우리의 가치)

미국에서 가장 비도덕적인 회사중 하나로 비난받는 엔론(Enron)의 네 가지 가치: 도덕성, 커뮤니케이션, 존중, 뛰어난 성과(능력). 이것은 회사 로비의 대리석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그 조직이 진짜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미국에서 가장 비도덕적인 회사중 하나로 비난받는 엔론(Enron)의 네 가지 가치: 도덕성, 커뮤니케이션, 존중, 뛰어난 성과(능력). 이것은 회사 로비의 대리석에 새겨져 있다. 하지만 그 조직이 진짜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과는 관련이 없다.

그러나,

귀에 듣기 좋은 말들이 아닌, 회사가 진짜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들은, 누가 보상받고, 승진되고, 해고되는지에 반영된다.
귀에 듣기 좋은 말들이 아닌, 회사가 진짜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들은, 누가 보상받고, 승진되고, 해고되는지에 반영된다.

난 이 말이 정말 가슴에 와닿았다. 많은 회사들이 그야말로 듣기 좋은 몇 가지 가치를 이야기하고, 실제로는 그와 다른 방향으로 행동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내가 있는 회사에서도 그런 모습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내세우는 가치 중 하나는 ‘용기’이다. 옳지 않은 방향으로 갈 때 바른 말을 할 수 있는 용기.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모습이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이 오히려 보상을 받거나, 승진된다면? 겉으로 내세우는 가치관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오히려 더 좌절하게 만들고, ‘차라리 그런 말을 하질 말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회사에서 누가 승진해서 윗자리로 올라가는지는 정말, 정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위에서 볼 때 자기 말을 잘 듣거나 친분관계가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승진시킨다면, 아래에서 보기에 정말 황당한 경우가 생기고, 많은 사람들에게, ‘아 이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도덕성, 전문성, 팀워크가 아니라 상사에게 얼마나 잘 보이느냐이구나’라는 잘못된 인식을 주게 되고, 그 어떤 화려한 말로도 이를 바꿀 수 없다. 결국 회사라는 조직 내의 사람들은 자기 위에 있는 사람들을 가장 주의 깊게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Judgment, Communication, Impact, Curiosity, Innovation, Courage, Passion, Honesty, Selflessness라는 9가지 회사의 가치에 대해 나열한다.

여기까지 읽고 나서는 별 기대할 것이 없는 싱거운 자료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음 슬라이드를 보기 전까지는…

High Performance (높은 성과)

"멋진 일터는 끝내주는 동료들이다." 데이케어, 에스프레소 기계, 건강 보험, 일식 점심, 멋진 사무실이나 높은 연봉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최고의 동료들을 끌어오는데 효과적인 일들만 한다.
“멋진 일터는 끝내주는 동료들이다.” 데이케어, 에스프레소 기계, 건강 보험, 일식 점심, 멋진 사무실이나 높은 연봉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최고의 동료들을 끌어오는데 효과적인 일들만 한다.

넷플릭스의 채용 기준과 문화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한 마디 말이다. 그리고 또한 내가 아주 깊이 공감하는 말이다. 회사에 자신에게 inspiration(영감)을 주고, 함께 있으면 기분 좋은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 곧 그 조직을 떠나고 싶어진다. 즉, “끝내주는 사람들”이 회사에 많은 것은 특히 나에게는 정말 중요하다. 끝내주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 사람들은 또 다른 끝내주는 사람들을 데려오고, 그 사람들은 다른 끝내주는 사람들 때문에 조직에 남는다. 회사 규모가 커지게 되면, 갑자기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지는데 사람이 부족해진다. 그러면 평범한 사람들을 채용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괜찮다. 그러나 평범한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 회사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간다. 끝내주는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좌절감을 느낀다. 결국 회사를 떠난다. 끝내주는 사람 한 명이 떠나면 그런 정도의 다른 사람도 회사를 떠난다. 결국 평범한 사람들만 남은 회사는 내리막길을 걷는다…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다음으로 내 눈을 멈추게 한 말은 이것이다.

"적절한 정도의 성과(adequate performance)를 내는 사람은 해고된다는 것이 우리와 다른 회사와의 차이점입니다."
“적절한 정도의 성과(adequate performance)를 내는 사람은 해고된다는 것이 우리와 다른 회사와의 차이점입니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다음 슬라이드에 답이 있다.

