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임지훈 대표의 카이스트 강연

모두가 읽고 함께 생각해봤으면 하는 글이고, 공감 가는 말이 너무나 많아 여기에 옮겨본다. 2년 전쯤, 임지훈 대표와 약속이 있어 판교 카카오 본사에 방문했을 때 정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통로마다 빽빽하게 서 있는 사람들의 대화의 소리가 너무 커서 회의에 방해가 될 정도였기 때문이다. 회사 문화가 웬만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을 능가할 정도로 좋다고 느꼈는데, 결국 훌륭한 리더들이 만들어낸 결과.

강연 원문 보기(하이라이트)

내가 가장 크게 공감했던 7가지 포인트:

  1. 문화는 사원이 바꿀 수 없다. 리더만 바꿀 수 있다.
  2. 다수결 방식은 사업에 적합하지 않다. 한 사람이 책임지는 쪽이 성공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많이 쌓아야 한다.)
  3. 생각보다 한 가지를 쭉 파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사람은 언젠가 빛이 난다.
  4. 리더의 중요한 자질은 사람에 대한 이해다. 심지어 옳은 답이더라도 ‘당신이 틀렸으니까 이거 해라’ 하면 싫어한다. 상대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5. 형님 동생 문화 좋아하지 않는다. 평등한 대화가 어려워진다. 카카오는 젊은 사람이 리더가 되기 유리한 구조를 가졌다.
  6. 내 선택에 후회 안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자기가 주도적으로 선택을 해야 한다.
  7. 리더는 변명하면 안된다. “거봐 하지 말랬잖아. 결국 그렇게 해서 잘 안됐네”는 최악의 변명이다.

가끔 대기업의 인사팀에서 일하시거나 중간 관리자 정도 되시는 분이 “회장님(사장님)이 우리 회사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실리콘밸리에서 배워오라고 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질문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이런 질문 들을 때마다 정말 기가 막힌다. 그 사람이 100장짜리 상세 보고서를 써서 돌아간 후 리더들에게 발표한다고 해서 그 큰 기업의 문화가 1%라도 바뀔까? 리더가 직접 보고 느낀 후, 이를 실천해도 바뀔까 말까 하는게 문화다.

첨언하면, 내가 많은 한국 드라마를 싫어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은 드라마들이 왜곡되고 비뚤어진 리더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마치 그게 멋있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집 아들로 태어나서 젊은 나이에 임원 달고 책상에 삐딱하게 앉아서, 자기에게 보고하러 온 사람에게 “이게 최선입니까?”라고 묻는 건 정말 최악의 리더다. 그런 건 멋있는 게 아니고 그런 리더는 회사에서 해고당할만큼 잘못된 행동을 하고 있는 거다. 진짜 리더는 함께 책임지고, 자기 아래 사람이 최고의 결과를 내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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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리더상

참고로, 함께 읽으면 좋은 글들:

놀듯이 일하기, 일하듯이 놀기

얼마전 조선비즈 박원익 기자와 했던 인터뷰가 기사로 나왔다. 사업을 시작한 후 지난 2년동안 했던 고민을 최대한 전달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두 시간동안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내 삶을, 그리고 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긴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은 “예비 창업가에게 조언해 준다면?”이었다. 아래는 한참을 고민한 후 했던 대답.

창업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나는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 같은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창업한 후 일이 잘 안 풀리더라도 얻는 게 있다. 일이 잘되면 진짜 좋은 것이고.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 같은 사람 보면 행복해 보이더라. 산업혁명 이전의 수렵채집인처럼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스스로 개척해서 하고 있기 때문 아닐까.

예비 창업자에 대한 조언이라고는 하지만, 그 누구에게든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그리고 나 또한 무척 궁금했던 것이기도 하고. 창업하면 어떨까? 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것이 내 인생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줄까, 아니면 더 힘들고 비참하게 만들까.. 이런 질문들. 창업을 꺼려하게 만드는 두려움들.