지키기 테스트 (Keeper Test): 내 부하직원들 중 누군가가 두 달 이내에 경쟁사로 떠나겠다고 이야기하면, 내가 누구를 진짜 노력해서 잡을 것인가?
지키기 테스트 (Keeper Test): 내 부하직원들 중 누군가가 두 달 이내에 경쟁사로 떠나겠다고 이야기하면, 내가 누구를 진짜 노력해서 잡을 것인가?

그리고 나서 말한다.

그 테스트를 통화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은 좋은 보상을 받고 지금 즉시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그 자리를 스타로 채울 수 있으니까요.
그 테스트를 통화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은 좋은 보상을 받고 지금 즉시 회사를 떠나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그 자리를 스타로 채울 수 있으니까요.

즉, “평범한 사람은 회사를 떠나라”인데, 가혹하게 들릴 지 모르지만, 그것만이 회사의 문화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끝없는 경쟁자의 도전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일 지도 모르겠다.

Freedom & Responsibility (자유와 책임)

다음으로 자유와 책임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아래와 한 마디가 인상적이다.

책임감있는 사람은 자유가 있을 때 더 큰 성과를 발휘하고, 그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책임감있는 사람은 자유가 있을 때 더 큰 성과를 발휘하고, 그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이것이 무슨 말일까? 다음 슬라이드를 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규모가 커질수록 자유를 제약한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규모가 커질수록 자유를 제약한다

정말 그렇다. 이건 어떤 회사에서나 공통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사실이다. 회사가 커짐에 따라 자유를 제약하는 이유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회사가 커질수록 일이 복잡해지고, 그만큼 실수할 가능성이 커지며 실수로 인한 피해 규모가 커진다. 결국, 아래 그림처럼 성과가 좋은 (high performance) 직원들의 비율이 점점 낮아지고, 결국은 시장 상황이 바뀌면서 회사는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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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런 실수를 막기 위해서 회사를 키우지 말아야 할까? 아니면, 반대로 회사가 커져도 그냥 놔두어서 회사를 혼돈 상태에 둘까? 넷플릭스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중요한 점은 이것: 복잡성이 증가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인재의 비율을 높여나갈 것.
중요한 점은 이것: 복잡성이 증가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인재의 비율을 높여나갈 것.

즉, 사업의 복잡성이 높아짐에 따라 그보다 빠른 속도로 우수한 직원의 비율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업계 최고의 보상을 해주고, 가치가 높은 사람들을 끌어오고, 높은 성과를 내는 문화를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다. 또한 자유도가 높아야 그런 사람들이 많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자유가 좋은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좋은 프로세스는 창의성을 높인다. 그러나 실수를 방지하자는 명목으로 자꾸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내면 안된다. 단적인 예로, 넷플릭스의 휴가 정책은 다음과 같다.

넷플릭스에는 휴가 정책이 따로 없다. 휴가를 기록하지도 않는다. 넷플릭스에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해야 하느냐는 규정이 없지만 그렇다고 나체로 회사에 오는 사람은 없다. 결국 모든 것에 하나하나 자세한 정책을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넷플릭스에는 휴가 정책이 따로 없다. 휴가를 기록하지도 않는다. 넷플릭스에 어떤 옷을 입고 출근해야 하느냐는 규정이 없지만 그렇다고 나체로 회사에 오는 사람은 없다. 결국 모든 것에 하나하나 자세한 정책을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즉, 정책이 없는 것이 넷플릭스의 휴가 정책이다. 누구든 휴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쉬면 되고,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일하면 된다. 또 다른 예로, 많은 회사들은 출장 비용, 어떤 선물을 받아도 괜찮은지에 대해 자세한 규정을 만들고, 이를 규제하고 검사하기 위한 부서가 따로 존재하는데, 이에 대한 넷플릭스의 정책은 다음과 같다.

비용 지출, 선물, 출장에 관한 넷플릭스의 정책: "넷플릭스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할 것" (다섯 단어의 말)
비용 지출, 선물, 출장에 관한 넷플릭스의 정책: “넷플릭스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할 것” (다섯 단어의 말)

마치 그게 자기의 돈인 것처럼 쓰기. 이렇게 이상적인 정책이 또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게 이상적이지도 않다. 아주 간단한 말이지만,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한다. 근데 과연 그게 통할까? 누군가가 제도를 남용해서 회사 돈을 펑펑 써대면 어떡하지?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간단하다. 도덕성이 부족한 그런 사람은 해고하면 그만이다. 이 말의 뜻을 이해하고 거기에 따라 행동하는 뛰어난 사람들이 회사에 있으면 된다. 정말 단순하지만 명쾌한 정책이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회사가 성장하면서 거기에 따라 정말 뛰어난 사람들을 더 많이 채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LinkedIn에서 내 인맥과 연결되어 있는 넷플릭스 직원들을 찾아보았다. 한 명 한 명 클릭해서 프로필을 살펴봤다. 그리고 그 말을 믿을 수 있었다. 스탠포드대 등 명문대학 졸업자들이 수두룩한데다, 다른 회사에서 많은 좋은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경영진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있을지 몰라도 직원들은 단순히 DVD를 포장하는 일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겠거니 했었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 같이 일하고 싶은 뛰어난 사람들이 참 많았다.