지난 5년간 많은 책을 읽었던 건 아니지만, 그 5년 동안, 아니 어쩌면 지난 10년 동안 읽었던 책 중 가장 큰 감동을 주었고, 내 인생의 이정표가 될 정도로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 책이 하나 있다면 나이키(Nike) 창업자 필 나이트(Phil Knight)의 자서전인 슈 독(Shoe Dog)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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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나이트(Phil Knight)의 슈 독(Shoe Dog)

사실 읽었다기보다는 엄밀히 말하면 오더블(Audible)에서 오디오 북을 다운로드해서 출근 길 차 안에서 들었다. 매일의 출근길이 기대될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었다 (게다가 그는 글을 참 잘 쓴다). 나이키(Nike)라는 이름을 짓게 된 배경, 그리고 일본의 신발 회사 ‘아식스’에서 신발을 들여와 미국에 팔기 위해 만든 회사가 블루 리본 스포츠(Blue Ribbon Sports)였고, 그 회사가 나중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선택한 계기, 신발을 너무 사랑하는 세일즈맨을 만나 도움을 받은 이야기, 또 미국 국세청(IRS)에서 엄청난 세금을 메겨 회사가 파산하기 직전에 이른 이야기 등은 웬만한 소설이나 영화를 능가할 정도로 숨막히게 했지만, 책을 덮은 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구절은 흥미롭게도 첫머리와 끝머리였다. 즉, 프롤로그에서 설명한, 창업을 하게 된 배경과 에필로그에서 설명한, ‘세계 브랜드 가치 1위 회사‘를 만들고 난 후에 그가 한 생각들은 두고 두고 남을 영감을 주었다.

그 중 시작 부분을 대략 설명하면 이렇다. 오레곤 대학(University of Oregon)을 졸업한 후 스탠포드 MBA를 마치고, 남들 같으면 억대 연봉을 받고 뉴욕의 은행이나 컨설팅 회사에 취직할 시기에, 그는 포틀랜드에 있는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왔다. 1962년, 24살의 나이에 그가 한 일은 숲길을 뛰는 것. 그는 달리기 선수가 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할 정도로 뛰는 것을 좋아했는데, 뛰고 또 뛰며 그가 세운 인생의 한 가지 방향성은 아래와 같았다.

Work like play, play like work

“놀듯이 일하고, 일하듯이 놀기”. 내가 해석한 건 그렇다. 책의 서문에 있는 몇 가지 문장을 옮기면 아래와 같다.

I wanted to leave a mark on the world. I wanted to win. No, that’s not right. I simply didn’t want to lose. And then it happened. As my young heart began to thump, as my pink lungs expanded like the wings of a bird, as the trees turned to greenish blurs, I saw it all before me, exactly what I wanted my life to be. Play.

Yes, I thought, that’s it. That’s the word. The secret of happiness, I’d always suspected, the essence of beauty or truth, or all we ever need to know of either, lay somewhere in that moment when the ball is in midair, when both boxers sense the approach of the bell, when the runners near the finish line and the crowd rises as one. There’s a kind of exuberant clarity in that pulsing half second before winning and losing are decided. I wanted that, whatever that was, to be my life, my daily life.

Knight, Phil (2016-04-25T23:58:59). Shoe Dog: A Memoir by the Creator of Nike (Kindle Locations 67-74). Scribner. Kindle Edition.

나는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이기고 싶었다. 아니, 정말 지고 싶지 않았다. 나의 젊은 심장이 고동치고, 나의 분홍빛 허파가 새의 날개처럼 펼쳐지고, 나무가 흐리흐리한 파란색으로 변하는 순간, 나는 그것을 보았다. 내가 삶에서 무엇을 원했는지를.

플레이(Play).

바로 그거다. 바로 그 단어다. 행복의 비결. 방망이로 친 공이 하늘 높이 떴을 때, 그리고 권투 중 벨이 울리기 전, 달리기 선수가 최종 선에 가까이 가며 사람들이 박수를 칠 때 – 이기고 지는 것이 결정되기 바로 그 전 0.5초 동안의 느낌. 그게 뭐였든 간에, 나는 그것을 원했다. 그것이 나의 일상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노는 것처럼 일한다는 것, 정말 꿈 같은 이야기이고,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변에 보면, 진정 노는 것처럼 일하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거나, 돈이 안되는데도 일하거나, 아니면 그냥 놀기만 하거나. 그렇지만, 적어도 이 사람은, 24살부터 지금 79세에 이르기까지의 자신의 전 인생을, 노는 것만큼이나 재미있게 살면서도 직원 6만 5천명이 일하는, 기업 가치 100조원짜리 회사를 만들었고, 개인 재산이 27조원에 이른다. 어떻게 하면 이런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일까?

내 기준으로 정리해보면, 대학교를 졸업하고, 또는 대학원을 졸업한 후 선택하게 되는 진로는 아래와 같은 네 가지 분면 중 하나에 이르는 것 같다. 각 숫자는 ‘사분면’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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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중 한 가지를 선택하거나 한 가지 결과가 나온다고 해서 거기에 머무는 것은 아니고, 인생의 과정에서 1, 2, 3, 4 사분면 중 하나를 거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대략 설명을 위해 이렇게 갈림길을 나눠보았다.

사업한다는 것이 무조건 큰 위험이라거나, 회사에 취직한다는 것이 무조건 작은 위험인 것은 결코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보면 사업을 하는 것은 취직하는 것에 비해 위험도가 조금 더 높은 일이다. 각각의 길에는 항상 성공과 실패라는 두 가지 결과가 존재한다. 여기에서, 더 큰 위험을 부담할수록 성공했을 때의 보상이 더 크고, 반대로 실패했을 때의 손실이 더 큰 것은 물리적 법칙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렇게 놓고 한 번 생각해보자. 필 나이트는 분명 사업을 한 사람이고, 중간에 실패할 뻔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성공을 이루었고, 그래서 결국 위 도표에서 ‘1사분면’의 정점에 이르렀다. 우리가 잘 알듯이, 이러한 화려한 성공 뒤에는 90%의 실패가 존재하고, 그들의 경우 큰 위험을 감수하고 큰 실패를 한 후 우울증에 빠지거나 심하면 자살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취직이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위험을 선택한 경우, 성공을 하면 분명 안락한 삶이 기다리고 있다.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며, 또한 일과 개인적 삶을 구별한 인생을 살게 된다. 아무리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이 만든 회사가 아닌 이상은 결국 ‘남의 것’이고, 남의 것이 성장하는 것을 돕는 대가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을 ‘노는 것’처럼 즐기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내 지난 인생을 돌아보면 그랬다. 게임빌의 첫 엔지니어로 회사의 눈부신 성장을 경험했고, 또한 오라클이라는 실리콘밸리 대기업에서 일하며 높은 연봉과 명예, 그리고 안락한 삶을 누려보기도 했지만, 결국 일을 노는 것처럼 할 수는 없었다.

사업의 길은 반면, 실패하면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떠안게 되기도 하지만, 성공할 경우 ‘놀듯이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나는 주변의 행복한 창업가들을 보고(그 중 몇몇 회사에 투자하기도 했다), 또 필 나이트의 책을 읽고 나서 그 느낌이 참 궁금했다. 노는 것처럼 일한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까? 그게 도대체 가능한 일이긴 할까?

흥미로운 것은 모든 영웅 스토리가 그렇듯, 사업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 단번에 1사분면으로 도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필 나이트도 그렇고, 리차드 브랜슨도 그렇고, 또 우리가 잘 아는 스티브 잡스도 그렇고, 대부분 사업 초기 또는 중기에 4사분면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4사분면에서 2사분면이나 3사분면으로 옮겨가는 사람도 있고, 4사분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4사분면에서 1사분면으로 옮겨가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주로 기억한다.

내가 사업을 하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 아니 가장 즐기는 것 중 하나는, 분명 힘들고 어려운 순간이 있지만, 결국 나는 ‘놀듯이 일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사업이 아직 초기인지라 뭘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난 2년간 나는 필 나이트가 말한 그 느낌을 궁금해하며 그것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고, 어느 정도 답을 찾았다는 생각을 한다. 조금 과장하면, 내 인생에서 일하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었던 적이 없다. 하루 하루가 흥분되는 날들이고, 이기고(winning) 지는(losing) 것을 매 순간 경험할 때마다, 그리고 내가 내리는 작은 의사 결정들이 모여 ‘회사’라는, 일종의 나의 분신이 만들어지고 성장하는 것을 볼 때마다, 이건 일이 아니라 노는 것에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지는 것은 쓰라린 일이지만, 그 뒤에 아주 작은 승리라도 따라오기만 한다면 버틸 수 있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작은 승리들은 너무나 달콤하다.

말기 환자들을 돌보는 병원의 간호사가 쓴, 죽기 전에 하는 5가지 후회들(Top five regrets of the dying)이라는 너무나 유명한 글을 보면 가장 첫 번째로 꼽힌 후회는 아래와 같다.

1. I wish I’d had the courage to live a life true to myself, not the life others expected of me.

“This was the most common regret of all. When people realise that their life is almost over and look back clearly on it, it is easy to see how many dreams have gone unfulfilled. Most people had not honoured even a half of their dreams and had to die knowing that it was due to choices they had made, or not made. Health brings a freedom very few realise, until they no longer have it.”