Context, not Control (통제가 아니라 문맥)

다음으로 넷플릭스에서 가치있게 여기는 회사의 문화는 “Context, not Control”이다. 다음 슬라이드를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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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CEO인 Reed Hastings는 매니저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매니저들에게: 당신의 부하직원 중 한 명이 멍청한 일을 하면 그들을 비난하지 말 것. 대신, 그들에게 문맥(context)을 제대로 제공했는지를 생각해볼 것
매니저들에게: 당신의 부하직원 중 한 명이 멍청한 일을 하면 그들을 비난하지 말 것. 대신, 그들에게 문맥(context)을 제대로 제공했는지를 생각해볼 것

Pay Top of Market (시장에서 가장 높은 보상을 지불한다)

다음은 넷플릭스의 보상 체계에 관한 설명이다. 모든 회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인데, 이것에 대해 넷플릭스는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목표는, 각 직원들에게 "그 시장에서 그 사람이 가지는 최고의 가치"에 맞게 보상해주는 것이다.
목표는, 각 직원들에게 “그 시장에서 그 사람이 가지는 최고의 가치”에 맞게 보상해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시장 가치에 맡기는 것이다. 회사 내에서 뛰어나더라도 시장에서 수요가 작으면 그 사람의 가치는 내려가는 것이고, 반대로 그 사람의 시장 가치가 높아지면 회사에서도 그에 맞게 높은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Promotions and Development (승진과 능력 계발)

마지막으로, 승진과 능력 계발에 관한 원칙이다.

이것이 전통적인 모델과 다른 점이다. 전통적인 방법은, 그 사람의 시장 가치와는 상관 없이 이전 연도의 실적을 바탕으로 연봉을 올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너무 많이 보상해주거나 너무 적게 보상해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것이 전통적인 모델과 다른 점이다. 전통적인 방법은, 그 사람의 시장 가치와는 상관 없이 이전 연도의 실적을 바탕으로 연봉을 올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너무 많이 보상해주거나 너무 적게 보상해주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 맡게되는 역할이 충분히 커야 함. 매니저 직책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 굳이 이사급을 데려와 앉힐 필요는 없다는 말. 2. 그 사람이 현재 역할에서 매우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어야 함.
1. 맡게되는 역할이 충분히 커야 함. 매니저 직책이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에 굳이 이사급을 데려와 앉힐 필요는 없다는 말. 2. 그 사람이 현재 역할에서 매우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어야 함.
수업, 멘토링 등의 형식적인 프로그램은 거의 효과가 없다.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경험, 관찰, 성찰, 독서, 토론을 통해 스스로 성장한다. 그들이 뛰어난 사람들과 큰 도전에 둘러싸여 있는 한.
수업, 멘토링 등의 형식적인 프로그램은 거의 효과가 없다.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경험, 관찰, 성찰, 독서, 토론을 통해 스스로 성장한다. 그들이 뛰어난 사람들과 큰 도전에 둘러싸여 있는 한.

수업, 멘토링… 많은 기업들에서 많은 비용을 들이는 일이고, 나도 매니저로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었다. 결과는? 그것으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큰 도움이 안된다. 육체노동을 필요로 하거나 단순 반복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도움이 되겠지만 창의적인 일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형식화된 교육은 큰 도움이 안된다. 여기서 말했듯, 우수한 인재들은 회사에서 배우지 말고 성장하지 말라고 돈을 줘도 스스로 배우고 성장한다. 그것이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성장하고 배울 기회가 없다고 느껴지면, 그들은 곧 떠날 것이다. 전체 슬라이드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내용이 많아 시간이 걸리지만 꼭 읽어볼 가치가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위치에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더불어, “Netflix Business Opportunity (넷플릭스의 사업 기회)“라는 제목의, 넷플릭스 전략을 소개한 슬라이드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업데이트 (7/15): ‘Netflix의 한국인 엔지니어 전강훈님과의 인터뷰‘도 같이 읽어보세요.

업데이트: 황석인님이 슬라이드 전체를 한글로 번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