1. 나 자신에게 더 충실한 삶을 살았으면 좋았을 걸.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삶이 아니라.

“이것은 죽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입니다. 그들의 인생이 거의 끝났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인생을 돌이켜보면 너무나 많은 꿈들을 이루지 못하고 지나쳐버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 꿈들 중 절반도 이루지 못하고 죽는데, 그것이 자신이 내리거나, 또는 내리지 않은 결정 때문이라는 겁니다. 건강은 무언가를 이룰 자유를 가져다주는데, 그 건강을 잃기 전에는 그 자유를 깨닫지 못합니다.

나는 이것이 도전, 즉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이라고 해석했다. 죽는 순간에 하는 후회 중 가장 큰 것은 내가 하고 싶었던 도전을 한 번 해보지 못했다는 것, 그것이 아닐까.

이것이 바로 내가 인터뷰 마지막 질문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다. 물론 도전을 할 기회가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고, 또 가진 것도 없는데 무턱대고 도전하는 것이 정답인 것도 결코 아니다. 나는 이런 기회를 가질 여건이나 형편은 안되었지만, 다행히 게임빌과 오라클을 통해 한 번 도전을 해볼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고, 내 인생을 정당화하자면 나는 그것이 맞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필 나이트 자서전 서문의 마지막 문단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So that morning in 1962 I told myself: Let everyone else call your idea crazy . . . just keep going. Don’t stop. Don’t even think about stopping until you get there, and don’t give much thought to where “there” is. Whatever comes, just don’t stop. That’s the precocious, prescient, urgent advice I managed to give myself, out of the blue, and somehow managed to take. Half a century later, I believe it’s the best advice—maybe the only advice—any of us should ever give.

Knight, Phil (2016-04-25T23:58:59). Shoe Dog: A Memoir by the Creator of Nike (Kindle Locations 104-108). Scribner. Kindle Edition.

1962년 그 아침, 나는 자신에게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내 생각을 미쳤다고 한다고 해도, 계속 앞으로 가자. 멈추지 말자. 목적지에 도다르기 전에는 멈출 생각도 하지 말자. 그리고 그 목적지가 무엇인지도 생각하지 말자. 무엇이 오든, 멈추지 말자. 그것은 당시 나 자신에게 주었던, 내 앞날의 성공을 비춘 시급한 조언이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나는 그 조언을 따랐다. 50년이 지나 돌이켜보면, 나는 그것이 누군가가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조언이라고 생각한다.

멈추지 말자. Stay hungry, stay foolish.

레이크 타호 (Lake Tahoe) 여행

긴 주말을 낀 지난 휴일에 가족과 함께 레이크 타호(Lake Tahoe)에 다녀왔다. 사실 계획에 없던 일이었는데, 막판에 갑자기 캠프 사이트에 자리가 나서 출발 3일 전에 결정해서 다른 계획을 취소하고 갔다. 전에도 몇 번 다녀 왔고 스키를 타러 갔다 오기도 했지만 이번 3박 4일의 여행은 유난히 기억에 남을만한 특별한 경험이었기에 레이크 타호 여행 계획하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까 하여 여기에 정리해본다. 호수 경관으로 치면 스위스만큼 아름다운 곳이 없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3시간 반 거리에 그에 뒤지지 않을 아름다운 자연이 있다는 것이 놀라워서 블로그를 통해 공유해 본다. 실리콘밸리 여행지 소개와 함께 북마크 해두면 좋을 내용.

레이크 타호를 방문할 때 대부분 헤븐리 리조트(Heavenly Resort)가 있는 South Lake Tahoe로 가게 된다. 대형 스키장이 있는데다 아무래도 숙소도 많고 편의 시설도 많기 때문. 우리도 이 쪽으로 자주 가봤지만, 사실 사람도 많은데다 상업적인 곳이라 만족감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이번에 간 곳은 남서쪽에 위치한 D. L. Bliss 주립 공원이었는데, 아름다운 에메랄드 베이(Emerald Bay)가 10분 거리에 있고 근처에 하이킹하기 좋은 곳도 많아 정말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다음에도 이쪽으로 가게될 듯하다. 우리가 갔던 좋은 곳들을 아래 소개한다.

총 경비 약 235달러 (캠프사이트 $100, 기름값 $35, 식량 $80, 나무와 얼음 등 $20)

1. D. L. Bliss 주립 공원 (캠프 사이트)

너무나 훌륭한 150개의 캠핑 시설을 갖춘 곳. 하루 35불인데, 돈을 조금 더 내면 해변에서 캠핑을 할 수 있다. 또한 이 해변은 메인 도로에서 꽤 떨어져 있어서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 더 좋다. 입장할 때 파크 레인저가 ‘만약 곰을 보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곰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안내해줬는데, 아니나 다를까 둘째 날 오후에 캠프 사이트에 곰이 나타나서 아이들과 함께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어주었다. 어떻게 기회를 봐서 먹을 것을 좀 얻을까 하는 태도였는데,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쫓아내니까 또 옆 자리에 나타나고.. 거의 한시간동안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대략 몸집으로 봐서 3~4살 정도밖에 안된 아기 곰 같았는데, 얼마 배고프면 여기 와서 위험을 감수할까 하는 생각에 좀 안쓰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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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L. Bliss 주립공원에서 만난 곰

2. 이글 호수(Eagle Lake)

레이크 타호 남서쪽 이글 폭포(Eagle Falls)에서 약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 하이킹해서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작은 호수. 땀흘리며 어렵게 올라간 후에 만나는 호수라 그런지 정말 반갑다. 산에서 내려운 물이라 물론 항상 차갑지만 여름에는 충분히 수영을 한 만한데, 가운데에 있는 작은 섬까지 수영해서 갔다 온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다만 너무 차가운 물에 머리를 담그고 수영했더니 머리가 지끈지끈할 정도로 얼얼해서 쉽지 않았다는. 샌드위치를 싸서 올라가서 여유 있게 시간을 보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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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호수(Eagle Lake). 산 속에 위치한 호수라 더 아름답고 정감이 간다. 한여름에 수영하기 좋다.

3. 에메랄드 베이(Emerald Bay)

꼭 지중해 연안을 연상시키는, 내 생각에는 레이크 타호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 워낙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라 주차가 쉽지 않지만, 주차를 하고 나면 아래쪽 해변까지 걸어서 내려갈 수 있다. 간단한 걸음일 것이라 생각하고 고무 보트까지 들고 내려갔는데 해변까지 은근히 멀어 꽤나 고생을 했다는. 하지만 해변에서 보낸 시간은 꿈같았다. 내려가면 하루 85달러에 2인용 카약을 빌릴 수 있는데 (너무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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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메랄드 베이(Emerald Bay). 도로에서, 또는 이글 호수(Eagle Lake)를 하이킹하며 보면 가장 잘 보인다.

우리는 가져간 고무 보트 덕분에 5달러에 노만 빌려서 종일 놀았다. 한 20분 노를 저으면 사진에서 가운데 보이는 작은 섬까지 갈 수 있는데, 여기가 대박이다. 돌로 만들어진 섬이라 섬 주변 물이 상당히 깊다. 즉, 돌 위에서 점프를 할 수 있다는 뜻. 여기 저기 호수로 점프하는 사람들이 있어 나도 한 5미터 높이에서 몇 번 뛰어봤다. 꽤 깊이까지 들어갈 수 있는데 물 속이 무진장 차갑기 때문에 머리로 먼저 점프하는 건 권하지 않는다. (갑자기 수압이 높아져서 두통이..)

4. D. L. Bliss 주립 공원 해변

Lake Tahoe 주변에서 어디가 딱히 더 좋다고 말하기 힘들만큼 해변이 많이 있지만, 이 해변은 사람들이 붐비지 않고 모래가 깨끗하고 물이 얕아서 놀기에 좋다. 이 해변의 이름이 따로 있지는 않은데 구글맵에서 대략 이 위치에 있다. 주차장이 바로 옆에 있어 카약을 차 위에 얹어서 오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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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아침을 보낸 D. L. Bliss 주립 공원 해변

여기에서 보트를 띄워두고 시간을 보냈다. 마침 누가 드론을 가지고 왔길래 가족 영상을 하나 부탁: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하여: 현재에 집중하기

예전에 운전하다가 라디오에서 나온 ‘TED Radio Hour‘라는 방송을 통해 알게 된 TED 강연 소개. 행복을 정의하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 사람처럼 정량적으로 접근해서 공감할만한 결론을 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알고보니 2011년 11월에 했던 강연.

행복이 무엇인가, 사람들은 어떤 때 행복을 느끼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지는가’를 연구하고 싶었던 그는, 하버드 대학 박사 과정 재학중에 Track Your Happiness, 즉 ‘행복을 측정하는 앱’을 만들었다. 이 앱을 다운로드한 사람들은 하루 중 무작위 시간대에 알림을 받는데, 이 때 세 가지 질문에 대답한다.

  • 지금 기분이 어때요? (아주 나쁨 ~ 아주 좋음) (How do you feel, on a scale ranging from very bad to very good?)
  • 지금 무얼 하고 있나요? (22가지 중 한가지를 선택) (What are you doing, on a list of 22 different activities including things like eating and working and watching TV?)
  • 지금 하는 일이 아닌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나요? (Are you thinking about something other than what you’re currently doing?)

15,000명의 사람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이 세 가지 질문에 대답했고, 이를 통해 그는 65만개의 데이터를 얻었다. 여기에서 사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세 번째인데, 무언가 하는 동안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을 마인드-원더링(mind-wandering)이라 부른다. ‘딴생각’ 또는 ‘잡생각’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사람은 심지어 섹스를 하는 동안에도 마인드 원더링, 즉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그의 연구에 따르면, 무언가를 하고 있는 동안 그 일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자꾸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행복 지수가 낮다. (아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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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킬링스워스의 연구 결과. ‘마인드 원더링’을 하는 중에는 행복 지수가 떨어진다.

그 ‘다른 생각’이 즐거운 상상일 수도 있고, 미래에 대한 걱정일 수도 있지만(대부분은 걱정 때문이다), 그 순간에 집중하지 않는 경우에는 행복감이 떨어진다는 것. 예를 들어, 차가 막히는 도로에서 운전해서 회사에 출퇴근 하는 시간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즉, 행복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심지어 이 때도 오로지 ‘운전하는 행위’에 집중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정말 말이 된다. 운전하는 행위에 집중한다면, 운전대에 내 손이 올라가 있고, 발로 밟기만 하면 차가 움직인다는 사실, 또는 자동차라는 아주 개인적이고 조용한 공간에 나 혼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행복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과연 반드시 이 순서일까? 현재 하는 일이 재미가 없기 때문에, 그리고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이 다른 곳으로 흐르는 것이 아닐까? (아래 그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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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떠오를 수 있는 의문인데, 맷 킬링스워스의 연구에 따르면, 순서는 ‘마인드 원더링 -> 불행’으로 가는 것이지 ‘불행 -> 마인드 원더링’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를 명확히 증명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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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에 따르면, 마인드 원더링 때문에 불행이 온다는 연관성(correlation)을 찾을 수 있었지만, 불행하기 때문에 마인드 원더링을 한다는 통계적 연관성은 없었다.

작년에 개인적으로, 회사 일로 힘들었을 때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때가 많이 있었는데, 그 때 이 강연을 들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운동을 하는 시간이든, 일하는 시간이든, 아니면 그냥 운전하거나 걷고 있는 시간이든, 그 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실제로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어려운 주제에 대해 내가 본 중 가장 명확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서, 그리고 이 순간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분에게 약간의 영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블로그에 간략히 정리해 봤다.

p.s. 행복의 심리학적, 생리학적 작용에 대해 아주 잘 정리한 또 다른 TED 강연: Dan Gilbert: The surprising science of happiness. 이것도 많이 공감.

애플 페이(Apple Pay)

그동안 살면서 온갖 종류의 결제 방법을 다 써봤지만, 진짜 애플 페이를 통한 결제는 정말 최고다. 이보다 더 쉽고, 안전하며, 쾌적한 결제 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최적화됐음. 홀푸드(Whole Foods)에서 장볼 때 항상 애플 페이를 쓰는 건 물론이고, 요즘엔 웹에서 결제할 때도 애플 페이를 뜨면 무조건 이걸 쓴다. 아래는 애플 페이를 통해 결제하는 장면.

  1. 먼저 결제 방법을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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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금액을 확인하고 아이폰에서 지문을 살짝 갖다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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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초 후 결제 완료. 영수증이 이메일로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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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 신용카드 번호 저장해두는 방법도 있고, 또 1Password를 통해 신용카드 번호를 자동으로 입력하는 방법도 있고, 페이팔 암호를 입력하는 방법도 있고, 세상에 모든 결제 방법들이 있지만, 손가락만 갖다 대면 결제가 끝나는 이런 기분은, 느끼고 또 느껴도 매번 기분이 좋다.